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28 February 2021. 15-34
https://doi.org/10.22776/kgs.2021.56.1.15

ABSTRACT


MAIN

  • 1. 들어가며

  • 2. 위험경관과 조직범죄의 공간성

  • 3. 이탈리아 마피아의 사회공간적 특성

  •   1) 근대 이탈리아의 남북간 불균등발전

  •   2) 이탈리아 마피아의 의존의 공간 형성

  • 4. 이탈리아 마피아가 생산한 세 가지 유형의 코로나 위험경관

  •   1) 나쁜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

  •   2) 좋은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

  •   3) 이상한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

  • 5. 나가며: ‘놈놈놈’으로서 다면적, 다층적 위험경관 연구를 지향하며

1. 들어가며

2020년 11월 9일 집계 기준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ronavirus Disease 2019, 이하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진자수는 5,000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수는 120만 명을 돌파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한지 일 년도 안 되어 대한민국 총 인구에 가까운 사람들이 감염되어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받고 있으며, 광역시 하나와 맞먹는 인구가 지구상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처럼 전 지구적으로 확산된 가공할 팬데믹(pandemic)을 막기 위해서는 울리히 벡(Ulrich Beck)이 강조했듯이 개별 국가의 이익을 내세우기 보다는 인류 공동의 조치가 필요로 함을 환기시킨다(Beck, 2002). 전 세계 사망자수 100만 명이라는 숫자는 코로나19라는 위협 앞에서 인류는 지역, 젠더, 인종, 계층과 상관없이 하나로서 재현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인류 공동의 위협으로 인식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이에 대처하는 과정은 국가, 도시, 사회집단의 사회-문화-공간적 관계에 따라서 상이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예컨대, 미국 전(前)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한국의 인구당 사망자는 우리의 1.3%에 불과하다”(연합뉴스, 2020.10.20.)고 발언한 의도는 동일한 바이러스에 대하여 한국과 미국, 두 정부의 대처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위험에 대한 상이한 인식과 실천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위험경관(riskscape) 개념이 유용하다. 위험경관은 특정 위험을 구성하는 물질적 측면(전염병의 경우, 바이러스, 바이러스 매개체(vector), 감염자 등)과 이러한 위험의 물질성에 대한 개인과 집단의 인식, 해석과 관련된 담론적 측면 그리고 위험인식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실천과 행위를 주목한다(Müller-Mahn, 2012; 황진태 등, 2019).1) 본 연구는 이탈리아에서 형성된 다양한 코로나 위험경관들을 살펴본다.

2020년 2월 21일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근처에서 첫 확진사례가 보고된 이후, 2020년 10월 25일 기준으로 이탈리아 국내 코로나 감염자수는 50 여만 명, 사망률은 7.4%로 보고되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의 사망률(독일(2.3%), 프랑스(3.3%), 영국(5.2%))과 비교하면 유럽에서 이탈리아의 상황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감염자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탈리아의 경제 상황은 악화되었다. 이탈리아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분기(1월부터 3월)는 2019년 4분기에 비해 명목 GDP가 5.3% 감소했으며 민간 소비(-6.6 %)와 투자(-8.1 %)가 큰 폭으로 떨어진 까닭에 2분기(4월부터 6월) 가계 지출도 전 분기에 비해 11.5% 감소했다(Istituto Nazionale di Statistica, 2020.11.26.; Financial Times, 2020.11.16.). 이러한 급격한 국내총생산 하락의 원인은 서비스업 중심(2017년 기준, 농수산업(2.2%), 제조업(23.6%), 서비스업(74.2%))의 산업구조와 밀접하게 관련된다(KOTRA, 2019.06.11.; Istituto Nazionale di Statistica). 특히 서비스업 중에서도 관광산업은 이탈리아의 대표 산업이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이동제한령이 시행되고 항공편 운행이 감축되면서 해외 관광객 수가 급속하게 감소함에 따라 약 367억 유로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되었다(Schengenvisainfo News, 2020.09.04.; WTTC Report, 2020.10.26.).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여행 및 관광산업이 약 350만 개의 일자리를 생산하고 이탈리아 전체 인력의 14.9%가 종사하여 이탈리아 전체 GDP의 13%를 차지했던 만큼 피해를 앞으로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WTTC Report, 2020.10.26.).

여기서 주목할 사실은 국가 단위에서 발표되는 확진자수와 사망률, 국내총생산 수치로 재현된 이탈리아의 ‘국가적’ 위험은 이탈리아 사회 내부적으로는 동일하게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위험경관은 오로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서만 생산되지 않으며, 국내에 존재하는 다른 위험들과 결합하면서 (재)생산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 단어 중 하나인 마피아(Mafia)로 대표되는 조직범죄도 이탈리아 코로나 위험경관을 형성하는데 기여한다. 국내 언론은 이탈리아의 코로나 사태에서 마피아에 관한 상호 모순된 기사들을 보도하고 있다. 한편으로 마피아는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마약을 피자배달로 위장하여 공급한다는 보도를 통해 ‘나쁜 놈’이라는 사실이 재확인된다(연합뉴스b, 2020.03.29.). 다른 한편으로는 마피아가 주민들에게 무료음식을 제공하고, 무이자로 돈을 대출해주는 ‘좋은 놈’으로 보도된다(뉴스1, 2020.04.11.). 또한 유럽연합의 코로나 위기 지원금을 이탈리아에 제공하는 것을 망설이는 유럽연합 회원국들을 향하여 이탈리아 정치인이 지원금을 못 받을 경우, 마피아가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돈을 빌려줄 것이라면서 마피아를 앞세워 지원금을 받으려는 발언을 통해 마피아는 나쁜 놈도 좋은 놈도 아닌 ‘이상한 놈’으로서의 위치성도 확인된다(연합뉴스, 2020.4.10.).

이처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는 상호 모순되는 마피아의 양상과 코로나 위험경관 간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이고, 흥미 위주의 언론보도기사를 넘어서 이탈리아의 불균등 발전과 이로부터 탄생한 조직범죄에 대한 역사적, 공간적 이해가 필요하다. 이상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2절에서는 위험경관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하면서, 기존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된 지점들인 1) 단일 위험에 국한하지 않고, 상이한 위험들 간의 연관 지점을 주목할 필요성, 2)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방법론적 국가주의로부터 벗어날 필요성, 3) 조직범죄의 인물 중심 접근이 아닌 이들이 착근된 조직범죄의 공간성에 대한 이해의 필요성을 환기한다. 3절에서는 이탈리아 마피아의 사회공간적 특성을 살핀다. 먼저, 1861년 이탈리아 통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이탈리아의 정치경제적 특성을 규정하는 북부와 남부2) 간에 형성된 불균등발전의 궤적을 조망하고, 이러한 불균등발전의 공간적 맥락을 토대로 형성된 마피아의 사회공간적 특성을 세 가지 유형(즉, 1) 남부지역, 2) 북부지역, 3) 해외지역)으로 나누어 검토한다. 4절에서는 현재의 코로나 위기와 관련하여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의 세 가지 양상(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서의 마피아)을 분석한다. 5절 결론에서는 분석내용을 정리하고, 마무리된다.

2. 위험경관과 조직범죄의 공간성

개인과 집단의 지각능력, 지식, 목적에 따라 특정 위험은 다양한 위험경관으로 형성된다(Müller-Mahn, 2012). 가령, 2020년 2월 11일 세계보건기구는 COVID-19를 공식명칭으로 확정하면서 발병의심지역의 지명이 들어간 바이러스 명칭(“우한 폐렴”, “우한 코로나”, “우한 바이러스”, “중국 바이러스” 등)의 사용을 각국에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제정치에서는 중국의 책임론을 강조하고(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前)미국대통령), 국내정치에서는 반중정서를 활용한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하여(주로 국내 극우보수세력) 지역명이 들어간 병명이 의도적으로 사용되었다.3) 우한 폐렴으로서의 위험인식은 중국동포가 다수 거주하는 서울 대림을 바이러스의 소굴로 규정하는 사회적 낙인화를 발생시켰다. 전국 감염자수가 7000명에 도달할 때까지 이 지역에 감염자가 없었다는 사실은 실제 위험과 위험경관 사이의 간극을 잘 보여준다(Hwang, 2020). 이처럼 미국, 한국에서 ‘동일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상이한’ 위험경관들로 생산되었다는 사실은 코로나 사태가 진행되는 각 국가의 지리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인종적, 젠더적 맥락에 따라서 위험에 대한 인식과 위험에 대응하는 실천 또한 다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필자들은 이탈리아의 코로나 위험경관을 보다 효과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기존 위험경관 논의에서 간과된 세 가지 지점을 환기하고자 한다.

첫째, 위험경관은 하나의 단일한 위험으로부터 비롯되지 않고, 다른 유형의 위험들과 연관될 수 있다(황진태, 2016: 288; Müller-Mahn et al., 2020). 기존 위험경관 연구들은 주로 단일 위험에 대한 상이한 사회세력들의 인식, 해석과 그들의 실천에 주목해왔다. 즉, 동일한 위험에 대하여 서로 대립하는 위험경관들(가령, 핵발전을 통하여 얻게 되는 국익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회-경제-생태적 피해를 압도한다는 ‘국가의 시각’ vs. 핵발전은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지속불가능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지역을 넘어 국가적 차원의 피해로 확산된다는 ‘지역의 시각’)과 이것들에 내재된 권력관계(국가가 생산한 위험경관이 지역에서 생산한 위험경관보다 사회에서 지배적이게 되는 힘의 차이)를 밝히는 데 효과적이다(Lee et al., 2018). 하지만 많은 경우, 실제 재해는 단일 위험으로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위험들로 얽혀 있다. 예컨대,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지진과 쓰나미의 연쇄작용으로 인해 원전 방사능 누출이 발생하였다. 재해를 구성하는 여러 위험들 중에서 특정 위험은 위험으로 규정되고, 가시화되는 반면, 다른 위험들은 위험으로 규정되지 않는 해석의 선택성이 반영된 위험경관이 생산될 수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위험경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이동과 관련된 감염학적 부문으로 국한되지 않으며, 이탈리아에서 상존하던 위험들이 어떻게 바이러스와 연관되어 코로나 위험경관을 생산하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문에서 살피듯이, 본 연구는 조직범죄의 위험과 코로나와의 상관관계를 주목한다.

