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학(regional studies)은 지역문제와 지역정책에 관한 연구․실천․정책입안의 단절을 연결하는 학문이며, 실증적 접근방법으로 현실과 정책지향을 강조하는 틈새에서 문제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분야이다(한주성, 2018). 이 책은 일본학술회의 지역연구위원회 지역학분과 활동을 발단으로 지리학을 포함한 22명의 다양한 전공 집필자들이 26개 지역에 대해 서술하고, 서문과 후기 및 4개의 칼럼(지역과 드론, 지역과의 협동, 진수식을 추진하자, 우주항공기지)도 덧붙여 그 내용을 구성했다. 이에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부(지역학을 보는 관점과 사고방식) 제1장(지역의 희망학 - 그 생각방식과 실천 -)에서는 지역의 희망을 재생하는 세 가지 조건으로 지역내외의 네트워크 형성, 희망의 공유, 이들을 꿰뚫는 대화라고 하면서 지역에 흩어져 있는 지역자원의 작은 씨앗(bricolage)과 개발주의의 큰 씨앗(engineering)을 소중한 단초로 생각하고 독특하게 늠름하고 떳떳하며, 또 사랑스러운 것이 앞으로 지역을 살리는 것이라 했다. 제2장(저출산・인구감소로 향하는 국가와 지역 - 지역학의 시점과 과제 -)에서 저출산 현상은 재정이나 경제의 문제가 아니고 개인의 인생관과 행복감에 대한 가치로, 이는 지역의 기층문화가 붕괴되는 것이므로 국가가 아닌 지역이 재생의 열쇠를 가진다고 했다. 그래서 지역에서 나타나는 귀농・귀촌, 지방이주, 관계인구로 전환되는 자연스러운 이주현상을 지역학이 규명해야 하는 현실적 분야라고 했다. 제3장(시민의 지역학 - 지역을 소중히 여기며 생활하기 위해서 -)에서는 지역학을 포함한 지역과학, 영역연구(area studies) 고장학(地元學) 등에 대한 정의와 그 위치를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지역학은 이를 지원하는 대학, 박물관, 생애학습센터 등과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4장(새로운 선택적 학문1) - 전문가와 지역민들이 함께 배우는 협동학문의 추천 -)에서는 새로운 선택적 학문은 창조시대에 수요가 높아진다며 전문지식의 보편화와 대중화가 진전되어 전문가로서 학구적인 연구자 입장이 상대화되거나 비특권화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러므로 시민단체 등 여러 조직과의 협동 활동을 해야 한다며 소싸움을 사례로 분석했다. 제5장(지역이라는 전공 - 존재이유, 딜레마, 가능성 -)에서는 지역연구의 성립과 이와 관련된 대학의 지역관련 전공의 성립경위를 설명하고, 지역전공을 교육과정상에서 분리시켜 독자적인 존재이유를 모색하며 새로운 형태의 지식생산을 독립적인 영역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서술했다. 그렇지만 지역학계 학부의 일반적인 인식만을 기술하고 지역학에 대한 구체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제6장[지역으로부터 안전망을 구상하다 - 홈리스(homeless) 조사연구의 경험에서 -]에서는 동아시아를 포함해 도쿄, 오사카의 홈리스에게 주택을 제공한 조사로 ‘동아시아 포섭도시론’을 제시하며, 홈리스가 집세를 적게 지출하는 방법으로 지역의 사회주택부조를 설명했다. 그러나 도시빈곤지역에서 도심(inner city)의 수복재생과 홈리스와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으며 지역학과의 관계도 제시하지 않았다.
제2부(지역학과 인재 만들기) 제7장(인구감소시대에 있어서 지역학 배우기 - 지역학의 실천과 취락의 기록 만들기 -)에서는 에히메(愛媛)현 우치코(內子)읍 오다(小田)지구를 사례로 인구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예능을 부활시키는 것을 계기로 지역학의 실천은 지역 만들기의 동기부여나 문제발견에 있다고 기술했다. 제8장(지역학에 있어서 수업과 그 평가)에서는 지역학에 있어서 배움의 틀은 현지연구(fieldwork)활동이라며 이에 지역 만들기를 행하기 위한 현지연구 정의와 종류, 또 경험학습의 전개에 대해 기술했지만 지역학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설명하지 않았다. 제9장(고등학교 매력화로 인재양성과 지역 만들기)에서는 지역의 미래인재를 키우는 거점으로 고등학교의 역할을 소개하고 인재 만들기가 사회경제면에서 인재를 순환시켜 지역 만들기를 한다며 고등학교 학생의 유치와 그 사례를 제시했다. 제10장[다문화 교육과 지역학 - 가나가와(神奈川)현 아이카와(愛川)읍을 범위로 한 사회과 교원양성의 실천에서 -]에서는 향후 다문화교육을 담당할 교원양성 교육과정으로서 지역학의 실천 사례를 소개하고, 지역학을 생활문화에 초점을 둔 개발정책과 관련지어 역사적으로 배우는 것이 교과 횡단적인 다문화교재가 되며, 또 재미있는 사회과학의 분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제11장(지역에 대한 배움과 관광)에서는 현재 정부주도로 진행 중인 지역의 역사・문화 관광자원화와 초・중학교용 관광교육을 소개하고, 이와 대조적으로 주민에 의한 주체적인 지역 배움의 사례를 살펴본 후, 전자의 문제점 및 후자와 관광진흥과의 관계성을 검토했다. 제12장[식료와 농업 및 지역의 제휴 - 후쿠시마(福島)대학 식농학류(食農學類)에서 학생참여형 실천교육의 틀 -]에서는 동일본대지진으로 농업 진흥을 위해 후쿠시마대학에 식농학류가 개설되고 그 조직과 활동, 농원에서의 재배와 판매로 지산지소를 소생시키기 위한 지역과의 제휴로서 대학생 참여형 실천교육의 성과를 제시했다.
