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October 2020. 521-540
https://doi.org/10.22776/kgs.2020.55.5.521

ABSTRACT


MAIN

  • 1. 들어가며: 모빌리티로 개성공업지구 다시 읽기

  • 2. 모빌리티스 패러다임과 포스트영토주의 접목

  •   1) 모빌리티 전환과(새로운) 모빌리티스 패러다임

  •   2)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비판적 수용

  •   3) 개성공업지구와 모빌리티스 패러다임

  • 3. 통근버스를 통한 개성공단과 개성시의 공간적 변화

  •   1) 개성공업지구 운영을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 체계의 형성

  •   2) 통근버스의 공간적 확대와 파급력

  • 4. 통근버스가 가져온 개성공업지구 근로자들의 모빌리티와 사회문화적 변화상

  •   1) 제한된 모빌리티와 북한 주민의 거주 이동의 자유

  •   2) 모빌리티가 가져온 사회문화적 변화: 버스 배차와 모빌리티 권력

  • 5. 나가며: 남북경협의 미래지향적 관점으로서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유용성

1. 들어가며: 모빌리티로 개성공업지구 다시 읽기

1998년 6월, 고(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 500마리를 트럭에 나눠 싣고 판문점을 통과하는 소 떼 행렬은 평화로운 남북관계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와 이 길로 수많은 사람과 물자들이 오고 가면서 통일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그해 11월 관광객을 실은 배가 금강산을 향해 뜨고, 2년 뒤인 2000년 6월 분단 후 첫 남북정상회담을 거쳐 북한과 현대아산이 ‘공업지구개발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하면서 개성공업지구 개발이 시작되었다.

경제적 동반 성장과 정치적 긴장 완화라는 효과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군사적 긴장이 나타나면서 2013년 4월 북측 근로자들이 개성공업지구에서 철수하는 곡절을 겪었고, 반복되는 북측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하여 남측 정부가 2016년 2월 개성공업지구 전격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처럼 개성공업지구의 역사의 시작과 끝은 남과 북으로의 모빌리티와 흐름에 대한 허용과 단절로 설명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개성공업지구는 남과 북이 마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고, 그 마주함의 배경에는 ‘무수한 모빌리티들이 존재했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Cresswell (2006)은 모빌리티를 ‘차별화된 이동에 수반되는 사회적 수하물(social baggage that accompanies differential mobilities)’이라고 정의했는데, 모빌리티는 ‘a에서 b로 이동하는 것’ 이상의 것으로 보아야 하며, ‘여러 가지 형태의 이동성이 실행되고, 경쟁하고, 표현되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포함시킴으로써 우리가 움직이는 방식에 있어 사회적 차원에 대한 더 풍부한 이해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한 것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담론과 연구들은 개성공업지구 자체를 하나의 단위로 가정하고,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논의의 범위도 그 경계 내부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특히 남북이라고 하는 국가 경계 너머, 북한 지역사회에 미친 효과에 대해서는 깊이 다루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개념도 부재하였다.

예를 들어, 지정학적 논의들은 개성공업지구의 성과를 하나의 고정된 결과물로 봄으로써, 개성공업지구의 탄생과 성장이 스스로 경로의존적이고 과정적으로 변화해 나갔다는 과정을 살피는데 한계를 노정했다. 특히 남한의 시각에서 개성공업지구의 안보적, 경제적 의의에만 주목함으로써, 개성공업지구 바깥에서 벌어지는 변화, 특히 북한 사람들과 그들이 사는 지역에 전달되는 효과에 대한 논의들이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논문은 이러한 논의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적인 이론적 자원으로 ‘모빌리티(Mobilities)’ 관점을 채택하고자 한다. 모빌리티 관점이란 이동을 중심으로 사회적 현상을 해석하고 이론화하려는 사회과학계의 최근 경향을 지칭한다. 인간과 비인간 등 다양한 주체의 이동과 네트워크를 분석의 중심에 두는 모빌리티 접근은 경계가 무너지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고찰하는 데에 이론적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개성공업지구의 실질적 작동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공간적 사유를 통해 전유하는 사례연구에 접목시키기 유용하다. 본 논문은 모빌리티 이론의 지리학적 접목이라는 이론적 확장과 더불어 개성공업지구의 실질적 작동과정을 설명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자 한다.

개성공업지구의 실질적 효과는 국가중심적 담론에서 말하는 안보-경제 효과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미시적인 차원에까지 미쳤다. 개성공업지구의 작동 과정 중에서 남북 모두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회-경제적 공간과 관계들이 만들어졌는데 이러한 공간의 생산을 추동한 핵심적인 기제로서 본 연구는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 시스템에 주목하고자 한다.

즉 개성공업지구의 효과를 그 물리적 경계 너머 북한 지역사회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장시킨 동인으로서 통근버스 시스템을 모빌리티 이론을 접목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해 개성공업지구 경계 안팎의 역동적 과정을 통해 생성된 개성 일대의 새로운 공간적・사회적 관계 변화를 고찰하고자 한다. 개성공업지구가 가지는 다양한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접근 방식으로 모빌리티 접근은 무수한 교류와 협상이 상황에 따라 창발적으로 이루어졌던 그곳의 미시적 과정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며, 선행 연구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통근버스라는 모빌리티 시스템이 가져 온 구체적인 사회-공간적 변화상을 포착하는 데에 유용하다.

본 연구는 2017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과의 연구협력 사업에서 실시했던 전문가 심층인터뷰(입주기업 관계자 8명, 유관기관 관계자 2명, 관리위원회 관계자 7명, 2017. 10. 25-11.15에 실시)를 바탕으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관계자 추가 인터뷰(2019-2020년)1)를 더하여 북한 연구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한계인 제한된 문헌과 정보를 보완하고자 하였다(표 1 참조). 개성공업지구에 체류했던 북한 근로자들에게 직접 묻고 그것을 분석하는 것이 사례 연구의 일반적인 방식이지만 남북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북한 근로자들을 만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국내 거주하는 개성공업지구 운영주체와 입주하여 북한 근로자들과 함께 생활했던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였다.

표 1.

연구 참여자 요약

구분 담당업무 성별/연령 인터뷰 일시
A 도로 교통 관련 담당자 남, 50대 2019년 11월 4일
B 통근버스 운영 담당자 남, 40대 2020년 8월 7일
C 통근버스 운영 담당자 남, 50대 2017년 11월 13일
D 입주 기업인 남, 60대 2017년 11월 3일
E 지원재단 관계자 남, 40대 2017년, 11월 14일
F 도로 교통 관련 담당자 남, 60대 2019년 11월 4일
G 통근버스 운영 담당자 남, 50대 2017년 10월 26일
H 입주 기업인 남, 60대 2019년 11월 28일

본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특별히 선별한 인터뷰 대상자(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관계자 6명, 기업인 2명 등)들은 본 연구의 주제와 관련된 분야를 특별히 담당했거나 북측 근로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의식변화를 능동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행위자들로서, 개성공업지구의 미시적인 변화를 가져온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거나 그러한 변화들을 함께 체험하면서 그 정동을 감각적으로 각인한 주체들이다.2)

인터뷰 대상자들은 맡은 임무와 역할이 매우 다양했으므로, 개성공업지구 조성 초창기부터 참여했던 행위자뿐만 아니라 폐쇄 직전까지 근무했던 이도 있어 개성공업지구가 만들어지고 운영되었던 약 12년 동안의 일화들을 들을 수 있었다. 따라서 연구의 시간적 연구 범위는 2004년에서 2016년까지로 한정한다.

이 밖에도 개성공업지구의 계획 및 현황을 파악하고자 통일부의 개성공업지구 백서를 비롯한 개성공업지구 초기 계획안을 담은 개발총계획, 한국토지공사가 발간한 개성공업지구 개발사 등 정부와 공공기관의 공식 발간 보고서와 기타 내부 자료를 활용하였다.

2. 모빌리티스 패러다임과 포스트영토주의 접목

1) 모빌리티 전환과(새로운) 모빌리티스 패러다임

마치 온 세상이 이동 중인 것처럼 보인다(강현수・이희상 역, 2014: 23).

20세기 후반 이후 사회과학계를 강타한 ‘공간적 전환’은 21세기 들어 ‘모빌리티 전환’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지구화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 사람과 사물의 이동량과 이동거리의 비약적 증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동은 현대인의 삶을 조직하는 데에 핵심적인 기제가 되고 있다. 시공간 압축, 유목, 탈경계와 탈영토, 초국가적 이주 등 이동을 대체하는 다양한 개념어들이 최근 학계의 화두가 되는 것만 보아도 이동을 둘러싼 학제적 관심의 증가를 체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동을 연구의 핵심적인 주제로 놓고 사회현상을 이동을 중심으로 이론화하려는 일련의 움직임들이 소위 ‘새로운 모빌리티스 패러다임’(New Mobilities Paradigm)을 주장하는 연구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사회학자 존 어리(John Urry), 미미 쉘러(Mimi Sheller)를 필두로 피터 에디(Peter Adey), 팀 크레스웰(Tim Cresswell), 케빈 한남(Kevin Hannam), 피터 메리만(Peter Merriman) 등 지리학, 관광학 분야의 학자들이 가세하여 국제학술지 Mobilities (2006~)를 창간한 이래 Transfers: Interdisciplinary Journal of Mobility Studies(2011~)와 Applied Mobilities(2016)를 추가로 창간하면서 하나의 정립된 학문분과로서 학제적으로도 그 위상을 넓혀가고 있다.

새로운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이란 사람과 화물의 특정 장소 간 이동패턴을 주로 연구했던 전통적인 이동성 연구와 달리 사람, 사물, 아이디어, 정보, 이미지 등의 이동과 흐름, 그리고 그것을 통제하는 시스템과 하부구조, 그러한 이동에 내재된 정동과 경험, 그로 인한 이동 주체와 사회의 변화 등을 연계하여 탐색하는 학문적 접근이자 사유방식을 의미한다.

새로운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을 최초로 천명한 존 어리와 미미 쉘러는 이러한 전환이 6가지 이론적 자원에 근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연결 의지’(will to connect)라는 개 념을 통해 이동을 인간의 본성으로 간주한 짐멜의 사회-공간론, 포스트휴먼 및 인간 너머 지리학 등의 연구를 선도해 온 과학기술연구(STS), 공간적 전환, 육체성과 정동 등 비재현이론과 접목된 감각지리학, 위상학적 관점의 네트워크 이론, 그리고 복잡계이론이 이들이 제시하는 모빌리티스 전환을 야기한 이론적 토대이다(Sheller and Urry, 2006).

