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28 February 2025. 16-31
https://doi.org/10.22776/kgs.2025.60.1.16

ABSTRACT


MAIN

  • 1. 서론

  • 2.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와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

  •   1)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   2)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

  • 3.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

  •   1) 물질적 속성

  •   2) 사회적 속성

  •   3) 문화적 속성

  • 4. 서울대 학생 창업과정과 학생 창업생태계의 상호작용

  •   1) 사업 아이디어의 형성

  •   2) 기업가적 기회의 발견

  •   3) 기업가적 기회의 활용

  • 5. 결론

1. 서론

1990년대 후반,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IT버블을 일으키며 한국에서의 ‘제1차 벤처붐’을 촉발시켰다. 그러나 미국에서 시작된 IT버블 붕괴는 연쇄적으로 한국 창업 시장을 위축시켰고, 한동안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이후 모바일 기반 신기술의 확산과 정부 정책의 지원을 바탕으로 ‘제2차 벤처붐’이 도래하며 국내 벤처창업의 열기는 다시금 활성화되고 있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1차 벤처붐 이후 지난 30여년 간 발전해온 한국 창업생태계의 변화를 분석하며, 1999~ 2001년을 ‘제1차 벤처붐’, 2018년 이후를 ‘제2차 벤처붐’으로 구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신설법인의 개수는 2012년 이후 매년 최고치를 갱신하며 증가했고, 창업 관련 언론 보도 건수는 2019년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는 ‘스타트업’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커졌는데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부(2021)는 ‘스타트업’과 기존의 벤처기업들을 구분하려는 인식의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의 2차 벤처붐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의해 가속화되었다. 정부는 ‘중소벤처가 주도하는 창업과 혁신성장’을 100대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키며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균형 성장을 촉진하는 창업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그 결과 창업생태계가 조성되었고, 스타트업의 창업에서 성장, 엑시트(exit)를 통한 투자금 회수, 재투자 및 재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이와 같은 변화는 대학 차원에서도 창업생태계가 구축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차 벤처붐에서는 교수나 연구원뿐만 아니라 학생 창업이 적극적으로 장려되었고, 이는 이전과 비교해 창업 주체의 범위가 확장된 주요한 변화이다. 2000년대 중반 스마트폰의 보급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기반의 스타트업 창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었고, 그 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바탕으로 신기술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학생 창업이 성장했다(중소벤처기업부, 2021). 기술 환경의 변화 속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실험실특화형 창업선도대학’사업은 대학발 창업을 지원해온 대표적인 정책으로, 실험실 기술에 기반한 창업아이템을 보유한 교수와 연구원의 창업을 넘어 학생 창업으로 지원 범위를 확장시키며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왔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2). 또한, 중앙부처 외에도 지자체 차원에서의 대학 창업 육성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그 중 ‘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은 2018년도부터 서울시를 대상으로 대학의 인적・물적・지적 자원을 활용하여 창업 기업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대학과 지역의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서울캠퍼스타운 홈페이지). 이와 같은 정책은 대학의 역할을 ‘학문의 상아탑’에서 ‘기업가적 대학’으로 전환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를 통해 대학을 중심으로 창업생태계가 구축되고, 대학 캠퍼스가 독립적인 창업생태계로 기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서울대학교는 이러한 기술적 및 제도적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국내 대표 연구중심대학으로서 그동안 교수와 연구자의 실험실 창업이 주를 이루었으나 문재인 정부의 창업생태계 조성 정책은 서울대의 창업 환경과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울대는 대학 본부의 연구처를 비롯한 산학협력단, 단과대학별 창업지원센터,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창업지원단 등 다양한 창업 자원을 연계하여 학생 창업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서울대학교, 2005- 2020), 이를 통해 ‘기업가적 대학’으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학발 학생 창업 기업을 지역사회와 연결하기 위해 ‘관악S밸리 조성사업(2018)’과‘서울시 캠퍼스타운 사업(2020)’에 참여하고, 민관학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함으로서 서울대 중심의 학생 창업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관악구청 홈페이지; 한경 job&joy, 2020).

이에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업가적 대학으로의 변화와 학생 창업생태계 형성에 주목하여 학생 창업과정에서 대학 창업생태계가 실질적으로 제공하고 있는 지원을 고찰하고, 서울대의 사례가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조성에 있어 어떠한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 탐구하고자 한다. 기존의 연구들은 대학의 창업 교육과 지원 제도에 초점을 맞춰 창업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들을 식별하고, 대학 창업 제도가 학생의 창업 의지와 기회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김용태, 2020; 이재석・이상명, 2015; 정두식, 2012; Breznitz and Zhang, 2019; Longva, 2021). 그러나 선행 연구들은 창업생태계의 일부 요소만을 다루어 학생 창업의 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학 창업생태계와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순히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를 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요소들이 학생 창업가들이 창업 기회를 포착하고 창업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와 같은 간극을 메우고자 본 연구에서는 서울대학교를 사례로 학생 창업 과정에서 대학 창업생태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전체론적 관점에서 조망한다. 학생 창업 과정의 각 단계별로 대학 창업생태계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을 고찰함으로서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제언과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를 연구 대상으로 하며, 서울대학교와 대학 창업생태계가 위치한 관악구 낙성대동과 대학동으로 공간적 범위를 설정했다.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관악S밸리 조성 사업 안내’, ‘서울대학교 통계연보’ 등의 문헌자료를 분석했다. 학생 창업 과정과 각 단계별로 나타나는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구성요소의 상호작용은 학생 창업가와 창업 관계자 총 17인을 대상으로 한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통해 확인했다. 인터뷰는 2022년 4월~12월에 걸쳐 진행했고, 인터뷰 대상은 학부생, 대학원생 그리고 졸업생으로 구분했다(표 1). 더불어 2022년 7월 ‘SNU IGNITE 창업 캠프’와 2022년 11월 ‘관악S밸리 매치업 페스티벌’에서 참여 관찰하며, 학생 창업가들의 팀 구축과 사업 아이디어 발견, 사업 투자 기회 확보 과정 등의 학생 창업 과정을 확인했다.

