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June 2023. 304-317
https://doi.org/10.22776/kgs.2023.58.3.304

ABSTRACT


MAIN

  • 1. 서론

  • 2. 선행연구

  •   1) 분단연구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   2)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블랙박스(Black-Box)

  • 3. 쌀 보내기 운동의 전개

  • 4. 쌀 보내기 운동의 행위자-네트워크

  •   1) 쌀 보내기 운동의 목적과 쌀의 의미

  •   2) 쌀 보내기 운동과 개연성의 지리

  •   3) 쌀 보내기 운동 블랙박스의 전파

  • 5. 결론

1. 서론

2020년 6월 5일 인천광역시 강화군 석모도의 한 마을에서 소란이 벌어졌다. 외지인들이 쌀이 들어있는 페트병을 트럭에 가득 싣고 해안가로 향하던 것을 지역 주민들이 막아섰고, 외지인들은 이에 반발하며 한동안 실랑이가 이어졌다. 며칠 뒤 6월 8일 또 다른 외지인들이 같은 해안가로 향하였고 지역 주민들은 다시 한번 이들을 막아 세우며 충돌을 빚었다.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외지인들을 돌려보내며 소란은 일단락되었다. 위 사건 속 외지인들은 선교단체와 탈북민단체 소속으로 한 달에 한 번 쌀을 담은 페트병을 해안가에서 투척, 북한으로 보내고자 하는 일명 ‘사랑의 쌀 보내기 운동(이하 쌀 보내기 운동)’을 위해 석모도를 방문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굶주린 북한 인민”들에게 바다를 통해 쌀을 보내고자 하는, 인도적 목적의 행사를 지난 5년간 진행하였으며 이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을 비난하였다. 반대로 지역 주민들은 이와 같은 행사가 북한을 자극하여 석모도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이 커질 것을 우려하며 해당 지역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반대하였다.

본 연구는 탈북민단체들에 의한 쌀 보내기 운동의 지리를 조사하고자 하며, 어떻게 탈북민단체들이 그들의 정치적 행위에 권위를 부여해주는 지식을 생산해나가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쌀 보내기 운동은 왜 하필 석모도라는 작은 섬에서 진행되었는지, 탈북민단체는 어떤 논리를 통해 바다라는 자연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쌀이 담긴 페트병이 바다를 통해 북한 해안가에 도달할 것이라는 지식이 어떤 과정을 통해 구성되고 전파되었는지 등의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탈북민단체가 주도한 쌀 보내기 운동의 목적을 분석함과 동시에 다른 물질도 아닌 쌀을 북한으로 보내기 위하여 바다라는 자연이 선택되면서 석모도라는 현장(site)이 행사 진행 장소로 선정된 계기를 추적하고자 한다. 이에 더해서 바다의 흐름이 정확한 예측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행사 의도에 부합하도록 쌀이 담긴 페트병을 북한으로 이동시킬 것이란 추측에 다양한 지식이 동원됨으로써 개연성이 부여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그것이 하나의 사회적 사실로 자리 잡아 국내외 민간 단체로 전파, 재생산되는 과정을 조사하고자 한다.

쌀 보내기 운동은 바다라는 자연, 쌀을 담은 페트병이라는 물질, 그리고 탈북민단체를 비롯한 민간 단체 등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간 상호작용의 발현이다. 쌀 보내기 운동의 기획과 시행, 확산의 과정을 분석하는 과정은 이질적 행위자 간의 관계 맺기에 대한 이해를 요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를 고찰하고 지식의 생산 및 권력 획득에 대한 추적을 요구한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을 활용하고자 한다.

행위자-네트워크 분석을 위하여 쌀 보내기 운동이 시행되었던 석모도의 해안가를 2020년 7월 23일과 24일 답사하고 지역 주민들을 인터뷰하였다. 또한, 행사를 최초로 시작한 탈북민단체를 2021년 9월 15일, 2021년 12월 17일 두 차례 방문하여 반구조화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해당 사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2020년 7월 3일 방영된 KBS 시사직격과 같은 날 방영된 TV조선 탐사보도 세븐 114회 등 다큐멘터리를 참고하였다. 쌀 보내기 운동의 시행 일자와 횟수 등 기본적인 자료는 주최 측 홈페이지의 게시물을 취합, 정리하였다.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7/images/geoa_58_03_07_F1.jpg
그림 1.

석모도 인근 위성지도와 행사가 진행된 해안가

본 연구는 탈북민의 지식 생산을 추적하면서, 그 과정을 자세히 기술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해당 지식을 구성하는 근거가 과학적인지를 검증하기보다는 그들이 지식이 구성하고 전파하여 한국 사회 내에서 권위를 획득하는 과정을 추적함으로써 지리적 지식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본문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한반도 분단의 맥락 속에서 생산되고 전파되었던 다양한 지식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분단 연구의 결합 가능성을 논증하고 본 연구의 이론적 틀을 도출하고자 한다. 분석에 앞서 주최 측 및 지역주민인터뷰와 언론 보도 등을 활용하여 쌀 보내기 운동의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이후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개념들을 활용하여 쌀 보내기 운동 주최 측 인터뷰의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탈북민들이 지식을 생산하고 전파하는 과정을 조사하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탈북민들에 의해 전파되는 지리적 지식을 비판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밝히면서, 더 넓은 맥락에서 그러한 지식에 권위를 부여해주는 한국 사회의 끝나지 않는 냉전 이데올로기를 성찰한다.

2. 선행연구

1) 분단연구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최근의 분단 및 경계 연구는 분단의 구조와 모순을 지적하는 연구에서 벗어나 탈북민의 이주와 일상(신혜란, 2018; 정수열・정연형, 2021), 분단을 대하는 대중의 일상적인 수행(지상현 등, 2018), 포스트영토주의적 접근(지상현 등, 2019; 백일순, 2020), 국가 원수(들)의 수행과 영향(황진태, 2018a; 조용혁 등, 2021) 등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 속에서 홍민(2011)은 우리 사회 내부에 내재한 분단과 그로부터 시작되는 분단에 대한 성찰, 분단의 일상적 수행 등에 대한 경험적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본 연구는 이 같은 성찰적 분단 인식에 기반하여 한반도의 특수한 지정학적 맥락에서 다양한 지식이 이종적 연결망을 구축하며 생산, 유통되어왔고, 이러한 지식이 분단을 구성하는 하나의 객관적 사실로 기능함으로써 분단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구성해왔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이에 분단 현실 속에서 생성된 지식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고 분단 연구에서 행위자-네트워크 이론 활용의 유용성을 논하고자 한다.