이 분야 연구의 창시자인 존 어리는 하나의 모빌리티를 일종의 시스템으로 보면서 인간-기계의 이질적인 ‘혼종지리’(강현수・이희상 역, 2014: 83)로서 5개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시스템을 제시했다. 보도와 길, 기차, 자동차, 비행, 통신이 그 예인데, 각 시스템은 특정한 시공간을 가로지르며 특정한 삶의 방식과 사회관계를 조직함으로써 특정 시대를 구성하는 사회-공간성을 정초했다고 보았다.

가령 기차가 만들어 낸 시공간표는 근대적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내고 기차를 통한 이동은 계급분화를 더욱 촉진시켰으며 도시 중심부의 기차역 등 새로운 공간구조를 만들어 냈다(강현수・이희상 역, 2014: 182-204). 달리 말하면 근대적 시공간성은 기차라는 모빌리티 시스템과 상호구성적이다. 또한 모바일 통신이 지배하는 현대에서는 사회와 사이버네틱 시스템, 육체와 컴퓨터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각 영역이 서로 겹치고 포개지는 프랙털(fractal)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한다(강현수・이희상 역, 2014: 332). 이처럼 존 어리는 모빌리티를 자기생산적(autopoietic)이고 경로의존적인(path dependent) 복잡계 시스템으로 보았으며, 이는 공간과 사회적 과정을 하나의 상호구성적 관계로 보는 관계적 공간론을 견지하고 있다. 이 점에서 교통지리나 도시생태학 등 용기(container)적 공간론(공간과 사회는 분리되어 있고 공간은 현상이 펼쳐지는 무대)을 견지하는 대부분의 실증주의적 이동성 연구와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

존 어리의 연구가 영향력을 지니는 데 큰 기여를 한 또 다른 개념은 ‘네트워크 자본’이라는 개념이다. 모빌리티 시스템처럼 네트워크 자본도 기존의 개념들을 절충하여(eclectic) 만든 것으로 이론적 독창성은 떨어지지만 그만큼 가용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네트워크 자본은 부르디외(Bourdieu)의 ‘사회/문화자본’과 퍼트넘(Putnam)의 ‘사회자본’에서 착안한 개념으로(강현수・이희상 역, 2014: 351-359), 모빌리티의 결과물로서 얻어지는 비경제적 편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리는 부르디외의 개념은 국가중심적이며 지나치게 정태적이라고 비판하고, 근린공동체 참여를 통해 신뢰와 호혜에 기반하여 얻어지는 퍼트넘의 사회자본은 개인의 모빌리티가 극대화 된 현대사회에서는 설명력이 떨어진다고(강현수・이희상 역, 2014: 351-359) 비판하면서, 하이퍼 모빌리티 시스템에서 네트워크는 개인화되고 있으며, 사회는 이질성이 공존하는 느슨한 공동체로 전환되는 한편, 원거리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시공간 조정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고 보았다(윤신희, 2018: 212).

이러한 시대에 네트워크는 개인의 역량이자 중요한 자본으로서 작동한다(이희상, 2016). 모빌리티스 사회의 새로운 자본개념을 분류한 윤신희・노시학(2015)은 어리의 네트워크 자본의 이론적 토대가 된 카푸만(Kaufumann)의 모틸리티(motility) 자본이 실제 이동과 구분되는 ‘이동할 수 있는 능력, 즉 시공간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이에 비해 어리의 네트워크 자본은 모틸리티 자본을 포괄하면서 공적 영역보다는 사적 영역에서의 이동과 관계, 개인의 이동능력과 조직력을 필수요소로 작동하며 다른 자본을 보완하고 증강할 수 있는 자본으로 규정한다(윤신희・노시학, 2015: 500). 이처럼 부르디외, 퍼트넘, 카푸만의 이론을 절충적으로 취사 선택하면서 하이퍼 모빌리티에 부합하는 개인화된 네트워크 구성 및 운영 능력을 추가한 개념이 네트워크 자본이다.

네트워크 자본은 차별적인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기제가 된다는 점에서 후속 연구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 계급분화의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부르디외의 사회/문화자본처럼 어리의 네트워크 자본도 하이퍼 모빌리티 시대의 사회불균등 양산의 주요 원인이자 결과로 작동한다. 이 점에 착안하여 불균등한 모빌리티와 사회정의 문제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미미 쉘러의 최근 저작(최영석 역, 2019) 및 젠더화된 모빌리티 불균등에 대한 최초의 단행본(Uteng and Cresswell, 2008)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2)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비판적 수용

이상에서 소개한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은 이동이라는 현대사회의 핵심적인 공간 기제를 최신 이론의 토대에서 다룬다는 점에서 유용한 개념임은 틀림없지만 몇 가지 점에서 비판적 논의의 여지를 남긴다.

첫째, 제목에서 괄호를 친 것처럼 ‘새로움’ 주장은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용어선정이다. 정주주의와 정태적 사회개념에 머물러 있었던 사회학과는 달리 지리학, 관광학, 인류학, 교통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는 이동이 항상 주된 연구 주제였다. 특히 지리학과 교통학은 이동 그 자체가 학문적 근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이동성에 대해 탐색해 온 대표적인 학문이다.3) 이들 학문의 성과를 제쳐두고 갑자기 ‘새로움’ 선언을 하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해설이 있다.

첫째는 공간을 주체와 존재론적으로 분리된 빈 용기처럼 사고하는 실증주의 전통에서는 공간적 고정성(fixity)이 항상 전제되어 있었고 공간관계 규명이 학문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이동에 관한 연구라 하더라도 이동 그 자체가 우선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Cresswell and Merriman, 2011). 즉 실증주의 전통의 지리학만 보면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은 ‘새로운’ 인식론적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새로움’의 의미가 그전에는 모빌리티 연구가 없었다는 뜻이 아니라 이러한 연구들을 학제적으로 통합하려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로 이해될 수도 있다(최일만 역, 2019)는 다소 유보적 입장이다. 즉 이동을 중심으로 인접 학문의 다양한 접근을 통합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을 주창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필자들이 판단하기에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에서 주장하는 사회-공간성은 사실 그다지 새롭지 않다. 유사한 사회-공간 인식론과 개념들은 이미 지리학 일각에서도 많이 제기되어 왔기 때문이다. 다수의 지리학자가 이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저작들을 낯설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이유도 단지 이 이론이 기존 이론들의 절충이어서 만은 아닐 것이다.최근의 여러 논쟁에서 제기되어 온 공간 인식론과 궤를 같이하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게 읽히는 것이다. 다만 모빌리티 패러다임이 과연 새로운 것이냐 아니냐 논쟁을 지금에 와서 제기하는 것은 별로 생산적이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이 학제적 플랫폼에 지리학자들이 어떻게 참여하고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인지(Cresswell and Merriman, 2011)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생산적이라고 판단하여 본 논문에서는 ‘새로움’ 주장에 반박할 근거를 제시하는 데에 초점을 두지 않고 이의 비판적 수용 및 지리학적 논의에의 접목 가능성에 집중하고자 한다.

둘째, 새로움 논쟁보다 더 심각한 오류가 있다. 하이퍼 모빌리티 시대의 사회-공간 변화를 해석하려는 이론으로 등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모빌리티와 그것이 낳은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이동의 반대, 즉 부동(immobility)에 관한 개념들이 아직 부족하다.

이동/부동을 동시에 표시함으로써 이동 가능성 못지않게 이동 불가능성도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중요 관심사임을 존 어리와 피터 애디 등이 언급하기도 했고(강현수・이희상 역, 2014; 최일만 역, 2019), 이동의 제약을 겪는 집단에 대한 경험 연구들이 모빌리티스 공론장에서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Purifoye, 2020; Shewly et al., 2020Mobilities 최신 호 참고), 대부분 이동성의 홍수 속에서 발견되는 아이러니한 이동제약에 대한 경험 연구이지 부동, 감금, 이동의 제약을 낳는 메커니즘과 구조에 대한 개념적 분석 틀은 모빌리티스 패러다임 내에서 활발히 제시되지 못했다. 이는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포스트식민주의 등 억압과 타자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유용한 개념을 발전시켜 온 분야와의 이론적 접목이 요구되는 지점이다.

셋째, 이동/부동의 출발점이 항상 개인(또는 개인의 집합체로서 집단)으로 상정되는 설명 틀을 지니고 있다. 어리의 모빌리티 시스템 분석은 행위체(actant)들의 유기적 관계를 보여주긴 했지만, 다수의 연구들은 개인의 모빌리티, 개인의 역량을 분석하는 구도를 지닌다. 이는 (인간) 행위주체를 설명의 시발점으로 삼는 사회학의 특성이자 관행에 일부 기인하며, 어리가 정초한 모빌리티스 이론 자체가 역량이론을 중요한 토대로 삼다 보니 개인의 시선에서 모빌리티를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관행은 모빌리티가 개인이나 집단의 역량 문제로 환원되거나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관점으로 모빌리티스 시스템이 축소될 우려가 있다. 또한, 미시연구에 그침으로써 중범위, 거시연구로의 확장 가능성이 잠식될 수 있으며, 다른 분석단위(가령 특정 공간단위, 인간-기계 혼종체 등)에 모빌리티 이론을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따르며, 모빌리티를 구성하는 비인간 요소들(공간적 인프라, 동식물, 제도, 무엇보다 이동수단 그 자체)에 관한 연구를 축소할 수 있다. 이에 Cresswell and Merriman(2011)은 모빌리티의 학제적 확장을 위해 ‘실천, 공간, 주체’라는 세 가지 설명 범주를 제안했는데 실천은 걷기, 춤추기, 운전하기 등 모빌리티 양상에, 공간은 모빌리티를 통제하는 중요한 공간적 하부구조에(다리, 도로, 공항, 도시, 출입국관리소 등), 주체는 통근자, 이민자, 관광객, 난민 등 이동 주체의 모빌리티 위치성에 초점을 맞춘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모빌리티의 공간적 하부구조에 따른 설명 방식은 사회학적 모빌리티 이론을 공간적으로 전유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 준다.

