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1 December 2023. 599-617
https://doi.org/10.22776/kgs.2023.58.6.599

ABSTRACT


MAIN

  • 1.서론

  •   1) 연구 배경 및 목적

  •   2) 연구 방법 및 사례지역

  • 2. 신도시관광의 등장과 도심 동네의 근린변화: 응시와 탐미의 장(場)에서 활동의 장으로

  • 3. 관광으로 인한 근린변화를 이해하는 렌즈: 장소애착

  • 4. 주거지의 관광지화와 역동적인 장소애착

  •   1) 착근성에 기반한 장소애착

  •   2) 문화적・미학적 감상에 기반한 장소애착

  •   3) 조정되는 장소애착

  • 5. 요약 및 결론

1.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도시관광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수반하고, 개인과 기업의 공간 이동을 유발해 도시공간의 재구조화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Kim, 2021; Novy and Huning, 2009).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갖고 있는 도시학자들이 집필한 『관광 도시(The Tourist City)』는 중요한 도시・경제 발전 전략이자 도시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되어 온 관광이 어떻게 도심과 수변공간을 재구성하고, 더 많은 방문객 유치를 위한 장소마케팅 전략으로 활용되는지를 제시한다(Judd and Fainstein, 1999). 도시관광은 주로 “관광 버블(tourist bubbles)”이라는 관광객을 위해 계획되고 운영되는 특정한 지역에 집중된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주로 테마파크, 쇼핑몰 등과 같이 큰 스케일의 포스트모던 소비 공간에 집중된다(Judd and Fainstein, 1999).

그러나 관광으로 인한 도시공간 변화는 신도시관광(new urban tourism)의 등장과 확산으로 인해 더욱 복잡하게 나타나게 된다(Füller and Michel, 2014; Maitland and Newman, 2014). 소위 신도시관광으로 정의되는 도시관광은, 관광객이 도시의 평범한 일상 체험을 통해 진정한 경험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 강화로 인해 전통적으로 관광 버블에 집중되어 있던 도시관광이 “전인미답의 지역(off the beaten track)”으로까지 확대된 현상을 지칭한다(Gilmore and Pine, 2007; Novy and Huning, 2009, 94; Maitland, 2013; Füller and Michel, 2014). 이로 인해 기존에는 관광지로 분류되지 않았거나, 관광지로 개발되지 않았으며, 개발로부터 소외된 지역으로 인식되었던 공간들이 관광지로 대두되는 현상이 증가하게 되었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서유럽 학자들을 중심으로 신도시관광으로 정의되며 관련 연구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Huning and Novy, 2006; Larsen, 2008; Maitland and Newman, 2014).

신도시관광지(new urban tourist destination)로 대두된 대표적인 사례로 도심에 위치한 오래된 동네나 낙후된 동네가 있는데, 이와 같은 지역들이 도시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관광대상지로 대두했기 때문이다(Novy, 2010). 그동안 낙후된 우범지대로 인식되어 방문을 피해야 할 곳으로 권고받았던 Belleville(프랑스 파리), Kreuzberg(독일 베를린), East End(영국 런던), Harlem (미국 뉴욕) 등과 같은 지역들이 오늘날에는 관광 가이드나 웹사이트상에서 반드시 들려야 할 관광지(must-see destinations)로 등장하게 된 것이 그 예다(Novy, 2010). 여러 글로벌 도시의 근린이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된 배경에는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이 지역들은 모두 관광명소와는 거리가 먼 곳이며 도심에 위치한 제조업・노동자 계급 주택이 밀집된 동네라는 점이다. 이와 더불어 첫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과 상점 등이 있고, 실제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광객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관광 공간과는 다르고, 둘째,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고 임대료가 비교적 낮다는 점 등에 매료된 예술가 등이 유입되자 지역에 문화・예술적 색채가 입혀지며 소위 ‘힙’한 분위기가 형성된 점은 이 지역들이 유명세를 얻게 된 요인으로 작동한다(Maitland and Newman, 2014; Füller and Michel, 2014; Zukin, 2001).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보면 신도시관광이라는 개념이 아직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신도시관광지는 사실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그동안 재개발을 위해 전면적 철거의 대상으로 여겨져 온 도심 속의 동네들이 2000년대 이후 (문화적)도시재생이 도시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며 보존의 길로 들어서고, 이와 더불어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가 시행되며 동네에 문화적 분위기가 더해지게 되자 이 지역들이 도시의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하고 새로운 곳으로 인식되어 방문객이 증가하며 신도시관광지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소위 ‘벽화마을 붐’이 일어나며 전국적으로 낙후된 동네가 벽화마을로 탈바꿈하며 관광지로 유명세를 얻게 된 것도 이런 흐름을 잘 보여준다.

