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1 October 2024. 673-687
https://doi.org/10.22776/kgs.2024.59.5.673

ABSTRACT


MAIN

  • 1. 서론

  • 2. 선행연구

  •   1) 보행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및 보행환경 평가

  •   2) 거리 영상 이미지 및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보행환경 평가

  • 3. 연구 방법

  •   1) 연구 지역

  •   2) 보행환경 평가 지표 설정

  •   3) 보행환경 평가 지표 데이터 구축

  • 4. 보행환경 평가 결과

  • 5. 결론

1. 서론

보행은 가장 기본적인 교통수단으로 대중교통 활성화 및 교통체증 완화, 탄소배출 감소에 도움이 되며, 주민들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보행 친화적으로 설계된 도시환경은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환경과의 높은 연결성을 제공할 수 있어 지역 주민들 사이의 유대감 형성 및 사회공동체 발전의 토대가 된다(김은정 등, 2017). 이와 같이 보행의 중요성이 인지되면서 보행환경은 주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도시 건조 환경 요소로 평가되고 있으며, 보행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보행환경 요소를 분석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수의 연구를 통해 주거밀도, 토지이용 혼합도, 가로망 연결성이 높을 때 보행이 활성화되며(Frank et al., 2005), 생활 편의시설 이용 및 쇼핑, 산책 등의 목적으로 보행이 이루어질 때 주민 보행 활동이 활발해짐이 밝혀졌다(이경환・안건혁, 2008).

정책적 측면에서도 보행자의 안전 및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시책이 추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보행환경의 물리적 요소 및 지역 주민의 보행환경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도록 ‘보행우선구역 표준설계매뉴얼(국토교통부, 2008)’에 규정하고 있으며, ‘보행 안전 및 편의 증진에 관한 법률(행정안전부, 2012)’에서는 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5년 주기로 ‘보행 안전 편의 증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보행안전 및 편의 증진 실태 조사’를 시행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보행환경 평가와 더불어 보행환경 개선 지구, 어린이・노인 보호구역 등을 지정하거나, 지역 도시환경 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보행자 중심의 쾌적하고 걷고 싶은 가로(街路, street)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을 시행함으로써 보행환경을 관리하여 지역 주민의 보행 활동을 증진하려 하고 있다.

지역 보행환경 평가가 의무화되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 계획이 변경됨에 따라 보행환경 평가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보행환경 평가 방법을 제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효율적인 평가를 위한 연구 방법론으로 주로 딥러닝 기술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이미지 분석 및 분류 등을 다루는 컴퓨터 비전 모델은 기술력이 진보함에 따라 인간을 능가하는 성과를 보여주어 정확성과 신뢰성이 증명되고 있다(HAI, 2024). 최근에는 고해상도 거리 영상 이미지 자료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어 대규모 지역에서 가로 단위의 상세한 수준의 분석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거리 영상 이미지를 활용한 도시 건조 환경 분석 및 평가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거리 영상 이미지는 보행 활동의 주체인 보행자의 시각과 유사한 범위를 촬영한다는 점에서 이전에 사용되던 원격 탐사 자료인 위성 및 항공 정사 영상 등에 비하여 보행자 관점에서의 물리적 환경을 반영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어 다양한 도시 연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강영옥, 2023). 보행환경 관련 연구 분야에서는 거리 영상 이미지를 활용하여 보행환경을 평가하고자 하는 연구(Blečić et al., 2018; Lu et al., 2018)가 진행되었다. 보행환경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실제 지역을 평가하는 연구에서는 딥러닝 기술을 함께 적용하기도 하였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각 픽셀이 어떤 객체인지 분할하는 시멘틱 세그먼테이션(sematic segmentation) 기술을 거리 영상 이미지에 적용하여 가로환경을 구성하는 물리적 요소를 파악하고, 보행 활동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의 비율, 존재 여부 등을 측정하여 보행환경을 평가하는 연구가 다수 이루어졌다(박지영 등, 2022; Bartzokas-Tsiompras et al., 2020; Blečić et al,, 2018; Kang et al., 2023; Li et al., 2020; Nagata et al., 2020; Zhou et al., 2019).

