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April 2024. 183-195
https://doi.org/10.22776/kgs.2024.59.2.183

ABSTRACT


MAIN

  • 1. 서론

  • 2. 건강지리에서 관계적 전환의 등장과 네트워크

  • 3.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관련 연구의 갈래

  • 4. 치유적 네트워크 다시 생각하기

  • 5. 요약 및 토의

1. 서론

아픔을 겪은 한 사람이 치유1) 받기 위해선, 관계 맺음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사람들과의 관계뿐만이 아닌, 사물, 장소, 상황 등 다양한 관계들도 포함된다. 예로부터 인류는 신과의 관계와 연합을 통해 치유를 얻거나(Gesler, 1992; Palmer, 1993; Tuan, 1977), 가족 및 친구와의 대화, 자연 속 신선한 공기, 편안한 집이라는 장소, 지역 공동체나 마을과 같은 커뮤니티 등 다양한 요소들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를 얻었다. 결국, 치유는 홀로 일어날 수 없으며, 다양한 요소들과 관계 맺음과 연합을 통해 얻어지는 관계적 결과라 볼 수 있다(Bell et al., 2018; Willis, 2009).

1990년대 중반 이후 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리학 전반에서 ‘관계적 사고(relational thinking)’에 대한 요구가 일어나게 되자, 건강지리학(health geography)에서도 같은 시기 이 같은 ‘관계적 전환(relational turn)’을 함께 맞이하게 되었다. 건강지리학은 지리와 건강(health), 웰빙(wellbeing), 치유(healing)2)와의 관계를 분석하는 연구 분야로, 초창기 건강지리학은 Gesler(1992)의 치유의 경관(therapeutic landscapes) 개념을 중심으로 치유의 특질이 알려진 역사성이 있는 사례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되었다(Milligan et al., 2004; Wakefield and McMullan, 2005). 그러나, 이러한 기존 시각은 관계적 전환에 서 있는 학자들로부터 비판받게 되었는데, 이들은 치유의 경관 자체가 고유한 치유적 특성이 있다기보단, 그 주변 관련된 관계를 기반으로 치유가 형성되고 건강이 증진될 수 있다고 보았다(Chakrabarti, 2010; Conradson, 2005; Duff, 2011).

이렇게 건강지리 내 건강, 웰빙, 치유와 얽힌 관계적 차원에 대한 강조는 여러 대안적 개념들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치유적 네트워크(therapeutic networks)(Chakrabarti, 2010; Smyth, 2005), 치유적 모빌리티(therapeutic mobilities) (Gatrell, 2013), 활력을 주는 장소(enabling places)(Duff, 2011), 치유적 아상블라주(therapeutic assemblage)(Foley, 2011; Ireland et al., 2019; Trnka, 2021) 등은 모두 건강과 웰빙이 증진되고 치유가 형성되는 관계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데에 공유점이 있다.

이 같은 관계적 전환의 학문적 경향은 사회-공간적 차원들인 장소, 영역, 네트워크, 스케일과 같은 다양한 부분들을 강조하고 있는데(Andrews, 2019), 그중에서도, 네트워크는 다양한 행위자들이 네트워크적 연결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이 관계들이 행위자들의 인식방식, 담론, 행동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Dicken et al., 2001; 박배균, 2012)는 점에서 관계적 전환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개념 중 하나이다.

건강지리학에서 이러한 네트워크를 다룬 개념에는 치유적 네트워크(Smyth, 2005)가 있다. 아직까지 이 개념은 소수의 연구에 의해 행해졌으나, 오늘날 점점 치유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가운데 이와 연관된 관계, 네트워크의 틀이 필요한 실정이기에, 네트워크와 건강, 웰빙, 치유를 연결할 수 있는 용어라는 점에서, 유용한 개념틀이 될 수 있다.

그리하여, 본 연구에서는 건강지리 연구에서 관계적 전환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분석하며, 이러한 관계적 전환 중 하나의 갈래로 빼놓을 수 없는 개념인 네트워크가 건강, 웰빙, 치유와 연계되었을 때 어떠한 연구 흐름으로 진행되었는지 파악한다. 더불어, 이러한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의 관계를 잇는 개념틀로써 치유적 네트워크에 관한 선행 연구에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인간과 비인간 모두를 포함하는 건강, 웰빙, 치유를 증진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로서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을 재고해야함을 주장하여 앞으로 일상적으로도 빈번하게 나타날 건강, 웰빙, 치유와 관련한 네트워크 사례들을 분석하는 데 유용한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2. 건강지리에서 관계적 전환의 등장과 네트워크

