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April 2026. 233-248
https://doi.org/10.22776/kgs.2026.61.2.233

ABSTRACT


MAIN

  • 1. 서론

  • 2. 선행 연구 검토와 이론적 공백

  • 3. 수직적 인클로저: 희소성과 배타성의 제도적 생산

  •   1) 공중공간의 법적 구성

  •   2) 승인 기반 희소성의 제도적 생산

  •   3) 배타적 귀속의 법적 형식

  • 4. 공중공간의 자산화

  •   1) 자산화의 규정과 분석적 위치

  •   2) 공중공간 자산화의 구조: 권리・계산・자본화

  • 5. 도시지대의 수직적 재구성

  •   1) 수직적 차액지대: 입지 우위와 집약적 공간 생산

  •   2) 독점지대: 제도적 희소성과 계급적 수요의 결합

  •   3) 절대지대: 자본 유입의 제도적 규율과 이윤율 균등화의 제한

  •   4) 세 지대 형태의 구조적 연관

  • 6. 결론

1. 서론

도시 공간의 수직화는 21세기 도시에서 두드러지는 공간 재편 현상 중 하나이다. 새천년의 첫 20년간 전 세계적으로 건설된 50m 이상 고층 건물의 수는 20세기 한 세기 동안 건설된 총량을 이미 상회하며, 300m 이상의 초고층 건물은 2000년 이전까지 24개에 불과했으나 그 후로만 144개가 추가로 건설되었다(Al-Kodmany, 2018). 이는 도시 공간의 수직적 확장이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로 진행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서울 역시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위치한다. 2000년 이전 서울의 150m 이상 초고층 건물은 8개에 불과했지만, 이후 2026년까지 81개가 추가로 건설되었다.1) 그 결과 2019년 기준 서울은 35m 이상 또는 12층 이상의 고층 건물을 총 16,359개 보유하여 세계 최고 수준으로 집계되었다(Keegan, 2019).2)

이러한 수직 도시화는 단순한 건축적 변화나 도시경관의 변동을 넘어, 도시 공간이 조직되는 원리 자체의 전환을 시사한다. 수평적으로 한정된 토지 위에 축적되던 공간개발과 가치 형성이 이제는 수직적 차원으로 확장되면서, 도시 공간의 희소성, 접근 가능성, 그리고 수익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 특히 공중공간이 더 이상 토지의 부수적 속성이 아니라 독립적인 개발 가능성과 수익 창출의 기반으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도시 공간의 권리 구조와 지대 형성 메커니즘에 대한 기존 이해를 재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럼에도 그동안 비판적 도시연구는 수직 도시화의 전개에 대해 이론적으로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다. 비판적 도시정치경제학은 신자유주의적 도시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부동산 금융화 등을 중심으로 도시 공간 재편과 자본 축적의 동학을 풍부하게 분석해 왔다(최병두, 2012; 김용창, 2015; Harvey, 1989; Hodkinson, 2012; Aalbers, 2016). 그러나 이 논의들은 주로 토지와 주거지, 공공 공간 같은 수평적 공간의 사유화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왔으며, 도시 공간이 수직적으로 확장될 때 공중공간이 어떻게 배타적 권리의 대상으로 구성되고 지대 추출의 구조적 기반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제한적인 설명에 머물렀다. 한편 공중권(air rights)이나 개발권양도제(Transferable Development Rights; TDR)에 관한 연구는 공중공간의 법적 성격과 개발권의 제도적 설계를 정교하게 검토해 왔으나(채미옥, 2011; 이인성・배재흠, 2013; 석호영, 2018, 2019; Kayden, 1991; Costonis, 1973), 이러한 권리 구성 과정이 지대 추출 구조와 맺는 정치경제학적 관계를 체계적으로 해명하지는 못했다. 요컨대, 공중공간의 법적 구성과 그것이 생산하는 지대 형태 사이의 이론적 연결이 기존 논의에서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본 논문은 이 공백에 개입하여, 공중공간의 자산화와 지대 형성 과정을 분석하기 위한 개념적 틀로 ‘수직적 인클로저(vertical enclosure)’ 개념을 제시한다. 이 개념은 기존의 인클로저 논의와 도시지대론이 전제해 온 수평적 공간 이해를 재검토하고, 도시 개발 과정에서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어떻게 제도적으로 배분되며, 그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어떻게 권리의 확정에 선행하여 형성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분석적 범주로 사용된다. 전통적 인클로저가 이미 존재하는 공유지를 물리적으로 울타리를 쳐 사적 소유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다면, 수직적 인클로저는 아직 물리적으로 점유되지 않은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제도적 승인과 계획 통제를 통해 사전에 구획하고 배타적으로 배분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수직적 인클로저는 이처럼 기존의 연구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도시 공중공간에서의 권리 형성과 자산화의 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개념적 틀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본 논문은 수직적 도시성에 대한 논의를 보완하고, 공중공간의 법적 구성과 경제적 가치 형성 과정을 정치경제학적으로 해석하며, 나아가 마르크스주의 지대론을 도시의 수직적 공간 차원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수직적 인클로저는 지대 추출의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구성할 뿐, 그것이 곧바로 경제적 가치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경제적 가치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자산화(assetization)의 매개 과정이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 자산화는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그것의 물리적 실현과 권리의 법적 완성에 선행하여, 미래 수익 흐름에 대한 기대가 현재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을 지시한다. 이 과정의 핵심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권리가 자산 가치를 생성하고, 그 자산 가치가 다시 이후의 제도적 승인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자기강화적 순환 구조에 있다. 수직적 인클로저와 자산화가 결합하는 이 지점에서 공중공간은 지대 추출의 구조적 기반으로 전환된다. 본 논문은 이러한 구조적 조건 위에서 마르크스주의 지대론의 세 형태—차액지대, 독점지대, 절대지대—가 수직적 공중공간에서 어떻게 중첩적으로 재구성되는지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지대는 단순히 공간의 생산 이후에 실현되는 소득이라기보다, 자산화 과정을 통해 그 형성 조건이 선행적으로 조직되는 가치 관계로 이해될 수 있음을 논증한다.

본 연구는 개념적 정식화를 통한 이론적 기여를 목적으로 하며, 방법론적으로 비판적 개념 분석의 전통에 위치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의 정비사업은 특정 지역에 대한 경험적 서술이라기보다, 수직적 인클로저와 공중공간 자산화의 메커니즘이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전형적 사례(paradigmatic case)’로 활용된다. 이는 광범위한 사례를 대표하기보다는 특정 이론적 명제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라는 점에서 선택된 것이다(Flyvbjerg, 2006). 서울의 정비사업은 용적률 규제와 단계적 인허가 구조, 조합 방식의 개발 추진이 결합된 제도적 조건 속에서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차등적으로 배분되고, 그에 대한 자본화가 권리의 완성에 선행하여 작동하는 과정을 비교적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점에서 서울은 분석의 대상이라기보다 이론적 메커니즘을 예증하는 분석적 장치로 기능한다. 다만 이러한 구조적 논리는 서울에만 고유한 것이 아니라, 초고층 개발과 계획 규제가 결합된 다른 도시적 맥락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분석은 특정 지역에 한정되기보다 공중공간의 권리 구성과 자산화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이론적 틀로서의 함의를 갖는다.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2장은 도시정치경제학 연구, 수직 도시주의 연구, 공중권・개발권 연구, 자산화・금융화 논의를 검토하여 기존 연구의 이론적 공백을 명료화한다. 3장은 공중공간의 법적 구성, 승인 기반 희소성의 생산, 배타적 귀속의 형식을 중심으로 수직적 인클로저의 구체적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의 용적률 규정과 정비사업 인허가 구조가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어떻게 차등적으로 구획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한다. 4장은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정식화하며, 법적 권리의 확정에 선행하는 자본화가 서울의 정비사업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한다. 5장은 이러한 구조적 조건 위에서 수직적 차액지대, 독점지대, 절대지대가 어떻게 중첩적으로 실현되는지를 분석한다.

