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 해안사구와 생태계서비스 연구 동향
1) 해외 해안사구와 생태계서비스 연구
2) 국내 해안사구와 생태계서비스 연구
3) 생태계서비스 혜택의 유지와 증진을 위한 생태계서비스지불제
4) 해안사구 생태계서비스 연구의 필요성
3. 해안사구 서비스 지표의 도출
1) CICES 분류 체계와 해안사구 기능
2) 국내 연구에서 활용되는 생태계서비스 지표와 해안사구에서의 적용
3) 국내 해안사구의 생태계서비스
4. 도출된 지표 목록에 대한 논의
5. 결론 및 의의
1. 서론
해안사구는 조수, 파도, 바람, 식생에 의해 통제되는 퇴적물 운반 과정의 결과로 해변의 조수 한계선 이상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된다(Sloss et al., 2012). 또한 해양에서 내륙으로 가는 생태적 추이대(ecotone)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하지만, 간척이나 관광객 증가로 인한 서식처 교란으로 서식처 파괴나 생물종 소실이 급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생물상 변화가 급격히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Van der Maarel, 1971; Wilson, 1988; 정용규・김종원, 1998에서 재인용). 우리나라에는 북서 계절풍으로 인해 서해안에 크고 작은 사구가 발달해 있으며, 동해안의 경우에는 모래가 충분히 공급되는 하천의 하류 인근 충적지에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권동희, 2006). 우리나라의 해안사구는 환경부(2001)에 의해 총 133개의 사구 현황이 처음 목록화되었고, 2015년에 육상과 도서 지역을 망라하는 199개 사구 현황이 갱신되었다(국립환경과학원, 2015). 이를 바탕으로 국립생태원(2017a)은 기존 문헌에서 조사 대상으로 했던 207개의 사구에 대해 해안사구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일반현황 조사를 시행하였다. 해안사구를 대상으로 한 정기적인 일반현황 조사는 사구의 상태를 진단하고 동일한 시기와 표준화된 방법을 통해 관리 방안을 개선하고 보전계획 수립을 위해 필요한 절차라고 할 수 있다(강지현 등, 2017).
국내에서 해안사구에 관한 연구는 2000년대 들어 다양하게 발표되고 있지만 지형변화 연구와 형성 시기를 밝히는 편년 연구에 집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김성환, 2012). 그럼에도 해안사구에 대한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었고 보전을 위한 제도적 틀과 모니터링 체계에 대한 형태는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해안사구의 형성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는 학계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발표되고 있으며, 정밀조사와 자연환경 조사를 통해 사구의 변화와 생물상 자료가 누적되고 있다.
국내 해안사구는 자연환경보전법, 자연공원법 등에 의해 보호지역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국립공원 지역을 제외하면 전체 해안사구 목록 중 일부에만 해당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보전지역이 아닌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사구는 ‘관리 주체’나 ‘사구 이용 목적’에 따라 해당 지역 관리의 방향과 방법이 다를 수 있으며, 상충한 행위로 인해 사구가 훼손되거나 기능이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국립생태원, 2017a).
해안사구는 농경지와 상가, 주거지와 같이 인간에 의해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해안사구 훼손의 주요 원인으로 도시 개발, 농경, 폐기물 처리, 광산 및 군사 활동이 꼽히기도 한다(Lithgow et al., 2013). 해안사구를 포함한 연안 지역에 대한 개발 압력 증가와 난개발은 모래 유실이나 생물종 감소와 같은 서식지 환경의 변화를 유발했으며(석영선 등, 2014), 태풍과 같은 기상 사건에 의한 사구 지형의 변화도 종종 발생한다(최광희 등, 2012). 해안사구라는 독특한 서식지와 그곳에 살고 있는 생물종의 상호작용에 대한 국내 연구가 드문 상황에서(김대현, 2021), 생태서식처로서 해안사구의 특징과 기능을 밝히는 연구를 통해 해안사구의 생태적 가치를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김성환, 2012).