3) 개성공업지구와 모빌리티스 패러다임

(1) 개성공업지구의 포스트영토성과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접목

개성공업지구를 둘러싸고 쏟아진 수많은 정치・경제・통일 담론에 비해 개성공업지구의 사회-공간성을 탐색한 연구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연구들이 나름의 성과를 내어 왔다. 대표적인 것이 개성공업지구를 포스트영토주의적 관점으로 해석하면서 그러한 관점이 정치・경제적 논리에 치우친 통일 담론에 어떤 새로운 통찰을 주는지를 제안한 연구들이다(박배균・백일순, 2019; 백일순, 2019, 2020; 이승욱, 2016; 정현주, 2018; 지상현 등, 2019).

이들 연구는 영토에 기반한 주권 권력을 근대 정치체제의 기본으로 규정한 근대적 국가-공간관이 실제 접경지역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공간관계를 포착하지 못함을 지적하면서, 경계의 다공질성(porosity)과 국가 공간의 다중스케일적 구성(Moisio and Passi, 2013), 영토적 주권에 위배되는 경계 바깥의 예외공간의 생산(이승욱, 2016; Doucette and Lee, 2015; Gregory, 2006; Minca, 2017), 국가 이외의 다양한 주체들에 의한 경계만들기(Passi and Prokkola, 2008; Rumford, 2008) 및 ‘다중공간적 메타거버넌스’(multispatial metagovernance)(Jessop, 2016) 등을 새로운 연구주제로 제안하는 포스트영토주의 관점을 개성공업지구의 생성과 운영, 그 시사점을 분석하는 데에 접목했다.

이러한 연구에서 가정하는 공간은 기본적으로 공간-사회가 상호구성적이며, 특히 공간은 사회적 권력 관계의 매개이자 결과물이며, 네트워크적 위상학에 입각하여 다양한 스케일의 공간이 상호중첩하여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연결은 균질하지 않게 작동한다는 이른바 관계론적 공간관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에서 가정하는 공간관과 매우 유사하다. 다만 규명하려는 대상이 전자는 특정한 공간(가령 개성공업지구)과 공간관계이고 후자는 이동주체 내지는 이동이 만들어 낸 사회변화라는 점에서 두 접근은 매우 상이한 것처럼 보일 뿐이다. 그러나 모빌리티는 공간관계 변화의 중요한 기제라는 점에서 후자는 전자의 동인을 설명하는 데에 유용한 개념을 제공한다. 가령 경계의 다공질성은 특정한 모빌리티에 의해 시공간 맥락적으로, 창발적으로 구성된다.

포스트영토주의적 접근에서 ‘예외공간’(박배균, 2017; 이승욱, 2016)은 발전주의 국가의 축적 전략 또는 탈냉전의 지경-지정학적 산물로서 국가의 통치전략으로 해석되어 왔다. 개성공업지구 역시 남한의 영토적 주권을 초월한 예외공간으로서 남북이라는 국가적이고 지정학적 국제질서 속에서 탄생한 공간이다. 그러나 포스트영토주의 접근은 이러한 공간의 생산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그러한 공간이 실제로 작동하는 양상을 포착하고 미시적 스케일에서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를 드러낸다. ‘다중스케일 및 다중적 국가 공간’(지상현 등, 2019; Jessop, 2016), ‘시민참여형 경계만들기’(Passi and Prokkola, 2008; Rumford, 2008) 등 최근 이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전개됐지만 근대국가의 공간성을 허무는 다양한 현상을 규명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그 준거점은 국가이며 사례도 주로 접경지역의 ‘경계만들기 작업’(borderwork)(Rumford, 2008)에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포스트‘영토’주의라는 용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극복하고자 하는 준거가 여전히 ‘영토’이며 이는 보다 ‘액체화된’(이일수 역, 2009) 유동성을 담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더 유동적이고, 미시적이며, 탈국가적인 사회-공간 만들기를 설명할 수 있는 개념들이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4)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은 경계의 협상과 재구성, 탈영토화와 재영토화, 국가-영토 결합을 해체하는 예외공간의 생산 등 포스트영토주의의 주요 연구주제를 새로운 각도로 조명하는 데에 유용하다. 특히 ‘이동’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경계의 고정성을 해체하는 실제 과정을 중범위 및 미시적 스케일에서 조명하는 데에 적합한 개념을 제시한다.

(2) 개성공업지구와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적용: 모빌리티 시스템과 네트워크 자본

개성공업지구의 경우 그 탄생과 폐쇄는 국제지정학적 질서와 남북관계에 의해 주도되었지만, 개성공업지구가 운영되던 기간 중 발생했던 수많은 변화는 단순히 개성공업지구의 탄생과 폐쇄, 또는 정치・경제적 성과만으로 축소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개성공업지구는 생성 이후 자기생산적이고 경로의존적인 방식으로 계속 진화해 갔으며 이를 추동한 대표적인 기제 중 하나가 바로 개성공업지구 근로자들을 날마다 안정적으로 실어 나르고 개성공업지구 물자를 공단 밖으로 보급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통근버스 모빌리티이다.

통근버스의 등장은 원래 계획된 것이 아니라 개성공업지구 운영 도중인 2006년도 경에 정착된 것으로, 입주기업과 북한 근로자들의 요구에 관리 주체가 적극적으로 부응한 결과였다. 개별기업에서 필요에 의해 임의로 몇 대 운영되던 통근버스가 관리위원회에 의해 조직적으로 운영되면서 300여 대의 버스가 개성과 인근 지역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면서 5만 5천여 명의 근로자를 운송하는 모빌리티 시스템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모빌리티 시스템은 단순히 통근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높인 것만이 아니라, 개성공업지구 근로자의 근무시간과 근로자 배치를 더욱 유연하게 재조정함으로써 북한 근로자들의 새로운 삶의 리듬을 만들어냈으며 대중교통이 없던 개성 일대에 최초의 대중교통 역할을 하게 되었다.

개성공업지구 5만 5천여 명의 근로자는 개성 시내에서 일할 수 있는 노동자들을 거의 다 동원하고 인근 지역까지 노동시장을 넓힌 결과였다. 그만큼 개성 일대는 북한의 변방 지역으로 인구 및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이었다. 새로운 모빌리티 시스템은 시간의 압축과 공간의 확장으로 새로운 통근권을 창출하였고, 개성과 인근 지역에서 공단으로의 접근성뿐만 아니라 통근권 내 지역간의 상호접근성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는 통근 이외의 목적으로도 통근버스를 활용하는 다양한 실천들을 낳게 되었고 그 결과 버스 노선과 배차 시스템은 더욱 확장되고 정교해졌다. 이에 따라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장소들이 ‘정박지’(mooring)(Cresswell and Merriman, 2011)로 부상하였고, 이들이 이동을 조절하는 공간 기제가 되어 새로운 이동의 흐름 탄생 및 도시 공간구조의 변화를 가져왔다.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는 정해진 경로와 배차시간이라는 시공간 고정성을 지니는 모빌리티라는 점에서 존 어리가 제시한 기차 모빌리티와 유사한 시-공간 이동성을 만들어낸다. 기차 모빌리티는 기차역, 레일과 같은 공간적 하부구조를 필요로 하므로 대대적인 건설사업을 가져오며 이는 근대 도시공간 구조를 정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대량 수송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도시화를 가속화했고 이는 본격적으로 근대를 여는 서막이 되었다(강현수・이희상 역, 2014).

존 어리가 가장 공을 들여 설명한 자동차 모빌리티는 근대도시를 완성시키고 탈근대적 도시화로 전환시키는 핵심적인 기제였다. 어리가 제시한 자동차 모빌리티의 가장 큰 특징은 기차의 시공간 고정성을 제거하고 ‘개인’의 의지에 따른 자율 이동을 극대화했다는 점이었다. 즉 자동차에 의해 이동이 전 방향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발생하게 되었다. 도로 위를 달리는 ‘버스’는 형태상으로는 자동차 모빌리티와 더욱 유사하지만 통근이라는 특정한 이동을 지원하기 위한 버스는 시공간 고정성을 지녔다는 점에서는 그 효과가 철도와 더욱 유사하므로 두 모빌리티 시스템의 중간 역할을 하는 모빌리티로 볼 수 있다.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는 처음에는 기차처럼 고정된 경로와 배치표에 의해 운영되었지만 차츰 다양해진 근로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경로의 임의 조정, 배차간격 조정, 운영시간 조정 등의 행위들이 등장하면서 자동차 모빌리티가 가져온 시공간 이동의 자율성을 일정 부분 구현했다. 뿐만아니라 개성공업지구 내의 다양한 화물을 외부로 반출하는 물류체제로서 역할도 담당하게 되었다. 개인의 짐 운반에서부터 배급품의 반출, 공단 기자재의 반출5)에 이르기까지 공간이 넉넉한 버스는 화물수송 수단으로서 역할을 겸했다. 이는 근로자의 ‘통근’이라는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근대도시의 이동성뿐만 아니라 (제한적이나마) 물류시스템을 개성공업지구와 인근 지역 사이에 구축하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써, 개성공업지구의 지경-지정학적 예외성을 개성공업지구 경계 너머로까지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통근버스 통제권을 지닌 관리 주체(남한 측 관리위원회)의 권한을 한층 강화한 한편, 버스 노선의 임시적 변경 및 화물 적재, 승하차 관련 재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북한의 버스 운전자들을 네트워크 자본의 새로운 수혜자로 출현시켰다. 또한, 통근버스를 탈 수 있는 합법적 주체인 개성공업지구 근로자들도 일반 지역주민보다 향상된 모빌리티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선도하는 프런티어 위치를 점하게 되었는데, 남한의 물건을 먼저 사용해 보고 새로운 취향과 유행을 만들어내는 유행선도자로서, 장마당에 물건을 공급하는 운반책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네트워크 자본을 구축하였다.

이처럼 새로운 모빌리티 시스템의 등장과 이를 통한 네트워크 자본 축적은 개성공업지구를 통해 개성과 인근 지역의 사회-공간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일대 전환을 가져왔다. 본 논문은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주요 개념인 ‘모빌리티 시스템’과 ‘네트워크 자본’이라는 두 개념을 활용하여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가 가져온 개성과 개성 일대의 변화를 분석하고, 이러한 변화가 함의하는 바를 이론적, 정책적 차원에서 고찰하고자 한다.

