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June 2021. 339-356
https://doi.org/10.22776/kgs.2021.56.3.339

ABSTRACT


MAIN

  • 1. 서론

  • 2.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 발행과 서지 사항

  •   1)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와 서지 사항

  •   2)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발행과 서지 사항

  • 3.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과 검정교과서 내용 체계

  •   1)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의 내용과 특징

  •   2)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내용체계와 특징

  •   3)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단원 구성과 시각자료의 유형

  • 4. 정리 및 결론

1. 서론

『이웃 나라 지리』는 교수요목기 초급중학교 사회생활과 지리 부분 1학년으로 편제된 과목명이자 교과서명이다. 이 과목은 1948년 12월 24일 문교부가 발간한 『초 중등학교 각과 교수요목집(12) 중학교 사회생활과』에서 매주 2시간 필수 이수로 편제되었으며,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학습 대상으로 교수요목이 편성되었다. 이 과목은 우리나라 지리교육과정에서 유일하게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교육과정으로 구성했으며, 광복 직후 세계지리 교육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 과목은 지리, 역사, 공민으로 구성된 교수요목기 중학교 사회생활과에서, 역사 부분과 동일하게 ‘이웃 나라 생활’로 편제되었기에 본 연구에서는 ‘이웃 나라 지리’로 서술한다.

문교부 교수요목에 의거한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는 1949년 5월부터 1955년 4월 발행본까지 발견되고 있으며, 저자별로 7종이 현전한다. 이들 검정교과서는 1956년 4월 1일 1차 교과과정에 의거한 새 교과서가 사용되기 전까지 7년 동안 매주 2시간씩 중학교 1학년 지리수업에서 공식 사용되었다. 광복 직후부터 1949년 문교부의 검정교과서 발행 이전까지는 임시교과서들이 발행, 사용되었기에 실제로 교수요목기는 10여 년간 지속되었다.

근대계몽기 지리교육은 만국지지(萬國地誌)를 중심으로 문명개화와 세계 각 지역에 대한 이해로 전개되었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지리의 실상과 나아갈 바를 자각하는 신 지리지식이 보급되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지리와 외국지리 체제에서 조선지리가 일본의 한 지방으로 말살, 왜곡되는 암흑기를 거쳤다. 광복 직후 교수요목기 초급중학교 지리는 이웃 나라→먼 나라→우리나라 지리의 세 과목으로 편성되었다. 1차 교과과정에서 우리나라 지리와 다른 나라 지리로 편성된 이후, 현재까지 중학교 지리교육의 지역적 접근은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체계로 계속되고 있다.

교수요목기 초급중학교 지리교육이 이웃 나라→먼 나라→우리나라 지리의 순으로 과목이 편성된 것은 근대 지리교육과정의 계열성을 벗어난 독특한 구성이었다. 즉, 근대 이후 지리교육과정의 계열은 아동의 직접 관찰, 경험을 중시하는 페스탈로치 등의 자연주의 교육사상을 주요 원리로 삼았고, 이에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 구체적인 지역에서 추상적인 지역으로, 향토에서 국토와 세계지리로’의 순서로 이뤄졌다(서태열, 2003; 심정보, 2014, 26). 역사 부분도 이웃 나라→먼 나라→우리나라 역사로 편성되었지만, 이러한 편성의 근거는 국민학교 6학년에서 우리나라의 역사(동양사)를 학습하였기에, 중학교에서는 서양사(이웃 나라, 먼 나라)를 이수하는 계열성이 고려된 것으로 추정한다(박진동, 2008, 7). 국민학교와의 계열성을 고려한다면 초급중학교 지리는 우리나라→이웃 나라→먼 나라 순으로 구성되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1)

교수요목기는 일제강점기에 침탈되었던 국토 회복에 대한 기쁨과 말살되었던 국토지리 교육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던 시기였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시기였지만, 지리교사나 지리학자들이 자율적으로 발간했던 임시교과서로 수업이 먼저 이뤄졌으며, 이와 함께 교수요목에 대한 지리학계의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던 시기다.

광복 직후, 교육과정이 마련되기도 전에 학교를 개교하고 수업을 진행했던 미군정청 학무국의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업무가 교과서 편찬과 보급이었다(강창숙, 2019, 42). 1949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대한민국 문교부의 교과서 검정은 수시로 이뤄졌고, 상당한 종류의 지리교과서들이 검정교과서로 발간되었지만, 이에 관한 연구는 최근에 이뤄지고 있다. 교수요목기는 근대 지리교육이 현대로 전환되는 과도기이자 현대 지리교육의 정초가 마련된 시기였지만, 10여 년의 시간이 ‘잃어버린 고리’로 남아 있었다.

광복 직후의 교육은 미군정에 의한 긴급조치기, 과도정부기, 교수요목기, 6.25 한국전쟁기로 이어지는 혼란기였지만, 학교 교육은 계속되었고, 교과서 발행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지리교과서는 발행되었다. 이 시기 지리교육은 교과서가 교육과정을 대신하던 시기였기에 지리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당시 교과서 발행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도 특정 시기에 국한되는 등 매우 한정적이기에, 지리교과서 발행에 관한 내용은 개별 교과서의 수집, 조사, 분석으로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전하는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를 수집, 조사하여 발행 상황을 정리하고, 내용체계를 분석하여, 교수요목기 『이웃 나라 지리』 교육의 내용과 특징을 고찰하였다.

2.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 발행과 서지 사항

우리나라 현대 교육과정에 대한 학사적 논의는 교수요목기에서 시작하고, 흔히 교수요목기는 미군정청 문교부가 신교육제도의 전면적 실시를 공포한 1946년 9월 1일을 기점으로 제1차 교과과정 시간 배당 기준령이 공포된 1954년(1954년 4월 20일 문교부령 제35호)까지로 한정한다.2) 하지만 제1차 교과과정은 1955년 8월 1일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및 사범학교 교과과정(문교부령 제44호, 제45호, 제46호)이 각각 공포되었고, 이에 의거한 (지리)교과서는 1956년 2월에 검정, 4월1일부터 사용되었다.3)

무엇보다 광복 직후, 교육에 대한 긴급조치기(1945. 9. 7.- 1946. 8. 31.)에도 학교 교육은 이뤄졌고, 임시교재로 지리수업이 실행되었으며, 중학교 사회생활과 교수요목집은 1948년 12월 24일에 발행되었다. 1949년 12월 31일 대한민국 최초의 교육법(법률 제86호)이 제정된 이후에 교과서 검정의 제도화가 추진되었지만, 1년 단위의 검정 유효기간이 적용되었다. 교수요목기는 교과서 검정도 수시로 이뤄졌고, 교과서 발행도 수시로 이루어졌으며, 교과서 사용에 대한 행정 조치가 수시로 교과서를 통제하였던 시기였다.

좁게는 교수요목기, 넓게는 미군정기로 포괄되는 이 시기의 교육 실천은 1945년 8월부터 1956년 4월까지, 10여 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이처럼 광복 직후부터 제1차 교과과정이 적용, 실행되기 이전까지의 시기는 교수요목기로 한정할 수 없을 정도로 길고 복잡하게 전개되었다. 이 시기 지리교육은 지리교과서 발간 상황 파악과 그 내용체계를 근거로 논의할 때 학사적 의미를 구성할 수 있다.

광복 직후의 교수요목은 긴급조치기에 지리교육계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과 대한민국 문교부가 고시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당시의 지리교과서는 대한민국 문교부의 ‘교수요목’ 공포 이전과 이후에 발행된 교과서로 구분된다. 구체적으로 지리교과서는 긴급조치기 역사・지리과 수업을 위해 지리교사나 지리학자들이 자율적으로 발간한 임시교재, 1947년 7월 과도 정부 시기의 ‘교과과정표’에 의거하여 국정 이외의 도서를 검정하기 위해 설치된 검정위원회(혹은 교과서 사열위원회)에 의한 임시 검인정교과서, 1948년 12월에 공포된 사회생활과 교수요목에 의거하고, 안호상 초대 문교부 장관에 의한 ‘교과서 사용에 관한 문교부 통첩(1949. 7. 11.)’ 등 새로운 검정기준에 따라 1949년부터 발행된 검정교과서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강창숙, 2019, 40).

이에 광복 직후 지리학계에서 자발적으로 발행한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부터, 대한민국 문교부의 ‘검정필’을 득한 검정교과서까지 발간 연도를 우선으로, 저자별 교과서 발행 상황과 서지 사항을 조사, 분석하였다.

1)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와 서지 사항

미군정 초기, 학교는 개교했지만 교사는 턱없이 부족했고, 교과서는 없었다. 당시 지리교과서는 국어, 역사와 함께 ‘일제 식민지 교육을 청산하고, 민족, 민주 교육을 실현하고자’ 시급한 발행을 요청받는 교과서였다. 미군정청이 각 교과의 교수요목을 제정, 공포하기 이전의 혼란 시기인 1945년 9월 17일에 진단학회가 미군정청과 협의하여 국사와 지리교과서 편찬을 위촉받고 교과서를 편찬, 인쇄했다는 기록이 있지만(김태웅, 2003), 이에 해당하는 지리교과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교과서 검정과 관련하여 현전하는 공식 기록은 1947년 군정청 문교부 조사기획과에서 발행한 『문교행정개황』과 대한민국 문교부가 1950년에 발간한 것으로 추정하는 『대한민국 교육개황』 정도이다. 교과서 검정을 시작한 시점은 명확하지 않지만, 1946년 말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1946년 군정청 문교부 편수국에서는 “중등학교용 교과서로 민간 측의 편찬이 있어, 검정을 청원한 것이 여러 가지가 있으며, 앞으로 계속하여 제출될 것이 많을 줄 알게 되니, 기쁜 일이다. 문교부의 방침으로는 이것을 속히 검정하여, 각 학교에 사용하게 되도록 할 것이다.”는 검정 신청 상황을 밝히고 있다(군정청 문교부, 1947b, 42). 검정교과서 발행 시점과 관련하여, 1947년 7월 ‘교과서 사열위원회’가 중학교용 교과서 18권을 허가했다는 기록이 전하지만(정태수(편), 1992, 84; 박진동, 2019, 45),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

교수요목기 최초의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는 저자별로 4종이 발견된다. 발간 연도를 우선으로, 서지 사항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표 1의 서지사항에서 총 쪽수는 머리말, 차례, 본문의 쪽수를 포함한 것이다. 차례 앞에 제시되는 ‘머리말’은 저자 머리말로, 본문에서 제시되는 머리말(혹은 서설)과 구분하였다.

