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April 2024. 249-267
https://doi.org/10.22776/kgs.2024.59.2.249

ABSTRACT


MAIN

  • 1. 서론

  • 2. 수능 과목으로서 2022 개정 통합사회 과목의 특성 분석 및 지리교과 내용 영역 중심의 통합형 평가 가능성

  •   1)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 및 사회과 통합 논의의 갈래와 양상

  •   2)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과 수능 과목으로서의 적절성

  •   3) 지리교과 내용 중심 사회과 통합 평가의 가능성

  • 3. 통합사회 수능 문항을 위한 내용 요소 분석

  •   1) 2022 개정 통합사회 성취기준 내용 요소 분석

  •   2) 전국연합 통합사회 문항 분석

  • 4. 통합사회 수능 문항 출제 방안 모색

  •   1) 2022 개정 통합사회 평가 요소 분석

  •   2) 유형별 통합 문항 사례 개발을 통한 가능성 탐색

  • 5. 결론

1. 서론

“구글은 어떤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10년 뒤의 미래를 먼저 세팅을 한 뒤 거기까지 가는 디딤돌을 하나씩 놓는 방식으로 일을 합니다.1)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장기적인 전망과 안목, 미래 전략은 생존을 위한 필수 성공 전략일 것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공교육이 10년 뒤 국가를 주도해 나갈 인재 양성을 위해 적절한 안목을 통해 교육과정 목표를 실천해가고 있는지 다소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교육과정 구성의 중점 중 하나가 “디지털 전환, 기후・생태환경 변화 등에 따른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의 삶과 학습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주도성을 함양한다.(교육부, 2022b, 4)”이다. 이를 만족하기 위해 각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여러 눈에 띄는 변화들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변화들이 미래를 살아나갈 학생들을 길러내기에 적절한 전망을 담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2028학년도 부터 바뀌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구체적인 체제에 대해 아직 많은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은, 불과 3년여 앞으로 다가온 중대한 변화에 대한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실이다. 기업은 10년 뒤를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은 아직 3년이 채 남지 않은 수능이 미지수인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학교교육은 변화하는 미래 환경 속에서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재 교육부는 2028학년도부터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의 선택과목 없는 통합형 수능 개편안을 발표한 상태에 있다(교육부, 2023). 미래에 필요한 역량과 통합적이고 융합적인 교육을 유도하는 공정한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과 더불어 고교 내신도 5등급 절대평가․상대평가를 병기하는 방향으로 입시 제도를 발표했다. 주목할 부분은 기존의 사회탐구영역이 ‘통합사회’의 한 과목으로 통합되면서 통합과학과 함께 모든 사회과목과 과학과목을 포함하여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발표와 함께 2022 개정 통합사회 과목은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큰 변화의 물결 속에서, 매우 중요하게 급부상하고 있다. 단, 여기에는 다음의 몇 가지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이 “시민으로서 개인이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인간, 사회, 국가, 지구 공동체 및 환경의 문제를 통합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미래 사회에 필요한 기초 소양과 역량을 함양하는 것(교육부, 2022a, 107)”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간 사회과 통합 논의의 양상이 지지와 그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두 갈래로 진행되어 오면서 지금의 통합사회 과목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사회과 통합 평가라는 또 다른 논의가 적절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대입을 위한 변별의 성격이 강한 수능 체제의 특성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면서 통합 평가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치열한 논의가 필요하다.

둘째, 통합형 문항의 출제 가능성과 체제 구축 문제이다. 2028학년도부터 통합형 수능을 계획하여 발표하고 있지만, 융합형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 사회과 교과 통합형 문항의 출제가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적 논의가 시급하게 필요한 상황이다. 수능 문항의 특성상 각 분과 학문의 정립성 기반의 논리 체계 속에서 그 평가 내용이 정당성을 인정받아 왔다. 하지만, 통합사회 과목은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학생의 실생활 이슈를 중심으로 구성이 된 과목이다. 이러한 내용의 특성에 따라 평가 문항의 지식 내용에 대한 학문적 기반의 토대 확립이 보장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사회과 통합적 특징과 선택형 평가 문항이라는 충돌되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킴으로써 통합사회 수능을 지지하는 과목 평가 체제의 확보가 필요하다.

셋째, 통합사회 성취기준을 만족시키면서 지리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한 수능 문항의 출제와 지속 가능성 문제다. ‘문・이과 구분 없는 통합형 수능’의 구호 아래 적용될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예상된다. 2022 개정 통합사회 과목의 10개 주제들 중에는 지리교과 고유의 영역이 있는 반면,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들도 있다. 수능 개편안에 따라 일정 부분 사회과 통합형 문항이나 서술형 등의 새로운 시도들이 예상되는 바, 지리교과 내용이 사회과 통합 주제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수능 체제하에서 일정 부분의 교과 영역을 확보하는 것은 해당 과목의 교육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최근까지 초・중등 교육에서 지리교과의 위상에 대한 위기의식 확산에 따라, 지리교육은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지식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왔다(권정화, 2010). 수능 체제 역시 중요한 시대적 요구이기 때문에 이에 부합하는 지리교육 평가 요소는 중요하게 논의 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본 논문에서는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과 특성 및 지리교과 차원에서 2022 개정 통합사회의 가능성을 여러 관점을 비교하면서 탐색해 보고 이를 토대로 기존에 치러지고 있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통합사회 문항을 분석해 현황을 진단할 것이다. 그리고 통합사회 교육과정의 성취기준 및 관련 내용들을 토대로 지리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한 통합형 주제를 탐색해본 뒤 과목의 성격을 만족할 수 있는 몇 가지 유형의 문항을 제시함으로써 통합사회 수능 문항에서 지리교과 내용 중심의 사회과 통합형 문항의 출제 가능성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2. 수능 과목으로서 2022 개정 통합사회 과목의 특성 분석 및 지리교과 내용 영역 중심의 통합형 평가 가능성

1)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 및 사회과 통합 논의의 갈래와 양상

사회과 통합 논의는 분과 학문의 경계에 대한 타당성을 골자로 하여 오랜 기간 이어졌다(구정화, 2015; 박선미, 2003; 손명철, 1999). 그리고 6차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공통사회’와 7차 및 이후 수시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고등학교 ‘사회’교과에서 미진하게나마 통합이 시도 되었다. 이후 그것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우려되는 바에 대한 첨예한 논의들이 이어졌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이르러 “인문・사회・과학기술에 관한 기초 소양을 함양한다. 이를 위해 초・중등 교과 교육과정을 개편하며,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기초 소양 함양을 위해 모든 학생이 배우는 공통과목을 도입하고 통합적 사고력을 키우는…(후략)…” ‘통합사회’ 및 ‘통합과학’ 과목 신설을 발표하였다(교육부, 2014, 3). 그리고 2022년 12월 22일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됨과 동시에 통합사회 과목 교육과정이 발표되었다(교육부, 2022c). 발표된 통합사회는 총 10개의 주제를 대단원 영역으로 구성하여 5개의 대단원을 하나로 묶어 통합사회 1과 2 둘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내용 요소는 2015 개정 통합사회와 비교해 평가 방식에서 상대평가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외에 큰 차이는 없다. 교육과정 내용 요소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가장 큰 이슈는 수능 과목으로 지정된 것이다. 따라서 통합사회 과목 성격을 먼저 검토한 뒤 통합사회와 수능 이슈를 다룰 필요가 있다.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은 주로 2015 개정 통합사회 과목에 대해 이뤄진 연구들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과목 간 통합은 교육과정 논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왔던 주제다. 분과 학문 중심 교육과정의 과목 체제 속에서 이뤄지는 학교 교육은 학생들이 경험하는 세상과 단절되어 별도로 인식된다는 문제 인식이 제기됨에 따라, Hirst(2010)는 실생활 속 주제를 중심으로 과목 내용의 통합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통합을 지지하는 입장은 대체로 이론과 추상적 논리에 근거하여 아동의 실생활 관련 조화로운 사고의 발달을 위해 분과 학문이 학습자의 실질적 삶과 연계되어 통합적으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제기되는 경향이 있다(Cumming, 1994; Hargreaves et al., 2001).