해안사구의 주요 기능으로는 1) 천연의 해안제방(모래의 저장고), 2) 영양분 순환, 3) 지하수 함양, 4) 생물의 서식처, 5) 과거 해안 환경의 지시자 등이 꼽힌다(유근배 등, 2013). 해외 연구에서도 해당 지역의 사구가 제공하는 기능으로 영양분 순환, 동・식물의 서식지, 해안 보호, 고용, 레저 및 레크리에이션 기회와 같은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본다(Lozoya et al., 2011; Marshall et al., 2014; Sampath et al., 2024). 따라서 해안사구의 체계적 보전과 관리를 위해 실태조사, 모니터링 등 다양한 정책 사업 및 연구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구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는 인간과의 관계에 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생태계의 기능으로 인간이 혜택을 보는 것을 ‘생태계서비스’라고 하는데(IPBES, 2019), 해안사구가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를 측정하고 평가함으로써 국민과 정책결정자들에게 해당 사구의 가치를 알리고 정책 결정에 기반이 될 수 있는 자료를 생성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진행된 해안사구와 생태계서비스 관련 연구를 분석해 보고 이들 연구에서 제시한 일반적인 사구의 서비스 지표들을 정리하였다. 이를 통해 사구가 제공하고 있는 생태계 기능 중 우리나라 사구에 적용할 수 있는 지표와 평가 방법도 같이 제시하였다. 또한 현재 생태계서비스의 유지와 증진을 위한 제도인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통해 사구 생태계를 보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자 한다.
2. 해안사구와 생태계서비스 연구 동향
1) 해외 해안사구와 생태계서비스 연구
모래로 구성된 해안이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에 관한 포괄적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Harris and Defeo, 2022). 해안은 다양한 물리적, 자연적, 사회적, 경제적 이슈가 수렴하는 지역이면서, 육지와 해양 지역을 연결하는 공간에 위치한다는 독특함이 있어 해안에서 이뤄지는 경제 활동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역 생태계 기반의 생태계서비스 식별 및 지도화가 필요하다(de Andrés et al., 2023). 저자들은 전문가 자문을 통한 생태계 유형별로 제공되는 생태계서비스를 식별하고, 지도화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을 구분하도록 했다(de Andrés et al., 2023). 또한 기존에 공개된 생태계서비스 분류 체계에 입각한 서비스 식별을 통해 모래해안의 가치를 가시화하고 지속가능한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관리와 연구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여 자연・사회과학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연구 영역을 제시하기도 하였다(Harris and Defeo, 2022). 구조 분석 모형(DPSIR1))을 통해 생태계서비스와 인간 활동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 정책과의 연계를 분석하기도 하였으며(de Souza Araujo et al., 2021; Sampath et al., 2024), 미래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사구 생태계서비스의 공급량과 인간 활동이 생태계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여 자연적 해법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사구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Dang et al., 2021). Van der Biest et al. (2023)은 해안 지역 사례 연구를 통해 생태계서비스와 생물다양성을 환경영향평가에 통하하는 과정 기반 접근법을 제안하여 지속가능한 개발과 생태계 관리에 기여하도록 하였다. 그 외에 해안침식이라는 특정 지표를 중심으로 유럽의 해안 생태계가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 가치의 변화에 대한 전망을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하였다(Paprotny et al., 2021).
이 연구들은 해안 생태계서비스의 가치와 지속가능한 관리의 필요성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였으며,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으로 인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통합적 정책과 과학적 접근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생태계서비스 가치와 보존, 정책적・과학적 접근법의 필요성, 지속가능한 관리전략의 제시 그리고 인간의 건강, 경제, 생태계를 아우르는 다학문적 접근이 해안 생태계서비스 연구와 정책 간의 연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됨을 시사한다.
2) 국내 해안사구와 생태계서비스 연구
국내 학술지 정보와 논문 정보, 참고문헌 등의 DB를 제공해 주는 한국학술지인용색인(Korea Citation Index, KCI)에서 “해안사구”를 키워드로 논문 검색을 수행했다(2024. 09.11. 기준). 검색 결과 2002년 이후 총 165건의 학술지 논문이 도출되었다. 해당 논문들은 40개 주제 분야(61개 학회지)로 구분이 되는데, 지리학 분야가 68건, 환경생태/복원 분야가 13건, 지질학 분야가 10건 등으로 주를 이루고 있었다. 지리학 분야 논문 중 저자 키워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해안사구(35회), OSL 연대측정(8회), 전사구, 홀로세(7회)였으며, 전반적으로 지형변화와 연대측정을 중심으로 논문들이 주를 이뤘다.