표 1.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 서지 사항

저자 교과서명 발행 시기
(초판발행)
출판사 서지 사항
(머리말, 차례, 본문 쪽수)
소장
정갑 사회생활과 지리부
이웃 나라
1947년으로 추정 을유문화사 ・총 123쪽(1, 2, 120)
・머리말(1947. 3. 1.)
・임시정가 130원
개인
1948. 8. 1. ・총 123쪽(1, 2, 120)
・머리말(1947. 3. 1.)
・임시정가 180원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오준영 중등사회생활과
일학년용 이웃나라
1947. 7. 15.
(1947. 6. 15.)
동방문화사
(판권지에
‘인정 신청 중’)
・총 89쪽(2, 2, 82, 부록 3)
・부록: 외국 지명
・임시정가 110원
한국교육개발원
박노식 중등 지리
이웃 나라
1947. 8. 20. 동지사 ・총 70쪽(1, 4, 65)
・머리말(1947. 8. 10.)
・임시정가 120원
개인
1948. 4. 1.
(1947. 8. 20.)
동지사 ・총 92쪽(1, 3, 88)
・머리말(1948. 2.)
・임시정가 180원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김원숙 사회생활과 (지리)
이웃 나라
1948. 8. 15. 연학사 ・총 141쪽(2, 1, 138)
・정가 250원
국립중앙도서관

가장 먼저 발행된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는 정갑의 1947년 발행본으로 추정된다. 책의 표지나 판권지 등에 발행 시기에 대한 내용이 표기되지 않아 단언하기 어렵지만, 저자의 머리말에 표기된 시기를 근거로 추정하였다. 동일한 교과서가 1948년에도 발행되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은 초급중학교 사회생활과 지리부의 임시교과서로 편찬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다음은 1947년 7월 15일 동방문화사에서 발간한 오준영의 『중등사회생활과 일학년용 이웃 나라』다. 저자 머리말에 의하면, 당시 중학교 지리교사로 근무하던 저자가 미군정청 문교부의 ‘사회생활과’ 신설에 따라 지리수업에서 사용할 교재로 발간한 것이다. 당시 저자는 교과서 편찬과 관련하여 서울대학교 육지수 교수, 지리편수관 이봉수 등을 비롯한 지리학계 권위자들의 직, 간접적 지도를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4) 오준영의 임시교과서 판권지에는 ‘인정 신청 중’이라는 내용이 표기되어 있다. 저자의 『우리나라 지리』 머리말에 의하면, 『먼 나라 지리』 교과서와 함께 저자의 교과서 3종은 임시교재를 거쳐 문교부의 인정도서가 되었다(강창숙, 2019).

오준영의 교과서는 1947년 이후의 발행본이 발견되지 않지만, 동방문화사에서 1948년에 발간한 『이웃 나라 지리 참고서』와 1950년의 『중학생의 이웃 나라 지리 참고자료』가 현전한다. 이들 참고서의 표지에는 ‘국립목포사범학교병설중학교 1학년 000’ 등의 사용자 정보가 표기되어 있다. 1950년 연합신문에는 동방문화사에서 발간한 ‘동방중학생의 총서’로 ‘중학생의 이웃 나라 地理’ 광고가 발견된다(The Union Times, 1950. 3. 12. 1면). 저자의 교과서가 1950년까지 발행되었고, 널리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47년 8월 20일 동지사에서 발행된 박노식의 지리교과서 내용은 전체 4장(총설, 1장 동부아세아, 2장 동남아세아, 3장 서남, 중앙아세아, 4장 북부아세아, 서백리아), 총 70쪽으로 간단하게 구성되었다. 머리말에 의하면 ‘중등학교 제1학년 임시교재용’으로 편찬되었다. 저자는 “요목이 미정이라 과거 중등 지리 교과서와 그 밖의 참고서를 모집하여 전역(全譯)한데 불과하다. 지리구, 자연, 인문의 관련을 고려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일제강점기 지리교과서와 문헌들을 참고하여 교과서가 편찬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책이 본문 일부를 추가하여 1948년에 발행되었다.

1948년 발행본은 전체 4장(제일장 동쪽아시아, 제이장 동남아시아, 제삼장 서남, 중앙아시아, 제사장 북부아시아, 시베리아)의 내용체계는 동일하나, 한자로 표기되었던 목차가 한글(설문식)로 수정되었고, 중국과 만주 지방을 중심으로 내용이 추가, 보완되었다. 1947년 발행본에서 ‘아세아’, ‘서백리아’와 같이 근대계몽기 만국지지에서 사용되었던 한자 지명이 1948년 발행본에서는 ‘아시아’, ‘시베리아’와 같은 한글 지명으로 변경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김원숙의 1948년 발행본 표지는 교과서명을 ‘이웃 나라’로 표기하고 있지만, 속표지에는 ‘社會生活科(地理) 이웃 나라’로 표기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 머리말 2쪽, 차례는 1쪽’으로 매우 간단하고, 본문(서설, 아시아, 동부아시아, 남부아시아, 서남아시아, 서북아시아) 138쪽으로 구성되었다.

1948년까지 발행된 4종의 『이웃 나라 지리』는 ‘검인정’ 표기가 없고, 저자들은 임시교과서로 발간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당시 문교부는 1948년 9월부터 시작되는 신학년 교과서 공급을 위해 8월까지 검정 신청을 받았지만, 제출본이 과소하거나 검정요건에 미비한 문제 등으로 연말까지 검정을 진행하는 등 몇 차례 수시로 검정이 이루어졌다. 당시 문교부는 ‘이 시기까지 저작된 교과서는 더 검토할 점이 적지 않지만, 빈손으로 공부할 형편에 있는 학생들에게 우선 책을 주도록 하는 동시에 그 방면의 저작자 육성’을 위하여’, ‘임시적으로 교과서 검정을 실시하여 부득이한 내용의 것 이외에는 현재 출판된 교과서를 사용하도록 편의를 보아줄 것’이라고 언명, 1948년 검정을 임시 검정으로 규정하였고, 사용기한은 1949년 8월 말까지로 한정하였다(박진동, 2019, 47-48).

실제로 당시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던 ‘무인가 교과서’들 상당수가 ‘인가교과서’로 합격했지만, 오준영(1947)의 교과서를 제외하고, 현전하는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에서는 ‘검인정’이나 ‘인가’를 득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는다. 검정을 신청하지 않았거나, 불합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3종의 임시교과서들은 긴급조치기의 역사・지리과 수업을 위해 자율적으로 발간했던 교재를 1946년 9월부터 실시된 신교육제도의 교과과정표와 문교부의 교과서 검인정 규정을 참고하여 ‘사회생활과 지리부’ 교재로 수정, 보완되었을 개연성이 있다.

2)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발행과 서지 사항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8년 하반기부터 1949년도 사용 교과서 검정 업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1948년 10월 4일에 개최된 전국 학무국장 회의에서 당시 편수국장은 “내년부터는 문교부 검정교과서 이외의 것을 교과로 사용하는 것을 엄금할 것이다.”라고 밝혔으며, 1949년 3월까지 신청본을 접수하고, 5월 말까지 검정을 마쳐서 신학년 준비에 만전을 기할 방침을 세웠다. 이후 검정 신청을 4월 말로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청 건수가 지난 학기의 절반 정도였고, 교과서 사열위원회와 편수국 내부의 문제 등으로 7월 21에 1차 검정 결과(30건)가 발표되었다. 이후 1949년 교과서 검정도 수시로 진행되었고, 문교부는 내용 수정 또는 무효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검정필증의 유효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였다(박진동, 2019, 49-51).