이를 위한 통합의 유형에 대해서 Drake and Burns(2004)는 수준별로 3가지 유형을 제시하였다. 분과 학문의 지식 체계를 강조하는 다학문적(multidisciplinary) 통합에서, 빅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간학문적 또는 학제적(interdisciplinary) 통합, 실생활 맥락의 측면을 중심으로 하는 초학문적(transdisciplinary) 통합에 이르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Fogarty(1991)는 각 교과를 분리하여 가르치는 전통적 방식의 분절형(fragmented) 모델에서 학습자 지향적인 통합을 위해 전문가들 간 네트워크를 통해 학습 내용을 선별하여 공유하는 방식의 네트워크형(Neworked) 모델에 이르기 까지 10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 이들 역시 공통적으로 학생들의 실생활 측면에서 통합을 이점을 제시한다.

반면, 교과 통합에 대한 우려의 입장도 제기되었다. 주로 구체적인 통합 교육과정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계점들을 지적하는 입장이다. 교과 통합이 피할 수 없는 추세이긴 하지만, 긍정적 방향에 대한 논의와 함의의 부족에 대한 문제제기(Case, 1991)와, 통합의 결과가 사회 교과의 내용을 감소시키지만,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오지 못한다는 한계에 대한 지적(Alleman and Brophy, 1993)과 더불어, 통합 교육과정의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분과 학문의 가치 훼손(Schug and Cross, 1998), 교육과정 통합이 교사의 자유로운 교수법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여러 문제들에 대한 지적이 그것이다(Case, 1991; Hiebert and Morris, 2012).

통합사회는 대주제를 중심으로 사회 현상에 대해 통합적으로 접근 하는 과목으로 개발되었다(김남준, 2017; 김민재, 2016; 모경환・박형준, 2021; 박은아 등, 2017; 옥일남, 2016). 통합사회는 그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시도되지 않았던, 실생활 주제를 기반으로 하는 높은 수준의 융합적 성격을 지닌 과목이다(모경환・박형준, 2021; 박은아・김명정, 2018; 조철기, 2016). 이러한 높은 수준의 2015 개정 통합사회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도 여러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들이 제기되었다. 통합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입장은 2010년 미국의 NCSS가 발표한 사회과 10개 주제에 기초한 스트랜드(strand) 중심의 교육과정 형태에 따르는 것이 그 한 축이며(모경환・박형준, 2021; 온정덕, 2014), 이에 반해 급격한 사회과 통합에 따른 여러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신중한 접근을 제시한 입장이 또 다른 한 축이다(류재명, 1997; 류재명・서태열, 1997; 손명철, 1999).

통합의 필요성은 주로 미래를 살아갈 학습자의 실생활 경험과 관련하여 사회과의 분과 학문들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이 되어야 하는가를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사회과의 여러 교과목에 제시된 내용 요소들이 학습자 입장에서는 너무 큰 학습 부담으로 안겨진다는 문제 인식과, 그에 따라 학습의 내용을 강조하기 보다 기능과 역량에 기반한 빅아이디어 또는 스트랜드로 통칭되는 통합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들이 제기되어 왔는데(박선미, 2003; 온정덕, 2014),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큰 반론이 제기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의 논의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대체로 교과 통합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얽히는 부분들이다. 우선 통합사회의 수능 과목 지정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통합사회의 주제들이 학생들의 실생활 이슈를 중심으로 아동의 조화로운 발달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수능 과목으로 지정될 경우 이러한 본래 목적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김남준, 2017; 옥일남, 2016; 이용상 등, 2015). 다음으로는 거칠고 급격한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의 문제점(류재명・서태열, 1997; 조철기, 2016), 교사 양성 기관인 대학의 교육체계와 맞지 않는 교과 체제의 문제점(박은아・김명정, 2018; 이정우・임은진, 2019), 통합의 논의에서 한국사만 제외 된 것의 논리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비롯해 과목편제 상의 문제점(구정화, 2015) 등 통합의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어온 많은 현실의 어려움들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들 두 축의 논의를 자세히 살펴보면, 통합 논의에 대한 지지의 입장은 추상적 차원에서 논의되었고, 우려의 입장은 주로 구체적 차원에서 이뤄져 두 논의가 서로 다른 층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회과 통합 논의의 여러 갈래들이 합의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기 보다는 통합의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의 방향성을 모색해봄으로써 교과 통합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절은 사회과 통합 논의의 특징 및 사회과 통합을 둘러싸고 나타난 통합의 긍정성과 학문적 계통성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살펴보았다. 우리가 이 논의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이 수능 과목으로서 적절한지의 판단에 대한 중요한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논의의 귀결에 주목하여 주로 통합사회 과목이 수능 대상 과목이 된 것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가능성을 검토해 보고자 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따라서 다음 절은 수능 관련 논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집중하여 검토해 보도록 한다.

2)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과 수능 과목으로서의 적절성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는 통합사회의 성격을 “학생들이 복잡한 사회문제에 대해 흥미와 호기심을 가지고 관찰, 조사, 분석할 수 있도록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통합적 관점에서 해석, 평가, 성찰할 수 있도록 한다.”(교육부, 2022a, 106) 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목표에서는 ‘지속가능한 삶’, ‘미래사회’, ‘환경의 문제’ 등의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이러한 가치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적 사고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평가의 방향에 대해서는 “통합사회 교과 내용 요소에 대한 단순한 지식 습득 여부보다는 통합사회의 교과 역량 함양과 핵심 아이디어에 대한 이해를 중심으로 평가한다.”(교육부, 2022a, 124)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과목의 특성이 선택형 지필평가로 구성된 수능 체제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지 여러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합사회 과목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특성상 융・복합적 사고가 가능한 통합형의 공통과목으로 개발 되었으므로 기존 사회과 분과 학문의 체계를 따르는 다른 선택과목들과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통합사회 과목이 본래의 개설 취지를 살리면서 학교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수능 과목으로 지정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함께(김남준, 2017), 수능 과목으로 지정될 경우 민주시민 교육에 대한 위상 정립과, 이를 위한 학생 활동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지기 어려워지는 문제들이 제기되었다(옥일남, 2016; 이정우・임은진, 2019).

현재 수능은 문항의 지식에 대한 학문적 배경의 정합성과 변별력을 비롯해 문항의 난이도가 고르게 확보되어야 하는 체제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과 같은 선택형 문항 체제에서는 분과 학문 지식 내용의 객관성 확보가 매우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한다. 앞서 인용했던 연구들에서 수능 과목으로의 지정 여부가 과목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무척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논리에 따르면, 통합사회 과목이 분과 학문의 지식 체계를 준용하지 않는다는 부분에서 수능의 성격과 충돌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김재근 등, 2018).

