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1 December 2023. 632-643
https://doi.org/10.22776/kgs.2023.58.6.632

ABSTRACT


MAIN

  • 1. 서론

  • 2. 통합 관측자료의 구성

  • 3. 지표 정의와 기후 값 확인

  •   1) 발생 수

  •   2) 생애 최대발달 강도

  •   3) 활동도

  •   4) 강도 효율

  •   5) 종합 비교

  • 4. 요약 및 토의

1. 서론

대표적인 자연 재해로 손꼽히는 태풍은 많은 비 와 강한 바람을 동반하며 지구 전역에 사회・경제적인 큰 손실을 입힌다(Koks et al., 2019; Pielke and Landsea, 1998; Zhang et al., 2009). 세계 각국은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적인 수준의 태풍 감시와 방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동안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태풍 관측과 예보를 위한 도구들이 고도화되고 있음에도 아직 그 기후 값이 지리적으로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역 별로 태풍의 명칭이 다양하게 정의되고 각기 다른 관측 기준을 따르는 현실은 기후학적 측면에서 태풍이 미치는 영향의 지역 간 차이를 객관화하기 어렵게 만든다. 본 논문은 태풍의 정의와 기존의 관측 환경에 얽힌 기후 값의 모호성에 대해 살펴보고,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전지구 해역별로 평년기간 태풍의 기후 값들이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진단하고자 한다.

우선 본 논문의 서술을 위해 태풍과 태풍 기후에 대한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서태평양의 열대저기압 발달단계는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의 크기에 따라 열대저압부(Tropical depression), 열대폭풍(Tropical storm), 강한 열대폭풍(Severe tropical storm), 태풍(Typhoon)으로 분류된다(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2022). 한편, 우리나라, 일본, 대만 등 국내에서는 방재를 위해 열대폭풍 단계이상의 열대저기압을 관례적으로 “태풍”이라 적고 있어 국제사회에서 부르는 “Typhoon”과 일치하지 않는다. 국제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Typhoon의 의미는 이처럼 국민들이 이해하는 태풍과는 위상이 다른 것이다. 따라서, 국내 언론기사나 문서에서 태풍과 허리케인을 동치시켜 서술하는 경우 엄밀히 말해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있다. 국내 대중에게 알려진 허리케인(Hurricane)은 Typhoon의 강도를 갖는 열대저기압을 부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되, 본 논문은 국내 독자를 위해 내국인의 용어 관례를 따라 열대폭풍 단계 이상인 열대저기압, 즉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속이 17ms-1 이상인 열대저기압을 “태풍”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제목의 “태풍”도 이에 따른 것이다. 다음으로 설명을 위해 사용될 “태풍 기후”에 대한 정의를 명시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기후라 함은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날씨의 평균 상태를 뜻하지만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서 기후시스템의 상태를 의미하며 다양한 통계량으로 진단되어진다(IPCC, 2018). 본 논문은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태풍의 속성 또는 종합적인 상태를 “태풍 기후”로 표현하고자 한다.

태풍은 구조가 분명한 자연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전지구 태풍 기후 분석을 위한 기술적인 접근은 간단치 못했다. 대규모 시간과 공간의 관점에서 태풍의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상에서의 발생과 강화를 제대로 관측해야 하지만 지상과 달리 해상에서는 관측이 용이치 못하며, 그나마 섬 지역이나 선박 등에서 관측된 값들만으로는 태풍의 전체를 진단하기 어려웠다. 1970년대 중반부터 인공위성 관측 영상을 통해 태풍 중심의 바람을 추정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었지만 이로써는 아직 야간의 태풍을 진단할 수는 없었다(Dvorak, 1975). 이후 1980년대 초 적외영상을 이용한 태풍 분석기술이 도입되면서 비로소 태풍에 대한 전일 관측이 가능하게 되었다(Dvorak, 1982, 1984). 이는 위성영상에 나타난 구름의 높이와 분포패턴에 기반하여 태풍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의 크기를 추정하는 기술이다. 각 지역 기상업무기관은 이러한 기술들을 근간으로 태풍 강도에 대한 분석과정을 체계화함으로써 이후 관측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분석된 태풍 기후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를 들어, 일본기상청과 미군 합동태풍경보센터(Joint typhoon warning center, JTWC)의 베스트트랙 자료에 기록된 북서태평양 태풍의 강도는 1984년 이후의 기록에서 일치된 변동성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1984년은 일본기상청이 해당 위성분석 분석기술을 업무적으로 절차화 한 시기이다(Kang and Elsner, 2012b). 여기서, “베스트트랙”은 태풍을 관측하는 기상업무기관이 태풍의 중심위치, 강도, 크기 등을 기록한 관측자료를 일컫는다. 명시적인 기록은 없지만 JTWC의 분석이 업무적으로 체계화된 것도 이 즈음이어서 1985년 이전의 강도 관측기록은 불확실성이 보다 큰 것으로 보고된다(Chu et al., 2002). 이는 관측기술의 발달과 객관화된 업무절차로 인해 관측자료의 품질이 개선되었음을 의미한다. 관측자료의 품질 개선을 확인한 것은 북서태평양의 상이한 베스트트랙 자료를 비교함에 따른 것이지만 JTWC 베스트트랙 자료의 신뢰도가 높아진 것은 북서태평양에서의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JTWC는 미국 관할 밖에 있는 전세계 모든 해역의 태풍을 관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전지구 태풍 기후 값 산출을 위해 세계기상기구가 지정한 지역특별기상센터들의 관측자료를 종합해 분석을 시도했지만 해역 별 평균풍속 기준들이 일치하지 않아 지역 간에 결과를 비교하는데 무리가 있었다(Schreck et al., 2014). 동일한 관측 기준을 따르는 전지구 태풍 관측자료가 가용하다면 결과 값에 대한 지역 간 비교가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나 일본기상청에서 사용하는10분 평균풍속기준으로는 전지구 관측자료를 구성할 수 없다. 미국내에서 군기관인 JTWC와 미국립허리케인센터가 같은 관측방식을 따르고 관측기술 발전의 역사를 같이 했음을 고려할 때, JTWC의 베스트트랙과 미국립허리케인센터의 베스트트랙을 연동한 통합 관측자료를 구성한다면 전지구 해역의 태풍을 대상으로 신뢰할 만한 분석결과를 산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에 본 연구는 JTWC와 미국립허리케인센터의 관측자료를 활용하여 전지구 태풍 기후의 지역간 비교를 수행하고자 한다.