둘째, 위험경관 연구는 ‘방법론적 국가주의’(박배균, 2012)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방법론적 국가주의란 국가를 사회로부터 영향 받지 않는 배타적 독립체로 간주하고, 사회현상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국가 스케일을 다른 지리적 스케일들(글로벌, 도시, 지역 등)에 비하여 선험적으로 우선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상이한 스케일 간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사회공간적 현상이 형성되는 측면을 주목하는 다중스케일적 접근(multi-scalar approach)을 차용한 지리학 연구들은 방법론적 국가주의를 비판하면서 국가 밖의 상이한 스케일에 위치한 사회세력들이 국가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밝히고자 한다(이들 연구에 대한 요약은 Hwang(2016)을 참고). 방법론적 국가주의를 비판하는 선행연구들은 자본주의 국가형태를 구성하는 축적전략과 관련된 국가정책 부문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에 국가는 “일정한 영토 내에서 정당한 물리적 폭력 행사권의 독점을 자신에게 (성공적으로) 요구하는 인간 공동체”(Weber, 1958: 78, 기울임체는 원문을 따름)라는 막스 베버(Max Weber)의 정의에서 밝히는 국가의 물리적 폭력의 독점에 대해서는 이의 없이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베버가 정의를 내린 물리적 폭력을 독점한다는 근대국가가 성립된 20세기를 지나 21세기에도 여러 국가에서 물리적 폭력을 국가가 완전히 독점하지 못하면서 권력의 공백이 발생하고, 이 공백을 다른 사회조직이 메우면서 베버의 근대국가 정의가 들어맞지 않는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야쿠자, 홍콩의 삼합회, 중남미의 마약 카르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및 북미에서 활동하는 마피아와 같은 범죄조직들은 국가를 대신하여 특정 지역이나 세력에 대한 보호와 치안을 맡고 있다(Arlacchi, 1979: 57; Skaperdas, 2001: 182). 요컨대, 방법론적 국가주의를 비판하는 연구자들이 국가는 물리적 폭력을 독점한다는 정의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고, 또한 이 정의를 의심하게 만드는 범죄조직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방법론적 국가주의로부터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고 진단할 수 있다.

코로나 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해외에 알려진 한국 정부는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K-방역”으로 지칭하였다. K-방역의 대문자 K는 소문자 k로서 방역과정에 연관된 정부 이외 행위자들의 노력을 국가의 성공적인 방역 성과로 치환했음을 보여준다. 즉, 대한의사협회, 자원봉사단체, 지자체, 소상공인 등의 다양한 행위자들이 방역 과정에 참여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대문자 K를 소실점으로 국가화되고 있는 것이다(정현주・황진태, 2020). 하지만 물리적 폭력을 포함한 국가가 맡아야 할 기능의 일부가 다른 사회조직들이 맡고 있는 공간적 맥락에서는 방역 상황에 대한 대처 또한 대문자로 표상되는 국가의 역할로만 환원되지 않는 소문자들이 개입하는 사회공간적 현상이 전개될 수 있다.

셋째, 위험경관 연구는 조직범죄에 대한 공간적 이해가 필요하다. 조직범죄 퇴치는 이탈리아 마피아의 전설적 인물인 알 카포네(Al Capone)와 같은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를 제거하는 것으로 달성되지 않는다. 다른 사회조직이 그러하듯이 조직범죄의 활동은 공간을 매개로 발생하며, 이 과정에서 조직범죄의 영역성이 형성된다. 세상을 선과 악의 대립으로 단순 구분하는 마니교(Manichaeism)적 시각을 통하여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를 악마화하는 인물 중심적 접근만으로는 범죄조직이 형성한 공간(성)이 담고 있는 함의들을 놓치게 되며(Skaperdas, 2001: 191), 궁극적으로 조직범죄를 둘러싼 위험의 다면성을 파악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정치지리학자 케빈 콕스(Kevin Cox)가 제시한 ‘의존의 공간(spaces of dependence)’ 개념은 기업과 같은 행위자들이 한 지역에서 물적, 인적 네트워크가 착근되면서 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어려워지게 되는 장소의존성(local dependence)이 높아진 공간적 범위를 일컫는다(Cox and Mair, 1988; Cox, 1998). 예컨대, 가스관, 도로와 같은 물리적 하부구조를 건설하는 공익사업체(public utility), 한 지역의 주민들을 고객으로 삼은 기업 그리고 지방정부 공무원, 지역정치인과의 인적 네트워크 등은 다른 지역에서 확보할 수 없고, 특정 지역에 국한하여 형성되는 의존의 공간이다.4) 콕스는 의존의 공간의 구성원을 합법적 활동을 하는 행위자들(상공회의소, 지역언론, 부동산 개발업자 등)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합법적 활동(건설업, 요식업 등)과 비합법적 활동(마약거래 등)을 병행하는 범죄조직 또한 의존의 공간을 형성할 수 있다. 현재 이탈리아의 4대 마피아 조직인 카모라(Camorra), 은드란게타(Ndrangheta), 코사 노스트라(Cosa Nostra), 사크라 코로나 우니타(Sacra Corona Unita)는 각각 남부의 캄파냐, 칼라브리아, 시칠리아, 아풀리아에서 자신들의 의존을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마니교적 시각에서 본다면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는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절대 악이 되어야하지만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는 범죄조직의 대표일 뿐만 아니라 한 지역의 대표자가 되기도 하며, 자선가로서 지역 공동체의 지지를 받는 ‘선한 존재’로 인식되기도 한다(Skaperdas, 2001: 186). 이처럼 모순적으로 보이는 조직범죄의 다양한 양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직범죄에 대한 사회공간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상, 기존 위험경관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된 지점들에 대한 환기는 4절에서 이탈리아의 코로나 위험경관을 살펴보는데 필요하다. 다음 3절에서는 4절에서 다룰 마피아와 코로나 위험경관 간의 다면적 관계를 분석하기에 앞서 그러한 다면성을 형성하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의 사회공간적 특성을 살펴본다.

3. 이탈리아 마피아의 사회공간적 특성

1) 근대 이탈리아의 남북간 불균등발전

대개 한국사회는 마피아를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주인공이 마피아 두목이 되는 일대기를 그린 영화 <대부>(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감독, 1972년 작)를 통해서 접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소위 ‘마피아 게임’을 통해서도 알게 된다. 이 게임의 규칙처럼 밤에는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낮에는 선량한 시민이라고 우기는 사람을 마피아로 인식한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즈(The Times)의 만화가 피터 브룩스(Peter Brookes)는 시칠리아 마피아(Sicilian Mafia)(그림 1)라는 제목의 삽화를 통해서 마피아의 잔혹함을 그려냈는데, 삽화에서는 이탈리아 국토가 한 명의 남성으로, 마피아의 본산인 시칠리아는 남성을 익사시키는 돌덩어리로 그려내면서 사회악으로서 마피아의 위험을 시각화했다. 이처럼 영화나 그림을 통하여 이탈리아 마피아는 시칠리아로부터 기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1-056-01/N013560102/images/geo_56_01_02_F1.jpg
그림. 1

시칠리아 마피아(Sicilian Mafia) (출처: Peter Brookes(1986년 작))

지중해 길목에 위치한 시칠리아는 고대에는 페니키아, 그리스, 로마의 지배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9세기에는 이슬람 세력인 사라센인, 11세기에는 노르만족, 18세기에는 합스부르크 가문, 부르봉 왕조, 나폴레옹의 침략과 지배를 받았었다. 결국 1861년 다른 왕국들과 함께 시칠리아는 하나의 국가로 통일된다(허유회, 2008). 공식적으로 이탈리아 반도는 하나의 국가이지만, 남부와 북부 간의 정치적 긴장관계와 불균등 발전의 공간적 구도가 오늘날까지 유지되면서 남부는 북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정치로부터 여전히 통합되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다. 마피아의 탄생은 북부의 남부에 대한 정치적, 행정적 장악력이 떨어지는 상황과 더불어 시칠리아의 내부적 변화와도 긴밀히 연관된다.

19세기 초, 시칠리아의 농지소유구조는 급격하게 변화하는데, 대지주에게 종속된 농노들이 대지주 소유의 땅을 직접 경작해오다가 부재지주(不在地主)가 중간 관리자를 두면서 농노를 관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농노와 봉건영주 사이에서 중개인을 자처하는 토지 관리자인 가벨루티(gabellutti)가 등장한다. 이들은 토지를 관리할 뿐만 아니라, 시칠리아의 치안과 사법권을 도맡았으며, 신변 보호를 위한 군대까지 조직하였다. 이들은 정부의 대리인으로서 주민들에게 호의적인 인상을 주면서 시칠리아의 보호자 역할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작농을 착취하여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가졌다. 이들이 오늘날 마피아의 기원이다(허유회, 2008, 219). 물론 19세기 말 마피아의 기원이 된 세력이 현재의 마피아와 동일하지는 않다. 하지만 하나의 국가가 된 근대 이탈리아에서도 남부와 북부 간 불균등발전에 기반한 공간적 경로의존성이 유지되면서 이로 인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마피아의 의존의 공간이 형성되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부와 남부 사이에 형성된 불균등 발전의 원인을 단순히 두 지방간의 지리적 거리나 북부 지방의 남부 지방에 대한 차별적 인식5)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Clough and Livi, 1956). Clough and Livi(1956)는 이탈리아의 불균등 발전의 원인을 두 지역 간의 물적, 인적 자원의 차이를 비교한다. 먼저, 물적 차이는 자연지리적 차이를 가리킨다. 북부에 위치한 포 계곡(Po Valley)은 동서방향으로 약 750km 길이이고, 포 강 유역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농업이 주력산업인 남부에 비해서도 토양비옥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대표 농업지역이다. 알프스 산맥으로부터 흘러 내려온 물이 포 강과 여러 지류를 형성하여 북부의 내륙 지역들을 이어주면서 섬유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다. 반면에 남부는 내륙하천이 없다. 광물자원의 경우, 북부는 철광석이 풍부하여 제련업과 금속공업이 발달할 수 있었지만, 남부는 유황, 납, 아연이 풍부하나 이 자원들은 산업화의 핵심자원인 철광석에 비하여 “지역을 근본적으로 변화”(Clough and Livi, 1956: 341)시킬 수는 없었다. 이처럼 남북 간의 자연지리적 차이는 산업발전 초기단계에 북부가 남부보다 제조업을 유치하기 유리한 조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인적 측면이다. 북부는 남부에 비하여 자본주의가 발달한 국가들(대표적으로 영국, 독일, 프랑스)과 지리적으로 인접했고, 이들 국가와의 교류가 빈번했다. 이러한 잦은 교류를 통하여 자본주의 ‘문화’를 북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었고, 특히 베니스, 제네바, 밀라노 등의 대표적인 북부도시들은 중세와 르네상스 시기부터 이미 개방적인 도시문화가 형성되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문화에 대한 친밀성이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남부의 대지주들은 농업을 기반으로 봉건적 생산양식을 지향하면서 상업과 공업에 대하여 폄하 내지 적대적인 자세를 취했었다. 저자들은 “경제성장의 전제조건”(Clough and Livi, 1956: 337)으로서 통일을 이룬 1861년 당시 교통 인프라 통계자료를 주목하는데, 남부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1인당 철로는 5분의 1, 도로는 3분의 1을 갖고 있음을 밝히면서 이미 남북 간에 불균등 발전 패턴이 있었음을 환기했다. 이어서 철도 부문에 대한 국가재정 지출을 남부와 북부로 구분하여 1871년부터 1898년까지 10년 단위로 비교하면서 남부로의 지출이 북부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 상황이었음을 밝힌다. 이는 남부와 북부 간의 불균등 발전의 원인이 자연지리적 요인으로만 돌릴 수 없으며, 북부에 근거한 지배세력이 남부보다는 북부의 발전을 위하여 국가정책의 ‘공간선택성(spatial selectivity)’(Park, 2005)이 작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50년대부터 이탈리아 중앙정부는 “경제통일”의 차원에서 남부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지만, 남부는 실질적 발전보다는 북부에서 생산한 좋은 제품을 팔기 위한 시장이자 값싼 노동력을 사용하기 위한 ‘내부식민지’로 전락했다(González, 2011: 65).6) 1990년대 들어서 본격화된 신자유주의적 재편 속에서 금융, 산업, 공공부문에서의 민영화 바람이 불면서 남부경제는 추가적인 타격을 받았고, 남부지역의 ‘저발전(underdevelopment)’은 자원에 대한 “활용률이 떨어져서(underutilization)” 발생한 것으로 불균등발전 담론의 프레임이 바뀌었다. 즉, 이전까지 남부문제가 ‘국가적 문제’로서 중앙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했던 것과는 상반되게 공공지출을 담당하는 남부 공공기관들의 비효율성만 해결되면 사라질 문제로 재규정된 것이다. 이는 앞서 인용한 논문에서 확인한 불균등 발전의 복잡다단한 사회경제적 요인들을 단순화시키고, 중앙정부의 책임을 회피시켰다. 더불어 북부를 정치적 기반으로 한 우익 정당인 북부리그(Northern League)를 중심으로 북부가 다른 지역보다 많은 세금을 낸다는 점을 부각한 “북부문제”라는 새로운 스케일 내러티브를 동원하여 남부문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축소하자는 사회적 여론이 확대되었다(박인권, 2003: 101-102; González, 2011: 68, 71-72).