통합사회 과목이 배경 학문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지식을 기반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지 않고, 핵심 아이디어를 대주제로 제시하고 이를 중심으로 화학적 융합을 지향하는 과목의 특성상 기존의 사회과 수능 선택과목들과는 다른 정체성을 지닌다. 그러므로, 통합사회가 수능 과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과목의 통합적 성격과, 수능 지식 충족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구정화, 2015). 학문적 기반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구성이 분과 학문의 내용을 기반으로 분절적으로 이뤄져야 하지만, 학습자를 중심으로한 통합과목의 성격과 맞지 않게 된다. 예컨대, 정의적 영역의 ‘가치・태도’ 내용 요소나, ‘의사소통 및 협업 능력’, ‘창의적 사고력’ 등의 역량이 교과에서는 강조되지만, 이러한 요소들을 어떻게 객관성을 담보하여 선택 가능한 지식으로 정련할 수 있을지 답을 내리기 어렵다. 간혹, 분과 학문의 지식이 통합형 내용 요소로 적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식의 오류 가능성이 제시되기도 한다. 이간용(2018)은 통합사회에서 논의되는 공간적 관점의 타당한 정의에 대한 논의가 부족함에 따라 발생하는 지리적 개념의 인식 부족을 지적하였는데, 구체적으로 기후와 날씨, 영토와 영역 개념 등에 대한 학문적 개념의 추상화에 따른 혼동이 나타남을 문제시하였다.

수능 평가의 기술적인 특성에 따른 문제점도 지적할 수 있다. 국가 단위 시험의 특성상 절대평가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난도의 확보가 필요하다. 기술적으로 이런 조건들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교과 지식이 선택형 문항의 답지로 도출될 수 있는 수준으로 개념화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탐구형 문항을 지향하고 있는 수능의 평가적인 특성과 달리 인지적 요소에 치중되고 있는 이유가 그런 기술적 특징에 있다(김현정 등, 2016). 그러나 통합사회 과목이 그런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충족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충족하는 것이 과목의 기본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통합사회가 2018년 처음 적용된지 약 6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학교에서는 통합 주제를 기반으로 학생 중심의 다양한 수업 방식이 활용되고 있고(모경환・박형준, 2021), 이를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많이 보급 되고 있다(이혁규 등, 2019). 통합형 과목 운영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통합사회 과목의 특징에 맞게 운영하려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표준화된 고 부담 시험이 학교 수업에 미칠 수 있는 여러 부정적 영향은 현장의 이러한 노력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Madaus and Russell, 2010), 통합사회의 특징을 살리기 위한 수업 방식과 노력이 수능 시험에 의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교육부(2023) 개선안에 따르면 통합사회 내신 평가는 5등급 절대평가로 정하고 있다. 즉, 학생들이 학교의 수업과 평가에서 선택형 상대평가 체제 지필평가를 경험하지 못하다가 대학 입시를 맞이하게 될 때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큰 사고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능은 단위학교의 교육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때 통합사회 과목의 운영이 그 취지와 달라질 우려가 발생하는 것이다(민일홍, 2013).

논의를 종합해 보면,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과 수능 문항 체제 간에는 불일치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수능과목으로서 통합사회 교과에 대한 두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통합사회 수능 문항이 기존 수능 과목의 개별 문항 체계를 그대로 가져오는 방향은 과목의 성격상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과목의 성격과 수능 문항의 기술적 구조를 만족할 수 있는 통합 문항의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통합사회의 성격과 수능 평가의 특징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논술형 평가 정도로 가능할 것이나,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탐구적 요소를 가진 통합형의 문항에 대해 구체적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통해 몇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3) 지리교과 내용 중심 사회과 통합 평가의 가능성

통합사회의 10가지 주제들 중 지금까지 지리교과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주제들이 존재한다. 주로 시민성의 논의와 인간의 삶과 행복, 사회 정의, 인권, 법과 제도 관련 주제들이 이에 해당한다. 반대로 지리적 특징이 크게 드러나는, ‘자연환경’ 관련 주제들은 사회과의 다른 분과 전공자들이 어려워한다. 이러한 특징을 활용하여 통합사회에서 지리 영역의 지분을 확보하고자 지리교과의 전형적이고 어려운 내용을 강조하려는 주장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특수성이 강조되는 해당 주제의 내용 자체에 대해 존재 여부의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2) 따라서 지리교과의 입장에서도 사회과 통합 논의가 필요한 것이며, 특히 사회과 통합형 평가 문항을 위해서는 이러한 각 분과 고유의 특징이 강한 주제들에서 통합적 요소들을 추출해 내어 공동의 접근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리학 내에서도 지리적 개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여러 논의들이 진행되었는데, 지리교과를 중심으로 사회과 통합 주제와 평가를 구상하고자 할 때 그런 논의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강현수 등(2012)은 르페브르(H. Lefebvre)의 ‘도시권(right to the city)’ 개념을 중심으로 지리학에서 ‘정의’를 공간적으로 다룰 수 있는 다양한 담론 들을 제시하였고, 김기남(2011)은 실제 도시 공간에서 학교를 중심으로 벌어진 사례를 통해 현실 세계의 ‘정의’, ‘인권’, ‘불평등’ 문제를 공간적으로 볼 수 있는 관점의 틀을 제시했다. 또한 박배균 등(2018)은 2015 개정 교육과정 통합사회 과목의 주제들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간적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리교과의 적용 가능성을 넓히는데 기여를 하였고, 그중 ‘행복’ 주제에 대한 지리적 접근도 논의되었다(김기남, 2018; 조철기, 2018b). 김갑철・조철기(2017)는 공간불평등, 글로벌 사회 정의 개념을 지리교육의 관점에서 해석하였고, 이어 조철기(2018a)는 이러한 개념을 지리교육에서 어떻게 가르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였다. 남호엽(2013)은 통합사회 글로벌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기후변화, 인권과 정의, 문화 다양성 등의 통합 주제를 도출하여 주로 지리 영역과 일반사회 영역의 내용을 통합할 수 있는 수업 자료를 개발하여 제시하였다. 방민권・최재영(2018)은 지리 내용을 중심으로 윤리 교과 내용과의 통합 방안을 개발하였다.

그러나 지리교과에서 다룰 수 있는 내용의 범위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 내용들이 통합사회 수능의 평가 문항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다른 고려 사항들이 추가로 발생한다. 우선 교과서에 제시될 수 있는 지식과 평가에 제시될 수 있는 지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관련된 사례로 김기남・김민성(2021)은 세계지리 수능 문항에서 나타나는 구조화된 편견을 규명하며 수능 평가의 특징을 지적하였다. 이는 교육과정의 구조적인 틀에 의해 평가 문항에서만 발생하는 지역적 편견을 규명한 것으로, 교육과정의 체계에 따라 예외성이 인정될 수 없는 평가 문항 특유의 구조적 문제를 제시한 것이다. 즉, 교과서에서는 아프리카의 열대 기후지역을 다룰 때 도시와 현대화된 삶을 참고 자료로 제시할 수 있으나, 평가 문항에서는 성취기준에 제시된 내용만을 다룰 수 있어 열대 기후 지역에서는 기후의 영향을 받은 전통적인 생활양식만을 다룰 수밖에 없어, 결과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는 편견을 조장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다음으로는 변별력 있는 또는 고난도 평가 문항을 위한 내용 요소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사회과 각 교과의 특성에 따라 변별력 있는 고난도 평가 문항을 위한 특정 학문의 내용 요소가 존재한다(배화순 등. 2018). 따라서 지리교과의 단일 과목 시험체제가 아닌 통합형 문항이나, 통합사회 범교과 내용 요소의 문항을 만들 때 그런 주제들을 활용하여 일정 난도 이상의 문항을 만들 수 있어야 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 변별력이 낮아져 실용성이 제한적일 수 있다.