165건의 검색 결과에서 논문의 제목과 키워드에 ‘가치’라는 키워드가 포함된 논문은 4개로 이 중 3개의 연구가 생태계서비스 분야와 관련이 있었다(김성훈 등, 2016; 석영선 등, 2014; 신영철, 2009). 그 외에 지리학 분야에서 생태계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연구(김일권 등, 2018; 이훈종, 2021, 2022)들이 발표됐지만 연구 대상 지역이 ‘해안사구’가 아니었다는 한계가 있다. 이렇듯 국내 연구에서 해안사구가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의 가치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
3) 생태계서비스 혜택의 유지와 증진을 위한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생태계서비스지불제(Payment of Ecosystem Services, PES)는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 공급량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는 하나의 명확한 생태계서비스를 대상으로 하는 ‘자발적’ 계약의 형식을 갖춘 제도의 일종(오치옥 등, 2019; Wunder, 2005)으로, 보호지역 및 생태계 우수 지역의 보전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장이 지역주민(토지소유자 등)과 생태계서비스 보전 활동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이에 대해 적절하게 보상을 지급하는 제도를 의미한다(환경부, 2024). 현재 국내에서는 환경부 주관하에 기초자치단체 단위로 신청을 받아 선별 후 1년 단위로 시행되고 있으며, 볏짚 존치와 같은 야생생물 먹이 주기 형태의 지지서비스 관련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제도의 취지는 법적 규제 형태의 자연환경 보전이 아닌 토지 소유주의 소득을 보전하면서 생태계서비스를 증진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일반 국민도 자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국립생태원, 2023). 현재는 보호지역에 속한 토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궁극적으로 모든 국토의 생태계를 대상으로 할 수 있도록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4) 해안사구 생태계서비스 연구의 필요성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안사구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파악은 해외에서는 다양한 방법과 접근, 그리고 사례 연구를 통해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까진 해안사구의 지형적 측면과 생물의 서식처로서 생물상 중심의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태풍과 같은 기상 현상은 해안사구가 침식되는 자연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Pye and Blott, 2008). 그러나 실제 해안사구 지형의 변화는 인간의 직접적인 활동으로 인해 대규모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에 따라 생태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유근배・류호상, 2007; Williams, 1992). 사구의 형질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인간에게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해수면 상승이나 폭풍해일 등으로 인해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에(유근배・류호상, 2007), 해안사구에 대한 관리와 정책적 반영은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해 가야 할 부분이다. 해안사구 지형 연구에 대한 결과물을 정책으로 이어나가는 것에 대한 괴리감은 해안사구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환경정책에서 해안사구는 중요한 생태서식처로서 보전, 복원, 관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국립생태원, 2017b), 현실적으로 사구지대의 토지 소유 현황, 관할 지자체 정책 방향 등 개발 압력 요소에 따라 생태적 가치가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한 생물서식처의 제공은 해안사구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러한 가치는 인간의 직・간접적인 간섭으로 인위적 영향을 받아 훼손되거나 변형된다. 사구로부터 인간이 받는 혜택을 좀 더 강화하고자 하는 인간의 개입으로 사구가 제공하는 다른 기능의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는 등(trade-off) 사구 지역에 대한 정책의 개입 전 상호 영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EU에서 발표한 국제 생태계서비스 분류(Common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Ecosystem Services, CICES)에서는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고 있는 혜택들을 식별하고 있다. Harris and Defeo(2022)는 CICES v5.12)의 지표들을 기반으로 ‘모래 해안’이 제공하고 있는 생태계서비스를 종합적으로 나열・분류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는 모래 해안이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를 식별하고 기초자료를 지속해서 수집・축적하여 정책결정자와 지역 주민에게 지식 격차(Knowledge Gap)를 해소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았다(Harris and Defeo, 2022). 우리나라에서도 생태계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을 과학적으로 정량화하기 위해 지표 중심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국립생태원, 2020; 안소은 등, 2020; 정필모 등, 2021). 앞서 언급한 해안사구의 대표적 기능 외에도 지역에 따라 인간에게 제공되는 혜택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생태계서비스 관점에서 식별되는 그 외의 기능들을 선별하고 이에 대한 측정 방법을 명시하는 과정이 요구된다.