2000년대 들어서도 불균등 발전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이탈리아 북부의 주요 주는 1인당 소득이 3만 유로를 넘었다. 특히, 롬바르디아의 1인당 소득은 3만 8500유로, 에밀리아로마냐는 3만 5800유로로 북부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남부는 시칠리아가 1만 7700유로, 칼라브리아가 1만 7400유로 정도로 북부 소득의 절반에 그쳤다(동아닷컴, 2020.03.18.). 이탈리아 북부의 8개 주의 총생산은 이탈리아 전체 국내총생산의 55%를 차지한 반면, 남부의 8개 주는 전체 소득의 25%에 불과하다(KOTRA, 2020.03.05.; 주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 2020.06.30. 접속). 2019년 이탈리아의 구매력을 나타낸 지도(그림 2)는 남북 격차가 줄어들지 않았음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7) 이상 확인했듯이, 남부와 북부로 나뉜 불균등발전의 역사적, 공간적 특성과 긴밀히 연관된 마피아의 탄생은 마피아 문제가 일회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이며, 또한 공간적 현상임을 다음 항에서 확인한다.

https://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1-056-01/N013560102/images/geo_56_01_02_F2.jpg
그림. 2

이탈리아 남북의 구매력 차이(출처: 래딧(reddit) 2020.6.30. 접속)

2) 이탈리아 마피아의 의존의 공간 형성

이탈리아 마피아가 탄생하게 된 토양은 앞서 확인한 이탈리아의 불균등발전 패턴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1861년 통일 이후, 이탈리아의 중앙정치를 점한 북부 세력은 남부지역에 대한 행정적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남부에는 권력의 진공상태가 형성되었고, 이러한 정치적 상황은 남부 지역의 저발전이라는 경제적 상황과 상호 결합되면서 남부를 근거로 한 마피아 세력으로 채워진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일례로 앞서 Clough and Livi(1956)가 언급했듯이, 남부는 유황이 풍부했다. 특히, 남부의 대표적인 유황 매장지는 마피아의 본거지인 시칠리아였다. 유황은 19세기 이전까지는 자원으로 인식되지 않았지만, 19세기 후반부터 제철기술을 비롯한 공업과 화학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이게 되었고, 시칠리아는 세계유황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매장량이 풍부했다. 이처럼 유황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유황채굴과 수출을 담당하는 경제활동 행위자들은 국가의 법집행 기능이 떨어진 공간에서 자신들의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보장해줄 세력이 필요했다. 유황뿐만 아니라 시칠리아 농업의 대표 수출품인 감귤류를 수출하는데도 누군가의 보호가 필요하였다. 그리하여 이들을 보호할 세력으로 시칠리아 마피아가 출현하게 된다(Buonanno et al., 2015).

이처럼 이탈리아 남부지역에서는 보호자로서의 역할이 마피아에게 주어지면서 그들에게 남부지역을 기반으로 콕스가 개념화한 ‘의존의 공간’이 형성되었다. 범죄를 포함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대가로 주민과 기업들로부터 금전을 받는 마피아의 생태(生態)를 설명하기 위하여 제안된 소위 ‘보호이론(protection theory)’(Gambetta, 1993)은 어떻게 마피아가 남부지역에서 다른 사회세력이 아닌 자신들이 의존의 공간을 형성했는지를 설명하는데 유용하다. 보호이론에 따르면, 논리적으로 마피아에게 금전을 지불하는 것보다는 주민과 상인들 스스로 자경단을 조직하여 공동의 위협에 맞서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압도적인 물리적 폭력수단을 갖고 있는 마피아에게 자경단 수준으로 맞서기는 어려우며, 또한 ‘마피아 전쟁’과 같은 범죄조직들 간의 영역투쟁에서 주민과 상인들은 절대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에 결국 마피아로부터의 보호를 받게 되었다고 분석한다(Skaperdas, 2001: 184). 1950년대 이전까지 실제 중앙정부는 공공질서유지를 명목으로 마피아에게 남부지역에 대한 백지위임장을 준 것이나 다름없었으며, 지역정치인들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마피아 두목의 지지가 필요하게 되면서 정부-정치인-마피아 간에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었다(Arlacchi, 1979: 57). 백 년이 넘도록 남부 지역사회의 일상 영역 깊숙이 착근된 마피아와 이들이 구축한 의존의 공간 안에서 지역주민과 상인, 기업과 마피아 간의 관계를 ‘보호와 강탈’이라는 단순한 이분법적 잣대로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특정 지역에서 마피아의 장소의존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앞서 언급한 마피아 우두머리가 지역의 자선가가 되는 상황이 가능한 것이다.

보호자로서 마피아의 역할은 통계자료를 활용한 최근 연구(분석의 초점은 마피아가 점유한 지역과 통상적 범죄(ordinary crime) 발생률 간의 상관관계)에서도 확인되듯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Aziani et al., 2020). 하지만 마피아는 자신의 의존의 공간이 위협받게 되면서 새로운 역할을 개척한다. 바로 ‘기업가적 마피아’(Arlacchi, 1979)로서의 변신이다. 마피아가 기업가적 특성을 갖게 된 계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내재적 요인으로는 당시 남부지역의 경제적 쇠락으로 인하여 남부 정부가 걷었던 세금의 일부가 마피아에게 들어갔던 상황에서 세금이 줄어들자 마피아도 경제적 타격을 받았고, 외재적 요인으로는 1950-60년대 중앙정부의 전국적인 마피아 탄압 캠페인을 들 수 있다. 그리하여 1970년대부터 마피아는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기보다는 협박을 통하여 경쟁에서 잠재적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방식으로 기업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Arlacchi, 1979: 67, 69).

언론에서 마피아는 주로 비합법적 경제활동(마약거래, 돈세탁, 사채, 납치 등)에만 가담하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오늘날 마피아는 여러 합법적 경제 부문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특히, 의존의 공간의 형성과 관련된 대표 분야로 건설업을 들 수 있다.8) 오늘날 시칠리아 지역경제에서 건설업의 비중이 높다. 건설업은 건조환경(built environment)을 세우기 위한 공간을 필연적으로 필요로 하며, 토지 및 부동산과 관련된 교환가치를 위한 공간으로 전환시킨다. 따라서 건설업을 통하여 수익을 얻는 세력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 어려워지게 되는 장소의존성이 높아진다(박배균, 2009: 62-63). 높은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건설업의 비중이 높은 상황은 시칠리아 지역경제구조에서 기업들의 크기가 대체로 소규모이고, 기술발전 수준이 낮고, 공공부문 비중이 높은 것과 상호 연관된다(Lavezzi, 2008: 208). 기업은 마피아로부터의 강탈을 우려하여 기업의 크기를 확대하지 않고, 기술 부문에 투자하지 않게 되었고, 공공부문의 비중이 높다는 사실은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건설업을 포함한 공공사업 부문의 경쟁입찰에서 마피아가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행사하여 자신들이 사업권을 가져가거나 자신들에게 공적자금이 흘러가도록 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Sciarrone and Storti, 2014: 42).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 이탈리아 불균등발전의 산물인 남부문제와 마피아는 불가분의 관계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던 보호이론을 제시한 Gambetta(1993)를 비롯한 마피아 연구자들은 마피아는 남부지역 특유의 빈곤문화로부터 파생되었고, 남부를 넘어서 활동하기는 어려운 예외적 집단으로 간주해왔다(Sciarrone and Storti, 2014: 41)는 점에서 마피아의 의존의 공간은 남부에 국한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마피아의 영역은 고정적이지도 불변하지도 않다. 우선, 남부와 인접한 지역으로의 진출을 주목할 수 있다. 중부지역에 가까운 아풀리아(Apulia)와 바실리카타(Basilicata)는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높은 경제성장이 예상된 지역이었고, 마피아 활동이 드물었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서면서 담배밀수 중계지로서의 기능이 중요해지고, 1980년 11월 이 두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정부의 위기관리능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마피아들은 구호기금과 정부의 재건자금을 횡령하고자 이 곳으로 본격 진출하였다(Pinotti, 2015: F213). 그리하여 두 지역에서는 범죄율이 증가하였고, 범죄조직들은 민간기업인들로 하여금 생산적인 투자를 좌절시켰으며, 정부기관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공공조달(public procurement) 과정에 개입하여 부당 이득을 누렸다(Pinotti, 2015: F205). Pinotti(2015)의 계산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마피아들의 활동으로 인하여 두 지역의 1인당 GDP는 무려 16%가량 감소했다.

남부보다 우월하다고 자부해온 북부 사람들은 북부지역은 마피아와는 관계없는 곳으로 생각해왔지만, 아래 인용한 소설의 등장인물의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그들의 집단인식의 기저에는 마피아의 북상에 대한 두려움이 오래 전부터 존재했었다.

“어쩌면 이탈리아 전체가 시칠리아처럼 변해 가는지도 모른다. … 과학자들은 야자수 경계선, 즉 야자수가 자라는 데 적합한 기후가, 내 기억이 맞다면, 매년 500미터씩 북상한다고 말한다. … 야자수 경계선 … 나는 그것을 커피 경계선, 진한 블랙커피 경계선이라 부른다. … 그것이 수은주처럼 솟아오른다. 이 야자수 경계선, 이 진한 커피 경계선, 이 스캔들 경계선이 이탈리아 전역에 걸쳐 북상 중이며 이미 로마를 관통했다”(노시내 옮김, 2017: 328; Sciascia, L., 1961).