수능 문항은 저난도 문항에서부터 고난도 문항까지 일정 수준의 변별력이 갖춰지면서 학문적 정합성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현재까지는 통합사회 수능 문항의 출제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사회과 통합형 문항 체제를 위한 다양한 가능성이 모색되어야 한다. 지리영역의 문항 역시 다양한 통합사회 문항 구성 가능성에 대해 논의되어야 하며, 기존 지리 선택과목의 고난도 평가 문항 내용 요소 외에도 통합사회의 보편 주제들에 대한 문항 연구가 구체적이고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연구가 아직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다음에서는 이런 문제의식 하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문항 조건을 체계화하고 통합사회에서 지리 영역의 수능 문항을 위해 기존 통합사회 전국단위 학력평가 문항을 면밀히 검토해 보고, 지리 내용 요소를 중심으로 여러 효과적인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3. 통합사회 수능 문항을 위한 내용 요소 분석

1) 2022 개정 통합사회 성취기준 내용 요소 분석

2022 개정 교육과정 통합사회 과목의 수능 문항 개발을 위해서는 우선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중심으로 한 내용 체계표를 분석해야 할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통합사회 교과서가 개발 중이므로 교과서상의 내용을 직접 분석해볼 수는 없으나, 교과서가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만큼 성취기준 분석을 통해 내용 체계를 분석하는 것이 문항 개발의 내용 요소 파악을 위해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교과 내용 체계에서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의 범주를 상호 연결하여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임은진, 2023). 따라서 본 연구는 통합사회 내용 체계 분석을 위해 본 내용 체계표를 중심으로 성취기준 및 성취기준 해설의 내용에서 주요 개념을 추출하여 각 교과 영역별로 분석하였다. 내용 체계 분석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교과 영역별 교사 전문가를 통해 내용을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분석의 결과는 다음의 표 1표 2에 각각 통합사회1과 통합사회2의 내용 요소를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표 1.

2022 개정 교육과정 통합사회 영역별 평가 내용 요소 구분(통합사회1)

교과영역
평가 요소 개념
지리 역사 일반사회 윤리 적용 사례, 방법
(과정․기능 내용 요소)
대단원 영역 통합개념
통합적 관점 ∙(사회현상에 대한)
통합적 관점
∙공간적 관점
∙장소와 지역 및
공간적 상호 작용
∙시간적 관점
∙인간과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역사적 배경과 시대
맥락
∙사회적 관점
∙사회구조 및
제도의 영향력
∙윤리적 관점
∙도덕적 가치와
규범
∙학생 개인의 삶,
지역사회 현상 등
사회현상에 대한
통합적 고찰
인간, 사회,
환경과 행복
∙행복의 의미
∙행복(한 삶)의 조건
∙지역적 여건
∙정주환경의 조건
∙행복(웰빙)의
시대적 조건
∙정주환경 변화와
역사
∙경제적 안정
∙민주주의 발전과
시민 참여
∙행복한 삶을 위한
도덕적 실천 및
성찰
∙고전, 문학작품,
신문기사 등 매체
∙행복의 조건에 대한
토의․토론
자연환경과
인간
∙자연환경
∙자연관
∙환경문제
∙생태시민
(생태전환적 사고)
∙기후
∙지형
∙공간 스케일에
따른 환경의 변화
∙인간과 환경에
대한 시간적 관점의
변화
∙생태 환경사
∙환경에 대한
정부와 제도
∙시민단체, 기업
∙인간 중심주의
∙생태 중심주의
∙뉴스, 다큐멘터리,
영화 광고 등 실생활
사례
∙인간과 자연을
둘러싼 관점 비교
∙생태시민으로서
참여(개인․연대)
문화와
다양성
∙문화권
∙문화 변동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윤리
∙다문화 사회(문화
다양성)
∙문화권
∙자연환경(기후,
지형)에 따른
인문환경(종교,
산업)
∙지역에 따른
문화의 차이
∙전통문화
∙현대 사회와
다문화
∙다문화의 시대적
흐름
∙문화 상대주의
∙문화 병존, 융합,
동화
∙현대사회와 전통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
윤리(자문화 타문화
비교)
∙다양한 문화 경관
디지털 자료
∙지역 문화의 다양한
사례
∙문화 다양성과
정체성, 인권 존중에
대한 토론
∙문화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갈등
생활공간과
사회
∙산업화와 도시화
(문제)
∙교통・통신과
과학기술의 발달
∙생활공간과
생활양식
∙지역(사회) 변화와
정보 격차
∙지속가능성
∙산업화와 도시화
∙생태환경의 변화
∙지역 생활공간과
생활양식의 변화
(토지 이용, 산업
구조, 직업, 인구
등)
∙교통과 통신의
발달
∙지역의 공간구조
변화
∙시대에 따른 지역
및 생활 공간의
변화 (산업 구조,
인구 변화 등의
역사적 특징)
∙생활양식의 변화
∙노동시장 양극화
∙주민의 가치관
변화
∙공간 정보, 자료,
그림, 지도, 도식 등
시각자료
∙학급 내 협력 학습
∙문헌 연구, 면담,
답사
∙도시의 발달과 개인주의 가치관 확산
표 2.

2022 개정 교육과정 통합사회 영역별 평가 내용 요소 구분(통합사회2)

교과영역
평가 요소 개념
지리 역사 일반사회 윤리 적용 사례, 방법
(과정․기능 내용 요소)
대단원 영역 통합개념
인권보장과
헌법
∙시민혁명
∙인권
∙헌법
∙시민참여
∙지역별 인권
문제의 양상
∙역사적 흐름 속 인권의
변화
∙현대사회 인권의
확장
∙시민불복종
∙인권과 헌법
∙청소년 노동권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인권의
의미와
감수성
∙국내외 인권관련 디지털
기록물
∙국제 기구나 비정부 기구
에서 제공하는 인권 지수
∙세계 여러나라 인권
상황차이에 대한 비판적
인식
∙인권문제 관련 사례
∙근대 시민 혁명
∙사회적 소수자와 차별
사회정의와
불평등
∙정의의 실질적 기준
∙정의관
∙사회불평등
∙공간불평등
∙사회 계층의
양극화와 공간
불평등
∙공간 정의
∙분배적 정의
∙교정적 정의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적
정의관
∙사회의 불평등 현상 및
다양한 제도와 정책 판적
분석 평가
∙교정적 정의와 사회적
현안에 대한 토의 토론
시장경제와
지속가능
발전
∙시장경제와
합리적 선택
∙경제 주체의
역할
∙국제 분업과
무역
∙금융 생활
∙(사회적)지속
가능 발전
∙윤리적 소비
∙자원, 노동, 자본의
지역 분포
∙국제 분업과
무역의 필요성
∙자본주의의
역사적 사건과
전개 과정
∙합리적 선택
(의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정부, 기업가,
노동자, 소비자의
바람직한 관계
∙기업가 정신
∙금융자산 관리
∙시장경제 체제와
계획경제 체제
∙자본주의의
전개 과정과
사상가
∙경제 생활의
윤리
∙각 나라의 주요 교역 상품
사례 탐구
∙시장과 정부의 관계 경제
주체들의 역할과 책임
∙국제무역의 나아갈
방향(공정무역)
∙쟁점 중심 토의 토론
세계화와
평화
∙세계화
∙국제분쟁
∙평화
∙세계시민
∙남북분단과
평화적 노력
∙세계화의 다양한
양상(문화 획일화,
지역 격차)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
∙남북 분단의
역사적 배경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과
역사적 상황
∙소극적 평화와
적극적 평화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 행위
주체
∙세계화에 따른
문제
∙세계화에
따른 보편
윤리와 특수
윤리간 갈등
∙뉴스, 광고, 웹툰 등 매체
속 세계화와 지역화
∙남북 분단과 평화통일
관련 문헌, 정부 발표문,
뉴스, 홍보 자료 등
∙동아시아의 역사적 갈등과 지정학
미래와
지속가능한
∙인구 문제
∙자원 위기
∙미래 삶의 방향
∙(기후변화와)
지속가능발전
∙세계의 인구
분포와 구조
∙에너지 자원의
분포와 소비
∙생태환경 변화와
기후변화 대응 노력
∙과학기술의 발전
에 따른 공간과 삶의
변화
∙기후・환경사 ∙미래 인구 문제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도적 방안
∙정치, 경제적
문제에 따른 국가간
협력과 갈등
∙지구촌
세계시민
∙세계의 인구, 에너지 자원,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국내외 기관 현황 보고서,
통계 자료, 도표, 그래프
지도 등 데이터 시각화