표 1.

인터뷰 대상자 주요 정보

구분 학생 창업가 설립연도 사업분야 소속학과 비고
재학생
창업가
A 2020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업 물리학 직원1회,창업1회
B 2021 네트워크・통신・모바일 경영학 -
C 2021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체육학 -
D 2020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자유전공학부 폐업
대학원생
창업가
E 2020 그 외 기타 분류 안된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의료정보학 -
F 2020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보건학 -
G 2021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경영학 직원1회
H 2022 반려동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응용바이오공학과 창업1회
졸업생
창업가
I 2019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종교학 창업1회
J 2017 비메모리용 및 기타 전자집적회로 제조업 전기정보공학부 -
K 2021 장례식장 및 장의 관련 서비스업 경제학 직원2회,관련기업1회
L 2011 에듀태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지리학과 창업3회,직원2회
예비
학생창업가
M 2023 미정 컴퓨터공학 -
N 2023 미정 컴퓨터공학 -
외부
학생창업가
O 2019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매개서비스업 - -
P 2022 포털・인터넷・컨텐츠 - 직원2회
교직원 Q - - 연구처 -

본 연구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 이어 2장에서는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와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에 관한 선행 연구를 살펴봤다. 3장에서는 서울대학교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를 규명했고, 4장에서는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의 단계별로 나타나는 구성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을 고찰했다. 마지막 5장 결론에서는 연구 내용을 종합하며, 기존의 창업생태계와 대학 창업생태계 그리고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차별점을 드러냄으로서 본 연구의 의의를 도출했고,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조성에 대한 제언과 시사점을 제공했다.

2.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와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

1)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창업생태계에 관한 연구는 기업 활동을 둘러싼 지역 환경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Moore(1993)는 창업생태계를 다양한 행위자들과 이들 간의 상호작용 그리고 기업 환경의 변화로 설명하며 개념을 제시했다. 이후 Isenberg(2010)는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를 문화, 정책과 리더십, 자금, 인적자원, 시장 등으로 구체화했으며, Spigel (2017)은 이를 물질적, 사회적, 문화적 속성으로 분류했다. 물질적 속성은 정책과 인프라, 사회적 속성은 네트워크, 문화적 속성은 기업가정신과 관련된다. 특히 Spigel(2017)은 지역에 따라 창업생태계의 출현 양상이 다르며 구성요소 간의 상호작용과 점진적 진화를 통해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창업생태계 분석에서 지리적 공간 단위는 주로 지역 수준이 적합하다고 보고(Cohen, 2006), 특히 기술기반 혁신 창업생태계에 대한 지역적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구양미, 2022).

최근에는 대학 캠퍼스를 대상으로 보다 미시적인 스케일에서의 창업생태계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대학의 역할에 주목하여 대학-지역 간 상호작용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창업생태계 연구와 구별된다. 정소영・구양미(2022)에서는 창업생태계에서 대학의 역할을 공급자(feeder) 또는 허브(hub)로 구분하고, 공급자적 대학에 관한 연구(Feld, 2012; Mason and Brown, 2014)에서는 대학이 지식과 인재를 지역으로 공급하는 역할에 주목하여 대학을 창업생태계 구성요소 중 일부로 한정한 반면, 허브 대학에 관한 연구(Miller and Acs, 2017)에서는 대학을 중심으로 창업생태계가 구축되며 대학 내에 행위자들 간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대학 창업생태계 연구는 공급자적 대학이 위치한 창업생태계와 허브 대학 중심의 창업생태계로 연구 갈래를 정리할 수 있다.

반면, 창업의 주체가 기존의 교수와 연구자로부터 학생으로 확장됨에 따라 학생 기업가정신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성이 제시되고 있으며(Matt and Schaeffer, 2018), 이에 학생 기업가정신을 발현시키는 대학의 환경으로서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에 관한 연구들(Bresnits and Zhang, 2019; Longva, 2021; Matt and Schaeffer, 2018; Wright et al., 2017)이 이루어져왔다. 해당 연구들에서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기업가정신 교육, 창업 경진대회, 창업 지원 조직과 멘토들의 역할을 강조하고, 학생 창업에 있어 대학 외부의 주요 액터들과 자원에 접근하는 것이 창업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보았다(Hayter et al., 2017).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연구는 학생 창업가를 대학 내외부로 연결하는 허브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대학 창업생태계' 연구와 동일한 관점을 갖지만 대학 내에서 학생들을 창업가로 육성하는 과정까지 분석 범위를 확장했다는 차별점을 지닌다.

본 연구에서는 선행 연구들에서 밝힌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를 종합하고, 이를 Spigel(2017)의 속성 구분에 따라 분류했다. 우선,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물질적 속성은 대학 내외부의 창업 환경에서 드러나며, 학생 창업자들에게 창업 지원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학 외부 환경은 대학발 학생 창업을 유도하는 정부 정책과 대학-지역 간의 창업 거버넌스 그리고 지역에 형성된 시장에 의해 구축된다(Wright et al., 2017). 정부의 대학 창업 육성 정책과 대학-지역 간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의체 등의 거버넌스는 학생들이 대학 연구 성과를 상업화하는 배경으로 작용하며 대학으로부터의 특허 출원 증가, 연구・개발 결과물의 스핀오프 창업 등을 촉진한다. 또한, 기술・산업의 변화에 따른 지역 시장의 형성과 이에 대한 접근 가능성은 학생 창업가들이 창업 기회를 포착하고, 기업의 입지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친다(Larsson et al., 2017). 반면, 대학 내부 환경은 대학별로 축적된 특정한 역사적 맥락에 의해 다양한 유형과 성격의 창업생태계를 조성한다. 교육 또는 연구 중심 대학, 국공립 또는 사립 대학에 따라 서로 다른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고(Clarysse et al., 2005), 학생 창업을 지원하는 대학의 자원과 역량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Mustar et al., 2006). 대학 내외부 환경에 의해 대학 창업생태계 내에 조성된 창업 공간, 창업 지원 기관, 투자 기관 등의 창업 인프라는 학생 창업가들에게 기업가정신 교육과 전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인프라와 서비스는 성공한 학생 기업가들이 지속적으로 창업생태계 내에 머물거나 투자자 또는 멘토 등으로 역할을 바꿔 생태계 내외부에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서 ‘기업가적 재순환’을 유도한다(구양미, 2022).