과거 분단과 안보 위협을 지식화하여 하나의 물질로 응축하고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던 국가의 통치행위를 비판하였던 연구들이 있다. 북한의 군사 지하 갱도를 둘러싼 1970년대 국가 프로젝트의 구축 과정을 추적한 전원근(2019)은 국가에 의해 동원된 사물이 국민의 특정한 감정을 추동하고, 국가의 예외적 통치를 정당화하는 데 활용되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는 국가가 북한 땅굴의 ‘은밀함’과 ‘비가시성’을 그림과 도면 등으로 번역함으로써 ‘전 국토가 전쟁터’라는 공포감이 대중에게 확산하였고, 예외적 통치행위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였음을 밝혔다. 위 연구를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관점으로 재해석한다면, 정치적으로 활용하고자 하였던 지식이 사물과 인간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서 대중의 감정을 추동하였고, 특수한 통치행위를 정당화하는 파급력을 정부에 제공하였음을 지적할 수 있다. 이러한 유용성은 김종욱(2011)의 사례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김종욱은 1980년대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해 정부에서 생산, 유통한 ‘금강산댐 파괴 시 서울의 예상 침수도’에 주목하며 그림 한 장이 추동하였던 대중의 감정적 동요와 그에 따른 다양한 실천을 조명하였다. 김종욱은 국회의사당, 시청 등 정부 기관과 한강 아파트, 심지어 63빌딩 일부가 물에 잠긴 그림은 북한의 수공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야기하였고, 평화의 댐 건설의 당위성을 제공하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위 사례들에서는 국가가 하나의 지식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특정한 물질에 응축하여 전파함으로써 특정한 정치적 목표를 이루고자 했음이 드러난다. 특히 TV와 신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된 그림은 사람들의 감정을 쉽게 자극하였고, 규탄대회와 같은 집단적 행동이 나타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다시 말해, 인간-사물-지식의 이종적 연결망은 국가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민간에서도 이종적 연결망을 정치적으로 활용한 예가 있다. 민간 단체 대북 전단 살포의 행위자-네트워크를 추적한 임석훈(2013)은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해 민간 단체가 생산해낸 대북 전단이 풍선과 바람과 함께 결합함으로써 한국 정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었음을 지적한다. 군사분계선 인근 선전 활동을 중단하기로 한 남북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민간 단체들은 풍선과 바람이 결합한 이종적 연결망을 활용하는 것을 정부가 법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고 인식하였다. 그와 더불어 대북 전단의 효과가 미비하다는 연구(장도경 등, 2021)에도 불구하고 민간 단체는 대북 전단이 효과적이라 주장하고 해외 인권 단체 역시 이러한 주장을 활용하여 대북 전단 살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이승욱, 2018). 다시 말해, 전단-풍선-바람 연결망은 민간 단체로 하여금 대북 전단 살포 행위가 실정법으로 통제가 어려운 것으로 인식하게 하였고, 그 효과 역시 뛰어나다는 주장을 하나의 지식으로 만들며 국내외 민간 단체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손쉽게 활용되었다.

위의 사례들은 사물, 자연, 인간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이종적 연결망이 정부와 민간의 지식 형성과 전파, 그에 따른 정치적 행위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되어왔음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의 분단 현실을 구성하는 지식은 사물과 자연, 인간 등 이질적 행위자(소) 간 상호작용의 결과물이고, 연결망의 구축을 통해 정치적 전략의 효과가 극대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연결망 구축의 과정은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기에 그 과정을 추적하는 작업을 통해 분단 현실을 성찰적으로 이해할 수 있음이 드러난다. 위와 같은 인식에 기반하였을 때, 본 연구의 사례인 쌀 보내기 운동의 연결망 구축 과정과 그에 따른 지식의 생성 및 전파 과정 역시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을 활용하여 추적할 필요가 있다.

2)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블랙박스(Black-Box)

쌀 보내기 운동은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바다의 물길을 인간의 의도에 맞게 활용하고자 하였던 사회운동으로 바다가 물질을 특정한 장소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이러한 추측은 여러 지식이 동원되며 개연성을 획득하고 손쉽게 활용되는 지식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바다라는 자연을 인간이 활용하고자 결심할 수 있었던 이유, 북한의 해안가로 쌀이 담긴 페트병이 도달한다는 지식이 형성되는 과정, 형성된 지식이 이후 도전받지 않고 널리 이용될 수 있었던 과정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자연, 지식이라는 이질적 존재들의 복잡한 관계 맺음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이들 간의 관계를 고찰하고자 한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물질성을 다시 강조하기 시작한 신유물론의 다양한 사조 중 하나로, 과학적 지식이 순수한 자연 관찰의 산물이라기보다는 과학 공동체의 협상 결과라고 주장하였던 과학지식사회학(Sociology of Science Knowledge, SSK)의 작업으로부터 나타난 과학기술사회학(Science Technology Sociology, STS)에 기반하여 라투르, 미셸 칼롱, 존 로 등이 만든 이론이다(양재혁, 2019).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이론’이라고 이름이 붙여졌지만 이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기에(박성우・신동희, 2015; 이호규・김병선, 2015; 최병두, 2017) 특정한 도식적 틀을 갖춘 정교한 이론이라기보다는 현상을 바라보는 방식 혹은 접근법으로 사유될 수 있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자연’과 ‘사회’의 이분법적 구분에 반대하고 세상을 인간과 비인간의 혼종적/이종적 연결망으로 이해한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 의하면 세상은 고유의 고정된 본질을 가진 실재들로 구성된 세계가 아니다. 세계는 고정되지 않은 채 수많은 ‘관계’를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하는 다중적 실재들의 세계이기에(홍민, 2013)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서는 네트워크의 생성, 성장, 소멸 등의 ‘과정’이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박은주, 2020).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주요 개념으로는 행위자, 네트워크, 번역 등이 있으며 본 논문에서는 비인간의 행위성과 하나의 대상으로 축약된 네트워크의 기능을 중심으로 검토하고자 한다.1) 우선 행위자는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모든 실체를 가리킨다(김환석, 2005). 김환석은 행위자가 선험적으로 실존하는 것이 아닌, 행위자의 ‘수행’을 통해 정의되며 행위자의 수행으로부터 행위자의 능력 혹은 본질이 연역된다고 주장하였으며, 나아가 Gamble et al.(2019)은 물질이 그것의 수행과 움직임으로 정의된다고 역설하였다. 라투르는 지금까지 인간에게만 존재한다고 여겨진 행위할 수 있는 능력이 이종적이고 상호작용하는 부분들로 이루어진 연결망에 의해 일어나는 ‘관계적 효과’로서 재구성된다고 봄으로써 비인간도 행위자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흔히 인간에만 국한되는 행위자라는 용어 대신 행위소(actant)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김숙진, 2010). 이에 더해 Pearson(2015)은 비인간의 행위성을 인간 수준의 ‘의도성(intentionality)’ 및 ‘이성(rationality)’과 분리하여 사고해야 함을 주장하며 비인간의 행위성이 인간의 행위를 ‘허락(allowing)’하거나 ‘저지(blocking)’하는 등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것임을 지적하였다. 더불어 Alldred and Fox(2017)는 행위성이라는 개념을 사전적 의미가 아닌 ‘정동을 일으키거나 수용하는 능력’으로 대체하여 사유할 수 있음을 제시함으로써 세계를 생산 및 재생산하는 행위자로서 비인간의 역할에 주목한 바 있다. 요컨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서 인간과 비인간은 모두 행위성을 지니고 있고, 특히 비인간의 행위성은 인간 및 다른 비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행위성이 이질적 네트워크를 통해 발휘되는 효과로 이해한 Bosco(2006)와 같이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서의 행위성은 관계적 효과의 산물로 파악해야 한다(박경환, 2014). 즉, 행위자-네트워크라는 이름이 보여주듯이 행위자는 언제나 행위자인 동시에 네트워크이다(브루노 라투르 등, 2010:46).