표를 보면 각 내용 요소들에서 교과 공통의 주제들은 통합 개념으로 묶어 제시하였고, 교과별 내용 요소는 따로 분리하여 제시하되 두 개 이상의 교과에 걸친 내용 요소에 대해서는 칸을 별도로 묶어서 제시하였다. 그리고 ‘적용 사례 방법’의 내용은 주로 교육과정 문서의 ‘교수・학습 및 평가’의 내용에서 정리한 것으로 평가 문항 자료 제시의 맥락이나 장면 등 내용 요소를 구현하는데 참고할 수 있도록 제시하였다.

통합사회 내용 구성을 전반적으로 보면, 지리와 일반사회, 윤리의 경우 주요 교과 내용 요소들이 대단원 영역 전반에 걸쳐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다. 지리를 예로 들어 볼 때, 기후, 지형, 도시 등의 주요 교과 내용들이 각 해당 단원에 배치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반면, 역사 교과의 경우 한국사, 동양사, 세계사 분과 학문 내용 체계를 기반으로 한 교과 주요 내용 요소인 역사적 사실들 보다는 주로 대단원 영역의 주요 주제들에 대한 시간적 관점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내용들로 분석되었다. 또한, 일반사회와 윤리의 내용 중에는 일부 중복되는 내용 요소들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분석된 내용이 어떻게 수능 문항으로 출제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보기 위해, 현재 2015 개정 통합사회 기반 전국연합학력평가의 내용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2015 개정 통합사회 기반 전국단위 지필평가의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기출 문항들을 중심으로 내용 요소와 문항의 형태를 비교해 보도록 할 것이다.

2) 전국연합 통합사회 문항 분석

본 절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2 개정 통합사회 수능 문항의 내용요소와 형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사례로 2023학년도 전국연합 학력평가 통합사회 문항의 내용을 분석해 본 것이다(표3). 분석 대상은 2023년에 총 4차례에 걸쳐 치러진 전국단위 학력평가 시험 문항으로 총 4회차 80문항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전국연합 학력평가(이하 학평)는 서울, 경기, 인천, 부산 4개의 시도 교육청에서 출제를 주관하여 3월, 6월, 9월, 11월 총 4회에 걸쳐 실시한다. 1회당 20문항이 출제 및 시행되는 구조다.

개별 문항을 보면, 대체로 통합사회 평가 문항임에도 개별 교과목의 문항 내용과 형태를 상당히 차용하여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월 학평의 경우 표 3에 제시된 1번 문항과 같이 (그림 1a), 2020학년도 수능 모의평가에 제시된 문항(그림 1b)과 내용 및 형식이 거의 동일하다. 또한 1~5번까지 수능 윤리 선택 과목의 문항과 매우 유사한 형식의 문항이 제시되고 있다. 지리 영역의 문항 역시 7번 문항의 경우 툰드라 기후지역의 특징을 묻는 문항으로 문항의 자료와 선지의 내용이 모두 지리 선택 과목의 내용요소 및 형식과 매우 유사하며, 다른 교과 영역의 문항도 같은 형식을 보이고 있었다.

표 3.

전국연합 통합사회 문항 주제 분석

시행
문항
번호
3월 6월 9월 11월
1 도덕적 행위(칸트) 통합적 관점의 이해* 행복에 대한 관점(동양철학) 통합적 관점의 이해*
2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원칙
(롤스)
기후와 인간 생활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자연재해)
세계의 문화권(라틴 아메리카)
3 삶의 소중함과 죽음의 의미
(하이데거)
시대에 따른 행복의 기준
(아리스토텔레스)
산업화와 도시화(지리, 일사)* 기본권의 특징
4 시민 불복종(소로) 지역 조사 과정(야외조사) 행복한 삶의 실현 조건
(정치, 경제)
행복의 의미
5 폭력의 의미와 평화(갈퉁) 행복한 삶의 기준(지역)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
(인간, 생태 중심주의)
시장의 한계(외부 경제)
6 생태 중심주의 입장(레오폴드) 정보 사회의 특징
(전자매체 이용률 증가)
지역 조사 방법 이해 세계화와 지역화(지역화 전략)
7 툰드라 기후지역 기후 특성 인권 확장의 역사적 전개
(명예, 프랑스 혁명)
통합적 관점의 이해
(일사, 윤리)*
도시화에 따른 변화
8 다국적 기업의 공간 분업 기후와 인간 생활(건조 기후) 환경 문제 해결 노력
(지구 온난화와 기후 협약)
적극적 평화와 소극적 평화
9 우리나라 영토(울릉도, 독도) 행복한 삶을 위한 태도
(소크라테스)
정보 사회의 문제점 청소년의 노동권
10 오스트레일리아 문화적 특징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변화 산업 사회와 정보 사회 비교 문화 변동의 양상
(병존, 융합, 전파)
11 선진국과 개도국 인구 특성 지형과 인간 생활
(카르스트 지형)
기본권의 유형
(자유, 평등, 참정권)
인구 구조와 인구 문제
(선진국, 개도국)
12 플라스틱 쓰레기 환경 문제
(쓰레기 섬)
환경 문제의 피해
(빙하와 해수변 변동)
청소년의 노동권 보장 교통의 발달과 정보화
(전자 상거래)
13 신재생 에너지 개발 사례 자연재해의 특징 수정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자연환경과 인간 생활
(건조 기후)
14 합리적 자산 관리 금융 상품 특징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지역
변화
기후와 인간 생활
(한대, 건조, 열대)
자산 관리의 원칙
15 대통령제와 의원 내각제 특징 현대 사회 인권의 확장
(주거권, 환경권)
국내 인권문제와 해결 방안
(소수자 차별)
생태 중심주의(환경 윤리)
16 정치주체의 종류와 특징 환경 문제의 원인과 주체별 해결
방안
기본권 제한의 한계(법) 무역의 발생 원리
(절대우위, 비교우위)
17 기본권 제한의 내용과 한계 생태 중심주의 자연관 시민 불복종의 정당화 조건 문화 이해의 태도
(문화 상대주의)
18 수요와 공급, 시장 가격의 결정 교통 발달에 따른 공간 변화 합리적 선택
(기회비용과 매몰비용)
우리나라의 공간 불평등
(수도권, 비수도권)
19 공법과 사법의 의미와 특징 기후와 인간생활(플랜테이션) 인간과 자연의 바람직한 관계 자유주의, 공동체주의적 세계관
20 지위와 역할, 사회집단 인권 확장의 전개 과정
(비율 분석)
경제 주체의 역할(기업) 지구 온난화의 영향(환경 문제)