다음, 사회적 속성은 생태계에 착근된 사회적 네트워크와 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자원에서 드러난다(Spigel, 2017). 사회적 네트워크는 학생을 비롯하여 교수, 연구자 등의 대학 구성원과 멘토, 투자자, 중간지원조직 등의 대학 외부 주체들로 구성된다(Wright et al., 2017). 특히 멘토는 학생들에게 기업가정신을 교육하고, 실질적인 창업 경험을 전달하여 학생 창업가와 대학 창업생태계의 주요 행위자들을 연결하여 대학에 축적된 고숙련 노동력을 창업가로 재교육한다. 투자자는 학생 창업 기업의 성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며(Malecki, 2011),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학생 창업가와의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고 새로운 학생 기업을 확인할 수 있다(Shane and Cable, 2002). 따라서, 지역 내 학생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창업 커뮤니티와 관련이 깊은 현지 투자자들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중간지원조직은 기업 성장 단계에 따라 필요한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초기 단계의 기업들이 접근할 수 없는 자원과 역량을 제공한다(Totterman and Sten, 2005). 즉, 사회적 네트워크는 생태계 구성원 간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자원을 공유하며 새로운 지식과 사업 기회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이다(Shane and Cable, 2002).

마지막으로 문화적 속성은 창업생태계 내에 확산되는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와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기업가정신의 역사’에 의해 나타난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는 지역 내 학생들로 하여금 기업 활동 참여에 대한 포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여(Feld, 2012) 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을 지향하는 태도를 갖출 수 있도록 한다(Isenberg, 2010). 다른 기업가의 성공 사례를 관찰하는 것은 잠재적인 기업가들이 창업하거나 기업가적 열망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준다(Plummer and Pe’er, 2010). 따라서, 성공적인 역할 모델이 되는 벤처 기업과 기업가들이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내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기업가정신에 대한 문화적 신념이 누적・확산되어 ‘기업가정신의 역사’가 형성되도록 한다(Feldman et al., 2005).

2)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

창업생태계에 관한 연구들이 구성요소를 규명하고, 요소 간 상호 작용을 분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이는 생태계 상호작용의 핵심인 기업가 개인의 행위성에 대한 초점이 흐려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업가적 프로세스(entrepreneurial process) 개념을 활용하여 학생 창업가가 창업 예비・초기 단계에서 사업 기회를 인지하고, 사업 규모를 확장하는 과정과 생태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고자 한다.

기업 형성 이전 단계에서 사업 기회를 인지하는 과정에 관한 연구들은 ‘기업가적 기회(entrepreneurial opportunity)의 발현’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들이 기업의 예비・초기 단계에서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제 활동과 조직이 출현하는 과정을 연구했다(Davidsson, 2015). Shane and Venkataraman(2000)은 기업가적 기회에 대해 기업가에 의해 창조되거나 발견되는 두 가지 접근 방식에 더해 기회의 특성을 함께 고려할 수 있도록 관점을 확장시켰다. Vogel (2017)은 기업가적 기회의 개념을 세분화하여 창조된 기업가적 기회를 ‘사업 아이디어’로, 발견된 기업가적 기회를 ‘기업가적 기회’로 구분하고, 기업가적 프로세스를 ‘사업 동기 형성 - 사업 아이디어 형성 - 기업가적 기회 발견 - 기업가적 기회 활용’의 4단계로 제시했다. 본 연구에서는 Vogel (2017)이 제시한 4단계 프로세스 중 사업 동기와 아이디어의 형성 단계를 통합하여 ‘사업 아이디어의 형성 - 기업가적 기회의 발견 - 기업가적 기회의 활용’ 3단계로 구분했다(그림 1). 이는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에서 대학이 학생 창업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전제로부터 본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대학 내부 환경에 의해 학생 창업가들의 사업 동기는 사업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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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Vogel(2017) 재구성)

첫 번째 단계인 ‘사업 아이디어의 형성(idea generation)’은 특정한 창업 동기로부터 사업 아이디어를 획득하기까지의 과정이 해당된다. 사업 동기는 ‘자원 추진 효과’와 지역 내 형성된 시장에 의한 ‘시장 유인 효과’ 외에도 기업가가 되기 위한 ‘개인적 열망’으로부터 형성될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동기는 의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발생시키거나 우연히 아이디어를 획득하는 경우 또는 외부로부터 아이디어를 획득하는 방식을 통해 사업 아이디어를 생성한다. 사업 아이디어는 대체로 기존의 아이디어가 변형되어 형성된 것이며, 그 자체로는 모호하고 불완전한 상태이다(표 2의 ①).

앞 단계에서 형성된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은 ‘기업가적 기회의 발견(venture opportunity development)’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는 초기 사업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사업 컨셉을 고안하고(incubation), 이를 수정・보완하여(evaluation) 기업가적 기회로 구체화한다. 사업 컨셉은 수요를 파악하고, 자원을 확보하며,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가격 책정과 유통 경로를 확보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며 정교화된다. Vogel(2017)은 기업가적 기회를 ‘기업가가 기업 내외부의 환경을 적절히 조합하여 잠재적 가치를 지닌 상품을 시장에 제공하는 것’으로 정의하며 기업가적 활동이 주어진 환경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표 2의 ②).

