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June 2023. 330-343
https://doi.org/10.22776/kgs.2023.58.3.330

ABSTRACT


MAIN

  • 1. 서론

  • 2. 학문 영역에서의 환경결정론: 문화지리학의 환경결정론

  •   1) 문화지리학과 환경결정론

  •   2) 환경결정론의 오개념

  •   3) 환경결정론의 본질

  • 3. 교육 영역에서의 환경결정론: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 너머의 문화지리교육을 위한 제언

  •   1) 단선적 인과성 기반 환경결정론 중심의 문화지리 교육내용

  •   2) 상관적 반응 기반 환경결정론 중심의 문화지리 교육내용

  • 4. 결론

1. 서론

본 논문의 목적은 지리교육의 영역에서 환경결정론의 학습내용에 대한 검토를 통하여 환경결정론에 대한 현행 지리교육내용이 학생들로 하여금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誤槪念, misconception)’을 형성시킬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밝히고,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논증작업이 궁극적으로는 지리교과의 위상을 확립하는 것과 직결되는 것임을 역설하고자 한다.

문화지리학이라는 학문의 시작은 환경결정론으로부터 찾아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oller, 2014). 이것은 문화지리학의 중심에 환경결정론이 위치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초・중・고등학교 지리교과 영역에서 문화지리학의 환경결정론 내용에는 환경결정론에 관한 일반적인 지리적 지식이 온전하게 담겨있지 않다. 여기서, 환경결정론에 관한 일반적인 지리적 지식이란 환경결정론에 대해 ‘학술적으로 옳다고 알려진 지식’을 의미한다.

미국의 국립연구위원회(National Research Council)는 교과교육의 영역에서 ‘오개념’을 “학술적으로 옳다고 알려진 것과는 다른 이해 또는 설명”(NRC 2012, 58; Leonard et al., 2014, 180)이라고 정의한다.1)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초・중・고등학교 지리교과 영역에서 다뤄지는 문화지리학의 환경결정론 관련 지리교육내용에는 학생들로 하여금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을 형성하도록 하는 위험성이 내재되어 있다.

교과교육에서 학습자로 하여금 오개념을 형성하도록 하는 변인들은 매우 다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일상 경험, 효과 없는 교육, 서툴게 구성된 교과서, 비논리적 추리 등이 오개념을 형성하는 변인들에 해당한다(윤성규 등, 2007, 44). 본 논문에서는 문화지리교육에서의 환경결정론 오개념 형성의 주요 변인으로서 ‘교과서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진행해보고자 한다.

교과서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현장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정보 출처로 여겨진다. 따라서, 교과서에서 제시된 잘못된 개념은 곧바로 학생들의 오개념 형성으로 연결된다. 교과서를 통한 학습은 이전에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쌓아가는 일련의 누적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에 위치한다. 따라서,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통한 오개념 학습은 향후 새로운 개념 학습과의 연계 및 융합 과정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본 논문은 지리교과내용에서 환경결정론의 오개념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초・중・고등학교 교과서 내에 상존하고 있는 상황과 그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의 세 가지 사항을 통해 구성된다.

첫째, 학문 영역에서의 환경결정론의 본질적 의미를 탐색한다. 둘째, 문화지리교육에서 환경결정론에 대한 교과서의 내용들이 어떠한 점에서 학문 영역에서 다뤄지는 환경결정론의 본질적 의미와는 다른 이해 또는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분석한다. 셋째,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역량교육 범주들 중 지식・이해의 범주에 대한 수정 및 보완을 통하여 모색해본다.

2. 학문 영역에서의 환경결정론: 문화지리학의 환경결정론

1) 문화지리학과 환경결정론

학문의 영역에서 환경결정론의 명확한 개념 규정의 시작은 문화지리학의 정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왜냐하면, 환경결정론의 명확한 개념은 ‘적응(適應, adaptation)’과 ‘상관적 반응(相關的 反應, correlative reaction)’이라는 과학철학적 사고에 대한 구분으로부터 시작되며 그것은 문화지리학의 정의와 긴밀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지리학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화(文化, culture)를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문화는 인종, 종교 또는 사회집단이 공유하는 행동, 제도 및 규범 뿐만 아니라, 언어, 지식, 신념, 예술, 법률, 관습을 포함하는 인간의 생활양식이라고 정의된다(Tylor, 1871, 35-38). 그런데, 문화에 대한 이와 같은 기존의 서술은 문화에 대한 정의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문화에 대한 ‘묘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문화를 ‘인간의 생존과 안녕(安寧, well-being)에 대한 욕구와 환경 간의 상관적인 반응이 표현된 유무형의 방식들’이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언어와 종교 등은 인간의 생존과 안녕에 대한 욕구와 환경 간의 상관적 반응이 무형의 방식으로 표출된 것이고, 생활도구 그리고 다양한 상징물 등은 그것이 유형의 방식으로 표출된 것이다.

결국, 문화는 쇠퇴와 파멸이 아닌 생존과 안녕을 향한 인간의 욕구가 투영된 환경과의 상관적 반응의 결과물인 셈이다. 그리고, 문화지리학은 바로 그러한 상관적 반응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는 학문분야이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의 정의에서 언급되는 ‘환경(環境, environment)’은 자연지리적 환경과 인문지리적 환경으로 구분된다. 자연지리적 환경이라 함은 자연지리적 차원 - 기후, 식생, 토양, 지형으로 구성된 환경을 의미하고, 인문지리적 환경이라 함은 인문지리적 차원 - 장소, 공간, 경관, 도시, 주거, 산업, 인구 등으로 구성된 환경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문화의 정의를 보다 심도 있게 제시한다면, 문화란 인간이 생존과 안녕을 위해 자연지리적 환경과 인문지리적 환경에 ‘상관적으로 반응’한 결과 만들어진 유무형의 방식들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여기서 반드시 강조되어야 하는 사실은, 문화가 자연지리적 환경과 인문지리적 환경에 대한 적응이 아닌 상관적 반응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문화의 정의를 이해함에 있어서 이러한 적응과 상관적 반응의 구별은 필수적이다.