2. 선행 연구 검토와 이론적 공백

도시 공중공간의 권리 구성과 자산화, 지대 추출의 연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 연구들이 각각 어떤 차원에서 문제를 다루어 왔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관련 논의는 분석 초점에 따라 크게 네 가지 흐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도시 공간의 재편과 자본 축적을 분석한 도시정치경제학 연구, 둘째, 수직적 공간의 사회적 경험과 권력 구조를 분석한 수직 도시주의(vertical urbanism) 연구, 셋째, 공중공간의 법적 성격과 제도를 다룬 공중권・개발권 연구, 넷째, 부동산의 금융화와 자산화를 분석한 연구이다. 이들 연구는 각각 중요한 통찰을 제공하지만,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어떻게 희소한 권리로 제도적으로 구성되고, 그 권리가 어떻게 자산화되어 지대 추출로 연결되는지를 하나의 과정으로 통합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첫째, 도시정치경제학 연구는 20세기 후반 도시 공간의 재편과 자본 축적의 관계를 분석하는 핵심 이론 틀을 제공해 왔다(최병두, 2012; 김용창, 2015; Harvey, 1989; Brenner and Theodore, 2002; Peck et al., 2009; Hodkinson, 2012). 이 연구들은 도시 공간이 어떻게 자본 축적의 장으로 재편되는지를 분석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축적해 왔으나, 분석의 중심은 주로 토지, 주거지, 공공 공간과 같은 수평적 도시 공간에 놓여 있다. 공간이 자본 축적의 대상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분석되지만, 그 공간이 어떠한 법적 권리 단위로 구성되고 배타적으로 귀속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권리 구성이 어떠한 방식으로 지대 추출을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충분히 탐구되지 않았다. 즉, 도시정치경제학은 도시 공간의 사유화와 인클로저에 주목하지만, 공중공간이 어떻게 희소한 자원으로 구성되고 사유화되는지에 관해서는 충분히 규명하지 않았다.

둘째, 수직 도시주의 연구는 이러한 수평적 편향을 비판하면서 도시 공간의 수직적 차원을 분석 의제로 부각시켰다. Graham and Hewitt(2013)은 비판적 도시연구의 “암묵적 수평주의”를 비판하면서 “입체적 도시주의”를 요청했고, 이후 그레이엄은 초고층 건축을 사회적 불평등과 배제의 공간적 형식으로 분석했다(유나영 역, 2019). Harris(2015)는 기존 수직성 연구의 의제를 확장했고, Nethercote(2018)는 수직 도시주의를 자본 축적 회로와 계급 재생산의 구조 안에 위치시키는 틀을 제안했다. 이 연구 흐름은 수직적 공간을 사회적 관계와 권력 구조의 응축된 표현으로 파악하는 중요한 전환을 이루었으나, 공중공간이 어떤 권리 형식과 제도적 장치를 통해 희소한 자원으로 구성되고 지대 추출 구조와 연결되는지에 대한 분석은 결여되어 있다. 즉, 수직 도시주의는 공간의 형태와 경험을 해명하지만, 그 공간이 권리와 수익의 구조로 전환되는 과정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셋째, 공중권 및 개발권에 관한 연구는 공중공간의 권리 구성 측면에 더욱 직접적으로 접근한다. 영미법 체계에서 발전한 공중권(air rights) 개념과 개발권양도제(TDR)는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토지소유권으로부터 분리 가능한 권리로 제도화한 대표적인 사례이다(Costonis, 1973; Pruetz and Standridge, 2008). 한국에서도 2000년대 이후 TDR의 도입 가능성과 법적 타당성에 관한 연구들이 꾸준히 축적되어 왔다(채미옥. 2011; 김지엽 등, 2013; 이인성・배재흠, 2013; 석호영, 2018; 2019). 이 연구들은 공중공간이 독립적인 권리 단위로 분할되고 거래 가능한 대상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러나 분석의 초점은 주로 공중권의 제도적 설계와 거래 메커니즘에 집중되어 있으며, 그 권리가 어떻게 처음부터 희소한 권리로 구성되는지에 대한 이론적 설명은 상대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또한 공중권이 자산화 과정을 통해 어떠한 방식으로 지대 추출 구조와 연결되는지에 대한 정치경제학적 분석 역시 제한적이다. 즉, 공중권 연구는 권리의 형식을 설명하지만, 그 권리 형식이 희소성과 지대로 연결되는 과정을 충분히 통합하지 못한다.

넷째, 자산화와 금융화 연구는 도시 공간이 투자 수익을 조직하는 자산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을 분석한다. Aalbers (2016)Schwartz and Seabrooke(2009)는 주택이 금융자본의 회로에 통합되는 과정에 주목했으며, Swyngedouw and Ward(2023)의 연구는 토지의 자산화와 지대 추출 과정을 직접적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주로 이미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을 전제로 하며, 그 공간이 어떻게 자산 형식을 획득하는지에 초점을 둔다. 이에 비해 공중공간의 경우 자산화는 물리적 실체에 선행하여 발생한다. 공중공간의 가치는 도시계획 제도의 승인 행위를 통해 개발 가능성이 부여되는 순간 생성되며, 이 개발 가능성이 곧 자산화의 기초가 된다. 따라서 공중공간의 자산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산의 수익 조직 방식에 앞서, 자산 구성의 기초가 되는 희소성과 배타성이 생산되는 제도적 기제를 설명해야 한다. 그러나 공중공간 자산화 메커니즘의 특수성이 기존의 자산화・금융화 논의에서는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도시 공간을 둘러싼 기존 연구 흐름은 도시 공간의 축적 구조, 수직적 형태와 경험, 권리의 법적 구성, 공간의 자산화・금융화라는 서로 다른 분석 차원을 개별적으로 해명해 왔다. 그러나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어떻게 제도적으로 희소하고 배타적인 권리로 구성되고, 그 권리가 미래 수익 흐름을 내장한 자산으로 전환되며, 나아가 지대 추출의 구조를 조직하느냐는 연쇄적 과정은 통합적으로 설명되지 않았다. 이 이론적 공백을 메우는 것이 본 논문의 과제이다.

3. 수직적 인클로저: 희소성과 배타성의 제도적 생산

도시 공중공간은 물리적으로는 본질적 희소성을 갖지 않는다. 지표면 위의 공중은 원칙적으로 무한히 확장될 수 있으며, 특정 고도까지의 이용 가능성 역시 자연적 제약보다는 기술적・제도적 조건에 의해 규정된다. 그럼에도 현실의 도시에서 특정 공중공간이 높은 경제적 가치를 지닌 희소한 자원으로 기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가치의 원천은 공중공간 자체의 물리적 속성이 아니라, 그 공간에 대한 개발 가능성이 도시계획 제도를 통해 차등적으로 승인되는 방식에 있다. 이 장은 이 과정을 수직적 인클로저 개념을 통해 분석한다.

인클로저는 역사적으로 공유지에 대한 공동의 접근을 차단하고 이를 사적 소유권의 대상으로 전환한 과정을 지시한다. 마르크스는 영국 근대의 인클로저 운동을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역사적 전제조건을 형성한 본원적 축적의 핵심 계기로 파악했다(강신준 역, 2008). 이후 마르크스주의 연구자들은 인클로저를 일회적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 자본 축적 과정에 내재한 반복적이고 구조적인 경향으로 재해석해 왔다. 데이비드 하비는 이를 ‘탈취에 의한 축적(accumulation by dispossession)’으로 정식화했고(최병두 역, 2005), Hodkinson(2012)은 도시 재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 과정에서 공유적・공공적 공간이 사적 자본의 축적 회로로 편입되는 현상을 ‘새로운 도시 인클로저’로 개념화했다.

그러나 기존의 도시 인클로저 논의는 주로 수평적 도시 공간의 사유화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왔다. 도시 공간이 급격히 수직화되고 있는 현실은 이러한 논의가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던 공간적 차원을 드러낸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수직적 인클로저는 기존 논의를 대체하기보다, 그것이 전제해 온 공간적 조건을 수직적 차원에서 재구성하기 위한 관점이다. 수직적 인클로저는 이미 존재하는 공간의 사유화라기보다는, 아직 물리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잠재적 공간에 대한 권리가 제도적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강조한다. 이런 점에서 전통적 인클로저가 물리적 울타리 치기를 통해 공간을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수직적 인클로저에서는 도시계획 제도의 차등적 승인 구조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건물이 형성되기 이전 단계에서 특정 필지의 공중공간에 대한 개발 가능성과 수익권이 제도적으로 규정되는 순간, 해당 공간은 배타적 권리 구성의 대상으로 조직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이 수직적 인클로저는 물리적 점유 이전 단계에 권리 구성을 통해 공간을 구획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토지 인클로저 과정과 구별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 장은 이러한 과정을 법적 구조의 형성, 희소성의 제도적 생산, 그리고 재산권의 배타적 귀속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다.