신도시관광의 등장이 초래한 비전형적 관광 공간의 증가는 도시관광이 초래한 도시공간의 재구조화가 근린이라는 작은 스케일까지 확대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신도시관광의 확대로 인해 초래된 주거지의 관광지화를 주민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고 있으며, 이 결과는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이는 도시 및 관광 연구에서 인간과 장소 간의 관계를 고찰하는 장소연구의 중요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된다면 주민과 관광객의 상호작용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속에서 만들어지는 공간의 장소성을 탐색하는 연구는 더욱 적극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일련의 도시 및 관광 연구자들은 신도시관광의 등장과 확산이 주거지의 관광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주목하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수행한 바 있다. 그 예로 지가 상승과 원주민의 전치(displacement), 안티 투어리즘 및 젠트리피케이션 운동의 촉발,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 심화로 인한 공동체의 붕괴 등의 주제가 있다(e.g., Cócola-Gant, 2018; Colomb and Novy, 2016; Dodds and Bulter, 2019). 이와 같은 연구는 주거지의 관광지화로 인해 초래된 결과를 잘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간-장소 관계에 주목하여 관광지화된 일상공간을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지리학자들이 관광에 대해 주목해야 할 점은 단지 자본으로서의 관광이 아닌, 관광이 공간과 장소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살펴보는 것(Young and Markham, 2020, 12)”에 있다는 관점에 입각하고 장소연구의 근간을 이루는 개념이자 개인과 장소 간에 형성된 정서적・심리적 유대감을 살펴볼 수 있는 렌즈인 장소애착(place attachment)을 통해 주거지의 관광지화 과정에 장소애착이 어떻게 다층위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통해 관광지가 된 일상공간의 장소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에 대한 탐색은 신도시관광의 확산으로 인해 복잡하고 다면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근린을 이해하는 것의 기초이자 이로부터 파생되는 다양한 갈등을 이해하는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2) 연구 방법 및 사례지역

(1) 연구 방법

본 연구는 사례지역인 이화벽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행위자(주민, 신주민, 상인, 예술가)가 신도시관광의 확산이 촉발한 주거지의 관광지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는지를 탐색하는 것에 주목적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들이 이 현상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 감정, 경험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가 요구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반구조화된 인터뷰, 포커스그룹인터뷰, 참여관찰과 같은 질적연구방법을 사용하여 주민들이 관광화된 일상 공간을 살아가는 과정과 방식을 파악했다. 현장답사는 2017년 5월부터 2018년 1월1)까지 이화벽화마을(서울시 종로구 이화동)과 감천문화마을(부산시 사하구 감천2동)에서 진행되었으며, 이 기간동안 총 75명(이화벽화마을: 39명; 감천문화마을: 36명)2)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표 1.

본고에 인용된 연구참여자 특성 요약

(인용)번호 구분 연령 성별 거주지
A 주민 65세 이화벽화마을
B 주민 57세 감천문화마을
C 상인 58세 이화벽화마을
D 예술가(입주작가) 62세 이화벽화마을
E 주민&상인7)7) 45세 감천문화마을
F 주민 46세 감천문화마을
G 주민 57세 이화벽화마을
H 주민 64세 감천문화마을
I 주민 56세 이화벽화마을
J 주민 59세 이화벽화마을
K 주민 62세 감천문화마을
L 예술가(입주작가) 55세 감천문화마을
M 주민 54세 이화벽화마을

자료: 저자 작성.

*참여자 정보는 인터뷰 당시의 기준임.