본 연구의 목적은 거리 영상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가로 단위의 상세한 수준에서 물리적 보행환경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안양시를 대상으로 보행환경을 평가한 뒤 결과를 시각화하여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연구에서 사용되었던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모델보다 좋은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트랜스포머(Transformer, Vaswani et al., 2017) 아키텍처 기반의 딥러닝 모델을 사용하여 선행연구에서 평가에 반영하지 못하였던 미세한 객체를 반영하도록 하며, 연구 대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일부 지표를 추가 및 수정하였다. 본 연구는 첫째, 가로 단위 상세한 수준에서 보행환경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하며, 둘째, 연구 결과가 보행환경 개선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2. 선행연구

1) 보행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및 보행환경 평가

보행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보행을 활성화하는 보행환경 요소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Ewing and Handy(2009)는 가로 경관의 투명성 및 복잡성이 보행 활동 증진에 미치는 영향을 증명하였다. 연구 결과를 통해 건물 1층에 창문이 있을 때 보행이 활성화되며, 불투명한 벽 및 반사유리 또는 보행 장애물은 보행 활동을 억제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토지이용 혼합도가 높을수록 보행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연구도 이루어졌다(이경환・안건혁, 2008; Frank et al., 2005). 이상규 등(2001)은 상업지역의 가로 이용자 만족도 분석을 통해 거리 개방감, 차량 주・정차 상태, 보도 포장, 쾌적성, 건축물 상태, 식재 및 가로 설치물 등을 주요 환경요인으로 제시하였고, Kim et al.(2014)은 보행 활성화 관련 요소를 미시적・거시적 요인을 전반적으로 검토하여 버스 정류장 이용 가능성, 횡단보도, 넓은 보도 폭, 가로수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교차로 밀도는 부정적으로 작용함을 확인하였다.

가로 환경 요소 중 보행 활동을 증진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를 제시하는 연구도 다수 진행되었다. 김성은・이제선(2015)은 가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실제 보행 만족도를 향상하며, 연결성과 쾌적성, 안전성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한다는 분석 결과를 보였다. 김규리・이제선(2016)의 연구에서는 이동성 및 안전성 측면에서 보행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공간 요소를 분석하였으며, 보행로 및 차로 면적, 건물, 불법 주・정차 여부, 포장 상태, 가로등 여부 등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밝혔다. Mateo-Babiano(2016)는 보행자를 만족시키는 환경요인으로 이동성, 안정성, 용이성, 접근성, 정체성, 즐거움 등의 인자를 제시하였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실시한 조사를 기반으로 보행환경을 분석하고자 한 연구도 있었다. 이수기 등(2014)은 서울시의 2012년 보행 만족도 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보행 특화 거리, 보도폭, 토지이용의 다양성 등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로환경 요소를 조사하였다. 2013년 조사된 서울 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보행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소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다(이수기 등, 2016). 해당 연구는 행정동 수준에서 이루어졌는데, 가로 환경의 기능성, 쾌적성, 접근성, 연결성에 대한 물리적 환경 지표를 고려하였다.

보행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밝히고자 하는 연구가 이어지며, 이를 기반으로 보행환경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연구도 시작되었다. 박경훈 등(2007)은 포장 재료, 차량 제한 속도, 휴게시설, 횡단보도 등 보행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4개 유형의 14개의 보행환경 평가 지표를 제시하였다.

이와 같이 보행의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물리적인 가로 환경이 보행 활동 또는 보행자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연구는 연구 지역을 실제 방문하여 현장 조사하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현장 주민 일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방식을 취하여 넓은 지역에 적용하기에는 시간 및 비용적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자치단체 차원에서 실시한 대규모 조사를 활용하는 연구도 이루어졌으나, 해당 조사에서 공개하는 조사 단위가 행정동 등 제한적이어서, 상세한 수준에서 보행환경 분석 및 평가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2) 거리 영상 이미지 및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보행환경 평가