연구 차원의 태풍 기후는 특별한 기간을 정하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긴 시간에 대해 그 속성을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대중을 위한 기후 값의 기준을 제시하는데 있어 30년의 평년기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평년기후 값을 산출하는데 있어 이전 평년기간인 1981-2010년은 신뢰가 어려운 관측기간이 포함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라도 1984년 이전 기간의 관측이 포함될 경우 전체 분석의 신뢰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이전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Kang and Elsner, 2012a). 본 연구는 현재 평년기간(1991-2020년)에 대한 태풍 기후 값을 계산하고자 한다. 이는 현재 평년기간을 대상으로 한 분석이 태풍의 평년 기후 값들 중 처음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전지구 태풍 기후를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태풍의 활동은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표현될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는 태풍 발생 수와 강도이다. 태풍의 발생 수와 강도는 단위가 달라 서로 개별적인 지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어느 해 태풍의 수는 열대저기압의 발달 과정에서 열대저압부 단계를 넘어서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해 태풍의 강도와 관련이 되어 있다(Sobel et al., 2021). 이러한 환경에서 태풍의 수와 강도가 함께 높다면 태풍의 활동이 활발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태풍의 활동도를 가리키는 지표로는 Bell et al.(2000)의 ACE(Accumulated Cyclone Energy)와 Emanuel(2005)의 PDI(Power dissipation index)가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 지표들은 태풍의 수, 강도, 지속시간에 따라 산출되지만, 어느 해역에서 태풍의 수명은 강도와 높은 상관을 가지고 있어(Camargo et al., 2007), 태풍의 수와 강도만을 고려하여 태풍 활동도를 진단하더라도 ACE나 PDI와 유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Kang and Elsner, 2012a). 한편, 태풍의 강도와 수의 기여가 같은 방향으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태풍의 활동도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강도의 수준이 발생 수의 수준보다 높은 해라면 이는 강도의 효율이 크게 나타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Kang and Elsner, 2015). 강도의 효율이 높다면 적은 수의 태풍에도 강도가 큰 경우이며, 강도 효율이 낮다면 약하지만 태풍 수가 많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 외에도 태풍의 급격한 발달을 다루는 연구들이 있다(Emanuel, 2017; Wang et al., 2017). 급격한 발달은 태풍의 수가 적으면서도 강한 강도를 갖게 하는 기후적 환경과 관련이 큰 것으로 이해된다. 이처럼 태풍의 기후를 진단하는 지표들은 서로 무관하지 않으며 구조적으로 얽혀 있다(Kang and Elsner, 2019). 본문에서는 사슬처럼 연결된 ‘발생 수’, ‘강도’, ‘활동도’와 ‘강도 효율’에 대해 물리적인 구조와 이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더욱 상세히 살펴보고 현재 평년기간(1991-2020년)을 대상으로 태풍 지표들의 기후 값이 지리적으로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본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은 전지구 태풍 기후를 진단하기 위한 통합 관측자료를 소개한다. 3장에서는 태풍 기후 지표들에 대해 보다 상세히 설명한 뒤 결과적인 태풍 기후 값들을 확인한다. 여기에 표출되는 태풍 기후 값은 본 논문의 목적이라기보다는 전지구 태풍 기후 값들의 물리적 배경과 산출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명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루어지는 태풍 기후의 지표는 앞서 소개된 발생 수, 생애 최대발달 강도, 활동도 그리고 강도 효율이다. 마지막으로, 5장은 전체를 요약하고 향후 연구를 위해 고려할 것들에 대해 서술한다.