적응은 진화론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이다(Eldredge, 1995, 33). 적응이란 생물이 자신의 서식환경 속에서 생존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자신의 형질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Williams and Dawkins, 2018, 5).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군도에서 발견한 새, 핀치(Finches)가 대표적 사례이다.

핀치는 같은 종이면서도 각각 다양한 부리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새인데, 그것의 원인은 먹이에 따라 부리가 다양한 형태로 적응되었기 때문이다. 부리가 크고 뭉뚝한 새는 큰 씨앗을 깨뜨려 먹기에 유리했고, 뾰족한 집게 모양 부리의 새는 작고 깊이 숨어 있는 씨를 집어먹기에 유리했다. 그것은 환경에 대한 ‘적응’의 결과였다.

이러한 ‘적응’의 개념은 인과성(因果性, causality)을 기반으로 한다. 생물의 형질변화와 환경의 관계는 인과적 관계로서, 환경은 원인에 해당하고 생물의 형질변화는 결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과적 관계의 가장 큰 특징은 그것이 단선적인 일방향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과적 과정에서 원인이 되는 객체, 즉 환경은 결과가 되는 객체인 생물의 형질의 변화를 야기하지만, 원인-환경의 영역에서는 그 어떠한 변화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과적 관계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사례는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과 아이스크림 간의 관계가 될 수 있다. 여름날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으면, 아이스크림은 녹아 흘러내린다. 여기서, 여름날의 뜨거운 태양은 원인이 되고 아이스크림의 녹음은 결과가 되는데, 원인이 되는 태양은 단지 아이스크림의 변화 - 녹음에 영향을 주었을 뿐, 태양 그 자체에는 아이스크림의 영향으로 인한 그 어떠한 변화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상관적 반응’의 개념은 상관성(相關性, correlation)을 기반으로 한다. 상관적 반응의 개념적 의미는 물리학의 작용과 반작용 법칙을 통해 명확하게 확인된다. 작용과 반작용 법칙은 모든 운동 현상에는 동등하고 반대되는 반응이 존재한다는 법칙이다. 작용과 반작용 법칙의 대표적인 사례는 총의 격발이다. 총에서 총알이 발사되면 총의 몸체는 반동이 이루어지는데 이것은 작용과 반작용 법칙 때문이다.

총의 격발에서 확인되는 작용과 반작용의 운동을 ‘상관적 반응’이라는 개념을 통해 정리해 볼 수 있다. 상관적 반응이라는 개념에는 원인과 결과 각각은 서로의 변화를 야기하는 상관적 관계가 있다는 명제가 내재되어 있다. 원인과 결과 간의 이러한 상관적 반응의 특징은 원인과 결과가 구조적 순환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원인과 결과 간의 구조적 순환은 원인과 결과 간의 ‘상관적 반응’으로 개념화할 수 있다.

앞서, 문화는 ‘인간의 생존과 안녕에 대한 욕구와 환경 간의 상관적인 반응이 표현된 유무형의 방식들’이라고 정의되었다. 이러한 문화의 정의 속에는 원인과 결과 간의 상관적 반응의 개념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서, 최초의 원인은 환경이다. 인간은 환경이라는 원인에 대한 반응으로 자신만의 유무형의 방식들, 즉 문화라는 결과를 전략적으로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러한 결과로서의 문화는 동시에 원인으로 작동하는데 그것은 환경의 변화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작동한다.

이것은 원인의 영역에 놓여 있던 환경이 다시금 결과의 영역에 위치 짓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과 문화 - 원인과 결과 - 간의 구조적 순환이 곧 환경과 인간 간의 상관적 반응을 지칭하는 것이고, 이러한 상관적 반응이 표현된 유무형의 방식들이 바로 문화인 것이다. 이와 같은 문화라는 개념에 이미 ‘환경’이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환경결정론에 대한 논의는 문화지리학의 중심에 위치해 있을 수밖에 없다.

2) 환경결정론의 오개념

위에서 제시된 문화지리학의 정의를 바탕으로 볼 때, 환경결정론의 개념은 필연적으로 상관적 반응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지리학에서의 환경결정론은 상관적 반응이 아닌 적응을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잘못 개념화되고 있다. 문화지리학에서 이와 같은 환경결정론 오개념화가 이루어진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번째 원인은 단선적 인과성(單線的 因果性, linear causation) 중심의 환경결정론 연구들로 인하여 인문지리학의 환경결정론은 다소 순진한(naïve) 수준의 환경결정론 담론에 함몰되었다는 사실과 연관된다. 이러한 문제적 상황에 기여한 대표적인 근대지리학자로는 리터(Carl Ritter, 1779-1859), 라첼(Friedrich Ratzel, 1844-1904), 매킨더(Halford Mackinder, 1861-1947), 셈플(Ellen Churchill Semple, 1863-1932), 헌팅턴(Ellsworth Huntington, 1876-1947)을 들 수 있다.

리터의 경우, 신의 목적이 사물들의 질서로 표현되는 것임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그의 지리 연구의 목적이었고, 환경결정론은 일종의 수단에 불과했다. 즉, 그의 환경결정론 지리연구의 중심에는 신학적 목적론(神學的 目的論, theological teleology)이 놓여 있었다. 이것은 그의 대표적 저서 The Comparative Geography of Palestine and the Sinaitic Peninsula(1865)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시리아의 북쪽 지역은 지리적으로 훨씬 덜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었다. 바빌론과 유프라테스 강의 지역으로부터 접근해올 수 있는 주요 이동 경로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시리아의 북쪽 지역은 일찍이 동방의 강력한 군대의 먹이가 되었다. 팔레스타인도 주요 이동 경로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의 경우에는 수세기 동안 그 지역에 적이 접근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팔레스타인은 신으로부터 구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Ritter(1985, 8)

라첼과 매킨더는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확장과 식민침탈의 정당화를 목적으로 하는 연구를 위한 수단으로서 환경결정론을 활용하였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국가는 강한 이웃국가에 의해 제약 받지 않는다면 ‘자연적으로’ 확장하게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Storey 2001).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와 같은 사고에는 ‘자연적인 확장’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인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환경결정론이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그들의 생각은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확장에 대한 윤리적으로 정당화로 직결된다(Dahlman, 2009).

