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 이론 및 선행 연구 고찰
1) R&BD 기관의 집적과 지역혁신체계
2) R&BD 사업과 지역발전과의 연관 관계
3) 지역 혁신 기관 및 산업 집적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3. 포항 R&BD기관의 집적 과정
1) R&BD기관의 집적
2) 포항 R&BD기관의 집적 단계
4. 포항 R&BD기관의 현황과 성과 분석
1) 분석 대상 기관 및 현황
2) R&BD 기관 성과 분석
5. R&BD기관의 지역에 대한 영향
1) 지역간 산업 모형(IRIO; InterRegional Input-Output)을 활용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 분석
2) 분석 결과
6. 결론
1. 서론
지식기반 경제 시대로 접어듦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과학기술의 진흥과 지역혁신체계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지역의 대학, 연구소, 기업 등 혁신 주체들과 긴밀한 연계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혁신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우리나라의 테크노파크 조성 사업으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 집적단지 조성 정책과 첨단 과학기술 진흥 정책은 지역의 기술혁신이 산업계로 확산하고, 이는 지역의 지식수준 향상과 함께 지역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모든 지역이 글로벌 경쟁에 직접 맞서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산업과 기술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상대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입지 요소를 발굴하는 데 노력하였고, 지역 경제활동 주체들도 상호 학습에 유리하고 협력적 생산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으로 집적하게 되었다. 이러한 집적은 지역 클러스터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이철우, 2004).
한편, 우리나라는 1990년대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후 지역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과학기술 진흥을 통한 지역발전론을 앞다투어 도입하게 되었으며, 지역의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였다. 포항은 지역 간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인 1980년대부터 과학기술 진흥을 통한 지역발전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 결과 포항은 포스텍,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 가속기연구소 등 우수한 공공연구기관이 집적되었고, 많은 연구 성과를 창출하는 도시가 되었다. 또한, 포항은 포스코 등 대기업, 강소기업, 벤처기업 등의 연구개발 성과물을 사업화 할 수 있는 잠재력 있는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자원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기반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선도할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우선, 1986년 이후 포항공과대학교, 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 등이 설립되었으며, 2000년에는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테크노파크’를 설립하였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인 과학기술기관을 유치・설립하여 다양한 과학기술 인프라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는 지자체와 산학연 혁신 주체들이 과학기술 기관 유치가 미래의 지역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 이후, 포항은 선진국 철강산업 도시의 쇠퇴를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포스트-철강 시대를 준비하기 시작하였고, 과학기술 기반의 신성장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였다. 즉, 철강 중심 산업구조를 신성장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또한,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한 중앙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혁신자원 확보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우수한 R&BD 기관의 집적과 성과 창출에도 불구하고,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지역발전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지역의 연구개발 결과물이 지역 내 기업에서 사업화되어,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희망하는 시민들의 기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R&BD(Research and Business Development)기관은 ‘사업화연계기술개발’기관을 의미하며, 주로 대학, 연구원 등의 연구개발 기관과 테크노파크, 지역 특화센터 등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을 모두 포함한다.
이러한 비판에 반해, 지역의 R&BD 기관들은 연구 활동으로 인하여 지역 발전에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무엇보다 포항의 R&BD기관의 집적은 그 자체로 도시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지역 R&BD기관의 지역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며, 시민들과의 소통 부족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포항의 R&BD 기관이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성과와는 별도로 지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우선,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포항 R&BD 기관의 집적과정에 대한 조사를 통해 현황과 성과를 분석하고자 한다. 두 번째로 포항 R&BD 기관의 지역에 대한 다양한 영향을 분석하였으며, 마지막으로, 포항R&BD기관의 지역발전 기여 증대 방안을 모색하였다.
2. 이론 및 선행 연구 고찰
1) R&BD 기관의 집적과 지역혁신체계
포항은 1986년 포스텍 설립 이후 R&BD 기관이 지속적으로 집적하였으며, 집적의 원인은 산업지구, 클러스터, 지역혁신체계, 스마트전문화 전략 등의 이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입지 이론은 그 시대 환경과 패러다임에 따라 변화하였고, 지식기반 경제 시대에 접어들면서 지식 창출 및 이전, 그리고 혁신 환경 조성에 유리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적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선 산업지구이론(Industrial District)은 19세기말 마샬(Marshall)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으며, 소규모 기업의 집적으로 대량생산의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이점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산업지구란 일종의 지리적으로 국지화된 생산체계로서 그 내부에 입지한 소기업들이 생산과 분배의 각 단계에 전문화되어 있으며,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밀접한 연계를 맺고 있는 집적 지구를 의미한다(박삼옥, 1994).