2. 통합 관측자료의 구성

전지구 태풍 기후를 분석하기 위해 전지구 태풍 관측자료를 구성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태풍관련 지역특별기상센터들과 권위있는 기상업무기관들의 태풍 강도관측 방법이 각기 다른 것은 전지구 해역별 태풍 기후를 정량적으로 비교하기 어렵게 만드는 근원적인 문제로 작용한다. 세계기상기구는 공식적으로 10m 높이에서 10분간 관측된 풍속을 기준으로 태풍의 강도를 표현할 것을 권장하지만, 지역특별기상센터를 맡고 있는 기관들 중 북인도양을 담당하는 인도기상청은 3분 평균풍속을, 동태평양과 북대서양을 맡고 있는 미국은 1분 평균풍속을 관측에 사용하고 있다(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2022). 지역특별기상센터는 아니지만 중국기상청의 경우 2분 평균풍속을 사용하고 있는 등 기관마다 각기 다른 관측 기준을 운영하고 있어 분석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간 태풍의 기후 값들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공간적으로 균질한 관측자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Kang and Elsner (2015)의 방식을 따라 JTWC의 베스트트랙(https://www.metoc.navy.mil/jtwc/jtwc.html)과 미국립허리케인센터의 베스트트랙(https://www.nhc.noaa. gov/data)을 연동한 통합 관측자료를 구성한다. 연구를 위해 사용된 베스트트랙 자료는 대중에 공개된 자료들이다. JTWC는 지역특별기상센터는 아니지만 미국 관할 해역을 제외한 전지구 대부분 해역의 태풍 활동을 기록한 베스트트랙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통합 관측자료가 다루는 전지구 해역은 6개의 구역으로 나뉜다(표 1). JTWC 베트스트랙 자료는 북인도양, 남인도양, 북서태평양과 남반구의 태풍들을 기록하고 있으며, 미 국립허리케인센터의 베스트트랙 자료는 북대서양과 동태평양의 태풍들을 담고 있다. 이로써, JTWC와 미국립허리케인센터의 베스트트랙을 연동한 통합 관측자료는 1분 평균풍속 기반의 균질한 태풍 활동 기록하고 있어 분석 결과의 지역 간 비교를 용이하게 한다. 본 연구는 해역별 결과 값의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필요시 평균풍속에 따른 일본기상청의 베스트트랙 분석 결과를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https://www.jma.go.jp/jma/jma-eng/jma-center/rsmc-hp-pub-eg/trackarchives.html). 일본기상청은 JTWC 만큼 충분히 긴 시간 범위에 대한 관측 기록을 제공하고 있어 북서태평양의 평년기후 값을 비교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Kang and Elsner, 2018).

표 1.

통합 관측자료의 구성

해역 경도 범위 해당 베스트트랙 관측기준
북인도양(North Indian, NI)
남인도양(South Indian, SI)
육지 - 100 °E
육지 - 135 °E
JTWC
JTWC
1분 평균풍속
북서태평양(western North Pacific, WNP)
북동태평양(eastern North Pacific, ENP)
남태평양(South Pacific, SP)
100 °E - 180 °E
180 °E - 육지
135 °E - 육지
JTWC
미국립허리케인센터
JTWC
북대서양(North Atlantic, NA) 육지 - 육지 미국립허리케인센터

3. 지표 정의와 기후 값 확인

태풍 기후를 표현하는 여러 지표들 중 여기서는 발생 수, 생애 최대발달 강도, 활동도, 강도 효율 등 4개 항목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본 연구에서의 태풍은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속이 17ms-1를 넘어선 것들을 일컫는다. 해역별로 태풍의 생애 최대강도가 태풍의 수준에 도달한 것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 속성들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1) 발생 수

태풍은 열대해상에서 발생한 대류의 군집이 열대저압부 단계를 넘어 조직화된 구조를 이룬 것으로서, 태풍이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일종의 열엔진과도 같은 원리에 따른 것이다. Emanuel(1986)의 WISHE(Wind-Induced Surface Heat Exchange) 이론은 그 이름이 설명하고 있듯이 해상으로부터 계속해서 공급되는 열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소비되는 빈 자리를 채우며 태풍은 구조를 유지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해상의 강풍은 운동에너지의 소산을 의미함과 동시에 해상에서 대기로의 수증기 플럭스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다시 말해, 태풍의 바람이 강력하다는 것은 그 만큼 운동에너지의 소산과 열에너지의 유입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에너지의 유입량이 소산량 보다 크게 작용하는 동안 열대저기압은 태풍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중심부근 최대풍속이 17ms-1를 넘어설 때 태풍으로 기록된다.

