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 선행연구
1) 인지거리의 개념
2) 인지거리의 공간적 탐색
3)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4) 한국의 도시 간 인지거리 연구
3. 데이터 및 분석 방법
1) 데이터
2) 분석 방법
4. 분석 결과
1) 다차원척도법
2) 교차분류다층모형 분석 결과
5. 결론
1. 서론
교통 인프라와 지역계획의 효과는 통행시간, 통행거리, 접근성과 같은 물리적 집계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인간은 거리를 객관적 물리량만으로 인식하지 않으며, 동일한 거리라도 멀고 가까움에 대한 감각은 사람마다 다르게 형성된다. 이러한 주관적 거리 인식은 목적지 선택, 지역 간 이동, 통행 행태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므로(Montello, 1997), 교통 인프라나 지역계획에 따른 물리적 거리의 변화가 사람들이 인지하는 거리의 변화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물리거리와 구별되는 이러한 주관적 공간 인식의 결과를 인지거리(cognitive distance) 또는 심리거리(psychological distance)라 한다(Briggs, 1972; Golledge, 1978; Montello, 1997). Tolman(1948)의 인지지도(cognitive map) 연구를 토대로 인간의 공간 인식과 실제 공간 사이의 괴리에 대한 탐구가 이어져 왔으며, 도시 구조, 장애물, 개인의 이동경험 등 다양한 요인이 인지거리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보고되어 왔다(Briggs, 1972; Golledge, 1978; Montello, 2009).
이러한 인지거리는 환경심리적 관심 변수에 머무르지 않고 공간 구조를 해석하는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김호정・정일호(2008)는 고속도로망 구축이 도시 간 심리거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인지거리가 교통 인프라 효과의 평가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였다. 최근에는 Manley et al.(2021)이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인지거리 영향 요인들의 가중치를 종합하여 26개 도시의 가로망과 랜드마크 자료에 적용하는 공간 모형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들은 주로 도시 내부 랜드마크 간 거리를 대상으로 하거나(Lee, 1970; Lloyd and Heivly, 1987; Ishikawa and Montello, 2006), 관광 목적지 선택과 인지거리의 관계를 탐색하는 등 인지거리를 공간 행태 분석의 맥락에서 다루어 왔으며(Ankomah et al., 1996; Lin and Morais, 2008), 인지거리 자체를 대상으로 그 결정 요인을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드물다. 국내에서도 김호정・정일호(2008) 이후 도시 간 인지거리를 다룬 연구는 없었으며,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 또한 부재하다.
본 연구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한민국 25개 주요 도시로 구성된 300개 도시쌍을 대상으로 2,732명의 응답자로부터 인지거리 설문 자료를 수집하였다. 먼저 다차원척도법(multidimensional scaling; MDS)을 통해 물리적 공간과 심리적 공간의 구조를 탐색적으로 비교하고, 이어 교차분류다층모형(cross-classified multilevel model; CCMM)을 적용하여 도시쌍 수준 요인과 개인 수준 요인이 인지거리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분석하였다.
2. 선행연구
1) 인지거리의 개념
장소 간의 직선거리(euclidean distance)와 네트워크 거리(network distance)는 개인의 인식과 무관하게 동일한 값을 갖는 객관적 물리거리(physical distance)이다. 반면 인지거리(cognitive distance)는 동일한 물리거리에 대해 개인마다 상이하게 인식하는 주관적 거리감을 의미하며, 목적지 선택과 이동 행태 등 공간 행태에 영향을 미친다(Briggs, 1972; Golledge, 1978; Montello, 1997).
Tolman(1948)은 쥐의 미로 학습 실험을 통해 동물과 인간이 환경에 대한 내적 공간 표상, 즉 인지지도(cognitive map)를 형성한다는 개념을 제안하였다. 그 후, Lynch(1960)는 사람들이 도시 환경을 경로(paths), 경계(edges), 지역(districts), 노드(nodes), 랜드마크(landmarks)의 다섯 요소로 분해하여 인식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러한 구분은 후속 인지거리 연구에서 공간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활용되었다. 인지거리 개념은 Thompson(1963; Briggs, 1972에서 재인용), Briggs(1972) 등 도시 공간에서의 거리 인지 연구를 통해 구체화되었으며, Golledge(1978)는 쌍대비교(paired comparison) 근접성 자료에 기반하여 인지지도의 왜곡 양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접근을 제안하며 발전시켰다.
초기 연구들은 인지거리와 물리적 거리의 관계를 주로 탐구해왔다. Thompson(1963; Briggs, 1972에서 재인용)은 매력도가 높은 목적지일수록 인지거리가 물리적 거리에 비해 가깝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음을 보고하였다. Holyoak and Mah(1982)는 습관적 준거점(reference point) 근처의 거리는 과대 추정되고 먼 거리는 과소 추정되는 양상을 설명하는 암묵적 척도 모형(implicit scaling model)을 제안하였으며, Lloyd and Heivly(1987)는 컬럼비아 시의 세 근린지구 거주민이 추정한 직선거리에서 물리적 거리가 짧을 경우 인지거리를 과대 추정하고 길 경우 과소 추정하는 결과를 통해 이 모형과 부합하는 양상을 확인하였다.