건강지리학이란, 지리와 인간의 건강, 웰빙, 치유 사이의 연관성을 다각적으로 탐구하는 인문지리학의 한 분야이다(Crooks et al., 2018; Kearns and Collins, 2010). 건강지리학은 1990년대 초반, 의료지리학(medical geography)에서 문화적 이슈로 파생되어 나왔다(Gesler, 1992). 초기 연구에서는 치유의 과정이 진행되는 장소, 상황, 현장, 배경, 환경 등을 뜻하는 치유의 경관(Gesler, 1992) 개념을 사용하여 치유의 명성이 알려진 역사적 장소(Milligan et al., 2004; Wakefield and McMullan, 2005)들이 어떻게 치유의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탐구하였다(Gesler, 1992, 743). 오래전부터 치유와 관련하여 역사적이고, 영적이고, 신성하다고 알려진 성소나 목욕탕과 같은 장소들(Lourdes, Bath, Epidauros),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온천, 병원과 같은 의료 기관들을 대상으로 치유의 특질이 있음을 논하였으며, 이러한 초기 연구들의 전통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건강지리학 내에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Maddrell, 2013; Perriam, 2015; Serbulea and Payyappallimana, 2012; Williams, 2010).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 건강지리 내 관계적 흐름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치유의 경관 개념을 필두로 한 초기 연구들은 비판받기 시작하였다. 관계적 전환에 서있는 건강지리학자들은 과거 치유의 경관 자체에 고유한 치유적 특질이 있다는 이전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고, 치유의 경관 사례가 되는 장소가 인간과 맥락이 얽히는 연상, 과정, 거래의 그물망으로 구성된다고 보았다(Duff, 2012). 즉, 건강지리 내 관계론적 접근 방식은 이전의 치유의 경관 연구들이 한 장소에 대하여 치유적 효과가 나타나는 관계 역학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고려하지 않았음을 비판하고, 다양한 치유 인자와의 연결에서 발생하는 치유적 효과를 설명하고자 한 것이다. 그 장소에서 치유를 얻는 주체는 관계적 자아로서 개인의 영역 내 얽힌 관계 속에서 치유가 가능하다(Bell et al., 2018; Conradson, 2005; Willis, 2009).

특히, 이러한 관계적 전환의 흐름에 있는 건강지리학 연구들은 치유의 경관 주변의 관련 관계를 기반으로 한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Chakrabarti, 2010; Conradson, 2005; Duff, 2011). 사회-자연적 관계망을 통해 치유의 경관 경험(therapeutic landscape experience)을 하여 치유를 얻을 수 있다고 논하거나(Conradson, 2005), 단순히 고정된 정체성, 구조, 본질이 있는 치유의 장소를 경험하는 것을 넘어 치유의 장소에 얽혀있는 관계나 과정까지도 파악하여 이와 연관된 사건, 과정, 관계가 움직이고 만들어지는 경험주의(second empiricism)를 강조한다(Duff, 2011).

이러한 건강지리학에서 관계적 흐름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지리학 전반에서 진행된 관계적 전환의 영향이 크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문지리학에서 관계적 사고의 요구가 증대되고(Yeung, 2005), 2000년대 초반 지리학 분야 전반에 걸쳐 관계적 전환이 일어나게 되었는데(Prior et al., 2019), 이는 구조주의적 이해에서 벗어나, 공간과 장소에 대해 보다 이동적, 개방적, 네트워크화된 개념에 방향성을 두었다(Prior et al., 2019). 이렇게 지리학 전반에 걸쳐 일어난 관계적 전환을 건강지리학과 건강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문화지리학에서도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지리학 또는 치유와 관련한 유사 분야 문헌들을 검토하게 되면, 건강지리 내부에 있어서도 관계적 사고와 흐름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내적인(intrinsic) 원인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예전부터 이어져 오던 치유의 경관 개념이 비판되고, 건강지리 내 관계적 흐름이 등장하게 된 내적 원인이 세 가지가 있음을 분석하였다.

첫째, 치유에는 관계적 요소가 다분하기 때문에 건강지리 내 관계적 흐름이 생겨날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은 그를 둘러싼 사람, 물체, 장소 등과 관계를 맺는 존재이며 이러한 요소들과 관계 맺음을 통해 치유가 일어나게 된다. 즉, 치유는 어떠한 요소들과의 관계를 통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며(Willis, 2009), 결국 이러한 관계 속에 얻어지는 결과가 치유(Bell et al., 2018)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과 인간의 관계와 연합을 통해 얻게 되는 영적인 치유(김수연, 2011; 주용진, 2015; Gesler, 1992, 2003; Perriam, 2015; Tuan, 1977; Williams, 2010), 의사, 간호사, 간병인과 환자의 관계에서 오는 치료와 돌봄을 통해 그 결과로서 얻게 되는 의학적 치유(공병혜, 2009; 진교훈・윤영돈, 2003; Schweitzer et al., 2004), 연극, 무용, 독서, 글쓰기, 음악, 미술과 같은 예술 활동을 하면서, 그 매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롭게 형성되는 실제 공간이나 가상 공간을 매개로 일어나는 예술적 치유(심광현, 2010: 윤혜선, 2010; 이선형, 2014; 진교훈・윤영돈, 2003; 한희경, 2013), 마지막으로, 2010년도 이후, 한국에서 힐링 붐이 일어나면서 생긴 일상적 치유 역시, 음식을 먹거나, 패션으로 치유하거나, 미학적인 장소에 가거나, 일상적인 도서관에 가거나,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거나, 캠핑을 가거나, 자연과의 만남 등 일상적인 요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치유를 얻게 된다(강재희・강진희, 2014; 박수경, 2014; 이새은, 2018;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11, 2012; Bell et al., 2015; Brewster, 2014; Dunkley, 2009). 이러한 예시들을 통해, 치유라는 결과는 관계적인 요소가 많은 성격을 띠기에, 지리학 전반에서 전개되었던 관계적 전환이 건강지리학에 등장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건강지리학자들은 예전처럼 치유 고유의 역사성을 지니는 치유의 경관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 초창기 건강지리학자들은 역사성 있는 치유의 경관을 연구하여왔다(Milligan et al., 2004; Wakefield and McMullan, 2005). 그러나, 점차 현대화로 진정성 있고 역사성이 있는 뿌리 내린 장소, 넓고 일률적인 장소가 사라지게 되면서(Relph, 1976) 예전처럼 치유의 기능만을 위해 넓은 범위를 가지며 진정성 있고 역사적인 치유의 경관들은 찾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아픔을 입고 치유를 얻는 현상은 시대가 흘러도 여전하며 치유의 사건은 지표상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그 지리적 현상에 대한 분석 방식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정적인 치유의 경관을 통해서가 아닌, 치유를 겪는 사람의 한 점의 형태에서 치유의 관계 속 경험되고, 만들어지고, 실천되는 범위에서 치유의 사건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관계적 관점이 형성된 것이다.