행위성을 지닌 인간과 비인간 모두 행위자 혹은 행위소로 사유될 수 있고, 이들 간의 관계 맺기 및 상호작용을 통해 세계가 구성되며, 그 관계는 네트워크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네트워크가 하나의 행위자나 대상으로 축약되는 것을 ‘결절(punctualization)’이라고 부르며, 이렇게 해서 하나의 대상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블랙박스’라고 부른다(브루노 라투르 등, 2010:23). 특히 네트워크가 더 이상의 확장이나 소멸 등의 운동성을 가지지 않고 닫힌 상태가 되어, 사용 자체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이를 ‘블랙박스화’되었다고 한다(박은주, 2020). 일반적으로 우리는 여러 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그것들을 구성하는 수많은 부품, 그 부품을 만들어내고 유통하는 인간과 비인간의 연결망을 인지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하나의 사물,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에서 말하는 ‘블랙박스’로 인식할 뿐이다. 이러한 블랙박스 개념은 사물이나 기술로 국한되지 않고(Besel, 2011), 일상에서 사실로서 받아들여지고 사용되는 지식으로 확장될 수 있다(Yonay, 1994).

지식과 관련하여 ‘블랙박스’는 무엇이든 매우 확고하게 확립되어 우리가 그것의 내부를 당연히, 매끄러운 상식으로 여길 수 있는 행위소(홍민, 2013)로 이해될 수 있다. 상식 혹은 사회적 사실로 기능하는 블랙박스는 많은 사람이 이용할수록, 다시 말해 연결망에 연결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날수록 더 확고한 사실로 굳어지며, 그 자체로 권력을 획득하게 된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권력을 획득한 블랙박스의 구성 과정을 치밀하게 추적, 묘사할 것을 요구하며(홍민, 2013; 최병두, 2017), 이러한 추적과 묘사의 과정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문제의식인 ‘지식을 만드는 존재들은 누구인가’(홍민, 2011)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앞선 선행연구를 통해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이 자연의 행위성을 사유하는 방식을 점검하고, 네트워크가 하나의 사회적 사실로 축약된 블랙박스를 추적하고 펼쳐낼 필요성을 살펴보았다. 다음 장에서는 쌀 보내기 운동의 기획과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자연의 행위성과 다양한 지식의 네트워크 구축, 탈북민들이 생산해낸 블랙박스화된 지식을 다루기에 앞서 쌀 보내기 운동의 전반적인 전개 과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3. 쌀 보내기 운동의 전개

인터뷰를 진행하였던 탈북민단체는 평소 탈북민들의 정착 및 경제적 자립을 돕고 제3국에 있는 탈북민들을 구출하는 등 탈북민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이며, 그 활동 범위를 북한 주민으로까지 넓히고자 하였다. 해당 탈북민단체는 지금까지 있었던 정부 차원에서의 대북 지원이 북한 정권과 군에 의해 사용되었다는 담론을 활용하며 북한 주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전에 여기서(남한에서) 지원은 많이 들어갔지만, 지원 들어가는 게 북한 보위부나 당이나 군부에서 대부분 갖다 먹었지, 일반 주민들한테는 그게(지원이) 닿질 않았으니까…. (하략) (2021.09.15. 인터뷰 中)

이에 탈북민단체들은 북한 주민들의 주식인 쌀을 보내는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고, 때에 따라 생필품과 의료품, USB, 성경 소책자 등을 보내기로 하였다. 탈북민단체 구성원 중 남북 접경지역 출신 회원들은 과거 남한에서 홍수가 발생하면 황해도 일대 해안가로 각종 쓰레기가 떠밀려왔던 경험에 기반하여 바다를 통해 위 물품들을 보내기로 결심하였다. 이에 이들은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1.5L 생수병 안에 쌀을 절반가량 병입하고 칫솔, 구충약, USB, 성경 소책자 등을 함께 동봉하였다. 코로나19 발병 이후에는 북한에 마스크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스크도 함께 병에 넣기도 하였다. 주최 측은 바다를 통해 북한 주민에게 쌀-페트병을 전달할 계획을 세웠고, 여러 장소를 물색하였다. 주최 측은 경험에 기반하여 황해도를 쌀 전달 지역으로 선정한 뒤 조류와 물살이 세고 지역 주민과의 마찰이 적은 원격지에서 행사를 진행하고자 하였고, 2016년 4월 7일 인천시 강화군 석모도의 한 해안가에서 최초로 쌀 보내기 행사가 진행되었다.

2016년 4월 7일 1회 행사를 시작으로 보름 간격으로 500개, 많게는 1,000개의 쌀-페트병을 살포한 쌀 보내기 운동은 2020년까지 약 100회가량 진행되었다. 주최 측에 따르면 행사 진행 초기엔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지 않았고 강화군수, 인천 경찰서 국장급 인사 등 지역 고위 공무원들도 행사에 동참하는 등 지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쌀 보내기 행사가 조금씩 알려지게 되고 다른 탈북민단체, 보수단체, 교회 등 다른 민간 단체들이 행사에 참여하거나 이를 모방하여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지역과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주최 측은 음력 한 달을 조수간만의 차를 기준으로 1~15물로 구분한 민간 지식인 ‘물때표’를 활용하여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6~9물인 날짜에 행사를 진행하였다. 연구자의 답사 일자인 2020년 7월 23일은 9물에 해당하는 날로, 해당 해안가의 거친 물살이 북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쌀 보내기 운동 측은 이러한 물때를 지키지 않을 시 조류가 쌀-페트병을 북한으로 운반하기 힘들고 오히려 행사 인근 해안가로 떠밀려 오게 된다고 주장한다. 해당 탈북민단체는 이러한 물때를 정확히 지켜 행사를 진행해왔지만 다른 단체들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물때를 지키지 않아 페트병이 석모도 일대 해안가로 떠밀려 오면서 쓰레기가 쌓이고 악취가 발생하게 되자 지역 주민들과 갈등이 번지게 되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었다.2) 지역 주민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안가에 지속적으로 쌓이는 해양쓰레기를 치우는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였고(시사직격, 2020), 한 지역 주민은 연구자와의 인터뷰에서 쌀-페트병이 북한으로 간다는 주장을 강하게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물살이 거기가 세대요. 물이 들어와 있다가 빠져나갈 때 (페트병이) 이북으로 갈 줄 알고…. 근데 안 간다니까. (중략) 쌀이랑 달러 많이 주웠다니까. 처음엔 달러 줍는 재미로 했는데 나중에는 힘들어서. (하략) (2020. 07. 23. 지역 주민 인터뷰 中)

지역 주민들은 애초에 석모도 앞바다의 조류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상당수의 쌀-페트병이 해안가로 다시 떠밀려 오거나 좌초되어 표류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떠밀려 온 페트병 속 쌀이 부패하여 해안가에 산적하게 되면 그것을 치우는 것은 지역 주민들의 몫이었다.3)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쌀 보내기 운동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쌀 보내기 운동을 일종의 ‘도발’로 인식하고 ‘도발 원점’인 석모도를 향해 군사적 보복을 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었다(시사직격, 2020; 비디오머그, 2020). 이승욱(2018)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북한에 의한 위협은 접경지역에서만큼은 일상생활의 일부로 여겨져 왔지만, 쌀 보내기 운동은 지역 주민들이 잊고 있던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상기하게 하였고, 로컬에서의 남남갈등의 계기로 작동하게 되었다.