셈플과 헌팅턴의 경우에는 환경결정론 자체가 연구의 목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예를 들어, 셈플은자연환경이 인간의 육체, 정신, 경제 및 사회적 발전, 그리고 이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였고, 헌팅턴은 자연환경의 기후 에너지 지도 위에 ‘천재성’, ‘건강’, ‘문명’ 등의 특성을 분포로 나타냈다(Keighren, 2010; Semple, 1911).

하지만, 그들의 연구도 리터, 라첼, 매킨더와 같이 기형적으로 가치편향(價値偏向, value-biased) 되어 있었는데(Sergi, 1901), 그것의 방향은 인종차별적 사고였다. 셈플은 그의 연구를 통하여 열대기후 주민들은 게으르고 낭비가 심한 경향이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헌팅턴은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미개한 상태로 남아있는 집단들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인종간의 우열을 논증하고자 하였다(Frenkel, 1992).

두번째 원인은 근대지리학자의 모든 환경결정론 연구가 위와 같은 유아적(幼兒的, infant) 수준의 담론에 머무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밝히는 연구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있다. 이것은 환경결정론에 대한 대부분의 현대문화지리학의 연구들이 환경결정론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문화지리적 탐구가 아닌 단지 그것의 역사와 정치적 의미에 대한 해석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해 확인된다(e.g. Livingstone, 2011; Cresswell, 2012).

3) 환경결정론의 본질

근대지리학에서 탁월한 환경결정론 연구들의 핵심적인 특징은 이미 그 자체의 개념 속에 결정론과 가능론이 불가분의 일체 개념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대문화지리학자들은 이분법적 사고를 통하여 일체(一體, an entity)로서의 개념인 환경결정론을 환경결정론과 환경가능론으로 분리시켜왔다(e.g. Domosh et al., 2011, 17).

필자는,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 1769-1859)와 비달(Paul Vidal de la Blache, 1845-1918) 연구에 대한 분석을 통하여 근대지리학의 환경결정론이 어떻게 결정론과 가능론이 동시에 함축되어 있는 일체의 개념인지를 논증하고자 한다.

첫째로, 훔볼트는 18-19세기 당시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의 지리답사를 통하여 환경결정론의 사상적 근간을 마련했다(Helferich, 2004).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지리학 관련 연구 및 서적에서 ‘훔볼트는 환경결정론자이다’라는 선언적 내용들만 수없이 반복 생산될 뿐, 도대체 어떠한 맥락에서 환경결정론이 훔볼트의 연구의 중심에 놓여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지 않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훔볼트의 연구에서 환경이 결정하는 대상은 두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식생이며, 둘째는 인간의 생활이다. 즉, 훔볼트의 환경결정론은 ‘환경은 자연의 모습을 결정한다’와 ‘환경은 인간의 생활을 결정한다’의 두 가지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차원의 환경결정론에서 ‘환경’은 해발고도, 육지와 해양 등의 지리적 조건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것은 ‘지리적 조건들은 자연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맥락에서의 환경결정론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경결정론적 접근은 훔볼트의 저작들 대부분의 내용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매우 명확하다. 그는 그의 저작, Voyage De Humboldt Et Bonpland (1810)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해수면에서 멀어지면 공기의 압력과 온도가 낮아진다 … 이와 같이 고도는 중력의 감소, 끓는 물의 온도, 대기를 통과하는 태양 광선의 강도와 굴절에 영향을 미친다 … 이러한 변화는 산맥과 고원이 존재하는 모든 지역에서 발견된다 … 북반구의 위도에서는 태양 광선의 기울기와 낮의 길이가 일치하지 않아 산악지역의 대기온도가 다소 높게 나타난다. 이로 인하여, 저지대 평야의 온도와 해발고도 1,500m에서의 온도 간의 차이를 종종 감지할 수 없다.”

Humboldt and Bonpland(2010, 77)

지리적 조건들이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결정한다는 위와 같은 첫번째 차원의 환경결정론과 더불어 그는 ‘환경은 인간의 생활을 결정한다’는 두번째 차원의 환경결정론도 제시한다. 이것은 그의 또 다른 저작, Geography of Plants(1807)에서 확인된다.

이 저작에 수록된 내용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안데스 산맥의 자연도라고 불리는 ‘Naturgemälde der Anden’라는 그림이다(그림 1). ‘자연도’라고 불리는 이 그림은 훔볼트가 태평양과 접해 있는 남아메리카 북서 연안지역을 답사하면서 수집한 안데스의 장대한 자연현상의 정보들을 한 장의 지도에 압축하여 표현한 결과물이었다(Humbolt,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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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안데스 산맥의 자연도(Bonn University and State Library 소장; 그림에 표기된 설명은 필자에 의해 작성되었음)

예를 들어, 안데스 산맥의 해발고도 3,000~4,000m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주식이 감자인데, 이것은 지리적 조건에서 기인한 것이다. 훔볼트는 이러한 생각을 자연도를 통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해발고도 3,000~4,000m의 주요 작물은 감자이다. 해발고도 3,300m에만 달하더라도 밀은 더 이상 자랄 수 없다. 이 지역에서 하늘은 평지보다 더 파랗고, 자외선도 훨씬 강하다. 연간 평균기온은 9°C, 최저기온은 0°C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우박이 자주 내리며, 이 높이에서 키울 수 있는 가축은 라마, 암양, 소 등이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 감자 농사는 가능하지만, 그것 또한 경작 한계 높이에 있다.”