포터(Porter, 1998)는 “클러스터란 특정 분야의 기업, 전문서비스업, 관련 기관이 특정 지역에 집적된 집적지”라고 정의하며, “경쟁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지식창출”을 핵심 성공 요인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클러스터(cluster)는 산업집적지의 고도화된 형태를 의미하는 개념으로 특정 지역에 특정 산업이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제도적 밀집 및 심화(institutional thickness)가 나타나는 집적지라고 정의할 수 있다(이종호・이철우, 2008). 클러스터는 폐쇄적 시스템이 아니며, 지식기반 경제하에서 내부경쟁보다 클러스터 외부와의 경쟁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에 따라 클러스터는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글로벌 기업 등의 외부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반대로 소비자 수요의 형성, 타 지역의 경쟁사에 대한 위협과 지식의 이전 등의 형태로 외부 환경에 대하여 영향을 주기도 한다(이종호・이철우, 2003).
R&BD기관이 집적된 포항은 일종의 R&D 클러스터라고 할 수 있다. 초기에는 클러스터 내부의 경쟁과 협력을 통하여 성장하였으나, 이후 외부의 클러스터와 상호 영향을 주며 공진화하며 현재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박삼옥(2002)은 지역혁신체계를 통해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그 구성 요소로는 지역 내 기업, 대학, 연구소, 정부, 지역 주민 등의 혁신 자원과 이러한 혁신자원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경쟁적인 이점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한편, 스마트 전문화 개념은 Foray(2007)에 의하여 소개되었으며, EU 전문가 그룹인 Knowledge for Growth(K4G)에서 이 개념을 보다 발전시켰다. 지역의 과학기술 혁신 분야의 전문화 영역에 대한 기업가적 발견 과정(entrepreneurial process of discovery)으로 소개하며, 국제적 관점 및 여러 상황을 면밀히 고려하여 선정된 지역별 전문화 영역에 집중함으로써 혁신 기반의 구조적 변화를 꾀하는 정치적 개념 및 정책적 도구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김윤정, 2013).
표 1.
구 분 | 주요 내용 |
홍성훈 (2009) |
• 지역의 연구개발투자가 지식 창출과 확산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지역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는 특허출원에 양(+)의 효과를 나타냄 |
이희연・이제연 (2010) |
• 지식창출활동과 지역경제성장 간의 인과관계 분석에서 연구개발비와 연구인력은 특허출원에, 특허출원은 GRDP에 유의미한 인과관계를 갖고 있음 |
장재홍 (2005) |
• 낙후된 지역에서 연구개발투자(민간, 공공)와 특허출원건수 간의 상관관계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상대적 낙후지역에 대한 공공연구개발투자 지원의 필요성이 발전된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수 있음 |
장금영 (2010) |
• 정부의 대표적인 상용화 기술혁신정책인 산업기술개발사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R&D성과, 산학연간의 협력 개발의 성과, 과제 총금액의 크기와 R&D성과, 민간 총투자금의 비중과 R&D성과의 관계 등을 검증 • 기업이나 연구소에 비해 대학이 특허 및 논문 차원의 R&D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벤처기업의 특허 성과는 중소기업의 특허성과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남 |
2) R&BD 사업과 지역발전과의 연관 관계
지역 혁신을 위한 다양한 이론과 정책들은 지식의 창출・이전 활성화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으며, 그 출발점이 되는 과학기술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진흥과 새로운 기술혁신이 지역의 성장과 발전에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어느 만큼의 영향을 미치는지,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는지 등에 관한 실증적 연구가 진행되었다.