그림 1은 전지구 해역별 태풍 발생 수를 표시한 것이다. 본 연구의 분석에 표본들은 연단위로 다루어졌다. 다시 말해, 남반구의 경우 태풍 활동의 최성기가 북반구의 겨울인 것을 감안하면 분석의 결과는 말 그대로 달력에 따른 연평균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로써 태풍은 전지구적으로 연간 평균 86.6개가 발생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반구는 61.6(71.1%)개, 남반구는 24.9(28.8%)로서 북반구는 남반구에 비해 약 2.5배에 해당하는 많은 태풍이 발생하고 있다. 해역별로 살펴보면 북서태평양이 25.7개로서 가장 큰 비율(29.7%)을 차지한다. 이어서 동태평양과 남인도양이 각각 16.6개(19.2%), 15.6개 (18.0%)의 순서로 많은 태풍 발생 수를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수는 북인도양으로 4.9개(5.7%)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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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전지구 해역별 태풍의 발생 수 분포. 평년기간(1991-2020년) 연평균 태풍 발생 수를 보여준다. 가로 선은 전지구 6개 해역 값의 평균을 표시한 것이다. 북서태평양의 경우 1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JTWC의 관측 결과와 비교하기 위해 10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일본기상청의 분석 결과(초록색 선과 숫자)를 함께 제시하였다. 각 해역 별 막대그래프는 왼쪽부터 NI, WNP, ENP, NA, SI, SP의 순서로 값을 표시한 것이다.

정확한 지역 간 비교를 위해 지금 언급하는 동태평양과 북대서양의 태풍은 허리케인(Hurricane)이 아닌 열대폭풍 단계 이상의 열대저기압을 의미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북서태평양의 태풍 발생 수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열대해역이 넓게 열려있어 적도해류가 거침없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태평양 서쪽에 고수온역을 형성하기 때문이다(Bjerknes, 1966, 1969). 게다가 북서태평양은 잘 발달한 아열대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놓여있어 대류 촉발에 더욱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와 반대로, 본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해역으로서 남대서양은 태풍 발생이 매우 드문 지역으로서 기후 값을 다룰 정도의 표본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 곳은 해수면온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저기압성 요란이 적으며 연직 바람시어가 강해서 대류구름들이 태풍으로 조직화되기 쉽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Gray, 1998). 그나마 태풍이 발생할 만한 조건을 가진 지역이라 해도 적도와 가까워 기류가 회전성을 갖기 어렵다. 최근에는 해수면온도의 상승으로 인해 이 지역에서도 간혹 태풍 발생이 보고되고 있어 연구자들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써 태풍 발생 수가 어느 지역에서 가장 많고 적은 지에 대한 우열을 비교할 수 있었지만, 파랑색 막대가 보여주는 값 자체는 각 지역에서 익숙하게 다루어 오던 값의 크기와 다를 수 있다. 살펴본 태풍의 발생 수는 JTWC의 1분 평균풍속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10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일본기상청과 다소 상이한 결과를 보여준다. 1분 평균에 따른 관측 횟수가 10분 평균에 따른 관측 횟수보다 크므로 당연히 1분 평균풍속을 기준으로 한 관측에 태풍 강도의 바람이 쉽게 기록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10분 평균풍속을 기준으로 태풍의 강도에 미처 도달하지 못한 열대 저압부들 중 일부는 JTWC의 베스트트랙에 태풍으로 기록되며 일본기상청의 태풍 발생 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림 1의 초록선이 보여주듯 일본기상청 베스트트랙 자료에 기록된 태풍 발생 수(초록선)는 24.9개로 JTWC의 관측 보다 연평균0.8개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로써 10분 평균 풍속으로 다른 해역의 태풍 발생 수를 계산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될 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2) 생애 최대발달 강도

본 연구는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의 크기를 실시간 태풍의 강도로 정의한다. 베스트트랙 자료는 6시간 간격으로 관측된 강도 값들을 제공한다. 태풍이 발생하여 열대 저압부로 약화 또는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기까지 기록된 실시간 강도 값들 중 최대 값을 태풍마다 추출한 뒤 이들의 연평균 값들을 구할 수 있다.

그림 2는 이렇게 계산된 연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의 평년기후 값을 해역별로 그린 것이다. 전지구 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는 38.1ms-1를 기록하고 있다. 해역 중 북서태평양의 태풍 강도가 43.0ms-1로 최대의 값을 보이고, 남인도양과 북동태평양이 각각 39.0ms-1와 38.7ms-1로 비슷한 수준에서 다음으로 강한 강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가장 약한 평균 강도를 보이는 곳은 북인도양으로서 33.4ms-1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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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전지구 해역별 태풍의 연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 분포. 평년기간(1991-2020년) 연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를 보여준다. 가로 선은 전지구 6개 해역 값의 평균을 표시한 것이다. 북서태평양의 경우 1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JTWC의 관측 결과와 비교하기 위해 10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일본기상청의 분석 결과(초록색 선과 숫자)를 함께 제시하였다. 각 해역 별 막대그래프는 왼쪽부터 NI, WNP, ENP, NA, SI, SP의 순서로 값을 표시한 것이다.