거리 영상 이미지에 대한 접근성 확대와 딥러닝 기술의 발전은 보행환경 연구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거리 영상은 도시의 도로망을 따라 촬영되는 영상 자료로 구글, 카카오, 네이버 등 인터넷 지도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거리 영상은 기존 도시환경 연구에서 활용되었던 위성 영상 또는 항공 영상과 비교하였을 때 사람의 시야와 유사한 도시환경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거리 영상은 사람의 시야에서 나타나는 도시환경의 다양한 물리적 요소를 분석하고 관찰하는 연구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강영옥, 2023). 거리 영상 이미지 수집이 가능해지면서 넓은 지역에 대한 효율적인 조사와 가로 단위, 특정 지점 등 상세한 수준에서 분석을 시도하는 연구가 이어지기도 하였다. 이와 더불어 이미지를 분석하는 딥러닝 기술의 발전은 거리 영상 이미지 활용 분야를 넓혔다. 특히, 이미지 픽셀이 가지고 있는 객체 정보를 분석하는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기술의 발전으로 가로 환경의 녹색 지수, 보도 혼잡도 등을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이는 보행환경 연구에도 영향을 미쳤다. Blečić et al.(2018)의 연구에서는 GSV(Google Street View)를 활용하여 관찰자들에게 보행환경에 대한 점수를 평가하게 한 후, 해당 자료를 활용하여 보행환경을 자동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Li and Ratti(2018)은 GSV 파노라마 영상을 통해 하늘 시계 지수와 녹색 지수를 측정하고 측정 결과를 활용하여 보행 활동과 보행환경의 물리적 특성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더 다양한 지표를 바탕으로 보행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자 하는 연구도 잇따랐다. Zhou et al.(2019)은 바이두의 거리 영상과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딥러닝 기술인 SegNet을 활용하여 도시의 시각적 보행 지수(Visual Walkability Index, VWI)를 측정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시멘틱 세그먼테이션을 통해 탐색 된 나무, 장애물, 빌딩, 포장, 도로, 펜스 등의 객체 픽셀 수를 계산하여 거리 영상에서 드러나는 보행환경의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등에 대하여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하였다. 녹색 지수, 인클로저, 보도 폭을 고려한 보행환경 지수(Walkability of urban streets, WoUS)의 측정 지표를 개발한 연구도 있었다(Li et al., 2020). WoUS를 측정하는 연구에서는 GSV 영상에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기술을 적용하였으며, 전체 픽셀 수 대비 녹지 및 하늘의 픽셀 수를 계산하거나 도로 픽셀 수 대비 포장 픽셀 수를 계산하여 평가하였다. 박지영 등(2022)은 앞선 연구에서 개발된 보행환경 평가 카테고리와 세부 항목을 검토하여 종합적인 보행환경 평가 지표를 설계하였다. 연구에서 사용된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모델인 DeepLabV3의 성능과 자료 취득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접근성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8개의 항목에 대한 평가 방법을 제안하였다. 해외의 경우 거리 영상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보행환경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고, 의미 있는 결과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관련 연구는 초기 단계이며, 거리 영상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보행환경 평가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지표를 개발한 선행연구는 있었지만 가로 단위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시각화한 후 보행환경을 상세히 평가한 연구는 없었다. 또한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방법에 있어서도 성능이 좋은 새로운 모델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능이 좋은 모델을 확인하고, 최적의 모델로 거리 영상의 시멘틱 정보를 추출할 필요가 있다.

3. 연구 방법

본 연구는 그림 1과 같은 흐름에 따라 진행되었다. 첫째, 보행환경 평가 관련 연구 리뷰를 통해 보행환경 평가 지표 및 평가 방법론을 정리하였다. 이후 보행환경 평가 지표를 설정하고, 지표별 데이터 구축 방법을 정리하였다. 셋째, 보행환경 평가를 위해 거리 영상을 수집하였고, 수집 지점은 보행환경 평가 데이터 구축의 기준점으로 사용되었다. 거리 영상은 도로중심선 좌표를 활용하여 30미터 간격으로 수집하였으며, 한 지점별로 4방향의 영상자료를 수집하였다. 이후 수집한 데이터에 대해 거리 영상은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기법을 적용하였다. 경사도 분석은 1m 해상도의 DEM 데이터를 사용하여 분석하였고, 접근성 분석은 POI 데이터 크롤링 후 자료 취득 지점별 POI 접근성을 계산하였다. 마지막으로 지표별 점수를 종합하여 보행환경 종합 점수 지도를 작성하고, 공간적 패턴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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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흐름도

1) 연구 지역

본 연구의 연구 대상 지역은 경기도 안양시이다. 안양시는 도시 정비 및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30 안양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로를 확충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등 보행환경을 개선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안양시, 2017). 본 연구에서 안양시의 보행환경이 우수하거나 열악한 지역을 가로 단위로 평가하여 개선이 필요한 지역을 파악하고 해당 지역에서 우선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보행환경 요소를 분석하는 것이 보행환경 개선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안양시 보행환경 평가는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는 도로명주소 도로구간 데이터를 통해 도로중심선에서 30m 간격으로 지점을 추출하고, 각 지점의 9개 평가 지표 점수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이미지의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분석을 위해 앞서 설정된 지점의 경위도 좌푯값을 추출하여 해당 지점의 정면, 오른쪽, 후면, 왼쪽의 4개 방향 거리 영상 이미지를 취득하였다. 이때 보행자 통행이 불가능한 고속도로는 제외되었다. 최종적으로 안양시 내에서 10,786개 지점에서 수집된 43,144개 거리 영상 이미지가 보행환경 평가에 사용되었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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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안양시 보행환경 평가 및 거리 영상 수집 지점

2) 보행환경 평가 지표 설정

보행환경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지표를 설정해야 한다. 본 연구의 보행환경 평가 카테고리 및 각 카테고리를 구성하는 평가 지표는 박지영 등(2022)의 연구에서 개발한 보행환경 평가 지표를 참고하여 설계되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보행환경 평가 카테고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가장 빈도가 높으면서 타당하다고 판단되는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접근성의 4개 항목을 보행환경 평가 카테고리로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에 기반하여, 연구 지역의 지역적 특성과 본 연구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딥러닝 모델의 성능을 고려하여 평가 지표를 설정하였다.