마지막으로 ‘기업가적 기회의 활용(venture opportunity exploitation)’ 단계에서는 기회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또한,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이전 단계에서 발견한 기회와 사업 컨셉을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피봇팅(Pivot) 과정을 반복한다. Choi et al.(2008)은 이러한 과정을 ‘기업가적 기회에 의해 생성되거나 파생된 상품을 위한 효율적이고 전면적인 운영을 구축하는 것’으로 정의하였으며 최근의 디지털 경제에서는 사업 컨셉이 구축된 최소요건제품(minimum viable product, MVP)을 시장에 출시한 뒤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정하는 피봇팅 과정을 거치고 있다(표 2의 ③). 본 장에서 살펴본 대학 창업생태계와 기업가적 프로세스에 관한 선행연구를 종합하여, 대학 창업생태계의 상호작용을 분석함에 있어 기업가가 기업가적 프로세스의 각 단계별로 창업생태계의 속성들을 어떻게 활용하며, 이러한 속성들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표 2.

기업가적 프로세스의 3단계

사업 아이디어 형성 특정한 창업 동기에 의해 사업 아이디어를 획득 - 인재를 확보하여 팀 빌딩
- 사업 가능성 타진
기업가적 기회 발견 사업 컨셉 고안 및 수정・보완 - 시장 분석, 가격 책정, 유통 경로 확보 등 비즈니스 모델 구축
기업가적 기회 활용 수익 창출 및 피봇팅 - MVP 출시 및 경쟁사 전략과 시장 구조 변화 등에 대응

3.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

1) 물질적 속성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를 구성하는 물질적 속성을 대학 내부와 외부 환경으로 구분해보았을 때, 서울대 외부 환경은 창업생태계가 자생할 수 있는 시장이 지역 내에 부재하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조성되었다. 관악구의 경우, 기존 연구들에서 드러난 성공적인 대학 창업생태계의 사례 지역과는 달리 소상공인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어 지역 경제 기반이 취약하고(관악구청, 2023), 신림동 고시촌의 쇠퇴 등으로 인한 지역공동화 문제에 직면해있다(이코노믹 리뷰, 2021.09.30.).

관악구는 정부의 중소기업 및 창업기업 육성을 위한 벤처 창업생태계 조성 기류에 힘입어 창업 지원 정책과 대학-지역 간의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서울대학교 연구처 소속 교직원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2018년까지 관악구 내 낙후 지역 개선을 목적으로 벤처밸리 형성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었고, 2019년 중기부 스타트업파크 사업 지원 과정에서 서울시와 서울대 간의 협의체가 구축되며 서울대 창업생태계의 거버넌스가 구축됐다. 해당 사업에는 탈락했으나 서울시에서는 관악구와 서울대의 창업생태계 조성 가능성을 인지했고, 이후 민-관-학 거버넌스인 ‘관악 S밸리 협의체’를 구축해 관악구와 서울대 본부의 연구처, 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산학협력단, 단과대학별 창업지원센터, 서울대기술지주회사 등이 상호 연결됐다. 이후 관악구와 서울대학교는 2020년 서울시 캠퍼스타운 종합형 사업에 선정되고(서울대학교 캠퍼스타운 홈페이지), 2022년에는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되며 지역 내 벤처기업의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 혜택, 개발부담금의 면제 혜택 등을 제공함으로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관악구청 홈페이지).

서울대 창업생태계의 내부 환경의 경우, 국내 최상위 연구중심대학이라는 대학 특성을 토대로 공과대학 중심의 연구실 창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실험실특화형 창업선도대학’ 정책에 힘입어 실험실 창업 인프라와 창업 기업 후속 R&D 자금, 사업화 모델 개발 등의 실험실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받고 있으며,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기술 창업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었다.

“실험실 창업에 대해 교수님들께서 허용적인 분위기가 있고, 절반 이상의 컴퓨터 공학과 학생들은 재학 중이나 졸업 이후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 학생 창업가 M. N

대학 내외부 환경에 의해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에 구축된 창업 인프라는 기능과 목적에 따라 직ˑ간접적인 창업 지원 환경으로 구분할 수 있다(표 3의 ①).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은 창업을 목적으로 다양한 인재가 교류하고, 결합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 벤처경영학과의 창업 교과목, SNUSV 등의 창업 동아리 그리고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연계하여 진행하는 SNU-IGNITE 창업 캠프 등에서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히 나타나며, 공과대학의 SNU공학컨설팅센터, 창업지원단 등의 창업 지원 기관은 대학 내 대표적인 창업 지원 기관으로 역할한다. 대학 외부에는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의 ‘창업 HERO’ 창업 공간과 인큐베이터 ‘스프링캠프’를 중심으로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 반면, 간접적 창업 지원 환경은 창업을 주목적으로 마련된 조직은 아니지만 창업을 위해 다양한 인재가 교류하고 결합하는데 도움을 준다. 학생들은 공과 대학 중심의 연구동과 일반 동아리(학회), SNS 및 에브리타임 등의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창업 인프라와 서비스에 접근했다.