태풍은 발생하는 지점의 해양과 대기의 조건에 따라 최대로 발달할 수 있는 강도, 즉 최대잠재강도가 각기 다르게 주어진다(Emanuel, 1988, 1995). 최대잠재강도가 높다 하더라도 태풍의 경로가 짧다면 발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못해 최대잠재강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생애를 마감할 수 있다. 북인도양의 태풍들은 고온의 해역에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경로상 이내 육상에 도달할 만큼 해역의 크기가 넓지 못해 태풍이 충분히 발달하기 어렵다(Lee and Gray, 1984). 북동태평양의 경우에도 하와이 부근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서쪽에 위치하며 태풍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어 태풍이 북상하다가 고기압영역에 가까워지며 소멸하기 쉬운 구조이다. 북서태평양은 상대적으로 해역이 넓고 고기압 영역의 가장 자리에 놓여 태풍의 경로가 길게 형성됨에 따라 충분히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Camargo et al., 2007). 같은 이유로 호주가 가로막지 않았다면 남반구의 태풍들도 더 높은 강도로 발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북서태평양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10분 평균풍속으로 관측된 일본기상청의 관측자료로는 파악할 수가 없다. 앞서 기술한 것과 같이 비교를 위한 10분 평균풍속의 전지구 베스트트랙 자료가 가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기상청이 관측한 10분 평균풍속 자료로 계산된 결과만 보면 34.9ms-1로서 JTWC보다 무려 8.1ms-1 낮은 값으로 나타난다. 이처럼JTWC의 바람 관측은 1분 평균 방식을 따른 것이어서 동일 현상에 대해 세계기상기구가 권장하는 10분 평균 방식을 따른 결과보다 높은 강도 결과를 표출한다. 두 다른 평균풍속을 따르는 관측들을 대비하는데 있어 JTWC에 대한 변환계수(conversion factor)로 0.88을 사용하기도 한다(Atkinson, 1974). 하지만 사실상 일본기상청 관측의 태풍 강도의 비율은 높은 강도수준에 더 낮게 나타남으로써 하나의 계수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다(Kang and Elsner, 2018). 그림 3은 평년기간(1991 -2020년) JTWC와 일본기상청의 베스트트랙에 기록된 연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의 분위수를 비교한 것(quantile- quantile plot)이다. 파선은 강도의 일대일 대각선이며, 파란 색의 실선은 0.88의 변환율을 보여주는 선이다. JTWC에 대비한 일본기상청 강도의 비율이 강한 강도의 수준으로 갈수록 더욱 작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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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JTWC와 일본기상청의 연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의 크기 분포. 평년기간(1991-2020년) 동안 1분 평균풍속과 10분 평균풍속으로 관측된 다른 두 기관의 태풍 강도 수준에 대해 분위수 비교(quantile-quantile plot)를 한 것이다. 파선은 강도의 일대일 대각선이며, 파란 색의 실선은 0.88의 변환율(conversion rate)을 보여주는 선이다.

3) 활동도

태풍의 활동이 활발할 수록 재해의 피해는 커지기 마련이다. 재해의 관점에서 연중 태풍이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했는지를 지표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실시간으로 관측되는 태풍의 강도이다. Bell et al.(2000)은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속을 연중 누적한 값으로 태풍의 활동도를 지표화하고 ACE로 명명하였다. 연간 ACE는 다음과 같은 수식을 따른다.

(1)
ACE=N2N1MSW2

여기서, MSW(Maximum sustained wind)는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의 크기를 의미하며, N1과 N2는 각각 연중 태풍 발생 수와 태풍별 MSW 관측 횟수를 표시한 것이다. 합산에는 정의되었던 것과 같이 17ms-1 이상인 관측들만 포함된다. MSW, N1, N2의 크기가 클수록 ACE가 지시하는 태풍의 활동도가 커지게 된다. MSW가 크다는 것은 태풍의 실시간 강도가 크다는 것이며, 6시간 간격의 관측 횟수인 N1이 크다는 것은 태풍의 생애가 길다는 것을 의미한다. N2는 태풍의 수가 많을 경우이다. ACE는 MSW의 제곱을 합산한 수식으로서 이름 그대로 에너지의 표현 형태를 취한 것이다. Emanuel(2005)은 이와 유사한 PDI를 제시하였다. PDI는 ACE의 수식을 따르면서도 다음과 같이 MSW 세제곱하여 누적하는 형식을 제시하고 있다.

(2)
PDI=N2N1MSW3

이름에 적힌 것과 같이 PDI는 바람의 파괴력이 마찰 소산과 관련이 있으며 이 마찰 소산은 풍속의 세제곱으로 표현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ACE와 PDI가 이러한 물리적인 의미를 표현하고자 노력을 기울인 이면에는 MSW에 지수를 취함으로써 사실상 약한 강도 값들의 비중을 더욱 작게 하고 강한 현상들의 기여가 더욱 드러나도록 한 의도가 있다. 값의 규모는 다르지만 ACE와 PDI로 진단된 태풍 활동도는 매우 비슷한 변동성을 보인다(Kang and Elsner, 2012a).