셋째,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 다양화되고 그 관계가 복잡해지면서 그 과정을 효율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선, 관계적 사고가 유리했기 때문이다. 한 객체에 상호작용하는 요소들이 점점 복잡해지고 방대해지면서(Urry, 2007, 14), 평면의 단순한 요인들만 찾을 수 있었던 기존 치유의 경관 틀로는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의 관계와 과정을 분석하기 어려워졌다. 이같이 한 개인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다양해지고 그 관계가 복잡해진 배경 중 하나는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인간과 물리적 현상이 다양한 공간 스케일에서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상호 연관된 프로세스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다(Cummins et al., 2007). 이전 치유의 경관과 같이 공간과 장소에 대해 측정된 거리로 정의된 전통 유클리드적 지리적 개념틀로는 로컬과 글로벌 간, 즉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장소 간의 연결이 두드러지는 시스템에서 인간과 장소 사이에 존재하는 복잡한 관계적 공간의 상호의존성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Cummins et al., 2007). 결국, 입체적으로 다양하고 복잡하게 연결되는 인간과 장소 사이의 치유적 요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관계적 사고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치유의 사건들을 더욱 효율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

이러한 세 가지 내적인 배경에 기반한 건강지리학 내 관계적 흐름은 다양한 개념 틀을 탄생시켰다. 치유를 증진시키는 치유적 네트워크(Chakrabarti, 2010; Smyth, 2005), 장소뿐 아니라 이동 역시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그 이동은 다양한 이동의 형태, 사회적 관계, 맥락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보는 치유적 모빌리티(Gatrell, 2013),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 이하 ANT)을 사용하여 치유와 지리와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개념 틀인 활력을 주는 장소(Duff, 2011), 단일한 장소나 행위자에 고정된 것이 아닌 다양한 장소와 사람, 자원의 동적인 연결과 조합들로 인해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치유적 아상블라주(Foley, 2011; Ireland et al., 2019; Trnka, 2021) 등의 용어들은 건강지리학 내 건강, 웰빙, 치유에 있어서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적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도구임과 동시에, 건강지리학에 관계적 전환이 일어났음을 시사하고 있다.

사실, 관계론적 사고는 장소, 영토, 네트워크, 스케일을 포함한 다양한 사회-공간적 차원을 강조하는데(Andrews, 2019), 이러한 차원들 중에서도 네트워크 개념은 관계형 사고의 핵심 프레임워크 중 하나이다. 사회과학 분야에서 네트워크란, 특정한 형태의 관계들로 연결된 행위자의 집합으로 정의되는데(구양미, 2008), 몇몇 지리학자들은 장소를 분리되고 자율적으로 제한된 공간 단위보다는 네트워크의 복잡한 노드로 구성된다고 볼 때 더 유용하게 볼 수 있음을 주장했다(Cummins et al., 2007; Duff, 2011). 또한, 건강지리 논의는 아니지만, 경제지리학자 Dicken et al. (2001)의 논의에서도 세계 경제 내 복잡한 구조와 관계를 이해하는 데 있어 네트워크 방법론을 강조하여 관계적 사고 영역 내 네트워크의 기본적이고 실용적인 성격을 조명하였다. 나아가, 건강지리의 다양한 관계론적 전환을 기반으로 두는 다양한 개념틀 중에서도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Chakrabarti, 2010; Smyth, 2005; Thompson, 2019; Winata and McLafferty, 2023)은 치유의 맥락에서 인간과 장소 사이의 연결되는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를 요소 간의 다양한 관계와 노드의 중요성으로 탐구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치가 있다. 그리하여, 본 연구에서는 건강지리 내 다양한 관계적 전환의 기반을 두고 있는 개념틀 중에서도, “관계”와 “건강, 웰빙, 치유” 관련 현상을 더욱 잘 살펴볼 수 있는 개념인, “네트워크” 개념과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을 중심으로 건강, 웰빙, 치유와의 상관성을 연구한 문헌들을 검토하고자 한다.

3.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관련 연구의 갈래

‘네트워크’와 ‘건강’, ‘웰빙’, ‘치유’를 키워드로 한 연구들은 총 세 가지 갈래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첫째, 인간에 집중한 사회적 네트워크(social networks)와 건강, 웰빙, 치유와의 관계를 보는 시각, 둘째, 의료, 복지, 돌봄 관련 기관을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social support networks)로 보고, 이와 건강, 웰빙, 치유와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 흐름이 있었으며, 셋째,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까지 포함하는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에 기반하여 네트워크를 관점이나 분석 도구로 활용하여 건강, 웰빙, 치유 관련 지리적 현상을 파악하는 연구 흐름이 존재하였다.