1) 공중공간의 법적 구성

근대적 토지소유권 체계에서 공중공간은 오랫동안 토지소유권의 수직적 연장으로 간주되었다. “토지를 소유한 자는 천상에서 지하까지 소유한다(cuius est solum, eius est usque ad coelum et ad inferos)”는 전통적 원칙은 토지소유권이 지표면에 국한되지 않고 지하와 공중으로 무한히 확장된다는 관념을 표현한다. 이러한 원칙 하에서 공중공간은 토지소유권의 부수적 속성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항공기의 등장, 고층 건축 기술의 발전, 도시 공간의 수직적 고도화는 이 전통적 원칙의 실효성을 근본적으로 약화시켰다. 공중공간이 독자적인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원으로 부상하면서, 그것을 누가 어떻게 이용하고 통제할 것인가의 문제가 법적・제도적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Gray(1991)는 이러한 변화를 공중공간의 분할과 권리화 과정으로 파악했다. 그에 따르면 현대 법체계에서 토지소유권은 건물 상공의 제한된 범위의 “얇은 공중(thin air)”에 대해서만 실질적인 효력을 유지하며, 그 이상의 공중공간은 항공법이나 도시계획법과 같은 공법적 규율 영역으로 간주된다.3) 곧 전통적 의미의 무제한적 토지소유권 원칙은 해체되고, 공중공간은 토지소유권으로부터 분리 가능한 독립적 법적 층위로 재구성된다. 영미법 체계처럼 재산권을 단일한 물권이 아니라 서로 다른 법적 ‘권리들의 다발(bundle of rights)’로 이해할 경우, 공중공간에 대한 권리는 토지소유권의 특정 성분으로서 분리・거래・귀속될 수 있는 독립적 법적 대상으로 분리된다.

이 분리 가능성이 각 법체계에서 제도화되는 방식은 현저히 다르며, 그 차이가 수직적 인클로저의 구체적 작동 방식을 규정한다. 비교를 위해 크게 세 가지 유형을 구분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의 TDR처럼 공중권이 독립적 재산권으로 완전히 제도화된 맥락에서는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권리로 유통된다. TDR 체제에서 토지소유자는 토지・건축물 상공의 미사용 개발권을 제3자에게 자유롭게 이전・양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개발권의 생산과 이전은 여전히 도시계획 당국의 공적 승인 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중권의 독립적 재산권화는 조건부적이다(Costonis, 1973).4) 둘째, 공중권의 독립적 분리 없이 재개발 과정에서 기존 권리관계를 등가 재편하는 방식—일본의 권리교환(rights exchange) 제도가 대표적이다—에서는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집합적 절차 속에서 배분・재조정되는 권리로 다뤄진다.5) 셋째, 한국처럼 공중권이 분리되지 않고 배분 절차가 제도화되지 않은 경우, 공중공간의 개발에 관한 권리는 토지소유자와 도시 당국 간의 협상과 타협으로 조정되는 경향을 띤다. 국내 법체계는 구분소유권(「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구분지상권(민법 제289조의2) 등의 제도를 통해 공중공간을 층위별로 분할하고 귀속시키는 법적 기반을 제공하지만6), 공중권을 독립적으로 거래 가능한 재산권으로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리하여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은 개별 사업의 인허가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정책적 판단과 이해당사자 간의 협의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배분된다.

이러한 차이는 공중공간의 법적 구성이 각 사회의 법체계와 도시계획 제도에 따라 상이한 형태를 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제도적 형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세 맥락 모두에서 공통된 논리 구조가 작동한다.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은 어떠한 형식을 취하든 도시계획 제도의 공적 승인 권한을 통해 구획되며, 그 결과 특정 주체에게 배타적으로 귀속될 수 있는 권리 단위로 재구성된다. 중요한 것은 공중권의 형식적 독립 여부가 아니라, 공중공간이 분절 가능한 권리 단위로 구성될 수 있는 법적 조건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공중권을 독립적인 물권으로 인정하느냐와 무관하게, 도시계획 제도와 손실보상 체계의 정비는 공중공간을 독립적 권리 객체로 실체화하는 제도적 효과를 낳는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구성은 수직적 인클로저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공중공간이 권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형식적 가능성은 열렸지만, 그것이 어떤 주체에게 어느 범위까지 허용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이다. 희소성은 다음 단계에서 비로소 제도적으로 생산된다.

2) 승인 기반 희소성의 제도적 생산

도시계획 제도는 용적률, 건폐율, 고도 제한, 용도지역 등의 다양한 수단을 통해 특정 토지 위에서 허용되는 개발의 총량과 방식을 규율함으로써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인위적으로 제한한다. 이러한 제한을 통해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은 희소한 자원으로 재구성된다. 다시 말해 공중공간의 희소성은 자원 자체의 물리적 속성이 아니라, 공적 권한의 행사에 의해 생산되는 사회적 산물이다.

이러한 희소성 생산의 핵심 장치는 용적률 제도이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 연면적의 비율로서, 특정 필지 위에서 건축 가능한 공중공간의 총량을 규정한다. 용적률의 상한이 설정되는 순간, 해당 필지에서 이용 가능한 공중공간은 유한한 자원으로 한정된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창출된 희소성은 공간에 상이한 경제적 가치를 부여한다. 예컨대 동일한 물리적 조건을 지닌 필지에 각각 용적률 300%와 500%를 부여하는 결정은 상이한 규모의 개발 가능성을 승인하는 것이며, 이 차이는 곧 경제적 가치의 차등으로 이어진다. 고도 제한과 용도지역제 역시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한 총량을 제한함으로써 동일한 논리로 공중공간의 가치를 차별적으로 구성한다. 도시경제학은 오래전부터 개발 규제가 허용된 용도의 토지에 독점적 가치 프리미엄을 부여한다는 점을 지적해 왔다(Fischel, 1985). 이들 규제 장치가 결합하여 작동할 때, 공중공간은 더 이상 균질한 연속체가 아니라 개발 가능성과 수익 잠재력이 상이한 권리 영역들로 분절된다.

도시계획 제도가 생산하는 희소성은 공간적으로 불균등하게 배분된다. 동일한 면적의 토지라도 적용되는 용도지역과 용적률 상한에 따라 활용 가능한 공중공간의 범위와 수익 잠재력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특정 구역의 용도 상향, 용적률의 차등 배정, 특별계획구역 지정 등은 모두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공간적으로 불균등하게 분포시키는 행위이다. 허용된 개발 가능성이 클수록, 그 허용이 다른 공간과 차별적일수록, 해당 공간은 더 높은 독점적 가치를 획득한다. 도시계획 제도는 이처럼 희소성을 총량 차원에서뿐 아니라 공간적 차등 차원에서 이중으로 생산한다.

나아가 현대 도시계획에서 희소성의 생산은 단일한 수치로 규율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제도는 기본적으로 허용되는 개발 밀도와 특정 조건 충족 시 허용되는 상한 사이의 범위를 유연하게 제도화한다. 바로 이 범위가 ‘정치적 협상’의 공간을 형성한다. 공개공지 조성, 기반시설 제공, 공공주택 공급 등 공공기여를 조건으로 추가 용적률을 허용하는 인센티브 구조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한국 정비사업의 공공기여 연계 용적률 특례는 이러한 구조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기본 밀도와 상한 사이에 존재하는 잠재적 개발 가능성은 개발 주체와 도시 당국 사이의 협상 자원으로 기능한다. 이때 용적률은 단순한 개발 기준이 아니라 미래 수익 흐름을 규정하는 권리 범위의 결정 변수로 기능한다. 따라서 용적률을 둘러싼 교섭은 규제 완화 요구를 넘어 공중공간의 희소성과 배타적 귀속 범위를 재조정하는 과정이며, 수직적 인클로저가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이해될 수 있다.7)

이처럼 도시계획 제도의 공적 승인 권한은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차등적으로 허용함으로써 희소성을 생산하고, 그 희소성의 공간적 분포를 조직하며, 나아가 미실현 개발 가능성을 협상의 대상이 되는 가치로 구성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희소성이 단순히 물리적 이용 가능성을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자산화와 지대 추출의 조건이 되는 경제적 가치의 범위를 규정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희소성의 생산만으로는 아직 지대 추출이 발생하지 않는다. 생산된 희소성이 특정 주체에게 배타적으로 귀속될 때 비로소 그것은 경제적 권리로 작동한다.