인지거리는 심리학의 해석수준이론(construal level theory; CLT)에서도 설명된다. Trope and Liberman(2010)은 ‘지금, 여기’의 자기 자신을 심리적 거리의 기준점으로 두고, 이 기준점에서 멀어질수록 심리적 거리(psychological distance)가 증가한다고 제안하였다. Simandan(2016)은 이러한 해석수준이론을 인문지리학에 접목하여, 거리가 단순한 기하학적 척도가 아니라 인간 주체의 내면에서 주관적으로 구성되는 것이며, 이렇게 규정된 거리가 상상적 지리(imaginative geography)를 규정한다고 주장하였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GIS의 발전에 따라 인지거리와 도시 물리적 속성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Manley et al.(2021)은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인지거리 영향 요인들을 종합하여, 랜드마크 및 교차로 밀도, 회전 횟수, 물리적 장벽, 도시 네트워크 구조, 이동 속도 등의 가중치를 26개 도시의 가로망과 랜드마크 자료에 적용하여 인지거리를 추정하는 공간 모형을 제안하였다. 해당 모형에서는 경로상 요소가 많을수록 거리가 과대 추정되고, 도시 구조가 복잡할수록 왜곡이 커지는 경향이 도출되었다. 이러한 모형은 기존에 개별적으로 보고되어 온 영향 요인들을 통합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지나, 모형의 입력값이 실측 인지거리가 아닌 선행연구의 2차 자료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또한 이러한 연구들은 도시 내 인지거리에 집중되어 있어, 도시 간 인지거리에 대한 분석은 제한적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도시 간 인지거리를 대상으로 거리 인지의 특징과 다양한 요인들과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인지거리의 공간적 탐색
인지거리 연구의 또 다른 흐름은 인지거리의 공간 구조를 2차원 평면에 시각화하고 이를 실제 지도와 비교하는 접근으로 전개되어 왔다. 이러한 시각화는 주로 다차원척도법(MDS)이나 유클리드 회귀(euclidean regression)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Canter and Tagg(1975)는 도쿄, 시드니, 글래스고의 거리추정 자료에 대해 비계량 다차원척도법(SSA-1)으로 인지 형상을 도출하여 실제 지리적 형상과 대조하였다. 분석 결과 강, 해안선, 환상철도와 같은 지형・교통 요소가 도시 구조를 단순화하는 축으로 작용하여, 인지된 도시 형태가 실제보다 대칭적으로 재구성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Golledge(1978)는 오하이오 콜럼버스 시 내 49개 주요 장소(쇼핑센터・도로 교차로・대학・병원 등)에 대해 약 150명의 거주민으로부터 1–9점 척도의 쌍대비교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다차원척도법으로 분석한 후 실제 지도와 비교하였다. 그 결과 거주기간이 길고 장소에 대한 친숙도가 높을수록 인지 배열이 실제 지도에 가까워졌으며, 콜럼버스의 주된 도시 축이 남북 방향임에 따라 인지지도에서도 남북축이 동서축보다 강조되는 편향이 나타났다. Hourihan and Jones(1979)는 대학 캠퍼스 내 15개 건물 간 105개 쌍에 TORSCA 다차원척도법을 적용하여 2차원 인지지도를 도출하였다. 인지지도는 실제 배치와 높은 일치도를 보였으나, 캠퍼스의 주된 이동축이 남북 방향임이 반영되어 동서축이 압축되었고, 중심부 건물은 비교적 정확하게 복원된 반면 주변부 건물에서는 왜곡이 두드러졌다. 두 연구는 도시와 캠퍼스의 주된 축 방향이 인지지도의 비대칭적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Hourihan and Jones는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구역 수, 캠퍼스 체류 기간, 친숙한 구역 수가 추정 정확도와 유의한 관련을 보임을 보고하여, 인지지도의 개인차가 공간 경험의 양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Lloyd and Heivly(1987)는 컬럼비아 시의 세 근린지구 거주민으로부터 15개 랜드마크 간 직선거리와 방향 추정치를 수집하고, 다차원척도법과 유클리드 회귀를 통해 인지좌표를 실제 좌표에 투영하였다. 분석 결과 교외 근린지구 거주민의 인지지도는 각 근린지구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주요 교통축을 따라 회전되는 편향을 보인 반면, 도심 근린지구 거주민에서는 체계적 회전이 관찰되지 않아 거주지 위치에 따라 왜곡 양상이 차별적으로 형성됨을 주장하였다.
3)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개인 수준과 공간 수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 수준에서 인지거리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이동경험, 사회경제적 특성 등이 제시되어 왔다. Ishikawa and Montello(2006)는 10주간의 반복적 환경 경험이 공간 지식 습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처음부터 대체로 정확한 계량적 공간 지식을 형성하거나 끝까지 형성하지 못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이를 통해 공간 지식 형성이 반복 경험보다 개인차에 더 크게 좌우됨을 보고하였다. Montello(2009)는 운전과 같은 능동적 이동과 동승과 같은 수동적 이동이 환경에 대한 주의의 정도와 거리정보의 획득・처리 방식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았다. 한편 Khademi and Saedi(2019)는 가상 도로 네트워크 실험을 통해 이동 횟수와 통행시간 분산이 네트워크 인지지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잠재학습(latent learning)이 미경험 구간의 통행시간 추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인구사회학적 특성과 관련해서는, Coshall(1985)이 도심 상점가의 점포 간 거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령층이 다른 연령대보다 인지거리를 더 크게 과대추정한 반면, 소득・직업・학력 등 사회경제적 특성의 설명력은 제한적이었음을 보고하였다. 또한, Khademi and Saedi(2019)는 인지지도 형성에 “성별”과 “지형지물”은 비유의 하며, 낙관적 성향은 유의하였으며 운전경험은 경계적 수준(α = 0.05)에서 유의함을 보고한바 있다.