R&BD 사업에 대한 성과 평가는 논문, 특허 등 1차적인 성과(Output)에 대해서는 정량적인 방법으로 측정하지만, 지역 파급 효과 등 2차적 성과(Outcome)의 경우 일부 항목만 정량적으로 측정이 가능하다. 또한, 2차적 성과 중 기술이전을 통한 비용절감, 매출증대 효과의 경우 주로 기술 수요자에게 연구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였다. 연구개발의 목적은 과제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이에 따라 발생되는 편익 또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정량적 평가뿐만 아니라 정성적 평가도 반드시 진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의 편익은 크게 경제적 편익(시장창출/확대, 부가가치 향상, 비용 절감 등)과 사회적 편익(환경보전, 에너지 절약, 오염물질 배출 감소, 인력양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국가 연구개발사업의 경우 경제적 편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편익을 목적으로 상당 부분 연구비가 투입되고 있고, 이러한 사회적 편익의 경우 정량적으로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3) 지역 혁신 기관 및 산업 집적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대학 등 지역혁신 기관 또는 특정 산업의 집적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특히, 4차 산업과 관련이 깊은 산업인 첨단산업, 창조산업 등과 관련된 연구들을 살펴본 결과 선행 연구들은 해당 산업들의 집적이 경제성장이나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주미진(2021)은 4차 산업의 집적 수준의 변화가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전국의 228개의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간통계모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4차산업의 집적이 1인당 GRDP와 1인당 주민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공간통계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4차 산업의 집적이 지역경제의 생산성 측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지역의 소득에 대해서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확인하였다. 또한, 김민곤 등(2017)는 행정중심복합도시 및 혁신도시가 입지한 지역을 대상으로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연구하였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지역의 경제 성장을 대표하는 종속변수로, 기반 고용비율, 지역총생산(GRDP), 지방세입을 대용 변수로 도출하여 파악하였다. 분석 결과 공공기관 이전이 지방세입 증가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지역총생산(GRDP) 및 기반 고용 비율의 증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박종관(2011)은 천안지역을 대상으로 대학이 지역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문헌조사와 설문조사를 통하여 분석하였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는 지역사회에 원활한 인적자본의 공급, 지역소득의 증가, 교육기회 확대로 인한 지역 이미지 개선, 각종 대학시설의 지역사회에 제공 등이 있다. 부정적 효과는 양질의 교육을 받은 지역 젊은이들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면서 생기는 지역 격차의 확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새로운 문화의 충돌로 인한 갈등발생 등이 있다. 박성호 등(2012)는 창조산업의 집적 수준과 지역경제 사이의 영향력 관계를 실증적으로 밝히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2004-2008년간 종사자/사업체 기준 집적밀도 지수 및 클러스터 지수를 도출하였다. 창조산업 집적이 지역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창조산업의 집적수준은 특히 생산측면의 지역경제 성장(인구 1인당 GRDP)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득 측면에 있어서는 전문성이 고려된 클러스터 지수가 유의미한 (+)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박정선 등(2020)은 판교테크노밸리를 사례로 혁신클러스터 입주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조사하였다. 지자체(경기도)의 주도하에 건립된 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대표성이 커지고 있다.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양적연구를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 기업내부 여건변화, 인적・물적 인프라, 협력 및 시너지, 입주 형태 범주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요인들이 나타났다.
3. 포항 R&BD기관의 집적 과정
1) R&BD기관의 집적
포항의 R&BD 기관은 1980년대 부터 집적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러한 R&BD 기관은 지역에 다양한 영향을 주었다. 우선, 포항공과대학교(1986년)와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1987년)이 설립되면서 연구개발 기관이 집적하기 시작하였다. 1994년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지역 간 무한 경쟁 시대로 진입하면서, 연구 성과의 지역 내 사업화를 위하여 (재)포항테크노파크를 2000년 설립하게 되었다. 이후 중앙정부 지역산업진흥사업과 국가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R&BD 기관 유치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30년 이상 지자체와 R&BD 기관의 노력으로 포항은 지곡동을 일대에 R&BD 집적지를 조성하게 되었다.
2) 포항 R&BD기관의 집적 단계
포항은 1986년 포항공과대학교, 1987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 1988년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설립되면서 포항 R&BD 기관의 집적이 시작되었다. 이후 1994년 한동대학교, 2000년 포항테크노파크의 설립를 시작으로 다수의 연구기관과 기업지원기관이 설립되었으며, 그 이후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나노융합기술원,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등의 연구기관이 지속적으로 설립됨에 따라 R&BD 클러스터로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2010년대 들어 R&BD기관 유치는 국가 공모사업 형태로 추진되었으며, 기존의 인프라와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간 경쟁을 통하여 기관을 유치하였다. 2019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수중로봇복합실증센터가 개소하였으며, 2019년 경북 포항강소연구개발특구의 지정으로 관련 조직이 설립되었다. 2021년 창업인큐베이팅 센터인 포스코 체인지업그라운드가 개소하였고, 애플 개발자아카데미,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 첨단기술사업화센터,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 지속적으로 혁신 자원이 확충되었다.