제3부(지역학과 마을 만들기) 제13장(마을 만들기 개념의 성립과 지역학)에서는 마을 만들기라는 용어는 도시계획분야에서 처음 사용되었으나 단어의 애매성, 다의성이 있다고 하고, 1990년대 이후 문화론적 전환에서 논의된 지역 만들기는 테마형 지역커뮤니티로 비거주자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조직화, 목적, 방법과 분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제14장[역사도시 교토(京都)의 지역 지식 축적・전파하는 비주얼 교토]에서는 역사도시 교토를 가상의 4차원 시공간에서 그 개요를 소개하고 거기에 지리공간정보인 디지털화된 유형・무형의 문화자원을 배치해 GIS를 통한 지역의 지식 축적이나 새로운 지식으로 종합적인 지식을 창출한 실천사례나 그 가능성에 대해 기술했다. 제15장[시부야(渋谷) 재개발과 시가지 만들기 - 시부야 강변도로(river street)와 시부미(渋三) 벚꽃 축제 -]에서는 도시재개발로 창출된 공공공간에서 마을 만들기의 실천 활동으로 도큐도요코선(東急東橫線) 노선 흔적지가 시부야 강변도로로 정비되어 산책로로 활용되고 시부미 벚꽃축제라는 지역자원으로의 전환을 소개했다. 제16장[작은 이야기가 요소로 구성된 「邑 이야기」 - 오이타(大分)현 사에키(佐伯)시 후나토(船頭)읍 근처의 일상 -]에서는 작은 이야기꺼리로 지역 만들기의 파종시기, 개화하는 개조(renovation)로 읍 변화의 공진동 발전과정을 소개했다.
제4부(산업경제와 지역학) 제17장(「기업지역학」의 전개를 어떻게 보는가?)에서 종래 기업은 물질적인 생산과 유통을 중시했으나 이에 속하지 않으며 계산도 곤란한 지역이라는 자원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의 기업지역학이라는 새로운 조류가 생겨났다고 하고, 시가(滋賀)현 오미하치만(近江八幡市)시를 사례로 지역 만들기를 살펴보았다. 제18장(산업입지에서 본 지역의 발전과 변용)에서는 야마카타(山形)현 요네자와(米澤)지역의 산업입지 변천에서 종래 외생적 개발을 하던 것을 유기 전장(電場)발광(EL: Electroluminescence)조명의 산학관(産學官)제휴로 내생적 발전을 도모함으로 지역적 집적이 기업 간 네트워크로 역내혁신을 지속적으로 연계시킨다는 점을 기술했다. 제19장[대규모 재해에서의 창조적 산업부흥 - 미나미소마(南相馬)시의 로봇・드론의 진흥 -]에서는 쓰나미(津波)로 인한 원자력발전 재해지역이 로봇과 드론 분야의 활동거점이 되기 위한 시설환경・자금조달환경・실증적 실험을 통한 환경 만들기로 변화하는 모습을 설명했다. 제20장(포섭적 성장과 지역)에서는 조건 불리지역인 후쿠이(福井)현 이케타(池田)읍을 사례로 재정지원에 의한 지역재활성화가 다양한 지역이나 개인의 가치를 최대화한다는 지역적 포섭에 의해 변화하는 모습을 서술했다.
이 책은 지역학을 둘러싼 이론적 틀에서 구체적인 경험적 사례분석을 서술한 논집이며, 학제적 지역학으로 여러 학문분야에서 모범적인 실천을 제시해 지역가치의 가시화에 초점을 두었다고 하겠다. 또 지역학은 상향식 지역부흥활동을 시작으로 고장학이나 마을(지역) 만들기는 지역학의 제2단계이고, 나아가 시민의 지역학2)과 기업지역학이 혼재된 지금은 제3단계라고 했다. 그러나 지역학의 정의가 무엇인가라는 점에서 이 책의 첫 장에 관점에 따른 전체적인 내용구성을, 마지막 장에서는 이들 내용을 매듭짓는 것으로 꾸몄으면 한다. 그래서 지역재활성화, 지역혁신, 마을 만들기, 관광, 교육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역학을 둘러싼 이론적 틀로서 인구감소시기에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해결의 힌트를 제시하고, 많은 관계자들이 가치관과 세계관을 공유해 학습과 협력으로 성실하게 육성해 제3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켜 자연적으로 지역의 가치가 확산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