공간 수준 요인의 경우, 도시 내 거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강・해안선・환상철도와 같은 명확한 구조 축이 존재하는 도시일수록 인지지도가 해당 축을 중심으로 단순화・정형화되어 실제보다 대칭적인 형태로 재구성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Canter and Tagg, 1975), Manley et al.(2021)의 모형에서는 경로 분절・회전 횟수・랜드마크 밀도 등 도시 구조의 복잡성을 구성하는 요소가 많을수록 거리가 과대 추정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한편 Sadalla and Staplin(1980)은 정보저장 모형(information storage model)을 제시하여, 경로나 공간에 대해 기억되는 정보 요소(교차로・랜드마크 등)가 많을수록 그 거리가 실제보다 더 길게 인지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도시 간 거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김호정・정일호(2008)는 인지거리가 물리적 거리에 비례하여 추정되나 전반적으로 물리적 거리보다 짧게 나타남을 확인하였으며, 고속도로망 구축 시 약 16%의 거리 단축 효과가 있음을 제시하였다.
기존 연구들은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수준과 공간 수준 요인을 각각 독립적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강하였다. 그러나 실제 인지거리 인식은 개인의 이동경험・사회경제적 특성과 공간의 구조적・물리적 특성이 동시에 작용하여 형성되며, Khademi and Saedi(2019)는 도시 내 도로 네트워크 인지지도가 개인의 운전 경험・낙관 성향과 도로 네트워크의 이동 횟수・통행시간 분산에 동시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도시 간 인지거리에서도 유사한 교차효과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개인 수준의 이동경험과 인구사회학적 특성, 그리고 도시쌍 수준의 물리거리와 교통 인프라 연결성을 동시에 고려하여 도시 간 인지거리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4) 한국의 도시 간 인지거리 연구
국내에서 도시 간 인지거리를 직접 다룬 연구는 매우 드물다. 김호정・정일호(2008)의 연구 이후 KTX 와 SRT 도입 등으로 서울-부산 간 이동시간이 2시간 30분 안팎으로 단축되는 등 도시 간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었음에도, 도시 간 인지거리를 분석한 후속 연구는 약 15년간 이어지지 못하였다. 이러한 연구 공백 속에서, 본 연구는 한국의 25개 주요 도시 간 300개 도시쌍에 대한 설문조사 자료에 교차분류다층모형을 적용하여 도시 간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그간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방법론적 엄밀성 측면에서도 선행연구를 진전시키고자 한다.
3. 데이터 및 분석 방법
1) 데이터
본 연구는 2023년 국토연구원에서 운전면허를 보유한 성인 2,73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시행한“도시간 심리적 거리조사”를 통해 수집된 25개 도시 300개 도시쌍에 대한 인지거리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설문 대상을 운전면허 보유자로 한정한 것은 도로를 직접 운전해본 경험이 없는 응답자로부터는 고속도로 등 도로 교통 인프라가 인지거리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포착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응답자들은 전체 300개 도시쌍 중 무작위로 배정된 20개 도시쌍에 대해 통행 이동거리(km)를 기준으로 느껴지는 거리감 즉, 인지거리를 1점(가까움)에서 10점(멂)의 리커트 척도로 응답하였으며, 이때 각 도시쌍별 평균 약 180건의 응답이 확보되도록 설계하였다(도시쌍당 평균 182.1건, 최소 175건, 최대 191건).
설문대상인 25개 도시는 특별・광역시급 8개 도시와 비수도권의 인구 50만 이상 도시를 우선 선정하되, 서로 경계를 접하는 경우에는 인구규모가 더 큰 도시를 선택하였으며, 이에 더해 각 권역의 주요 거점 도시와 대표성을 갖는 중소 도시를 추가하여 최종적으로 서울, 인천, 수원, 용인, 평택, 충주, 천안, 청주, 세종, 대전, 춘천, 강릉, 울진, 안동, 군산, 전주, 대구, 포항, 광주, 목포, 진주, 여수, 창원, 부산, 울산을 선정하였다(그림 1).
해당 조사는 전문조사기관인 엠브레인이 수행하였으며, 응답자는 엠브레인 자체 패널(1,601명)과 운전자 플랫폼인 위드라이브 패널(1,131명) 양쪽에서 모집되었다. 엠브레인 표본은 지역별 인구 규모를 고려하여 표본수를 배분하였고, 위드라이브 표본에도 전국 각 지역의 응답자가 포함되어 있다. 두 표본의 주요 인구통계 특성과 인지거리 응답 분포를 비교한 결과 뚜렷한 차이가 없음을 확인한 후, 두 자료를 통합한 총 2,732명의 응답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또한, 해당 조사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나 민감정보를 수집하지 않은 익명화된 설문조사로, 응답자는 조사 목적을 안내받고 사전 동의 절차를 거쳐 참여하였다.