이러한 포항 R&BD 기관의 성장 단계는 크게 R&D 기반 조성 단계, 지역 혁신 기관 설립 단계, R&D 기관 내생적 발전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1980년대 포스코의 R&D 투자로 R&D클러스터의 기반을 확보한 것이며, 포항은 ‘철강도시’에서 ‘과학도시’로 변모하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 단계는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제 도입과 중앙정부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다수의 지역혁신 기관이 설립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세 번째로는 2010년대 이후 국가 R&D 투자 효율성 향상 정책에 따라 지역별, 기관별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기획하여 다양한 국가사업을 확보하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1) 제1기: R&D 기반 조성 단계(포스코의 R&D 투자)
1980년대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은 포스코의 미래 먹거리 창출과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하여 세계적인 지식인의 집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포항시 효자동 일대에 포항공과대학교,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 포항가속기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는 포항 R&BD 기관 집적의 밑거름이 되었으며, 현재의 R&BD기관의 집적으로 R&D 클러스터의 기반을 마련하게 되었다.
포스텍은 1986년 국내 최초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설립되었으며, 대학(포스텍)-기업(포스코)-연구소(포항산업과학연구원)의 산학연 협력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하려고 하였다. 2004년 국내 최초로 산학협력단을 발족하며, 대학과 기업의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하였고, 2017년 영국 더타임즈가 발표한 세계대학 산학협력 현황 분석에서“산학협력 연구성과 비중이 높은 세계대학 1위”로 평가받는 등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1987년 포스코가 전액 출연하여 (재)산업과학기술연구소를 설립하였으며, 1996년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포스코와 국가 기술 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설립한 민간 연구기관으로 설립하였으며, 실용화 전문 연구를 통하여 다양한 연구 성과를 창출하였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기초・응용 과학과 산업 기술 분야 연구에 범국가적 공동 연구시설로 활용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1994년 국내 최초로 포항 방사광가속기를 준공하였으며, 2015년에는 세계 3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준공하였다. 3・4세대 가속기를 구축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가속기 연구 및 구축 역량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중이온가속기, 다목적방사광가속기 등 국내 가속기 건설에 핵심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였다.
(2) 2기: 지역 혁신 기관 설립 단계(한동대의 설립과 지역혁신체계 구축)
포항은 1기에 구축된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동대, 포항테크노파크, 아태이론물리센터, 생명공학연구센터, 나노융합기술원 등 R&BD 기관을 유치・설립하게 되었다. 1990년대 중반 지방자치제의 도입과 중앙정부의 지역산업진흥사업의 추진, 2000년대 국가 균형발전 정책이 추진되면서 중앙정부는 지역혁신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 혁신 기관 설립을 지원하였다.
한동대학교는 1994년 “21세기형, 새로운 대학 모델”을 제시하며 설립하였으며, 지자체에서도 지역의 대학 설립을 위하여 많은 지원을 하였다. 포항시와 인근 지역사회의 발전, 더 나아가 환동해권 국가와 지역 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다수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편, 1996년 설립된 아태 이론물리센터(APCTP)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국제이론물리연구소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10개 회원국 공동으로 설립하였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이론 물리학 허브를 구축하여 과학자 간 교류 협력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였으며, 매년 약 3,000명 이상의 과학자를 지원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포항테크노파크는 포스코를 비롯한 지역의 19개 민간 기업들과 경상북도, 포항시가 출연하였으며, 철강 위주의 단일 산업구조를 첨단산업구조로 변화시키기 위한 지역 혁신 거점기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포항지식산업센터와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포항형 강소기업육성사업을 통하여 92개사의 포항시 유망강소기업을 지정하여 지원하고 있다. 특히, 2019년 경북 포항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 이후 다수의 연구소기업을 유치하였으며, “기술창출–실증–비즈니스”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경북지식재산센터(RIPC)는 2000년 특허청으로부터 특허정보지원센터로 지정받아 2009년 경북지식재산센터로 인가되었으며, 제4차 산업혁명과 지식재산 기반 기업 육성을 담당하고 있다. 경북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각종 특허 정보 제공과 지식재산 창출, 보호, 활용, 확산에 대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생명공학연구센터(PBC)는 포스텍과 포스코가 함께 설립한 바이오 기술 전문 연구기관으로 2000년 설립되었다. 최근, 생명공학연구센터는 막 단백질을 기반 약물 후보 물질의 개발을 위한 '구조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 구축 등 새로운 약물 개발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나노융합기술원은 2004년 나노 인프라를 활용하여 나노기술분야 연구개발 및 사업화 지원을 위해 포스텍 부설 연구소로 설립되었다. 처음 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로 출범하였으며, 2013년 나노융합기술원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나노기술 산업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나노 소재 및 재료 분야 연구개발과 사업화 지원 인프라를 구축하여 운영 중이며, 연구개발, 산업화지원 전문인력 양성 등 원스톱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은 2005년 포항지능로봇연구소로 출범하였으며, 2012년 3월 산업기술촉진법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구 지식경제부)의 로봇 분야 국내 최초 전문생산기술연구원으로 설립 전환되었다. 로봇 관련 전문 연구기관으로 로봇 기술 경쟁력을 확보와 함께 중소기업 기술력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POMIA)는 지역 철강 관련 중소기업 실용화 연구를 통해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기업지원 전문기관으로 2007년 설립되었다. 금속소재이용, 부품설계, 에너지환경소재 및 미래 지역산업 육성 기술 등 지역 철강금속 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에너지강관 기술 개발을 위한 전문연구센터 구축 등 지역 철강산업 기술 혁신 거점 역할 수행하고 있다.