표 3.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

속성 구분 구성요소
① 물질적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
창업 교과목 벤처경영학과
비교과 창업 조직 창업 동아리(SNUSV), 창업 캠프(SNU-IGNITE)
창업
지원
기관
생태계 내부 대학 내 : SNU공학컨설팅센터, 창업지원단
대학 외 : 서울대캠퍼스타운 창업 HERO, 스프링캠프
생태계 외부 부문 특화형 엑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
간접적 창업 지원 환경 대학원 연구동, 일반 동아리(학회),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② 사회적 수평적 네트워크 기업가적 프로세스 상 유사한 단계의 학생 창업자들 간
수직적 네트워크 기업가적 프로세스 상 선후 단계의 학생 창업자들 간 또는 멘토와 학생 창업자 간
③ 문화적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 수평적 네트워크 기반 전파
기업가적 역사 수직적 네트워크 기반 축적, 성공적인 역할 모델의 존재

2) 사회적 속성

사회적 네트워크는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에서 네트워크 참여자들 사이에 충분한 신뢰를 형성하고, 정보 비대칭성을 상쇄하는데 활용된다. 학생 창업가의 네트워킹 대상과 이를 통해 전달받는 정보의 특성에 따라 수평적 또는 수직적 네트워크로 구분할 수 있다(표 3의 ②). 수평적 네트워크는 기업가적 프로세스 상의 유사한 단계의 학생들 간에 형성된다. 학생들은 주로 창업 교과목, 창업 동아리와 캠프에 참여하여 창업팀을 이루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창구로 수평적 네트워크를 활용했는데 이는 SNUSV와 같은 창업 동아리와 SNU-IGNITE 등의 창업 캠프가 비교적 자유로운 운영 체계 하에 학생들이 비공식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반면, 수직적 네트워크는 기업가적 프로세스 상의 선후 단계에 위치한 학생들 간에 형성되거나 멘토 또는 투자자가 학생 창업자에게 창업 경험 등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수직적 네트워크는 주로 SNU공학컨설팅센터, 캠퍼스타운 사업단, 스프링캠프 등의 창업 지원 기관에서 학생 창업자들이 창업 지식, 사업 기회, 자금을 확보하는데 활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문화적 속성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기업가정신 문화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창업생태계 내에 전파되고, 누적된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는 창업 동아리 SNUSV에 형성된 수평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학 내에 전파되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창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됨으로서 창업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었다.

또한, 선배창업가 또는 멘토들과 학생 창업가들은 수직적 네트워크에 기반해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기업가정신 문화가 동아리 내에서 나아가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전반에 지속적으로 전수되어 ‘기업가적 역사’가 누적될 수 있었다. 더불어 창업 지원 기관 주관의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 혜택 또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서의 대학 내외부의 창업 공간 제공 혜택도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내에 ‘기업가적 역사’가 누적되는데 일조했다. 이는 학생 창업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지역 내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선후배 창업자 간의 네트워킹을 유도했고, 성공적인 역할 모델이 지역 내에 존재함으로서 예비 학생창업가들의 기업가적 열망을 형성하도록 돕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표 3의 ③).

본 장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는 창업 지원 환경 등의 물질적 속성에 착근된 사회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학생 창업자들 간에 기업가적 문화가 전파되고, 대학 내부에서 나아가 창업생태계 전반에 걸쳐 누적되고 있다.

4. 서울대 학생 창업과정과 학생 창업생태계의 상호작용

본 장에서는 서울대 학생 창업가들의 기업가적 프로세스를 ‘사업 아이디어의 형성’, ‘기업가적 기회 발견’, ‘기업가적 기회 활용’의 3단계로 구분하고,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물질적, 사회적, 문화적 속성 간의 상호작용 방식을 미시적으로 분석했다.

1) 사업 아이디어의 형성

사업 아이디어의 형성 단계에서 학생 창업가들은 특정한 동기에 의해 창업을 시도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획득한다. 이 단계에서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문화적 속성은 학생들의 창업 동기 형성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사회적 속성은 사업 아이디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대학 내부의 물질적 속성을 토대로 문화적 속성과 사회적 속성은 상호강화된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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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사업 아이디어 형성 단계에서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

대학으로부터의 학생 창업은 진로 탐색과 선택의 과정을 포함하고 있어 생업 수단으로써 창업과는 질적으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 학생들은 창업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대학 졸업 이후의 진로를 결정하거나 기업가로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이 때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문화적 속성은 예비 학생 창업가들이 창업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도록 하여 학생들의 기업가적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기업가적 열망을 촉진한 문화적 속성의 특징은 첫째, 학생들의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가 창업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사회적 명망에 기대어 진로를 선택하는 것보단 스스로 기회를 포착하고 결과물을 창출하여 자아를 실현하는 것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다른 학생들과의 지속적인 상호 작용을 통해 다수의 학생들과는 다른 진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를 형성했다. 이는 학생 주변의 가족, 친구 또는 타인들이 갖고 있는 창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김봉준・조성의, 2014)와도 일치한다.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유학을 가거나 연구자가 되어야한다는 진로가 사회에서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 같다. 진짜 내가 좋아하고 재밌어하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가 있어서 (중략)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임하고자 창업을 시도했다” - 학생 창업가 A

둘째,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내에서 성공적인 역할 모델이 기업가정신에 대한 홍보와 판촉의 역할을 했다. 한 예로 인큐베이터인 스프링캠프의 대표는 선배 창업가로서 학생들과 대면하여 실제 창업 케이스를 소개하고, 위기 극복 스토리를 공유하는 등 학생들에게 창업 성공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보여주며 학생들의 기업가적 열망을 고취시켰다. 선행 연구에서 다른 기업가의 성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잠재적 기업가들의 창업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고 보았으며(Plummer and Pe’er, 2010), 이는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학교에서 창업을 준비할 때) 서울대 출신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강연을 듣게 됐는데 싸이월드 창립자 중에 한 분도 강연을 오셨어요. 그런 강연들이 되게 좋았어요. (창업에 필요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는게 가장 컸고, 그 사람의 스토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거, 그리고 거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를 받을 수 있잖아요, 나도 충분히 뭔가 저런식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은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 학생 창업가 J

사업 아이디어 형성 단계에서 사회적 속성은 기업가적 경험이 비슷한 학생들 간에 강하게 연결되는 ‘수평적 네트워크’에서 나타났다. 이는 기업가적 프로세스 상 유사한 단계에 있는 학생 창업가들 간에 자원을 공유할 수 있어 창업 동기(classmate)의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단계의 기업가적 프로세스에 위치했을 경우, 학생 창업가 또는 인재들은 공동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협업하고, 이 과정에서 친밀감이 형성된다. 친밀감을 기반으로 형성된 ‘수평적 네트워크’는 창업 이후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필요한 자원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는 통로로 기능이 변화했다.