첫째, 인간에 집중한 사회적 네트워크와 건강, 웰빙, 치유와의 관계를 살펴보는 시각이다. 사회적 네트워크란, 일상 생활에서 개인에게 자아감, 소속감, 물리적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들 간의 유대(Litwin, 1996, 1)로, 인간 간 상호작용을 통해 구축되는 구조이자 인간의 행위를 결정하거나 제약하는 사회적 기제이다(남기범, 2006). 사실 사회적 네트워크와 건강, 웰빙, 치유 관련 연구들은 지리적 관점이 아닌 사회학, 보건학, 의학 분야에서 사회적 네트워크 개념을 활용하여 이것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 것이 다수이다(Chami et al., 2017; DeLorme et al., 2018; Edmonds et al., 2012; Evans et al., 2016; Fu et al., 2017; Gage, 2013; Han et al., 2018; Morris and Deterding, 2016; Perry and Pescosolido, 2015; Sohn et al., 2017). 그렇지만, 의료지리 또는 건강지리 연구에서 사회적 네트워크 연구가 일부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는 주로, 사회적 네트워크가 사람들의 건강과 건강 관리 경험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넘어, 건강과 관련된 의미 있는 지리적 장소로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거나(Chakrabarti, 2010), 사회적 네트워크가 의료 이동, 의료 관광의 이동 결정 요인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하고 있었다(Bochaton, 2015; Thomas, 2010).

둘째, 의료, 복지, 돌봄과 관련 기관을 네트워크로 보고 이것이 건강, 웰빙, 치유와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다룬 연구이다. 여기서 기관이란, 의료, 복지, 돌봄이 제공되는 광범위한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라고 볼 수 있는데, 예시로는, 물리적인 의료 기관 또는 온라인 치료 서비스가 제공되는 네트워크, 노숙자들을 위한 임시 돌봄 공간, 원주민 공동체 내 지원 네트워크, 가정이나 대체 치료사와 관련된 서비스가 제공되는 돌봄 기관 등이 있을 수 있다(Smyth, 2005). 이러한 건강과 관련한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는 사회적 네트워크에 포함되는 용어이긴 하지만, 사회적 네트워크 중에는 인간의 건강에 유익하지 않고 사회적 지원이 제공되지 않는 네트워크도 있을 수 있기에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와 사회적 네트워크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Peiter et al., 2018).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는 주로 의학적 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던 주제였으나(Finlayson, 1976; Lynam, 1985; O'Reilly and Thomas, 1989; Walker et al., 1977), 점차 공식적인 의료 환경 밖인 집, 정원, 커뮤니티(온라원 지원서비스)와 같은 지리적 환경에서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 역시 지리적으로 다룰 가치가 있다(Smyth, 2005).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에 관한 지리학 연구들의 예시들은, 좁은 틈(crack)에서 살고있는 코카인 중독자들이 주변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를 통해 어떻게 그들이 관련되어있는 일상적인 영토 속 어려움과 건강 요구들을 극복할 수 있을지를 논한 연구(Peiter et al., 2018)나,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또는 민간 지원 등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로 볼 수 있는 치유의 공간 간 공동 대응을 위한 네트워크가 또다시 연결되는 양상을 다룬 연구(박수경, 2017)들을 그 사례로 들 수 있다.

세 번째 연구 흐름은 네트워크를 관점과 도구로 활용하여 건강, 웰빙, 치유 현상을 분석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흐름은 초창기 건강지리학에서의 연구처럼 진정성과 뿌리내림의 장소에 기반하였던 시각에서 벗어나, 치유의 경관이나 장소가 그 안의 사람과 연결된 장소 안과 밖의 요소들의 관계와 네트워크를 통해 건강, 웰빙, 치유를 경험할 수 있다고 보는 관계적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Cummins et al., 2007; Duff, 2011). 그동안 선행 연구에서 건강과 관련해 다루어진 장소는 경계 지어진, 물리적 거리로부터 분리된, 정적이고 고정된 장소였지만, 관계적 접근법에서의 장소는 네트워크의 한 노드로써, 사회 관계적 거리로부터 분리된, 동적이고 흐름의 장소임을 강조하였다(Cummins et al., 2007).