지역 주민들은 행사가 진행되는 해안가로 향하는 길목을 굴삭기로 봉쇄하여 쌀 보내기 운동의 진행을 원천적으로 막고자 하였고, 2020년 6월 8일 마을에 쌀-페트병을 싣고 나타난 외지인들의 출입을 지역 주민들이 막으며 충돌을 빚은 것이 뉴스에 보도되며 석모도에서의 갈등은 전국으로 보도되었다. 인천시는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 ‘옥외광고물법’, ‘감염병예방법’ 등 실정법을 통해 시 차원에서 행사 진행을 불허할 것이라고 밝히며 석모도 선착장 2곳을 집합 금지 지역으로 고시하였다(세계일보, 2020). 이후 2021년 시행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 일명 ‘대북전단금지법’이 제정되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물품, 금전 또는 재산상 이익 등을 살포하는 행위가 금지되면서 쌀 보내기 운동은 법적으로 금지되었다.

4. 쌀 보내기 운동의 행위자-네트워크

1) 쌀 보내기 운동의 목적과 쌀의 의미

한반도 분단의 맥락 속에서 쌀은 단순히 식량으로서의 의미만을 가지지 않는다. 1960년대 남한과 북한은 서로의 쌀 생산량을 비교하며 일종의 언론전을 이어 나갔다(동아일보, 1961a, 1961b; 경향신문, 1962). 이에 더해, 1971년 농촌진흥청에서는 국제미작연구소(IRRI)와 협력하여 품종 개량한 벼의 이름을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하였고, ‘통일’이라는 이름이 최종적으로 선택되었던 것으로 미루어보았을 때4) 쌀의 증산과 그것의 홍보가 남북 간 체제 경쟁의 수단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1984년 8월 남한 지역 집중 호우 당시 북한적십자회에서 대한적십자회 측에 쌀 7,200톤을 비롯한 위문품을 제공하였고(동아일보, 1984), 1995년 5월 북한의 원조 요청으로 남한 쌀 150,000톤이 지원되었으며(조선일보, 1995), 2000년부터는 남한이 차관 및 무상 제공 형식으로 2010년까지 도합 265.5만 톤의 쌀을 북한에 지원하는 등(대북지원정보시스템, 2022년 기준) 점차 쌀은 인도적 교류의 상징으로 변하였다.5)

2016년 4월 7일 한 탈북민단체의 주최로 시작된 ‘사랑의 쌀 보내기 운동(이하 쌀 보내기 운동)’은 남북 관계의 맥락 속 쌀의 의미를 수용하는 한편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다. 쌀 보내기 운동 주최 측은 쌀 보내기 운동의 기획 의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남한 정부 원조 식량을) 먹은 사람들은 북한 당국에서 시장에 내다 파는 걸 돈을 주고 사 먹기는 했지. 그러니까 그거(남한의 지원)는 인도적 지원이라고 볼 수 있는 게 아니고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데, 북한 지도부의 위대성을 알리는 용도로 거꾸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중략) 우리는 이걸(쌀 보내기 운동) 시작할 때 (북한) 사람들이 이걸 주워서 입을 통해서 전달되는 게 오히려 효과가 더욱 과장되고 빠를 것(으로 생각했음) (중략) 남북한 통일은 외세의 간섭 없이 북한 주민 스스로가 들고 일어나서 북한 체제를 바꿀 수 있는 힘을 밖에서 줘야 한다고 나는 믿는 사람이야. (중략) 북한에도 반군을 만들자, 그 반군을 우리가 여기서 적은 힘이나마 북한 주민들을 도와주게 되면 (중략)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면서 북한 체제를 바꿀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고자 했는데 (하략) (2021. 09. 15 인터뷰 中)

(남한의 물품이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되면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서도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만약 전쟁이 일어나도, (북한) 당국에서 남한을 향하라고 해도 주민들이 스스로 그 총부리를 평양으로 향할 수 있잖아요. (하략) (2021. 12. 17 인터뷰 中)

쌀 보내기 운동은 북한 당국이 아닌 주민들에게 쌀을 직접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자는 인도적 차원의 목적을 표방함과 동시에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체제에 대항할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는 정치적 차원의 목적을 가진다. 과거 체제 경쟁의 수단에서 인도적 지원의 수단으로 여겨졌던 쌀에는 기존의 인도적 지원의 의미와 더불어 북한 체제 전복을 꾀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새로운 의미가 부여되었다. 이러한 이중적인 목적의식은 전달하고자 하는 물품의 구성에서도 확인된다. 주최 측은 시판되는 1.5L 생수통 공병 안에 쌀과 함께 칫솔, 마스크, 구충약 등 생필품 및 의료품과 더불어 USB와 성경 소책자 등을 함께 동봉하였다. 다시 말해, 주최 측이 생산해낸 페트병은 인도적 지원으로 번역되는 쌀, 생필품, 의료품과 정치적 목표의 달성 수단으로 번역되는 USB, 성경 등 이질적인 네트워크이며 이들 간의 관계가 하나의 대상으로 축약된 일종의 결절로 이해된다. 복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된 페트병이 실제로 북한 주민에게 도달하더라도 주최 측이 기대하는 효과를 달성할지는 미지수이다.6) 하지만 쌀-페트병은 그러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추측과 희망을 함축하고 있었다.

2) 쌀 보내기 운동과 개연성의 지리

주최 측은 생산된 쌀-페트병을 북한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바다라는 자연을 매개체로 활용하였다. 기존에 여러 탈북민단체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기 위해 활용한 풍선 대신 바다를 매개체로 삼은 데에는 북한 지역으로의 풍선 통행을 제한하는 남북 합의 및 국방부의 제재7)와 더불어 평균 1.2kg 정도의 쌀-페트병이 낙하할 시 지상의 사람이 다칠 수 있고 페트병이 손상되는 등 안전과 관련된 현실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그 이외에 다양한 요인들이 작동하였다. 주최 측에 소속된 탈북민 중 해주시 및 황해도 해안 지역 출신 탈북민들은 과거 홍수가 발생했을 시 남한의 물품들이 해안가로 떠밀려 온 것을 발견 및 습득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해주에서 군 장교로 있으면서 한국에서 홍수가 나게 되면 뭐 심지어 돼지까지 떠내려오는데, 죽은 돼지. 그 다음에 침대, 한때는 한국군 총 상자까지 막 떠내려오고. 그러니까 그런 걸 받아보고서 황해도부터 해보자고 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2021. 12. 17 인터뷰 中)

항상 존재하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물질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바다의 행위성이 바다-해양쓰레기-북한 주민 간의 연결을 통해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수준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Bosco(2006)의 이해와 같이 바다라는 자연의 행위성은 자연-사물-인간이라는 이질적인 행위자(소)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발현되었다. 네트워크 구성의 결과 바다의 행위성을 인지하게 된 북한 주민들은 탈북 이후 쌀 보내기 운동을 기획하며 위와 같은 북한에서의 경험을 떠올렸다. 바다를 통해 북한에 물품을 보내는 것이 성공할 것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객관적,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북한에서의 경험은 서해안에서 쌀-페트병을 살포 시 북한에 도달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가설을 설립하는 최초의 근거가 되었다.8)