“창업 초기에는 창업씬의 친구가 많아졌다는 것, 나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 위안이 되었어요. 기업이 성장하는 속도가 비슷한 창업가들과는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먼저 경험해본 친구로서 얘기를 해줄 수 있고, 저희가 필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으니까요.” - 학생 창업가 H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물질적 속성은 기업가적 열망이 촉진된 학생들이 집결하여 ‘수평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사업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환경을 제공했고,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사업 아이디어 형성 단계에서 창업 팀을 이루는 것은 향후 기업가적 프로세스로의 진입 가능성을 결정짓는 초석이다(Audretsch et al., 2011). 인터뷰에 응한 서울대 학생 창업가들은 인재는 프로덕트에 선행한다고 언급하며 인재의 확보를 사업 성공의 선결조건으로 보았고, 개발자부터 마케터, 디자이너 등 다양한 사업 역량을 지닌 학생들이 서로의 핏(fit)을 확인하여 초기 창업팀을 구축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이 때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은 창업 동아리를 중심으로 팀 빌딩을 지원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창업 동아리 SNUSV는 참여 요건에 특정한 자격을 부여하지 않아 개인적 역량이 상이한 학생들 간의 팀 빌딩이 가능했다. 학생들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 팀을 구축하기 위한 인재를 확보하거나 기구축된 창업팀이 사업 아이디어를 발견하기 위해 또는 사업 아이디어와 창업 팀을 모두 확보하기 위해 참여하는 등 서로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었다.

“기존에 있었던 회사에서 창업을 해야겠다 결심하고 (중략) 갖고 있는 창업 아이디어의 실현가능성과 시장은 과연 존재할지를 확인하고, 무엇보다 당시에 부족했던 네트워크를 채우기 위해 SNUSV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학생 창업가 G

마찬가지로 창업 캠프와 창업 교과목 등의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도 사업 아이디어 형성을 위한 환경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창업 교과목의 경우, 한 학기 수업 계획을 학기 말에 팀별 아이디어 피칭에 도달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사업 아이디어를 형성할 수 있었고, 창업 캠프의 경우, 1박 2일 간 ‘팀 빌딩-사업 아이디어의 형성-사업계획서 피칭’ 순으로 창업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그림 3). 창업 교과목과 캠프는 창업 동아리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기업가적 경험 기회를 제공했다는 측면에서 서울대학교 내에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를 전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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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SNU IGNITE 창업 캠프 안내 (출처: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간접적 창업 지원 환경’은 학생들의 기업가적 열망을 촉진시켜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으로 학생들이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일반 동아리(학회)와 대학원 연구실에서의 기업 연계 프로젝트 또는 연구 참여를 통해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물을 창출해내는 과정을 거치며 기업가적 열망이 형성된 학생들은 창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SNUSV와 같은 창업 동아리 등에 접근함으로써 창업을 시도했다고 응답했다.

“저도 원래는 경제학과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진로인 컨설팅 회사 취업을 준비했어요. 근데 취업 준비를 하다가 실제로 뭔가를 해보고 싶었고, 그걸 잘 경험해볼 수 있는 곳이 티움이라는 동아리였어요. (중략) 동아리 활동을 통해 사장님과 이야기하고 실제로 가게 매출을 높이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중략) 그 때 깨달은 것은 나는 실제로 눈에 볼 수 있고, 내 손에 잡히는 일을 할 때 즐거워하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컨설팅 회사 취업이 아닌 창업을 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 학생 창업가 K

일부 학생 창업가들은 SNS,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어플인 에브리타임 등의 ‘간접적 창업 지원 환경’을 활용하여 대학 캠퍼스라는 물리적 제약을 넘어 개방적인 인력 확보 창구로 활용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시기에 온라인 창업 지원 환경의 도움을 받았던 학생 창업가 B는 ‘에브리타임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비대면 시기에 서울대를 비롯한 서울 내 대학과 카이스트 등의 학생들과 연합하여 초기 창업팀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응답하며 온라인 창업 지원 환경의 확장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온라인 환경은 불특정 다수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학생 개개인의 기업가적 경험과 개인의 역량을 특정할 수 없기에 실질적인 학생 창업으로 이어지는데 한계가 있었다. 사업 아이디어 형성 단계에서는 기업가적 경험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가 형성된 ‘직접적 창업 지원 기관’의 역할이 필수적이었으며, ‘간접적 창업 지원 기관’은 보완적인 측면에서 역할했다.

2) 기업가적 기회의 발견

기업가적 기회 발견 단계에서는 모호한 사업 아이디어를 사업 컨셉으로 구체화하고, 구체화된 사업 컨셉을 토대로 창업 초기의 성장을 견인하는 자금과 창업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의 사회적 속성은 대학 내외부의 물질적 속성에 착근된 형태로 작동하며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활용되었으며, 물질적 속성은 문화적 속성을 강화했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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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기업가적 기회 발견 단계에서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

창업가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가적 기회를 인지하고 확보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은 물리적 인프라를 통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업가적 기회 발견 단계에서 학생들은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에 착근된 ‘수직적 네트워크’를 핵심적으로 활용했다. 교내의 SNU공학컨설팅센터와 창업지원단, 교외의 스프링캠프와 서울대 캠퍼스타운 등 주요 창업 지원 기관에서는 학생 창업가들에게 창업 지원 프로그램과 창업 경진대회를 통해 정부지원사업 계획서 작성법에 관한 교육을 제공했다. 사업 아이디어가 충분히 구체화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무대가성의 정부 창업 지원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창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 창업가들은 예비 창업 단계에서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교육은 사업 컨셉을 정교화하는데에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반면, 학생들은 사업 아이디어가 검증된 학생들에게 교내외의 창업 공간에 우선 입주하거나 메이커스페이스 등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창업 지원 기관의 혜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교내에서 창업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수월한 편이었다고 평가했다.