특히, 네트워크 관점에서 장소를 바라보는 이러한 연구 흐름에서는 ANT에 기반하여 건강, 웰빙, 치유의 지리적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두드러진다. ANT는 인간 및 비인간에게 행위성을 부여하여, 이들 간의 권력, 네트워크 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에 집중한다(구양미, 2008). 이러한 ANT를 건강지리 연구에 적용하게 되면 인간과 비인간 모두가 건강, 웰빙, 치유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되며, 기존의 치유의 경관 개념 안에서 네트워크 간 상호작용을 통해 실천되고 만들어지는 새로운 차원을 부여하게 된다. 실제로, Duff(2011)의 연구에서는 그동안 기존의 치유의 경관 관점으로 분석한 연구들에 관계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그 분석 도구로써 ANT가 유용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기존의 치유의 경관 연구는 치유의 장소를 판별하기 어려워 주로 치유의 특질이 자명한 장소들만을 사례로 하는 문제, 건강, 웰빙, 치유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요인들의 복잡한 관계들을 간과하는 문제, 치유의 경관이 대개 만들어진다기보다는 발견되는 것으로 여겨 장소 자체가 가지는 치유적 특질을 강조하는 반면, 한 개인이나 집단은 치유의 효용을 형성하지는 못하는 존재로 인식한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러한 선행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Duff는 기존의 치유의 경관에 관계적 논리가 필요함을 제시하여, ANT이론을 기존의 치유의 경관 개념에 적용시킨 활력을 주는 장소 용어를 제안하였다. ANT는 행위자들이 다양한 네트워크와 연합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자원들의 무수한 과정들을 추적하게 하기 때문에 ANT에 기반한 개념인 활력을 주는 장소는 행위자들이 치유의 장소에서 맺게 되는 다양한 관계들을 강조할 수 있다(Duff, 2011; Evans et al., 2015). 그리고 이러한 ANT에 기반하여 건강과 지리 현상을 분석하는 연구들은 그 장소에 연류된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까지 포함하는 관계와 실천 속에서 이루어지는 건강, 웰빙, 치유를 분석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논의들은 포스트 휴먼 건강 지리학과도 연계 된다. 포스트 휴먼 건강지리학은 네트워크나 아상블라주를 주요 분석 단위로 불러왔으며(Duff, 2018), 스케일을 초월하여 어느 한 장소의 인간 및 비인간이 다른 장소의 인간 및 비인간과 복잡하게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특성이 있다(Andrews, 2019). 이러한 포스트휴머니즘은 건강지리학자들이 건강의 사회적 결정 요인을 구체화시키는 대신, 다양한 신체, 물체, 힘이 실제로 어떻게 건강과 질병의 경험을 형성하고, 방해하거나, 변화시키는지 추적하는 경험적 작업을 하도록 돕는다(Duff, 2018).

그러나 이러한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에 관한 세 가지 연구 갈래들의 흐름들은 아직 건강지리 내에서 치유적 네트워크라는 개념틀로 완전히 수렴되지는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만약 이러한 치유와 네트워크 관련 연구가 치유적 네트워크라는 명료한 개념으로 수렴된다면, 이전의 치유의 경관이나 치유적 모빌리티와 같은 용어들이 이와 관련한 현상을 보기 위한 유용한 개념틀로 발전하였듯이, 치유적 네트워크 연구 역시 치유와 네트워크 관련 현상들을 더욱 유용하게 분석할 수 있는 틀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이러한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연구들이 온전히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틀로 수렴되기 위해서 어떠한 작업이 필요한지 논할 것이다.

4. 치유적 네트워크 다시 생각하기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은 Smyth(2005)의 논문에서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Smyth(2005)는 의료지리학 측면에서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들을 살펴보았는데, 보통 의학적 전통 안에서 병원이나 돌봄의 장소와 같은 사회 지원 및 돌봄 지원 기관들을 치유적 네트워크라고 지칭하였다. Smyth(2005)의 연구를 시작으로, 치유적 네트워크 용어는 Chakrabarti(2010), Thompson(2019), Winata and McLafferty(2023)의 논문에서 등장하고 있는데,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은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소수의 연구에서만 사용되고 있으며 건강지리학에서 널리 쓰이는 확고한 개념틀로 자리 잡지는 못하였다.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틀이 아직까지 소수의 연구에서만 다루어지고 자주 쓰이지 못한 까닭에는 첫째, 치유적 네트워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재한 데에 배경이 있다. 치유적 네트워크 연구들은 병원이나 돌봄의 장소와 같은 물질적 형체가 있거나, 물리적 형체가 없지만 온라인상의 의료 및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 지원 및 돌봄 지원 네트워크 같은 기관들을 대상으로 문헌을 검토하거나(Smyth, 2005), 사회적 치유적 네트워크(social therapeutic networks)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사회적 네트워크의 한 일종으로 치유적 네트워크를 보기도 하였다(Chakrabariti, 2010). 또한, 간호사들의 국제적인 치유적 모빌리티가 글로벌망을 이룬다는 데에서 글로벌 치유적 네트워크(global therapeutic networks, GTNs)(Thompson, 2019)라는 용어를 만들어 현상을 분석하기도 하였으나, 이 연구 역시 치유적 모빌리티의 연장 선상에서 연결되는 망의 현상을 부르기 위한 용어로, 치유적 네트워크의 독립적인 정의를 찾은 것은 아니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 시기 외국인 가사 노동자들의 건강, 웰빙, 치유를 증진시킬 수 있도록 도왔던 그룹, 단체, 사교모임을 치유적 네트워크로 표현하여 정량 조사를 한 작업(Winata and McLafferty, 2023) 역시, 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는 못하였다. 치유적 네트워크를 다룬 소수의 연구들조차 아직까지 치유적 네트워크에 관한 명확한 정의가 내리지 못하는 데에서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이 널리 유용하게 쓰임받지 못한 연유를 찾을 수 있다.