‘교과용 도서 검인정 규정(대통령령 제336호, 1950. 4. 29.)’ 제11조 검인정 표시에서는 ① 검정 또는 인정의 구별 ② 검정 또는 인정연월일 ③ 목적하는 학교 및 교과목 등의 사항을 교과서 표지 또는 속표지 등 보기 쉬운 곳에 기재하도록 하였다. 이에 의하면 유효기간에 대한 내용은 없다. 1949년 이후에 발간된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들은 대부분 앞표지 첫 줄에 ‘文敎部 檢定畢’을 표기하고, 속표지에 ‘문교부 검정필’ 표식과 검정 내용을 표기하고 있다.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문교부의 교과서 검정과 통제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49년 발행본부터 발견된다. 공식 기록이라 할 수 있는 『대한민국교육개황』에 의하면, 교수요목에 의거한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는 1949년에 6종이 검정, 발간되었다(문교부, 1950, 37). 이에 의하면, 1949년에 발행된 검정교과서는 5종이 현전한다. 1950년에 검정된 이부성의 교과서와 이봉수・최흥준이 동국문화사에서 1952년에 발행한 것까지 모두 7종의 검정교과서가 현전한다. 발행 연도를 우선으로, 저자 및 출판사별 서지 사항을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표 2.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발행과 서지 사항

저자 교과서명 발행 시기
(초판 발행)
출판사
(검정 시기)
서지 사항 소장
노도양 중등 사회 생활과
이웃 나라 지리
부분
1949. 5. 20. 탐구당서점
(1949. 7. 18.)
・총 201쪽(0, 2, 199)
・머리말 없음.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1950. 5. 20. 탐구당
(1950. 4. 25.)
한국교육개발원
1951. 6. 20. 탐구당
(1951. 8. 15.)
・총 202쪽(0, 2, 200)
・제10장(이웃나라의 정세와 한국동란)
추가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1952. 3. 10.
한밭교육박물관
1953. 3. 20.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1954. 3. 10.
1955. 2. 10(12판)
(1950. 5. 20.)
서원대학교 교육자료박물관
정갑 중학교 사회생활과
지리 부분
이웃 나라 생활
1949. 7. 1. 을유문화사
(1949.?.?)
・총 176쪽(2, 2, 172),
・문교부 검정책가 320원
・머리말(1949. 2. 1.)
개인
박노식 중등 사회 생활과
이웃 나라의 생활
(지리)
1949. 7. 30.
(1948. 7. 1.)
동지사
(1949. 7. 25.)
・총 172쪽(1. 6. 165)
・검정유효기간(1950. 8. 31.)표기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1950. 5. 15. 동지사 ・총 172쪽(1. 6. 165)
・값 450원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
1951. 8. 18.
(1948. 7. 1.)
동지사
(1951. 8. ?.)
・총 173쪽(1, 6, 166)
・머리말(1949. 3.)
・8단원(이웃나라 각국의 최근의
동향) 추가
서원대학교 교육자료박물관
1951. 12. 20. 장왕사
(1951. 8. ?.)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
1953. ?. ?. 장왕사
(1952. 5. 20.)
1954. 4. 10.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1955. 4. 10.
(1948. 7. 1.)
최복현 외 2인 중등 사회 생활과
이웃 나라 지리
1949. 8. 20. 박문출판사
(1949. 8. 20.)
・총 137쪽(1, 2, 134)
・머리말(1949. 7.)
・값 310원
국립중앙도서관
중등 사회 생활과
최신 이웃 나라
지리
1950. 5. 10. 과학문화사
(1950. 5. 2.)
・총 161쪽(1, 2, 158)
・값 500원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이지호 중등 사회 생활과
최신 이웃 나라
지리(증보판)
1951. 8. 15. 민교사
(1951. ?. ?.)
・총 163쪽(1, 2, 160)
・머리말(1950. 2.)
・9장(이웃 나라의 현 정세) 추가
서원대학교 교육자료박물관
1952. 4. 15.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1954. 3. 20.
김원숙 중등 사회 생활과
지리 이웃 나라
1949. 9. 15. 연학사
(1949. 8. 26.)
・총 155쪽(2, 2, 151)
・머리말(1949. 7. 28.)
・정가 290원
한국교육개발원
중등 사회 생활과
이웃 나라 지리
1952. 4. 5.(5판)
(1949. 7. 30.)
조문사
(1951. 7. ?.)
・총 175쪽(2, 2, 171)
・9장(최근의 이웃 나라의 정세와
우리의 각오) 추가
・정가 5,000원
서원대학교 교육자료박물관
이부성 사회생활과 지리부
이웃 나라
1949. 9. 13. 정음사 ・총 148쪽(1, 2, 145)
・검정 관련 내용 없음
・머리말에 시기 표기 없음
・책값 300원
개인
1950. 3. 25. 정음사
(1950. 5. ?.)
・총 153쪽(1, 2, 150)
・판권지(정홍헌・이기성・이부성 지음)
한국교육개발원
사회 생활과
이웃 나라 지리
1952. 3. 31.
(1949. 3. 31.)
백영사
(1950. 5. 20.)
・총 187(1, 2, 184)
・6.25 한국전쟁 관련 단원 없음
・임시정가 4600환
한밭교육박물관
1953. 3. 31.
(1949. 3. 31.)
이봉수・
최흥준
중등학교
사회생활과 이웃
나라 지리
1952. 4. 1. 동국문화사
(1952. 4. ?.)
・총 163쪽(3, 3, 157)
・머리말 3쪽(날짜 없음)
・앞표지 ‘전 문교부편수과장’ 표기
・한국동란 관련 내용 없음
교과서박물관

가장 먼저 발행된 검정교과서는 문교부 편수관이었던 노도양이 탐구당 서점에서 1949년 5월 20일에 발행한 교과서이다. 이 교과서는 1949년 7월 18일에 검정된 것으로 표기되어 있어, 유일하게 1차 검정 합격본이라 할 수 있다. 교과서 발행시기가 검정시기보다 앞서는 판권지 표기 사항에 의문이 가지만, 당시 검정필에 관한 내용은 문교부의 관인(官印)으로 표기되지 않고, 각 출판사에서 임의 형식으로 표기하였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교과서 발행 후에 검정을 득하였을 수도 있다.

노도양의 검정교과서는 1955년 발행본까지 7종이 현전하지만, 모두 저자의 머리말이 없다. 1955년 발행본이 12판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1년에 1쇄 이상 수시로 발간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도양의 7종 교과서 내용 구성은, 1951년 발행본부터 ‘이웃 나라의 정세와 한국동란’이 2쪽 분량의 마지막 단원(10장)으로 추가된 것 외에는 1949년 발행본이 수정, 보완없이 계속되었다. 교과서 판권지에 의하면, 1951년 검정본이 1955년까지 발행되었다.

1949년 7월에 발행된 정갑의 검정교과서는 『중학교 사회생활과 지리 부분 이웃 나라 생활』이다. 총 176쪽으로 구성된 이 교과서는 저자의 머리말에서 ‘사회생활과 교수요목’에 따랐음을 밝힌 바와 같이 저자의 1948년 발행본을 대폭 수정, 보완하였다. ‘문교부 검정필’이 속표지에 표기되었지만, 검정시기가 명확하게 표기되지 않았다. 1949년 8월 신문에서는 을유문화사에서 발행된 정갑의 지리교과서 4종(우리나라, 이웃 나라, 먼 나라, 자연환경과 인류생활)을 ‘지리교과서계의 백미편(白眉篇)’으로 소개하면서 문장각(文章閣)이라는 서점에서 판매함을 광고하였다(朝鮮中央日報社 제675호, 1949. 8. 20. 2면). 1949년 9월 신학기 교과서 채택을 앞두고 신문에 광고까지 할 정도로 출판사별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1950년 7월 납북되었으며(강창숙, 2019), 이후의 발행본은 발견되지 않는다.

박노식의 검정교과서는 1949년 7월 동지사에서 총 172쪽으로 발행되었다. 목차가 6쪽으로 매우 상세하게 제시되고 있는 것이 다른 교과서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1951년 발행본부터 마지막 8단원(이웃 나라 각국의 최근의 동향)이 추가된 총 173쪽으로 구성되었으며, 1955년 발행본까지 7종이 현전한다. 박노식의 검정교과서에 표기된 검정시기를 근거로 판단하면, 교수요목기 교과서 검정은 1949년에서 1952년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최복현・이지호・김상호 3인 공저의 『중등 사회생활과 이웃 나라 지리』는 1949년 8월에 검정, 총 137쪽으로 박문출판사에서 발행되었다. 이들 3인 공저의 교과서는 일부 내용을 보완하여 1950년 과학문화사에서 『중등 사회생활과 최신 이웃 나라 지리』로 발행되었다. 1951년 발행본부터 이지호 단독 저자로 표기되었고 교과서명에는 ‘(증보판)’이 추가되어 민교사에서 발행되었다. 1953년과 1955년 발행본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지호의 교과서는 1955년까지 발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5종 교과서는 교수요목기 『자연환경과 인류생활』 및 『우리나라 지리』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이 교본은 우리들 세 사람이 쓴 ‘먼 나라 지리’, ‘우리나라 지리’, ‘인류 생활과 자연환경’과 같이 문교부에서 제정한 중등학교 사회생활과 지리 부문 교수요목에 따라 편찬한 것이다.”로 시작하는 저자의 머리말과 차례가 동일한 교과서이다. 다만, 1951년 발행본부터 6.25 한국전쟁과 관련하여 ‘9장 이웃 나라의 현 정세’ 2쪽이 추가되었을 뿐이다. 이들의 교과서 표지에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지리학 교실 대표’가 표기된 점이 다른 교과서와 구별되는 특징이다.

김원숙의 검정교과서 『중등 사회생활과 지리 이웃 나라』는 1949년 8월에 검정, 9월 연학사에서 처음 발행되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은 중등학교 사회생활과 지리부의 교과서로서, 문교부 제정의 교수요목과 세목에 의거하여 엮은 정식 교과서임을 명시하고 있다. 책의 판권 사항에 의하면, 당시 저자는 ‘서울중학교’ 교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원숙의 검정교과서는 1952년 조문사 발행본까지 2종이 발견된다. 저자의 교과서 2종의 차례는 동일하지만, 1952년 발행본에서 본문 내용의 보충이 이뤄졌고, 차례에 표기되지 않은 9장(최근의 이웃 나라의 정세와 우리의 각오) 4쪽이 추가되었다. 1952년 발행본이 5판으로 표기된 것으로 보아, 1950년과 1951년 발행본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부성의 교과서는 1949년에서 1953년 발행본까지 4종이 발견된다. 저자의 1949년 발행본에는 ‘문교부 검정필’에 관한 내용이 표기되지 않았다. 1950년 발행본에 ‘문교부 검정됨(검정효력연장월일 1950년 5월)’이 표기되어, 1949년에 문교부 검정을 득한 것으로 보이지만, 판권지 표기 사항이 미비하여 단정하기 어렵다. 현전하는 저자의 교과서 4종의 저자 머리말(시기 표기 없음)과 차례는 모두 같다. 1950년 발행본은 일부 내용이 수정, 보충되었지만 1949년의 차례를 그대로 표기하고 있어, 본문과 일치하지 않는다. 1952년 백영사 발행본은 본문 첫머리에 ‘머리말’이 추가되었고, 일부 내용이 보충되었지만, 전체적으로 본문 내용은 거의 같다. 쪽당 자간과 장평 등의 조절로 본문 분량이 증가하였다.