바다를 활용하면 쌀-페트병을 북한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수립한 후, 주최 측은 그들의 행사를 ‘허락(allowing)’하는(Pearson, 2015) 바다의 행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다양한 지식을 동원함으로써 그들의 가설에 개연성을 부여하고자 하였다. 우선 이들은 ‘서해는 조수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세다’는 일반적인 지리 지식을 활용하여 서해안이 행사 진행의 적절한 장소임을 강조한다. 이에 더해 ‘물때표’라는 조수간만의 차에 대한 민간 지식(folk knowledge)을 동원하여 적절한 쌀-페트병 살포 시기에 대한 근거를 제공한다. 여기서 ‘물 때 체계’란 한국 해안에서 일어나는 조석 현상을 어민들이 하루 중의 바닷물 변화와 보름을 주기로 매일 바뀌는 바닷물의 변화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발달시켜 온 것(왕한석, 2018)이고 이를 달력에 표로 정리한 것을 ‘물때표’라고 한다. 음력 달력을 기준으로 보름달이 뜨는 15일과 30일을 ‘사리’라고 하며 사리의 2~3일 이후를 ‘사리물때’라고 하는데, 어민들에겐 이 기간이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기간으로 알려져 있다. 쌀 보내기 운동은 물 때 체계를 표로 정리한 물때표 중 7물 때 체계를 사용하며 사리물때 중 6~9물에 조류가 쌀-페트병을 북한으로 잘 운반한다고 믿고 행사를 진행해왔다. 실제로 쌀 보내기 운동이 시행된 날짜와 당일의 물때를 확인해본 결과 90% 이상의 행사가 사리물때에 진행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석모도 쪽이 물때를 딱 맞추면 거기서 황해도 과일(군)9)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하략) (2021. 09. 15 인터뷰 中)

쌀 보내기 운동 측은 물때표라는 민간 지식과 함께 보다 과학적인 신빙성을 부여해줄 장치로 GPS라는 과학 기술을 포섭한다. 주최 측은 행사 진행 초기 GPS를 페트병에 부착하여 쌀-페트병이 북한 해안가로 유입되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주최 측은 한 번의 행사 동안 최소 600개에서 많게는 1,000개의 쌀-페트병을 살포하기에 행사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에 물살이 변할 수 있고 그에 따라 페트병의 진로가 바뀔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GPS를 부착한 페트병을 살포하였다. 행사 시작, 중간, 마지막 총 3번에 걸쳐 나누어 살포된 GPS는 모두 해안가에 도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더하여 주최 측은 특정 지역 주민의 전문적인 지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최 측은 인터뷰 중 석모도 인근 해역에서 오랫동안 조업을 한 선장의 물길에 관한 증언을 인용하며 석모도 앞바다의 물길이 북한 해안가로 이어짐을 주장하였다.

그 선장님이 40년을 선장을 하면서 그 장소를 지목했습니다. 그곳에서는 (물길이) 100% 다 (북한으로) 들어간다고 하니까 (하략) (2021. 12. 17 인터뷰 中)

이같이 쌀 보내기 운동 측은 북한에서의 경험적 지식, 일반적 지리 지식, 민간 지식, 과학 기술, 특정 지역 주민의 전문적 지식 등을 동원함으로써 ‘바다를 매개체로 쌀-페트병을 북한으로 보낼 수 있다’라는 가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였다.

최종적으로 주최 측은 해당 해안가를 방문하였을 때 굉장히 거칠고 빠른 물길이 서진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연구자가 행사가 진행된 해안가 일대를 답사하였을 때도 빠른 유속과 거친 바다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해의 해저지형, 강수량, 한강과 임진강에서 유입되는 퇴적물 및 담수의 양, 해류, 표층의 풍속과 온도, 기압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에 석모도 앞바다의 빠른 유속과 거친 물살은 그 자체로 해안가에서 살포된 페트병이 북한의 해안가에 도달할 것이라는 추측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기 어렵다.10)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기술한 여러 근거로 이들의 가설이 ‘증명’된 상황에서 거친 물살은 그들의 추측을 확신하게 하는 정동을 야기하였다.11)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7/images/geoa_58_03_07_F2.jpg
그림 2.

거친 물살에 떠내려가는 쌀-페트병(출처: 쌀 보내기 운동 주최 측 홈페이지)

요컨대, 다양한 지식의 동원과 자연과의 직접적인 대면 과정을 통해 쌀 보내기 운동 측은 ‘석모도에서 물 때를 맞춰 쌀-페트병을 살포하면 황해도 인근의 해안가로 전달될 것이다’라는 지식을 생산하게 되었다. 포섭된 모든 지식이 쌀 보내기 운동의 진행에 중요한 근거로 작동하였겠지만, 그중 물살의 흐름을 정리한 물때표라는 민간의 지리 지식은 주최 측으로 하여금 행사 진행 장소와 진행 일자를 확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였다. 다시 말해 다양한 지식, 그중에서도 지리 지식은 남북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경계 넘기 행위를 위한 인간의 의사 결정과 행동에 개연성을 부여하고 실질적인 수행을 이끈 주요한 요소였다. 또한, 이러한 지식은 쌀-페트병의 도달 지점 및 전달 대상 등을 상정하고 행사 진행 장소 선정 과정과 진행 일자를 결정하는 ‘과학적’, 경험적 근거로 활용되었다.

쌀 보내기 운동이 내포하는 목적은 인도적이면서 동시에 정치적이었고, 그 정치적 목적의 수행을 위해 각종 지식, 특히 지리 지식을 동원하여 행위의 정당성과 근거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정당화된 정치적 수행은 분단이란 한반도의 지정학적 맥락을 극복하기 위한 경계 수행으로 이어졌고, 남북한 경계의 최전선인 석모도 해안가는 그러한 정치적 행위가 구체적으로 공간화되는 로컬이었다.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3-058-03/N013580307/images/geoa_58_03_07_F3.jpg
그림 3.

비인간 행위자를 포함한 쌀 보내기 운동의 네트워크

3) 쌀 보내기 운동 블랙박스의 전파

쌀 보내기 운동은 2016년 4월 7일 제1회 행사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100여 회 진행되었다. 그 과정에서 탈북민단체, 보수단체, 기독교 단체 등 다양한 민간 조직이 쌀 보내기 운동에 합류하거나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한 단체들은 시중 소매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원통형 플라스틱 용기로 페트병을 대체한 점을 제외하면 쌀 보내기 운동 측의 쌀-페트병 구성과 동일하였다. 이러한 민간 단체들은 쌀-페트병과 그를 둘러싼 지식의 블랙박스를 손쉽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언론 인터뷰에서 최초로 쌀 보내기 운동을 진행한 탈북민단체의 주장과 그 근거로 활용된 지리 지식과 과학 지식을 그대로 활용하여 행사 진행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GPS가 든 물병이, 그러니까 비닐 물병(페트병의 북한말)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지도에 나타납니다. 그 페트병이 성공적으로 황해남북도 앞바다로 갑니다. (중략) 북한의 연안 앞바다인 강화도나 앞쪽에서 보내면 조류에 의해서 북한으로 밀려들어 가게 됩니다. 물때가 좋을 때는 쌀 병이 정확히 황해남도 연안까지 들어갑니다. (자유아시아방송, 2018.02.23.)