“인재 확보를 목표로 구성된 창업팀이 (발굴한 사업 아이디어는) 메가트렌드와 다를 것이므로 돈 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 SNU-IGNITE 창업캠프의 멘토 강연 중

“(SNU공학컨설팅센터의 멘토)교수님들의 멘토링은 예비창업단계에서 (중략)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기술적인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창업에 필요한 실질적인 멘토링을 받기에는 부족합니다.” - 학생 창업가 A

“교내에 ‘더 비기닝’이라는 창업 경진대회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참가했어요. 저는 아주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워킹을 할 수 있을지 나가서 증명을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어요. (중략) ‘더 비기닝’에서 우승하고 (교내의) 아이디어 팩토리 시제품 제작공간에 입주우선권을 받았고, 입주한 사무실에서 3D 프린터 등을 활용할 수 있었던 점이 좋았어요.” - 학생 창업가 J

현재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에서 ‘수직적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 컨셉의 정교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는 창업 지원 기관은 교외의 스프링캠프와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4). 학생 창업가들은 서울대학교 선배 창업가이자 투자자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교내 창업 지원 기관의 교육과는 달리 실제 창업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전달받을 수 있어 도움되었다고 평가했다.

“스프링캠프의 대표님이 원래 창업지원단에서 창업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창업 인큐베이팅이 잘 맞다는 것을 확인하시고, 교내 연구공원에서 직접 창업하신 분이에요. 서울대를 중심으로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스프링캠프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스프링캠프의 전략은 회사를 학교 앞에 세운 다음 학교 끝나고 집가는 애들 중에 창업에 관심있는 똑똑한 애들에게 예비창업자 공간을 제공하고 사업이 될 것 같은 아이템을 확인하고 투자를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 학생 창업가 C

스프링캠프나 서울대 캠퍼스타운 사업단에 입주하지 않은 일부 학생들의 경우, ‘수직적 네트워크’에 연결되기 위해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외부의 부문 특화형 엑셀러레이터에 입주하고자 했다(그림 4). 헬스 케어 부문의 학생 창업가 F는 교내에서 제공되는 멘토링을 통해 사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자금과 공간을 확보했다. 이후 강원형 뉴딜 아이디어 공모전에서의 입상 혜택으로 강원창조혁신센터와 협약을 맺어 강원모바일헬스케어지원센터에 입주했고, 사회적기업가육성사업에 선정되어 사업 기회를 확장할 수 있었다. 다른 학생 창업가 G는 핀테크 분야의 사업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교내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지원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한계를 인식하고, 한국 핀테크 지원 센터 주관 사업에 지원하여 관련 부문의 기업 간 네트워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사업 기회를 형성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기업가적 기회 발견 단계에서는 대학 내외부의 물질적, 사회적 속성이 함께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대학 내부의 한계가 보완될 수 있었다. 창업 지원 기관에서 제공하는 창업 공간은 학생 창업가들을 대학 내부로부터 지역으로 연계해 관악구 내에서 지속적으로 기업가적 프로세스를 이어가도록 유도했고, 이를 통해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내에서 ‘기업가적 역사’가 축적될 수 있었다. 이는 물질적 속성이 문화적 속성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 기업가적 기회의 활용

기업가적 기회의 활용 단계에서는 이전 단계에서 발견한 기회를 활용하고, 피봇팅 과정(사업 컨셉의 수정・보완)을 반복하며 학생 창업 기업은 자립하게 된다. 앞 단계와 마찬가지로 학생 창업가들은 물질적 속성에 착근된 사회적 속성을 통해 기회를 활용하고, 피봇팅 과정을 거쳤다. 다만, 생태계 내부보다는 외부와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문화적 속성이 강화되었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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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기업가적 기회 활용 단계에서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

기업가적 기회를 발견한 학생 창업가들은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학생들은 이 단계에서 수직적 네트워크가 착근된 대학 외부 또는 생태계 외부의 창업 지원 기관에 입주하여(그림 5) 투자자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최종적으로 벤처케피털이나 금융권으로부터의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취했다.

“금융권에 연결되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이 많아져서 유리하고, 그룹 차원에서 운영하는 서비스도 많아서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돈의 흐름에 편승이 가능한거죠.” - 학생 창업가 B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에서는 스프링캠프가 투자유치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스프링캠프는 입주한 창업팀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창업자와 투자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상쇄하고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형성했다. 인큐베이팅에 성공한 창업팀에게는 프로젝트 성과를 기반으로 투자 금액을 결정했고, 일반적으로 시드(seed)1) 단계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NFT 기반의 헬스케어어플을 사업 아이템으로 갖고 있었는데 스프링캠프에서 모회사인 네이버의 계열사와 협업기회를 제공하면서 제페토, 크림, 라인프렌즈 등의 회사들과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중략) 이 과정에서 어플의 메인 서비스 피봇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었고, 코인 투자를 유치하면서 초기 자금을 확보했고, 현재는 크립토 서비스 관련 신사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학생 창업가 C

또한, 학생 창업자에겐 스프링캠프의 수직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입주 또는 투자를 받는 것 자체로도 추가적인 사업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다. 스프링캠프와의 네트워킹은 그 자체로 기업 포트폴리오로 누적되어 본엔젤스, 매쉬업, 프라이머 등의 주요 벤처캐피탈로부터의 후기 투자를 유치하는데 용이했기 때문이다. 이는 선행 연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네트워크를 통한 자원 조달은 기형성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며, 네트워크 참여자들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형성하기 때문에 벤처 시장에서 스프링캠프의 입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후기 단계 투자에서도 역대 투자 기록이 기업의 스펙이 되기 때문에 초기 투자를 어디서 받았는지에 따라 향방이 갈린다고 생각해서 업계 탑티어 투자자인 스프링캠프에 입주하고, 투자까지 받으려고 노력했어요. 인지도가 떨어지거나 업계 네트워크가 없을 경우에는 그 다음 투자 유치에서도 똑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에요.” - 학생 창업가 B