* 2개 이상 교과 통합 주제로 출제된 문항의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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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통합사회’ 윤리 기반 문항과 ‘생활과 윤리’ 수능 문항 비교

통합 주제인 ‘행복’과 ‘통합적 관점’ 관련 대단원 영역에 해당하는 문항의 경우에도 9월 학평 1번 문항의 경우 ‘행복’을 동양철학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윤리 교과 고유의 문항 형태를 보이는 등 교과 통합 문항이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전체적으로는 표3에서와 같이 6월, 9월, 11월 학평에서 총 4개 문항이 2개 이상의 교과에 걸친 통합 유형의 문항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통합 문항의 경우에도 교과의 내용 요소 보다는 각 교과 기반 학문의 관점을 중심으로 선지가 구성되어 있고, 사실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도하는 경우에도 상식적인 수준에서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을 알 수 있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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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통합 주제 문항 사례

기출 문항을 분석해 본 결과 기존에 출제된 통합사회 문항은 대체로 각 교과의 선택 과목 시험 문항의 내용과 형식과 거의 유사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었다.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문항은 첫단원 주제인 ‘통합적 관점’이나 ‘행복’을 주제로 한 문항의 일부에 그쳤고, 문항 내용의 난이도는 매우 기초적인 수준에서 쉽게 풀어낼 있는 수준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점은 첫째, 대영역의 주제들이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는 교과 통합으로 다뤄지고 있으나 그것이 문항에는 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 둘째, 교과 통합 문항의 사례를 볼 때, 원론적인 수준에서 매우 쉬운 수준의 문항이 출제되고 있었다는 것, 셋째, 앞의 두 가지 분석 결과로 미루어 보아 교과 내용을 통합하여 문항을 제작하여 출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거나 잘 시도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통합사회 수능 문항 출제를 위해서는 그 방향성과 구체적 문항 출제 방안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 보도록 할 것이다.

4. 통합사회 수능 문항 출제 방안 모색

2022 개정 통합사회 과목은 2015 개정 통합사회와 비교해 볼 때, 통합의 요소가 더 강조된 측면이 있다(이소연, 2022). 또한, 2015 개정 통합사회의 명목을 이어 통합적인 주제를 통해 학습자의 실생활 중심의 교육을 강조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통합사회의 성격상 수능 과목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방법적 측면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구정화, 2015; 김남준, 2017). 따라서 본 장에서는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방향에서 대단원 영역별로 출제가 가능한 주제를 뽑아본 뒤, 지리교과를 중심으로 한 출제 방향을 모색해봄으로써 문항 주제와 형식의 폭넓은 가능성을 검토해 보기 위한 사회과 통합 주제와 지리교과 내용을 중심으로 한 통합 유형 문항을 제시해 볼 것이다.

1) 2022 개정 통합사회 평가 요소 분석

통합사회 평가 요소는 각 대단원 영역별로 문항의 소재가 될 수 있는 소재들을 평가 내용 사례로 선정한 뒤 이에 대한 각 교과 영역의 내용 요소를 추출하였다. 평가 요소에 제시된 사례들은 지리 영역의 주제를 중심으로 통합 문항을 구성할 수 있는 사례들로 역사, 일반사회, 윤리의 내용 요소 중 관련하여 제시할 수 있는 교과 내용 요소들을 제시하였다.

평가 요소 도출 과정은 3명의 통합사회 지도 경험 및 전국단위 학업 성취도 평가 문항 출제 참여 경력 있거나 박사 학위를 소지한 지리 교사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의 자문을 통해 예시 사례와 문항을 제작한 뒤, 다른 영역의 교과별 전문성 있는 교사 및 박사급 연구원들을 통해 내용을 검증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도출 된 평가 내용 예시 사례는 표 4와 같다.

표 4.

2022 개정 통합사회 평가 요소에 따른 평가 내용 예시 사례 도출

교과영역
평가 사례
사례 관련 교과별 내용 요소 통합의 유형*
문항 유형**
자료유형***
지리 역사 일반사회 윤리
대단원 영역 평가 내용 사례
(자료 내용)
통사1
통합적 관점 ∙최근 발생한 분쟁 으로
인해 관심이 높아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 내용
∙서남아시아의
위치와 민족 분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시대적 배경
∙국제기구과
언론의 역할
∙테러리즘과 가치
전도 현상
∙자료・선지 통합형
∙5지선다형
∙지도, 뉴스
∙도시 공간 속 거주지
분화의 원인과 문제a)
∙게토, 민족근린
지구
∙젠트리피케이션
∙도시 발달의 역사 ∙입찰지대 곡선 등
경제적 관점의
도시 공간 분화
∙불평등의 정당성 ∙자료 통합형
∙합답형
∙글・그래프
인간, 사회,
환경과 행복
∙우리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지역 –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자료b)
∙행복한 정주
환경의 조건
∙행복의 시대적
변화
∙경제적 안정을
위한 제도
∙행복한 삶을 위한
성찰
∙자료 통합형
∙자료 공유형
∙글, 지도
자연환경과
인간
∙백로가 찾아오는
대전에서 서식지
이동과 주민 갈등
∙도시기후와
백로의 서식지
변화
∙도시 환경사 ∙비인간동물을
위한 도시정책
∙생태중심주의 ∙자료・선지 통합형
∙합답형
∙지도, 글, 사진
문화와
다양성
∙아우테아로아와
뉴질랜드의 지명변경
논의 사례
∙오세아니아
문화권
∙제국주의 시기와
현대 사회의
다문화
∙문화 동화와 문화
상대주의
∙문화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갈등
∙자료・선지 통합형
(문항간 통합)
∙자료 공유형
∙지도, 글, 신문,
그래프
생활공간과
사회
∙농촌에서 신도시로
급격하게 변화한
김포시 구래동의
위성영상 제시
∙교통망과 토지
이용 특성을
중심으로 도시
공간구조 파악
∙산업구조와
직업의 변화를
통해 필요한 정책
도출
∙도시의 발달로
인한 가치관 변화
∙선지 통합형
∙5지선다형
∙지도, 글, 그래프
∙4차 산업 혁명과 생활
공간의 변화, 스마트
도시
∙자본주의와
디즈니피케이션,
(무)장소성
∙산업 혁명의 역사 ∙현대 사회 변동과
양상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윤리적 관점
∙자료・선지 통합형
(문항간 통합)
∙자료 공유형
∙글, 그림
통사2
인권보장과
헌법
∙주거권과
도시권(SDG11)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의 분포와
재해 취약성
∙전국빈민연합과
도시빈민 생존권
요구 운동
∙법치주의에
입각한 철거와
시민의 불복종
운동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감과
인간의 존엄성
∙자료 통합형
(문항 간 통합)
∙자료공유형
∙뉴스, 지도
사회정의와
불평등
∙편리한 새벽배송의
뒷면(SDG8)
∙배송가능지역의
공간적 불평등
∙노동권 신장의
역사
∙근로기준법의
의미와 긱노동
∙공리주의와
롤스의 정의론
∙자료 통합형
(문항 간 통합)
∙자료공유형,
서술형
∙글, 신문
시장경제와
지속가능
발전
∙부동산과 금융에서
비롯되는 사회의 문제
∙부동산의 특징을
통해 보는 미국
도시와 인종
∙자본주의 위기의
역사와
리먼브라더스 사태
∙주택담보대출의
파생상품과 제도
∙직업 윤리와
도덕적 해이
∙자료・선지 통합형
∙5지선다형
∙글, 지도
세계화와
평화
∙일본 군마현의 조선인
추도비 철거
∙군마현의 위치와
추도비 건설의 배경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한일관계
∙국제 사회의 행위
주체
∙평화의 의미와
중요성
∙선지 통합형
∙합답형
∙글
미래와
지속가능한 삶
∙기후 변화와 지속
가능 발전의 제도적
방안
∙국가별 에너지
자원의 분포와
소비 실태
∙인류 문명과
에너지자원의
관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제도적 방안
∙윤리적 소비의
의의와 한계
∙자료 통합형
(문항 간 통합)
∙자료 공유형,
서술형
∙지도, 글