인용한 소설은 1961년에 출간되었지만, 20세기 후반동안 마피아는 남부에 고착된 현상으로 간주되다가 남부와 인접한 중부지역을 넘어서 결국 이탈리아 정치와 경제의 중심인 북부까지 확장하기에 이른다. 2010년 이탈리아 마피아척결수사본부는 마피아 조직이 이탈리아 북부 지역의 기업, 지방정부와의 연계를 통해 정치 및 행정 영역에 침입했다고 보고했다. 특히, 마약 밀매를 통해 얻은 수익을 은행이나 기업과 같은 합법적 기관을 통해 세탁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Reuters, 2010.11.23.). 또한 이탈리아 조직범죄연구소가 출간한 “북부의 마피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은드란게타는 북부 소도시가 경찰도 적고 시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요구되는 투표자의 수가 적다는 점을 이용하여 지방정부와 결탁하여 마피아 활동에 필요한 사업 분야를 장악하는 방식으로 이탈리아 북부의 지역경제에 침투한 것으로 보고되었다(연합뉴스, 2014.06.27.). 2017년 이탈리아 사법부와 경찰들이 조직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진행한 회의에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밀라노를 포함한 롬바르디아 지역과 로마가 속한 라치오가 나폴리와 시칠리아 수준으로 마피아가 침투하게 될 것으로 경고하였다(The Local, 2017.11.24.). 앞서 Lavezzi(2008)가 분석하듯이, 더 이상 기술 수준이 낮은 지역만이 마피아가 성장하기 좋은 조건은 아니며, 마피아는 그들이 착취하고 개발하기에 유리한 곳, 매력적인 시장이 있다면 남부를 벗어나 북부로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Sciarrone, 2014).

이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마피아의 이동성은 이탈리아 북부에서만 확인되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주변 유럽 국가들과 더불어 북미와 남미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확인된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마피아의 범죄기록을 축적한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출신의 마피아 활동은 스페인, 독일, 네덜란드에서 가장 집중되고 있으며, 콜롬비아, 알바니아, 벨기에, 스위스, 캐나다, 프랑스를 합한 총 9개국은 보고된 마피아 활동의 총 3분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에는 카모라, 독일에는 은드란게타, 베네수엘라에서는 코사 노스트라, 알바니아에는 사크라 코로나 우니타가 각 국가별로 지배적인 세력으로 확인되었고, 네덜란드에서는 이들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높게 나타났다(Calderoni et al., 2016: 421). 이들 국가들에서 마피아 활동이 집중적으로 나타난 핵심이유는 국제마약거래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Calderoni et al., 2016: 425).9)

이상 확인한 이탈리아 마피아의 사회공간적 특성은 다음 절에서 살펴볼 이탈리아의 다양한 코로나 위험경관에 대한 배경적 이해가 된다.

4. 이탈리아 마피아가 생산한 세 가지 유형의 코로나 위험경관

3절에서 논의한 이탈리아의 남북간 불균등발전과 마피아에 관한 사회공간적 이해를 바탕으로 4절에서는 코로나 위기에서 이탈리아 마피아가 생산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는 상호 모순된 위험경관들의 형성과정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나쁜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이다. 팬데믹 대처 능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북부 지역에서 코로나 사태가 발발하고, 정부가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피아는 북부의 의료 및 보건 산업과 행정영역에 침투하고, 마약유통망을 북부까지 확장시킨 시도들을 주목한다. 둘째, 좋은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이다. 이탈리아 남부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실업자가 된 비정규직 노동자부터 불법 이주민까지 주민들이 극빈층으로 내몰리자 마피아가 주민들에게 무료로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제공하고, 재정지원을 하면서 정부의 대안으로 간주되는 상황을 주목한다. 셋째, 이상한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이다. 유럽회원국들은 이탈리아에 지원할 경제회생기금이 마피아의 손아귀에 들어갈 것을 우려하여 지원을 주저하는 반면에 이탈리아 정부는 경제회생기금을 받기 위하여 기금을 받지 못할 경우 마피아 세력이 더 커질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양 측 입장이 대립하는 상황과 이탈리아를 벗어나 유럽을 무대로 초국가적으로 활동하게 된 마피아를 통하여 이상한 놈으로서 마피아의 위치성을 확인한다.

1) 나쁜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

이탈리아의 확진자 수가 코로나 사태 초기에 급격하게 늘어난 지역은 북부지방이었다. 2020년 2월 21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이탈리아 정부는 북부 롬바르디아와 베네토를 주민이동을 통제하는 레드존으로 지정한다(Sebastiani et al., 2020; Remuzzi and Remuzzi, 2020; Gatto et al., 2020). 이와 같이 이탈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확산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북부가 남부에 비해 의료 인프라가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는 믿음에 균열을 일으켰다. 3월에 들어서 북부 지역은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의료진, 의료장비, 병실이 부족한 상황에 놓였으며, 특히 롬바르디아는 주(州)내 병원에 준비된 중환자 병상이 800여 개에 불과하고, 긴급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1천여 명을 넘어서면서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속출했다. 게다가 필수의료장비의 부족은 의료진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이어지면서 의료진이 더욱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SBS, 2020.03.10.).

경제적으로 부유한 북부 지역은 의료체계 또한 경제적 수준에 상응할 것이라는 믿음이 코로나 사태로 무너지자 북부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의 도시 베르가모의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들이 총리를 비롯한 내각 장관 6명을 고소한 사건은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Newsis, 2020.08.14.). 그림 3의 황색으로 칠해진 북부지역은 그림 2처럼 ‘부유한 북부’를 동일하게 가리키지만, 이 지도는 북부가 코로나 위험이 높은 지역으로 여행을 자제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 위기와 위험한 공간으로 인식된 북부 지역을 마피아들은 위험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증진시킬 기회로 인식했다. 이러한 마피아의 인식에 기반한 실천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기존 남부 중심 마약 거래망의 북부 지역으로의 확대, 둘째, 코로나 사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의료 및 보건 부문에서의 마피아 침투를 들 수 있다.

https://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1-056-01/N013560102/images/geo_56_01_02_F3.jpg
그림. 3

이탈리아 북부 황색경보 지역(출처: 외교부 여행경보지역 2020.09.07. 접속)

코로나 사태에서 이탈리아 마피아의 핵심사업인 마약산업이 번창하였다. 코로나로 인해 항만하역장의 감시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마피아는 이전보다 쉽게 마약을 반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The Guardian, 2020.4.25.). 마약 거래가 적발된 항만은 주로 이탈리아 남부지역이었다. 남부의 지오이아 타우로 항구에서 코카인 밀수입을 시도한 은드란게타 조직원이 적발되었고, 풀리아의 바리 항구나 나폴리의 살레르노 항구에서도 마약 반입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국내 유입된 마약은 이동제한령으로 인해 마약을 비축하려는 사람들의 수요와 조응했고, 이탈리아 북부까지 마약이 운반되었다(OCCRP, 2020.05.20.; 조선일보, 2020.03.31.). 심지어 마피아는 마약을 집으로 배달하고자 피자배달로 위장하여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The Guardian, 2020.04.25.). 이와 같이 마피아는 코로나 사태를 기회로 수도 로마를 포함한 마약으로부터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북부까지 침투하여 전국적인 마약 유통망을 체계화할 수 있었다(조선일보, 2020.04.19.; ANSA, 2020.10.20.).

다음으로 마피아는 코로나와 직접 관련된 방역부문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불량제품인 의료장갑, 의약품을 생산, 유통할 뿐만 아니라 위조 마스크를 만들어 팔았다(VICE, 2020.08.31.; 주간조선, 2020.04.13.). 카모라는 불량 안면 마스크 3,000개 이상을 제작했다가 경찰에 적발되었다(VICE, 2020.08.31.). 은드란게타는 코로나 사태로 극심한 피해를 겪는 롬바르디아 지역의 열악한 의료장비 보급상황을 이용하여 마스크와 개인보호장비의 가격을 높여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했다. 이러한 정황은 은드란게타 조직원이 마스크와 개인보호장비의 가격을 부풀려 팔기 위해 해당 상품들의 재고를 찾는다는 정보를 포착한 밀라노의 마피아 수사관에 의해 밝혀졌다(Los Angeles Times, 2020.07.24.). 더불어 은드란게타는 북부도시 파비아의 보건국장을 매수해 자신들의 연락책으로 삼으려는 시도를 했는데, 공중보건시스템이 제공하는 공중보건의료서비스를 활용하여 구급차 환자이송, 혈액, 사체 운반 관련 정보 등을 독점하여 수익을 얻으려 한 것이다(Financial Times, 2020.07.09.). 공중보건의료서비스는 중앙정부로부터 자금이 지급되지만, 지급된 자금이 지역별로 운용되기 때문에 지역 공무원과 결탁함으로써 수십억 유로의 수익을 도모할 수 있었다(Financial Times, 2020.07.09.).10) 코로나 방역과정에서의 마피아의 개입은 이탈리아 국민들을 코로나로부터 보다 취약하게 만들었다.

본 1항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이용해 수익을 확보하려는 마피아 활동을 통하여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나쁜 놈으로서의 마피아를 재확인했다. 특히, 정부의 행정력의 틈새(항만, 보건 등)를 파고든 마피아는 ‘마피아 불모지’였던 북부지역으로의 영향력 확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 좋은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

2020년 4월 6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된 이탈리아 코로나 확산을 예측한 연구(Gatto et al., 2020)에서는 교통망과 정부의 봉쇄조치를 모델링의 핵심변수로 두고, 북부에서 남부로의 전염병의 공간적 확산 경로와 속도를 예측했다. 이 연구에 실린 모델링 지도(그림 4)는 교통망과 이탈리아 정부의 봉쇄조치라는 의사결정만이 작동하는 일종의 유클리드 공간(Euclidean space)을 구현하고 있다. 즉, 이 공간에서 남부의 코로나 상황은 정부의 봉쇄조치를 통하여 통제가 가능하다는 전제가 기입되면서 정부 이외 다른 행위자들이 코로나 상황에 개입할 가능성은 봉쇄된다. 예컨대, 앞서 1항에서 확인한 북부 지역에서 나쁜 놈으로서 활동하는 마피아가 남부 지역에서는 좋은 놈으로서 코로나 사태로 취약해진 남부 주민들을 도움으로써 확산을 지연 혹은 막는 경우의 수는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좋은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몇 개의 변수들11)로 작동하는 유클리드 공간이 아니라 지역불균등발전을 포함한 역사적, 지리적 차이들을 매개로 생산된 사회적 공간(social space)(최병두, 2018)으로서 이탈리아 남부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3절 2항에서 남북간 지역불균등 발전을 역사적으로 조망한 이해를 바탕으로 남부 지역의 최근 저발전 상황을 간략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https://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1-056-01/N013560102/images/geo_56_01_02_F4.jpg
그림. 4

Gatto et al.(2020)의 모델링에서 교통망 변수 설명 부분을 캡쳐함(출처: Gatto et al., 2020: 10487)

남부 지역에서도 지중해와 접한 항구도시는 무역업과 관광업이 발달했지만, 내륙에는 낙농업과 원예농업이 주력 산업이다(Alampi, 2007: 19). 하지만 산업화로 인해 전통농경사회가 해체 및 재편되는 과정에서 농업에 기반한 지역의 경쟁력은 상당히 떨어졌다. 특히, 농산물을 수출하는 칼라브리아는 스페인, 그리스, 아프리카 북부에 걸친 지중해 국가들과의 경쟁에 노출되었다. 이로 인해 남부 지역은 농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발생하고(Arlacchi, 1979: 65-66), 산업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일자리도 미비하면서 실업률이 상승했다. 그리하여 남부 주민들은 일자리를 찾아 북부로 이동하거나 이주하지 않은 주민 중 다수는 실업자로서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하경제 영역으로 유입되었다. 결과적으로 남부 지역에서 세금이 부과되는 공식적인 소득이 감소했고, 중앙정부에서 자유무역 정책의 일환으로 북부 지역에 세금 우대 정책을 펴자 남부 주민들은 북부에서 감당해야 할 세금까지 일부 이양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었다(Alampi, 2007: 19-20).