(3) 3기: R&BD 기관 내생적 발전 단계(경쟁을 통한 기관 유치)
이명박 정부 이후 국가 R&D 예산의 증가와 함께, R&D 투자에 대한 효율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또한, 지역 간 경쟁 유도를 통하여 R&D 투자의 성공 가능성을 증대시킴에 따라 지역별, 기관별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다른 지자체 및 기관과의 경쟁하게 되었다. 특히, 2011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사업처럼 지역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유치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기초지자체 최초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유치하였다. 또한, R&BD 기관 또한 경쟁을 통하여 R&D 사업을 확보하여 R&BD 기관의 집적도를 높이는데 기여하였다.
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는 2010년 막스플랑크/한국 포스텍연구소 설립 MOU를 체결하였고, 해외 우수연구기관 유치사업에 선정되어 2011년 설립하였다. 소재분야 기술의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나노소재 및 첨단 복합물질을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독일의 막스플랑크 재단과 공동으로 연구소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포항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국 최초 민간자율형 창조경제혁신센터로서 지역 특성을 반영한 벤처 창업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2014년 설립되었다. 에너지환경소재바이오 분야의 아이디어 창업지원 허브 구축, 강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포스코 동반성장 프로그램과 연계한 우수 벤처창업 지원 등을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초의 지역 조직으로 포항 지역이 갖는 특징과 장점인 신생대 제3기층과 2,000m가 넘는 심해 환경을 바탕으로 지질과 자원 분야를 연구하는 국가출연 연구기관으로 2016년에 개소하으며, 한국해양과기술원 수중건설로봇복합실증센터는 수중건설로봇 기술 확보 및 국산화를 위해 2019년 설립되어‘해양개발용 수중건설로봇 개발’사업을 추진하였다.
4. 포항 R&BD기관의 현황과 성과 분석
1) 분석 대상 기관 및 현황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설립된 포항 R&BD기관 중 15개의 기관을 대상으로 2015년, 2019년, 2023년 3회에 걸쳐 기관별 내부 자료를 수집하여 현황과 성과 분석을 진행하였다.
우선, 2023년 3월 기준 포항 R&BD 기관에는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하여 약3,600여 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포항시 사업체 종사자 수 219,408명(2020년)의 1.6%를 차지하고 있으며, 포항시 공무원 2,189명(2020년)의 1.6배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이들 기관에 근무하는 인원은 타 산업 사업체 대비 연봉 수준이 일반적으로 높으며, 석박사급 인력의 비중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2015년 3,193명 대비 401명(12.6%) 증가하였으며, 2015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CAGR)은 1.5%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산현황은 인력현황과 함께 기관이 존립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지표로써, 기관의 성장성과 규모 등을 판단할 수 있다. 2019년 포항 R&BD의 예산 규모는 약 5,300억 원이며, 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7년 포항시 GRDP 16조 9700억 원의 약 3.1% 규모로 R&BD기관이 포항시 경제에 비교적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기준 포항 R&BD 기관의 예산은 6,865억 원으로 2014년 5,281억 원 대비 1,584억 원(30.0%) 증가하였다.
2022년 R&BD 기관의 예산을 재원별로 조사한 결과 국비가 3,965억 원으로 절반 이상인 5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민간 투자비는 전체 예산의 23.3%인 1,597억 원이며, 대부분은 포스코 연구개발비가 RIST(989억 원)와 포스텍(446억 원)에 투자되었다. 지방비는 전체 10.5%를 차지하며, 포항시비(5.8%)와 경북도비(4.7%)로 각각 구성되었다.