*문항 내 통합, 문항 간 통합, 비 통합/**5지선다, 합답형, 자료공유형, 서술형/***글, 도표, 그래프, 지도, 그림, 사진, 신문(뉴스)

a)정수열(2008)의 미국 시카고 사례 거주지 분화 연구 사례 참고

b)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대한민국 행복지도2020] 대한민국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어디일까?,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카드뉴스 행복 스토리, 2021.05.11.(bit.ly/4cyPU2s)

평가 내용의 사례는 주로 시사성 있는 국내 및 글로벌 스케일의 문제들을 선정하였다. 제시된 사례들은 성취기준을 분석하여 적용이 가능한 예시 자료들을 선정하였고, 이들 자료와 관련된 교과별 내용 요소들은 주로 2022 개정 고등학교 사회과 교육과정의 내용을 참고하여 제시하였다. 수능 문항 출제 체제가 검정 교과서의 공통 내용요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발행 전인 교과서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일부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의 내용들은 성취기준의 내용을 교과서가 충분히 반영한다는 전제하에 수능 문항에서 출제할 수 있는 주제로 기능을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합의에 따라 선정된 것이다. 중학교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의 경우 하나의 문항이 한 개의 성취기준을 만족하도록 출제 체제가 구성되어 있다. 일정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내용 요소를 포함하도록 구성하되 성취기준을 만족하는 수준에서 문항의 소재는 학습자의 역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소재로 구성한다(박지현 등, 2022, 116). 이에 따라 표2에 도출된 주제들과 교과별 내용 요소들은 통합사회 교과서의 공통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충분히 통합사회 수능 체제에서 활용 가능한 것들이라 예상되는 내용들이다.

통합의 유형은 김재근 등(2018)을 참고로 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통합 문항의 유형을 자료 통합형, 답지 통합형, 통합 소재형, 자료 답지 통합형으로 구분 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 중 ‘자료통합형’에 ‘통합 소재형’을 포함하여 하나로 묶고, ‘답지 통합형’을 ‘선지 통합형’으로 ‘자료 답지 통합형’을 ‘자료와 선지 통합형’으로 명칭을 바꿔서 구분하였다. 여기에 추가로 하나의 자료에 하나의 문항을 포함한 ‘단독 문항’과 ‘자료 공유형’ 문항을 구분하여 ‘단독 문항’의 경우 ‘문항 내 통합’으로 분류하였다. ‘자료 공유형’ 문항의 경우 ‘문항 내 통합’과 ‘문항 간 통합’으로 추가 구분을 하였다.3) 그리고 문항의 유형에서는 단독 문항의 경우 출제에 참고할 수 있는 적절한 선택형 문항의 종류와 선지 구성에 참고할 수 있는 내용을 제시하였고, 자료 공유형 문항의 경우에는 선택형과 서술형 문항을 고르게 배치하였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보면 별도의 단원으로 독립되어 구성된 ‘통합적 관점’ 주제의 경우 문항의 소재가 상대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이 영역에서는 흥미로운 소재를 제시하면서 각 교과의 관점에 따라 본문의 내용을 다른 문장으로 묻는 국어 영역의 비문학 형식과 같은 문항 출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통합형 문항의 구성이 용이하다. 마찬가지로 ‘행복’ 주제 역시 교과별로 흥미로운 소재를 중심으로 선지를 통한 되묻기 형식의 문항 출제가 가능하다. ‘자연환경과 인간’의 경우 그간 지리교과에서 주로 다루던 자연 지리 중심의 내용에 추가로 윤리적 관점과 역사의 환경사, 경제 및 법과 정치적 관점 등을 적용할 수 있다. ‘문화의 다양성’은 ‘다문화’ 주제를 중심으로 통합 주제를 도출하기 유리하며, ‘생활 공간의 변화’는 기술의 발전에 따른 공간 변화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등의 요소를 통합 문항의 주제로 활용할 수 있다. ‘인권 보장과 헌법’, ‘사회정의와 불평등’은 그간 지리교과에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내용들로 인식되었으나 최근 지리학에서 다뤄지는 학문적 논의들, 예컨대 ‘도시권’, ‘공간 정의와 인권’ 등을 중심으로 주제를 구성할 수 있다(박배균 등, 2018; 조철기, 2018a). 마지막으로 ‘세계화와 평화’, ‘미래와 지속가능한 삶’ 주제는 사회과 교과 공통으로 관심주제에 해당되므로 비교적 평가 내용 요소를 도출하기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2) 유형별 통합 문항 사례 개발을 통한 가능성 탐색

본 절에서는 통합형 주제가 구체적으로 실제 문항에 반영되어 제시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문항을 제작하여 제시함으로써 지리 중심의 사회과 통합 가능성을 논의해 보고자 한다. 문항 정보는 앞 절에서 언급한 문항의 유형과 문항의 주제, 그리고 설명에 해당하는 문항 구성 그리고 출제 근거인 성취기준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예상되는 문항의 난이도를 어려운 순서대로 상, 중, 하로 구분하여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시하는 문항은 기존의 지리 문항에서 많이 다뤄져 오지 않았던 주제들과 사례들을 활용하여 제작하였다. 또한, 새로운 주제들과 통합형 문항의 활용성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 난도를 확보하여 실용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수능 체제 개편의 흐름 속에서 지리 문항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교과내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고자 하였다.

(1) 유형1: 단독형 통합 문항

본 예시 문항 유형은 통합 주제에 대해 지리 영역의 내용 요소를 중심으로 한 통합형 문항 사례이다(그림 3). 글 자료는 김대훈(2018)의 내용을 참고로 작성하였다. 문항의 내용은 인권을 소재로 한 것으로 인권 개념의 확장과정을 공간성을 활용하여 서술한 글이다. 글의 내용에는 주거권, 도시권, 환경권 등을 활용하여 개인의 활동 공간의 범위를 통해 인권이 확장되는 공간적 특성과 함께, 국가의 침해로부터 자유를 의미하는 소극적 개념에서 연대를 통한 적극적 개념의 인권으로 확장되어가는 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일반사회 교과 개념에서 인권의 의미를 설명할 때 그것의 공간적 특성을 함께 파악할 수 있는 교과 융합형 문항의 사례이다. 본 사례의 문항은 자료의 내용을 재진술하는 형식으로 선지를 구성하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글자료 ‘(다)’에 대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라는 오답 선지를 구성하는 형식이다. 이처럼 다음에 이어 제시되는 문항의 경우에도 여러 유형으로 변형하여 활용이 가능하다.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4-059-02/N013590210/images/geoa_59_02_10_F3.jpg
그림 3.