3. 해안사구 서비스 지표의 도출
1) CICES 분류 체계와 해안사구 기능
일반적인 생태계서비스에 대한 개념과 판단은 대부분의 연구에서 대동소이하지만, 그 대상에 따라 정의나 관점은 다양하게 존재한다(Harris and Defeo, 2022). EU의 CICES 분류 체계는 최종 생태계서비스 개념에 기반을 두고 생태계의 산출물이 어떻게 인간 복지(human-wellbeing)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Haines- Young and Potschin-Young, 2018). CICES 분류 체계 V5.1에서는 총 90개의 생태계서비스 ‘Class’가 나열되어 있으며, Harris and Defeo(2022)의 연구에서는 이 중 기타로 구분되는 6개를 제외한 84개 class에 대해 모래 해안이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에 속하는 목록을 정리하였고 총 56개의 서비스를 식별하였다(표 1). 다만 이 연구에서의 대상 지역은 Surf-Beach-Foredune으로 구성된 연안 활성 구역(Littoral Active Zone, LAZ)에 해당하여 본 연구에서 초점을 맞춘 해안사구와 차이가 있다. CICES 분류 체계는 크게 생물적 요소(Biotic), 비생물적 요소(Abiotic)로 구분이 되며 이는 생태서식지로서 지형적 개념의 해안사구와 그곳에 사는 동식물들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구분인 것으로 판단된다.
표 1.
‘모래 해안’의 생태계서비스 식별 (CICES V5.1 기준) (숫자: 지표 수, 개)
구분 | 공급 | 조절 및 유지 | 문화 |
생물적 요소 | 7 | 17 | 11 |
비생물적 요소 | 9 | 8 | 4 |
*Harris and Defeo, 2022에서 인용 및 저자 재구성
공급서비스는 주로 ‘영양’, ‘자원’, ‘유전물질’ 목적의 동・식물과 ‘음용’, ‘자원’, ‘에너지’로 활용되는 물, ‘영양’, ‘자원’ 목적의 광물질/비광물질, 재생에너지로 크게 구분되며 전체 39개 class 중 41%(16개)가 모래 해안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인 것으로 분류했다. 조절서비스의 경우 30개 중 25개를, 문화서비스는 생물/비생물을 포함하는 모든 서비스(15개)를 모래 해안(Surf-Beach-Foredune)이 제공하는 것으로 보았다. 다만 3개의 영역 중 사구지대(Foredune) 만을 고려하면 총 27개의 서비스로 좀 더 추려진다(표 23)). 저자들의 분류에 따르면 문화(13)→조절 및 유지(11)→공급(3) 순으로 서비스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CICES V5.1의 분류 체계는 기존 새천년생태계평가(Millennium Ecosystem Assessment, MA),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경제학(The Economics of Ecosystems and Biodiversity, TEEB) 등의 보고서와 비교하여 좀 더 세밀하게 구분하고 있어 ‘Class’를 기반으로 생태계서비스 평가 대상 지역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표 2.
전사구(Foredune)와 높은 관련성이 있는 서비스
*Harris and Defeo, 2022에서 인용 및 저자 재구성
2) 국내 연구에서 활용되는 생태계서비스 지표와 해안사구에서의 적용
국내 연구에서 해안사구를 대상으로 생태계서비스 평가를 적용한 연구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며, 자연에서 인간이 받는 혜택에 초점을 맞춘 해안사구 연구도 필요한 시점이다. 생태서식처라는 중요한 기능을 제외하고 인간의 관점에서 본다면 해안사구와 그 주변 환경은 ‘여가 활동’을 하기에 매우 적절한 장소이며, 이와 관련된 수요는 사빈과 사구가 발달한 서해안과 동해안에 다양한 형태로 인간의 간섭을 유발한다.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는 경제적 이득과 이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개발 압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립생태원(2017b)의 연구 결과에서 최초 실태조사가 진행된 2001년에도 보전 상태가 불량인 사구가 38%에 달한다고 하는 것을 통해 과거부터 토지 이용이 발생했다 예측할 수 있고, 항공사진 분석을 통해 과거의 해안사구 면적(약 79.2km2) 대비 약 36.2%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된 바가 있다. 다만 해안사구에 가해지는 개발 행위는 부정적 측면 뿐 아니라 지역 주민이나 이용자에게는 혜택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한정해서 판단하긴 어렵다. 생태계의 직・간접적인 이용은 그 결과가 생태계에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제외하고라도 인간이 생태계서비스 혜택을 받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와 관련된 기초자료의 수집 및 축적은 향후 해안사구의 생태계서비스 혜택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기초자료는 서비스에 대한 정의 및 평가 방법이 동반되어야 하며, 이번 장에서는 국내에서 진행된 생태계서비스 연구 결과 분석을 통해 해안사구에 대입할 수 있는 서비스 지표들을 도출하고자 한다.
국립생태원(2020) 연구 결과의 보호지역 수준 지표는 법정 보호지역과 지소(site) 규모가 해당하며, 이에 대한 평가를 통해 보호지역 지정 및 관리 방안 수립,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해안사구는 지소(site) 규모에 해당이 되어 이 보호지역 수준 지표에 대한 활용 가능 여부를 검토하였다(표 3).