1949년 발행본에는 저자가 ‘이부성 지음’으로 표기되었지만, 1950년 발행본 판권지에는 저자가 정홍헌・이기성・이부성의 3인으로 표기되어 있다. 이들 3인은 1949년 『우리나라 지리』 교과서를 공저한 관계이지만(강창숙, 2019), 이러한 저자 표기는 당시의 혼란 상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1953년 발행본 판권지에 의하면, 이부성의 교과서는 1949년 3월 31일에 처음 발행되었고, 1950년 5월 20일에 ‘문교부 검정필’을 득하고, 1950년 3월 25일에 발행된 이후, 1951년 3월 10일, 1952년 3월 31일, 1953년 3월 31일까지 ‘수정 발행’된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1949년 발행본 서지사항과 불일치하기에, 어느 것이 정본 혹은 원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1952년과 1953년 발행본에서 6.25 한국전쟁과 관련된 단원이 추가되지 않은 것도 특이점이다. 이부성의 교과서는 1950년 발행본이 문교부의 검정을 받은 검정교과서이고, 이후의 발행본들은 1년 유효기간 단위의 문교부 검정을 받지 않은 무검정 교과서로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으로, 문교부 편수관이었던 이봉수・최흥준의 『중등학교 사회생활과 이웃 나라 지리』가 1952년 동국문화사에서 발행한 교과서가 현전한다. 속표지의 ‘문교부 검정필’에서 검정시기가 1952년 4월로 표기되어 있다. 교과서 앞표지에도 ‘전 문교부 편수과장’이 표기되어 있다. 1951년 이후에 발행된 검정교과서는 모두 마지막 장에 6.25 한국전쟁과 관련된 단원을 추가하고 있지만, 이 교과서에서는 관련 내용이 없는 것도 의문이다.

이상과 같이 현전하는 교수요목기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는 1949년 발행본부터 1955년 발행본까지 7종이 발견되고 있다. 이들 교과서에 표기된 내용을 근거로 할 때, 1949년 첫 번째 공식 검정은 9월 신학기를 사용을 목적으로 7월과 8월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문교부의 지리교과서 검정은 1952년까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저자들은 대학 교수, 문교부 편수관, 교사 등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의 근무지나 거주지 및 출판사 소재지가 ‘서울’이었다.

교수요목이 공포되었기에, 교과서명에 ‘사회생활과’는 필수로 표기되었지만, 학교급은 초급과 고급으로 구분된 중학교였기에, ‘중등’이나 ‘중학교’로 표기되었다. 이들 검정교과서는 교과서 종류를 대부분 ‘사회생활과 교과서’, ‘정식교과서’로 표기하고 있지만, 김원숙의 교과서만 유일하게 ‘지리과 교과서’로 표기하였다.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들의 크기는 최근 교과서에 비해 매우 작고(가로 14.8, 세로 21cm, 두께는 약 1cm 정도, A5 크기) 얇다.

3.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과 검정교과서 내용 체계

1)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의 내용과 특징

1948년 대한민국 문교부에서 발간한 지리 부분 ‘이웃 나라 생활’ 교수요목은 그림 1과 같이 단위-항목-세목의 체계로 제시되고 있다. 교수요목에서 구체적인 학습내용은 ‘설문식’ 세목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세목이 교수, 학습할 중심 내용이 아님을 강조하였다. 즉, ‘Ⅳ. 중학교 사회생활과 교수요목의 운영법’에서는 “5. 단위(單位) 중심으로 교수를 할 것. 교수는 각 단위 안에 들어 놓은 낱낱의 설문식 세목을 중심으로 할 것이 아니라, 각 단위를 중심으로 하여야 한다. 설문식 세목을 하나씩 또는 몇 개씩 묶어서 다루는 것도 그 단위에 나타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하였다.

https://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1-056-03/N013560307/images/geo_56_03_07_F1.jpg
그림 1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 일부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을 일반적인 교과서 내용체계인 대단원-중단원-소단원 형식으로 정리하면 표 3과 같다. 교수요목에서, 주요 지명이나 용어는 한자나 영문을 병기하고 밑줄이 표기되어 있지만, 표 작성의 편의를 위해 생략하였다. 이하에서, ‘자연 환경’이나 ‘울릉 도’와 같이 띄어쓰기는 현재의 맞춤법에 따라 수정하였지만, 교수요목이나 교과서 서술의 내용은 문화역사적 텍스트로서의 사료적 의미를 고려해 원문 그대로 옮겼다.

표 3.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의 내용체계

단위 항목 세목
-. 중화민국의 생활 Ⅰ. 중화민국의 자연환경
Ⅱ. 만주지방
Ⅲ. 화북지방
Ⅳ. 화중지방
Ⅴ. 화남지방
Ⅵ. 몽고지방
Ⅶ. 서장・청해・신강
Ⅷ. 전 중국 생활의 특이성
1. 위치 2. 지형 3. 기후
1. 지세와 기후 - 12. 우리나라와의 관계
1. 지세와 기후 - 12. 지역특산물
1. 지세와 기후 - 10. 사천분지의 지리적 가치
1. 자연환경 - 12. 해남도와 대만의 주민생활
1. 자연환경 - 7. 외몽고
1. 자연환경 - 8. 토지개척과 아시아의 인구문제 해결
1. 중국 국민성 - 4. 우리나라와의 관계
二. 인도의 생활 - 1. 위치와 지형-16. 네파알, 보우탄
三. 인도지나 및 말레이
제도의 생활
Ⅰ. 이들 지방의 자연환경
Ⅱ. 인도지나반도
Ⅲ. 말레이제도
Ⅳ. 필립핀
Ⅴ. 인도지나 및 말레이제도의
생활의 특이성
1. 지체구조와 지형 2. 기후
1. 지형과 기후 - 10. 문화 특색
1. 자연환경 - 10. 이 지방의 풍속
1. 자연환경 - 9. 국민성 및 서양 문화의 영향
1. 원시농업과 수상생활 - 5. 우리나라와의 관계
四. 오오스트랄리아 및
뉴우지일랜드의 생활
Ⅰ. 오오스트랄리아
Ⅱ. 뉴우지일랜드
1. 자연환경 - 10. 중요 도시의 특색
1. 자연환경 2. 농업과 목축업 3. 주민과 생활
五. 태평양제도의 생활 - 1. 태평양 제도의 형성 과정 - 8. 태평양 열국과의 관계
六. 일본의 생활 - 1. 자연환경 - 17. 우리 동포의 생활
七. 시베리아 및 중앙아시아,
코카사스의 생활
Ⅰ. 시베리아
Ⅱ. 중앙아시아 및 코오카사스
1. 지형과 기후 - 7. 우리나라와의 관계 및 우리 동포 이주 배경
1. 스텦의 생활 2. 산업 3. 코오카사스의 석유 4. 주민생활
八. 서남아시아의 생활 Ⅰ. 아프가니스탄 및 이란
Ⅱ. 이락, 아라비아, 시리아
Ⅲ. 터어키
1. 자연환경 - 11. 중심 도시
1. 자연환경 - 12. 목축과 농업
1. 자연환경 - 5. 유우롭 터어키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은 중화민국에서 서남아시아에 이르는 8개 단위(대단원)로 구성되었으며, 지리적 범위는 아시아, 오세아니아 대륙 및 태평양 지역이다. 8개 단위는 국가나 지역별로 구성되었지만, 교과서 내용으로 서술되는 ‘세목’은 국가별, 지역별로 양적 편차가 매우 크다. 이웃 나라의 중심이 되는 아시아 지역은 동북→남부→동남→중앙→서남아시아 순으로 배열되고 있지만, 일본은 예외적으로 6단원에 후속 배치하였다. 이는 당시 교육의 주요 정책이 일제 잔재의 척결이었던 상황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5)

각 지역은 주요 국가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각 지역이나 국가의 생활에 대한 소단원 내용은, 자연환경(위치, 지형, 기후) 특성을 간단하게 개략하고, 자원, 산업, 도시, 교통, 문화, 주민생활 등의 인문지리 주제나 쟁점 중심으로 구성되었다(강창숙, 2017). 이러한 내용체계는 문교부 교수요목에서 제시된 ‘(1) 지리 부분 교수상의 주의’에 따른 것이다(문교부, 1948, 9).

즉, 『이웃 나라 지리』는 ‘학생들이 어떤 지역이나 국가의 모든 지리적 현상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각 국가나 지역별로 내용을 배열하고, 각 지역의 특성이나 주민생활의 특성은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인문환경을 이해하며, 인문지리 현상의 본질이나 원인을 자연환경과의 인과관계로 접근하고, 이해하도록 구성되었다.

요컨대, 『이웃 나라 지리』 교수요목은 아시아 대륙, 인문지리 중심의 지역지리로, 중국에 대한 비중이 매우 높게 구성되었다. 중국을 제외한 각 지역은 주요 국가의 자연환경(위치, 기후, 지세 등)과 이를 바탕으로 한 인문환경(문화, 산업, 지하자원, 주민과 생활 등)을 세목으로 구성하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우리 동포의 생활이나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세목으로 구성하였다.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이웃 나라’의 범위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문교부 교수요목이 공포되기 전에 발행된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 내용체계와 1차 교과과정기 『다른 나라 지리』 교육과정을 비교해 보아도, ‘태평양 지역’을 교수요목으로 구성한 것은 예외적이다(표 4). 초급중학교 역사의 경우, 이웃 나라는 아시아, 그 외 지역은 먼 나라로 구분하였다.