3) 배타적 귀속의 법적 형식

수직적 인클로저는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희소하게 구획하고, 그 배타적 접근권과 수익권을 특정 주체에게 법적으로 귀속시킴으로써 완결된다. 여기서 핵심은 희소성의 생산과 권리의 귀속이 동일한 제도적 승인 행위의 두 측면이라는 점이다. 예컨대 특정 필지에 용적률을 부여하는 행위는 개발 가능한 공중공간의 총량을 규정하는 동시에, 그 개발 가능성의 사용권과 수익권을 해당 토지소유자와 개발 주체에게 귀속시키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러한 최종적인 배타적 권리 귀속의 과정은 세 가지 연쇄적 계기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행정적 승인 절차다. 수직적 인클로저는 건물이 실제로 건설되기 전, 승인 권한이 행사되는 순간 이미 제도적으로 예비된다. 건축 허가, 용적률 배정, 고도 제한 조정, 정비사업 인허가와 같은 행정 행위는 그 이전까지 잠재적 가능성에 불과했던 공중공간의 특정 층위를 배타적 권리 영역으로 획정한다. 따라서 행정적 승인은 단순한 규제 준수의 확인이 아니라, 공중공간에 대한 배타적 권리 영역을 획정하는 행위이다. 둘째는 법적 귀속이다. 행정적 승인에 의해 배타적 권리 영역으로 획정된 공중공간은 각 법체계가 제공하는 권리 장치를 통해 특정 주체에게 귀속된다. 이 귀속의 구체적 법적 형식은 제도적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지만, 그 공통된 효과는 공중공간에 대한 접근을 사실상의 이용 가능성에서 법적 청구권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다. 셋째는 물리적 구획・점유이다. 고층 건물의 건설은 행정적 승인과 법적 귀속을 통해 이미 선구획된 공중공간을 물리적으로 점유하는 과정이다. 건물이 세워지면서 인클로저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승인과 귀속의 제도적 연쇄가 먼저 형성된 귀결로서 물리적 구획이 실현된다. 이 점에서 물리적 구획은 수직적 인클로저의 출발점이 아니라 완결 형태이다. 건축물은 제도적으로 생산된 희소성과 배타성을 가시적인 물질적 형태로 고착시키는 역할을 한다.8)

그러나 수직적 인클로저는 행정적 승인, 법적 귀속, 물리적 점유의 세 계기가 모두 완료된 이후에야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은 독립적 재산권으로 완전히 확립되기 이전에도 승인에 대한 기대 자체가 이미 자산 가치로 자본화된다. 이 선취 행위는 사후적 승인을 향한 압력을 생산하며 수직적 인클로저를 권리의 확립에 선행하여 경제적으로 실효화 한다. 이 경향은 공중권이 완전히 제도화된 맥락보다 한국처럼 제도화가 미완인 맥락에서 더 선명하게 나타나지만, 승인에 대한 기대가 자본화되는 구조적 논리 자체는 두 맥락에 공통된다. 공중공간의 희소성과 배타성은 제도적으로 생산되지만 그 경제적 효과는 시장을 통해 선취되며, 이 선취가 다시 제도적 승인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점에서 수직적 인클로저는 물리적 개발 이전의 제도적 과정일 뿐 아니라, 권리의 법적 구체화 이전에 경제적으로 작동하는 정치경제적 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4. 공중공간의 자산화

1) 자산화의 규정과 분석적 위치

수직적 인클로저는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희소하고 배타적인 권리로 구성함으로써 지대 추출의 제도적 전제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의 구성만으로 곧바로 지대 추출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중공간이 단순한 권리 상태를 넘어 경제적 자산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귀속된 개발 가능성이 미래 수익 흐름의 원천으로 조직되고, 그 미래 수익이 현재의 경제적 가치로 전환되는 별도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 본 논문은 이 과정을 자산화 개념을 통해 이론화한다.

자산화는 일반적으로 특정한 대상이 미래 수익 흐름에 대한 배타적 청구권으로 조직되고, 그 기대 수익이 현재의 자산 가치로 전환되는 과정을 의미한다(Birch and Muniesa, 2020). 여기서 핵심은 자산(asset)이 물리적 실체가 아니라 미래 수익에 대한 배타적 청구권이며, 그 가치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와 그 기대의 현재 가치화를 통해 형성된다는 점이다(Langley, 2021). 따라서 자산화는 단순히 어떤 대상을 시장에서 거래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그것을 장래의 수익을 조직하는 권리 구조로 재구성하는 과정이다.

이 점에서 자산화는 상품화, 금융화, 자본화 등의 인접 개념과 구별되는 분석적 위치를 갖는다. 상품화가 어떤 대상을 교환 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면, 자산화는 “판매 없이도 소득을 창출하는 자원으로 사물을 전환하는 것”이다(Birch and Ward, 2024, 10). 자본화(capitalization)는 이러한 미래 수익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계산 기법을 가리키며, 금융화(financialization)는 자산화된 대상이 금융 회로에 편입되어 유동화되는 과정을 지시한다. 이런 의미에서 자산화는 금융화의 선행 조건이자 그 심층적 기제로 이해될 수 있다(Leyshon and Thrift, 2007). 금융화 분석이 도시 공간이 금융 회로에 통합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강점을 갖는다면, 자산화 분석은 그 이전 단계, 즉 도시 공간이 어떠한 제도적・계산적 과정을 통해 수익 흐름을 내장한 자산 형식을 획득하는가를 설명하는 데 강점을 갖는다.

자산화가 일반적으로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를 현재 가치로 환산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토지나 건물 역시 현재의 물리적 상태와 무관하게 기대수익에 기반하여 자산으로 구성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산화 자체는 특정 자산 유형에 고유한 과정이라기보다, 기대된 수익을 현재 가치로 전환하는 일반적인 메커니즘에 속한다. 그러나 공중공간의 경우에는 이러한 자산화가 작동하는 제도적 조건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토지나 건물의 자산화가 이미 확립된 소유권을 전제로 그 수익 가능성을 현재 가치화하는 과정이라면, 공중공간에서는 수익권 자체가 도시계획 제도의 차등적 승인 과정을 통해 구성된다. 허용 용적률이 확정되는 순간, 아직 물리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연면적은 미래 수익의 원천으로 간주되며 자산 가치 형성의 기초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공중공간의 자산화에서는 권리 구성과 자산 가치 형성이 제도적 승인 과정을 매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다.

이러한 특성은 공중공간의 자산화가 단순한 가치평가 과정이 아니라, 수직적 인클로저를 통해 창출된 지대 수취 가능성을 현재의 경제적 힘으로 전환하는 과정임을 시사한다(Birch and Ward, 2024). 이처럼 자산화 개념은 수직적 인클로저와 지대 추출 구조를 이론적으로 연결하는 매개 범주로 기능한다. 수직적 인클로저가 공중공간의 희소성과 배타적 귀속을 생산하는 제도적 조건이라면, 자산화는 그 조건이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로 전환되어 실효화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2) 공중공간 자산화의 구조: 권리・계산・자본화

공중공간의 자산화는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배타적 권리의 구성, 경제적 가치의 계산, 그리고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화라는 세 가지 계기를 통해 실현되는 과정이다. 이 세 계기는 논리적으로는 구별되지만, 실제로는 상호 전제하며 접합된다. 자산화는 이러한 연쇄적 과정을 통해 제도적으로 구성된 개발 가능성을 현재의 경제적 가치로 조직한다.

첫째 계기는 배타적 권리의 구성이다. 공중공간이 자산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그것이 수익 흐름에 대한 배타적 청구권으로 확정되어야 한다. Birch and Muniesa(2020)가 지적하듯 자산은 법적 구성물이며, 그 존재는 소유권과 통제권의 제도적 보장에 의존한다. 공중공간의 경우 이러한 권리 구성은 수직적 인클로저를 통해 이루어진다. 앞서 보았듯이, 도시계획 제도의 승인―용적률의 확정, 고도 제한의 설정, 정비사업 인허가―은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 총량을 획정하는 동시에 그 수익권을 특정 주체에게 귀속시킨다. 중요한 점은 이 권리 구성이 물리적 실체의 존재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공중공간에 대한 권리는 건축 이전에, 즉 도시계획 제도의 승인이라는 형식을 통해 먼저 구성된다. 이로써 공중공간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수익 가능성에 대한 권리로서 자산화의 기초를 획득한다.

둘째 계기는 경제적 가치의 계산이다. 배타적 권리가 구성되었다고 해서 공중공간이 자동으로 자산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이 자산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그 권리가 담보하는 수익의 크기와 조건이 측정 가능하고 계산 가능한 형태로 구성되어야 한다. Chiapello(2015)가 제시하듯 자산화는 구획화(경계 정의), 측정(양적・질적 평가), 화폐화(가치 산정)의 연쇄를 통해 이루어진다. 공중공간의 경우 구획화는 용적률이 획정하는 개발 가능 층위, 측정은 그 층위에서 산출 가능한 연면적과 이용 단위의 산정, 화폐화는 예상 분양가 또는 임대료와의 결합을 통한 수익 추정으로 구체화 된다. 이 과정에서 공중공간의 수직적 총량은 수익 구조를 규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동하며, 공중공간은 추상적 권리에서 수익 계산의 대상이 되는 경제적 단위로 재구성된다.