표 2.
표 3.
표 4.
2) R&BD 기관 성과 분석
(1) 연구과제 건수 및 연구비
2022년 포항 R&BD 기관에서 수행한 연구과제 수는 2,257건, 연구비는 약 5,810억 원으로 조사되었으며, 연구과제 수 및 연구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구 과제수는 2014년 1,388건 이후 연평균 6.3% 증가하였으며, 연구비는 2014년 3,483억 이후 연평균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 특허 및 기술 이전
공공 연구기관의 기술이전은 산업계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하고 고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산업계는 공공 연구기관의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을 개선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공공 연구기관에서 개발된 기술이 기업에게 기술이 이전되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게됨과 동시에 연구기관 자체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포항 R&BD 기관은 다양한 연구 성과 중 대표적 산출물인 특허를 통하여 기술적 성과를 분석하였으며, 분석 결과 2022년 포항 R&BD 기관에서 출원한 특허는 1,0935이며, 2014년 1,005건 대비 8.8% 증가하였으며, 2014년 이후 연평균 1.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2022년 포항 R&BD 기관의 기술 이전 건수는 94건이며, 2014년 47건 대비 100.0% 증가하였으며, 연평균 6.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술이전은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수 있지만, 지식의 창출과 이전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지역에서 발생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텍과 RIST의 최근 3년간 기술이전 계약을 분석한 결과 포스텍은 전체 73건의 기술 이전 중 약 27%인 20건이 지역 기업에게 기술이 이전되었으며, RIST는 전체 120건의 기술 이전 중에 약 17%인 29건이 지역 기업에 이전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3) 기업지원 성과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기업지원 사업은 주로 중소ㆍ중견기업의 기술력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지역 경제를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궁극적 목적으로 한다. 우선,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여 기존 제품의 성능 개선이나 신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개척하거나 고수익 창출을 지원한다.
2022년 포항 R&BD 기관의 기업 지원 건수는 1,170건으로 2014년 442건 대비 164.7% 증가하였다. 연평균 7.7% 성장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기업지원 사업이 다양화함에 따라 지역 기관의 기업지원 건수도 함께 증가하였다. 또한, 2022년 기업 지원비는 230억 원으로 2014년 175억 원 대비 31.4%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은 수혜 기업도 크게 증가하였다.
한편, 지역의 R&BD 기관의 수혜 기업이 증가함에 따라 창업보육센터 및 TP 입주기업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2022년 R&BD 기관 입주 기업 수는 248개사로 2014년 127개 대비 95.3% 증가하였으며, 2022년 연말 기준 입주기업은 체인지업그라운드(85개사, 34.3%)와 포항테크노파크(71개사, 28.6%)에 순으로 조사되었다.
포항 입주기업의 증가로 고용 인원도 함께 증가하였으며, 2014년 962명에서 2022년 1,966명으로 104.3% 증가(연평균 4.3%)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입주 기관별 고용 인원은 포항테크노파크가 1.114명(56.7%), 창조경제혁신센터 374명(19.0%), 생명공학연구센터(144명(7.3%)) 순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R&BD기관의 연구 성과 및 기업지원 사업은 지역 내 기업부설연구소 설립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 내 기업부설연구소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업부설연구소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연구 개발(R&D)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하는 연구조직으로 기업의 제품과 기술의 창출 및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항의 기업부설연구소는 2013년 119개 사에서 2022년 224개 사로 연평균 7.2% 증가하였으며, 연구개발전담부서는 2013년 38개 사에서 2022년 99개 사로 연평균 10.8% 증가하였다.
표 5.
5. R&BD기관의 지역에 대한 영향
포항은 지곡동 일대를 중심으로 과학기술 연구・지원기관이 집적되었으며, 이러한 R&BD 기관에 약 4,00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60% 이상이 석・박사급의 우수한 연구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소재, 로봇, 바이오 분야의 기술개발과 기술 사업화로 지역의 미래 산업 육성에 기여하고 있다.