그림 4는 연평균 ACE에 기반한 해역별 태풍 활동도를 비교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태풍의 강도가 강하고 태풍의 발생 수가 많은 곳으로 확인된 북서태평양에서 가장 높은 활동도(299.3×104m2s-2)가 확인된다. 북서태평양의 경우 넓은 해역 조건이 지표의 지속시간에 해당하는 N1에 영향을 미치고, 이어서 충분히 강한 강도의 MSW를 형성하는 과정이 유의하게 작동한 결과이다(Camargo et al., 2007; Kang and Elsner, 2012a). 10분 평균풍속으로 계산된 북서태평양의 태풍 활동도는 204.0×104m2s-2으로서 JTWC와 큰 차이를 보인다. 다음으로 높은 활동도를 보이는 곳은 동태평양으로 142.3×104m2s-2을 기록하고 있으나 북서태평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다. 가장 활동도가 작은 곳은 북인도양(22.3×104m2s-2)으로서 이는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상대적으로 적은 태풍 발생 수와 약한 강도에 기인한다(Lee and Gray,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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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전지구 해역별 태풍의 활동도 분포. 평년기간(1991-2020년) 연평균 태풍 활동도를 보여준다. 태풍의 활동도를 수치화하기 위해 ACE 지표를 활용하였다. 가로 선은 전지구 6개 해역 값의 평균을 표시한 것이다. 북서태평양의 경우 1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JTWC의 관측 결과와 비교하기 위해 10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일본기상청의 분석 결과(초록색 선과 숫자)를 함께 제시하였다. 각 해역 별 막대그래프는 왼쪽부터 NI, WNP, ENP, NA, SI, SP의 순서로 값을 표시한 것이다.

4) 강도 효율

긴 시간에 걸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자연변동과 달리 지구 온난정도는 자연변동의 수준 자체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태풍 활동의 배경이 되는 해양과 대기는 이처럼 자연변동과 지구 온난정도의 조합에 따른 다양한 변동모드를 취하게 된다(Yun et al., 2023). 상대적으로 온난한 환경에서는 열대해역의 해수온도가 상승하고 많은 수증기가 증발함으로써 하층대기의 습윤정지에너지가 뚜렷하게 커지게 된다. 동시에 습윤단열과정을 따르는 대류들이 증가함에 따라 중층과 상층의 대기는 고온 건조해지는 경향이 나타나게 된다(Chou et al., 2013; Sugi and Yoshimura, 2012). 이러한 특성은 특히 전지구 태풍활동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불안정도가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고기압의 편차가 작동하는 구조로써 태풍의 발생이 억제되는 한편 발생한 태풍의 강도 강화가 뚜렷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Kang and Elsner, 2015). 다시 말해서, 적은 수의 태풍으로 태풍의 활동도를 채울 정도로 강도의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강도 효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매년 태풍의 발생 수(A)와 연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B)의 관계를 보여주는 주성분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A와 B를 주성분분석하면 산출되는 두 주성분들(Principal components, PCs)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3)
PC1=ZB+ZA2
(4)
PC2=ZB-ZA2

여기서, ZA와 ZB는 각각 A와 B의 표준화된 값을 의미한다. PC1은 A의 증감과 B의 증감이 동위상으로 작동하는 방향의 정사영을 의미하는 주성분이며, PC2는 역위상으로 작동하는 방향의 정사영을 의미하는 주성분이다(Kang and Elsner, 2015, 2016, 2019). 이를 응용하면, B를 다음과 같이 재구성할 수 있다.

(5)
B=PC1+PC22σB+B¯

여기서 B̅는 B의 평균을 의미하며 앞서 그림 2에서 확인한 것과 같다. 이처럼 B의 평균을 중심으로 동위상 방향의 기여와 역위상 방향의 기여가 어떻게 가세하는지에 따라 B의 매년 값이 결정되는 구조이다. PC1과 PC2의 관계는 정의상 직교함으로 두 변동성의 기여를 이처럼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다. 이로 부터, 역위상 방향의 기여, 즉 태풍의 발생 수가 감소하면 강도가 증가하는 방향의 값을 강도 효율(Efficiency, E)로 정의하고 수식 (5)에 포함된 다음 항을 분리하여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6)
E=PC22σB

수식 (6)의 PC2가 보여주듯이 이는 A와 B가 함께 증감하는 동위상 방향의 변동성이 제거된 지표로서 역위상의 규모를 σB를 통해 강도의 단위로 표현한 것이다. E가 크다는 것은 A의 감소와 B의 증가가 주고받는 값의 규모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년 변동하는 E의 평균은 정의상 0이지만, 표준편차(σE)를 통해 강도 효율의 해역별 규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그림 5는 해역별 E의 표준편차(σE)를 보여준다. 최신 평년기간(1991-2020년) 관측된 강도 효율의 규모는 북인도양(5.4ms-1)에서 가장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6개 해역 평균을 상회하는 곳은 동태평양과 남인도양 정도이며, 그 값은 북서태평양에서 가장 작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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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전지구 해역별 태풍의 강도 효율의 표준편차 분포. 평년기간(1991-2020년)에 대해 계산된 값이다. 연별 태풍의 발생 수와 생애 최대발달 강도의 평균 값들이 서로 역방향으로 변동하는 주성분에 강도가 기여하는 정도를 강도 효율(Efficiency, E)로 정의하였으며, 그 표준편차를 비교한 것이다. 가로 선은 전지구 6개 해역 값의 평균을 표시한 것이다. 북서태평양의 경우 1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JTWC의 관측 결과와 비교하기 위해 10분 평균풍속을 따르는 일본기상청의 분석 결과(초록색 선과 숫자)를 함께 제시하였다. 각 해역 별 막대그래프는 왼쪽부터 NI, WNP, ENP, NA, SI, SP의 순서로 값을 표시한 것이다.