표 4와 같이 당시 ‘이웃 나라’의 지리적 범위에 대한 지리학계의 인식은 시베리아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이었으며, 후속된 1차 교과과정기 『다른 나라 지리』 지도내용에서 ‘태평양과 오스트레일리아’ 지역은 아메리카와 함께 마지막 장으로 제시되었다(문교부, 1955). 앞에서 논의한 바와 같이 미군정 긴급조치기에 지리과는 ‘교실에서 무엇을 어떻게 교수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중점으로 교수요목에 대한 논의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 미군정기 중등학교 지리과 교수요목은 광복 직후 지리학계에서 자발적으로 만든 것과 미군정청 학무국에서 시작하여, 대한민국 문교부가 공포한 교수요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지리학계의 교수요목은 임시교과서 내용체계로 반영되었고, 문교부 교수요목 제정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6)

표 4.

『이웃 나라 지리』 임시교과서의 내용체계

저자 정갑(1947) 오준영(1947) 박노식(1947) 제1차 교과과정(1955)
『다른 나라 지리』 지도내용
내용
체계
・머리말
・제1편 서론
・제2편 아시아
제1장 동부 아시아
제2장 북부 아시아
제3장 남부 아시아
제4장 서부 아시아
제5장 총괄
・제3편 결론
・부록(조선 민족의 해방을
위하여 결정된 국제적 협약)
첫째 중국
둘째 인도지나 반도
셋째 호아 지중해
넷째 독립국으로 된 피릿핑
다섯째 인도
여섯째 중앙, 서남 아시아
일곱째 일본
여덜째 시베리아
・總說
・1章 東部亞細亞
・2章 東南亞細亞
・3章 西南, 中央亞細亞
・4章 北部亞細亞, 西伯利亞
(1) 아시아의 여러 지역
(동부, 동남, 서남아시아)
(2) 유럽과 아프리카
(서구 및 남구, 소련 및 동구,
아프리카)
(3) 아메리카와 태평양
(미국 및 캐나다. 라틴아메리카,
태평양과 오스트레일리아)

이러한 맥락에서 ‘태평양과 오스트레일리아’가 ‘이웃 나라’에 포함된 것은 특이하고, 당시 논쟁 대상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유사한 세계 지역 구분은 교수요목기 직전의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는 일제강점기 『初等地理』 교과서에서 발견된다. 즉, 조선총독부에서 1944년에 6학년용으로 발간한 『初等地理』는 세계지리에 해당하는 것으로, 세계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중국, 인도차이나, 동인도와 필리핀, 인도와 인도양, 서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태평양과 그 외 섬들)과 그 외 세계(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유럽과 아프리카)의 2개 지역으로 대분하고 있다(사희영, 2017).7)

매우 불편하지만, 교수요목기 세계지리 과목을 ‘이웃 나라’와 ‘먼 나라’로 구성한 지리적 범위에 대한 흔적은 일제강점기 막바지인 ‘제3차 조선교육령’ 시기의 초등지리 교과서에서 발견된다. 교수요목기 지리교육은 일제 잔재 척결이 주요 쟁점으로 실행되었지만, 지역구분에서는 일제의 흔적이 공존했던 혼란기였다.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에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이웃 나라’의 범위로 설정함에 대한 저자들의 설명은 4개 유형으로 나타났다. 첫째, ‘이웃 나라’의 범위를 아시아 중심의 전통적인 인식에 바탕을 두면서, ‘태평양 지역’을 아시아에 면해 있는 광대한 해양으로 설명하는 경우이다. 박노식(1949)과 노도양(1949)의 교과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 교과서에서 “이웃 나라는 주로 아시아주를 말하고, 그 외 대양주를 포함하였다.”고 서술하고 있으며, ‘대양주’ 지역은 ‘대부분이 미개지’라는 설명과 함께 ‘경제적, 정치적, 군사・교통상’ 우리나라에 중요한 지역으로 설명하였다. 둘째, 아시아와 태평양을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과 해양이라는 지리적 특성을 설명하면서, “태평양 중심 시대가 도래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로 정갑(1949)의 교과서 대표적이다. 셋째, 예로부터 우리나라와 관계가 깊거나 국경이 닿아 있는 경우를 ‘이웃 나라’로 설명하면서, 편의상 ‘우리나라 앞바다’인 ‘태평양 지역’을 포함한다고 설명하는 경우로 김원숙(1949)의 교과서가 대표적이다. 마지막은 ‘이웃 나라’를 ‘거리가 가까운 나라’라는 언어적 의미로 단순하게 설명하면서, 대양주를 가까운 곳으로 포함한다고 간단하게 언급하는 경우로 나머지 3종이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당시 교과서 저자들은 ‘이웃 나라’의 범위를 아시아 중심의 전통적인 관점에서 인식하고 있었으며, ‘태평양 지역’은 편의적으로 포함되는 범위로 설명하였다. ‘이웃 나라’의 지리적 범위에 대한 학계나 저자들의 공유된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2)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내용체계와 특징

1949년 이후에 검정, 발행된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7종의 초기 발행본 내용체계를 비교하면, 교수요목에서 제시한 8개 단위를 대단원으로 편성한 경우(표 5)와 그렇지 않은 경우(표 6)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7종 검정교과서의 초기 발행본 표지는 그림 2, 3, 4, 5, 6, 7, 8과 같다.

표 5.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내용체계(1)

최복현 외 2인(쪽수) 김원숙(쪽수) 이부성(쪽수)
머리말(1)
차례(2)
머리말(2)
차례(2)
머리말(1)
차례(2)
머리말(2)
1. 중화민국의 생활(53)
서설(2)
제1장 중화민국의 생활(70)
一. 중화민국의 생활(74)
2. 인도의 생활(12) 제2장 인도의 생활(10) 二. 인도의 생활(22)
3. 인도지나 및 말레이제도의 생활(16) 제3장 인도지나 및 말레이제도(24) 三. 인도지나반도 및 말레이제도의 생활(19)
4. 오오스트랠리아 및 뉴우지일랜드(9) 제4장 오오스트랄리아 및 뉴우지일란드의 생활(10) 四. 오스트라리아 주(7)
5. 태평양제도의 생활(5) 제5장 태평양제도의 생활(5) 五. 태평양제도(2)
6. 일본의 생활(14) 제6장 일본의 생활(13) 六. 일본의 생활(6)
7. 아시아 쏘련의 생활(13) 제7장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및 코오카셔아의 생활 (9) 七. 북부 아시아(7)
8. 서남아시아의 생활(10)
(본문 134쪽)
제8장 서남아시아의 생활(10)
(본문 151쪽)
八. 서남아시아(13)
(본문 150쪽)
표 6.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내용체계(2)

노도양(쪽수) 정갑(쪽수) 박노식(쪽수) 이봉수・최흥준(쪽수)
차례(2) 머리말(2)
차례(2)
머리말(1)
차례(6)
머리말(3)
차례(3)
서론(1)
제一장 아시아주의 자연환경은
대체로 어떠한가?(3)
시작하는 말(2)
제1장 중화민국의 생활(59)
서설(1)
一. 중화민국(77)
제一장 중화민국의 생활(59)
제二장 중화민국의 생활(82) 제2장 일본의 생활(20) 二. 인도(14) 제二장 만주 및 기타 지방(21)
제三장 인도의 생활(17) 제3장 인도의 생활(11) 三. 인도지나 반도 및 인도네시아(21) 제三장 인도의 주민과 생활(14)
제四장 인도지나와 말레이제도 (34) 제4장 인도챠이나 및 말레이
제도의 생활(18)
四. 오오스트라리아 및
태평양 제도(18)
제四장 남동 아시아의 주민(18)
제五장 일본의 생활(16) 제5장 시베리아 및 중앙아시아・
코오카시아 지방의 생활(12)
五. 일본(15) 제五장 일본의 주민과 생활(13)
제六장.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코오카사스의 생활(8)
제6장 서남 아시아의 생활(16) 六. 시베리아 및 중앙아시아
코카시아(10)
제六장 아시아 소련의 주민과
생활(9)
제七장 서남아시아의 생활(21) 제7장 아시아의 특이성(10) 七. 서남아시아(9)
(본문 165쪽)
제七장 남서아시아의 주민과 생활(14)
제八장 다시 일어나는 아시아(4) 제8장 오오스트라리아 및
뉴질랜드의 생활(14)
- 제八장 대양주의 주민과 생활(9)
(본문 157쪽)
제九장 대양주의 생활(13)
(본문 199쪽)
제9장 태평양 제도의 생활(8) -
- 끝말 (2)
(본문 1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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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노도양(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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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정갑(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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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박노식(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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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최복현 외 2인(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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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김원숙(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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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이부성(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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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이봉수・최흥준(1952)

교수요목에서 제시한 8개 단위와 항목을 대단원과 중단원으로 편성한 경우는 김원숙(1949)의 교과서 1종뿐이다. 최복현 외 2인(1949)과 이부성(1950) 교과서의 대단원 구성은 교수요목의 단위를 따르고 있지만, 중단원 내용부터는 각기 다르게 구성되었다. 나머지 4종은 대단원 제시 순서와 주제부터 교수요목을 따르지 않았다. 이러한 현상은 당시 ‘교수요목’에 대한 이견이 많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김원숙은 ‘저자 머리말’에서 “기술의 순서는 원칙적으로 교수요목의 순서에 따랐다. 이 점에 있어서는 저자로서 견해를 달리하는 바가 없지 않으나, 교수요목을 제정한 분들의 정신을 살리기 위하여 그대로 따른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7종 교과서 대부분이 교수요목의 단위-항목-세목을 대단원-중단원-소단원으로 변환하여 위계적으로 구성하고 있지만, 소단원 이하의 내용 구성 위계는 제각기 다르고, 위계적 구분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7종 모두 각 대단원별 서술 비중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중국의 서술 비중은 매우 높고, 인도와 일본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박노식의 교과서 대단원 주제는 교수요목에서 강조된 ‘생활’이 생략되었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중학교 사회생활과 교수요목에서는 ‘단위 중심으로 교수를 할 것’을 강조하고 있음에도(문교부, 1948, 4), 검정교과서 대단원 구성에서는 교수요목의 ‘단위’가 엄격하게 준수되지 않았지만, 당시 교과서 검정에서 교수요목 단위 순서 변경이나 추가는 허용되는 사항이었다. 즉, 1949년 3월에 발표된 문교부의 ‘교재 검정 요령’에서는, “요목의 경우 문교부에서 제시한 순서는 바꾸어도 무방하고, 보충은 할 수 있어도 삭감할 수는 없음”으로 제시하고 있다(강창숙, 2019, 47).