3. 통근버스를 통한 개성공단과 개성시의 공간적 변화

1) 개성공업지구 운영을 위한 새로운 모빌리티 체계의 형성

(1) 개성공업지구의 도로교통 계획과 북한의 현실

초기 개성공업지구 교통계획의 목표는 남・북 측과 해외시장과 원활한 사람 및 물자의 이동을 보장하는 것에 있었다. 개성공업지구에서 발생하는 교통 수요는 북측보다는 남측에 중점을 두었으므로, 경의선과 남북 연결도로의 우선 개발,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공단으로 들어오는 노동자들의 이동을 위해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경전철 시스템이 제안되었다. 기존의 개성시가지와 개성공업지구 3단계 개발사업이 완료되었을 때 조성될 신도시 간의 연결 노선은 개성공업지구를 중심으로 새로운 공간의 재편을 암시하는 것이었다(그림 1 참조).

그러나 이러한 기본계획안이 놓치고 있었던 것은 실제 공단에서 근무할 노동자들의 안전한 이동수단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국가 단위에서의 모빌리티에 대한 계획은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됐지만, 노동자 개인 단위의 일상적인 모빌리티 계획은 애초 계획에서 배제되었다. 특히 그림 1에서와 같이, 도로와 철도 부문의 설계에 있어 개성 지역 내에서의 이동보다는 남측과의 연결을 우선 고려했다는 점에서 향후에 발생할 노동자들의 이동수단 문제를 남북이 모두 간과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0-055-05/N013550505/images/geo_55_05_05_F1.jpg
그림 1.

개성공업지구 도로 체계 구상도와 도로교통 기본 계획 모식도
출처 : 현대아산, 2005(그림 일부 저자 재구성)

2004년 개성공업지구 입주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제품생산에 돌입하면서 북측 근로자의 개성공업지구 생활이 시작되었다. 거주지에서 공단까지의 거리는 대략 10km로, 공단 시행 초기 대부분의 근로자는 출퇴근 거리가 아주 가까운 경우 도보로 이동하거나 일부 근로자들은 자전거를 이용 하였으며 덤프트럭을 통해 출퇴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개성공업지구와 개성시를 연결해주는 대중교통이 부재한 상황에서 이러한 출퇴근 방식은 노동자의 피로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위험한 도로환경과 날씨 변화에 그대로 노출되게 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당시의 도로 상태는 대부분 구간이 비포장 상태였으며, 일부 구간이 개성공업지구 진・출입을 위해 임시도로가 개설된 것이 전부였다.

이에 따라 입주기업들은 북측 근로자들의 출퇴근 대책 마련을 촉구하였고, 불완전한 도로포장 공사도 마무리 지어 달라고 요청하였다. 여러 차례의 협의를 거쳐 2004년 말에 현대아산과 총국(개성공업지구 운영을 담당한 북한 측 대표기관)은 도로포장 공사와 관련된 계약서를 체결하게 되었고 약 백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총국이 시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남한 기술자와 인원이 공사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이 북측에 자재와 비용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하였고, 공사실시 준공검사와 도로 유지 보수 역시 북측이 시공하다 보니 도로의 상태가 지속해서 악화되었다.6)

도로 준공 5년 정도 지나서는 도로가 전반적으로 파손되고 손상되는 상태에 이르게 되자 2010년 남측의 관리위원회와 LH, 북측의 총국은 출퇴근도로의 보수공사에 관한 합의서를 다시 체결하게 되었다. 그러나 5년 전 합의와는 달리, 개성공업지구 출구에서 개성시 산업다리까지의 도로(4.5km) 및 청봉교 시설물 보수, 버스 회차장 부지 확장, 검사소 이전 공사 등을 남측이 직접 시공하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도로를 통해 노동자들의 이동을 보장할 수 있게 되었다(한국토지공사, 2009).

(2) 이동수단에 대한 요구와 통근버스의 도입

입주기업과 북측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이 전혀 없는 개성 지역에 버스 등과 같은 이동수단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초기에는 강구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별 노동자들이 취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오는 구조였기 때문에 출퇴근 시스템의 일괄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중교통에 대한 수요를 남측 정부가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은 자구책으로 인근 지역에 사는 근로자들에게 자전거를 제공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였지만, 이 역시도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 거리상의 제약과 소요 시간 등으로 현실화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몇몇 기업들은 임시로 셔틀버스를 운영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남측 정부는 기업들의 개별적인 대응 방식이 갖는 한계를 파악하고 보다 근원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추진하고자 하였다. 그중에 하나가 철도를 이용한 통근으로, 열악한 도로 사정, 예산 문제, 기업의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하다고 판단되었으나 철도의 신설 및 개보수 작업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여 좋은 대안이 될 수 없었다.

여러 차례 논의 끝에,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이하 관리위원회)는 철도 운행 전까지 공용버스를 운영해달라는 기업의 의견을 수용하여 공용통근버스 운영계획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서 관리위원회는 2004년 말에 건설교통부를 통해 중고 시내버스의 구매를 문의하였으나 요구사항에 부합하는 버스가 없다는 회신을 받고 사설 중고차량 업체로부터 견적을 받아 98년식 중고버스 4대를 구매하여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다(통일부, 2017).7)

관리위원회 공용버스와 입주기업 자체버스가 따로 운행되는 이중적인 구조는 기업 간의 운영 차이로 인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관리위원회 공용버스는 개성공업지구에 출퇴근하는 근로자는 누구나 탑승할 수 있었던 반면 입주기업 자체버스는 해당 기업 근로자만이 탑승할 수 있도록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입주기업 자체버스는 상대적으로 편안한 출퇴근이 가능했고 관리위원회 공용버스는 혼잡이 가중되면서 자체버스를 보유하지 못한 기업의 북한 근로자들은 기업에 자체버스 구매를 요구하면서 입주기업을 압박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하면서 입주기업을 중심으로 관리위원회와 입주기업의 통근버스를 통합하여 관리위원회에서 운영하는 방식을 추진하기 위해 2011년 3월 관리위원회와 입주기업이 통근버스 통합 TF를 구성하고 관리위원회는 통근버스 통합 TF 논의를 주도하면서 입주기업 버스 125대를 매입하고 2011년 9월부터 통근버스 통합․운행을 시작하면서 통근버스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안정적인 출퇴근이 가능하게 되었다(통일부, 2017). 이처럼 통근버스가 등장함으로 인하여 개성시와 개성공업지구를 연결해주는 매개체로서 남과 북을 연결해주는 새로운 이동수단이 탄생하였다. 그리고 통근버스의 등장은 개성시와 그 인근 지역의 공간적 연결 효과를 가져오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2) 통근버스의 공간적 확대와 파급력

(2) 통근버스 제도의 진화와 영향

개성공업지구 입주기업에서의 통근버스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하여 매해 운영 버스의 수가 증가하게 되었다. 2004년 4대에 불과했던 통근버스는 2005년 12월에 이르러 21대로 늘어났다(그림 2 참조). 그만큼 개성공업지구로 들어오는 근로자의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뜻이기도 했으며, 근로자들의 생산성 유지를 위한 입주기업의 요구도 함께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2004년 시범단지 분양기업 15개 중 12개가 기업 가동을 시작하였으며, 본 단지의 1차 분양도 완료되어 2006년경에는 19개의 입주기업이 생산 설비를 가동하였다. 2007년에는 본 단지 2차 분양이 이루어져 183개 기업이 분양을 체결하였으나 일부 기업만 입주하여 2007년 말에는 65개의 기업이 운영되었다(통일부, 2017).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개성공업지구의 가동이 이루어진 2005년부터 공단의 안정화시기에 이르는 2009년까지 근로자 수는 급격하게 증가하였다. 통근버스 제도의 도입 초기 4대에 불과했던 버스는 매해 증가하여 2015년에는 291대로 늘어났다.8)

http://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0-055-05/N013550505/images/geo_55_05_05_F2.jpg
그림 2.

개성공업지구 북한 근로자와 통근버스(누적 대수)
출처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제공 내부자료(저자 재구성)

이러한 증가세에 따라 개성시와 개성공업지구 인근에 거주하였던 북측 근로자들의 출퇴근 수요를 맞추기 위해 여현리, 전재리, 용흥리 등을 포함하는 개성 지역 전역의 출퇴근 노선이 형성되었다. 개성 시내 노선과 개성시 외곽 지역 노선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개성 시내 노선의 경우, 개성 시내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영화관을 중심으로 동대문 노선, 성균관 노선, 삼각공원 노선, 승전노선이 운영되었다(표 2 참조). 16개 방향의 노선은 기업의 요구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유연하게 변경되는 체제로 작동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통근버스를 둘러싼 새로운 시-공간의 조직들이 생겨났다.

표 2.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 노선

지역 노선 거리(편도) 소요 시간
개성시 승전-역전-영화관-통일다리-산업다리-봉동-공단 16km 50분
삼각-영화관-통일다리-산업다리-봉동-공단 16km
성균관-문화회관-영화관-산업다리-봉동-공단 17km
동대문-은덕-문화회관-영화관-통일다리-산업다리-봉동-공단 18km
개성시
외곽
여현리 27km 1시간 30분
삼거리 27km 1시간 30분
상도리 25km 1시간 20분
해선리 17km 50분
용흥리 19km 50분
선적리 25km 1시간 20분
평화리 22km 1시간 20분
전재리 20km 1시간 10분
개풍 개풍군내 20km 1시간 10분
연강리 24km 1시간 30분
신서리 24km 1시간 30분
장풍 장풍군 내 27km 1시간 30분

출처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제공 내부자료

대중교통이 없었던 개성 시내와 일대를 거미줄처럼 엮는 버스 노선들이 새로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의 행동반경과 이동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개성시 방향으로 퇴근하는 근로자들을 태운 통근버스의 경우 노선의 중앙에 있는 영화관이 일종의 교차점으로 기능하면서 많은 사람의 승하차가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이동들이 빈번해지면서 이 지역의 상권이 활성화되고 개성 시내로 유동인구가 증가하게 되는 효과가 나타났다(인터뷰 A, 2019). 개성공업지구의 도로 상황을 관리하던 관계자 A9)씨에 따르면, 근로자들뿐만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개성과 인근 지역의 이웃 주민들에게도 통근버스는 지역의 새로운 활력으로 인식되었고 통근버스 제도가 정착된 2010년 후반에는 그들의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하였다(인터뷰 A, 2019).