이처럼 취약한 경제구조 하에서 코로나 사태는 남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극빈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높였고, 비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실직자나 영세 자영업자 또한 강도 높은 이동제한령으로 인해 뚜렷한 수입원이 없어지면서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였다(연합뉴스, 2020.03.31.; 연합뉴스, 2020.06.16.). 고용계약이 없는 불법 노동자로 분류된 약 370만 명이 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잃게 된다면 절대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었다(주간조선, 2020.04.13.; MBC News, 2020.07.02.). 이처럼 상이한 사회경제적 층위로 구성된 북부와 남부 주민들은 동일한 코로나 사태에서 다른 반응을 나타날 수 있다. 즉, ‘부유한 북부’에서의 주민들은 방역조치를 제대로 못한 점을 이유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면, 아래에서 보듯이 남부 주민들은 생계를 핵심의제로 한 반응이 나타났다.

코로나 사태 발발 초기인 3월 경 시칠리아의 팔레르모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식료품점을 강탈하면서 “물건 값을 지불할 돈이 없다!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한다!”(연합뉴스a, 2020.03.29.)라고 외쳤다는 외신보도는 이동제한령으로 사업장이 폐쇄되면서 북부와 달리 당장 소득수준이 열악한 남부 지역 주민들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빵을 달라”는 남부 주민들의 외침은 소위 ‘식빵 폭동’이라는 사회적 소요로 이어질 수 있었다(연합뉴스a, 2020.03.29.; 연합뉴스, 2020.03.31.). 이처럼 생계형 범죄가 증가하고, 사회적 불만이 고조되면서 남부 지역 일부에서는 총으로 무장한 경찰이 식료품 가게를 방비하기에 이르렀다(조선일보, 2020.03.31.). 팔레르모의 시장은 만일 사태에 대비해 거리에 경찰을 배치했다(뉴스1, 2020.03.31.; askanews, 2020.06.04.). 10월 말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감염의 두 번째 물결로 불릴 만큼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자 이탈리아 정부는 부분적 이동제한을 강화하였다(The Local, 2020.11.04.). 특히,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 지역에서는 빈센초 데 루카 주지사가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주민들을 자극하여 시위를 촉발시켰고(The Guardian, 2020.11.01.), 감염자가 많이 발생한 나폴리에서도 시위대와 경찰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였다(BBC, 2020.10.24.).

이처럼 남부지역의 치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하는 한편으로 정부는 43억 달러의 연대기금을 모아 수백 개의 자치단체에 분배하고, 연대기금이 불충분하다고 밝힌 남부 지역 도시들에 추가적으로 4억 4천만 달러를 제공하였다(MENAFN, 2020.03.30.). 하지만 남부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더라도 당분간 고객 유치는 어려울 것이며, 당장 수입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BBC, 2020.03.05.). 이에 이탈리아 내각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마련해 250억 유로의 지원 계획을 승인하였고, 지원 계획 가운데 남부 기업의 신규 채용과 전 직원 사회보장기여금 30% 절감(세금 혜택) 등과 관련된 특별 조치를 포함하여 남부 지역의 기업과 노동자를 돕는 노력을 하였다(Anadolu Agency, 2020.08.08.). 하지만 본 논문을 작성 중인 11월 중순을 기점으로 정부가 시행한 정책의 수혜는 이미 부분적인 법적 보호를 받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자영업자나 비공식 지하경제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Financial Times, 2020.11.16.).

역설적이게도 남부의 저발전이라는 구조적 요인과 맞물려 탄생한 마피아는 정부의 남부 지역에서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이 부족한 상황을 보완해주는 ‘좋은 놈’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들의 활동은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존을 돕는 것과 경제활동을 돕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마피아는 캄파니아, 칼라브리아, 시칠리아, 풀리아 등 남부 지역 중에서도 최빈곤 지역을 중심으로 생계지원활동을 펼쳤다(The Guardian, 2020.04.10.). 마피아는 봉쇄 조치가 시행되자 농민, 가사노동자, 심지어 세금을 내지 않는 불법이주민에 이르는 남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식량을 나누어주고 생필품을 제공하였다. 나폴리에서 카모라는 지역주민의 집으로 직접 음식을 배달하였고, 때때로 300유로에서 400유로에 이르는 재정적 도움을 개개인에게 제공하기도 했다(The Conversation, 2020.05.15.). 다음으로는 주민들의 경제부문과 관련한 마피아의 지원활동이다. 마피아는 높은 이자율 없이 대출을 제공함으로써 소규모 공장, 상점, 레스토랑, 술집 등 도산 위기에 처한 기업가와 자영업자들에게 현금지원을 하였으며, 파산 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인수하기도 하였다(Young Fabians, 2020.05.21.; 연합뉴스, 2020.03.29.). 관광업이 지역경제의 핵심인 구조에서 여행객이 줄어들면서 운영이 어려운 숙박업소와 레스토랑을 마피아는 자신들의 법률회사를 통해 사들였으며, 남부 주민들도 그들에게 파는 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겼다(BBC, 2020.05.04.). 카모라는 은행이 제공하는 금리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제공하였다(The Guardian, 2020.04.25.). 시칠리아 팔레르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하루 종일 가게에 앉아 마피아 조직원들이 닫힌 문을 두드려주기를 기다린다”(BBC, 2020.05.04.)고 말한 것에서 보듯이, 마피아의 인수나 저리의 대출을 범죄조직이 지역경제의 위기를 활용하여 지역주민들로부터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 확인된다.

3절에서 밝혔듯이, 백여 년 동안 마피아는 남부 지역을 자신의 의존의 공간으로 형성해왔다. 이러한 의존의 공간 안에서 마피아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는 ‘보호와 강탈’이라는 이분법으로 양단할 수 없는 긴밀한 관계가 형성되어왔고, 마피아 두목은 범죄조직의 지도자와 지역의 자선가라는 야누스의 얼굴을 갖게 되었다. 따라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면서 언론을 통하여 보도된 ‘좋은 놈’으로서의 마피아 활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부의 저발전과 이러한 저발전 구조에서 잉태된 마피아가 남부 지역과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된 과정에 대한 역사적, 공간적 접근이 필요하다. 시간적 범위를 코로나 사태에 한정해서 본다면, 절대빈곤으로 빠질 위기에 처한 남부 지역주민들에게 마피아의 지원은 긍정적인 도움이 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적 범위를 코로나 사태 이후까지 내다본다면, 다른 위험들과의 관계 속에서 좋은 놈으로서의 행위를 재고할 여지가 있다. 가깝게는 베네토, 캄파니아, 투스카니, 풀리아를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 이루어진 9월 지방선거에서 마피아의 정치적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것부터12) 장기적으로는 마피아를 ‘의로운 도적’이라는 사회적 이미지를 조성하여 남부 지역 청년들로 하여금 마피아의 합류를 유도할 수 있다(Urban Violence Research Network, 2020.05.18.). 즉, 이탈리아 남부에 상존하는 위험이자 지역의 발전을 막아왔던 조직범죄를 지속시키는 딜레마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좋은 놈으로서의 마피아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보다 근본적으로 남북간 불균등발전과 마피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적극적 역할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3) 이상한 놈으로서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

1항과 2항에서는 마피아가 생산한 코로나 위험경관이 북부 지역에서는 나쁜 놈으로, 남부 지역에서는 좋은 놈으로서 마피아가 인식되었음을 확인했다. 이는 남북을 기준으로 형성된 지역 불균등발전 패턴이 좋은 놈과 나쁜 놈이라는 대립되는 위험경관의 생산과 공간적으로 조응했기 때문이다. 3항에서는 세 번째 유형인 ‘이상한 놈’으로서 이탈리아 마피아가 생산한 위험경관을 살펴본다. 마피아를 이상한 놈으로 지칭한 이유는 이탈리아 국가 안에서 좋은 놈, 나쁜 놈으로 분석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새로운 상황들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탈리아’ 마피아가 함축하듯이 이탈리아 국내에서만 활동할 것을 전제로 한 마피아 세력이 1)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서는 초국가적 활동을 전개하고, 2) 이탈리아 본토를 관할하는 국가기구뿐만 아니라 유럽연합과 같은 국가 상위 정책기구가 회원국인 이탈리아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서 비롯된다.

유럽연합은 코로나 19로 초래된 피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EU 회원국이 함께 보증하는 공동채권, 일명 ‘코로나 본드’ 발행을 검토했다(머니투데이, 2020.04.23.). 이 채권의 발행은 코로나로 경제적 피해가 심각한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를 비롯한 9개 국가의 요구를 수용하여 경제회복기금 마련 방안으로써 제안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본 회원국들이 저리로 돈을 대출하여 병원을 지원하거나 기업의 도산을 막는 데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유럽연합 내에서는 각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채권 발행에 대한 의견이 양분되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회원국들은 채권을 통해 신용하락의 위험을 줄이고, 경제 상황이 회복되기를 기대하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된 회원국의 경우 오히려 신용도가 하락하거나 채권발행으로 인한 재정 부담이 가중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오스트리아를 비롯하여 재정 건전성이 높은 국가들은 공동채권을 발행할 경우, 남유럽 국가들의 부채를 자국민의 세금으로 부담하게 된다며 채권 발행에 반대했다(한국일보, 2020.06.01.). 한편, 북・서부 유럽국가들은 별도의 채권을 발행하기보다는 유로존에서 보유한 유로안정화기금의 활용을 주장했으며(머니투데이, 2020.04.23.), 특히 네덜란드는 공동채권 발행을 논의하기에 앞서 남유럽 국가의 재정완충장치를 살펴볼 것을 강하게 피력했다(시사저널, 2020.05.31.). 이러한 반응들에 대하여 이탈리아 콘테 총리는 그리스를 고강도 긴축재정에 빠뜨렸던 유로안정화기금에 거부감을 보이며 절충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포르투갈 총리인 안토니오 코스타는 “구역질나는 발언”이라며 네덜란드의 재무부 장관을 비난했다(시사저널, 2020.05.31.). 유로존 공동채권발행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서・북부 유럽과 남부 유럽의 경제적 격차로 인해 쉽게 결론지어지지 않았지만, 결국 유럽연합의 자체 연간예산으로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유럽연합 회원국이 경제 회생 기금을 별도로 마련하자는 원칙에 모두 동의하였다(YTN, 2020.06.29.).