표 3.
지소(Site) 수준의 생태계서비스 지표
* 국립생태원, 2020에서 재구성
표 3은 지소(site) 수준 생태계서비스 지표로 공급서비스는 ‘선택’ 지표로 구분하고(이탤릭체) 해당하는 자료가 있는 경우에만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해안사구의 경우 법정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지역도 있지만 해당하지 않는 곳이 더 많아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요소들을 고려하여 해당 지표들을 검토하였다.
해안사구의 배후습지는 개간을 통해 밭농사의 형태로 전용된 사례가 많다. 전국 해안사구 보전・관리를 위한 일반현황 조사 보고서(국립생태원, 2017a)에 따르면 해안사구의 토지피복을 분석했을 때, 자연 지역인 산림, 초지, 나지를 제외하면 주로 농경지와 개발지가 인간이 이용하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 개발지는 교통지역, 상업지역, 문화체육휴양시설의 비중이 높았으며, 주거지역과 공업지역도 분포한다. 농경지의 경우 전체 대상 해안사구 면적의 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구 경계 도출 과정에서 전환된 농경지의 경우 제외된 결과로 보인다.
해안사구의 토지 이용 형태는 공급・문화서비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해안사구 영역에 경작지가 있는 경우, ‘작물생산량’이나 ‘목재 외 임산물생산량’ 지표가 해당할 것이고 사구의 배후습지를 개발하여 양식장으로 사용하는 경우 ‘수생동물(어패류 등) 생산량’과 연관이 된다. 모래로 구성된 해안사구는 각종 건설사업에 사용되는 규사 채취의 주요 대상이 되므로 표 3에는 없는 ‘(비생물)자원’ 항목의 지표가 필요하기도 하다. 사구습지를 구성하는 담수는 경작지의 용수로 이용될 수도 있고 인근 주민들의 식수원이 될 수도 있다.
표 3의 문화서비스 지표는 3건으로 해안사구에 모두 해당할 수 있다. 해수욕장을 통한 여가 활동의 대표적 장소이며 캠핑 문화의 확산으로 방풍림에 자리 잡고 있는 캠핑장의 인기도 높다. 신두리해안사구는 보호지역(습지보호지역, 천연기념물, 해양보호구역)으로 생태관광지, 사구학습장(생태교육), 문화재로서의 존재 등 생태계 문화서비스의 혜택을 제공해 주고 있다. 또한 같은 공간에 개발/보전지역이 공존함으로써 연안 침식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고, 곰솔림과 사구 식생은 대기・기후 항목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그 외에 사구의 배후습지는 규모에 따라 수질 정화의 역할을 하고, 태풍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에 대한 방파제 역할을 통해 재해를 방지하는 조절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렇게 표 3에 제시된 보호지역 수준의 지표들은 해안사구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장소별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생태계서비스 기능이 포함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앞서 검토했던 해외 연구에서의 지표와 국내 지표를 모두 고려한, 국내 해안사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표 목록을 도출하고자 한다.
3) 국내 해안사구의 생태계서비스
앞서 제시한 두 연구에서 나열된 생태계서비스 지표에서 저자들의 경험적 요소와 웹, 문헌에서 언급되는 내용을 검토하여 공급, 조절, 문화서비스 별로 해안사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혜택을 일차적으로 도출하였다. 이 목록에서 생태계서비스 평가를 위한 방법론까지 고려했을 때 자료수집이 어려운 경우는 최종적으로 제외를 하였다.