이 병이 해류를 타고 북한 해안으로 이동한다. 평안도 지역까지 간 것으로 확인됐다. (기독교신문, 2019.10.01. 인터뷰 中)

다시 말해, 최초로 쌀 보내기 운동을 주최한 탈북민단체가 생산한 ‘바다의 물길을 통해 북한으로 쌀-페트병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식은 많은 민간 단체에 의해 ‘합리적’ 혹은 ‘과학적’ 주장으로 받아들여지며 블랙박스화되었다. 또한, 이들 역시 쌀 보내기 운동 주최 측이 선정한 석모도의 해안가 혹은 그 앞바다에서 동일한 행사를 개최하였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석모도 해안의 물길과 조류에 대한 주최 측의 설명은 ‘그럴듯한 사실’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음을 알 수 있다. 쌀 보내기 운동 주최 측의 설득력 있는 설명은 전국적으로 전파되며 심지어 경상남도의 한 교회에서도 석모도에서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에 더해 미국의 Human Rights Foundation(HRF)과 같은 인권 단체와 Christian Freedom International(CFI)과 같은 기독교 단체가 탈북민단체들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면서 쌀 보내기 운동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고, 이들 단체 역시 쌀 보내기 운동 주최 측의 블랙박스를 적극적으로 수용 및 전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달에 두 번 정확한 조류에 쌀 병에 담긴 메시지가 식량이 필요하고 진실을 갈망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된다. (CFI Homepage, 2019.02.22.; 저자 번역)

매달 두 번 조류가 딱 맞아 물살이 물건들을 북한으로 이동시킵니다. 매달 두 번 탈북민들은 한 달 동안 한 명의 북한 사람이 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양의 쌀로 채운 플라스틱병을 보냅니다. (중략) 이 쌀 병에 GPS 추적기를 넣어서 이동 경로를 추적합니다. GPS는 북한의 해안에 도착하기까지 신호를 보내며 그 후 신호가 중단되면 병이 회수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Wendy Wright, President of CFI, 2021.05.20.; 저자 번역).

해외 민간 단체 역시 ‘한 달에 두 번’, ‘조류’라는 표현을 통해 바다를 활용하여 북한으로 쌀을 전달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이는 ‘GPS’라는 과학 기술에 의해 증명되었다고 주장한다.

진리 구축의 과정에서 세계에 대한 모든 진술은 어떤 개인 또는 소집단이 행한 여리고 취약한 주장들로서 시작한다고 언급한 김환석(2005)의 말처럼, 쌀 보내기 운동이 구성한 지식은 그들의 경험에 기반한 작은 주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작은 주장은 자연과 지식을 포섭하여 이질적 연결망을 구축하였고, 점차 단단한 사회적 진리, 즉 블랙박스가 되었다. 형성된 블랙박스는 국내외 민간 단체에 의해 손쉽게 활용, 재생산, 배포되었고, 그 결과 거대한 쌀 보내기 운동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5. 결론

본 연구는 탈북민단체에 의해 쌀-페트병이라는 물질이 남북한 해상 경계 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자연의 행위성과 이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동원된 지식의 네트워크가 블랙박스화되어 전파 및 재생산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언제나 존재하였지만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바다라는 자연의 행위성은 자연-사물-인간으로 구성된 이질적 네트워크 속에서 발현되었다. 탈북민들은 바다의 행위성에 기반하여 서해안에서 쌀 보내기 행사를 진행하면 북한 주민에게 쌀-페트병을 전달할 수 있다는 가설을 수립하게 되었고, 자연과의 직접적인 대면 과정을 통해 석모도라는 현장을 행사 장소로 선정하였다. 쌀 보내기 운동 측은 이러한 추측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서해안 조수간만의 차에 대한 일반적인 지리 지식과 물때 체계라는 민간 지식, 특정 지역 주민의 전문 지식, GPS라는 과학 기술 등 다양한 지식을 동원하였고, 그 결과 “한 달에 두 번 적절한 물때에 서해안에서 쌀-페트병을 살포하면 황해도 해안가에 도달한다”라는 지식이 생성되었다. 이렇게 형성된 지식은 북한 인권 단체 및 국내외 선교단체 등 많은 민간 단체에 하나의 사회적 사실로서 수용되었고, 그들의 대북 활동을 정당화하는 데 손쉽게 이용되는 일종의 블랙박스로 기능하게 되었다.

본 연구는 민간 단체가 주도하는 물질의 남북한 경계 넘기의 새로운 사례로 쌀 보내기 운동을 제시,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쌀 보내기 운동이 인간과 비인간의 이질적 네트워크임을 밝혔다. 또한, 경계를 넘나드는 물질과 인간의 행위자-네트워크를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러한 행위의 기반이 되는 지식의 구성 과정을 분석 대상으로 포함함으로써 민간 단체의 대북 활동에 개연성이 부여되는 과정을 블랙박스 개념을 통해 추적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두 가지 함의를 가진다. 우선, 방법론적으로 본 연구는 비인간 행위자를 고려하여 남북한 경계에서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을 설명하였다. 그동안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방법론적 가능성을 검토한 연구(박경환, 2013; 홍민, 2013)와 더불어 비인간에 대한 주목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연구(황진태, 2018b; 2018c)가 이어져 왔고, 풍선과 대북 전단과 같은 비인간 행위자의 경계 넘기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구체적으로 어떤 맥락 속에서 비인간 행위자를 둘러싼 지식이 블랙박스화되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성과를 확장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 다른 함의는 지리적 지식의 구성과 활용에 대한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본 연구는 북한에서의 경험적 지식, 일반적인 지리 지식, 민간 지식, 특정 주민의 전문 지식, GPS 등 다양한 지식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정치적으로 동원되어 쌀 보내기 운동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지식을 구성하게 되었음을 밝혔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지리적 지식을 동원하여 또 다른 지리적 지식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지식의 결합은 특수한 장소적 맥락에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개별적으로 존재하였던 지리적 지식은 석모도라는 특정한 장소를 매개로 결합하였고, 구성된 지식의 네트워크는 블랙박스가 되어 활용되는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본 연구는 대북 쌀 보내기 운동 단체가 생산하고 유통하는 지식의 과학적 사실 여부를 검증하기보다는, 이 단체가 생산, 유통하는 지리적 지식이 어떠한 맥락 속에서 구성되고 블랙박스화되어 권위를 부여받는지를 추적하였다. 이를 통해 특히 탈북민이 생산하는 지식 역시 사회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블랙박스화된 지리적 지식 역시 우리 사회 내 다양한 지식과 마찬가지로 비판, 검증,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한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조용혁의 석사학위 논문 “비인간 행위자의 남북한 경계 넘기 과정 속 행위자-네트워크: 석모도 북한 쌀 보내기 운동을 사례로”(2022)의 일부를 수정·보완한 것임

[1] 1) 번역(Translation)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의 주요한 방법론적 시도로, Murdoch(1998)은 번역을 ‘행위자, 실재(entity), 장소 간 관계를 만들어내는 협상, 재현 및 치환(displacement)의 과정’으로 정리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국내 연구자들의 이해로는 김환석(2005), 브루노 라투르 등(2010:24-27), 최병두(2017) 등이 있으며, Callon(1984)Callon et al.(2009)은 번역의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였다. 이러한 번역의 과정을 방법론으로 활용한 국내 연구로는 김나형・김숙진(2013), 김연수 등(2019) 등이 있다.