또한 인지거리를 실제거리와 비교하였는데 이때, 실제거리는 도시 중심점 간의 직선거리(km)를 사용하였다. 인지거리 인식의 독립 변수로 도시쌍간 고속 철도 연결여부와, 고속도로 연결여부를 활용하였는데 이때, 도시쌍 간 고속철도 연결 여부는 코레일의 철도 시간표를 바탕으로 고속열차(KTX)의 직통 연결 여부를 확인하였으며, 고속도로 연결 여부는 고속도로 노선도를 활용하여 단일 고속도로 노선으로 도시쌍 간 이동이 가능한지를 확인하였다. 고속도로 연결을 단일 노선에 의한 연결로 제한한 것은 하나의 노선만으로 두 도시 간 이동이 가능한 경우가 운전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도로 연결성을 의미한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2) 분석 방법
(1) 다차원척도법
본 연구에서는 리커트 척도(1~10점)로 구해진 300개 도시쌍 간의 인지거리 관계를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다차원척도법(multidimensional scaling; MDS)을 사용하였다. 다차원척도법은 다차원 공간에서의 객체 간의 거리나 유사성을 저차원 공간에서 재현하려는 통계적 기법이다. 여러 개의 속성이 얼마나 서로 관련이 있는지를 저차원 공간에서 쉽게 볼 수 있어 인지거리 연구에서 공간 간 인지거리를 표현하고 이를 탐색적으로 분석하는데 주로 사용되어 왔다(Canter and Tagg, 1975; Golledge, 1978; Hourihan and Jones, 1979; Lloyd and Heivly, 1987). 국내에서는 정인철(1992)과 이금숙・김소연(2006)이 시간거리 접근성 기반 공간 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지도화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다차원척도법을 제시하면서, 시간거리에 기반한 공간의 축소・팽창 등 공간구조를 탐색한 바 있다. 다만 이들 국내 연구가 실측 통행시간에 기반한 접근성 분석인 데 반해, 본 연구는 응답자가 인식한 심리적 거리에 다차원척도법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분석 대상이 구분된다. 다차원 척도법은 계량 방법과 비계량 방법으로 구분되며, 본 연구는 도시간 직선거리와 인지거리에 동일한 방법의 다차원 척도법을 적용하여 비교하고자 하였으므로, 비율척도인 직선거리에 적합한 계량 다차원척도법을 인지거리에도 동일하게 사용하였다. 다만 인지거리 응답이 서열척도의 성격을 지닐 가능성을 고려하여 계량과 비계량 다차원척도법으로 각각 도출한 좌표의 도시쌍간 거리 상관관계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두 방법의 도시쌍 간 거리가 매우 높은 상관 관계 (r=0.98)를 보여 계량과 비계량 다차원척도법으로 도출한 공간구조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본 연구의 다차원척도법에서는 300개 도시쌍에 대한 평균 인지거리 점수로 25×25 비유사성 행렬을 구성하였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두 도시 간 인지거리가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성된 비유사성 행렬을 대상으로 R 4.4.1의 cmdscale 함수를 활용하여 2차원 공간 좌표를 산출하였다. 산출된 2차원 좌표는 고유값에 기반한 임의적 단위로 표현되므로, 해석의 편의를 위해 양 축에 동일한 스케일링 계수를 적용하여 좌표값의 범위를 -10에서 10 사이로 조정하였다. 그 후, 동일한 절차를 300개 도시쌍 간 직선거리에 대해서도 적용하여 비교 좌표를 산출하였다. 마지막으로 전체 응답자 기반의 다차원척도법 외에, 수도권・충청권・강원권・전라권・경상권 거주 응답자별로 각각 동일한 절차로 다차원척도법을 반복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거주 권역에 따라 인지적 공간구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 분석하였다.
(2) 교차분류 다층모형
본 연구에서는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수준과 도시쌍 수준의 효과를 동시에 추정하기 위해 교차분류 다층모형(cross-classified multilevel model; CCMM)을 적용하였다. 교차분류 다층모형은 하위수준 단위가 두 개 이상의 상위수준 집단에 동시에 속하는 데이터 구조를 분석하는 데 적합한 방법론으로, 전통적인 위계모형보다 복합적인 군집구조를 보다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데이터는 동일한 응답자가 복수의 도시쌍에 대해 인지거리를 평가하고, 동시에 각 도시쌍이 복수의 응답자에 의해 평가되는 구조를 가진다(그림 2). 즉, 개별 인지거리 응답은 특정 개인에 속하는 동시에 특정 도시쌍에도 속하며, 하나의 상위집단에만 포함되는 순수 위계구조로 보기 어렵다. 이와 같이 여러 맥락이 중첩된 데이터 구조에서 어느 한쪽 맥락만을 모형에 포함할 경우, 나머지 맥락의 효과가 과대 추정될 수 있다는 문제가 보고된 바 있다(Fielding and Goldstein, 2006). Thomas et al.(2015)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주거 이동 거리를 분석한 연구에서 기존 다층모형들이 출발지 또는 목적지 중 어느 한쪽의 지역적 맥락만을 상위 수준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며, 출발지와 목적지의 지역적 맥락을 동시에 상위 수준 랜덤 효과로 반영할 수 있는 교차분류 다층모형의 적용이 방법론적으로 적합함을 주장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인지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수준과 도시쌍 수준의 효과를 동시에 추정하기 위해 교차분류 다층모형을 적용하였으며, 모형 추정에는 R 4.4.1의 lme4 패키지를 활용하였다. 본 연구의 설문 설계상 개인은 20개 도시쌍에 대해서만 응답하였으므로, 개인별 인지거리 민감도를 추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랜덤절편모형에 한정하여 분석하였다.