Humboldt and Bonpland(2010, 131-135)

이러한 설명은 결국 특정한 지역의 사람들의 생활양식은 해당 지역에 주어진 자연 환경의 조건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다시 말해, 안데스 산맥의 고도 3,000~4,000m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식생활 문화가 감자라는 작물을 중심으로 자리잡게 된 원인은 해당 지역의 고도와 그에 따른 기온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얼핏 보아서는, 훔볼트의 환경과 인간 간의 설명이 단순한 적응 개념 기반의 설명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에는 적응을 넘어선 ‘상관적 반응’의 개념이 내재되어 있다. 훔볼트의 설명이 단순한 적응 개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것이 생존을 위한 방식 선택 - 감자를 경작할 것인지 바나나를 경작할 것인지, 또는, 양을 키울 것인지 말을 키울 것인지 등에 대한 선택 - 에 대한 원인(原因, cause)과 이유(理由, reason) 간 분별적 사고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앞서 언급된 훔볼트의 조사지역, 즉 해발고도 3,000~4,000m의 ‘초창기’ 정착민이었던 사람들에게 왜 바나나가 아닌 감자를 경작하는지 또는 왜 말이 아닌 양을 키우는지 묻는다면 그들은 해당 환경에서는 바나나가 자라지 않고 말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은 해발고도 3,000~4,000m의 지리적 환경이 그들이 감자를 경작하고 양을 키우는 ‘원인’이다.

반면에, 해당 지역에서 감자 경작과 양을 키우는 일손을 돕는 ‘후대’의 사람들에게 동일한 물음을 던진다면, 그 대답은 조부모가 그렇게 하고, 부모가 그렇게 하기 때문에 본인도 그에 따라 그렇게 해오는 것이라고 답할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감자를 경작하고 양을 키우는 ‘이유’가 된다.

원인은 한 사건이나 실체가 다른 사건이나 실체를 ‘직접적으로’ 일으키거나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나 실체 간의 관계를 말한다. 그것은 특정 결과를 생성하는 특정 조건 또는 요인을 식별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Macklin, 1972, 79). 이것은 앞서 서술된 ‘적응’의 개념과 관련된 설명부분에서 제시된 원인(여름날 뜨거운 태양)과 결과(아이스크림의 녹음) 간의 설명을 통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반면에, 이유는 행동, 믿음 또는 결정 뒤에 있는 정당화의 근거와 연결된다. 그것은 특정한 행동이나 사고 과정에 대한 이해나 논리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다. 즉, 이유는 원인에 비하여 인간의 주관적 판단과 인지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이다(Macklin, 1972, 80). 이에 대한 보다 쉬운 이해를 위하여, 다시 해발고도 3,000~4,000m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례로 돌아가 보자.

해당 지역의 초창기 정착민들은 - 마치 여름날 뜨거운 태양 아래의 아이스크림과 같이 - 지리적 환경과 직접적으로 마주한 사람들이었기에 지리적 환경에 대한 적응, 즉 지리적 환경에서 인간으로의 단방향 인과관계가 성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초창기 정착민의 후손들은 세대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그들이 직접적으로 마주한 것은 지리적 환경이 아닌 그들의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였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지리적 환경을 직접적으로 마주할 겨를이 없었다. 그들의 후손들은 지리적 환경이라는 세상 속이 아닌 문화라는 세상 속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지리적 환경이라는 배양기(培養器, incubator) 속에서 생존을 유지했던 초창기 정착민들과 문화라는 배양기 속에서 생존을 유지했던 그들의 후손들 간의 결정적인 차이는 ‘물질-환경과 인간 간의 관계’인지 아니면 ‘문화와 인간 간의 관계’인지의 차이에 놓여 있다. 즉, 지리적 환경이라는 배양기는 물질-환경적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며, 문화라는 배양기는 인간적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물질-환경과 인간 그리고 문화와 인간 간의 관계에서 핵심적인 차이는 일방향과 양방향의 차이다. 우선, 물질-환경과 인간 간의 관계를 살펴보자. 이 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물질-환경의 범주가 두 개의 영역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이다. 첫번째 영역은 인간이 만질 수 없는 형태(無形, intangible)의 물질-환경이고, 두번째 영역은 인간이 만질 수 있는 형태(有形, tangible)의 물질-환경이다.

인간이 만질 수 없는 형태의 물질-환경에는 대기와 기온 등이 있고, 인간이 만질 수 있는 형태의 물질-환경에는 토양, 물, 나무, 암석 등이 있다. 해발고도 3,000~4,000m의 초창기 정착민들의 존재는 그러한 두 유형의 물질-환경 영역 사이에 위치하며, 그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고민했던 사람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들이 직면했던 대상은 명확하게 지리적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문화와 인간 간의 관계를 살펴보자. 이 관계에서 중요한 점은 두 유형의 물질-환경 영역 중 만질 수 없는 형태의 물질-환경의 존재론적 영향력은 약화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영향력이 그냥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영향력이 약화된다고 명시한 것은 그것이 여전히 그리고 분명히 존재하기는 하지만, 인간의 인식론적 중심에 놓이지 않게 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문화와 인간 간의 관계에서 인간은 조상들에 의해 이미 형성되어 있는 문화와 만질 수 있는 형태의 물질-환경 사이에서 자신들의 삶을 일구어 나가게 된다. 이 관계에서 만질 수 있는 형태의 물질-환경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문화의 진보를 위해 활용된다. 예를 들어, 해발고도 3,000~4,000m에서 초창기 정착민들은 단순히 감자만을 경작하였는데, 세대를 거듭한 그의 후손들은 토양과 돌 등의 환경을 활용하여 가축의 분뇨를 퇴비로 사용하기 위한 분뇨 숙성장치를 고안하였다면, 그것이 곧 문화의 진보를 위해 만질 수 있는 형태의 물질-환경을 활용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손들이 가축 분뇨 숙성장치를 고안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그들이 감자 재배라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것은 그 후손들의 삶의 중심에 놓여있었던 환경은 문화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대기와 기온 등의 만질 수 없는 형태의 물질이 아니었음을 의미한다.