셋째 계기는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화, 즉 자본화이다. 계산된 기대 수익은 현재 시점에서 자산 가격으로 환산되며, 이를 통해 공중공간은 실질적인 경제적 힘을 갖는 자산으로 전환된다. Langley(2021)가 지적하듯 자산화는 할인현금흐름(DCF)과 순현재가치(NPV)와 같은 자본화 기법과 결합되어 있으며, 자산의 가치는 실현된 수익이 아니라 기대되는 미래 수익의 현재화에 의해 결정된다. 공중공간의 경우 자본화는 두 층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하나는 개발 주체에 의한 내부적 사업성 계산으로, 허용 용적률이 확정됨으로써 가능해지는 연면적 증가분이 향후 예상되는 분양・임대 수익으로 환산되고, 이 수익 흐름이 현재가치로 할인되어 공중공간 개발의 사업적 가치가 산정된다. 다른 하나는 시장에 의한 선행적 자본화로, 각 승인 단계가 이루어지는 순간마다 시장은 미래의 개발 가능성을 해당 구역 내 토지・건물 가격에 선제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본화가 권리의 완전한 확정 이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대 자체를 매개로 선행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아직 실현되지 않은 공중공간의 수익 가능성은 이미 현재의 자산 가치로 현실화된다.

이 세 계기는 단순히 선형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계되어 순환적으로 결합한다. 배타적 권리의 구성이 없으면 계산의 대상이 확정되지 않고, 경제적 가치의 계산이 없으면 자본화의 기초가 형성되지 않으며, 자본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권리 구성을 향한 동기와 압력이 생산되지 않는다. 나아가 자본화된 가치는 개발 가능성의 승인이나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함으로써 권리 구조의 강화를 추동한다. 이 순환 속에서 공중공간은 단순한 이용 가능성을 넘어 지속적인 지대 수취를 조직하는 자산으로 확립된다.

이러한 순환의 작동 방식은 공중권의 제도화 수준에 따라 상이한 형태를 취한다. 공중권이 독립적 재산권으로 완전히 제도화된 맥락에서는 자산화의 세 계기가 시장 가격이라는 가시적 형태로 드러난다. 반면 공중권의 법적 독립성이 불완전한 조건—한국의 정비사업이 그 전형적 사례이다—에서는 개발 가능성의 가치가 토지・건물 가격 상승에 내재된 형태로 흡수되며, 자산화는 인허가 과정에 접근할 수 있는 특정 주체에 의한 선취 구조 속에서 불투명하게 작동한다. 그러나 공중권의 미완의 제도화는 자산화를 통한 지대 추출을 억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공중공간 개발 가능성의 가치가 독립적 시장 가격으로 가시화되지 않기 때문에 공적 환수와 사회적 통제가 어려워지고, 지대 추출은 더욱 집중적이고 불투명한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다. 자산화는 이처럼 수직적 인클로저가 창출한 지대 수취 가능성을 현재의 경제적 현실로 실효화 하며, 이 실효화가 어떤 지대 형태를 통해 구조화되는지는 다음 장에서 분석한다.

5. 도시지대의 수직적 재구성

지금까지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이 수직적 인클로저를 통해 희소하고 배타적인 권리로 구성되고, 자산화를 통해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로 자본화되는 과정을 해명하였다. 이는 지대 추출의 제도적・경제적 조건을 규정하지만, 지대의 구체적 형태를 설명하지는 않는다. 이 장의 과제는 이 조건들이 어떠한 지대 형태를 통해 현실화되는지를 마르크스주의 도시지대론의 틀 안에서 규명하는 데 있다.

마르크스에게 지대는 토지 자체에서 발생하는 자연적 수익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산물이다. 토지의 배타적 소유권이 사회적으로 승인될 때, 토지소유자는 생산과정에 직접 기여하지 않고도 잉여가치의 일부를 전유할 수 있게 된다(강신준 역, 2010). 이 논점은 공중공간 분석에서 결정적이다. 공중공간의 개발에서 지대가 발생하는 것은 그것이 자연적으로 희소하기 때문이 아니라, 도시계획 제도가 그 개발 가능성을 차등적으로 승인하고 특정 주체에게 배타적으로 귀속시킴으로써 희소성과 독점 조건을 제도적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공중공간의 지대는 곧 이러한 제도적 희소성과 배타성의 경제적 표현이다.

마르크스주의 도시지대론은 마르크스의 지대론을 농업에서 도시 공간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전해 왔다. Harvey (1974)는 이 확장이 단순한 유비가 아니라 구조적 연속성 위에 놓여 있음을 논증했다. 도시 토지 역시 토지소유자의 배타적 권리가 자본의 자유로운 진입을 제한하고, 그 결과 초과이윤이 지대로 전화되는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이후 Lauria(1984), Edel(1992), Jäger(2003), Ward and Aalbers (2016) 등의 연구는 도시지대론을 현대 도시개발과 부동산 축적의 맥락에서 정교화해 왔다. 본 논문은 이러한 이론적 성과를 수평적 토지의 차원을 넘어 수직적 공중공간의 차원으로 확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대의 발생 조건을 재정식화 할 필요가 있다. 마르크스주의 지대론은 일반적으로 차액지대, 독점지대, 절대지대의 세 형태를 구분한다. 이 세 형태는 발생 메커니즘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실제 도시 공중공간 개발에서는 서로 분리되어 작동하기보다 중첩되고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그 공통 조건은 도시계획 제도가 생산하는 제도적 희소성과 배타성이다. 주류 경제학이 지대를 희소한 자원의 수요・공급 관계에서 발생하는 초과수익으로 이해하는 것과 달리, 마르크스주의 지대론은 지대가 경쟁을 제한하는 독점 조건, 곧 배타적 권리 구조의 산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Ward and Aalbers, 2016). 공중공간의 지대가 도시계획 제도를 통해 생산된 독점 조건에서 발생한다는 본 논문의 명제는 바로 이 이론적 전통 위에 놓여 있다.

다만 이러한 적용은 수정 없이 가능하지 않다. 도시 공간에서는 토지의 자연적 비옥도 대신 입지적 우위와 규제 차등이 차액지대의 원천이 되며, 독점지대는 자연적 희소성이 아니라 조망, 높이, 상징성, 구역 지정과 같은 제도적・사회적 희소성에서 발생한다. 절대지대 역시 토지소유권의 존재와 농업 부문의 낮은 유기적 구성이라는 고전적 조건보다는, 자본 유입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벽의 문제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수정된 전제 위에서 이하에서는 수직적 공중공간 개발에서 작동하는 세 지대 형태를 분석한다.

1) 수직적 차액지대: 입지 우위와 집약적 공간 생산

차액지대는 토지들 사이의 질적 차이(차액지대 Ⅰ) 또는 동일한 토지에 대한 자본 투입의 차등(차액지대 Ⅱ)으로 인해 발생하는 초과이윤이 지대로 전화되는 형태이다. 도시 공간에서 전자는 입지에 따른 수익 차이가, 후자는 집약적 자본 투입에 따른 생산성 증가가 그 원천이 된다. 수직적 공중공간 개발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토지의 자연적・기술적 조건이 아니라, 도시계획 제도를 통해 조직된 개발 가능성의 차등을 통해 구성된다는 점에서 고유한 형태를 취한다.

차액지대 I의 관점에서 수직적 개발은 입지적 우위가 실현되는 규모를 수직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고층 건물의 건설이 허용되면 이 입지 우위는 더 큰 연면적에 걸쳐 실현되며, 동일한 지표면의 조건이 수직으로 확장된 공간 전체에서 수익화 된다. 즉 수직 고도화는 차액지대 I의 수취 범위를 지표면 단위에서 총연면적 단위로 확장시키는 구조적 조건이다. 이때 입지 우위는 교통 인프라, 공공 서비스, 도시 환경 정비와 같은 사회적 투자에 기인하지만, 고층화를 통해 발생하는 초과이윤은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된다.