(1) 공급서비스 지표와 예시
CICES 체계에서 공급서비스는 크게 영양, 자원, 에너지로 구분이 된다. 해안사구에서 제공되는 공급서비스도 이 범주 내에서 혜택을 파악할 수 있으며, 공식・비공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계자료나 데이터 취급 주체의 여부에 따라 지표로서의 가능성을 고려하였다. 해안사구를 전사구-배후사구-배후습지로 크게 구분한다고 가정했을 때, 영양과 관련된 지표는 배후습지에서 주로 나타날 수 있다. 배후습지는 인근에 주민들이 거주하면서 개간을 통해 밭농사를 짓는 경우가 다양하게 확인되기 때문이다. 다만 해안사구 인근 규모의 밭작물이 별도의 통계로 구분되지는 않아 해당 시군 통계의 면적당 생산량을 통해 해당 작물의 생산량 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밖에 갯방풍이나 갯기름나물과 같이 식용으로 쓰이는 사구식물들도 있지만 이에 대한 채취량의 정보는 별도로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목재 외 임산물생산량은 지표로 활용하기가 어렵다. 갯메꽃이나 순비기나무는 약재로 활용된다고 알려져 사구가 제공하는 공급서비스의 요건은 되지만 이 역시 별도의 채집이나 생산량 자료를 확인하기 어려워 지표에 포함하기 어렵다. 해안사구 생태계에서 자원으로 이용될 요소는 산림을 구성하는 곰솔이나 아까시나무가 가능성은 있으나 이에 대한 실제 자원화 여부, 데이터 유무를 고려하면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그 외에 모래로 구성되는 해안사구 특성상 몇몇 해안사구에 허가를 받고 규사를 채취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연간 허가량을 통해 자원 공급서비스를 포함할 수 있다. 현시점에 해안사구 배후지에 양식장이 얼마나 분포하는지 전수 파악은 어려우나 태안 안면도 등지에 양식장이 조성된 경우도 있다. 다만 이 사례가 전체 해안사구에서 분포하는 비율이나 사구 경계 내 포함 여부 등을 고려했을 때 전체 사구의 공급서비스 혜택에 포함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강한 바람과 햇볕으로 대변되는 해안사구의 특성상 풍력발전이나 태양광발전이 설치된 지역이 있기도 하다. 다만 이 역시 전체 사구에서 분포하는 비중을 봤을 때 보편화가 되는 경우 고려할 수 있는 지표이다. 사구 하부에 지하수층이 형성되어 있고 이것이 해안사구의 대표적 기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생태계서비스 측면에서 농업용수나 생활용수로 사용되는 지하수 양을 측정하는 장치가 없다면 이러한 수자원 이용도 서비스 지표로 포함하기 어렵다(표 4).
표 4.
공급서비스 지표에 대한 검토
(2) 조절서비스 지표와 예시
조절서비스는 생태계의 존재 자체로 인해 간접적으로 인간에게 혜택이 제공되는 서비스로 해안사구에 분포하는 식생 즉, 곰솔을 위시한 방풍림과 전사구 지대에 살고 있는 초본과 관목 식물들에 의해 제공된다. 또한 생물 외에 비생물 자원인 모래언덕 그 자체로도 서비스가 제공된다. 조절서비스 지표들은 공급서비스에 비해 토지피복도, 임상도 등의 도면자료와 모델(Model)을 통해 혜택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해안사구에는 방풍림이 존재한다. 이 방풍림의 존재로 대기질 조절이나 기후 조절(탄소저감) 서비스가 발생한다. 방풍림으로 인해 해안 지역의 특색인 강한 계절풍이 배후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풍속 완화 및 비사 방지와 해일에 대한 완충지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나 공식적으로 얼마만큼인지를 측정할 수 있는 연구는 진행 중이다. 수질조절서비스의 경우는 배후습지에 의해 혜택이 제공될 여지는 있으나 발생하는 오염량 등에 대한 데이터가 획득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홍수조절이나 토양보전량 같은 지표는 강수량이나 몇몇 인자의 입력을 통해 모델로 분석이 가능하지만, 시・도, 시군구 단위의 분석에 비해 좁은 범위의 분석이기 때문에 정확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안 해안림의 면적은 앞서 언급한 방풍림이 해당이 되며, 국립생태원의 연구에서는 면적 자체가 방법으로 제시되어 있어 측정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분원성대장균 제거율이 해충이나 질병 방지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으나 사구습지의 규모나 주변 여건상 데이터를 획득하기 어려워 보인다(표 5).
표 5.
조절서비스 지표에 대한 검토
표 6.
문화서비스 지표에 대한 검토
(3) 문화서비스 지표와 예시
공급, 조절, 문화서비스 중 사람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혜택이라고 체감할 수 있는 것이 문화서비스이다. 다만 문화서비스 혜택에 대한 측정은 사람마다 느끼는 혜택의 정도가 다르고 이를 자료화하는 방안도 어려운 한계가 내재되어 있어 현시점에서는 방문객 수와 같은 기초자료를 통해 상대적 관점에서 혜택을 파악하고 있다. 개별 연구 지역의 경우 특정 분석 방법을 통해 특정 지표를 설명할 수 있지만, 본 연구에서 추구하는 전체 해안사구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지표라면 방문하는 인원을 기준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CICES 분류 체계에서는 생태계 문화서비스 선행 연구들이 제시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각종 혜택을 제시하였지만,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인원수를 참고로 한 생태관광/생태교육/생태문화 유산 지표 정도를 고려할 수 있다(표 6). 일부 해안사구는 해수욕장 이용객수 통계(해양수산부 연안포털)를 통해 연간 규모는 아니더라도 공식 자료를 이용한 측정의 가능성이 있지만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사구센터가 설치된 신두리해안사구의 경우 방문객 수와 생태교육에 참여하는 교육생 수의 연간 통계 획득이 가능하지만 전체 해안사구에 확대하기는 어려워 생태교육 지표도 제외할 수 밖에 없다.