교차분류 다층모형의 종속변수는 특정 개인이 특정 도시쌍에 대해 평가한 인지거리 점수이다. 독립변수는 변수값이 변화하는 수준에 따라 응답 수준(Level 1), 개인 수준(Level 2), 도시쌍 수준(Level 2)으로 구분하였다. 응답 수준 변수는 동일한 개인이라도 도시쌍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는 변수이며, 개인 수준 변수는 동일 개인 내에서는 변하지 않으나 개인 간에는 차이가 존재하는 변수이다. 도시쌍 수준 변수는 동일 도시쌍에 대해 모든 응답자가 공통으로 가지는 변수이다(표 1).
표 1.
수준별 변수 구성
| 응답자 수 : 2,732, 도시쌍 수 : 300, 관측치 수 : 54,640 | ||||||
| 구분 | 변수 | 구성 | Mean | SD | Min | Max |
| 종속변수 | 인지거리 | 리커트 척도 1~10 | 6.209 | 2.329 | 1 | 10 |
|
Level 1 (응답 수준) | 양쪽 거주 | 1:양쪽 도시 모두 거주 경험 있음 / 0: 무경험 | 0.0024 | 0.0491 | 0 | 1 |
| 한쪽 거주 | 1:한쪽 도시 거주 경험, 다른 쪽은 경험 없음 / 0: 무경험 | 0.0693 | 0.2539 | 0 | 1 | |
| 한쪽 거주・한쪽 방문 | 1:한쪽 도시 거주 경험, 다른 쪽 방문 경험 있음 / 0: 무경험 | 0.0213 | 0.1443 | 0 | 1 | |
| 양쪽 방문 | 1:양쪽 도시 모두 방문 경험이 있으나 거주는 없음 / 0: 무경험 | 0.0716 | 0.2579 | 0 | 1 | |
| 한쪽 방문 | 1:한쪽 도시 방문 경험, 다른 쪽은 경험 없음 / 0: 무경험 | 0.2734 | 0.4457 | 0 | 1 | |
|
Level 2 (개인 수준)1) | 나이 | 세 | 45.16 | 11.548 | 19 | 75 |
| 성별 | 남: 1 / 여: 0 | 0.624 | 0.484 | 0 | 1 | |
| 운전경력 | 년 | 16.612 | 10.131 | 1 | 46 | |
| 학력 | 1:중졸 이하~4:대학원 졸업 | 2.891 | 0.605 | 1 | 4 | |
| 소득 | 1:1,000만원 이하~11:1억원 초과 | 6.329 | 2.674 | 1 | 11 | |
| 운행거리 | km | 16,661.79 | 12,253.43 | 2,500 | 45,000 | |
| 가구원수 | 명 | 2.968 | 1.217 | 1 | 11 | |
| 운수업 종사 여부 | 1:종사 / 0:미종사 | 0.075 | 0.263 | 0 | 1 | |
| 총 방문도시수 | 25개 도시 중 방문 도시 수 | 6.126 | 4.499 | 0 | 25 | |
| 총 거주도시수 | 25개 도시 중 거주 도시 수 | 1.196 | 1.130 | 0 | 23 | |
| 모르는 도시 수 | 25개 도시 중 모르는 도시 수 | 0.466 | 1.602 | 0 | 25 | |
|
Level 2 (도시쌍 수준) | 물리거리 | 100km | 1.737 | 0.81 | 0.15 | 3.958 |
| 고속철도 연결 여부 | 1:연결 / 0:미연결 | 0.253 | 0.435 | 0 | 1 | |
| 고속도로 단일노선 연결 여부 | 1:연결 / 0:미연결 | 0.327 | 0.469 | 0 | 1 | |
설명변수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과 도시쌍 수준의 분산 크기를 확인하기 위해 무조건부모형(null model)을 먼저 추정하였다. 무조건부 모형의 수준별 식은 다음과 같다.
이를 결합하면 무조건부모형은 Y_ij = γ000 + u0i + v0j + eij의 형태로 표현된다.
최종 모형의 설명변수 중 응답 수준(Level 1)에서는 도시쌍별 거주 및 방문 경험의 패턴을 정교하게 포착하기 위해, 도시쌍의 경험 상태를 다섯 가지 상호 배타적 범주, 즉 양쪽 거주, 양쪽 방문, 한쪽 거주, 한쪽 방문, 한쪽 거주・한쪽 방문으로 구분하여 더미형태의 변수로 투입하였다. 이때, 기준범주는 양쪽 도시 모두에 대해 어떠한 경험도 없는 완전 무경험 상태이다. 개인 수준(Level 2) 변수는 나이, 성별, 운전경력, 학력, 소득, 운행거리, 가구원수, 운수업 종사 여부, 총방문도시수, 총 거주도시수, 모르는 도시 수를 포함하며, 도시쌍 수준(Level 2) 변수는 물리거리, 고속철도 연결 여부, 고속도로 단일노선 연결 여부를 포함한다. 최종 모형의 수준별 식은 다음과 같다.