훔볼트의 환경결정론에 내재된 이와 같은 인간-문화-환경 간의 상관적 의미는 비달에 의해 더욱 정교화된다. 비달은 환경에의 단순한 적응과 단선적 인과론의 개념에 기반한 유아적 수준의 환경결정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최초의 근대지리학자이다. 그는 인간의 생활양식(genre de vie), 즉 문화에 초점을 맞추어 환경결정론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비달에게 있어서는 인과관계의 맥락에서 무엇인가 결정되는 대상, 즉 결과는 ‘고장(pays)의 경관’이다. 여기서, 경관이란 인간의 생활양식, 즉 문화가 뚜렷하게 가시화된 모습을 의미하고, 고장은 그러한 경관이 드러나는 하나의 지리적 단위, 즉 지역을 의미한다. 이를 쉽게 말하자면, 비달에게 있어서 무엇인가 결정되는 대상은 고장의 고유한 문화지리적 양상(樣相, appearance)이다(Rubenstein, 2011).

비달에게 있어서 고장의 경관을 결정하는 것, 즉 인과관계 상에서의 원인은 환경이 아닌 인간의 생활양식이었다. 이와 같은 비달의 지리적 사고는 그의 저작, Principles of Human Geography(1926)에서 드러난다.

“… 진보를 주도하며 발전하고 있는 사회집단은, 본래 자연과 인간의 협력관계로부터 비롯되었지만 점차 환경의 직접적인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게 될 것이다. 인간은 특수한 생활 방식을 고안했다. 자연이 제공한 재료와 물질의 도움 덕에, 인간은 조금씩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수단과 발명품을 물려주면서 자신의 존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제도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만든 제도를 통해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환경을 변형한다.

Vidal de La Blache(1926, 185); Cresswell(2012, 62)재인용

(볼드체는 필자에 의한 강조)

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위의 인용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문구는 ‘조금씩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수단과 발명품을 물려주면서 제도를 통해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환경을 변형한다’라는 문구이다. 왜냐하면, 비달의 환경결정론의 요지가 해당 문구 속에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달의 환경결정론에서 있어서 문화경관을 결정하는 요소, 즉 원인은 분명히 지리적 환경이 아닌 인간의 문화이다.

인간은 조금씩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지리적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수단과 발명품을 물려주었다. 이러한 수단과 발명품이 곧 인간의 문화이다. 인간은 새롭게 보유하게 된 문화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삶을 모습을 만들어 나갔으며, 그러한 모습이 지역의 단위로 확인되는 모습이 바로 문화경관이다.

여기서 역설적인 점은 비달이 위와 같은 가능론을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지리적 환경의 중요성 또한 강조하였다는 점이다. 비달은 인간은 이미 앞선 세대의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문화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살아가지만, 해당 문화는 분명히 앞선 세대의 인간들이 지리적 환경의 영향 아래에 만들어진 것이며, 현재 인간들의 문화도 지리적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맥락에서, 비달이 결정론과 가능론이 불가분의 일체 개념임을 보여주는 환경결정론을 명시적으로 제시한 최초의 근대지리학자라고 생각한다. 물론, 비달이 이와 같은 심도 있는 환경결정론을 고민하게 될 수 있었던 기반은 앞의 훔볼트의 환경결정론에 담겨 있는 환경과 인간 간의 통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3. 교육 영역에서의 환경결정론: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 너머의 문화지리교육을 위한 제언

현재 초・중・고등학교 지리교과 교육내용에서 문화지리영역은 환경결정론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표 1 참조). 그런데, 해당 교과내용은 학생들로 하여금 환경결정론의 오개념을 형성할 수 있는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위하여 6차례의 교육과정 변화에서 환경결정론이 문화지리의 핵심교육내용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과 그것의 한계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에 더하여, 해당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표 1.

초・중・고등학교 지리교과 교육내용에서 문화지리영역의 환경결정론의 교과내용 변화

학교급별 학년별/
시기별
6차(1992) 7차(1997) 2007개정(2009) 2009개정(2012) 2015 개정(2018) 2022 개정
초등학교 3학년 ㆍ자연 환경에의 적응 및 그 이용, 보호 ㆍ고장의 자연 환경과 인문 환경과의 관계 / / ㆍ마을(고장) 모습과 장소감
ㆍ고장의 지리적 특성과 생활 모습 간 관계, 고장의 생산 활동
/
4학년 ㆍ우리 나라 각 지역의 생활환경 ㆍ우리 지역의 자연 환경과 인문 환경 ㆍ우리 지역의 자연 환경과 생활 모습
ㆍ여러 지역의 생활
5학년 ㆍ지형, 기후와 주민생활 ㆍ자연 환경과 주민 생활과의 관계 / / ㆍ세계의 기후 특성과 인간 생활 간 관계 ㆍ다양한 자연환경과 인간 생활
6학년 ㆍ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의 특색 ㆍ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
중학교 1학년 ㆍ우리 나라 각 지방의 지리적 배경과 주민 생 활의 특색
ㆍ남부 및 서남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생활
ㆍ중부 지방의 생활
ㆍ남부 지방의 생활
ㆍ북부 지방의 생활
ㆍ다양한 기후 지역과 주민 생활
ㆍ다양한 지형과 주민 생활
ㆍ열대 우림 지역의 생활
ㆍ온대 지역의 생활
ㆍ우리나라의 계절별, 지역별 기후 특성과 변화 양상
ㆍ세계 각 지역의 기후 특성
ㆍ우리나라 주요 지형의 위치와 특성, 지형 경관
ㆍ세계 각 지역의 지형 특성
2학년 ㆍ아메리카 및 오세아니아의 자원 및 산업 발전 / / /
3학년 /
고등학교 1학년 [공통사회]
ㆍ자연환경과 생활
ㆍ생활공간의 변화
[사회]
ㆍ자연환경과 생활
ㆍ기후와 인간
ㆍ생활
ㆍ장소의 인식과 입지 결정
[사회]
ㆍ자연 환경과 인간 생활
ㆍ문화 경관의 다양성
ㆍ장소 인식과 공간 행동
[통합사회]
ㆍ자연환경과 인간
[통합사회 1]
ㆍ자연환경과 인간
2학년 / [한국지리]
ㆍ기후와 생활
[세계지리]
ㆍ세계의 자연환경
[한국지리]
ㆍ변화하는 기후 환경
[세계지리]
ㆍ다양한 자연환경
[한국지리]
ㆍ변화하는 기후 환경
[세계지리]
ㆍ세계의 자연환경
[세계시민과 지리]
ㆍ모자이크 세계, 세계의 다양한 자연환경과 문화
[한국지리 탐구]
ㆍ생활 속 지리 탐구
[여행지리]
ㆍ장소의 의미와 중요성
ㆍ문화경관
ㆍ여행지의 기후와 장소
3학년