공동채권 발행은 합의를 이루었지만, 코로나 본드 발행으로 마련한 경제회생기금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두고서 또다시 각국의 입장이 대립하게 된다. 독일을 비롯한 북・서부 유럽국가들은 금전적 지원을 대출금 형태로 상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이탈리아를 위시한 남부 유럽국가들은 국가 부채를 고려했을 때, 대출금을 반납하는 것이 매우 어려움을 강조하면서 이자는 지급하되 원금은 상환하지 않는 방식으로 지원금을 받아야 한다고 소원(訴願)하였다(매일경제, 2020.04.25.). 이처럼 의견이 대립되는 가운데 남유럽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북・서부 유럽 국가들이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EU 내부에서 갈등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독일은 지원금을 제공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파이낸셜뉴스, 2020.05.21.).13)

대신 경제회생기금의 운영 방식을 놓고서 의견이 나뉘었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회원국을 위해 사실상 보조금 형태로 자금이 지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기한 채권 형태로 제공해 이자만 내고 원금은 사실상 상환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다. 반면 독일, 네덜란드 등 비교적 상황이 양호한 북서부 유럽 국가들은 상환을 전제로 한 대출 형식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독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대출금과 지원금을 결합한 기금 조성 방안을 제안했다(파이낸셜뉴스, 2020.05.21.). 구체적인 기금 조성의 내용은 공동채권으로 약 7,500억 유로의 경제회생기금을 마련하고서 그중 5,000억 유로는 보조금으로, 나머지 2,500억 유로는 대출로 지원할 예정이며, 특히 코로나 피해가 심각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1,727억 유로, 1,404억 유로를 지원하는 것이었다(경향신문, 2020.05.28.). 이에 대해 소위 ‘검소한 4개국’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는 남유럽 국가에 대한 조건부 채권 지원을 요구하며 공동부담에 난색을 표했다(한국일보, 2020.06.01.).

논란의 시발점이 되었던 검소한 4개국의 완고한 입장은 남부 유럽과 북・서부 유럽의 명백한 경제력 격차에 기반을 두었다. 국제통화기금의 2018년도 세계정부부채보고서에서 따르면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는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가 각각 52.93%, 38.46%, 34.25%, 73.75%로 모두 90% 미만을 기록했다. 한편, 코로나 본드 발행의 수혜국에 해당하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각각 97.09%, 135.48%에 달하여 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가 상당히 높았다. 그리하여 검소한 4개국은 남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 건전성은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악화되어왔기 때문에, 긴축재정을 동반한 조건부 채권 지급이 형평성에 맞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대출금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북・서부 유럽과 악화된 경제 상황 속에서 대출 지원은 받을 수 없다는 남부 유럽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아시아경제, 2020.05.25.).

결국 치열한 공방 끝에 남유럽 국가들이 북・서부 유럽국가의 입장을 고려해 기존에 세웠던 계획보다 축소하여 지원을 받기로 합의하였다(NL Times, 2020.07.21.). 구체적으로 독일과 프랑스가 제안한 보조금 5천억 유로를 3억 9천억 유로로 절충했으며, 경제개혁, 노동시장 개선 등을 지원 조건으로 내걸어 지원을 받는 회원국이 합의된 내용을 따르지 않을 시 다수의 회원국이 제동을 걸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Voice of Korea, 2020.07.21.). 결국, 메르켈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를 견제해왔던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을 설득하는 데 성공한다(머니투데이, 2020.05.22.; 경향신문, 2020.07.22.). 결과적으로 유럽연합은 7,500억 유로의 경제회생기금을 마련하고, 이 중 3,900억 유로를 보조금으로, 나머지 3,600억 유로를 대출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기금의 조성으로 남부 유럽국가 중 코로나 사태로 가장 막대한 피해를 보았던 이탈리아가 최대 수혜국이 될 것으로 예측되었다(경향신문, 2020.07.22.).

이처럼 회원국들 간의 치열한 논쟁을 거치고, 앞으로 기금을 순조롭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마피아가 경제회생기금을 착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독일 언론을 통해서 제기되었다. 독일의 유력 언론인 디벨트(Die Welt)는 메르켈 총리가 재정지원에 관한 결정에 있어 엄격해져야 함을 촉구하면서 이탈리아의 요구에 대해 “연대는 관대해야 하지만 제한이나 통제 없이 그럴 수는 없다”면서 “이탈리아에는 마피아가 강력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 조직은 EU의 지원 세례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디벨트의 주장은 이탈리아 언론을 통해서 이탈리아 국내에도 전해지면서 이탈리아 사회에서 디벨트에 대한 반발 여론이 형성된다(Il Messaggero, 2020.04.09.). 디벨트의 주장에 대하여 이탈리아 내각은 독일은 이탈리아의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원조하지 않을 변명거리를 찾는다며 지적하였고, 이탈리아의 루이지 디 마요 외무장관은 “그런 부끄러운 발언은 EU를 가르고 동맹 관계에 불화를 가져온다”면서 “독일 정부가 그 발언을 비난하고 거리 두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Военное обозрение, 2020.04.09.; Independent, 2020.04.09.).

이탈리아 마피아 소탕에 대한 기본 입장은 동일하지만, 유럽연합이라는 이탈리아 영토 밖의 국가 상위 정책기구와의 관계 속에서 이들의 입장은 미묘한 차이가 형성된다. 앞서 이탈리아 내각과 외무장관은 독일 언론의 우려에 대한 반발에 그쳤지만, 이탈리아의 상원의원인 마테오 살비니는 “확실한 것은 우리가 남부지역 사람들을 지원하지 않으면 마피아가 이들에게 돈을 빌려줄 것”이라며 마피아에 의해 국가가 잠식될 수 있”(연합뉴스, 2020.04.10.)다고 주장하였다. 즉, 이탈리아 정부 입장에서 마피아는 타도의 대상이지만, 이 의원은 마피아를 타도해야한다는 규범적 입장을 강조하기보다는 유럽연합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으려는 실리적 목적을 위하여 마피아를 앞세운 것이다. 이처럼 이탈리아를 벗어나 유럽연합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스케일간 긴장(inter-scalar tension) 관계는 마피아를 나쁜 놈도 좋은 놈으로도 분류할 수 없는 이상한 놈으로서의 위치성을 부여받게 하였다.

이상한 놈으로서의 위치성은 이탈리아 마피아의 활동범위가 이탈리아를 넘어서 초국가적인으로 확장되는 것과도 관련된다. 1970년대부터 이탈리아 마피아의 거물급 보스들은 독일로 넘어가서 건설하청업체를 운영하였으며, 그들은 건설업체에 공사 금액을 청구한 이후 수수료를 뗀 남은 돈을 현금으로 돌려주며 돈세탁을 해왔다. 이들은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합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존재가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쾰른 경찰청 마피아 전담팀에 따르면, 독일의 대형건축현장은 이미 마피아의 영향 아래 있다는 것으로 밝혀졌다(시사저널, 2014.04.23.). 현재 독일에서는 이탈리아의 대표 마피아 조직들이 라인강 유역을 따라 지역별로 밀집되어 있다. 코사 노스트라는 쾰른과 부퍼탈, 카모라는 도르트문트, 뒤셀도르프, 은드란게타는 슈투트가르트, 만하임에 근거하고 있다(Sciarrone and Storti, 2014: 48). 또한 이들 조직은 다른 국가에서 형성된 범죄조직들과도 교류와 사업을 시작했다. 가령, 함부르크에서 이탈리아 마피아는 알바니아 출신 조직과 함께 기존에 마피아가 손대지 않던 매춘사업을 공동운영하고, 튀링겐과 라이프치히에서 은드란게타는 러시아 마피아와 교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Sciarrone and Storti, 2014: 51). 마피아의 활동범위는 이탈리아와 인접한 독일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그리고 동유럽 국가에 이르기까지 유럽 전역에 걸쳐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동유럽과 같이 경제 성장률이 높은 곳을 주된 목표 지점으로 겨냥하고 있으며,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구축되는 인프라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하여 시멘트 제조 및 운반부터 건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Politico, 2020.07.04.; Egypt Independent, 2019.04.11.).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 단어가 마피아이지만, 이제 마피아는 더 이상 이탈리아 내부의 고유한 현상이기보다는 ‘유럽적 현상’에 가까워졌다.

최근 국제형사경찰기구는 코로나19 상황실을 설치하여 국가와 상관없이 모두 마피아와의 싸움에서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으며, 유럽형사경찰기구인 유로폴(Europol)도 코로나 사태 속에서 마피아가 표준 이하의 마스크나 장갑을 제조, 거래하여 부당한 이익을 누리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유럽의 보건과 치안을 위해 마피아를 일망타진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Global Initiative Against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 2020; Politico, 2020.07.04.). “바이러스는 국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했으며, 마피아도 그렇지 않음을 입증했다”라는 이탈리아 경찰청 중앙정보국의 책임자인 주세페 거버날레의 말처럼 마피아는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들을 기민하게 넘나들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5. 나가며: ‘놈놈놈’으로서 다면적, 다층적 위험경관 연구를 지향하며

지금까지 마피아 범죄집단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코로나 위험경관이 재현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근대 이탈리아부터 시작된 남북 불균등발전 문제는 마피아 범죄조직이 이탈리아에서 자생하고 탄력적으로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사회경제적 토양이 되었으며, 이는 마피아가 이탈리아 남부를 중심으로 의존의 공간을 형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이탈리아의 독특한 사회공간적 맥락 속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등장은 마피아 범죄집단이 지리적 스케일에 따라 상이한 존재로 변주함으로써 다채로운 위험경관들을 생산했다. 예컨대, 이탈리아 북부에서 마피아는 보건 및 행정영역에 관여하고 마약 운송책을 맡음으로써 지역사회에서 척결되어야 할 ‘나쁜 놈’으로 인지되었다면, 남부에서는 정부에서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 지역주민 생계유지와 경제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좋은 놈’으로 재현되었다. 또한, 국가의 울타리를 벗어난 마피아의 활동은 유럽연합과 같은 국가 상위 정책 기구와의 관계 속에서 좋은 놈, 나쁜 놈으로 분류될 수 없는 ‘이상한 놈’의 양태도 확인했다. 정리하면, 본 연구는 마피아라는 이탈리아와 유럽에 상존해온 사회적 위험이 코로나 사태라는 전염병 위험과 결합된 새로운 위험경관이 생산되었음을 밝혔다.

본 연구의 주제목은 김지운 감독의 2008년 작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는 좋은 놈(정우성), 나쁜 놈(이병헌), 이상한 놈(송강호)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영화를 본 독자들은 알겠지만, 이 장면에서 세 인물은 중반부까지 보여주었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서의 개별성보다는 누가 먼저 총을 쏠 것인지에 대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중심으로 상호 연결된 관계성이 두드러졌다. 본 사례연구에서 밝힌 이탈리아 마피아의 상호 모순된 위험경관들(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또한 모순이라는 단어로 설명을 회피하기보다는 이탈리아 사회의 사회공간적 특성을 통하여 상호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놈놈놈’으로서 다면적, 다층적 위험경관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이론적, 정책적 시사점을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이론적 시사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의 위험경관연구에서 1) 단일한 위험보다는 복수의 위험들의 상관관계를 주목하고, 2) 방법론적 국가주의로부터 벗어나며, 3) 특정 사회세력의 사회공간적 이해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 둘째, 정책적 차원에서는 한국 정부 스스로 “K-방역”으로 지칭한 성공적인 방역모델을 통하여 강조된 대문자 K로 상징되는 국가의 역할뿐만 아니라 소문자 k로서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개인, 조직과 이들이 형성하는 사회공간적 특성들로 시야를 확장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지난 2020년 2월에 발생한 코로나 1차 대유행과 8월에 발생한 코로나 2차 대유행이 특정 공간을 중심으로 발발한 것과 달리 논문을 작성하고 있는 2020년 11월 말 현재를 기준으로 진행 중인 3차 대유행은 산발적인 형태로 발생하고, 내년에도 코로나 사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에서 국가의 전지전능한 (것으로 믿어왔던) 시점을 버리고, 다면적, 다층적 시야를 방역대책을 포함한 국가정책 수립에 투영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본 연구의 방법론적 한계를 간단히 밝히고 논문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본 논문의 연구방법은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필자들의 이동성이 심각하게 제약받게 되면서 인터넷을 매개로 한 문헌자료 분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위험경관 생산과 관련된 마피아와 코로나 바이러스, 이탈리아 정부의 방역정책, 이탈리아 사회 간에 형성되는 사회공간적 관계성을 내밀히 파악하는데 한계로 작용했다. 이와 같은 방법론적 한계를 보완할 후속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팬데믹 사태가 하루속히 진전되길 기원한다.