우선, R&BD기관은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 R&BD기관은 국가/지자체/민간(기업)으로부터 연구비를 확보하여 연구를 수행하며, 이 과정에서 다양한 경제 활동이 이루어진다. 2022년 기준 포항 R&BD 기관의 예산은 약 7천억 원에 이르며, 매년 약 2,300건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제활동은 지역에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두 번째로, R&BD기관이 지역에 입지하면서 지역에 고급 일자리를 제공한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포항 R&BD 기관에는 약 3,600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간접적인 고용 창출을 포함하면 더욱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들 기관의 유치와 함께 석박사 급의 고급 인력도 함께 유입되었으며, 지역 입장에서는 고급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가진다. 세 번째로 지역 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R&BD기관은 매년 1천건 이상의 다양한 기업지원 사업을 통하여 지역 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기술혁신, 인력양성, 기술정보교류 등을 통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였다. 그 결과 입주기업과 입주기업 고용인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네 번째는 지역 지식 수준 향상과 지역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연구개발 성과가 다양한 방법으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지리적으로 근접한 지역에 지식이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지역 지식 수준 향상은 한 도시가 ‘혁신지구’가 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R&BD 기관의 연구 성과 홍보 및 과학기술 문화 확산을 위한 행사 등으로 인하여 지역의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R&BD기관은 지역에 기업의 유치와 창업에 크게 기여한다. 앞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지역 R&BD 기관의 입주기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으며, 2017년 대비 95.3% 증가한 248개사가 유치 또는 창업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지역에 대한 정성적인 영향과 함께 정량적인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지역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R&BD기관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하였다.
1) 지역간 산업 모형(IRIO; InterRegional Input-Output)을 활용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 분석
우선, 국가 경제에서 각 산업은 생산 활동을 위해 상호 간에 재화와 서비스를 구입・판매하는 과정을 통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서로 관계를 맺게 된다. 산업연관표는 일정 기간(보통 1년)의 산업간 거래 관계를 일정한 원칙에 따라 행렬형식으로 기록한 통계표이며, 이러한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산업간 상호의존관계 및 특정 사업의 경제적 효과를 수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산업연관분석(inter-industry analysis) 또는 투입산출분석(input-output analysis)이라고 한다. 이 중 초점의 대상을 국가 경제로 하지 않고 국가 내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할 때 지역 산업연관표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는 지역 간 다른 산업구조와 기술구조 그리고 거래형태를 반영하기 위해 지역별로 구분하여 나타냈다.
지역 산업연관표는 행렬로 표기되어 있어 경제구조를 여러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산업연관표를 세로(열, column) 방향으로 보면 각 산업이 재화 및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하여 지출한 생산비용의 구성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투입구조라고 하며 투입구조는 생산 활동에 이용하기 위해 사용한 원・부자재의 구성을 나타내는 중간투입과 노동, 자본 등 본원적 생산요소의 투입내역을 나타내는 부가가치로 구분한다. 다음으로 가로(행, row) 방향으로 보면 각 산업이 생산한 재화 및 서비스가 어떤 부문에 판매되었는지를 나타내는데, 이를 배분 구조라고 하며 배분 구조는 다른 산업의 생산 활동에 원・부재료로 이용되기 위해 판매된 것을 나타내는 중간 수요와 소비, 투자, 수출 등의 최종수요로 구분된다.
중간투입과 중간 수요는 산업간 거래내역을 나타내는데 이를 내생 부문이라고 하며 최종수요와 부가가치는 외생 부문이라고 하며, 지역 산업연관표도 전국 산업연관표와 같이 행렬로 되어 있어 지역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경제구조를 파악하는 방법은 전국 산업연관표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다만, 지역 산업연관표는 한 지역 내의 경제구조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 내 산업연관표와 여러 지역의 상호연관 관계를 나타내는 지역 간 산업연관표로 구분되므로 지역 내인지 지역 간인지에 따라 표의 구성형식이 다를 수 있다. 지역 내 산업연관표의 투입구조는 전국산업연관표의 구성과 동일하나, 각 산업의 배분 구조는 전국산업연관표의 수출 및 수입과 유사한 항목으로 국내 다른 지역과의 거래 관계를 나타내는 이출과 이입이 추가된다.
지역 간 산업연관모형(IRIO)은 지역 내 기술구조뿐만 아니라 지역 간 상호의존관계를 나타내는 교역구조를 반영하여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제안된 것으로, 아이사드(Isard)에 의해 처음 고안되어 아이사드 모형이라고도 한다. 지역 간 산업연관모형은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재화 및 서비스가 동일한 산업 분류에 속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재화 및 서비스와는 구별된 독자적인 재화 및 서비스라고 가정하여, 지역 간 교역구조를 기술구조에 반영하였다.