개성시 외곽 지역을 운행하는 노선들은 개성공업지구로의 출퇴근을 돕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것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간의 이동이 자유롭게 못 했던 상황을 개선해주거나 지역 내로 고립되었던 사회, 경제적 교류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개성공업지구 동북쪽에 있는 평화리는 비무장지대 인근에 있는 마을로 개성공업지구에 인접해 있으나 진입할 수 있는 도로가 없어 개성시를 거쳐야만 개성공업지구로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이었다. 도로 상황에 따른 경로 우회에도 불구하고, 통근버스를 통해 많은 근로자가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접근성뿐만 아니라 개성 시내에서의 이동이 증가하면서 더욱 많은 사회, 경제적 교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인터뷰 A, 2019).

통근버스의 도입은 ‘네트워크 자본’으로 새로운 형태의 일상을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문화생활’이라고 불리는 특수한 형태의 근로 복지 제도는 북한 근로자들이 근무 이후 토요일 오후부터 누릴 수 있는 여가로, 대부분 개성공업지구 밖에서 이루어졌다.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 운영 관계자 B10)씨에 따르면, 문화생활은 단순한 여가가 아닌 북한 당국이 주관하여 혁명적 사상을 고취하고 심화하기 위해 선전 영화 등을 감상하고 토론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고 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통근버스를 퇴근과 함께 배차하였다(인터뷰 B, 2020).

근로자와 입주기업이 늘어나면서 개성 시내에 모든 근로자가 동시에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게 되자 이용 시간의 배분을 통해 문제를 해소하고자 하였다. 평일이나 토요일 오전에 문화생활이 있으면 통근버스가 문화생활 장소까지 이동하였다가 문화생활이 끝나면 근로자를 탑승시켜 입주기업까지 수송하였다(인터뷰 C, 2017).11)

(2) 제도의 변동과 공간의 공진화

통근버스를 운영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을 옮기는 작업이 아니었다. 버스 약 300여 대로 5만여 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을 매일 원활하게 운송하기 위한 안전 관련 규칙, 차량 배차신청 및 배차방식, 차량 관리 및 정비규칙 등 다양한 제도들이 새롭게 만들어졌고 이것은 새로운 공간적 규칙을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사례로 운행 버스 증가에 따른 모빌리티 공간의 형성과 통근버스의 배차 간격이 만들어낸 노동시간의 유연한 배치를 들 수 있다.

운행 차량이 증가하면서 관련 공간의 수요가 발생하게 되었다(그림 3 참조).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차고지가 조성되지 않은 상태로 차량을 운행하다 보니 차량의 관리와 적절한 주차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임시방편으로 관리위원회 주차장을 차고지로 활용하였지만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는 버스들을 모두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류부지로 예정되어 있던 곳을 임시차고지로 활용하기로 하고 토지 정지 작업과 포장 공사를 시행하였다(인터뷰 C, 2017).

http://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0-055-05/N013550505/images/geo_55_05_05_F3.jpg
그림 3.

통근버스로 출근하는 북측 근로자(위)와 통근버스 차고지(아래)
출처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와 같은 차고지의 조성은 접경 지역과 일상 영역의 차원에서 2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통근버스라는 모빌리티가 개성공업지구와 통합되는 과정에서 형성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요 정박지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과 둘째, 고정적인 물리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 중심의 직주 환경 형성을 통해 일상적인 접근성이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차고지는 버스 종착지로서 이곳으로부터 이동의 흐름이 시작되고 일단락될 뿐만 아니라 버스 정비 및 점검, 운전사들의 만남의 공간 등 모빌리티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공간 인프라이다.

통근버스 모빌리티 시스템은 버스정류장뿐만 아니라 차고지 등 다양한 공간 인프라의 조성을 통해 체계를 갖추어 나갔다. 그 결과 통근버스를 통해 도보 생활권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개성시민들의 생활 반경이 더욱 큰 영역으로 확장되었고 개성공업지구의 노동 공간이 개성시민들의 일상과 직접적인 연결망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모빌리티의 변동이 주는 공간적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통근버스로 인해 새로이 생겨난 정류장은 버스의 승하차가 이루어지는 공간에 더해져 정보와 물자가 오고 가는 거점으로 활용되었다. 통근버스는 개성공단 내의 전체 입주기업을 구역별로 순회하는 형태로 운영되었다. 기업인 D12)씨는 주요 버스정류장이 지역사회별로 근로자들에게 배급되는 도시락의 픽업 장소로 활용되기도 하였고 버스 노선의 출발지점 혹은 종점에 있는 정류소에서는 소규모의 장마당이 열리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였다(인터뷰 D, 2017). 이처럼 통근버스라고 하는 모빌리티가 만들어낸 공간들은 ‘정박지’로서 새로운 결절과 중심을 생산하게 되었고 사람과 물자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게 하는 공간적 장치가 되었다.

두 번째 사례로는 통근버스 배차 시스템의 유연화를 통한 모빌리티 변화이다. 초기 버스 운행은 4대로 진행되었는데, 4명의 운전기사와 식당 종업원 8명이 오전 6시에 개성 시내에서 출발하여 저녁 8시까지 북측 근로자들의 출퇴근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쁘게 운영되었다(통일부, 2017). 최초에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버스에 탑승해야 했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통근버스의 운영시간에 맞추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통근버스가 지속해서 증차 됨에 따라 기존 노선을 유지하면서 운행횟수를 늘릴 수 있었을 뿐만이 아니라 근로자들의 사정과 입주기업의 근무환경을 반영한 유기적인 배차 시스템이 만들어져 갔다.

늘어나는 근로자 수와 입주기업의 근무환경에 따른 요구를 감당하기 위해 배차 간격은 더욱 세분되고 복잡해졌다. 예를 들어 성수기에는 야근이나 철야 근무 등이 필요한 기업이 생겼다. 화장품 케이스를 만드는 사출 기계를 다루는 공장이나 도자기를 만드는 공장 등 뜨거운 화로나 열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밤에 화로의 불을 끄게 되면 다음 날 불을 다시 지피는 데만 해도 몇 시간씩 걸리기도 하고 심한 경우 반나절 가까이 작업을 못 하는 경우도 발생하여 야근, 철야, 3교대 등 다양한 방식의 출퇴근이 필요했는데 통근버스 배차간격 조정으로 다양한 방식의 유연 근무가 가능해졌다(인터뷰 B, 2020).

배차간격 조정은 교통량을 분산하여 수송량을 늘리는 데도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가령 입주기업의 출근 시간을 오전 7시와 8시로 구분하여 이용 승객의 양을 분산시켰고 2개월마다 1차 출근기업과 2차 출근기업의 순번을 바꾸었다. 퇴근의 경우 17시를 시작으로 한 시간 간격으로 배차를 세분화하여 20시까지 운행이 이루어졌다. 마지막 배차가 종료되어 근로자들이 주거지로 도착하게 되는 시각은 대략 22시경으로, 하루의 퇴근 수송 차량의 업무가 마무리되었다(인터뷰 B, 2020). 이러한 유연한 배차조정은 관계기관 간의 긴밀한 소통과 신속한 업무협력을 통해 가능해졌다. 날마다 변수가 발생하는 근로 일정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기 위하여 매일 오전 기업별로 당일 퇴근과 다음날 출근 현황을 작성하여 관리위원회 버스 배차 반에게 발송하면 배차를 최대한 조정하여 반영했다(인터뷰 B, 2020).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 통근버스의 등장은 새로운 규율의 등장을 의미했다. 통근버스 운행에 따라 사고 발생 시 처리문제, 자동차보험, 유류 지급, 차량의 관리 문제, 요금징수 및 무임승차 방지 등의 여러 가지 부수적인 문제가 발생하였다. 사고 발생은 보험과 연결되어 해결해야 하는데 2005년 말에 관리위원회, 총국, KNIC(조선민족보험총회사) 간 협의를 거쳐 차량 운행에 따른 위험담보 문제 해소를 위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 향후 보상금 한도, 보험 규정 보안, 남북보험협력방안을 추진해 나간다는 합의서를 채택하였다(김재영, 2015). 개성공업지구 내에서 적용되는 자동차보험은 타 의무보험보다 공단 내에서 가장 안착한 보험으로, 남한의 제삼자 배상책임보험과 성격상 같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 등록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보험에 가입하는 풍토가 정착되었다. 이러한 보험 가입 문화와 더불어 사고 발생 시 사고조사, 보험 사정 등을 통해 보험금이 실질적으로 지급되는 등 자동차 보험제도가 빠르게 안착하였다(통일부, 2017).

이처럼 통근버스라고 하는 모빌리티의 도입은 통근권과 생활권이라는 근대 도시적 공간 권역을 북한의 접경지역에서 생산했고, 통근버스 운영 변화에 따라 그 권역은 확대되고 보다 유연하게 협상되었다. 이러한 공간의 생산과 경계의 변화는 북측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경험의 폭을 넓히고 남측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개성공업지구 전면 중단이 선언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되었다. 유류 공급이 차단되고 유류 재고량이 5일이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하나둘씩 설비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으며, 북측 근로자들 역시 근무지에 복귀하지 않음에 따라 통근버스의 운행도 멈추게 되었다.

4. 통근버스가 가져온 개성공업지구 근로자들의 모빌리티와
사회문화적 변화상

1) 제한된 모빌리티와 북한 주민의 거주 이동의 자유

북한 주민의 이동, 즉 모빌리티의 자유는 당국에 의해 철저하게 관리됐다. 중국의 호구제와 마찬가지로 북한에서 개인은 특정 지역에 묶여 있게 되어 있으며 부여된 지역에 따라 교육을 포함한 식량, 취업, 의료 서비스를 배급받게 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이동에 관한 결정도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불가능하다(이금순, 2007:9). 주민들의 신분등록을 통한 거주지 결정은 주민들의 사상적 동향을 반영한 주민 성분 분류에 기초하여 이루어지며 특히 ‘평양’과 같은 경우 특별한 권리들을 부여받을 만한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북한의 주민들은 북한 ‘여행규정’ 제6조에 따라 국내 여행을 할 때도 여행증을 소지하여야 한다. 여행증 발급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정보교환을 통해 체제 일탈적 불법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주민들이 국내를 이동하는 동안 심리적으로 해이해지기 쉽고 다른 지역과 정보교환을 통해 비교의식이 생겨날 수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체제 비판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주지에서 이사하고자 하는 경우 퇴거등록신청서를 거주지 사회안전기관 또는 신분등록 기관에 제출하고 공민증에 퇴거등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이사도 쉽지 않다(이금순, 2007). 이러한 체제‧제도적인 환경뿐 아니라 북한의 불편한 교통체계 역시 모빌리티에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한다. 북한은 주철종도(柱鐵從道)의 구조로 교통 분담의 비율을 상당 부분 철도에 의존하고 있는데 철도 대부분은 단선으로 노반‧터널‧교량의 정비 부족과 기관차 노후화 등으로 최고 시속이 40km~50km에 불과하고 전력난으로 인해 수시로 정차가 발생하는 현실이다. 그리고 2015년 기준 북한의 도로 총연장은 남한의 0.24배 수준이고 고속도로의 경우 남한의 0.17배에 불과하며 도로의 포장률은 10% 미만으로 도로 사정도 매우 열악하다(삼정 KPMG 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2018).