차액지대 II는 동일한 토지에 자본이 집약적으로 추가 투입될 때 발생하는 초과이윤의 지대화이다. 수직적 맥락에서 이 집약적 투자의 핵심 형태는 고층화이다. 동일한 지표 면적 위에 더 높은 건물을 건설하여 건축 가능한 연면적을 증가시키는 것 자체가 공간 서비스의 총량을 확대하는 집약적 자본 투입이다. 집약적 투입은 단순히 공간 서비스 총량의 양적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저밀도 주거지를 고밀도 상업・업무지구로 전환하는 용도 고도화는 단위 면적당 수익을 질적으로 상승시키며, 단지 내 기반 시설을 내부화하는 복합개발은 외부 입지에 의존하던 조건을 내부화함으로써 입지적 우위 자체를 재생산한다. 나아가 이렇게 형성된 생산성 격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당 토지의 구조적 속성으로 고착되며, 그 결과 차액지대 II는 점차 입지적 우위로 전화되어 차액지대 I으로 재구성된다. 이는 도시 공간에서 불균등발전이 누적적으로 심화되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Swyngedouw and Ward, 2023).

그러나 수직적 맥락에서 차액지대의 형성은 단순히 자본 투입의 결과로 환원될 수 없다. 고층화와 용도 고도화는 용적률 상향과 용도 변경이라는 도시계획 제도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 점에서 수직적 차액지대는 단순히 자본의 기술적 생산성이 아니라, 공중공간이라는 잠재적 공유 자원이 특정 주체에게 배타적으로 귀속되는 제도적 과정에 의해 매개된 생산성 증가로 이해되어야 한다.

2) 독점지대: 제도적 희소성과 계급적 수요의 결합

독점지대는 특정 토지나 자원의 희소성이 대체 불가능한 형태로 유지될 때 형성되는 지대이다. 차액지대가 경쟁적 시장 환경에서 토지 간 생산성 차이로 발생하고 상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독점지대는 경쟁 자체가 작동하지 않는 조건에서 발생하면서 상품 가격을 직접 끌어올린다(강신준 역, 2010). 이후 마르크스주의 도시학자들은 독점지대의 발생 조건을 두 유형으로 구분했다. 독점지대 I은 자원이 대체 불가능한 희소성을 가질 때 오직 구매자의 욕망과 지불 능력만이 가격을 규정하는 경우이고, 독점지대 II는 토지소유 계급이 집합적 독점 권력을 행사하여 공급을 통제함으로써 가격 상승을 유발하는 경우이다(Edel, 1992; Lauria, 1984).9) 수직적 공중공간에서 이 두 유형은 각각 고유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수직적 독점지대 I은 초고층 건축의 상층부가 제공하는 대체 불가능한 공간적 속성에서 비롯된다. 고층부로 갈수록 확보되는 조망・일조・개방감은 동일 건물 내 다른 층은 물론 도시 내 다른 위치에서도 완전히 대체될 수 없다. 특정 수변 조망이나 파노라마 경관과 같이 한정된 위치에서만 실현 가능한 속성은 그 자체로 경쟁이 성립하지 않는 독점적 조건을 형성하며, 가격은 오직 해당 공간이 제공하는 독특한 경험적・상징적 가치에 대한 수요와 지불 능력에 의해 결정된다.10) 이러한 비대체성은 자연적으로 주어지기보다 도시계획 제도를 통해 구조적으로 생산된다. 고도 제한, 조망권 보호, 스카이라인 관리와 같은 규제는 특정 공중공간의 공급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유지함으로써 해당 속성의 희소성을 지속시킨다. 이 물리적 희소성은 수요 측의 사회적 재생산 욕망과 결합하면서 강화된다. 특정 브랜드 아파트나 고급 주거 단지는 고층부의 수직적 속성을 핵심 자원으로 활용하여 배타적 하위 시장을 형성하며, 이러한 속성은 소비 취향과 계급적 정체성을 통해 사회적으로 재확인된다(Anderson, 2014). 그 결과 조망 프리미엄과 같은 가격 격차는 물리적 희소성과 사회적 ‘구별짓기’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

한편 독점지대 II에 해당하는 메커니즘은 공중공간의 공급이 제도적으로 규정되는 조건에서 나타난다. 수평적 토지에서의 공급이 개별 필지 단위에서 분산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수직적 공중공간의 공급은 도시계획 제도의 승인 구조를 통해 구역 단위에서 조직된다. 정비사업과 같은 개발 과정에서 토지소유자 집단은 일반적으로 용적률 상향을 통해 공급을 확대하려는 경향을 보이지만, 실제 공급은 용적률 상한과 승인 절차에 의해 규정된 범위 내에서만 실현된다. 이처럼 공급이 제도적으로 제한된 조건 하에서 승인된 개발은 여전히 희소성을 유지하게 되며, 이러한 희소성은 독점가격 형성의 조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수직적 공중공간에서의 독점지대 II는 토지소유자의 의도적인 공급 제한이라기보다, 제도적으로 조직된 공급 조건과 그 하에서 형성되는 희소성의 효과로 이해될 수 있다.

수직적 공중공간에서 독점지대 I과 II는 분리된 형태로 존재하기보다는 상호 결합된 구조로 나타난다. 제도적으로 유지된 공급 조건은 고층부의 질적 속성이 희소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며, 이러한 희소성은 다시 해당 공간의 독점적 가치를 강화한다. 이처럼 도시계획 제도의 승인 구조는 대체 불가능한 속성과 제한된 공급 조건을 동시에 조직함으로써, 독점지대가 형성되는 구조적 기반으로 작동한다.

3) 절대지대: 자본 유입의 제도적 규율과 이윤율 균등화의 제한

절대지대는 세 지대 형태 중 이론적으로 가장 논쟁적이다. 마르크스의 원래 정식화에서 절대지대는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 발생한다. 첫째, 생산 부문의 자본의 유기적 구성비가 사회 평균보다 낮아야 한다. 이는 해당 부문이 노동집약적이어서 단위 자본당 잉여가치 생산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평균이윤을 초과하는 초과이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 토지소유자가 이 부문으로의 자본 유입을 차단하는 장벽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 장벽이 이윤율의 균등화를 저지함으로써 초과이윤이 다른 부문으로 분산되지 않고 해당 부문에 잔류하게 되며, 토지소유자는 이것을 지대로 수취한다. 이 점에서 절대지대는 가격을 직접 상승시키는 독점지대와 구별되며, 생산 부문에서의 이윤 분배 구조를 통해 간접적으로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장벽의 존재로 인해 이윤율이 균등화되지 않고, 그 결과 가격은 경쟁적 생산가격보다 높게 유지되지만 생산물의 가치보다는 낮게 유지된다(강신준 역, 2010; Fine, 1979).

도시적 맥락에서 이 조건은 수정된 형태로 나타난다. 건설 산업은 전통적으로 노동집약적 성격을 갖는 부문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이러한 점에서 절대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조건을 갖는다(Lipietz, 1985). 그러나 현대 도시 개발에서 더 결정적인 것은 생산 구조 자체보다 자본 유입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벽이다. 도시계획 제도의 계획 통제(planning control)―건축 허가, 용도지역 지정, 용적률 상한―는 특정 필지에서의 개발 가능성을 제한하고 개발 시점을 지연시킴으로써 자본 이동을 제약하는 구조적 장치로 기능한다(Lauria, 1984). Edel(1992)이 지적한 대규모 토지 사유화, 개발 지연, 투기적 보유, 국가의 밀도 규제, 금융기관의 고금리 등의 다양한 장벽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수직적 공중공간 개발에서는 이러한 제도적 장치가 보다 선명한 형태로 드러난다.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은 도시계획 제도의 차등적 승인에 의해 구획되며, 이 승인 구조는 특정 필지에서의 자본 진입 조건과 개발 시점을 규율하는 역할을 한다. 용적률 완화와 같은 행정적 승인 없이는 고층화가 실현될 수 없다는 점에서, 건설 자본의 진입은 단순한 시장 경쟁이 아니라 제도적 허가의 조건 속에서 조직된다. 서울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사례는 이 메커니즘을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1979년 준공된 이 단지는 2015년 50층 재건축을 주민 제안했으나 서울시의 최고 35층 고도 제한에 막혀 무산되었고, 이후 오랜 표류 끝에 2023년에야 35층 규모로 정비계획이 결정되었다. 고도 제한이라는 구조적 장벽이 유지되는 동안 건설 자본은 토지소유자가 원하는 조건에서 해당 필지에 진입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24년 서울시가 고도 제한을 전면 폐지하자 사업은 급물살을 탔고, 2025년 9월 최고 49층・용적률 특례 331%의 대단지로 재건축 정비계획이 최종 확정되었다(서울신문, 2025.9.2.). 장벽의 해제가 곧 건설 자본 진입 조건의 변화를 의미했다는 점은, 도시계획 제도의 승인 구조가 자본 진입의 시점과 조건을 규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와 같은 구조에서 승인 결과는 해당 필지의 개발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그에 따른 기대 수익을 토지 가치와 개발 조건에 선반영한다. 건설 부문에서 형성된 초과이윤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토지비 상승이나 사업 조건의 조정을 통해 토지소유자 측으로 이전되며, 결과적으로 건설 부문에서 형성된 초과이윤이 절대지대로 전환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11)