2) 분석 결과
(1) 투자 규모
한국은행에서 발행한 ‘2015년 실측표 기준 기준 지역 산업연관표’를 활용하여 본 사업 추진에 따른 지역별 파급효과를 분석하였다. IRIO는 사업 기간 중 경제적 파급효과 만을 추정하는 모형이므로 사업 수행 후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은 반영하지 않고 예비비와 부가세는 실투자액이 아니므로 제외하였으며, 본 연구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분석을 위해 반영된 R&BD 기관의 총투자비는 2023년 포항 R&BD기관의 전체 예산인 6,865억 원이다. 파급효과를 분석하기전에 표준산업분류 상 생산유발계수, 부가가치유발계수, 고용유발계수 등 산업연관계수를 도출하였으며, 그 결과는 아래표와 같다.
(2) 지역별 파급효과
R&BD 기관의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각각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취업유발효과로 나누어서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경북 지역의 생산유발효과가 약 6,865.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약 4,242.6억 원, 고용유발효과가 약 4,776.7명으로 추산되었다. 전국적으로는 생산유발효과가 약 6,871.9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가 약 4,242.6억 원, 고용유발효과가 약 4,778.0명으로 추산되었다.
6. 결론
본 연구는 포항의 R&BD 기관의 집적이 지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였다. 우선, 1980년대 이후 포항 R&BD 기관의 집적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3가지 단계로 구분하였다. 또한, 15개의 포항 R&BD 기관의 내부 자료를 수집하여 R&BD기관의 현황과 성과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R&BD기관 지역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에 미쳤는지에 대하여 정성적, 정량적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실증 사례를 제공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포항은 지역 간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인 1980년대부터 과학기술 진흥을 통한 지역발전을 이끌기 위해 노력하였다. 1986년 포항공과대학교의 설립과 함께 R&BD 기관의 집적이 시작되었으며, 2023년 현재 약 20여개의 기관이 집적하게 되었다. 이러한 포항 R&BD 기관의 성장 단계는 크게 R&D 기반 조성 단계, 지역 혁신 기관 설립 단계, R&D 기관 내생적 발전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포항 R&BD기관 중 15개의 기관을 대상으로 2015년, 2019년, 2023년 3회에 걸쳐 기관별 내부 자료를 수집하여 현황과 성과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2023년 3월 기준 포항 R&BD 기관에는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하여 약3,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약 250개의 입주기업과 2,000여 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R&BD기관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급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인력 양성과 공급의 역할을 수행하고, 지역 브랜드이미지 제고에 기여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 정성적인 분석과 함께 지역간 산업 모형(IRIO; InterRegional Input-Output)을 활용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 분석을 통하여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고용유발효과를 계산하였다.
한편, 포항의 R&BD기관은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시민이 체감하거나 기대하는 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R&BD기관의 다양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기술사업화, 지역기업 육성 성공 사례 창출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지역 발전 기여도 증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포항테크노밸리 미래상 및 전략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 포항 R&BD기관의 구성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공감하는 포항테크노밸리 미래 모델이 아직 수립되지 않았다. R&BD기관을 중심으로 미래의 포항이 어떠한 모습을 가져야 할지에 대하여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하여 포항테크노밸리의 미래상을 정립하고, 시민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지역의 신성장산업과 기존의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2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포항의 철강 관련 연구인프라 및 성과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여전히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고, 철강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철강기술 혁신 산업 생태계 강화사업’ 등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 철강산업 메가트렌드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혁신 주체의 양적 증대를 통한 최소한의 임계 규모 확보가 필요하다. 1980년대 이후 포항테크노밸리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였지만, 아직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라고 하기에는 정량적 규모에서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기업 입주 공간은 포화에 이르렀으며, 기업의 입주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R&BD기관의 입주율이 사실상 100%에 이르고 있으며, 추가적인 기업 입주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 네 번째로 공간 간 연계를 위한 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 지역 전체를 고려한 계획에 따라 기업 입주공간 신축과 전략적 공간 활용 계획 수립 필요하다. 구체인 공간별/기능별 Zoning 및 가이드라인 수립, 공간(Zoning) 및 시설 간 연계성 확보 방안 마련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 간 무한 경쟁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획력 증대가 필요하다. 최근 지역 간, 기관 간 사업 확보를 위한 경쟁이 강화됨에 따라 철저한 사업 기획이 중요해졌다. 하지만, 지역 내 기획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며, 체계적이지 못한 기획으로 국가사업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R&BD 기관과 지역 기업의 기획력 증대를 위한 지원을 통하여 기관과 기업의 대형 사업 확보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