1) 단선적 인과성 기반 환경결정론 중심의 문화지리 교육내용

6차례의 교육과정 변화 속에서 초・중・고등학교에서의 문화지리 교육내용은 모두 공통적으로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을 바탕으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바 있듯이,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은 리터, 라첼, 매킨더, 셈플, 헌팅턴 등이 제시한 순진한 논리 기반의 환경결정론이다.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을 통해 제시되는 논리는 아주 간단명료하다. 예를 들어,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 더운 날씨에는 얇은 옷을 입는다, 추운 날씨에는 두꺼운 외투를 입는다 등의 환경과 인간 간의 인과적 설명이 곧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결정론에 대한 일차원적 접근이 곧 초・중・고등학교에서의 문화지리 교육내용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다는 것은 다소 놀라운 사실이다.

초・중・고등학교 사회교과서와 한국지리 그리고 세계지리 교과서에서 제시되는 학습내용들은 환경결정론이 실제로 어떠한 수준에서 학생들에게 교육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행 교과서에서 제시되는 학습그림자료와 학습내용 예시사례들을 살펴보면(표 2), 초・중・고등학교 모든 과정에서 제시되는 환경결정론의 학습내용은 오직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표 2.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의 환경결정론 학습내용

학습그림자료 학습내용
초등학교
사회 3-2
1단원 환경에 따라
다른 삶의 모습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9/images/geoa_58_03_09_T2-1.jpg 비가 내리는 날이 적고 햇볕이 잘
드는 고장의 사람들이 바닷가에
염전을 만들고 햇볕과 바람으로
바닷물을 말려 소금을 생산한다.
기온이나, 비, 바람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날씨를 이용해 사람들은
다양한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초등학교
사회 6-2
1단원 세계 여러
나라의 자연과 문화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9/images/geoa_58_03_09_T2-2.jpg 건조 기후의 사막 지대의 사람들은
물과 풀이 있는 곳을 찾아 가축과
함께 이동하는 유목생활을 하며
이동식 집에서 살아간다.
중학교
사회 1
2단원 우리와 다른
기후, 다른 생활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9/images/geoa_58_03_09_T2-3.jpg 열대 우림 기후 지역의 주민들은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통풍이
잘되는 얇고 간편한 옷을 주로
입는다.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기름이나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여
조리한다. 또한, 지면의 열기와
습기, 해충이나 짐승 등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고상가옥이나 수상
가옥을 주로 짓는다.
고등학교
통합사회
2단원 자연환경과
인간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9/images/geoa_58_03_09_T2-4.jpg 열대 기후 지역의 가옥은 빗물이 잘
흘러내리도록 지붕의 경사를
급하게 하고, 습기와 해충을 막기
위해 고상 가옥을 짓는다. 이동식
경작을 통해 각종 열대 과일을 즐겨
먹는다. 덥고 강수량이 많아 습한
열대 우림 지역의 주민들은 얇고
간편한 옷을 입는다.
고등학교
한국지리
3단원 기후 환경과
인간 생활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9/images/geoa_58_03_09_T2-5.jpg 제주도의 전통 가옥은 지붕의 경사를
완만하게 하고, 그 위에 그물망처럼
줄을 엮어 강풍에 대비하였다. 또,
집의 입구에 돌담으로 쌓은 곡선
형태의 올레를 두어 집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누그러뜨렸다.
고등학교
세계지리
2단원 세계의
자연환경과 인간 생활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9/images/geoa_58_03_09_T2-6.jpg 열대 기후 지역에서는 지면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열기를 차단하고
해충의 침입을 막기 위해 가옥의
바닥을 지면에서 띄워서 짓는다.

출처: 미래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김진수 등, 2020; 박철웅 등, 2020a, 2020b; 전종한 등, 2020a, 2020b; 정창우 등, 2020)

위와 같은 문화지리 교육내용을 바탕으로 학습한 학생들은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을 가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본 논문의 서두에서, ‘오개념’을 학술적으로 옳다고 알려진 것과는 다른 이해 또는 설명이라고 정의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이란 학술적으로 옳다고 알려진 환경결정론과는 다른 이해 또는 설명을 학습 및 체득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조량이 풍부하니 물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든다, 덥고 습한 기후 때문에 집을 높여 짓는다,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지붕의 경사를 급하게 한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지붕의 경사를 완만하게 한다는 등의 설명은 리터, 라첼, 매킨더, 셈플, 헌팅턴 등이 제시한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에 국한된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교육 및 학습은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환경과 인간 간의 이해를 위한 기초적 지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환경결정론 교육의 모든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반쪽짜리 교육으로서 학생들이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지리 교육내용은 훔볼트와 비달에 의해 제시된 환경결정론의 본질을 담아내는 내용으로 수정 및 보완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필자가 이와 같은 작업을 위한 완벽한 대안을 본 논문에서 제시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의 대략적인 방향은 제시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해당 방향의 기본적인 틀은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틀을 바탕으로 구상해보고자 한다.

2) 상관적 반응 기반 환경결정론 중심의 문화지리 교육내용

상관적 반응 기반 환경결정론 중심의 문화지리교육을 위한 교과내용 구성은 문화지리교육이라는 독립된 영역에서만 이루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해당 교육내용은 이미 인과적 관계와 상관적 관계라는 철학적 사유에 대한 교육내용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관적 반응 기반 환경결정론 중심의 문화지리교육은 지리교과 전체의 철학적 사유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전제로 해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교육내용을 교육과정의 내용체계 상 지식・이해의 범주에 설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경우, 교과교육 과정의 개발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들 중 하나는 역량교육의 구체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역량교육이 핵심개념, 일반화된 지식, 지식과 가능으로 개선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범주로 구성되었다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경우에는 핵심아이디어, 지식・이해, 과정・기능, 가치・태도라는 구체적인 범주로 재편되었다.