이것은 도시계획 제도의 역할에 대해 첨예한 정치경제학적 문제를 제기한다. 용적률 규제와 고도 제한은 한편으로 도시 기반시설의 수용능력을 관리하고 과밀을 억제하며 환경적・공공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개발 통제 장치로 기능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규제는 개발 가능성의 총량과 분포를 행정적으로 제한하고, 특정 필지에 대한 개발 권한을 선별적으로 승인함으로써 자본의 자유로운 진입을 제약하는 장벽으로 작동한다. 즉 도시계획 제도는 공공적 규제 장치로 기능하는 동시에, 토지소유자의 절대지대 수취를 가능케 하는 제도적 조건을 생산한다. 이처럼 동일한 제도가 공공성의 실현과 지대 형성의 매개라는 이중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수직적 공중공간 개발에서 도시계획 제도는 계급적 이해가 응축된 모순적 장치로 작동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형성된 지대 기대는 토지비와 개발 조건에 반영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분양가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개발 자본은 이러한 비용 구조와 시장 조건을 반영하여 가격을 설정하게 되며, 그 결과 일부 지가 상승분이 최종 구매자에게 전가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개발 지연과 용적률 협상이 장기화 될수록 기대 지대 수준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분양가 상승 압력이 형성되는 구조가 수직적 공중공간 개발에서 관찰된다.

4) 세 지대 형태의 구조적 연관

지금까지 수직적 공중공간에서 차액지대・독점지대・절대지대가 각각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했다. 그러나 이 세 형태는 경험적으로 분리된 독립적 과정이 아니라, 용적률 규제와 정비사업 인허가라는 동일한 제도적 조건 위에서 상호 결합된 단일한 지대 구조를 구성한다. 현실에서 지대는 이 세 형태가 중첩된 단일한 가격으로 실현되며(Ward and Aalbers, 2016), 그 구조적 통일성은 제도적 조건의 산물이다.

이러한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공통 조건은 도시계획 제도가 생산하는 제도적 희소성과 배타성이다. 용적률 상한과 차등적 배분, 고도 제한, 용도지역 지정은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불균등하게 구획함으로써 입지들 사이의 상대적 우위와 열위를 제도적으로 생산한다. 이 불균등성이 차액지대의 조건을 형성하는 동시에, 특정 공중공간을 대체 불가능한 희소 자원으로 구성함으로써 독점지대의 기반을 제공한다. 나아가 동일한 제도적 구획이 자본의 진입 조건을 규율하는 장치로 기능할 때, 이윤율 균등화의 완전한 실현이 제한되면서 절대지대에 해당하는 메커니즘이 나타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된다. 세 지대 형태는 이처럼 동일한 제도적 구조로부터 동시에 발생하며, 그 구조 자체가 지대 추출의 토대를 조직한다.

세 가지 메커니즘은 도시계획 제도의 허가 구조를 매개로 상호 강화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도시계획 제도가 공중공간의 공급을 제한할수록 승인된 개발 가능성의 희소성이 높아지며, 이는 차액지대와 독점지대의 기반을 동시에 강화한다. 용적률 상향이 허용될수록 고층부 공간의 차별적 수익성이 확대되어 차액지대의 규모가 커지고, 그 결과 희소한 수직적 속성—조망, 일조, 상징적 높이—에 대한 독점가격 형성의 조건 역시 강화된다. 독점지대의 기대 수준이 높을수록 토지소유자 집단이 더 유리한 조건의 용적률 승인을 얻으려는 압력을 강화하며, 이는 다시 제도적 희소성의 재편을 추동한다. 이러한 순환은 세 지대 형태가 단순히 병존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연동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수직적 공중공간에서 형성된 지대는 현실적으로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귀속의 결과가 수평적 인클로저와 유사하다고 해서 그 메커니즘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수평적 인클로저에서 지대는 지표면의 배타적 점유로부터 직접 발생한다. 반면 수직적 인클로저에서 지대의 조건은 소유권의 물리적 경계가 아니라 도시계획 제도의 차등적 승인 구조—용적률의 차등 배분, 정비사업 인허가, 고도 제한의 선택적 완화—를 통해 생산된다.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은 소유 자체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승인을 통해 비로소 구성되며, 이 승인 구조가 어떤 필지에서 얼마만큼의 지대가 실현될 수 있는지를 사전적으로 규율한다. 미국의 TDR과 같이 공중권이 독립적 자산으로 거래되는 경우에도, 개발권을 이전하는 토지소유자는 매각 대금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취득한 주체는 해당 권리를 특정 토지에서의 물리적 개발을 통해 실현한다. 개발권의 거래가 분리되어 이루어지더라도 그 실현은 여전히 토지와 결합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본적인 구조는 유지된다. 토지소유자에 대한 귀속은 이러한 제도적 과정의 결과이지 그 원인이 아니다. 이처럼 도시계획 제도는 공중공간의 희소성을 제도적으로 생산하는 동시에, 그 희소성의 경제적 표현이 특정 소유 관계 속에서 실현되도록 하는 매개로 기능한다.

6. 결론

이 논문은 수직적 인클로저 개념의 정식화를 통해, 도시 공중공간이 어떻게 지대 추출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적 자산으로 조직되는지를 분석했다. 공중공간의 희소성은 도시계획 제도의 차등적 승인을 통해 제도적으로 생산되며, 이 희소성은 행정적 승인・법적 귀속・물리적 구획의 연쇄를 통해 특정 주체에게 배타적으로 귀속된다. 이렇게 구성된 개발 가능성은 배타적 권리 구성, 경제적 가치 계산, 미래 수익의 자본화를 통해 현재의 자산 가치로 전환되는 자산화 과정을 거친다. 이 자산화된 구조 위에서 수직적 차액지대・독점지대・절대지대의 세 형태가 중첩적으로 실현되며, 세 지대 형태는 동일한 제도적 승인 구조로부터 동시에 산출되는 구조적 연관 속에서 작동한다.

이 논문의 이론적 기여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수직적 인클로저 개념의 정식화이다. 기존의 도시 인클로저 논의가 주로 수평적 토지와 공간의 사유화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논문은 공중공간이 희소성 생산과 배타적 귀속의 과정을 통해 인클로저된다는 점을 분석하고, 이를 기존 논의가 포착하지 못했던 공간적 작동 방식을 분석하기 위한 보완적 개념 범주로 제시했다. 둘째, 자산화를 수직적 인클로저와 지대 추출을 연결하는 핵심 매개로 자리매김했다. 수직적 인클로저가 개발 가능성의 배타적 귀속을 구성한다면, 자산화는 이 귀속된 가능성을 미래 수익 흐름의 원천으로 조직하고 이를 현재 가치로 자본화하는 과정이다. 이는 자산화가 단순한 가치 평가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승인 조건과 결합하여 지대 형성의 구조적 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동학임을 보여준다. 셋째, 마르크스주의 도시지대론을 수직적 공중공간의 차원에서 재구성하는 분석 틀을 제시했다. 차액지대・독점지대・절대지대의 세 형태는 수직적 공중공간에서 각기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나타나지만, 용적률 규제와 정비사업 인허가라는 동일한 제도적 조건으로부터 동시에 발생하며 서로 결합된 형태로 작동한다. 이로써 도시지대론의 분석 대상을 지표면 너머 수직적 차원으로 확장하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러한 분석은 몇 가지 정책적 함의를 제공한다. 첫째, 공중공간의 희소성이 자연적 조건이 아니라 도시계획 제도의 차등적 승인을 통해 제도적으로 생산된다는 점은, 용적률 규제와 고도 제한이 단순한 기술적・환경적 관리 수단이 아니라 지대 배분의 구조를 결정하는 정치경제적 장치임을 의미한다. 이는 도시계획 제도의 설계와 운용이 단지 경관 관리나 균형 개발의 문제를 넘어, 누구에게 어떤 조건에서 개발 가능성을 차등적으로 배분하는가라는 분배 문제와 직결됨을 시사한다. 둘째, 수직적 인클로저를 통해 발생한 지대가 주로 토지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구조는, 용적률 상향과 같은 규제 완화의 이익이 공공이 아닌 사적 주체에 집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점에서 개발이익 환수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을 공공적 자원으로 관리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셋째, 공중공간의 자산화가 법적 권리의 완성에 선행하여 작동한다는 것은, 개발 이전 단계에서 형성되는 기대 수익이 분양가와 토지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이러한 기대 형성 과정과 그 파급 효과를 고려한 제도적 조정 장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논문의 분석은 개념적 정식화라는 목적에 따른 몇 가지 한계를 안고 있다. 우선 수직적 인클로저, 자산화, 지대 추출의 연쇄에 관한 이론적 논증은 계량적 실증과 제도 변화의 동학 분석을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 서울의 정비사업 구조를 패러다임적 사례로 활용했지만, 개별 사업 단위에서 지대 형태별 규모와 귀속 경로를 실증적으로 추적하는 작업은 후속 과제로 남는다. 또한 수직적 인클로저와 자산화의 결합 방식은 각 사회의 법체계와 제도적 조건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TDR 체계, 일본의 권리교환 제도, 한국의 정비사업 구조가 각각 상이한 자산화 경로를 형성하는 방식을 비교 분석하는 것은 이 논문의 이론적 틀을 검증하고 정교화하기 위한 중요한 후속 과제이다.