둘째, 기존 연구들은 치유적 네트워크를 사회적 네트워크 또는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 안에 속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이는,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인간만을 노드로 삼아 치유적 네트워크가 작동한다고 분석하는 경향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앞에서 살펴본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사이의 관계 연구와 다름없이 치유적 네트워크 연구도 의료 네트워크(Smyth, 2005)나 가정부 네트워크(Winata and McLafferty, 2023)와 같은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를 치유적 네트워크로 부르거나, 또는 타국에서 임산부들이 겪는 글로벌 및 로컬의 사회적 관계를 중심으로 치유적 관계가 형성되거나(Chakrabarti, 2010), 간호사들의 국제적인 이동이 글로벌망을 이룬다거나(Thompson, 2019), 가정부들의 치유가 되는 그룹 활동(Winata and McLafferty, 2023) 등과 같이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 치유적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결국, 이들의 치유적 네트워크의 노드는 인간만 포함되어 있었으며, 그 네트워크상에 연결되어 있는 인간 주변에 있는 다양한 비인간까지 포함된 환경이 전체적으로 인간의 건강, 웰빙, 치유에 영향을 주는 관계로 파악하는 데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처럼 그 노드를 인간에만 한정하여 치유적 네트워크 현상을 사회적 네트워크,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를 중점적으로 분석하기보단, 인간과 비인간까지 그 노드의 범주를 넓혀 치유적 네트워크를 재정의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먼저, 건강지리학, 또는 전통적인 의료지리학에서는 지속적으로 비인간 요소들을 포함시켜 왔기 때문이다. 건강지리학은 처음부터 사람과 환경, 건강과 장소 사이의 관계에 대한 분석을 우선시해왔으며(Kearns and Moon, 2002), 이는 건강, 웰빙, 치유의 경험이 사람과 사람 사이뿐 아니라, 사람과 장소, 물질적 대상과 대기, 역사 및 가치를 포함한 덜 물질적인 구성 요소 사이의 관계의 복잡한 집합체로 간주(Atkinson, 2013, 142)할 수 있음을 내포한다. 또한, 다수의 의료지리학과 건강지리학 연구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질병, 바이러스의 이동과 연결에 초점을 맞추어왔으며(Sabel et al., 2010), 이 같은 면은 인간의 질병이 인간과 비인간 힘의 집합체 내에서 나타나고 있음(Duff, 2018)을 암시한다. 이는 관계적 측면에 서 있는 건강지리학 연구가 비인간 요소까지 포함하여 건강, 웰빙, 치유의 현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더불어, 치유적 네트워크의 연구가 관계적 전환에 서 있는 연구라면, 선행 연구에서처럼 사회적 네트워크 및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에만 관심을 쏟았던 관점에서 벗어나 관계적 사고의 중심에 서 있는 네트워크에 기반하여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하는 태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ANT 관점에 기반한 Greenhough(2011)의 건강 연구 역시,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가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요소까지 포함됨을 명시하였다. 또한, 위에서 언급하였던 포스트 휴먼 건강지리학의 논의에서 살펴보았듯, 관계적 사고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이동적이고 개방적이며 네트워크화된 개념화를 중시하여 과정적인 이해를 제공하는데, 이때,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해 함께 고려하는 관점을 택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건강, 웰빙, 치유의 현상 역시 단순히 인간과의 관계에서만 영향을 받는다 할 수 없고, 비인간까지의 상황과 연결을 통해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함을 알 수 있다(Andrews, 2019; Duff, 2011; Prior et al., 2019).

이와 같은 논의를 살펴보았을 때, 건강지리 내 관계적 접근에서는 한 사람의 건강, 웰빙, 치유에 연결되는 요소가 다양한 차원임을 알 수 있다. 건강, 웰빙, 치유와 관련된 현상을 그 장소에 연결되어있는 다양한 노드들 간의 네트워크와 관계로서 파악하게 되면, 이전의 개별 요인들의 특정한 인과 관계를 결정하는 시각을 넘어, 더욱 건강, 웰빙, 치유에 창발적이고 역동적인 복잡성의 측면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Duff, 2018). 또한, 건강지리학에서 건강 문제는 단순히 인간과의 관계뿐 아니라 그 환경과 상황에 연결되어있는 다양한 관계를 통한 경험과 실천에서 해결되기 때문에, 건강지리에서 비인간을 포함시키는 것은 그동안 인간과의 관계만 포함시켰을 때보다 더욱 확대된 범위에서, 비인간과의 관계까지 고려한 치유적 효과를 확인시켜줄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결국, 건강지리학에서 관계적 전환에 기반해 있는 네트워크 개념을 활용하는 치유적 네트워크의 연구 역시 비인간의 특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일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한 개인이 치유를 얻을 때 물론 사람과의 연결이 중요하나, 실생활에서 다양한 비인간 요소들이 함께 연결되어 있다. 일상적 예시에서, 건강과 웰빙을 촉진하는 네트워크 내 관계에는 사람들 간 사회적 지지, 가족과의 연결 등 사람과의 관계가 긍정적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나무, 안전한 거리, 안정적인 인터넷 와이파이, 깨끗한 공기 등 비인간과의 연결 역시 인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연류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비슷한 맥락의 논의로 Duff(2018)는 정신 질환의 회복과정은 의사, 간병인, 친구 및 가족의 사회적, 정서적, 물질적 지원과 같은 인간적 힘뿐만 아니라 불안감이나 지루함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타, 햇빛 아래의 공원 벤치와 같은 비인간적 물체, 요인, 환경의 힘 등까지 모두 포함된 결과물로 생긴 변화라고 논하고 있다.