[2] 2) 인터뷰 대상이었던 탈북민단체 이외에도 여러 기독교 단체 및 북한 인권 단체들이 동일한 장소에서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한 것을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1.5L 생수병을 활용하였지만, 타 단체들은 잡화점에서 구매한 플라스틱병을 사용하였고, 해안가로 돌아온 병들은 대부분 이 플라스틱병이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주장이다. 주최 측은 개별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단체가 지나치게 많아지다 보니 조수간만의 차가 큰 물때를 지키지 않고 무분별하게 쌀-페트병이 살포되어 석모도 해안가로 되돌아온 것이라 설명하였다. 또한, 지역 주민과 마찰을 빚은 일부 탈북민단체들에 대해 비판하며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하였다.

[3] 3) 주최 측은 관할 경찰서로부터 해안가에 쌓인 쓰레기 수거 요청을 받고 여러 차례 수거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방문 당시 주최 측이 활용한 생수 공병이 아닌 플라스틱병이 다량 발견되었음을 언급하며 타 단체들이 물때를 지키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여 페트병이 되돌아오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4] 4) 1971년 농촌진흥청은 국민을 대상으로 벼 신품종 이름짓기 공모를 하였다. ‘벼 신품종 “IR667” 이름짓기 상황 보고(경제기획원 총무과, 1971)에 따르면 총 121개의 응모 중 “경제로서 부흥하면 북한을 압도할 수 있다는 뜻”을 지닌 ’통일‘이 이름으로 선택되었다. 그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일벼는 당시 국내 식량난을 해결하는 목표도 있었지만, 증산을 통해 북한을 압도하는 수단의 목적이 강했음을 알 수 있다.

[5] 5) 90년대 이후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민간이 주도하였던 대북 지원의 사례에도 쌀이 등장한다. 특히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진행한 ‘통일 쌀 보내기 운동’은 약 560톤의 쌀을 북한에 지원하였다. 농민 주도의 대북 지원 사례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진창일(2016), 원재정(2020) 참조.

[6] 6) 인터뷰 과정에서 주최 측은 본인들이 보낸 쌀을 먹고 탈북한 사람이 있다고 답하였다. 하지만 탈북민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직접적인 인터뷰는 불가하였다.

[7] 7)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9.19 군사 합의에서는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고정익 또는 회전날개 항공기, 무인기, 기구 등에 대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였고, 국방부는 2020년 6월 4일 대북 전단 살포를 위해 활용되는 풍선이 9.19 군사 합의 내 ‘기구’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8] 8) 실제로 쌀 보내기 운동 측은 행사 기획 단계에서 강원도 원산과 인천 도서 지역, 충청남도 당산 등 다양한 해안가를 행사 진행 장소 후보군에 올렸었다.

[9] 9) 석모도에서 과일군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140km 정도이며, 연평도, 백령도를 지나는 해상 경로는 최소 200km가 넘는다.

[10] 10) 연구자는 해양 모델링 분야에 근무 중인 한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전문가는 서해의 순환이 매우 복잡한 특성을 보이기에 단순히 경기만 해역의 조류만을 가지고 특정한 물질의 이동을 설명하는 것이 매우 불확실하다고 언급하였다. 또한, 본문에서 언급한 요인들 외에도 해양의 혼합, 해류의 점성(마찰력), 염분의 밀도 변화, 소용돌이의 존재 여부, 서한 연안류(West Korea Coastal Current, WKCC)의 계절에 따른 진행 방향 역전, 일사량, 관측 오차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함을 강조하였다. 더불어, 국립해양조사원 정선 관측자료 관측점 자료에서 서해안 북부 지역의 관측점이 존재하지 않는 등 해당 지역이 세계적으로 해양 관측자료가 희박한 해역 중 하나라고 강조하며 쌀 보내기 운동의 페트병이 북한 해안가에 도달하는지 과학적으로 예측, 검증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11] 11)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정동에 주목한 Lorimer(2007)는 비인간 카리스마(Nonhuman Charisma)라는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비인가 카리스마는 ‘자신에 대한 인간의 인식을 결정하는 비인간 존재(Nonhuman Entity)의 독특한 특성’으로, 비인간이 유발하는 정동과 감정적 자극 및 반응으로 이해된다. Mathews(2015)는 유기체뿐만 아니라 자연에도 해당 개념을 적용할 수 있음을 주장하며 화산의 카리스마가 화산 보존 레토릭을 촉발하였음을 지적한 바 있다. 본 연구 사례에서 주최 측과 바다 간의 대면 과정에서 그들이 느낀 감정은 바다의 카리스마가 발현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References