위험경관 개념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 논의는 본 학술지에 게재된 황진태(2016), 황진태 등(2019)을 참조 바람.

북부 이탈리아는 8개 주(州)(에밀리아로마냐(Emilia-Romagna),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Friuli-Venezia-Giulia), 리구리아(Liguria), 롬바르디아(Lombardia), 피에몬테(Piemonte), 트렌티노알토아디제(Treentino-Alto Adige), 발레다오스타(Valle d’Aosta), 베네토(Veneto))로 구성되며, 중부 이탈리아는 4개 주(라치오(Lazio), 마르케(Marche), 토스카나(Toscana), 움브리아(Umbria))로 구성되며, 메조지오르노(Mezzogiorno)로 불리는 남부 이탈리아는 8개 주(아부르초(Abruzzo), 몰리세(Molise), 캄파니아(Campania), 바실리카타(Basilicata), 풀리아(Puglia), 칼라브리아(Calabria) 그리고 섬인 시칠리아(Sicily)와 사르데냐(Sardinia))로 구성된다.

미세먼지가 심해진 2020년 10월 19일 한 인터넷 포털에서는 “우한폐렴과 미세먼지로 마스크 일 년 내내 쓰게 하네. 짱개(인용자주: 한국인이 중국인을 비하하여 부르는 비칭)”와 같은 댓글을 다수 확인했다. 지난 2020년 2월 세계보건기구가 지명이 들어간 바이러스 명칭 사용 금지를 발표했지만, 8개월이 지난 10월에도 팬데믹과 인종주의를 연관 지은 인식이 대중을 통해서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콕스의 개념을 국내 사례에 적용한 연구로는 박배균(2009), 이진수 등(2015), Hwang(2014), Hwang et al.(2017)을 참조 바람.

1950년대에도 북부사람들이 남부사람들을 “열등한 인종”으로, 남부사람들이 북부사람들을 “이기적 개인”으로 규정하는 지역주의 담론이 존재했다(Clough and Livi, 1956: 335).

여기서는 이탈리아의 불균등발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탈리아 정부의 정책적 노력을 주목하기보다는 불균등발전의 지속에 초점을 두고 있다. 1950년대 이후부터 이탈리아 정부가 시행한 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정리와 평가는 박인권(2003)을 참조 바람.

이 지도는 2019년 이탈리아의 지역별 구매력을 지도화한 것이다. 범례를 보면 전국의 평균 구매력을 100으로 두고, 이를 기준으로 각 지역의 거주자 한 명당 구매력을 수치화하여 비교했다. 남부에서 나타나는 가장 어두운 남색은 최대 80 정도의 구매력이 나타났으며, 북부에서 나타나는 가장 붉은 색은 구매력이 120 이상을 넘어간다.

조직범죄와 지역 건설업체와의 친밀성은 이탈리아 남부에서만의 예외적 현상은 아니다. 국내만 하더라도 조직폭력배와 지역건설업체와의 유착관계는 오래 전부터 확인된다(중앙일보, 2020.05.16.).

알바니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제조된 헤로인의 대표 경유국이고, 스페인은 남미로부터 코카인, 모로코로부터 대마초가 들어오는 “악명 높은 허브”로 알려져 있다(Calderoni et al., 2016: 425-426).

마피아가 지역 공중보건의료서비스를 활용하여 수익을 얻는 실제 사례로 마피아 채권을 들 수 있다. 마피아 채권은 조직범죄와 연관을 맺은 일부 공중보건시스템에서 의심스러운 청구서를 서명해주고, 이를 토대로 채권을 만들어 이탈리아 민간은행부터 한국의 연금기금에 이르는 국제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가리킨다(The Irish Times, 2020.07.13.).

논문의 모델링 공간에 나타난 북부 중심으로 촘촘한 교통망은 남북간 불균등발전의 산물이지만(3절 1항 참고), 이 유클리드 공간에서는 오직 현재의 선과 결절점으로만 재현되며, 이것들이 형성된 역사는 사라져 있다.

참고로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지방선거 직후에 마피아의 정치인 공격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새로 선출된 대표자가 마피아에게 유리한 정책을 펼치도록 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목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Daniele and Dipoppa, 2017).

메르켈 총리는 본래 코로나 본드에 반대하였지만, 유럽의회회의에서 독일의 다른 유럽의회의원들이 지지하면서 EU예산안으로 보장된 회생채권의 결안이 통과하게 되면서 이들 의원들의 의견을 메르켈이 받아들이면서 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Euractiv, 2020.04.21.).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17년도 정부재원(교육부)으로 한국연구재단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SSK)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NRF-2017S1A3A2066514).

본 논문의 초고는 2020년 1학기 서울대 지리교육과 유럽지역연구 강의(교수자: 제2저자)에 제출된 제1저자의 기말보고서를 제2저자가 수정 및 보완작업을 거쳐 완성되었다. 논문작성의 전과정에서 교수자/학습자, 연령, 젠더 등의 차이에 의하여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한 권력관계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진행되었음을 밝힌다. 초고는 2020 대한지리학회 연례학술대회 특별세션 <COVID-19를 둘러싼 지리학적 관점>에서 발표되었다. 세션 토론자였던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김준수 선생과 익명의 심사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References

1
노시내 옮김, 2017, 이탈리아 사람들이라서, 도서출판 마티, 서울 (Hooper, J., 2015, The Italians, Viking, New York.)
2
박배균, 2009, “한국에서 토건국가 출현의 배경: 정치적 영역화가 토건지향성에 미친 영향에 대한 시론적 연구,” 공간과 사회, 31, 49-87.
3
박배균, 2012, “한국학 연구에서 사회-공간론적 관점의 필요성에 대한 소고,” 대한지리학회지, 47(1), 37-59.
4
박인권, 2003, “이탈리아의 지역문제와 지역정책: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연구, 11(1), 85-109.
5
이진수・이혁재・조규혜・지상현, 2015, “갈등의 공간적 구성: 동남권 신공항을 둘러싼 스케일의 정치,” 한국지역지리학회지, 21(3), 474-488.
6
정현주・황진태, 2020, “코로나-19의 사회-공간 읽기: 코로나-19 발생과 전개의 분석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 공간과 사회, 30(3), 5-8.
7
최병두, 2018, 인문지리학의 새로운 지평, 한울아카데미, 파주.
8
허유회, 2008, “마피아와 시칠라,” 이탈리아어문학, 24, 213-232. 10.1111/j.1365-2451.2008.00692.x
9
황진태, 2016, “동아시아 맥락에서 바라본 한국에서의 위험경관의 생산,” 대한지리학회지, 51(2), 283-303.
10
황진태・김민영・배예진・윤찬희・장아련, 2019, “리슈만편모충은 어떻게 ‘하나의 유럽’에 균열을 가했는가?: ‘인간 너머의 위험경관’의 시각에서 바라본 코스모폴리타니즘의 한계,” 대한지리학회지, 54(3), 321-341.
11
Alampi, M. Jr., 2007, Underdevelopment in Southern Italy: Traditional Setbacks and Modern Solutions, International Studies Masters, St. John Fisher College, New York.
12
Arlacchi, P., 1979, From man of honour to entrepreneur: the evolution of the mafia, New Left Review, 118, 53-72.
13
Aziani, A., Favarin, S. and Campedelli, G. M., 2020, Security governance: Mafia control over ordinary crimes, Journal of Research in Crime and Delinquency, 57(4), 444-492. 10.1177/0022427819893417
14
Beck, U., 2002, The terrorist threat: World risk society revisited, Theory, Culture & Society, 19(4), 39-55. 10.1177/0263276402019004003
15
Buonanno, P., Durante, R., Prarolo, G. and Vanin, P., 2015, Poor institutions, rich mines: Resource curse in the origins of the sicilian mafia, The Economic Journal, 125(586), F175-F202. 10.1111/ecoj.12236
16
Calderoni, F., Berlusconi, G., Garofalo, L., Giommoni, L. and Sarno, F., 2016, The Italian mafias in the world: A systematic assessment of the mobility of criminal groups, European Journal of Criminology, 13(4), 413-433. 10.1177/1477370815623570
17
Clough, S. B. and Livi, C., 1956, Economic growth in Italy: An analysis of the uneven development of north and south, The Journal of Economic History, 16(3), 334-349. 10.1017/S0022050700059234
18
Cox, K. R., 1998, Spaces of dependence, spaces of engagement and the politics of scale, or: Looking for local politics, Political Geography, 17(1), 1-23. 10.1016/S0962-6298(97)00048-6
19
Cox, K. R.,and Mair, A., 1988, Locality and community in the politics of local economic development, Annals of the Association of American Geographers, 78(2), 307-325. 10.1111/j.1467-8306.1988.tb00209.x
20
Daniele, G. and Dipoppa, G., 2017, Mafia, elections and violence against politicians, Journal of Public Economics, 154, 10-33. 10.1016/j.jpubeco.2017.08.004
21
Gambetta, D., 1993, The Sicilian Mafia: The Business of Private Protection, Harvard University Press, Cambridge, MA.
22
Gatto, M., Bertuzzo, E., Mari, L., Miccoli, S., Carraro, L., Casagrandi, R. and Rinaldo, A., 2020, Spread and dynamics of the COVID-19 epidemic in Italy: Effects of emergency containment measur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117(19), 10484-10491. 10.1073/pnas.200497811732327608PMC7229754
23
Global Initiative Against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 2020, A parallel contagion is mafia entrepreneurship exploiting the pandemic?, https://antidroga.interno.gov.it/en/a-parallel-contagion-exploiting-the-pandemic-the-mafia-way/
24
González, S., 2011, The North/South divide in Italy and England: Discursive construction of regional inequality, European Urban and Regional Studies, 18(1), 62-76. 10.1177/0969776410369044
25
Hwang, J. T., 2014, Territorialized urban mega-projects beyond global convergence: The case of Dongdaemun Design Plaza & Park Project, Seoul, Cities, 40, 82-89. 10.1016/j.cities.2014.03.007
26
Hwang, J. T., 2016, Escaping the territorially trapped East Asian developmental state thesis, The Professional Geographer, 68(4), 554-560. 10.1080/00330124.2015.1103657
27
Hwang, J. T., 2020, COVID19 provides cosmopolitan experiment against social stigmatization, The Korea Times, 16 April, https://www.koreatimes.co.kr/www/opinion/2020/04/137_287724.html
28
Hwang, J. T., Lee, S. H., and Müller-Mahn, D., 2017, Multi-scalar practices of the Korean state in global climate politics: the case of the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 Antipode, 49(3), 657-676. 10.1111/anti.12288
29
Lavezzi, A. M., 2008, Economic structure and vulnerability to organised crime: Evidence from Sicily, Global Crime, 9(3), 198-220. 10.1080/17440570802254312
30
Müller-Mahn, D. (ed.), 2012, The Spatial Dimension of Risk: How Geography Shapes the Emergence of Riskscapes, Routledge, London and New York. 10.4324/9780203109595
31
Müller-Mahn, D., Moure, M. and Gebreyes, M., 2020, Climate change, the politics of anticipation and future riskscapes in Africa, Cambridge Journal of Regions, Economy and Society, 13(2), 343-362. 10.1093/cjres/rsaa013
32
Park, B. G., 2005, Spatially selective liberalization and graduated sovereignty: Politics of neo-liberalism and “special economic zones” in South Korea, Political Geography, 24(7), 850-873. 10.1016/j.polgeo.2005.06.002
33
Pinotti, P., 2015, The economic costs of organized crime: Evidence from Southern Italy, The Economic Journal, 125: F203-F232. 10.1111/ecoj.12235
34
Remuzzi, A., and Remuzzi, G., 2020, COVID-19 and Italy: What next?, The Lancet, 395, 1225-1228. 10.1016/S0140-6736(20)30627-9
35
Sciarrone, R., 2014, Mafie Del Nord. Strategie Criminali e Contesti Locali, Donzelli, Rome.
36
Sciarrone, R. and Storti, L., 2014, The territorial expansion of mafia-type organized crime: The case of the Italian mafia in Germany, Crime, Law and Social Change, 61(1), 37-60. 10.1007/s10611-013-9473-7
37
Sciascia, L., 1961, Il Giorno Della Civetta, Giulio, Einaudi, Turin.
38
Sebastiani, G., Massa, M. and Riboli, E., 2020, Covid-19 epidemic in Italy: Evolution, projections and impact of government measures, 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 35(4), 341-345. 10.1007/s10654-020-00631-632306149PMC7165256
39
Skaperdas, S., 2001, The political economy of organized crime: providing protection when the state does not, Economics of Governance, 2(3), 173-202. 10.1007/PL00011026
40
Weber, M., 1958, Politics as a vocation in H. H. Gerth. and C. W. Mills. (eds.), From Max Weber: Essays in Sociology, Oxford University Press, New York.