그리하여, 본 연구는 앞서서 살펴본 건강지리학의 관계적 전환과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관련 연구들의 이론적 통찰을 바탕으로,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틀이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까지 포함된 맥락에서 인간의 건강, 웰빙, 치유를 증진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로 재정의되어야 할 것을 제안한다. 비록, 포스트 휴먼 건강지리학이나 ANT 등에서 비인간을 포함시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으며 ANT를 기반으로 한 활력을 주는 장소(Duff, 2011)와 같은 용어들이 존재하기는 하나, 치유적 네트워크에 비인간을 포함시키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장소에 기반하는 것이 아닌, 치유를 얻는 사람에 기반하여 더욱 건강, 웰빙, 치유를 얻을 수 있는 주변 요소들간 관계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Duff가 주장하는 활력을 주는 장소는 이전 치유의 경관이나 장소를 관계적 시선에서 ANT를 기반으로 비인간 요소까지 포함하여 살펴보자는 논의로, ‘놀이터’, ‘정류장’, ‘레스토랑’, ‘승강장’, ‘구내식당’ 등과 같이 일정 영역을 차지하는 장소가 필요하다(Duff, 2011). 그러나, 치유적 네트워크에 비인간을 포함하고자 하는 시도는 건강, 웰빙, 치유를 필요로 하는 노드에 집중하여 면적을 필요로 하는 장소에 기반하지 않고도, 모빌리티 중에도 엮어지는 관계와 네트워크들이나, 시시각각 장소가 변하는 상황에서도 치유를 얻는 사람에 집중하여 그와 연계된 요소들의 분석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러한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은 기존 치유적 네트워크 연구들이 사회적 네트워크,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에 그 개념을 적용하였던 것처럼 인간에 기반한 건강, 웰빙, 치유 관련 네트워크(예: 서울시 치유활동가 집단 공감인(공감인 홈페이지), 영국 런던시 사회 처방 네트워크(서울연구원, 2018), 소셜 네트워크 멘탈 케어(멘탈케어 유튜브))에 적용 가능하나, 나아가, 비인간까지 모두 포함한 범위에서 인간과 소통할 가능성이 적은 상황에 놓여져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념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 팬데믹, 정치적 전쟁,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등 극심한 격리와 고립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또는 은둔형 외톨이처럼 사람들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또한, 고국의 네트워크에 뿌리뽑힌 채 외국 땅이나 언어 및 문화 장벽으로 인해 가족 이외에는 혼자 생활할 가능성이 높은, 타국에서 어떠한 소속도 두지 않는 초기 이민자 중 ‘따라가는 배우자(trailing spouses)’(구양미, 2020; 최정화, 2022; Cangià, 2018; Yeoh and Willis, 2005) 같은 그룹에게는, 이러한 비인간까지 포함시키는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틀이 이들의 건강, 웰빙, 치유를 돕는데 매우 유리한 개념틀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인간과 비인간을 모두 고려한 맥락에서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을 재정의하고자 하는 시도는 그동안 인류가 겪어왔고, 앞으로 경험하게 될 잠재적이고 실현 가능한 건강과 치유를 증진시키는 개념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

5. 요약 및 토의

본 연구는 건강지리에서 관계적 전환과 그 관계적 흐름의 핵심 프레임 워크 중 하나인 네트워크 연구들이 어떠한 갈래로 진행되어왔으며, 특히, 치유적 네트워크 관련 문헌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여 개념을 재정의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먼저, 건강지리학에서 관계적 전환이 일어났던 배경은 지리학 전반에 걸친 관계적 흐름뿐 아니라, 건강지리 자체에 있어서도 치유의 관계적 성질, 넓은 범위의 역사성 있는 치유의 경관이 사라지는 문제, 그리고 치유에 영향을 끼치는 지리적 요인들의 다양화 및 복잡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배경으로 빚어진 건강지리에서의 관계적 전환 속에서 본 연구는 그러한 관계성의 핵심 개념틀 중 하나인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건강, 웰빙, 치유에 관한 문헌들의 흐름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의 연구 흐름이 세 가지로 나뉠 수 있음을 검토하였는데, 인간을 중점으로 한 사회적 네트워크, 의료 및 돌봄 기관의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 비인간까지 포함하는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에 기반한 네트워크 시각에서 건강, 웰빙, 치유 현상을 연구한 흐름이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연구들을 통합할 수 있는 건강지리학 내 개념으로는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이 있었는데, 그동안 치유적 네트워크를 다룬 기존 문헌들은 명확한 정의가 불분명하며, 관계적 전환 내의 연구들이 비인간을 포함하게 되는 성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인간에 초점을 맞추어 사회적 네트워크, 사회적 지지 네트워크 내에서 치유적 네트워크 연구를 진행한 한계점이 있었다. 여기에서, 본 연구는 건강지리 내 관계적 전환이 일어난 지는 20여 년이 흘렀으나 관계론적 전환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네트워크와 건강, 웰빙, 치유 관련 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틀인 치유적 네트워크가 이들의 연구들을 완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였는데, 그리하여 본 연구는 치유적 네트워크가 인간 및 비인간을 모두 포함하는 건강, 웰빙, 치유를 증진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로 재정의해야 함을 주장하여, 그 노드의 포함 범주를 인간에서 비인간까지 넓힐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한편, 본 연구는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을 가지고 다양한 사례 분석을 하지 못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격리된 환자들, 은둔형 외톨이, 따라가는 배우자 등 사람들과 소통이 적은 상황에 놓은 대상들에게 비인간까지 확장된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을 적용하여, 실질적으로 이들의 건강을 증진시키고, 치유에 도움이 될 수있는 방법을 찾아내어 사회적으로도 기여할 수 있도록 치유적 네트워크의 개념틀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야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또한, 이 개념 틀은 주로 비인간과의 네트워크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고려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모든 네트워크들이 건강, 웰빙, 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며, 비인간과의 네트워크와의 연결에서 건강에 방해가 되는 측면이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학적이고 아름다운 거리와 걷기의 연결은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파편화되고 쇠퇴한 도시 또는 내전이 일어나는 피폐화된 거리에서 걷기와의 연결은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하여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Adey, 2017; Monroe, 2016).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이론적 통찰을 통해 비인간을 포함하는 건강, 웰빙, 치유에 도움이 되는 네트워크에 대한 예시들만을 다루었는데, 이는, 관계적 전환에 서 있는 건강지리학 연구들이 건강을 해치는 모빌리티(detrimental mobilities)(Paddon, 2020)와 같은 연구를 제외하고는 지리적 개념이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특성을 주로 발굴하는 것처럼, 본 연구에서도 비인간과의 네트워크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다루었다. 차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비인간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에 건강, 웰빙, 치유에 방해가 되는 관계와 그 요소들을 끊어내는 과정 역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는 기존 문헌들을 기반으로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틀을 인간 및 비인간을 포함하는 건강, 웰빙, 치유를 증진시킬 수 있는 네트워크로 재정의함으로써 그동안 확립되지 않았었던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을 더욱 견고히 하고, 건강, 웰빙, 치유와 네트워크 관련 현상을 분석하기 유용한 개념틀을 제시하였다는 데에 학술적 기여점이 있다. 이전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들이 체계적으로 그 정의가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으며, 인간만 노드의 범위에 포함시켰다면, 본 연구는 비인간까지 포함하는 관계 속 치유되는 개념으로 확장시킬 필요성을 주장하여, 이전의 단편적인 요인들만을 분석했던 시각을 넘어, 더욱 건강, 웰빙,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연결을 이해하는 개념틀을 확립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또한, 인간 및 비인간까지 모두를 포함하는 관계 및 네트워크를 분석할 수 있게 하여 더욱 확대된 건강, 웰빙, 치유 관련 지리적 네트워크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이, 비인간까지 범위를 넓힌 치유적 네트워크 개념틀은 미래 시대에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팬데믹으로 인한 격리된 환자들, 기후변화 및 전쟁으로 인한 고립된 사람들, 정신 질환으로 인해 사람들과 소통이 끊어진 사람들에게 소통의 끈을 줄 수 있는 더욱 유용할 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2023년 지리학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보완한 것임.