도로가 있다고 하더라도 자동차가 없으므로 모빌리티가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코트라의 북한 자동차 산업 현황(2020)에 의하면 북한에서는 국가에 공헌하여 인정받거나 우수한 운동선수, 공훈을 받은 배우 등 특수한 사람들만 승용차를 구매할 수 있으며 평범한 시민은 자동차를 구매할 수 없으므로 차량 보급률이 매우 낮다. 현재까지 북한의 전체 자동차 수량은 45만대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북한 당국의 모빌리티 제약과 미비한 교통 및 통신 시설로 인해서 정보교환 및 다양한 경험과 사고를 통한 공간적 인식의 확장 가능성이 차단되고 있다. 이러한 모빌리티의 제약을 통한 외부세계와의 차단은 체제 유지에 필요충분한 조건이기 때문에 최근까지도 상당히 철저하게 시행됐다.

하지만 최근 북한에서 시장의 발달과 함께 물류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대중교통이 발달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평양의 경우 지하철, 무궤도전차, 궤도전차, 택시 등의 대중교통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 특히 택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택시의 등장으로 인하여 전국단위로 이동성이 확장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는데 수도 평양을 넘어 일종의 ‘콜택시’도 등장했다.

이러한 택시의 주 고객은 물건을 싣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상인들로, 써비차(운임을 내고 이용하는 버스 또는 화물차)를 구입하지 못한 상인들이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2000년대 이후 시장화로 인하여 북한에서 ‘장사’와 ‘써비차’가 준 합법화되고 통행증 발급 역시 뇌물을 통해 어렵지 않게 발급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러한 교통수단의 발전은 지역 간 가격의 격차를 줄이고 정보이동을 활발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이상용, 2019).

북한에서 이사 또는 퇴거를 위해서는 승인과 등록이 필요한데 평양과 개성에서의 이주는 특히 더 까다롭다. 평양시와 개성시에서 퇴거하려는 자에 대해서는 특별히 시‧구역‧군 사회안전부장의 명의로 퇴거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만큼 두 지역은 거주와 이전이 더 어려운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이금순, 2007).

평양이 특권층의 엔클레이브이자 수도로서 그 출・입경이 까다로운 통제의 대상이 되었다면, 개성은 남북 접경지역으로서 그 변방성 때문에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개성시의 경우 ‘신해방지구’라는 특별관리 대상 지역이었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이후’ 북한 당국은 평양과 신해방지구 주민들의 성분을 조사하여 정권에 대한 잠재적 불만을 가진 사람들, 외부와 손잡을 수 있는 사람들을 분산, 와해시켜 핵심군중의 포위 속에 들게 함으로써 체제 안정성을 기하고자 하였다. 현재까지도 개성시는 군사분계선 가까이 있어 특별히 거주가 제한되고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다.

개성에 거주하기 위한 자격요건은 개성에 부모가 있거나, 고향이거나, 중앙당이나 인민무력부에서 파견된 사람으로, 인민보안성 주민등록국에서 거주 승인을 받아야만 거주할 수 있으며 특별 통행 금지지역으로서, 그 지역에 직계자족이 있거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때에만, 여행 증명서를 발급받고 출입할 수 있다. 즉, 개성은 권력의 감시와 통제가 치밀하게 작동하는 지역으로 모빌리티가 극도로 제한된 지역이었다고 볼 수 있다(김병로 등, 2015).

개성공업지구 관계자 E13)씨에 따르면, “개성은 (휴전하기 전까지) 남측 땅이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특별히 관리됐을 뿐만이 아니라 남북이 함께 일하면서 자본주의 황색 바람이 불어대는 곳이기 때문에 관리가 필요하다”라는 말을 북한 관계자들이 자주 언급하였다고 한다(인터뷰 E, 2017). 이처럼 북한의 체제 속에서 개성시는 주민들의 모빌리티가 특별 관리되는 지역이었으며, 남북이 함께 공단을 운영해 나갔던 개성공업지구는 특히 이러한 출입과 통행이 특별히 관리되는 통제구역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도시공간은 정치적인 고려, 즉 사상 교양의 장으로 조성할 것을 강조하며 김일성의 우상화 시설물과 광장 등 정치적인 시설을 중심으로 하는 단핵 구조로 만들어진다. 공업 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통행 유발을 최소화하는 생활서비스와 상업서비스의 분산배치를 추구하여 주거와 공업 비중이 높고 상업지역의 비중이 작다. 상업서비스 기능의 배치는 주민의 이용빈도에 따라 빈도가 높은 기능(탁아소, 유치원, 식료품 등)은 주거지 내에, 이용빈도가 낮은 기능(백화점, 직매점 등)은 도시 중심에 배치되어 있다(김효진 등, 2016). 개성시 주민들 역시 이러한 직주근접 및 배급경제를 기반으로 한 분산형 도시공간구조 속에서 모빌리티가 크게 필요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살아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개성공업지구가 건설되고 운영되면서 예상하지 않았던 통근 거리의 증가와 직주근접 체계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특히 그간 북한의 경제정책의 변화에 따른 노동수요에 의한 이주는 거의 전례가 없었음에도, 개성시를 비롯한 장풍, 개풍 지역까지 노동인력 수급을 위한 인구 유입이 이루어졌던 것은 개성공업지구법에 따라 북한이 담당한 인력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주 이동 제한이라는 규정을 바꾸면서까지 인근 지역주민들을 이동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이금순, 2007).

이처럼 개성공업지구의 도입은 북한 주민의 거주 이동에 대한 강력한 규칙을 깨뜨리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로 인해 남측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들 간에도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와 더불어 개성공업지구에 도입된 통근버스는 제약된 모빌리티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고 더 많은 ‘마주침의 장’을 제공하였으며 사람들의 활동 범위를 넓히는 매개체로 활용되었다.

2) 모빌리티가 가져온 사회문화적 변화: 버스 배차와 모빌리티 권력

개성공업지구에서 통근버스 시스템이 안정되고 남북이 공단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누적되면서 생산성이 지속해서 향상됨과 동시에 사회문화적인 변화도 발생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개성공업지구 초창기에는 공단 내에서의 업무보다는 공단 밖에서의 공동의 업무가 더 중시되었다. 운송수단이 제공되지 않아 출퇴근이 불편했기 때문에 공단 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근버스 시스템이 안정되고 기업별 근태 조정이 가능해지면서 야근, 특근을 선호하면서 공단 내에서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하였다.

관리위원회는 2013년 12월 통근버스 운영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운송사업팀」을 신설하고 관리위원회 직원 3명이 현장에 상주하며 통근버스 관리․운영업무를 전담하였다. 4명의 북측 운전기사와 1명의 남측 정비사로 시작된 통근버스 운영 인원은 차량 증가에 맞게 운전기사와 정비사 등을 지속 증원하여 2016년 2월 말 기준 남측 인원 5명, 북측 인원 347명으로 증가하였다(표 3 참조).

표 3.

통근버스 관련 근로자 현황

구분 합계
관리위 현대아산 소계 기사 정비 배차 미화 경비 검차 의사이발 대표총무 소계
인원 3 2 5 295 30 5 5 4 2 3 3 347 352

출처 :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제공 내부자료

개성공업지구 버스사업팀은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에서 남북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런데 매일매일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방식이 상당히 복잡하며 고도화된 남북의 신뢰와 협조체계가 없이는 이러한 공조는 불가능하였다. 이 시스템에 따르면 매일 남북은 각 입주기업과 영업소 등에서 남북의 업무와 출퇴근에 대한 협의, 북한 측 버스 배차 반과 남한 관리위원회 직원의 커뮤니케이션, 남한 운송사업팀 직원과 북한 측 운전기사들과의 협의와 의사소통의 과정들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러한 매일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갖추어지고 원활하게 작동하면서 5만 5천여 명을 300여 대의 버스로 원활하게 출퇴근시키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다.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 배차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매일 250여 개 입주기업과 영업기업의 북한 측 총무들은 남한 측 입주기업 대표와 협의한 근무내용을 토대로 각 기업의 출퇴근 배차 인원 정형을 작성한다. 2) 매일 오전 북한 측 총무들은 관리위원회 버스 배차 반에게 당일 퇴근 계획과 다음 날 출근 계획이 담긴 출퇴근 배차 인원 정형을 팩스로 또는 직접 제출한다. 3) 관리위원회 북한 측 버스 배차 반은 오전에 들어온 전체 버스출퇴근 정형을 토대로 약 5만 5천여 명의 근로자들의 각 지역으로의 배차 계획을 만들어서 남한 측 관리위원회 관리총괄부 직원에게 전달한다. 4) 남한 측 관리위원회 직원은 버스 운송사업팀에게 출퇴근 배차 정형을 전달하며 이를 토대로 남한 측 운송사업팀 직원은 북한 측 버스 운전기사들과 협의하여 배차한다.

이러한 원칙들이 존재하였지만, 실제 통근버스를 운영하는 일은 예상보다 복잡한 업무였다. 예를 들어, 관리위원회 소속의 버스 배차 반은 북한 측 인원 5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매일 오전 200여 개가 넘는 입주기업과 영업기업으로부터 버스출퇴근 인원 현황표를 받아 배차를 하다 보니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대응해야 했다고 전해진다(인터뷰 B, 2020). 개성공업지구 남측 관계자 F14)씨는 입주기업의 북한 측 대표가 관리위원회로 달려와서 배차 반에게 배차를 잘 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쩔쩔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가끔 버스 배차가 잘못되거나 배차 관련해서 잘못되는 경우 북한 근로자들 간에 싸움이 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였다(인터뷰 F, 2019). 대부분 갈등의 상황 종료는 입주기업이 배차 반에게 사과하는 형태였는데 그러한 관계설정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배차 반이 가진 정보와 권한 때문이었다. 따라서 기업의 남한 측 직원들은 관리위원회 운송사업팀의 남한 직원들과 좋은 관계가 필수적이었다. 통근버스를 둘러싼 새로운 관계 형성은 단순히 노동자들의 이동뿐만 아니라 개별기업의 생산성 문제와 결부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지기 시작하였다.