본 연구의 보행환경 평가는 표 1과 같이 4개 카테고리의 9개 지표에 기반하여 진행되었다. 안전성에는 보행로 혼잡도와 보도 펜스 지표를 포함하였다. 보행로 혼잡도 지표는 Zhou et al.(2019)의 연구에서 제안된 시각적 혼잡성(Visual Crowdedness) 개념에 기반하였다. 보행로에서의 차량, 쓰레기, 다른 보행자 등 물리적인 장애물은 안전한 보행을 방해하며, 이에 더불어 시각적인 혼잡도가 높아질수록 보행자의 긴장도가 상승한다(Ewing and Handy, 2009). 본 연구에서는 보행 활동을 위협하거나 방해하는 이동체와 장애물을 고려하여 보행로 혼잡도를 계산하고자 하였으며, 이때 보행로 공간을 물리적으로 방해하는 요소뿐만 아니라 간판 등 시각적인 혼잡을 유발하는 요소도 함께 반영하였다. 보행로와 도로를 분리하여 차량 등의 이동체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는 보도 펜스 또한 보행의 안전성과 연관된다. 본 연구에서는 보도 펜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4방향 거리 영상과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결과를 활용하였다.

표 1.

보행환경 평가 카테고리 및 지표

카테고리 지표 지표 측정 방안 자료원
안전성
(Safety)
보행로 혼잡도
(visual crowdedness)
- 보행자가 시각적으로 혼잡하다고 느끼게 하는
  다양한 장애물 요소 고려
-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결괏값을 활용
거리 영상 이미지
보도 펜스 유무 - 거리 영상의 보도 펜스를 구분
- 시멘틱 세그먼테이션을 통해 분류된 펜스에는 보도 펜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펜스가 포함되기 때문에 보도 펜스만을
  영상에서 구분할 필요가 있음
거리 영상 이미지
편리성
(Convenience)
보도 비율 - 도로 대비 보도 비율
-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결괏값을 활용
거리 영상 이미지
경사도 - 도로별 경사도 산출 및 5° 미만 비율 산출
- 이전보다 향상된 해상도의 DEM 데이터를 사용하여
  더 정밀하게 분석
GIS 분석
쾌적성
(Comfort)
녹색 지수 - 거리 영상 내 나무 비율
-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결괏값을 활용
거리 영상 이미지
하늘 개방감 지수 - 거리 영상 내 하늘 비율
-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결괏값을 활용
거리 영상 이미지
접근성
(Accessibility)
주요시설 접근성 - 15개 주요 시설에 대한 거리 분석 POI
버스정류장 거리 - 버스정류장까지 거리 산출하여 활용 GIS 분석
지하철역 거리 - 지하철역까지 거리 산출하여 활용 POI

편리성은 보도 비율과 경사도 지표로 측정하였다. 보도 비율은 보행 활동이 편리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의 비율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차도와 보도의 픽셀 비율을 활용하여 차도 대비 보도 비율을 계산하였다. 경사도는 보행자의 편리한 보행뿐만 아니라 휠체어 또는 유모차 사용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성과도 연관이 있다. 이에 따라, 편리성 카테고리의 지표로 경사도를 포함하였으며, 경사도 지표의 점수 부여 구간은 경기도장애인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의 ‘경기도 장애인 등의 편의시설 설치 매뉴얼’에 기반하여 1/12(약 5°) 와 1/8(약 7°)을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쾌적성 카테고리에는 녹색 지수와 하늘 개방감 지수를 포함하였다. 보행자의 시야 수준에서 관찰되는 나무 등이 반영된 녹색 지수는 보행 활동 의사결정 및 보행자 만족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가로 환경의 억압감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이지윤 등, 2022; Asgarzadeh et al., 2014; Kim et al., 2014; Lu et al., 2018). 하늘 개방감의 경우에도, 도시 환경에서 건물 밀도 및 밀폐성과 연관되어 억압감과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어 보행환경의 쾌적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접근성 카테고리에는 주요 시설에 대한 접근성과 대중교통 접근성을 반영하였다. 주요 시설과 대중교통은 보행의 목적을 제공할 수 있어 보행 활성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며, 특히 버스정류장 등의 대중교통 이용 가능성은 보행자 만족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Kim et al., 2014). 본 연구에서는 카카오 API를 통해 수집한 POI 데이터와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전국 버스정류장 위치 정보 데이터를 사용하여 안양시와 인근지역의 주요 시설 및 대중교통 데이터를 확인하였으며, 일정 반경 내의 주요 시설 개수를 파악하여 접근성 지표를 산출하였다.

3) 보행환경 평가 지표 데이터 구축

본 연구에서 설정한 9개의 보행환경 평가 지표의 자료원별 데이터 구축 방법은 표 2와 같다. 9개 지표 중, 보행로 혼잡도, 보도 펜스, 보도 비율, 녹색 지수, 하늘 개방감 지수는 거리 영상 이미지와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기법을 활용하여 계산하였다.