[1] 1) 본 연구에서 쓰이고 있는 치유라는 단어는 이론적 의미와 치료적 의미에서 쓰인 치유를 모두 통칭하고 있다.(1) 이론적 의미에서 쓰인 치유(healing)란, 영적, 감정적, 사회적 요소 등 총체적인 측면들에 아픔(illness)이 생긴 것이 온전해진(complete) 결과를 뜻한다(대한간호학회, 1996; 박향기, 2017, 2023; 진교훈・윤영돈, 2003; Gesler, 2003; WHO, 1948). (2) 본 연구에서 치유는 일부 치료적(therapeutic)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건강지리의 선행 연구에서 중요 개념으로 다루어졌던 ‘therapeutic landscapes’, ‘therapeutic mobilities’, ‘therapeutic networks’ 등의 용어를 ‘치유의 경관’, ‘치유적 모빌리티’,‘ 치유적 네트워크’로 각각 번역하여 ‘therapeutic’을 치유의, 치유적이라고 표현하였다. ‘therapy’는 약이나 수술의 사용 없이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지닌 사람을 치료하는 것(Collins Cobuild Advanced Learner’s English Dictionary, 2009)으로, ‘healing’이라는 결과로 갈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 또는 치유의 수단이다(박향기, 2017; 2023). ‘치료’를 뜻하는 독일어 ‘therapie’의 그리스 어원인 ‘테라페이아(therapeia)’의 일차적 의미는 ‘봉사’이며, 이 때 봉사는 종교적 예배에서부터 간호와 치료를 포괄하는 의미다(진교훈・윤영돈, 2003). 비록 therapeutic을 치료라고도 표현할 수도 있었으나 한국에서 치료는 의학적 방법을 동원한 ‘cure’나 ‘medical treatment’와 비슷한 뉘앙스로 쓰이는 경향이 있기에, 본 연구에서는 therapy, therapeutic의 단어를 치유, 치유적이라고 표현하였다. 이 논문에서 치유는 ‘healing’을 뜻하지만, 주요 용어인 ‘therapeutic networks’와 같은 건강지리 선행 개념들을 번역할 때에는 ‘치료적’이 아닌 ‘치유적’으로 번역하였다.

[2] 2) 최근 건강지리학에서는 치유의 상태를 건강이나 웰빙의 증진, 또는 치유라는 용어로 혼용해서 쓰고 있다(Bell et al., 2018; Crooks et al., 2018). 초창기 건강지리학에서는 영적인 성소나 성지 순례와 같은 치유의 명성이 알려진 장소들을 중심으로 한 치유의 경관 연구들이 주를 이루었기에 치유라는 용어를 중점으로 언급하였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건강지리에서 관계적 전환이 일어나고 그 사례가 점차 일상적인 장소로 옮겨가면서, 치유를 건강이나 웰빙의 증진이라는 용어로도 대체하여 표현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한국에서는 일상화되고 문화적인 현상으로써 힐링 개념이 10여 년 전부터 자리잡았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건강지리학에서의 치유만을 키워드로 탐구할 뿐 아니라, 건강, 웰빙의 키워드까지 포함한 넓은 범위에서 문헌 리뷰를 시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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