5) 종합 비교

표 2는 이전 평년기간(1981-2010년)과 현재 평년기간(1991-2020년)의 태풍 기후 값을 종합하여 비교한 것이다. 괄호 안의 숫자는 표준편차이며, 강도 효율의 규모는 그 자체가 표준편차를 활용한 것이어서 별도의 숫자를 표시하지 않았다. 북서태평양의 경우 10분 평균풍속 기준을 따르는 일본기상청의 베스트트랙에 따른 결과를 함께 표시하였다. 전반적으로 발생 수, 강도, 활동도에 있어 북서태평양에서 가장 큰 값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전 평년기간의 자료를 분석한 것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강도 효율의 규모가 북서태평양에서 가장 작게 나타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발생 수와 강도에서는 이전과 현재 평년기간 값들의 차이가 비슷하여 큰 차이를 드러내지 않지만, 발생 수와 강도의 영향이 종합된 활동도는 이전 평년기간과 비교하여 북서태평양에서 감소한 반면 다른 모든 해역에서 증가했으며 결과적으로 전지구 활동도도 다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강도의 효율의 규모가 현재 평년기간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그 만큼 태풍 수의 감소에 따라 강도가 강해지는 경우가 빈번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논문은 이처럼 이전 평년기간의 태풍 기후 값을 현재 평년기간의 값과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앞서 서술한 것과 같이 이전 평년기간의 값은 태풍의 중심 강도 관측의 신뢰도가 낮은 1980년대 초반의 값들이 포함됨으로써 수치를 확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교를 통해 기후 값을 해석하는 것이 크던 작던 자칫 정확하지 않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음을 경계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표 2에 제시된 현재 평년기간 값은 처음으로 신뢰할 수 있는 평년 태풍 기후 값으로서 지역 간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표 2.

이전 평년기간(1981-2010년)과 현재 평년기간(1991-2020년)의 태풍 기후 값 비교(괄호 안은 표준편차)

지표 항목 평년
구분
해역
전지구
(해역평균)
NI WNP ENP NA SI SP
1분 10분
발생 수 이전 14.2(±7.9) 4.5(±1.7) 26.1(±4.4) 25.4(±4.5) 16.6(±4.6) 12.1(±4.9) 16.3(±2.9) 9.7(±3.6)
현재 14.4(±9.5) 4.9(±1.6) 25.7(±4.8) 24.9(±4.3) 16.6(±4.9) 14.4(±5.5) 15.6(±3.3) 9.3(±3.5)
강도
(ms-1)
이전 37.2(±3.6) 31.6(±12.7) 42.8(±6.9) 35.3(±5.5) 37.9(±8.9) 37.0(±8.2) 36.7(±8.5) 36.9(±11.5)
현재 38.1(±22.4) 33.4(±14.9) 43.0(±7.4) 34.9(±5.3) 38.7(±11.4) 36.8(±8.7) 38.9(±8.9) 37.9(±10.7)
활동도
(104m2s-2)
이전 128.6(±29.5) 16.6(±10.4) 307.0(±113.6) 213.5(±71.6) 139.0(±68.7) 106.1(±66.5) 130.6(±46.8) 72.6(±44.3)
현재 132.1(±32.6) 22.3(±17.2) 299.3(±119.5) 204.0(±73.5) 142.3(±83.2) 123.9(±66.0) 132.1(±51.6) 72.9(±41.3)
강도 효율 규모
(ms-1)
이전 3.3 5.1 2.3 2.2 3.1 2.4 2.7 4.2
현재 3.6 5.4 2.4 2.1 3.9 2.9 3.0 4.0