그럼에도 본 논문은 도시 공간의 수직화가 심화되는 조건에서 공중공간을 둘러싼 권리 구조와 지대 추출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이론적 틀을 제시한다. 공중공간이 자연적 공유 자원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구성된 희소한 권리라는 이 논문의 주장은, 초고층 개발을 단순히 주택 공급이나 도시 경관의 문제로 환원하는 지배적 담론에 대한 비판적 개입을 의도한다. 수직적 인클로저와 자산화의 결합은 공중공간을 지대 추출의 대상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그 배타적 귀속을 통해 공간적 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재생산한다. 이 점에서 공중공간을 둘러싼 권리의 배분과 지대 추출의 구조는 앞으로 도시정치경제학의 핵심 쟁점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22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22S1A5B5A16053626)

[1] 1) CTBUH(Council on Tall Buildings and Urban Habitat)의 서울 항목 참조(https://www.skyscrapercenter.com/city/seoul)

[2] 2) 주목할 점은 서울의 수직 고도화를 주도한 것이 업무용 마천루보다 주거용 초고층 건물에 있었다는 점이다. 구동회(2020)에 따르면, 150m 이상 마천루 가운데 주거용 비율은 세계적으로 2000년대 47.3%, 2010년대 41.3%였던 데 비해, 한국은 같은 기간 각각 70.1%, 82.5%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서울의 수직도시화가 일반적인 초고층화가 아니라, 주거의 초고층화라는 특수한 경로를 통해 전개되었음을 시사한다.

[3] 3) 한국의 법체계 또한 토지소유자가 토지의 상하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다고 규정하면서도 이를 “정당한 이익이 있는 범위 내”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정 고도 이상의 공중공간은 항공법이나 도시계획법 등의 공법적 규율을 받는다(석호영, 2018). 곧 공중공간은 토지소유권의 완전한 사적 영역이 아니라 공적 규율과 사적 권리가 교차하는 경계적 공간(liminal space)으로 구성된다.

[4] 4) 뉴욕시 도시계획국의 보고서(DCP, 2015)가 명시하듯, TDR은 더 기본적인 용도지역 도구로는 달성할 수 없는 예외적 상황—랜드마크 보전, 공개공지 조성, 특정 도시설계 목표 실현—에서만 활용되어 왔다. 개발권은 원칙적으로 블록 내에서만 이동하며, 블록 경계를 넘는 이전은 공적 심의와 승인을 요하는 조건부 권리이다. 센트럴파크 남쪽의 초고층 주거 타워들이 인접 필지의 공중권 매입을 통해 건축 가능 높이를 확보한 것은 이 제도의 작동을 보여주는 사례이지만, 이것이 공중권의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 거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TDR 하에서도 공중권의 생산과 이전은 여전히 도시계획 당국의 공적 승인 권한 하에서만 가능하다.

[5] 5) 일본의 「도시재개발법」에 따른 권리교환 제도는 토지소유권, 지상권, 건물소유권, 임차권 등 기존의 권리관계를 재개발 이후의 새로운 권리로 등가 전환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 경우 공중공간의 개발 가능성은 독립적으로 거래되는 권리라기보다 집합적 재개발 절차 속에서 배분・재조정되는 권리로 다루어진다(Urban Renewal Authority, 2009).

[6] 6) 「구분소유권」은 하나의 건물을 구조적으로 독립된 수개의 부분으로 구분하고 각 부분을 별개의 소유권 대상으로 만드는 제도이다. 이는 건물 내부의 특정 공간을 특정 주체의 배타적 소유 대상으로 구성하는 법적 형식이다. 「구분지상권」은 민법 제289조의2에 근거하여 타인의 토지의 지상 또는 지하의 일정한 범위에 용익물권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구분지상권 제도는 공중권을 별도의 독립된 물권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법체계에서, 미국의 공중권과 가장 유사한 권리 형태로 평가된다(석호영, 2019).

[7] 7) 실제로 2000년대 이후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용적률은 규제 수단을 넘어 핵심적인 교섭 대상이었으며, 자산소유자 집단과 도시 당국은 용적률 상향과 고도 제한 완화를 둘러싸고 지속적인 협상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과정은 종종 첨예한 갈등의 형태로 표출되었다(김명수, 2020; 박지윤, 2024).

[8] 8) 예컨대 한국의 정비사업 절차에서 조합설립 인가, 사업시행 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의 단계적 승인 구조는 개발 주체 확립, 행정적 승인, 법적 귀속의 연쇄적 계기를 제도적으로 확정하고 구현하는 과정이다.

[9] 9) 도시지대론에서 독점지대의 이러한 구분이 논쟁적이라는 점을 언급해 둔다. Fine(1979)은 독점지대가 다른 부문에서 생산된 잉여가치의 이전이라는 점에서 절대지대와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Edel(1992)은 두 지대가 계급적 효과에서 차이를 갖는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Harvey (1974)는 독점지대 II를 절대지대와 함께 ‘계급독점지대’로 포괄하였으며, Lipietz(1985)는 경험적으로 그 원천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러한 구분 자체의 분석적 유효성을 제한적으로 보았다. 이 논문은 분석의 목적상 독점지대 I과 II의 구분을 유지한다. 이는 공중공간에서 지대가 형성되는 서로 다른 메커니즘―대체 불가능한 속성에 기초한 가격 형성과 공급 통제에 기초한 희소성 유지―을 구분하여 파악하기 위함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이 두 메커니즘이 도시계획 제도를 통해 생산된 희소성과 통제된 공급의 결합으로 중첩되어 나타난다.

[10] 10) 서울에서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층수가 높아질수록 분양가가 급격히 상승하며, 한강 조망이 가능한 최상층 세대는 동일 평형의 저층부보다 현저히 높은 독점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이 관찰된다(김수형・최창규, 2023). 이 가격 차이를 규정하는 것은 건설비나 생산성이 아니라 오직 구매자의 욕망과 지불 능력이라는 점에서 독점지대 I에 해당한다.

[11] 11) 도시 맥락에서 절대지대를 이와 같이 재해석하는 것 역시 논쟁적이라는 점을 언급해 둔다. 마르크스의 정식에서 절대지대의 장벽은 토지소유 계급이 특정 생산 부문 전체로의 자본 유입을 구조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산업 수준의 이윤율 균등화를 저지하는 것을 전제한다. 도시 재개발 맥락에서 개별 필지 단위의 허가 구조가 건설 부문 전반에 대한 자본 유입을 직접 차단하는 효과를 갖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정식과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Harvey(1974) 역시 도시 맥락에서 절대지대와 독점지대 II를 개념적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고, 두 형태를 계급독점지대(class-monopoly rent)로 통합한 바 있다. 그러나 Lauria (1984)Edel(1992)은 도시 맥락에서 절대지대의 장벽이 개별 토지소유자의 행위가 아니라 계획 통제(planning control)와 같은 제도적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논증했다. 이 논문은 이러한 해석 계보 위에서, 도시계획 제도의 허가 구조를 절대지대의 핵심 장벽으로 위치 짓는다. 이 제도적 장벽이 특정 필지에서의 자본 진입 조건을 규율한다는 점에서, 여기서 분석되는 절대지대는 고전적 정식의 도시적 변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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