모빌리티를 제공할 수 있는 북한 버스운전기사들이 개성 시내에서 힘을 가지게 된 것도 이러한 상황과 연결되어 있다. 북한의 운전면허 체계는 운전기사 1급에서 4급까지의 4단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1급의 경우 자동차의 설계, 제작 기능까지 보유하는 자로 모든 차량을 운전할 수 있다. 북한에서 운전면허에 자동차 정비 기능을 부여하는 것은 정비업체가 많지 않고 차량 불량 발생 시 즉각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함영삼, 2019). 이처럼 북한의 버스 운전기사는 운전기능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고 버스를 정비할 수 있는 기술을 같이 갖추고 관련 시험을 통과해야 버스 운행을 할 수 있는 대형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으므로 통과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고급 기술자로 인정받는 직업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버스 운전기사는 비행기를 운전하는 조종사와 동일한 직급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개성공업지구에서 운영하던 300여 대의 버스들은 남한에서 실제 시내버스로 운행하던 버스들로, 북한에서 사용되던 오래된 버스들이나 중국제 버스와 비교하였을 때 성능 면이나 차량 상태 면에서 품질이 좋은 차량이었다. 따라서 개성 지역에서는 상당히 보기 드문 좋은 운송수단으로 여겨졌다.

개성공업지구와 이러한 양질의 운송수단은 개성시와 인근 지역을 연결하는 출퇴근 용도로만 사용되지 않았다.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는 마을 내 각종 행사 동원, 물자수송 등 마을 주민들과 인민위원회 간부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상당한 수준으로 편의를 제공하였으며 이러한 활동은 ‘비공식적인’ 것이기 때문에 순전히 버스 운전기사의 동의와 운행 지원으로 가능한 부분이었다.

이로 인해 마을 내 거의 유일한 대형 운송수단인 버스를 운행할 수 있는 운전기사들은 마을 주민뿐 만이 아니라 인민위원회 간부들에게도 상당한 대접을 받았고 이동을 가능하게 해 준다는 이유로 새로운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인터뷰 G, 2017).15) 그뿐만 아니라, 개성공업지구에서 근로자들에게 보급한 다양한 간식류, 노동 보호 물자,16) 원자재 자투리, 불량으로 판매하지 못하게 된 제품 등 다양한 물품들을 개성공업지구에서 개성 바깥으로 실어서 장마당에서 판매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이동에 버스 운전기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인터뷰 F, 2019).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권력의 변화는 남한 관계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하나의 체계로서 자연스러우면서도 일상적인 남북협력의 시스템이 갖추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버스 관리는 원래 남한의 관리총괄부의 1개의 팀으로 운영되었으나, 수요가 늘어 300명이 넘는 소위 ‘기가 센’ 버스 운전기사들을 관리하고 차량을 관리하면서 개성공업지구 외부에서 일어나는 개성 시내 이야기, 북측 변화상 이야기 등 중요한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으며 예산을 많이 필요로 하는 중요한 부서가 되었다(인터뷰 B, 2020). 개성공업지구 입주기업 운영자인 H17)씨는 통근버스의 배차가 기업과의 관계에서도 생산성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운송사업팀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하였다(인터뷰 H, 2019).

요약하자면, 개성공업지구에 도입된 통근버스는 이동수단 그 이상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권력을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자본’으로 전환되었으며 개성공업지구 특유의 모빌리티 시스템의 형성과 통제 양식을 만들어내면서 공단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통근버스의 배차에 있어, 매일매일 변화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충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들을 정교화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남북 간의 상호협력 거버넌스를 구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기존의 논의들이 포착하지 못했던 개성공업지구 특유의 의사소통 방식들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미시적인 차원에서 남북한의 행위자들이 서로의 요구에 대해 유연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5. 나가며: 남북경협의 미래지향적 관점으로서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의 유용성

본 논문은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라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스템이 개성공업지구와 인근 지역에서 어떤 사회-공간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고찰하였다. 개성공업지구는 남한의 영토적 주권이 북한 땅에서 작동한 예외공간이었을 뿐 아니라 남북협력 거버넌스 체제의 최초 실험장이기도 한 역사적 장소이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무장된 접경인 남북 접경지대를 한시적으로 와해함으로써 접경의 다공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성공업지구를 둘러싼 그간의 다양한 연구와 담론은 국제지정학적 질서와 남북관계라는 지극히 (초) 국가적인 맥락에서 개성공업지구라는 예외적 공간의 작동을 다룸으로써 국가주의적이고 영토주의적인 접근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부분은 바로 개성공업지구라는 공간 그 자체가 다공질적이고 탈영토적인 이종의 사회-공간이라는 점이다. 개성공업지구는 지정-지경학의 하나의 결과물이기도 했지만, 그 자체가 자기생산적이고 경로의존적인 방식으로 진화해 나갔으며 창발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는 점에서 고정된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적이고 해석을 필요로 하는 현상이다.

본 논문이 채택한 모빌리티 이론은 개성공업지구의 미시적인 사회-공간의 역동성을 포착하고 이를 해석하는 데에 몇 가지 지점에서 유용성을 보여주었다. 첫째, 경계와 영토에 고정된 시선을 돌려 경계와 영토가 유연하게 구성되는 과정을 포착하는 데에 유용한 개념 틀을 제공한다. 이는 향후 다양한 지점에서 공간이론과의 접목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둘째, 모빌리티 시스템은 이동의 주체뿐만 아니라 이동수단과 이를 지원하는 물리적 인프라, 이동을 통해 재구성되는 사회-공간적 관계를 아우르는 개념으로서, 통근버스를 통한 개성공업지구와 인근 지역의 물리적 공간 변화와 사회관계의 재구성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는 데에 통찰을 준다. 셋째, 네트워크 자본은 모빌리티를 통해 차별적으로 생산되는 비경제적 편익으로서, 이동성이 더욱 중요해진 현대사회에서 경제적 자본 축적과 계급분화를 추동하는 주요 기제로서 제시되었다. 이는 초이동성의 현대도시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근대적인 도시 인프라를 지녔던 개성 지역이 개성공업지구를 통해 새로운 권력 관계와 사회관계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을 살펴보는 데에도 유용성을 준다. 이는 향후 북한의 변화와 도시발전을 전망하는 데에도 고려할 지점과 쟁점을 제시해 준다.

통근버스 모빌리티 사례를 통해 개성공업지구와 그 일대의 공간관계와 사회관계의 역동성이 새로운 모빌리티의 도입을 통해 변화하게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성공업지구 초기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노동자들의 이동은 기업의 생산성과 근로자들의 안전에 직결된 문제였으며, 개별적으로 운영되었던 통근버스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하나의 모빌리티 시스템으로 만들어감으로써 새로운 공간의 발생과 공간을 둘러싼 권력의 변동이 야기되었다.

특히 기업들의 요구를 시시각각 대응하였던 버스 배차 시스템은 남북 간의 유연한 거버넌스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의 개성공업지구 논의가 국가와 정부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만 집중하였던 것과는 달리, ‘버스’와 같은 네트워크 자본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남북한의 미시적 행위자들이 능동적이고 상황적으로 협력해나가는 과정을 살펴봄으로써 남북 경제협력의 숨은 가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사료된다.

이와 같은 연구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한계를 지적하자면 다음과 같다. 통근버스에 대한 자료 수집 과정에서 남측 관계자들의 의견과 관련 자료 수집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실제 통근버스를 이용했던 북측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북측의 관점에서 본 모빌리티의 효과와 가능성들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연구가 추후에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빌리티의 변화로 인하여 남북 간의 관계 변화가 어떻게 역동적으로 이루어졌는지도 충분히 다루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도로의 개통 및 버스 운영 제도의 거버넌스 작동 과정 등이 시기에 따라 변화하는 부분들이 존재하였는데 이를 설명하는 데 있어 관련 자료의 제한적 접근 때문에 보다 상세한 설명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안들을 보완하고자 본 논문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으로 개성공업지구 내에서 운영하였던 ‘애기어머니차’에 대한 사례도 개성공업지구 특유의 모빌리티 자원으로 추후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개성공업지구에서는 여성 근로자가 임신하게 되면 일반 통근버스에서 애기어머니차로 배차가 옮겨지게 되고 아이가 만으로 한 살이 될 때까지 해당 차를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도록 운영이 되었다. 일반 출퇴근 차들은 입식 시내버스 형태였지만, 애기어머니차의 경우에는 좌석버스로 운영하여 임산부와 아기를 데리고 타는 어머니들의 안전을 도모하였다. 개성공업지구 근로자의 약 70%가 여성 근로자였다는 것을 고려할 때, 임신, 출산, 육아와 관련한 모성보호를 통한 안정적인 생산 인원 확보와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였다고 볼 수 있다. 관련 인터뷰와 자료들을 보완하여 모빌리티의 개선으로 인한 젠더관계와 모성의 변화와 함의를 후속 연구에서 탐색할 예정이다.

끝으로,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을 공간적으로 전유하는 것은 학제적 접근을 위해서도 지리학자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작업이다. 국내 지리학계에서 모빌리티스 패러다임에 대한 소개가 미진하고 이 개념을 활용하는 경험 연구가 거의 없는 이유18)도 사회학에서 출발한 이 개념을 지리학적 연구에 활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즉 지리학적 접근과 연구에 맞게끔 이론을 전유하고, 지리학적 이론과의 호환 내지는 접목이 가능한 지점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본 연구가 이러한 시도의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1) 인터뷰 내용은 무기명으로 기재하였으며 연구참여자의 신원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간접인용 방식으로 서술하였고 글에 실린 순서에 따라 A, B, C 등으로 처리하였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남북 사업의 특수성상 연구참여자의 신원보호 요청에 따라 인터뷰 대상자들의 인적사항은 연령대, 인터뷰 일시, 담당업무만을 기재하였다.

2) 정보의 부족에 기인한 사실관계 확인의 어려움은 대부분의 북한 연구에서 흔히 노정되는 문제점이다. 정보의 부족을 인터뷰를 통해 보완하기 위해서는 인터뷰의 진실성을 담보할 대상자들의 대표성 및 공공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17-2020년에 걸친 수십 건의 관계자 인터뷰 중 대표성과 공공성을 갖춘 대상자 인터뷰만을 특별히 선별하였다. 신원노출을 피하기 위해 이들의 언어를 최대한 중립적 언어로 간접인용했다.