자료 통합형, 단독형 문항

두 번째 예시 문항은 문화의 전파와 확산 관련 내용이다(그림 4). 문화의 전파와 확산은 공간적 특성을 지니는 개념이다. 여기에 문화 병존, 융합, 동화 등 일반사회 개념과 함께 다양한 문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문화의 변화 과정은 또한 역사적 특징을 지니고 있으므로 본 문항에서는 문화 주제의 전형적 소재인 기독교 전파의 역사적 과정을 통해 문화 전파의 몇 가지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선지에서 문화 융합이라는 일반 사회의 개념을 활용하고 있어 자료와 선지에서 통합형 구조를 띠고 있다. 지리 내용을 중심으로 역사와 일반사회의 내용 요소를 통합하여 제시한 문항이다. 문화의 전파와 확산 과정에서의 입지와 거리 특성, 그리고 그에 따른 변화의 결과에 대한 이해를 역사적 사례에 적용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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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자료 및 선지 통합형, 단독형 문항

(2) 유형2: 자료 공유형 통합 문항(선택형)

본 문항은 석유 자원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 현상을 소재로 제작된 문항이다(그림 5). 그간 지리교과에서는 자원 내용에 대해 주요 자원의 생산량과 이동량을 숫자로 제시하거나 자원의 종류별 특성을 문항에 활용해 왔다. 본 문항에서는 실제 세계에서 석유 자원이 글로벌경제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글로 나타낸 것이다. 제시된 자료는 근래 주요 이슈였던 코로나 19의 여파가 자원의 생산과 가격에 영향을 미친 사례를 통해 여러 사회 현상들이 글로벌 시스템 아래에서 상호 연관되어 여러 결과들을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자료이다. 본 사례는 지리교과에서도 자원을 새로운 유형으로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자료의 내용을 다른 말로 재진술 하여 선지를 구성하는 문항의 형식이 적용되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의미를 정확이 이해하고 답을 찾아야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이해와 지식의 활용 능력이 요구되는 어려운 문항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사회영역의 국제 경제 내용과의 통합형 문항이다. 자료 통합형 문항이며 첫 번째 문항이 지리적 내용을 두 번째 문항이 경제 내용을 다루고 있어 문항 간 통합의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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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자료 및 선지 통합형, 자룍 공유형 문항

(3) 유형3: 자료 공유형 통합 서술형 문항

본 절에서는 서술형 문항을 포함하여 함께 제시하였다(그림 6). 아직 수능에 서술형 문항이 도입되지 않았고, 가능성의 여부가 불투명 하지만, 최근 컴퓨터를 기반으로 서・논술형 채점 방안이 연구되고 있는 시점이며(박종임 등, 2023), 수능에서도 서・논술형 문항 도입이 모색되고 있고4), 또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는 이미 서・논술형 문항이 시행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박지현 등, 2022), 서술형 문항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4-059-02/N013590210/images/geoa_59_02_10_F6.jpg
그림 6.

자료 통합형, 자료 공유형 서술형 문항
*르몽드디플로마크 2020.04.29. 기사(bit.ly/4awlCLV)

본 문항은 환경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다룬 문항이다. 북극의 개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각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 대한 명암을 드러내어 환경 문제가 가진 양면성을 이해하고, 국제적 협약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인식론적 관점을 함께 다루었다. 서술형 문항임을 감안하여 단답형과 서술형을 별도로 제시하여 문항 제작 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된 문항이다. 환경 문제의 윤리적 관점을 통합하여 제시하는 방식의 통합 문항이다.

5. 결론

본 연구는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8 수능 개편안의 통합사회 수능 과목 지정에 따라 제시되는 3가지 이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그에 따른 대안을 모색해보기 위한 것이다. 그 중, 첫째는 실생활 문제 해결을 위해 초학문적 성격을 가진 통합사회 과목이 그간 계속되어온 교과 통합 논의와 평가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 가에 대한 의문이다. 이에 대해 선행 연구 검토를 통해 통합의 필요성과 한계가 각각 다른 해석의 층위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살펴보았고, 구체적인 적용 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봄으로써 합의될 수 있는 논의임을 확인하였다.

둘째는 사회과 통합형 수능 문항의 출제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다. 선행 연구 검토 결과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과 수능 체제의 특징이 충돌되는 문제점을 검토할 수 있었다. 통합적 성격이 다소 확장된 2022 개정 통합사회의 특성상 사회과 분과 학문의 정체성을 넘어서는 실생활 중심의 내용 체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모학문 기반 정교한 논리적 체계를 요구하는 수능 문항과는 맞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또한, 2023년 통합사회 학평의 문항 역시 통합형 문항 보다는 각 교과의 선택과목 문항 형식과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점 또한 통합형 수능 문항의 난점을 가늠하게 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교과 통합적인 평가 요소를 도출하고 대안적인 문항을 제작함으로써 통합사회 수능 체제의 가능성을 검토해 보았다.

셋째는 통합사회 수능 체제에서 지리교과 내용 영역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다. 지리교과 영역에 대한 문제제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제기되었다. ‘자연지리’ 등 지리 특성이 강한 주제에 대한 타 사회 교과 영역에서의 거부감과 ‘인권’, ‘법과 제도’, ‘사회 정의’ 등의 내용을 그간 지리교과가 다루지 않아왔다는 것 두 가지가 그것이다. 이는 통합사회 수능 문항이 교과 통합을 강조할 경우 지리교과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 제기라고 볼 수 있다.

통합사회 수능 체제를 두고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본 연구는 대안적 문항 구성 방안을 제안함으로써 과목의 성격과 수능 체제의 충돌 문제를 비롯, 지리교과 영역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통합 가능성의 제고를 모색해보았다. 통합사회 과목의 수능 문항 모두가 통합형 문항으로 출제되어 시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통합사회 과목의 성격을 만족할 수 있는 사회과 통합 문항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가능한 대안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일부 문항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게 예측되는 통합형 문항 또는 도입 가능한 서술형 문항 등에 대해 지리교과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고, 기존 지리교과 수능 선택과목 문항 틀에서 벗어나 다른 사회과의 문항 내용 구성 체계와 어우러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리교과의 입지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지리교과를 담당한 현장의 교사들로서는 본 연구에 제시된 문항의 주제와 형태가 다소 어색할 수 있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육과정 및 수능 개편안의 개정 논의가 충분한 기간의 확보 없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볼 때(구정화, 2015; 손명철, 1999; 조철기, 2016), 2028년 수능 개편안 관련 지리교과의 평가 내용에 대해 내부의 충분한 논의와 다양한 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이는 교과 내용의 성격상 다른 과목에 비해 지역과 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지리교과 내용의 특수성으로 인해 통합 주제에 다소 취약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5)이 제기된 것에 대해, 지리교과 내에서의 위기의식과 더 적극적이고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 제시된 논의와 더불어 수능과 관련한 지리교과와 평가에 대한 추가적인 여러 개선안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

[5] 1) 구글 15년 경력 근무자 인터뷰 中 https://www.youtube.com/watch?v=Eha7EoaDflY

[6] 2) 모경환・박형준(2021)의 연구에 따르면 통합사회 각 단원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조사하였는데, 이 중 ‘자연환경과 인간’, ‘생활공간과 사회’를 가르치기 어려운 내용으로 선택하였고, 동시에 큰 폭의 내용 개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있다고 보고했다. 즉, 통합사회에서 분과 학문의 특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회과 교사들이 가르칠 수 있는 형태로 제시되어야 안정적인 통합사회 대주제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7] 3) ‘문항간 통합’은 하나의 자료에 포함된 두 개 이상의 문항이 각각 다른 교과 영역에 독립적으로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8] 4) 동아일보 2023.03.14. 기사(bit.ly/49bTU6l)

[9] 5) 모경환・박형준(2021)에서 지리 영역 내용 중 일부 내용에 대한 교사의 비선호를 확인할 수 있었고, 김재근 등(2018)은 일반사회 교과 내용이 2014학년도 이전 수능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다는 연구 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사회과 타 교과의 시각에서 볼 때 지리교과 내용이 통합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어렵게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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