교차분류 다층모형의 적용 타당성은 무조건부모형을 통해 산출한 급내상관계수(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ICC)를 바탕으로 검토하였다. ICC는 전체 분산 중 상위수준 분산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며, 값이 클수록 다층구조를 반영할 필요성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개인 수준 ICC와 도시쌍 수준 ICC를 각각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4. 분석 결과
1) 다차원척도법
다차원척도법 분석 결과, 국토 전체의 심리적 공간구조와 실제 지리적 공간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남북축에 위치한 도시쌍 간 거리는 실제에 비해 축소되어 나타난 반면, 동서축에 위치한 도시쌍 간 거리는 상대적으로 확대된 형상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의 교통체계가 남북축 중심으로 발달해 온 반면, 동서축 교통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관련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울진군은 전체 조사 도시 중 가장 크게 실제 위치와 다르게 인지되고 있는 형상을 보였는데, 이는 해당 지역이 고속도로망 등 주요 광역 교통 인프라로부터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낮은 점과 관련 있을 수 있다. 또한 분석 결과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이 각각 권역별 군집을 형성하고 있어, 응답자들이 도시를 개별적으로 인식하기보다 권역 범주 안에서 파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거주지별 다차원척도법 결과에서는 남북축의 축소와 동서축의 확대 경향이 보다 명확하게 나타났다. 모든 권역에서 충청권 도시들은 수도권에 가깝게 인식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이는 충청권과 수도권이 철도 및 광역교통망으로 연결되어 있어 비교적 접근성이 우수한 것이 심리적 공간구조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강원권 거주자의 경우 다른 권역 거주자들보다 춘천을 수도권과 유사한 범주로 인식하는 특징도 확인되었는데, 춘천 역시 수도권과의 교통 연계성이 비교적 우수하다는 점에서 수도권과 인접한 도시로 인식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응답자가 거주하고 있는 권역 내 도시들에 대해서는 다른 권역 거주자들보다 실제 거리와 유사하게 인지거리를 인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춘천과 울진은 모든 권역에서 실제 위치와 다르게 인지되었으나, 강원권과 경상권 거주자들은 타 권역 거주자들에 비해 실제 거리와 더 유사하게 인식하였다. 이는 특정 도시에 대한 심리적 거리 인식이 단순히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라, 생활권 경험, 교통 접근성, 지역적 친숙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시사한다(그림 3).
2) 교차분류다층모형 분석 결과
(1) 무조건부모형 분석 결과
교차분류다층모형의 적용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무조건부모형(null model)을 추정한 결과, 개인 수준 분산은 0.8964, 도시쌍 수준 분산은 2.0470, 잔차 분산은 2.4664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산출한 급내상관계수(ICC)는 개인 수준 16.6%, 도시쌍 수준 37.8%였으며, 상위수준 전체가 설명하는 비율은 54.4%로 확인되었다. 이는 인지거리 인식이 단순한 개별 응답의 우연한 차이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도시쌍이라는 상위수준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 교차분류다층모형을 적용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최종모형에서는 개인 수준 분산이 0.8946으로 무조건부모형과 거의 동일하게 유지된 반면, 도시쌍 수준 분산은 2.0470에서 0.2562로 감소하였다. 이는 최종모형에 투입된 도시쌍 수준 변수가 도시쌍 간 인지거리 차이를 상당 부분 설명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개인 수준 변수들은 개인 간 분산을 거의 설명하지 못하여 개인 수준 분산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에 따라 최종모형의 ICC는 개인 수준 24.8%, 도시쌍 수준 7.1%로 산출되었는데 이는 도시쌍 분산의 감소로 인해 전체 분산의 합(분모)이 줄어든 것에 따른 상대적 비율의 변화이다(표 2).
표 2.
분산 및 ICC 산출 결과
| 모형 | 개인 분산 | 도시쌍 분산 | 잔차 분산 | 비고 |
| 무조건부모형 | 0.8964 | 2.0470 | 2.4664 | 개인 ICC 16.6%, 도시쌍 ICC 37.8% |
|
최종 모형 | 0.8946 | 0.2562 | 2.4586 | 개인 ICC 24.8%, 도시쌍 ICC 7.1% |
(2) 최종모형 분석 결과
최종모형의 고정효과 분석 결과는 표 3과 같다. 먼저 응답 수준의 도시쌍 경험 패턴 더미들 중에서는 한쪽 거주, 한쪽 방문, 한쪽 거주・한쪽 방문 세 개 변수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나타냈다. 한쪽 거주는 인지거리에 가장 강한 정(+)의 영향을 미쳤다(β = 0.372, p <.001). 이는 한 도시에만 거주 경험이 있고 다른 도시에 대해서는 어떠한 직접 경험도 없는 경우, 기준 범주 대비 인지거리가 크게 확대됨을 의미한다. 즉 응답자는 자신이 거주해 본 친숙한 도시와 직접 경험이 없는 도시 간의 거리를 과대 추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쪽 방문 역시 인지거리에 정(+)의 영향을 미쳤으며(β = 0.120, p <.001), 그 크기는 한쪽 거주의 약 1/3 수준이었다. 이는 한쪽 도시에 방문 경험이 있더라도 다른 도시에 대한 무지가 인지거리를 확대시키는 효과가 여전히 작용함을 보여준다. 반면 한쪽 거주・한쪽 방문 경험은 유의한 부(-)의 영향을 나타냈다(β = -0.127, p =.012). 이는 한쪽 도시에 거주 경험이 있으면서 동시에 다른 도시에 대한 방문 경험이 있는 경우, 기준 범주 대비 오히려 인지거리를 가깝게 인식함을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한쪽 거주와 한쪽 거주・한쪽 방문이 모두‘한쪽 거주’라는 공통 속성을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계수의 방향이 정반대로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거주 경험의 유무가 아니라 상대 도시에 대한 직접 경험의 유무가 인지거리 인식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시사한다. 한편 양쪽 방문(β = -0.039, p =.234)과 양쪽 거주(β = 0.122, p =.444) 패턴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양쪽 거주의 경우 해당 사례 수가 132건으로 매우 적어 통계적 검출력이 제한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표 3.