1
경제기획원 총무과, 1971, 벼 신품종 IR667 이름짓기 상황보고. 국가기록원, 관리번호BA0139607.
2
경향신문, 1962, 北傀(북괴)의實情(실정),宣傳(선전)과는 딴판. 9월 12일.
3
기독교신문, 2019, "고구마운동본부서 북한에 쌀 보내기 운동," 10월 1일, http://www.gdknews.kr/news/view.php?no=6102.
4
김나형・김숙진, 2013, "행위자-연결망 이론을 통해서 본 태백시 물 공급의 지리학," 대한지리학회지, 48(3), 366-386.
5
김숙진, 2010, "행위자-연결망 이론을 통한 과학과 자연의 재해석," 대한지리학회지, 45(4), 461-477.
6
김연수・김선현・황진태, 2019, "행위자-연결망 이론으로 기후변화 적응의 공간을 번역하기: 서울시 수유동 빗물마을 사업을 사례로," ECO, 23(1), 159-196.
7
김종욱, 2011, "냉전의 '이종적 연결망'으로서 '평화의 댐' 사건: 행위자-연결망 이론을 통한 경험적 추적," 동향과 전망, 83, 79-112.
8
김환석, 2005, "행위자-연결망 이론(Actor-Network Theory)에 대한 이해," 한국과학기술학회 강연/강좌자료.
9
대북지원정보시스템, 2022, 당국차원 지원 중 식량지원 현황, https://hairo.unikorea.go.kr/stat/StatInternalFood.do
10
동아일보, 1961a, 南韓絕糧民(남한절량민)에米糓(미곡) 北傀醵出運動報道(북괴갹출운동보도), 3월 22일.
11
동아일보, 1961b, 北傀食糧難(북괴식량난)과 敎師不足深刻(교사부족심각), 10월 8일.
12
동아일보, 1984, 韓赤(한적), 北赤(북적) 「水災(수재)물자제공」受諾(수락), 9월 14일.
13
박경환, 2013, "글로벌 시대 창조 담론의 제도화 과정: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을 중심으로," 한국도시지리학회지, 16(2), 31-48.
14
박경환, 2014, "글로벌 시대 인문지리학에 있어서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NT)의 적용 가능성," 한국도시지리학회지, 17(1), 57-78.
15
박성우・신동희, 2015, "ANT(행위자-네트워크 이론)를 통한 사회문화 현상에 대한 새로운 담론분석," 문화예술교육연구, 10(2), 107-126.
16
박은주, 2020, "기계도 행위할 수 있는가?: 브루노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을 중심으로," 교육철학연구, 42(4), 1-26. 10.15754/jkpe.2020.42.4.001
17
백일순, 2020, "개성공단 연구의 동향과 포스트영토주의 관점의 접목 가능성," 공간과 사회, 30(1), 322-355.
18
브루노 라투르・홍성욱・존 로・미셸 칼롱・이언 하디 ・도널드 맥켄지・로즈매리 로빈스・안형준・김환석 저, 2010, 인간・사물・동맹: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테크노 사이언스(홍성욱, 역). 도서출판 이음, 서울.
19
비디오머그, 2020, "쌀 담은 페트병 북한에 보내려는 탈북단체와 막아선 접경지역 주민들," 6월 9일, https://youtu.be/NkX1zKoF_Fc
20
세계일보, 2020, "인천시, 대북전단살포 예상지에 '집합금지'," 6월 18일, https://www.segye.com/newsView/20200617523239?OutUrl=naver
21
시사직격, 2020, "위기의 한반도 2편 나비효과, 대북전단과 가짜뉴스, 7월 3일, KBS.
22
신혜란, 2018, "동화-초국적주의 지정학: 런던 한인타운 내 한국인과의 교류 속 탈북민의 일상과 담론에서 나타난 재영토화," 대한지리학회지, 53(1), 37-57.
23
양재혁, 2019,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의 서구 근대성 개념 비판-행위자-네트워크 이론(Actor-Network Theory, ANT)을 중심으로-," 서양사론, 141, 109-135.
24
왕한석, 2018, "한국의 물때 체계: 그것의 구분법과 지역적 변이 그리고 실학자들의 이른 기술을 중심으로," 한국문화인류학, 51(3), 9-63.
25
원재정, 2020, 못자리비닐보내기부터 통일트랙터까지, 통일운동 30년. 8월 14일, 한국농정. http://www.ikp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1660
26
이승욱, 2018, "접경지역의 도시지정학: 경기도 파주시 대북전단살포 갈등을 사례로," 대한지리학회지, 53(5), 625-647.
27
이호규・김병선, 2015, "탈북 사건 보도의 행위자-네트워크: 언론 보도에 의한 &탈북 루트>의 해체 과정을 중심으로," 언론과학연구, 15(1), 270-300.
28
임석훈, 2013, "민간단체 풍선날리기와 분단 번역의 정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을 중심으로," 북한학연구, 9(2), 129-156.
29
자유아시아방송, 2018, "'북한 쌀 보내기 운동' GPS로 확인," 2월 13일, https://www.rfa.org/korean/weekly_program/bd81d55c-itc640-acfcd559ae30c220/nkitscitech-02222018151728.html
30
장도경・김영석・황정남・주은우, 2021, "민간 대북전단의 목적과 효과 연구," 통일정책연구, 30(2), 29-57.
31
전원근, 2019, "1970년대 국가 프로젝트로서 '땅굴'과 전방의 냉전경관화," 문화와 사회, 27(2), 7-51. 10.17328/kjcs.2019.27.2.001
32
정수열・정연형, 2021, "국내 북한이탈주민의 모빌리티 역량과 이주 실천," 대한지리학회지, 56(6), 567-584.
33
조선일보, 1995, 쌀 15만t 無償 지원, 6월 22일.
34
조용혁・박종구・이영호・최연・지상현, 2021, "대통령 전방부대 방문의 현실지정학," 국토지리학회지, 55(2), 215-229. 10.22905/kaopqj.2021.55.2.7
35
지상현・이승욱・박배균, 2019, "한반도 경계와 접경지역에 대한 포스트 영토주의 접근의 함의," 공간과 사회, 29(1), 206-234.
36
지상현・이진수・조현진・류제원・장한별, 2018. "냉전의 진열과 쇼핑: DMZ 전망대를 통해 살펴본 냉전경관의 구성," 대한지리학회지, 53(5), 605-623.
37
진창일, 2016. 꽉 막힌 남북관계… '통일쌀'도 갈 곳 잃었다. 3월 16일, 전남일보. https://www.jnilbo.com/view/media/view?code=20160317000000492328765
38
최병두, 2017, "관계이론에서 행위자-네트워크이론으로," 현대사회와 다문화, 7(1), 1-47.
39
탐사보도세븐, 2020, "'삐라전쟁'막전 막후," 7월 3일, TV조선.
40
홍민, 2011, "행위자-연결망 이론과 분단 연구: 분단 번역의 정치와 '일상으로의 전환," 동향과 전망, 83, 47-78.
41
홍민, 2013,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 북한 연구," 현대북한연구, 16(1), 106-170.
42
황진태, 2018a, "남북한 정치지도자들의 스펙터클 정치와 새로운 '국가-자연'의 생산," 대한지리학회지, 53(5), 589-604.
43
황진태, 2018b, "자연-인문지리학의 이분법을 넘어선 융복한 연구구를 위한 시론(I),"대한지리학회지, 53(3), 283-303.
44
황진태, 2018c, "'인간 너머의 지리학'의 탐색과 전망,"공간과 사회, 28(1), 5-15.
45
Alldred, P. and Fox, N, J., 2017, Young bodies, power and resistance: a new materialist perspective, Journal of Youth Studies, 20(9), 1161-1175. 10.1080/13676261.2017.1316362
46
Besel, R. D., 2011, Opening the "Black box" of climate change science: Actor-network theory and rhetorical practice in scientific controversies, Southern Communication Journal, 76(2), 120-136. 10.1080/10417941003642403
47
Bosco, F. J., 2006, Actor-network Theory, Networks, and Relational Approaches in Human Geography, in Aitken, S. and Valentine, G.(eds.), Approaches to Human Geography, Sage, London. 10.4135/9781446215432.n11
48
Callon, M. 1984, Some elements of a sociology of translation: domestication of the scallops and the fishermen of St Brieuc Bay, The Sociological Review, 32(1_suppl), 196-233. 10.1111/j.1467-954X.1984.tb00113.x
49
Callon, M., Lascoumes, P., and Barthe Y, 2009, Acting in an Uncertain World: An Essay on Technical Democracy, The MIT Press, Cambridge, Massachusetts.
50
Christian Freedom International(CFI), 2019, Tide Sweeps Rice and Bibles to North Koreans, 22nd, February, https://christianfreedom.org/tide-sweeps-rice-and-bibles-to-north-koreans/
51
Gamble, C. N., Hanan, J. S. and Nail, T., 2019, What is new materialism?, Angelaki, 24(6), 111-134. 10.1080/0969725X.2019.1684704
52
Lorimer, J., 2007, Nonhuman Charisma, Environment and Planning D: Society and Space, 25(5), 911-932. 10.1068/d71j
53
Mathews, M., 2015, Material Mediations: Nonhuman Agency in New Zealand Herald Representations of Auckland's Volcanoes, 2000-2012, In Refereed Proceedings of TASA 2015 Conference, 31-36.
54
Murdoch, J., 1998, The spaces of actor-network theory, Geoforum, 29(4), 357-374. 10.1016/S0016-7185(98)00011-6
55
Pearson, C., 2015, Beyond 'resistance': rethinking nonhuman agency for a 'more-than-human' world, European Review of History: Revue européenne d'histoire, 22(5), 709-725. 10.1080/13507486.2015.1070122
56
Wendy Wright, 2021, [뉴스메이커]웬디 라이트, Christian Freedom International, 20th, May. https://youtu.be/pk4kTIFG4zg
57
Yonay, Y. P., 1994, When black boxes clash: competing ideas of what science is in economics, 1924-39, Social Studies of Science, 24(1), 39-80. 10.1177/030631279402400103
페이지 상단으로 이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