언론자료

41
경향신문, 2020, “EU, 1020조원 ‘경제회생 기금’ 제안,” 5월 28일자.
42
경향신문, 2020, “‘남부 유럽 파산하면 유럽 전체가 망할 것’ 메르켈의 설득과 마크롱의 물밑 작전,” 7월 22일자.
43
뉴스1, 2020, “착한(?) 마피아, 코로나 피해 입은 서민에게 무료음식,” 4월 11일자.
44
Newsis, 2020, “伊검찰 행정부 코로나19 부실 방역?…사실무근,” 8월 14일자.
45
동아닷컴, 2020, “코로나19가 증폭시킨 이탈리아 남북 갈등,” 3월 18일자.
46
매일경제, 2020, “EU, 경제회생기금 합의했지만…북-남유럽 출자방식놓고 ‘충돌’,” 4월 25일자.
47
머니투데이, 2020, “23일 EU 정상회의…코로나본드 합의 어려울 것,” 4월 23일자.
48
머니투데이, 2020, ““공짜 NO”…네덜란드, EU 코로나 지원에 ‘더치페이’,” 5월 22일자.
49
Voice of Korea, 2020, “EU, 마라톤협상 끝에 코로나 기금 타결…미국, 중국 기업 추가 제재,” 7월 21일자.
50
시사저널, 2014, “마피아가 대형 공사 현장 접수했다,” 4월 23일자.
51
시사저널, 2020, “코로나로 인해 낱낱이 드러난 ‘모래알 EU’,” 5월 31일자.
52
아시아경제, 2020, “‘짠돌이’ 비아냥에도 코로나본드 반대하는 유럽 ‘검소한 4개국’,” 5월 25일자.
53
YTN, 2020,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 둘러싼 EU 각국의 이해관계,” 6월 29일자.
54
SBS News, 2020, “이탈리아 누적 확진자 1만 명 육박…전국 이동 제한령,” 3월 10일자.
55
MBC News, 2020, “코로나19로 이탈리아 빈곤 인구 34% 증가,” 7월 2일자.
56
연합뉴스, 2014, “이탈리아 남부 거점 마피아 부유한 북부에도 뿌리내려,” 6월 27일자.
57
연합뉴스a, 2020, “북부는 의료 대란, 남부는 약탈 우려…국가적 위기 이탈리아,” 3월 29일자.
58
연합뉴스b, 2020, “코로나19 틈타 이탈리아 마피아 기지개 켜나…수사당국 예의주시,” 3월 29일자.
59
연합뉴스, 2020, “이탈리아 남부 ‘식빵 폭동’ 위기 고조…정부, 긴급 지원책 검토,” 3월 31일자.
60
연합뉴스, 2020, ““마피아가 EU 지원 기다린다” 독일 언론 보도에 이탈리아 ‘발끈’,“ 4월 10일자.
61
연합뉴스, 2020, “이탈리아 절대빈곤 인구 460만명…코로나19로 더 악화할 듯,” 6월 16일자.
62
연합뉴스, 2020, “오바마 “한국 인구당 코로나 사망률은 미국 1.3%”…트럼프 직격,” 10월 20일자.
63
조선일보, 2020, “코로나 사태 노린 범죄 들끓어 골머리 앓는 유럽,” 3월 31일자.
64
조선일보, 2020, “혼란의 시간에 완장 찬 그들, 코로나 마피아 아시나요,” 4월 19일자.
65
주간조선, 2020, “코로나19 틈새 마피아 활개… 의료서비스도 접수?,” 4월 13일자.
66
중앙일보, 2020, “조폭서 건설사 회장까지 … ‘철거왕’ 로비장부, 의문의 이니셜,” 5월 16일자.
67
파이낸셜뉴스, 2020, “EU 또 분열…독・프 보조금 제안에 네덜란드 등 ‘결사 반대’,” 5월 21일자.
68
한국일보, 2020, “‘코로나’ 채권 공동 발행… EU, 재정공동체 향해 한 걸음,” 6월 1일자.
69
Anadolu Agency, 2020, Italy approves new post pandemic aid package, 8 August.
70
ANSA, 2020, Ndrangheta-linked Rome drugs gang busted, 20 October.
71
askanews, 2020, Mafia, Leoluca Orlando: fondamentale segno presenza Stato, 4 June.
72
BBC, 2020, Coronavirus: The lure of mafia money during the crisis, 4 May.
73
BBC, 2020. Coronavirus: Clashes in Naples over tightening restrictions, 24 October.
74
Военное обозрение, 2020, Rome reacted to Die Welt’s article ‘The Mafia in Italy Expects Money from the EU’, 9 April.
75
Egypt Independent, 2019, Europe suffering from Italian mafia ‘cancer’, experts warn, 11 April.
76
Euractiv, 2020, ‘Coronabonds’ vs ‘Recovery bonds’: Where does Germany stand?, 21 April.
77
Financial Times, 2020, How the Mafia infiltrated Italy’s hospitals and laundered the profits globally, 9 July.
78
Financial Times, 2020, ‘There is no money left’: southern Italy’s poor pummelled by Covid, 16 November.
79
Il Messaggero, 2020, Covid, Die Welt: In Italia la mafia aspetta soldi Ue. Ira Di Maio: Merkel si dissoci, 9 April.
80
Independent, 2020, Italy demands apology after German paper said ‘mafia waiting for EU coronavirus money’, 9 April.
81
Los Angeles Times, 2020, Italy seeks to keep COVID-19 recovery money out of Mafia hands, 24 July.
82
MENAFN, 2020, COVID-19: Italy reports 812 new deaths as spread slows, 30 March.
83
NL Times, 2020, Agreement reached on EU coronavirus recovery fund: Dutch PM satisfied, 21 July.
84
OCCRP, 2020, Mafia Aid May Come at a Steep Price in Southern Italy, 14 April.
85
Politico, 2020, Mafia plots post-coronavirus pounce, 4 July
86
Reuters, 2010, Analysis: Mafia ties grow in north Italy despite arrests, 23 November.
87
Schengenvisainfo News, 2020, COVID-19: Absence of Tourists Could Harm Italy With €36.7 Billion Loss, WTTC Says, 4 September.
88
The Conversation, 2020, Coronavirus: crime cartels helping communities will extract a high price in years to come, 15 May.
89
The Guardian, 2020, Mafia distributes food to Italy’s struggling residents, 10 April.
90
The Guardian, 2020, Why the mafia are taking care of everyone’s business, 25 April.
91
The Guardian, 2020, Frustrations and infections rise in Naples as second Covid lockdown looms, 1 November.
92
The Local, 2017, Italian mafia diversifying, spreading north: experts, 14 November.
93
The Local, 2020, Italy brings in evening curfew under new emergency decree, 4 November.
94
The Irish Times, 2020, Dirty money: How the Mafia plundered Italy’s public health system, 13 July.
95
Urban Violence Research Network, 2020, Rule, Support and Buy: Making Sense Of Mafia Strategies in the COVID-19 Aftermath, 18 May.
96
VICE, 2020, Business Is Booming for the Italian Mafia During COVID, 31 August.
97
Young Fabians, 2020, How The Mafia Profits From The COVID-19 Pandemic in Italy, 21 May.

기타 인터넷 자료

98
외교부 보도자료, 이탈리아 여행경보 2단계(황색경보, 여행자제) 추가 발령, http://www.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0071, 2020.09.07. 접속
99
주 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 이탈리아 경제정보, http://overseas.mofa.go.kr/it-ko/wpge/m_8750/contents.do, 2020.06.30. 접속
100
ICA, Commission on Map Design, Map Carte 154/365: Sicilian Mafia by Peter Brookes, 1986, 2020.06.30. 접속
101
Istituto Nazionale di Statistica(이탈리아 통계청), National Accounts, 2020.11.26.
102
KOTRA, 이탈리아 산업 개관, 2020.06.11. 공개, 2020.06.30. 접속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784/globalBbsDataView.do?setIdx=403&dataIdx=175469
103
KOTRA, 이탈리아, 코로나19로 관광 및 서비스업 침체 우려, 2020.03.05. 공개, 2020.06.30. 접속, https://news.kotra.or.kr/user/globalBbs/kotranews/3/globalBbsDataView.do?setIdx=242&dataIdx=180435
104
Reddit, Purchasing Power Italy 2019, https://www.reddit.com/r/MapPorn/comments/e2vn4c/italy_gdpppi_2019_top_of_the_list_milan_170/
105
WTTC Report, 2020.10.26. 공개, https://wttc.org/Portals/0/Documents/Press%20Releases/Italy%20looks%20set%20to%20lose%20more%20than%20%E2%82%AC36%20billion%20from%20missing%20tourists%20and%20visitors%20due%20to%20pandemic%20says%20WTTC%20.pdf?ver=2020-10-26-143854-683
페이지 상단으로 이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