시멘틱 세그먼테이션은 이미지의 각 픽셀을 미리 정의된 클래스를 기준으로 분류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이다. 도시경관에서 관찰되는 객체의 분석을 중점에 둔 Cityscapes, ADE20K 등의 데이터 셋이 등장하면서 해당 데이터 셋으로 사전 훈련된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모델을 활용한 도시 건조 환경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강영옥, 2023; 박지영 등, 2022). 본 연구에서는 ADE20K로 훈련된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모델을 사용하여 거리 영상 이미지를 분석하였다. ADE20K 데이터 셋은 건물, 도로, 사람 등 실내・외 객체의 150개 클래스로 구성되었으며, 30개 클래스로 구성된 Cityscape보다 더 다양한 객체의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딥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기술의 성능도 향상되고 있다. 2017년 트랜스포머(Vaswani et al., 2017) 계열의 논문이 발표되면서 자연어 처리 분야에는 트랜스포머 기반의 모델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컴퓨터 비전 분야에도 트랜스포머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모델들의 성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그 가운데 SegFormer-B5(Xie et al., 2021)를 사용하였다(그림 3). SegFormer는 ViT (Vision Transformer, Dosovitskiy et al., 2020) 구조에 기반한 이미지 패치를 사용하여 이미지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학습하며, 이와 더불어 CNN의 계층적인 구조를 함께 구현한 인코더를 통해 세그먼테이션 성능을 크게 향상하였다는 장점이 있다. SETR, DeepLabV3등 이전에 사용되던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모델과 비교하였을 때, 유사한 파라미터에서 더 높은 mIoU (mean Intersection of Union)를 기록하였다(그림 4). 또한, 더 높은 해상도의 특징을 추출할 수 있으며 분할 오류 또한 감소시켰다. 본 연구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거리 영상 이미지를 SegFormer-B5 모델과 DeepLabV3 모델로 분석한 결과 비교를 통해 SegFormer-B5 모델이 이전 연구에서 사용되던 모델보다 이미지 분할 성능이 뛰어나며 분할 오류가 적게 발생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5). 본 연구에서는 향상된 성능의 모델을 사용함으로써 선행연구보다 정확하게 다양한 객체를 보행환경 평가에 반영하고자 하였다.

표 2.

보행환경 평가 지표 및 분석 방법

특성 지표 출처 분석 방법
안전성
(Safety)
보행로 혼잡도
(visual crowdedness)
영상 - 계산식: 사람, 자동차, 버스, 트럭, 밴, 오토바이, 자전거, 간판, 전봇대,
  쓰레기통 픽셀 수 / 총 픽셀 수
- 비율(연속)
- (내추럴 브레이크) 수치가 높으면 1점, 낮을수록 5점 부여
보도 펜스
(fence)
영상 - 보도에 접하는 펜스만 추출하여 분석
- 4방향에 대한 안전 펜스 존재 유무(Y/N)에 따라 1~5점 점수 부여(sum+1)
편리성
(convenie-nce)
보도 비율
(visual pavement)
영상 - 계산식 : 보도 픽셀 수/도로 픽셀 수
- 비율(연속)
- (등개수) 수치가 낮으면 1점, 높을수록 5점 부여
  * 예외1) 차도가 0, 보도만 있는 경우: 최상위값(0.421229)로 대체함
  * 예외2) 차도와 보도가 모두 0인 경우: 결측치(NA)로 처리, 4방향 평균 계산 시
      제외
경사도
(slope)
GIS
기반 분석
- 경사도에 따라 점수 부여
- 5° 미만, 5°-7°, 7° 이상의 조건에 따라 5, 3, 1점 부여
쾌적성
(comfort)
녹색 지수
(greenery)
영상 - 계산식: 나무 픽셀 수 / 총 픽셀 수
- 비율(연속)
- (내추럴 브레이크) 수치가 낮으면 1점, 높을수록 5점 부여
하늘 개방감 지수
(sky openness)
영상 - 계산식: 하늘 픽셀 수/총 픽셀 수
- 비율(연속)
- (네추럴 브레이크) 수치가 낮으면 1점, 높을수록 5점 부여
접근성
(Accessibility)
주요 시설 접근성
(walkscore)
카카오 POI/
GIS 기반 분석
- 500m내에 분포하는 POI 개수에 따라 점수 부여
- (내추럴 브레이크) POI가 많이 분포할수록 5점 부여
버스정류장 거리
(bus stop)
행정 데이터/
GIS 기반 분석
- 각 지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 결과를 기준으로 점수 부여
- 250m, 500m 거리를 기준으로 5, 3, 1점 부여
지하철역 거리
(subway station)
행정 데이터/
GIS 기반 분석
- 각 지점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까지의 거리 결과를 기준으로 점수 부여
- 250m, 500m 거리를 기준으로 5, 3, 1점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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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SegFormer 모델 아키텍처(출처: Xie et 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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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ADE20K 데이터셋에 대한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모델의 성능(mIoU) 비교(출처: Xie et 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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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SegFormer-B5와 DeepLabV3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결과 비교