이들 7종 검정교과서 초기 발행본의 내용체계 비교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문교부 교수요목에서 명시적으로 제시한 단위의 순서나 주제를 따르지 않고 재구성한 현상이다. 가장 뚜렷한 현상은 ‘일본’과 ‘오오스트랄리아 및 뉴우지일랜드의 생활’ 단원의 제시 순서를 따르지 않은 경우이고, 제시된 단위를 통합하거나, 새로운 단위를 추가하는 것이다. 교수요목을 따르지 않은 4종 교과서에서는 일본의 제시 순서가 각기 다르고, ‘교수요목’에서 제시되지 않은 ‘아시아의 특이성’, ‘아시아주의 자연환경’, ‘다시 일어나는 아시아’ 등의 단원을 새롭게 구성하거나, 중국을 2개 대단원으로 구성하였다.

둘째, 지명 표기가 다양하게 이루어진 현상이다. 특히 교수요목의 ‘시베리아 및 중앙아시아, 코카시아’는 ‘아시아 소련’이나 ‘북부 아시아’로, ‘인도지나반도 및 인도네시아’는 ‘남동아시아’, ‘서남아시아’는 ‘남서아시아’ 등 다양한 지명으로 표기되었다. 뿐만 아니라, ‘터어키, 토이기, 투르크, 아시아 털기’ 등 국명도 제각각으로 표기되었다. 당시 저자들은, 지명 술어가 미정이라, 일반적으로 각국의 통어를 중심으로 어원에 충실하게 하였다. 그러나 중화민국에 있어서는 우리가 알 수 있게 국문으로 고쳤다거나(박노식, 1949, 머리말), 국명과 지명을 될 수 있는 한 원명을 쓰기에 노력하였고(이부성, 1950, 머리말), 중국과 일본의 지명은 외국 지명이 통일안이 결정될 때까지 한자음대로 쓰는(최복현 외, 1949, 머리말) 등 지명은 교과서별로 각기 다르게 표기되었다.

셋째, 문교부 교수요목에서는 국가지(國家誌) 체계로 구성되었던 근대지지처럼 국가 중심으로 단위를 제시하고 있지만, 교과서에서는 ‘아시아주’, ‘남동아시아’, ‘아시아 소련’, ‘대양주’ 등과 같이 지역별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각 국가나 지방별 학습 항목의 획일적 구성에서 벗어나 지역 특성 이해를 위한 주제별 접근이 시도되었다.

마지막은 근대지지의 내용 구성과 서술 방식의 계속이다. 문교부 편수관을 지낸 이봉수・최흥준의 교과서는 본문의 50% 정도가 중국에 대한 것이고, 나머지 교과서도 중국의 서술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중국 다음에 서술되었던 일본은 뒷부분에 어색하게 배열되었지만, 서술 내용의 비중은 여전히 높다. 교과서 본문을 구성하는 소단원의 서술 방식은 근대지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항목별 사실 중심의 나열이 지배적이다.

당시 교과서 저자들은 모두 ‘지리적 사실의 나열’ 문제를 크게 의식하여 ‘지리학의 과학적 근거를 밝히고(이부성, 1949, 머리말)’, ‘자연과 인문과의 관계를 배우는 이로 하여금 발견케 하여 귀납적으로 통괄하였으며(김원숙, 1949, 머리말)’, ‘설명적 서술 방법을 가지고 알기 쉽게(정갑, 1949, 머리말)’ 서술하는 데 중점을 두었고, “기술은 다만 나열적으로 하지 않고, 될 수 있는데 까지는 설명적으로 하였다(김원숙, 1949, 머리말)”고 밝혔다. 이처럼 저자들은 지리적 현상이나 지리적 과정을 과학적, 인과적으로 설명하고, 지역을 종합적으로 설명해야 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제 서술은 근대지지의 사실 나열 중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그림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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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본문 사례(정갑, 1949, 40-41)

3)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단원 구성과 시각자료의 유형

당시 중학교 사회생활과는 ‘사람과 자연환경 및 사회환경과의 관계를 밝게 인식시켜, 올바른 사회생활을 실천 체득하게 함으로써, 민주주의 국가의 성실 유능한 국민이 되게 함’을 목적으로 제시하였다. 이에 교과명도 유래 없이 독특한 ‘사회생활과’로 명명되었고, ‘교수요목의 운영법’에서는 ‘민주주의적 교수를 할 것’을 주요 사항으로 제시하였다.

즉, ‘생도 본위의 민주주의적 교수’를 위해서, ‘교수요목이 설문식’으로 제시되었고, ‘종전과 같이 선생이 먼저 교재 내용에 있어서 가치 판단을 하여 명령적으로 가르치는 단안적(斷案的) 명령적 교수법’을 지양하고, ‘생도들에게 이들 문제를 제시하여 교수를 진행시키고’, ‘생도들은 생활에 있어서 구체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자발적 활동을 통해서 사회생활에 관한 참된 이해와 지식을 갖도록’하는 것이 교수요목 운영법의 주요 사항으로 제시되었다(문교부, 1948, 3-4).

미군정청 학무국과 미국 교육 고문단의 의견으로 결정된 ‘사회생활과’ 도입과 중등학교 지리와 역사를 사회생활과로 통합하려는 계획에 대해 일선 학교의 교사 및 지리학계와 역사학계의 저항이 거세었다. 이들의 저항으로 지리・역사・공민으로 분과하여 시간 배당과 교수요목 개발이 이루어졌다(이찬, 1977, 24). 교수요목은 분과 체제로 개발되었지만,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 내용 구성과 서술에서는 ‘민주주의적 교수’를 위한 형식이 도입되었다. ‘사회생활과’에 대한 당시 지리교과서 집필자의 인식은 다음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

“과거 식민지 착취 압박적 주입교육을 받아 나려 오든 우리 조선 겨레는 여기에서 해방되어 자유로 자기의 개성과 양심에 빛이여 진리를 아무 제약도 구속도 없이 연구할 수 있고, 자유로 피교육자의 대다수의 의욕이 오른 동향에 따른 민주주의 교육으로 전환하려는 이 변혁기에 처한 조선 교육계에 있어 새로히 제정된 사회생활과란 무엇인가? 또 사회생활과와 지리교육과의 관련성은 어떠한가? 함에 대하여 교육계에 심각히 생각할 연구 현안이라고 생각된다.

…대저 필자는 사회생활과라 함은 교육학적 또는 심리학적으로 본 학문연구의 또는 학문 교수법의 방법론에 대하야 말함이요. 결코 사회생활과란 신학문이 새로이 생김이 아님을 말하고 싶다. 즉 과거의 암기적 지리교육은 피교육자로 하여금 이해하기 어렵고 교육적 능률과 가치가 적음을 지적할 수 있나니 이러한 과거 구 지리학적 분과적 암기 교육에서 우리 일상 사회생활에 빛이여 학문을 체험적 이해 밑에 지리적 학문을 연구시키자는 교육학적 청어(淸語)이요. 사회생활과란 새로운 논리적 체계 밑에 생긴 분과적 학문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환언하면 중등학교 사회생활과 지리교육은 과거 기성 체계가 세워진 지리학의 학구적 학적 체계 그대로 단순히 전수할 뿐이 그 능사가 아니라 지리학의 본질과 방법론과의 형식적 연구와 또 아울러 지리학적 결실인 문화재를 일상생활에 연관시키여 피교육자가 이해하기 쉬웁게 흥미에서 이를 유도시키고 또 의문의 해결해 가는 사이에 지리학의 형식과 실질을 도야시키여 이로써 피교육자의 사회생활에 있어 능히 개인으로서 잘 살아나갈수 있고 또 나아가 자기가 살고 있는 사회를 유익하게 하는 의무와 책임감을 지킬수 있으며 과학적 합리적 창조적인 인간을 육성하도록 교육함을 사회생활과에 있어서의 지리교육이라고 생각된다.”(오준영, 1947, 머리말).

이처럼 당시 ‘사회생활과’는 신학문 분야가 아니라, ‘교육학적 혹은 (교육)심리학적 교수법’이라는 방법론으로 이해되었고, 이는 지리교육이 과거의 교사 중심 암기식(주입식)에서 벗어나, 피교육자인 학생들의 의욕, 흥미, 일상생활에서 체험적 이해 등을 중시하는 ‘민주주의 교육’ 방식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인식은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의 체계적인 내용 구성과 풍부한 시각자료의 제시라는 형식적 특성으로 나타났으며, 저자별로 정리하면 표 7과 같다.