교차분류 다층모형 분석 결과
| 수준 | 변수 | β | β_std | S.E. | p |
| 절편 | (Intercept) | 6.186 | - | 0.051 | <.001*** |
| Level 1 (응답 수준) | 양쪽 거주 | 0.122 | 0.003 | 0.159 | .444 |
| 한쪽 거주 | 0.372 | 0.041 | 0.029 | <.001*** | |
| 한쪽 거주・한쪽 방문 | -0.127 | -0.008 | 0.050 | .012* | |
| 양쪽 방문 | -0.039 | -0.004 | 0.032 | .234 | |
| 한쪽 방문 | 0.120 | 0.023 | 0.017 | <.001*** | |
| Level 2 (도시쌍 수준) | 물리거리 | 1.611 | 0.563 | 0.000 | <.001*** |
| 고속철도 연결 여부 | -0.156 | -0.029 | 0.071 | .029* | |
| 고속도로 단일노선 연결 여부 | -0.084 | -0.017 | 0.069 | .222 | |
| Level 2 (개인 수준) | 나이 | -0.002 | -0.013 | 0.002 | .327 |
| 성별 | 0.069 | 0.014 | 0.044 | .114 | |
| 운전경력 | 0.000 | 0.001 | 0.003 | .958 | |
| 학력 | 0.035 | 0.009 | 0.033 | .295 | |
| 소득 | -0.005 | -0.006 | 0.007 | .497 | |
| 연간 운행거리 | 4.03e-6 | 0.021 | 1.86e-6 | .030* | |
| 가구원수 | -0.006 | -0.003 | 0.016 | .714 | |
| 운수업 종사 여부 | -0.083 | -0.009 | 0.085 | .329 | |
| 총 방문도시수 | -0.003 | -0.006 | 0.001 | .073† | |
| 총 거주도시수 | -0.031 | -0.015 | 0.017 | .077† | |
| 모르는 도시 수 | -0.001 | -0.001 | 0.012 | .913 |
도시쌍 수준(Level 2-City pair) 변수에서는 물리거리와 고속철도 연결이 유의한 영향을 보였다. 물리거리(100km)는 인지거리에 매우 강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β = 1.611, p <.001), 이는 두 도시 간 실제 직선거리가 멀수록 심리적으로도 더 멀게 인식되는 경향이 뚜렷함을 보여준다. 고속철도 연결은 유의한 부(-)의 영향을 나타냈다(β = -0.156, p =.029). 이는 고속철도로 연결된 도시쌍일수록 인지거리가 축소됨을 의미한다. 반면 고속도로 단일노선 연결은 부(-)의 방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β = -0.084, p =.222).
개인 수준(Level 2-person) 변수 중에서는 연간운행거리가 인지거리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다(β = 4.028 × 10⁻6, p =.030). 연간 운행거리가 많을수록 인지거리는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연간 이동이 많은 개인이 도시 간 거리를 보다 실감 있게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총 방문도시수(β = -0.003, p =.073)와 총 거주도시수(β = -0.031, p =.077)는 한계적 수준의 유의성을 보였으며, 다양한 도시를 방문하거나 거주한 경험이 풍부한 개인일수록 도시 간 인지거리를 가깝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인지거리 인식에 있어 개인의 일반적 이동 경험보다 평가 대상인 특정 두 도시에 대한 직접 경험 패턴이 보다 결정적 요인임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반면 나이, 성별, 운전경력, 학력, 소득, 가구원수, 운수업 종사 여부, 알지 못하는 도시의 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인지거리 인식이 일반적인 인구사회학적 특성보다는 실제 공간 이동 경험이나 도시 경험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5. 결론
본 연구는 대한민국 25개 주요 도시 간 300개 도시쌍을 대상으로 2,732명의 응답자에게 수집한 인지거리 설문 데이터를 활용하여, 도시 간 인지거리의 공간구조와 그 결정 요인을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다차원척도법(MDS)을 통해 물리적 공간과 인지적 공간 구조를 탐색적으로 비교하고, 교차분류다층모형(CCMM)을 적용하여 개인 수준과 도시쌍 수준의 인지거리 영향 요인을 동시에 추정하였다.
다차원척도법 분석 결과, 남북축에 위치한 도시 간 거리는 실제보다 축소된 반면, 동서축에 위치한 도시 간 거리는 확대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김호정・정일호(2008)가 고속도로 건설의 인지거리 단축 효과가 동서축보다 남북축에서 더 크게 나타남을 보고한 결과와 유사하다. 한편 본 연구의 교차분류다층모형에서는 고속철도 연결이 인지거리에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친 반면 고속도로 연결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김호정・정일호의 연구 시기인 2008년과는 달리 본 연구 시기에서는 KTX 와 SRT 의 도입으로 고속철도가 전국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핵심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아 인지거리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친 결과일 수 있다. 즉 남북축의 인지거리 축소는 단순한 지각 편향이 아니라 KTX 등 고속철도 연결망이 인지거리를 단축시키는 효과가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본 연구에서 관찰된 남북축 압축・동서축 확대 양상은 도시 내 인지지도를 다룬 선행연구와 반대 방향을 보인다. Golledge(1978)와 Hourihan and Jones(1979)는 각각 콜럼버스 시와 대학 캠퍼스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도시・캠퍼스의 주된 축이 남북 방향임에 따라 인지지도에서 남북축이 강조되고 동서축이 압축되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반면 본 연구의 도시 간 분석에서는 KTX 등 남북축 교통 인프라의 발달이 통행시간을 단축시켜 남북축 인지거리가 오히려 압축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분석 스케일(도시 내 대 도시 간)과 거리 인지를 매개하는 변수(장소 밀도・구조적 강조 대 통행시간・접근성)의 차이 또는 지역간 상호작용의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다차원척도법에서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이 각각 권역별 군집을 형성한 경향은 강이나 도로와 같은 물리적 경계가 거리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Manley et al.(2021)의 논의와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다. 거주지 권역별 다차원척도법 결과에서 해당 권역에 거주하는 응답자가 다른 권역 거주자보다 자신의 거주 권역 내 인지거리를 실제 물리거리에 더 가깝게 인식하는 경향은, Golledge(1978)가 거주기간이 길수록 인지 배열이 실제 지도에 가까워진다고 보고한 결과와 일치한다.