거리 영상과 SegFormer-B5 모델을 활용하여 보행로 혼잡도, 보도 비율, 녹색 지수, 하늘 개방감 지수를 구한 상세한 방법은 표 2와 같다. 거리 영상 이미지의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결과를 활용하여 산출하는 지표 중, 보도 펜스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추출 작업이 필요하였다. ADE20K에서 제공하는 150개 클래스 중, 보도 펜스와 관련되는 ‘fence’ 클래스는 보도 펜스 이외에도 도로 중앙 분리대, 화단 울타리 등 보행자 안전과 무관한 요소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정확한 평가를 위해 ‘fence’로 분류된 객체 중 보도 펜스에 해당하는 객체만을 추출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보도 펜스를 추출하기 위해, 먼저 ‘fence’로 분류된 픽셀의 보・차도 인접 여부를 확인하였다. 거리 영상 이미지 내에서 ‘fence’로 분류된 픽셀을 중심으로 41픽셀×41픽셀 크기의 정사각형 필터를 생성하여 해당 필터 내부에 보도와 차도로 분류된 픽셀이 포함되었는지 검토하였다. 보도로 분류된 픽셀과 차도로 분류된 픽셀이 모두 포함되었을 경우, 해당 거리 영상 이미지에서 분류된 ‘fence’를 보도 펜스로 간주하였다(그림 6, 그림 7). 또한, 보행로가 없는 도시 외곽도로에서 분류된 ‘fence’는 중앙 분리대 등 차도 구분을 위한 펜스일 가능성이 높음을 고려할 필요도 있었다. 이를 분류하기 위해, 거리 영상 이미지 중 건물로 분류된 픽셀이 전체 픽셀의 약 0.0017% 미만일 경우는 도시 외곽도로로 간주하고 보도 펜스가 존재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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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펜스 픽셀 중심 정사각형 필터를 사용한 보도 펜스 추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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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네 방향 모두 보도 펜스가 존재하는 지점 예시

경사도, 주요 시설 접근성, 버스정류장 및 지하철역 거리 지표는 GIS 기반 분석을 통해 지표 점수를 산출하였다. 경사도는 안양시 DEM 자료와 ArcGIS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한 1m 해상도의 DEM 자료를 사용하였다. DEM에서 경사도는 수식 (1)로 계산하였으며, 평가 지점의 래스터 값을 사용하여 경사도가 낮을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하였다.

(1)
ATAN((dzdx)2+(dzdy)2)*57.29578

주요시설 접근성과 지하철역 거리의 지표 점수는 POI 데이터를 사용한 GIS 분석을 통해 산출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KaKao API를 사용하여 POI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수집 기준 지점을 설정하기 위해 안양시 전체 영역을 100m ×100m 단위의 그리드로 분할하였다. 분할된 그리드의 중심점 좌표를 기준점으로 반경 300m 이내에 위치한 15개 주요 시설(대형마트, 편의점, 어린이집・유치원, 학교, 학원, 은행, 문화시설, 지하철역, 공공기관, 관광명소, 숙박, 음식점, 카페, 병원, 약국) 정보를 수집하였고 최종적으로 안양시 및 인근 지역에서 13,666개의 POI가 수집되었다(그림 8). 접근성 지표의 점수 부여 기준은 Kang et al.(2023)의 연구에서 사용한 지표를 참고하여 설정하였다. 주요시설 접근성의 경우는 조사 지점 반경 500m 내에 존재하는 POI 개수에 따라 POI 개수가 많을수록 접근성이 좋은 것으로 보고 높은 점수를 부여하였고, 버스정류장 및 지하철역 거리는 250m, 500m 기준으로 가까울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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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KaKao API를 통해 수집된 안양시 및 인근 지역의 POI

4. 보행환경 평가 결과

9개의 보행환경 평가 지표별 데이터 구축 결과는 그림 9와 같다. 지표 점수의 카테고리별 합산 결과를 종합하여 종합 평가점수를 생성하고, 점수가 높을수록 보행환경이 좋다고 평가하기 위해 지표의 점수는 좋을수록 높은 값, 좋지 않을수록 낮은 값이 부여되도록 하였다. 보행 안전과 관련되는 보행로 혼잡도 지표는 보행로가 혼잡할수록 낮은 점수를, 덜 혼잡한 지역일수록 높은 점수를 부여하였다. 보행로 혼잡도는 도시 외곽과 평촌 신도시를 포함한 아파트 단지에서 혼잡도가 낮았으며, 구도심 및 저층 주택 밀집 지역과 공업지역에서 혼잡도가 높게 나타났다. 보도 펜스는 전반적으로 4방향 모두에 펜스가 존재하는 지역이 드물었으며, 3개 이상 방향에서 보도 펜스가 존재하는 지점은 주로 평촌신도시 지역에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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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지표별 보행환경 평가 결과 시각화