기업가적 기회의 활용 단계에서도 앞 단계와 마찬가지로 학생 창업생태계 내부의 물질적 속성에 의해 지역 내 학생 창업 기업이 잔존하며 생태계 내에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 문화’가 전파되고, ‘기업가적 역사’가 누적될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성공적인 역할 모델이 되는 학생 창업가가 생태계 내에서 인큐베이터이자 투자자로 역할이 변화한 ‘기업가적 재순환’의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에 기회 활용 단계에서는 전체 프로세스 중에서 관악구의 지역 내 시장 부재의 한계 즉, 물질적 속성의 한계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학생 창업가들은 기회 활용 단계에서 생태계 외부와의 네트워킹 즉, 사회적 속성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있었다.

표 4.

기업가적 프로세스별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속성 구분

속성 구분 사업 아이디어 형성 단계 기업가적 기회 발견 단계 기업가적 기회 활용 단계
물질적 직접적
창업
지원
환경
창업 교과목 벤처경영학과
비교과 창업 조직 SNUSV, SNU IGNITE
창업
지원
기관
생태계 내부 스프링캠프,
서울대캠퍼스타운 창업 HERO
(SNU공학컨설팅센터, 창업지원단)
스프링캠프
생태계 외부 부문 특화형 엑셀러레이터, 벤처캐피털
간접적 창업 지원 환경 대학원 연구동,
일반 동아리(학회),
온라인 어플리케이션
사회적 수평적 네트워크 핵심적 보조적 보조적
수직적 네트워크 보조적 핵심적 핵심적
문화적 기업가정신에 대한 지지적인 문화 핵심적 보조적 보조적
기업가적 역사 핵심적 핵심적 핵심적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서울대학교를 사례로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구성요소를 식별하고, 학생 기업가적 프로세스에서 나타나는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현재 서울대 학생 창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기업가정신 문화를 공유하는 학생들 간의 팀 빌딩에 학생 창업생태계의 문화적 속성이 핵심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후의 단계에서는 사업을 구체화하고, 기회 활용을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한 통로로서 사회적 네트워크 즉, 사회적 속성이 주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물질적 속성은 학생 창업의 전 단계에 걸쳐 대학 내부로부터 지역, 나아가 서울대 학생 창업생태계 외부로 누적적으로 학생 창업가를 배출하며 창업생태계에 기업가정신을 확산시켰다.

서울대학교를 하나의 사례로 진행한 본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이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조성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첫째, 일반적인 창업생태계와는 달리 대학 창업생태계는 대학의 역할이 지식과 인재의 공급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인적 자원을 활용하여 창업 기업을 출현시키고, 기업 성장의 토양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대학 내 다양한 행위자들을 상호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구축자이자 조정자로서 대학은 창업생태계에서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한다. 둘째, 대학 창업생태계에서 학생 주도의 창업이 이루어지는 경우, 학생을 창업가로 교육하여 배출하는 학생 창업생태계 구성요소들의 기능이 부각된다. 특히, 창업동아리 등의 학생 창업 지원 조직은 능동적인 조직 문화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터전이 된다. 교내의 창업지원기관도 학생 기업가정신을 육성하기 위한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안정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 더불어 학생 창업생태계에서는 학생 창업자들의 ‘대학 동문’이라는 연대감과 일반적인 진로와는 다른 선택했다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선후배 학생 창업가들 또는 동료 학생 창업가들 간에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용이하다.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특성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의 정책적 제언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창업 전 단계에서 유발된 창업 동기가 실질적인 창업으로 이어지기 위해 학생들을 대학 내 창업 동아리 또는 창업 지원 조직으로 긴밀하게 연계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교내 창업 캠프나 교과목을 통한 단발적인 창업을 경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지속적으로 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창업 초기 단계에서 학생 창업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대학 내외부 창업 지원 환경 간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야 한다. 대학 내부에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구축하기에 한계가 있을 경우, 이를 대학 외부에 위치한 인큐베이터 또는 엑셀러레이터를 통해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 내부에는 보다 실질적인 창업 경험을 제공하는 멘토를 확보해야하며, 대학 외부의 창업 관련 민관 기관과의 협조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학생 창업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문별 주요 벤처케피탈로부터 투자를 유치해야 하고, 이를 위해 부문 특화형 엑셀러레이터나 인큐베이터와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 내부에 위치할 필요가 있다. 학생 창업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기에 유리한 기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고, 기업 성장 과정에서 필수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학생 창업가들이 창업생태계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아 지역 내에서 기업가적 재순환을 유도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한 사례로서 서울대학교를 살펴보았기에 대학별로 상이한 역사적 맥락에 의해 구축된 다양한 양상의 창업생태계를 대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다만, 대학발 학생 창업은 대학이라는 울타리가 사회적 안전망으로 역할하고 있어 대학 학생 창업생태계의 조성은 위험도가 높은 창업의 본질에 다가가기 수월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본 연구는 이러한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부분들을 제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학생 창업자들은 진로의 탐색과 선택의 과정에서 창업을 선택한다. 대학발 학생 창업의 실패는 그 자체로도 학생 진로 탐색의 과정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는 실패에 대한 포용성이 낮은 한국의 정서적 분위기에서 창업을 시도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춘 환경이므로 향후 창업 육성 및 지원 정책이 대학 창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원함에 있어 학생 창업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저자의 석사학위논문의 일부를 수정·보완하여 작성함.

[1] 1) 스타트업 초기 투자는 크게 시드(seed)-시리즈A-시리즈B-시리즈C 단계로 구분되며, 이때 시드(seed) 투자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프로토타입의 서비스 또는 제품 제작을 목적으로 5억원 내외의 투자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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