이들 7종 검정교과서의 본문은 한자나 영문을 병기한 한글로 서술되었으며, 지명, 인명, 민족(혹은 인종), 종교 등에는 밑줄을 표기하였다. 이러한 표기는 근대계몽기 『만국지지』 교과서에서 이뤄졌던 방식이다. 교과서 본문 분량은 134쪽에서 199쪽까지 저자별로 차이가 크다. 대부분 대-중-소-학습주제로 체계화하여 내용을 구성하였지만, 이봉수・최흥준의 교과서는 체계적이지 못하고 ‘항목별 사실 나열’로 서술되었다. 반면에 모든 문장을 “중국은 고대 문화가 발달된 나라의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도 역사가 깊지만, 중국에 비하면 짧은 편입니다.”의 경어체로 서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내용이 생도 본위인가, 아닌가” 등과 같은 ‘교재 검정 요령’과 학습자 흥미를 고려한 ‘민주주의적 교수’를 의식한 현상의 하나로 생각된다.

‘민주주의적 교수’를 위한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 내용 구성과 서술에서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은 대단원이나 중단원 마무리로 학습자의 ‘문제 해결’ 능력을 위해 ‘문제’를 제시한 것과 다양한 시각자료를 풍부하게 제시한 것이다.

1949년 이전의 임시교과서와 검정교과서 내용체계에서 가장 큰 차이는 ‘단원 마무리’ 부분이다. 5종 교과서에서는 ‘익힘’, ‘설문’, ‘연습’ 등의 형식으로 문제를 제시하고 있지만, 교수요목의 ‘설문’을 그대로 옮기거나, 매우 지엽적이거나 광범위한 논술을 요구하는 문제를 제시하는 등 형식적인 요건 충족에 그치는 측면이 한계점이었다(표 7).

표 7.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단원 구성과 시각자료 유형

저자
(발행년도)
본문 구성 단원 마무리 시각 자료
노도양
(1949)
・대・중・소단원 (중단원 마무리) ◀익 힘▶
・단원에 따라 불규칙하게 제시
・Ⅱ. 만주지방에서 처음 제시
1. 만주지방의 자연환경은 어떠한가?
・지도(82), 사진(49), 그림(45), 그래프
(9), 통계표(8), 총 193종/본문 199쪽
정갑
(1949)
・(시작하는 말), 대・중・소
단원, 학습주제, (끝말)
(대단원 마무리) 【설문】
① 중국 국민성의 특이성은 어떠하며 그것은
어찌하여 그렇게 되었는가?
⑤ 우리나라와의 관계는 어떠한가?
・지도(131), 통계표(53), 그림(30), 그래
프(26), 사진(5), 총 245종/본문 172쪽
박노식
(1949)
・대・중・소단원 (중단원 마무리) (연습)
・단원에 따라 불규칙하게 제시
・Ⅱ. 만주지방에서 처음 제시
1. 만주 지방의 생활과 우리나라 생활을 비교하여라.
・지도(113), 그림(16), 그래프(9), 통계
표(1), 총 139종/본문 165쪽
최복현 외
(1949)
・대・중・소단원, 학습주제 (중단원 마무리) (제목 없음)
1. 중국은 위치의 영향을 어떻게 받고 있는가?
(대단원 마무리)
(1) 넓은 국토와 많은 인구와 풍부한 자원을 가진
중국은 어째서 강력한 국가를 이루지 못했는가?
・지도(112), 그래프(38), 통계표(15), 사
진(9), 그림(8), 총 182종/본문 134쪽
김원숙
(1949)
・대・중・소단원 (대단원 마무리) 【익힘】
(1) 중국의 지세, 기후, 산업과 우리나라의 그것과의
차이를 들어서 설명하라.
・지도(78), 그림(22), 통계표(4), 그래프
(1), 총 105종/본문 151쪽
이부성
(1950)
・대・중・소단원, 학습주제 ・해당 내용 없음 ・지도(74), 사진(37), 통계표(6), 그래프
(5), 그림(4), 총 126종/본문 150쪽
이봉수・
최흥준
(1952)
・대・중・소단원 ・해당 내용 없음 ・그림(84), 지도(38), 통계표(2),
총 124종/본문 157쪽

지리적 환경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문 현상의 관계를 설명하는 지리교과서 내용은 학습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다양한 시각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7종 교과서에서 제시되는 시각자료의 종류나 양적 분량도 차이가 크다. 제시된 시각자료의 종류가 가장 적은 김원숙의 교과서에서는 지도(78), 그림(22), 통계표(4), 그래프(1)의 4개 유형이 105종 제시되었다. 그림은 주로 인물이나 경관을 선화(線畫)로 그린 것이고, 그래프는 중국 주요 도시의 기후를 비교한 그래프가 유일하게 제시되었다.

가장 많은 시각자료를 제시한 정갑의 교과서는 지도, 간단한 통계표, 인물이나 동식물을 그린 그림, 간단한 그래프(원, 막대그래프), 내용 파악이 어려울 정도로 선명도가 낮은 사진 등 5개 유형의 시각자료가 제시되었다. 다른 교과서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통계표는 면적과 인구, 곡물 생산액, 수입과 수출액, 하천 길이, 강수량과 기온, 인구 분포, 철도 길이 등 다양하게 제시하였다. 총 245종의 시각자료가 제시되고 있어, 본문 1쪽당 약 1.4개의 자료가 제시되고 있는 셈이다.

검정교과서에서 가장 많이 제시된 지도는 주로 간단한 행정구역이나 일반 지형을 나타낸 지도, 주요 산물이나 자원의 분포와 이동을 나타낸 것이었으며, 교과서에 따라 표기 내용이 단순한 것부터 매우 복잡한 것까지 가장 다양하게 나타났다. 그림이나 사진은 주로 인물, 주요 산물, 경관을 나타낸 것이 대부분이다. 지도와 그림은 펜으로 모사한 선화이다(그림 9).

사진의 대부분은 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해상도가 낮다. 그림의 대부분은 사진을 선화로 모사하거나 단면도나 모식도를 선화로 그린 것이다. 그래프는 원, 막대, 선, 기후 그래프의 4개 유형이 제시되었지만, 대부분 원이나 막대그래프이다. 통계표는 정갑의 교과서를 제외한 나머지의 대부분은 지역별 면적과 인구에 대한 것이다. 노도양과 이부성의 교과서에서 제시되는 사진의 일부는 동일하다. 당시 사진은 구득이 어려운 자료였기에 저자 혹은 출판사별로 공유되었거나, 동일 문헌에서 복제한 것으로 보인다.

4. 정리 및 결론

『이웃 나라 지리』는 교수요목기 초급중학교 사회생활과 1학년 필수로 편제되었던 과목명이자 교과서명이다. 교과서가 발행되고 수업이 실행되었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 발행 상황을 조사하고, 현전하는 검정교과서의 내용체계를 분석하여, ‘이웃 나라 지리’ 교육의 내용과 특징을 고찰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교수요목기 초급중학교 지리 과목이 이웃 나라→먼 나라→우리나라 지리의 순으로 편성된 것은 근대 이후 지리교육의 계열성을 벗어난 독특한 구성이었다. 당시 국민학교와 계열성을 고려한다면, 초급중학교 지리는 우리나라→이웃 나라→먼 나라 순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이웃 나라’의 범위가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으로 구성되었다는 점도 특이점이다. ‘이웃 나라’의 범위에 태평양 지역을 포함한 흔적은 일제강점기 막바지인 ‘제3차 조선교육령’에 의거한 초등지리 교과서에서 발견된다. 교수요목기는 일제 잔재 척결이 지리교육의 주요 쟁점으로 실행되었지만, 일제의 흔적이 공존했던 과도기이자 혼란기였다.

둘째, 교수요목기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는 임시교과서와 검정교과서로 구분된다. 임시교과서는 정갑(1947, 1948), 오준영(1947), 박노식(1947, 1948), 김원숙(1948)의 교과서 4종이 현전한다. 오준영(1947)의 교과서만 ‘인정’을 득했고, 나머지 3종은 학계에서 자율적으로 편찬한 임시교과서였다.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는 대한민국 문교부의 교과서 검정과 통제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49년부터 1955년 발행본까지 저자별로 7종의 검정교과서가 현전한다.

셋째, 7종 검정교과서 초기 발행본 중에서 교수요목에서 제시한 8개 단위와 항목을 대단원과 중단원으로 편성한 경우는 김원숙(1949)의 교과서 1종뿐이다. 최복현 외(1949)와 이부성(1950) 교과서의 대단원 구성은 교수요목의 단위를 따르고 있지만, 중단원 내용부터는 각기 다르게 구성되었다. 나머지 4종은 대단원 제시 순서와 주제부터 교수요목을 따르지 않았다. 7종 모두 대단원별 서술 비중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중국의 서술 비중은 매우 높고, 인도와 일본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넷째, 당시 교과서 저자들은 ‘지리적 사실의 나열’ 문제를 크게 의식하여 ‘지리학의 과학적 근거를 밝히고, 지리적 사실의 나열을 지양하고,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지역을 종합적으로 설명해야 함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제 서술은 근대지지의 사실 나열 중심의 서술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이웃 나라 지리』 검정교과서 내용 구성과 서술에서 나타나는 뚜렷한 특징은 대단원이나 중단원 마무리로 학습자의 ‘문제 해결’ 능력을 위해 ‘문제’를 제시한 것과 지도, 그림, 사진, 통계표, 그래프 등의 시각자료를 풍부하게 제시한 점이다. 이는 사회생활과에서 강조한 학생 중심의 ‘민주주의적 교수 방식’을 반영한 것으로, 임시교과서 내용 구성과 차별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상과 같이 『이웃 나라 지리』 교과서 발행 사항과 내용분석을 통해서, 교수요목기 ‘이웃 나라 지리’ 교육은 근대지지의 전통, 일제강점기 지리교육의 흔적이 공존하는 혼란기이자 과도기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시기 문교부의 ‘교수요목’은 오늘날의 ‘국가 교육과정’과 같이 교과서 편찬에 엄중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각 교과서는 저자의 지리학 이해나 지리교육 인식 정도에 따라 내용체계나 서술 방향이 다르게 구성되었다. 오늘날 지리교과서에 비해 다양한 ‘검정교과서’가 발행되었다. 역설적으로 ‘검정교과서’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다양성’이 나타났던 시기였으며, 이러한 다양성은 당시 지리교과서 저자들의 학문적 이력과 지리 철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웃 나라 지리’는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의 2과목 인식에서 벗어나 가칭 ‘아시아 지리’를 설정하는 3과목 혹은 3원 체제의 지리교육과정 구성의 의미와 필요성도 실증한다.