4. 요약 및 토의

대규모 풍수해로서 태풍은 국가와 사회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자연재해 요소들 중 하나이다. 이로써 태풍은 오랜 인류의 관심사이며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다루어져 왔지만 아직 그 기후 값이 지리적으로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본 논문은 그 동안 전지구 태풍의 기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제공했던 환경들과 최신 기후 평년의 의미를 설명하고, 최신 평년기간에 대해 태풍 기후 값들의 전지구 해역별 분포를 검토하고자 하였다. 국내 독자를 위해 열대폭풍 단계 이상인 열대저기압, 즉 중심부근 최대지속풍속이 17ms-1 이상인 열대저기압을 “태풍”으로 표시하고, 긴 시간에 걸쳐 나타나는 태풍의 속성 또는 종합적인 상태를 “태풍 기후”로 정의하였다. 태풍의 속성을 이해하고 그 지리적인 분포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었던 환경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기후 분석을 위한 긴 시간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관측 값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기후 규모에서 태풍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해상의 태풍 상태를 관측해야 하지만 이전의 관측은 섬 지역이나 선박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는 태풍의 단편만을 경험한 것이었다. 항공기를 이용한 관측이 수행되기도 했지만(Sheets, 1990) 전지구 모든 태풍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시간적으로 중단되기도 하여 일관성을 갖추지 못했다. 공백이 없는 태풍 관측은 인공위성을 통한 기상관측이 가능해지고서야 가능하게 되었다(Velden et al., 2006). 한편, 인공위성 관측이 수행되었다 하더라도 초기에는 가시영상을 통해서만 관측을 수행하였으며, 적외 영상을 활용하여 주야간 장애 없이 태풍의 강도를 추정하는 업무체계는 198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안정될 수 있었다. 이후에도 위성영상을 이용한 분석기술이 계속해서 고도화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일관된 시공간 태풍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작은 1980년대 중반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전지구 해역별로 태풍 강도 관측의 기준이 다양하여 지리적인 비교를 하기 어려웠다. 세계기상기구는 10m 고도에서 10분 평균풍속으로 관측된 바람을 태풍 관측의 기준으로 권장하고 있지만, 각 지역의 태풍 업무기관들은 다양한 관측기준을 사용하고 있다(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2022). 같은 현상을 각기 다른 풍속기준으로 관측함으로써 지역 기관별 기후 분석의 결과가 상이하여 지리적으로 어떻게 다른 지를 비교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 연구는 1분 평균풍속 기반으로 관측된 JTWC와 미국립허리케인센터의 베스트트랙을 연동한 통합 관측자료를 구성하고, 최신 평년기간(1991-2020년)에 대해 태풍의 발생 수, 생애 최대 발달강도, 활동도와 강도 효율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태풍의 발생 수는 전지구적으로 연중 86.6개의 태풍이 발생하며, 그 중 북서태평양이 25.7개로서 가장 큰 비율(29.7%)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태평양과 남인도양에서 각각 16.6개(19.2%), 15.6개 (18.0%)로 그 다음 많이 발생하며, 북인도양은 4.9개(5.7%)로 가장 적게 발생하는 지역이다. 태풍의 강도는 연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를 통해 진단하였다. 전지구 평균 생애 최대발달 강도는 38.1ms-1를 기록하고 있다. 해역별 강도 중 북서태평양이43.0ms-1로 최대의 값을 보이고, 남인도양과 북동태평양이 각각 39.0ms-1와 38.7ms-1로 비슷한 수준에서 다음으로 강한 강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인도양은 33.4ms-1로서 가장 약한 강도를 보여준다. 태풍의 활동도는 발생 수, 실시간 강도, 생애 길이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서 Bell et al.(2000)이 제안한 ACE를 통해 진단하였다. 상대적으로 태풍의 강도가 강하고 태풍의 발생 수가 많은 곳으로 확인된 북서태평양에서 역시 가장 높은 활동도가 확인되었다. 이어 동태평양이 다음으로 높은 활동도를 보이고, 가장 작은 활동도를 보이는 곳은 북인도양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강도 효율을 진단하였다. 이를 위해 연별 태풍의 발생 수와 생애 최대발달 강도의 평균 값들이 서로 역방향으로 변동하는 주성분 내에 강도가 기여하는 부분을 연간 강도 효율로 정의하였다. 해역별로 강도 효율이 어느 정도 크기로 나타나는지를 비교하기 위해 강도 효율의 표준편차(σE)를 분석하였다. 강도 효율의 규모는 북인도양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북서태평양이 가장 작은 값을 보였다.

본 논문은 지역 간 태풍 기후 값을 비교하기 위해 통합 관측자료를 구축하고 태풍 기후 지표들의 개념을 종합적으로 연결하여 제시하였다. 이로써 동일한 기준에 따른 기후 값이 지역 간에 어떻게 분포하고 어느 정도 차이를 가지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그 물리적 배경을 함께 고찰할 수 있었다. 1984년 이전의 자료가 포함된 태풍 기후 분석결과가 기후 값의 신뢰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Chu et al., 2002; Kang and Elsner, 2012b), 최신 평년기간(1991-2020년)에 대한 기후 값은 처음으로 신뢰할 수 있는 기준 값이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본 연구는 태풍 기후의 진단 기반을 살펴본 것이며, 이는 환경의 변화에 따른 태풍의 기후적 반응을 이해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이는 앞으로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같은 미래 기후 예측을 평가하는 도구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본 논문에서 제시한 해역별 지표들은 주로 연안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태풍의 활동에 큰 영향을 받은 결과들이다. 태풍의 피해는 인간의 거주 밀도가 높은 연안 지역에서 크게 나타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러한 해역 단위의 지표는 활용에 한계가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해역 내 태풍 기후의 분포를 지점별로 상세하게 표현할 수 있는 지표들이 개발된다면 태풍 방재에 보다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태풍 분석 및 예측기술 개발'(KMA2018-00722)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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