기존의 교육과정에서 확인되는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 - 단선적 인과성에 함몰된 환경결정론 담론 - 형성에 대한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역량교육 범주들 중 지식・이해의 범주에 ‘지리철학(地理哲學, philosophy of geography)’의 내용을 새롭게 추가 및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것의 실현가능성을 논하기 위하여, 지리철학교육과 환경결정론 교육의 연계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우선, 지리철학이란 철학적 성찰을 통해 지리적 탐구에 함축된 가정을 밝히는 작업을 의미한다. 지리학자들이 답사 및 조사를 수행하고 특정한 결과를 얻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들은 해당 결과값을 지리적 사실로서 규정짓게 되며, 그것은 지리적 영역에 국한된 것으로 자리잡게 된다. 지리학자들은 자신들이 밝혀낸 지리적 사실들의 연구과정이 인식론적 차원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탐구에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따라서, 지리철학은 지리학자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지리적 사실에 대한 탐구과정에 내재되어 있는 인식론적 차원을 밝히는 것이다.

필자는 문화지리학에서의 환경결정론과 관련하여 핵심이 되는 인식론은 ‘인과성(因果性, causation) 과 개연성(蓋然性, probability)’ 그리고 ‘귀납(歸納, induction)과 연역(演繹, deduction)’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내용을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반영하게 된다면, 아래의 표와 같이 구성될 수 있다(표 3 참조).

표 3.

2022 개정 교육과정의 역량교육 범주들 중 지식・이해의 범주에 추가 제안되는 ‘지리철학’

범주 내용 요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3~4학년 5~6학년 1~3학년 통합사회 세계시민과 지리 한국지리 탐구 여행지리
지식

이해
지리
철학
⋅우리 지역의
지리적 모습의
원인과 결과
⋅세계 지역의
지리적 모습의
원인과 결과
⋅지리현상 속의 인과성
⋅지리현상 속의 개연성
⋅지리적 현상에
대한 귀납과 연역적 이해
⋅귀납적 사고를 통한 지리적 현상의
이해 사례
⋅연역적 사고를 통한 지리적 현상의
이해 사례
핵심학습
개념
⋅인과성 ⋅인과성과 개연성 ⋅귀납과 연역
예시내용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의 지붕의 경사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의 가옥 및
건축물들의 과거 모습과
현대 모습의 차이
⋅지역지리학의 기초적 이해
⋅계통지리학의 기초적 이해

우선, 인과성과 개연성은 앞서 일관되게 설명되었던 인과성과 상관성을 의미한다. 참고로, 앞선 설명에서 제시되었던 상관성이 교육과정에 이르러서는 개연성으로 전환되는 이유는 상관성은 철학적 차원에서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초・중・고등학교 과정에서의 개념학습을 위해서는 인과성의 상반개념은 상관성이 아닌 개연성을 학습하는 것이 보다 명확한 개념학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리교과 내에서 이와 같은 인과성과 개연성을 교육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지리교과내용에서는 고장 지역과 세계 지역의 지리적 모습에 대한 학습을 통하여 인과성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중학교 지리교과내용에서는 이를 확장하여 인과성과 개연성 간의 개념적 구분을 학습하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 교육은 초등학교의 지리교육에 국한하여 집중적으로 다뤄지도록 해야한다.

왜냐하면, 현재 교육과정 상에서 고등학교 지리교과내용에서까지 다뤄지고 있는 지리적 현상의 단순한 인과관계에 대한 이해, 즉, 비가 오면 우산을 쓴다, 더운 날씨에는 얇은 옷을 입는다, 추운 날씨에는 두꺼운 외투를 입는다 등의 수준에 해당하는 단순한 인과성이 내재된 환경결정론 교육내용은 초등학교 교육내용에서만 다뤄져도 충분한 수준의 난이도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지리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지리교육과정에서 학습한 인과성에 대한 사고확장을 위하여 인과성의 상반개념으로서 개연성을 학습하도록 한다. 이를 위하여, 인과성과 개연성 간의 교차비교 학습을 수행하도록 한다. 인과성과 개연성의 개념적 차이를 아주 간단하게 다시 설명하자면 뜨거운 여름날의 태양과 녹은 아이스크림 간의 관계는 인과적 관계이고, 뜨거운 여름날 사람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간의 관계는 개연적 관계이다. 즉, 인과적 관계는 물질들 간의 직접적이며 단선적인 차원의 원인과 결과 관계이고, 개연적 관계는 인간의 주관이 개입되는 차원의 이유와 결과 관계인 것이다.

중학교 지리교육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인과성과 개연성에 대한 개념학습을 통하여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지붕의 경사를 급하게 한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지붕의 경사를 완만하게 한다는 문화경관에 내재된 개연성의 의미를 학습하도록 한다. 즉, 앞서 논의되었던 비달의 환경결정론 - 결정론과 가능론이 불가분의 일체 개념임을 보여주는 환경결정론을 학습하도록 함으로써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 형성의 위험성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것이다.

고등학교 지리교육과정에서는 지리적 현상에 대한 귀납과 연역적 이해를 학습하도록 한다. 우선,문화지리교육에서의 환경결정론 학습의 맥락에서 귀납적 이해란 학생들이 특정 지역의 환경과 인간 간의 상호연관의 결과로서 나타난 문화의 모습을 관찰하여 가설과 이론을 세우고, 해당 가설과 이론을 다른 지역 문화의 모습의 관찰을 통하여 검증해보는 과정을 학습하도록 함으로써 귀납추론이라는 지리적 사고를 훈련시키도록 하는 것이다(Woolfolk et al., 2019, 318).