(4) 생태계서비스 지표와 지불제 사업의 연계
앞서 언급하였듯이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생태계 보전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지불제 사업을 위해서는 사업 시행기관(정부, 지자체, 위탁기관, 민간기구 등)과 계약대상자(토지 소유자, 점유자, 관리인)가 존재해야 하며 사업계획서의 검토를 통해 선정된 계약대상자가 계약에 명시된 목표의 달성을 위해 일년간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지불제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의 참여와 소득 증대를 이끌어낼 수 있고, 해당 생태계는 생태계서비스가 증진되거나 유지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모든 국민의 자연혜택이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현재는 비도시 지역에서 두루미와 같은 철새의 먹이제공을 위한 볏짚 존치 등 지지서비스와 관련된 사업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환경부에서는 다양한 계약 활동 유형의 개발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고자 노력한다.
국립생태원(2017a)의 연구에서 전체 해안사구의 토지소유 유형을 분석한 결과 국유지와 공유지의 비율은 63%이며 그 외에는 개인소유, 법인, 비법인 등으로 나뉘는 것으로 확인된다. 생태계서비스지불제는 이중 개인이나 법인(단체 포함)이 소유・점유・관리하고 있는 토지에 대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개발압력이 높은 해안지역의 토지는 생태적 가치가 높다고 하더라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어려워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통한 자발적 보전활동을 유도함으로써 주민과 방문객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업의 추진 과정에서 사업 전 후의 생태계서비스 현황 파악은 제도의 정착을 위한 필수 요소이며, 따라서 해안사구의 생태계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의 선정도 중요하다 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지표를 평가할 수 있는 원자료의 구축도 필요하고 평가 방법도 확립되어야 한다는 점이 해안사구에서 지불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선제조건이 될 것이다.
4. 도출된 지표 목록에 대한 논의
현재 해안사구에서 제공되는 공급서비스 관련 혜택 중 기능을 측정할 수 있는 경우는 작물생산량(밭작물)과 자원생산량(규사)에 불과하다. 공급서비스의 경우 인간에게 주어지는 혜택이 커질수록 해당 생태계에 대한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국립생태원(2020)의 연구에서도 이러한 점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많았다. 다만 표 7이나 본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두 해안사구 지대에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혜택인 점을 참작하고, 발생하는 행위들을 법률로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에 대한 이용 현황이라도 제대로 파악하도록 이용량, 생산량 등을 보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표 7.
해안사구가 제공하는 생태계서비스 지표 목록(안)
기능 | 항목 | 지표 | 평가 방법 |
공급 서비스 | 식량 | 작물생산량(kg) | 영양 공급을 목적으로 생산되는 농작물 생산량(통계자료 없는 경우, 동일 작물 단위면적 당 생산량을 참고하여 재배면적에 적용하여 추정) |
원료물질 (자원) | 광물채취량(ton) | 연간 규사 채취 허가량(채취량) | |
조절 서비스 | 대기・기후 | 오염물질(SO2, NO2, O3, PM10) 흡수량(ton/yr) |
대기오염물질 흡수량에 대한 국립산림과학원(2017)의 연구 결과 인용 - 토지피복 별(산림, 기타초지) 면적×원 단위 값** |
온실가스 흡수량(tC/yr) |
산림과 기타 초지의 연간 CO2 흡수량 계산 - 산림청 주요 수종별・영급별 ha 당 연간 CO2 흡수량 자료를 임상별로 평균 - 기타 초지는 IPCC GPG(2003) 기본값, 세분류 토지피복도 활용 | ||
수질 | 오염부하량(질소, 인)의 저감량(kg/day) |
InVEST의 NDR 모듈을 이용하여 총 질소, 총 인 저감량 계산 - (저류 능력 없을 시 오염물질 부하량 – 저류 능력 있을 시 오염물질 부하량)을 계산하여 그 값을 수질정화서비스로 정의 | |
재해 |
홍수조절량 (유역저류량)(m3) |
유역저류량=우기 강수량-직접유출량 - 직접유출량: 유출곡선지수(CN_미국 자연자원보전국 NRCS의 유역저류모형) 방법 적용 | |
토양보전량 (ton/ha/yr) |
RUSLE 모형 사용(InVEST의 SDR(Sediment Delivery Ratio)모듈 이용) - 토양보전량(Soil Conversion Services) SCR=R×K×LS×C×P*** | ||
연안해안림 면적(ha) |
연안 보호 능력이 있는 해안림 면적 - 해안림: 국립산림과학원(우리나라 해안방재림 실태) 자료 이용 | ||
문화 서비스 | 여가・관광 | 해안사구 방문객 수(인/yr) | 해안사구 내 방문객 수 통계가 존재하는 자연관광시설(예: 탐방안내소, 사구센터, 방문자 센터, 캠핑장 등) 연간 방문객 수 |
유산 | 생태 관련 문화유산 수(개소)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유형(천연기념물, 명승, 천연보호구역)별 지정문화재 수 |
*국립생태원, 2020; Harris and Defeo, 2022에서 인용 및 저자 재구성