보행의 편리성과 관련되는 보도 비율은 안양천서로, 태평로, 동편로 등 구도심의 아파트 단지 주변 도로에서 높게 나타났다. 보행로 개선 및 설치 사업이 시행되었던 예술공원로와 병목안로에서도 보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시 외곽지역과 자전거 도로가 설치된 하천 공원의 경우에는 보도 비율이 낮았다. 평촌 신도시 지역에서는 아파트 단지 인근으로 보도가 설치되어 있으나, 보도 비율은 낮게 나타났다. 이는 ‘대로’ 등 큰 길이 많아 보도 픽셀에 비해 도로 픽셀의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사도의 경우, 전체 평가 지점 중 91.1%에 해당하는 지점에서 경사도가 5° 미만으로 보행하기에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부 외곽지역 및 관악산, 수리산 등 산지 지역으로 갈수록 경사도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쾌적성과 관련되는 녹색 지수는 도시 외곽 및 산지 지역, 하천 주변 공원에서 높게 나타났다. 건물이 밀집한 도심 지역의 녹색 지수는 매우 낮았으나, 일부 아파트 단지 지역에서는 녹색 지수가 높게 측정되었다. 하늘 개방감 지수의 경우에는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낮은 점수를 보였지만, 하천 주변 공원, 도시 외곽지역에서는 높은 점수가 나타났다.

POI 데이터를 사용하여 계산한 주요 시설 접근성은 상업시설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4점 이상의 높은 점수가 분포하는 지역은 주로 안양역, 범계역, 평촌역, 인덕원역 등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조성된 상업지역이었다. 또한 평촌대로 학원가 사거리 부근의 상업시설 밀집 지역에서도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대중교통 중 버스정류장 접근성의 경우, 전체 평가 대상 지점 중 92.8%에 해당하는 지점에서 접근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외곽도로와 산지 지역에서만 낮은 점수를 보였다. 지하철역까지의 거리가 500m 미만인 지역은 전체의 18%였고, 그중 250m 미만인 지역은 전체의 4.8%로 나타났다.

보행환경 종합 점수는 4개 카테고리별 평균 점수를 합산하여 구하였다. 이는 3개 카테고리에는 2개의 지표가 포함되지만, 4번째 접근성 카테고리에는 3개의 지표가 포함되기 때문이었다. 보행환경 종합 점수는 최소 6.17점과 최대 17점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보행환경 종합 점수를 내추럴 브레이크 방식으로 5단계 구분하여 시각화한 결과는 그림 10과 같다. 보행환경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지점은 주로 평촌신도시 지역을 비롯하여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 또는 경수대로 등 ‘대로’급의 큰길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반면, 9.67점 이하의 보행환경이 열악하다고 평가되는 지점은 도시 외곽지역, 특히 관악산, 삼성산, 수리산 방향의 산지 지역 도로에서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으며, 단독주택 밀집 지역 및 관악역-안양역-명학역 일대의 주택이나 상업시설 밀집 지역에서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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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안양시 보행환경 종합 평가 결과 시각화

지역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안양역 인근 상업 및 주거 지역을 보여주는 그림 10의 (1) 지역에서는 주택 밀집 지역과 아파트 단지 간 보행환경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좁은 도로가 조밀하게 조성된 좌측 지역에서는 보행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파트 단지가 위치한 중앙 도로에서는 보행환경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지도의 중앙 지역에서는 주변 지역과 마찬가지로 도로가 조밀하게 조성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보행환경이 양호하게 평가되어 초록색으로 나타나는 도로가 분포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안양역이 위치한 지역으로 대중교통 접근성 및 안양역을 중심으로 상업지역 접근성이 우수하여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1) 지역의 하천 주변 도로에서도 상대적으로 보행환경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하천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도로에서 쾌적성 등의 지표 점수가 높게 산출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보인다.

동안구의 관양동 지역을 보여주는 그림 10의 (2) 지역에서도 (1) 지역과 유사한 분포 양상이 드러났다.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도로 정비가 이루어진 우측 상단의 동편로에서는 보행환경이 우수하게 평가되었으나, 주택과 상업시설이 밀집한 중간 지역에서는 보행환경이 좋지 않아 빨간색 혹은 주황색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측 하단의 인덕원 지역의 경우 주택 및 상업시설이 밀집하고 있는 점은 동일하지만, 주요 시설과 대중교통 접근성이 우수하여 상대적으로 다른 주택 및 상업시설 밀집 지역에 비해 보행환경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2)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하천을 따라서 조성된 자전거 도로에서는 보행환경이 우수하게 평가되었다.