이를 통하여 학생들은 문화지리적 현상의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에 숨겨진 패턴을 학습할 수 있게 된다. 결론적으로, 학생들은 이러한 구체적인 지리적 현상에 대한 관찰에서 일반적인 원리나 이론을 도출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조철기, 2022, 382-386).

다음으로, 문화지리교육에서의 환경결정론 학습의 맥락에서 연역적 이해란 학생들이 환경결정론의 일반적인 원리 - 인과성과 개연성 간의 융합 원리 - 를 사용하여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학습하도록 함으로써 연역추론이라는 지리적 사고를 훈련시키도록 하는 것이다(Ivie, 1998). 이를 통하여, 학생들은 지리적 현상을 이해함에 있어서 논리적 추론의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지리적 현상에 대한 원리를 이해함에 있어서 해당 원리의 일관성을 평가하고, 오류를 식별하며, 논리적 근거가 약한 지리적 사례들을 인식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조철기, 2022, 149-152).

이처럼, 환경결정론의 오개념 형성의 위험성, 즉 단순한 인과성이 내재된 환경결정론 개념 형성의 위험성은 ‘인과성과 개연성’ 그리고 ‘귀납과 연역’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된 지리철학의 내용구조를 통하여 상쇄될 수 있는 것이다. 내용학적으로 볼 때, 이것은 지리철학의 내용구조를 지리교과과정에 적용함으로써 리터, 라첼, 매킨더, 셈플, 헌팅턴 등에 의해 제시된 단선적 인과성 기반 환경결정론 중심의 문화지리교육을 탈피하고, 훔볼트와 비달 중심의 환경결정론 문화지리교육으로 전환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역량교육 범주들 중 지식・이해 영역에 학교급 간의 위계를 둠으로써 학생들이 더 이상 고등학교과정의 지리교육내용에서까지 단순한 인과성이 내재된 환경결정론 교육이라는 초등학교 수준의 내용을 학습하는 소모적인 문화지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어지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4. 결론

문화지리교육에서의 환경결정론 오개념 형성의 위험성의 시작은 학문의 영역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판단된다. 즉, 환경결정론에 내재된 지리철학적 사유가 초등학교 수준의 단순한 인과성 기반에 국한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문화지리학의 영역에서는 환경결정론을 학술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치열한 논의가 없었다. 재언컨대, 이것은 환경결정론에 대한 대부분의 현대문화지리학의 연구들이 단지 그것의 역사와 정치적 해석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통해 직접적으로 증명된다(e.g. Frenkel, 1992; Storey, 2001; Dahlman, 2009; Keighren, 2010; Livingstone, 2011).

본 논문은 훔볼트와 비달에 의해 수행된 환경결정론 연구들을 통하여 환경결정론의 본질적 의미는 결정론과 가능론 간의 이분법적 구분이 아닌 양자가 불가분의 일체 개념임을 확인하였다. 리터, 라첼, 매킨더, 셈플, 헌팅턴 등에 의해 제시된 단선적 인과성 기반의 환경결정론에서 인간의 존재가 환경의 영향 아래에 무기력한 존재로 설정되는 바람에 비달의 환경결정론에는 그것의 반대급부로서 가능론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었다(Febvre, 2009, xi).

비달 스스로는 단 한번도 자신이 가능론자라고 주장한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의 유아적 환경결정론의 내용이 심각하게 편향되어 있었던 까닭에 결정론과 가능론 간의 일체개념으로서 제시된 비달의 환경결정론은 가능론으로서의 강한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점차 결정론과 가능론이라는 대비구도를 더욱 확고하게 구축해 나가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 논문은 비달의 문화지리학 연구, 특히 경관연구에 숨겨진 차원의 결정론과 가능론 간의 융합적 연결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지리교육영역에서 환경결정론 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근거들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이에 더하여, 필자가 환경결정론의 새로운 교육을 위해 제시하였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역량교육 범주들 중 지식・이해의 범주에 새롭게 추가 및 보완된 내용인 ‘지리철학’의 범주는 비단 환경결정론의 지리교육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지리’라는 과목이 사회 과목들의 이론적인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지리교과의 내용을 개혁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그것은 지리라는 과목을 사회과 모든 개별 과목들의 토대 과목으로 만들고자 하는 계획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필자가 제시하는 지리교과의 위와 같은 원대한 계획은 지리를 제외한 일반사회, 역사, 윤리에서 다뤄지는 사회・역사・윤리적 사실들에 대한 학습과 이해가 절대로 ‘인과성과 개연성’ 그리고 ‘귀납과 연역’이라는 두 개의 축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로부터 증명된다(Winch, 2008, 20-22).

지리학이라는 학문의 역사는 사회학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역사학과 윤리학의 학문의 역사는 지리학의 그것과 비견할 수 있지만, 역사학과 윤리학은 모두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의 행위와 사건에 국한되어 있는 반면 지리학은 인간과 환경 간의 관계 구조 속에서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의 행위와 사건을 분석한다는 측면에서 지리학의 학문의 위상은 분명히 사회학, 역사학, 윤리학 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Lefebvre, 1996, 215).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지리’라는 교과는 그저 순진하게 땅, 지도, 지도 상의 분포 등의 단순한 지리적 사실들을 학습하는 과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필자는 지리교육내용의 기본구조를 ‘인과성과 개연성’ 그리고 ‘귀납과 연역’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되는 지리철학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새롭게 수정 및 보완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지리라는 교과가 지리적 사실에 대한 학습이 아닌 인간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논리적 사고 및 인식체계를 학습하는 교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것은 환경결정론에 대한 오개념 형성의 위험성 극복과 사회과 내에서의 지리교과 위상의 회복이라는 두 개의 목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2022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RF-과제번호 2022S1A5A2A03052859)과 2022년도 전북대학교 연구기반 조성비 지원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본 논문에 대한 건설적인 비평을 제공해주신 익명의 심사위원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 1) 지리교육에서 오개념 학습과 관련한 심도 있는 연구들을 통하여 오개념의 다양한 의미가 제시된 바 있다(e.g. 김민성, 2013, 2014; 김진국・김일기, 1998; 이경한・박선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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