교수요목기에는 검정교과서와 함께 학습자의 지리 학습 필수 교재인 지리부도 또한 문교부 검정교과서로 발행되었다. 박노식이 1952년 동국문화사에서 발행한 『중등 사회생활과 이웃 나라 지도』, 이상만이 1954년 홍지사에서 발행한 『중등사회생활과 새로운 이웃 나라 지도』, ‘최복현 감수’로 민중서관에서 1955년에 발행한 『중등 사회생활과 세계 지리부도(우리나라・이웃나라・먼나라 종합판)』 등이 ‘문교부 검정필’을 득한 지리부도로 현전한다. 이에 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

교수요목기 교과서 대부분은 박물관의 유물로 관리되고 있다. 최근 여러 (교육)박물관에서 옛 교과서를 적극적으로 수집함에 따라 개인 소장으로 묻혀 있던 교과서들이 발굴되고 있으며, 관련 정보가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자료와 정보의 제한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교수요목기 전후의 지리교육에 대해 근거 있는 설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본 연구 과정에서 분석 대상인 임시교과서와 검정교과서들은 어느 것이 정본 혹은 원본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으며, 최근 편집본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발견할 수 있었다. 당시 교과서 발행 상황에 대한 조사, 분석과 다각적이고 교차적인 서지 사항 검증이 이뤄지면 이러한 문제도 해결될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외연은 1945년 광복 이후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전통 교육에서 개화기 근대적 교육법령에 따른 교육과정과 일제강점기 식민교육까지 장대하다. 지리과 교육과정도 마찬가지이지만, 근대계몽기 일부와 1945년 이후에 한정되고 있다. 근대와 일제강점기 지리교육에 대한 학사적 고찰은, 우리나라 지리교육사 정립과 함께 어떤 지리 철학과 내용들이 도입, 계승되었으며, 지리교육으로 실행되었는지를 설명하고 반성하는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이 크다.

1) 당시 국민학교 교수요목은 1학년 가정과 학교→고장 생활→여러 곳의 사회 생활(우리 지방과 세계 기후 지역별 생활)→우리나라의 생활(지리)→다른 나라의 생활(지리)→6학년 우리나라의 발달(역사) 순으로 구성되었다. 국민학교 지리 교수요목은 우리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다른 나라는 아시아→유우롭→아프리카→아메리카→대양주의 순으로 구성되었다(군정청 문교부, 1947a).

2) ‘교수요목’은 일제강점기에도 ‘교과 교육과정’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며(이종국, 2008, 112), 미군정기 사회생활과 교수요목은 오늘날 ‘교육과정 각론’이라는 칭하는 것과 같이 사회생활과의 교수방법과 내용 등을 포괄하는 형식적인 체제를 갖춘 교육과정 문서이다. 미군정청 학무국은 긴급조치기인 1946년 2월 21일 ‘교수요목 제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교과별 교수요목 제정과 교과서 편찬을 시작했다(강창숙, 2017). 첫 번째로 발간된 교수요목집(1)은 국민학교 이과, 중학교 과학과이고, 두 번째 교수요목집(2)는 국민학교 국어과, 중학교 국어과와 영어과이다. 세 번째로 발간된 교수요목집(3) 국민학교 산수과, 중학교 산수과에는 발간 시기가 1946년 11월 17일로 표기되어 있다(국가교육정보센터). 네 번째로 발간된 『초 중등학교 각과 교수요목집(4) 국민학교 사회생활과』는 군정청 문교부가 1946년 12월 7일에 제정, 1947년 1월 10일에 발간하였다. 중학교 사회생활과 교수요목은 대한민국 문교부가 1948년 12월 24일에 『초, 중등학교 각과 교수요목집(12)』로 발간하였다(군정청 문교부, 1947a; 문교부, 1948). 문교부 교수요목의 공포 이전에도, 지리학계에서 만든 교수요목이 있었으며(이찬, 1977, 24), 임시교재들이 수업에 사용되었다. 이처럼 당시는 학교에서 지리수업이 진행되면서, 교수요목 제정과 교과서 발간이 동시에 진행되었던 시기였기에, 교과서는 당시의 지리교육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3) 제1차 교과과정기의 교과서 검정은 1956학년도부터 사용할 교과서에 대한 것이었고, 1958년에 편찬, 사열이 완료되었다. 즉, 당시 문교부는 중학교 교과과정을 개정, 공포(1955. 8. 1)와 함께 검인정 교과서 편찬 방침을 발표하였다. 이어 1955년 10월 6일 ‘검인정 교과서 사열 기준’을 발표하고 1956년 2월 15일 합격본을 발표하기까지 불과 4개월 1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심사본 접수 마감은 1955년 12월 15일이었다. 당시에도 교과서 검정의 개발 기간 문제가 쟁점이 되었다.이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제1차 교과과정기는 각종 관련법 제정을 바탕으로 국정, 검정, 인정 교과서의 틀이 제도적으로 마련된 시기라는 의미를 갖는다. 1956년 2월 15일 중학교 사회생활과 검정 합격본은 62종, 인정 18종이고, 고등학교 사회생활과는 검정 28종, 인정 4종이다. 국민학교 사회생활과 고등 도덕은 국정으로 발행되었다(이종국, 2008, 179-195). 이 교과서들은 1956년 4월 1일 새 학기부터 사용되었다.

4) “필자는 천학비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발표하랴 함은 필자의 학교에 있어 사회생활과 지리편 “이웃 나라”를 여하히 취급하였으면 하고 시작 교재를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이 내용에 있어서 오류가 있음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건국 도상의 조선지리 교육계에 있서 연구자료로 하라는 것이 그 첫째요. 필자의 지리학 연구 도중에 있어 이로써 제현의 귀고견(貴高見)을 널이 받아 자기 편달의 이편으로 하랴는 동기에서 감히 세상에 발표한 것이오니 많이 귀교시(貴敎示)를 바라오며 끝으로 이 책자가 됨에 있서 서울대학교수 육지수선생 김종식선생 문교부편수국 편수관 이봉수선생 노도양선생 김진하선생 조선지도연구소 高碩均선생 서울중학교론(敎論) 박노식선생 기타 지리학회 제선생의 직접 또는 간접으로 지도하야 주심을 심심히 감사하게 여기며 삽입 지도 제도에 진력하여 주신 지질연구소 金鎭洙씨 표정(表幀)의 이상만씨에게도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단기 4280년 5월 죽암)”. (오준영, 1947, 머리말).

5) 교수요목기와 제1차 교과과정기 지리교과서에 반영된 일본의 이미지에 대한 심정보(2021)의 연구에 따르면, 이 시기 교과서는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 내용의 기술이나 이미지 표상은 독립 직후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한 한국인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고, 한국과 일본 간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지리교과서의 기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였다.

6) 1948년 8월 24일 平和日報 1면 광고에는 문영사 출판부에서 신학기 사회생활과 교과서 예약 주문을 광고하였다. 즉, 국립서울대학교 교수 金種式이 지은 ‘새요목 준거 이웃나라생활(역사)’을 ‘중학교 1학년용으로 내용은 새롭고 알기쉽고 자미잇는 그림도 많음. 菊版 마카오紙 사용’으로 광고하면서 9월 초순에 배본(配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서 1948년 12월 24일 사회과 교수요목이 공포되기 이전에 이미 교과별로 다양한 ‘교수요목’이 통용되었고, 문교부에서 진행하는 이른바 ‘새 교수요목’에 대한 내용도 관계자들은 널리 공유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학계 일반에서 공유되었던 (구)교수요목이 문교부 ‘새 교수요목’의 바탕이 되었고, 문교부가 이를 공표하기 이전에 교과서 저자나 학계에 공유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7) 이 교과서는 제3차 조선교육령에 따른 국민학교령(1941) 공포로 ‘충량한 황국민 양성’을 위해 일본과 조선의 교육내용 통합을 추진하던 시기에 공급된 교과서이다. 이 시기는 1937년 7월 중화민국을 침략하면서 중・일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동남아시아로 세력을 확장해 나갔고, 미국의 제재를 받게 되자 1941년 12월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폭격하면서 시작된 태평양전쟁이 본격화되었다. 이 시기에 일본은 ‘대동아공영권’ ‘동아협동체론’과 같은 담론을 형성하고, 이를 전쟁을 합리화하는 논리로 이용하는 한편, 일본의 국세를 과장하고, 태평양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고취하였던 전시체제 시기이다(사희영, 2017, 320).

Acknowledgements

교수요목기 교과서 구득과 열람에 도움을 주신 서원대학교 심정보 교수, 서원대학교 교육자료박물관, 한국교원대학교 교육박물관, 한밭교육박물관 학예연구사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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