조절서비스 예시 중 지표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대기질 조절, 온실가스 조절, 수질 조절, 홍수 조절, 토양 보전, 해안림(방풍림) 면적 등이다. 최근 들어 전국 단위의 세분류 토지피복도 구축이 되어 있어 동일한 조건의 조절서비스 분석이 가능해졌지만 변화상 파악을 위해서는 일정 간격의 공간자료가 존재해야 하므로 일단은 현황 파악만 가능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위성사진의 토지피복 분류를 통해 분석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어떤 생태적 장소에 대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것은 문화서비스와 관련된 혜택들일 것이다. 현재 학술적으로 범주화 또는 분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성적 요소가 큰 영역이다 보니 공간 규모에 따라 일률적・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표의 개발에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해당 평가 방법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고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구축도 동반되어야 하기에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최종 목록에서 제외되는 지표들도 분명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도 있으나, 현시점에서 가능한 문화서비스 평가 지표는 2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5. 결론 및 의의
해안사구에 대한 생태계서비스 관점의 연구는 사구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어떻게 수치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다. 해외에서는 사구의 개별 혜택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의 적용과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표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진 사구에 대한 지형적 관점이나 교육 대상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현시점에서 해안사구를 대상으로 한 국내외 연구를 검토하여 사구의 생태적 혜택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목록화하였고, 실제 사구지대에서 식별할 수 있는 10개 지표를 최종적으로 제시하였다.
어떤 지역에 대한 생태계서비스 평가는 해당 시점의 생태계서비스 혜택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해 줄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데이터 축적을 통해 시계열 변화를 파악하여 변화된 요인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이나 인간의 간섭 요인들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줄 수 있다. ‘해안사구’라고 하는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있지만, 사구가 분포하고 있는 지역의 인문・사회적, 생물리학적 주변 여건에 따라 생태계서비스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지표 목록은 해안사구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혜택을 일반적으로 나타낸 것이며, 평가를 하고자 하는 사구의 특성과 데이터 상황에 따라 다른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
생태계를 통해 인간이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생태계에 과부하를 일으킬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0년대 들어 해안사구 자체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경우가 생태경관보전지역 2개소인 상황에서 토지 소유 현황이 복잡한 해안 지역의 특성상 보호지역 지정을 통한 생태계의 보전은 한계가 있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일방적인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를 통해 사구가 제공하는 혜택을 유지하고 증진할 필요가 있다. 사구에 대한 생태계서비스 평가는 사구의 혜택을 구체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고,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보전 활동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취약한 생태계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생태서식처로 기능을 하는 해안사구의 자연 현상에 대한 연구가 주가 되는 현재의 연구 영역에서 관점을 바꿔, 인간의 간섭을 많이 받는 사구의 현실에 초점을 맞추고 사구 보전을 위한 근거 마련과 일반인들의 인식 확산을 위한 도구로서 생태계서비스 개념을 적용해 보고자 하는 차원에서 진행되었다. 다양한 혜택이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과 데이터의 부재는 향후 해안사구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 사업의 지침에서 어떤 부분들이 보완되고 조사가 병행되어야 할지를 표현한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더 다양한 전문가들의 협의를 통해 해안사구 자연환경조사에서 생태계서비스 평가와 관련된 기초자료 수집을 병행할 수 있다면 해안사구의 보전 정책에 보탬이 되리라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