그림 10의 (3) 지역은 수도권 1기 신도시로 개발된 평촌신도시 인근지역이다. 아파트 단지 위주로 구성된 신도시 지역에서는 대체로 보행환경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 지역의 지도 중심에 위치한 ‘평촌먹거리촌’은 상업시설 밀집 지역으로, 주변 신도시 지역에 비해 보행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도 양측 상단의 공업지역에서는 보도 구분이 없고 차량과 공업 용품 등의 보행 장애물이 많아 보행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지도 하단을 가로지르는 대로에서도 보행환경이 열악하다고 평가되었다. 대체로 ‘대로’ 등 큰 도로에서는 보행환경이 우수하게 평가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해당 지역의 경우에는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의 고가도로 아래에 위치하여 하늘 개방감 지수 등 쾌적성 카테고리의 지표 점수가 낮아 보행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거리 영상과 딥러닝 기술을 사용하여 안양시의 보행환경을 가로 단위로 상세히 평가하고자 하였다. 평가를 위해, 보행환경 요소를 안전성, 편리성, 쾌적성, 접근성의 4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측정 과정에 필요한 자료의 수급 가능성과 연구 지역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여 카테고리별로 2~3개 지표를 설정하였다. 평가 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와 ‘대로’ 급의 큰길에서는 주로 보행환경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상권이 발달하고 지하철역이 있는 경수대로, 계획 설계된 평촌 신도시 지역,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우수하게 평가되었다. 반면, 산지 지역의 도로와 주택 및 상업시설 밀집 지역에서는 보행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보행환경 평가를 통해 보행환경이 우수한 지역과 열악한 지역을 객관적으로 빠르게 평가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보행환경의 어떤 요소가 열악한 보행환경을 만드는지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이는 나아가 보행환경 개선 필요 지역을 도출하고, 가로 단위 등의 미시적 스케일에서 보행환경 개선 방향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국내 도시를 대상으로 거리 영상을 활용한 보행환경을 평가하고, 그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기존 국내 보행환경 연구는 대체로 현장 조사와 주민 설문조사 등에 기반하여 진행되었다. 이러한 연구 방법은 구체적인 조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나, 시간 및 비용적 한계로 큰 규모의 지역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자치단체 차원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하는 방법의 경우, 상대적으로 넓은 지역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지만 개인 정보 보호 등의 문제로 세밀한 지역 단위에서 보행환경을 살펴볼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의 거리 영상 이미지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보행환경을 분석 및 평가하는 방법론은 이전 연구 방법의 한계를 보완한다. 본 연구에서는 광범위한 지역의 거리 영상 이미지를 수집하고 좋은 성능이 증명된 딥러닝 모델을 활용하여 효율적인 분석을 시도하였다. 동시에 도로망을 따라 30m 간격으로 설정된 각 지점에서의 보행환경을 평가함으로써 지점 또는 가로 단위 등 구체적인 지역의 평가 결과를 분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연구 의의가 있다. 또한, 기존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보행환경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시멘틱 세그먼테이션 모델보다 이미지 분할 성능이 뛰어난 SegFormer-B5 모델을 적용함으로써 가로 환경 요소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었다.

향후 진행될 보행환경 평가 연구에서는 보행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를 반영하여 평가 지표를 추가 및 수정할 필요가 있다. 보행 편리성과 관련하여 보도 비율과 경사도뿐만 아니라 보도 곡률과 보도폭 등을 반영하거나, 쾌적성 카테고리에서도 보행자의 불쾌감을 유발하는 쓰레기 및 그라피티 등의 객체의 존재 유・무 또는 비율 등을 추가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보행로에서의 범죄 안전도, 보행로 관리상태 등 보행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환경 요소를 파악하고 평가에 반영하는 노력이 이어진다면 더 면밀한 보행환경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가로 환경의 다양한 요소 중에서 보행 활동에 더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대해서 가중치를 적용하여 평가할 필요도 있다. 지표별 평가 결과와 보행량 또는 보행 만족도 등과 비교하는 연구를 통하여 각 요소의 중요도를 파악한다면 보행환경을 더 면밀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보행환경 평가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의 다양화를 통해 계절 및 시간 시점에 따라 변화하는 보행환경을 측정하는 연구도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보행환경의 시각적인 요소를 측정할 때 거리 영상을 사용하였으나, 주로 낮에 촬영된 영상으로 밤 시간대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야간에 촬영한 드론 영상, 가로등 데이터 등이 확보된다면 야간 보행환경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보행로 조도에 관한 연구 또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제번호 RS-2022-00143782)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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