3)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 선언 이전에 지리학에서 이미 수행된 관련 연구들과 논쟁들에 대해서는 Cresswell and Merriman(2011)의 서론에서 간결하게 제시되었고 피터 애디는 최근 저서에서 지리학 연구의 성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모빌리티와 모빌리티에 대한 생각을 개진했다(최일만 역, 2019).

4) 이에 대한 보완으로 백일순(2019)은 개성공업지구를 ‘접촉공간’으로 재해석하면서 북한과 남한 근로자들의 일상적 조우의 현장으로서 개성공업지구가 만들어 낸 문화적 혼종과 변용, 일탈을 고찰했다.

5) 생산 후 남은 자재, 불량품, 파손된 기자재 등 개성공업지구에서는 생산품 외에 다양한 유류품들이 발생했다. 이러한 물건들에 대한 처분은 종종 근로자들의 재량에 맡겨지기도 했는데 상당수가 개성시와 인근 지역의 장마당으로 반출되었다(인터뷰 F, 2019).

6) 「도로포장 공사 계약서」, 「청봉다리 신설에 관한 합의서」, 「개성연결도로 시공검사 및 준공검사 합의서」(LH공사-현대-총국, 2005.7.26) 등에는 도로포장의 품질관리를 위해 남측이 공종별로 총3회에 걸쳐 들밀도시험, PBT 등 61회를 검사하기로 하였으나 공사 진행과정에서 남측 관리감독자의 출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공정 종별 품질관리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였고, 그 결과 준공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포장 면 보수 소요가 상당히 발생하였다.

7) 2004년 운행 초기 통근버스는 4대의 차량으로 개성 시내 「통일의 다리」부터 공단 간 약 7km 구간을 출퇴근 각각 3회 왕복 운행하였다.

8) 근로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2009년도 이후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약 85대가 증차된 것을 제외하고 매해 평균 15대 내외로 운행 버스 수가 증가하였다.

9) 개성공업지구 도로교통 관련 담당자, 남, 50대, 2019년 11월 4일

10)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 운영 담당자, 남, 40대, 2020년 8월 7일

11)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 운영 담당자, 남 50대, 2017년 11월 13일

12)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인, 남, 60대, 2017년 11월 3일

13)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관계자 남, 40대, 2017년, 11월 14일

14) 개성공업지구 도로교통 관련 담당자, 남, 60대, 2019년 11월 4일

15) 개성공업지구 통근버스 운영 담당자, 남, 50대, 2017년 10월 26일

16) 노동 보호 물자는 북한 직원들이 각 직종에서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피복류, 일상생활용품, 간식, 점심 등을 총망라한 것이다. 예를 들면 도로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북한 측 직원에게는 비옷, 안전화, 작업복 등이 피복으로 지급되며 작업 후 샤워를 할 수 있는 비누, 수건, 샴푸 등 생활용품과 초코파이, 라면 등 간식이 지급되었다. 이러한 물품들은 남한에서 들여가서 북한 근로자에게 전달하였다.

17) 개성공업지구 입주 기업인, 남, 60대, 2019년 11월 28일

18) 모빌리티스 개념을 지리학에 소개한 선구적 연구자는 윤신희(2018), 노시학(2015), 이용균(2015) 등으로 매우 제한되어 있으며, 그마저도 새로운 개념을 지리학에 소개하려는 목적이 대부분으로, 이론적 전유나 경험 연구에의 활용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17년도 정부재원(교육부)으로 한국연구재단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SSK)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음(NRF2017S1A3A2066514).

References

1
강현수・이희상(역), 2014, 모빌리티, 아카넷, 파주 (Urry, John, 2007, Mobilities, Polity Press, Cambridge).
2
김병로・김병연・박명규(편), 2015, 공간평화의 기획과 한반도형 통일 프로젝트 : 개성공업지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통일학연구 21, 진인진.
3
김재영, 2015, "북한의 보험제도 동향과 최근 보험법의 개정," 북한법 연구, 16(1), 347-375.
4
김효진・진규남・박신원・심영종・이정민・정종석, 2016, 남북개발협력 대비 북한 건설인프라 현황분석 기초연구, LH토지주택연구원.
5
박배균, 2017, "동아시아에서 국가의 영토성과 예외공간: 동아시아 특구의 보편성과 특수성," 박배균・이승욱・조성찬(편), 특구: 국가의 영토성과 동아시아의 예외공간, 알트, 서울.
6
박배균・백일순, 2019, "한반도 접경지역에서 나타나는 '안보-경제 연계'와 영토화와 탈영토화의 지정-지경학," 대한지리학회지, 54(2), 199-228.
7
백일순, 2019, "접촉지대로서 개성공업지구의 공간적 특성 분석," 문화역사지리, 31(2), 76-93.
8
백일순, 2020, "개성공업지구 연구의 동향과 포스트영토주의 관점의 접목 가능성," 공간과사회, 30(1), 322-355.
9
윤신희, 2018, "모빌리티스 주요구성요인의 타당성 검증," 대한지리학회지, 53(2), 209-228.
10
윤신희・노시학, 2015, "새로운 모빌리티스(New Mobilities) 개념에 관한 이론적 고찰," 국토지리학회지 49(4), 491-503.
11
이금순, 2007, "북한주민의 거주・이동 : 실태 및 변화전망," 통일연구원 연구총서, 7(19).
12
이상용, 2019, 북한의 교통체계 실태 : 대중교통발달로 읽는 북한의 사회변화, 北韓, 573, 70-75.
13
이승욱, 2016, "개성공단의 지정학: 예외공간, 보편공간 또는 인질공간?," 공간과사회, 56(2), 132-164.
14
이용균, 2015, "모빌리티의 구성과 실천에 대한 지리학적 탐색," 한국도시지리학회지, 18(3), 147-159.
15
이일수(역), 2009, 액체근대, 강 (Bauman, Zygmunt, 2000, Liquid Modernity, Polity Press, London).
16
이희상, 2016, 존 어리, 모빌리티, 커뮤니케이션북스, 서울.
17
삼정 KPMG 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2018, 북한비즈니스진출전략, 두앤북.
18
정현주, 2018, "공간적 프로젝트로서 통일: 개성공단을 통해 본 통일시대 영토성에 대한 관계적 이해," 한국도시지리학회지, 21(1), 1-17.
19
지상현・이승욱・박배균, 2019, "한반도 경계와 접경지역에 대한 포스트 영토주의 접근의 함의," 공간과 사회, 29(1), 206-234.
20
최영석(역), 2019, 모빌리티 정의: 왜 이동의 정치학인가?, 앨피, 서울 (Sheller, Mimi, 2018, Mobility Justice, Verso, London).
21
최일만(역), 2019, 모빌리티 이론, 앨피, 서울 (Peter Adey, 2017, Mobility, 2e, Routledge, London).
22
통일부, 2017, 개성공단백서.
23
한국토지공사, 2009, 개성공단개발사.
24
함영삼, 2019, 남북철도 연결의 미래 전망, 한국정밀공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자료.
25
현대아산, 2005, 개성공업지구 개발총계획.
26
Cresswell, T. 2006. On the move: Mobility in the modern western world, Taylor & Francis.
27
Cresswell, T. and Merriman, P., 2011, Introduction: Geographies of Mobilities- Practices, Spaces, Subjects, in Cresswell, T. and Merriman, P. (eds.), Geographies of Mobilities- Practices, Spaces, Subjects, Ashgate. Fanham and Burlington.
28
Doucette, J. and Lee, S.O., 2015. Experimental territoriality: Assembling the Kaesong industrial complex in North Korea, Political Geography, 47, 53-63.
10.1016/j.polgeo.2015.04.001
29
Gregory, D., 2006, The black flag: Guantánamo Bay and the space of exception, Geografiska Annaler: Series B, Human Geography, 88(4), 405-442.
10.1111/j.0435-3684.2006.00230.x
30
Jessop, B., 2016, Territory, politics, governance and multispatial metagovernance, Territory, Politics, Governance, 4(1), 8-32.
10.1080/21622671.2015.1123173
31
Minca, C., 2017, Space of exception, in Richardson, D., International Encyclopedia of Geography: People, the Earth, Environment and Technology, John Wiley & Sons, Chichester, UK and Hoboken, NJ.
10.1002/9781118786352.wbieg0628
32
Moisio, S. and Passi, A., 2013, Beyond state-centricity: geopolitics of changing state spaces, Geoplolitics, 18(2), 255-266.
10.1080/14650045.2012.738729
33
Passi, A., and Prokkola, E. K., 2008, Territorial dynamics, cross-border work and everyday life in the Finnish- Swedish border area, Space and Polity, 12(1), 13-29.
10.1080/13562570801969366
34
Purifoye, G. Y., 2020, Transit boundaries: race and the paradox of immobility within mobile systems, Mobilities, 15(4), 480-499.
10.1080/17450101.2020.1738684
35
Rumford, C., 2008, Introduction: Citizens and Borderwork in Europe, Space and Polity, 12(1), 1-12.
10.1080/13562570801969333
36
Shewly, H. J., Nencel, L., Bal, E. and Sinha-Kerkhoff, K., 2020, Invisible mobilities: stigma, immobilities, and female sex workers' mundane socio-legal negotiations of Dhaka's urban space, Mobilities, 15(4), 500-513.
10.1080/17450101.2020.1739867
37
Sheller, M. and Urry, J., 2006, The new mobility paradigm, Environment and Planning A, 38, 207-226.
10.1068/a37268
38
Uteng, T. and Cresswell, T. (eds.), 2008, Gendered Mobilities, Ashgate, Hampshire.
39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통근버스 사진 자료 및 관련 통계자료 https://www.kidmac.or.kr/index;jsessionid=8BFA23BF42B293FECE676601A3DD5336 (검색일, 2020년 8월 28일).
40
코트라(KOTRA), 북한정보뉴스 : 북한 휴대폰 산업 발전 현황, 2018월 1월 14일 기사 https://news.kotra.or.kr/user/ globalBbs/kotranews/786/globalBbsDataView.do?setIdx=247&dataIdx=164208 (검색일 : 2020년 9월 7일).
페이지 상단으로 이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