교차분류다층모형의 응답 수준 분석에서는 도시쌍에 대한 경험 패턴이 인지거리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쪽 도시에만 거주 경험이 있고 다른 도시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험도 없는 경우 인지거리는 기준 범주 대비 가장 크게 확대된 반면, 동일한 한쪽 거주 상태에서도 상대 도시에 대한 방문 경험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오히려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지거리 인식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경험의 양’이나 ‘거주 여부’ 자체가 아니라, 평가 대상이 되는 양쪽 도시 각각에 대한 직접 경험의 유무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특정 장소에 대한 직접 경험과 친숙도가 높을수록 그 공간에 대한 인지적 표상이 실제와 더 가까워 진다는 Golledge(1978)의 논의와 부합한다. 한편 개인 수준 변수에서 나이, 성별, 운전경력, 학력, 소득, 가구원수, 운수업 종사 여부는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득・직업・학력 등 사회경제적 특성의 설명력이 제한적이었다고 보고한 Coshall(1985)의 결과와 같은 맥락이나, 해당 연구에서 고령자일수록 인지거리의 과대추정이 더 크게 나타난 결과와는 차이를 보인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성별이 인지지도 형성에 유의한 차이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보고한 Khademi and Saedi(2019)의 결과 와도 일맥상통하나, 해당 연구에서 운전 경험이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과 달리 본 연구의 운전경력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일반적인 인구사회학적 특성보다 실제 공간 이동 경험의 양과 다양성, 그리고 평가 대상 도시쌍에 대한 직접 경험이 인지거리 인식을 결정하는 더 핵심적인 요인임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기존 인지거리 연구가 소수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나 소규모 설문에 의존해 온 것과는 달리, 전국 25개 도시 300개 도시쌍에 대해 2,732명으로부터 수집한 평균 약 180개의 인지거리 응답을 활용하여 인지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간구조를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선행연구와 가장 큰 차별성을 지닌다. 또한 교차분류다층모형의 계량적 분석과 다차원척도법을 병행함으로써, 국토의 인지적 공간구조가 남북축은 축소되고 동서축은 확대되며 권역별 군집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계량 모형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공간 인식의 전체 구조를 보완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분석의 다면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교통 인프라 정책과 지역 공간 계획에 있어 인지거리를 평가 지표로 활용하는 데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첫째, 고속철도 연결이 도시 간 인지거리를 유의하게 단축시키며 국토의 동서축이 멀게 인지된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광역교통망의 평가 시 물리적 지표만이 아니라 인지거리 지표를 보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둘째, 다차원척도법에서 인지거리가 권역별로 군집을 형성하는 경향은 현행 행정 구역이나 생활권 설정이 실제 주민의 공간 인식 구조와 부합하는 정도를 점검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첫째, 2023년 단일 시점에서 수집된 횡단면 데이터를 김호정・정일호(2008) 연구와 비교하여 시계열적 변화를 간접적으로 추론하였다는 점에서 인과적 해석에 한계를 지닌다. 둘째, 응답자가 운전면허 보유자로 한정되고 온라인 패널에 기반하여 전국 운전자 모집단을 완전히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 셋째, 고속도로 연결 여부를 단일 노선 연결로 제약하여 실제 네트워크 기반 도로 연결성을 정밀하게 반영하지 못하였다. 넷째, 응답자는 과거의 방문 및 거주 경험을 회상하여 인지거리를 응답하였으므로 기억오차(recall bias)가 개입될 수 있으며, 한 응답자가 20개 도시쌍에 연속적으로 응답하는 과정에서 설문 후반부로 갈수록 응답피로(response fatigue)로 인해 응답의 정확성이 저하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바탕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본 연구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일정 시점 이후 재조사를 실시하여 패널 데이터를 구축한다면, KTX 신규 노선 개통 등 교통 인프라 변화 전후의 인지거리 변화를 종단적으로 추적함으로써 교통 인프라가 심리적 공간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인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비운전자에 대한 표본을 보강하고 도시 내 인지거리와 도시 간 인지거리를 함께 다루는 모형을 구축한다면 인지거리 인식에 대한 보다 정교하고 포괄적인 이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역 간 통근・통학과 같은 인구이동 데이터를 활용하여 인지거리와 실제 지역 간 이동의 관계를 분석한다면, 인지거리 형성에 물리요인 외에 지역 간 상호작용이 미치는 영향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