반구조화된 인터뷰는 가장 핵심적으로 사용된 연구 방법으로 이를 통해 주민들이 처해있는 특정한 상황과 맥락 속에서 그들의 경험과 인식을 살펴보았다. 주요 질문은 주민들의 거주 경험, 주거지의 관광지화에 대한 인식, 주거지의 관광지화로 인해 받은 영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뷰 참여자는 눈덩이 샘플링 전략을 사용하여 초기 인터뷰 대상자에게 접근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다른 사람들을 추천받는 방식을 통해 모집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초기 단계에서는 동네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여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키플레이어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고, 이들의 도움을 얻어 원주민, 신주민, 상인, 예술가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며 다양한 시각을 접할 수 있었다. 포커스그룹 인터뷰의 경우 두 사례지역에서 각각 2회 진행하였으며, 이화벽화마을에서는 4명으로 이루어진 주민 그룹(1회, 장소: 경로당)과 벽화를 지운 사람 및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그룹(1회, 장소: 마을 계단)과 진행하였고, 감천문화마을에서는 4명으로 이루어진 주민 그룹(1회, 장소: 마을 카페)과 3명의 상인들로 구성된 그룹(1회, 장소: 마을 카페)과 진행하였다.

인터뷰는 이론적 포화원칙에 따라 더는 새로운 정보가 나오지 않는 시점까지 진행하였다(Strauss and Corbin, 1998). 인터뷰는 참여자의 동의하에 녹음을 진행하였고, 이를 전사해 문서화하여 핵심 용어 및 테마를 식별하기 위해 텍스트 분석 및 코딩을 진행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와 더불어 참여관찰도 병행되었는데, 일상적인 관찰 외에도 두 사례지역에서 주민들 간의 모임3)에 참석하고, 마을에서 진행된 타운홀미팅에 강사로 참여4)하는 등의 기회를 통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의 일상을 관찰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과정은 주민들과 라포를 형성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경험, 그리고 근린변화에 대한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 더 깊고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했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수집한 질적 데이터 외에도, 정책 보고서와 신문 기사, 현장에서 수집한 비공식적 문서5), 필드 노트, 인구 통계 및 주택 가격과 같은 보조 자료들도 분석에 함께 사용하였다.

(2) 사례지역

본 연구의 사례지역은 이화벽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이다. 두 동네 모두 도심의 산동네에 위치하는 소위 ‘달동네’로 불리던 지역이었으나 ‘관광지’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동네는 산동네에 위치해 있다는 특수성으로 인해 그동안 (재)개발의 관심에서 오랜 기간 벗어나 있던 지역이다. 이에 이 지역들은 의도치 않게 낡은 가옥(이화벽화마을의 경우 이외에도 국민주택단지와 일본인이 거주하던 적산가옥 등이 잔존해 있음)과 좁은 골목길 등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경관을 보유하게 되었는데, 이는 도심 속의 근린에서는 더 이상 쉽게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를 자아내는 역할을 한다. 2000년대 이후의 도시정책에서 ‘문화적 전환(cultural turn)’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며 보존의 길로 접어든 것이 옛 모습과 일상이 간직된 경관이 유지되도록 작용한 것이다. 이는 도시의 평범한 일상이나 라이프스타일과 같은 무형 자산에 대한 경험을 통해 진정한 도시경험을 추구하고자 하는 신도시관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전인미답의 특징을 보인다는 점에서 신도시관광지로 대두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와 더불어 마을미술프로젝트6)의 시행으로 인해 벽화 및 조형물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아진 점도 두 동네의 관광지화를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물론 이와 같은 과정은 오랫동안 소외되었던 두 동네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등의 효과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주거지의 관광지화로 인해 초래된 장소성의 변화와 상실, 기존 공동체의 파괴 등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는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실천하는 대상인 근린이 관광지화되는 과정을 어떻게 인식하고, 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인간-장소 간의 관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보는 중요성이 증가함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는 일상 공간이 관광지가 되며 수반된 근린변화의 복잡성을 탐색하기 위해 두 동네를 구성하고 있는 주민, 소상공인 등 다양한 일상적 행위자들의 장소애착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이들과 장소간에 형성된 장소애착이 어떻게 다층위적으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주거지의 관광지화가 야기한 결과의 본질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탐색한다.

2. 신도시관광의 등장과 도심 동네의 근린변화: 응시와 탐미의 장(場)에서 활동의 장으로

그동안 관광학 연구에서 관광은 탈일상의 사회현상, 즉,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행위와 사회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접근되어 왔다(Leiper, 1979). 관광에 대한 정의는 색다름에 대한 욕구와 거주 환경과는 상반되는 공간을 탐색하는 욕구가 공통 분모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화, 특화, 유연성 등이 강조되는 후기산업사회로의 전환이라는 거시적인 변화 속에 도시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진정한 도시 경험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관광객들이 증가하며 관광도심(TBD, Tourism Business District)을 벗어나는 관광패턴이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의 대량관광은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되고, 일상성을 추구하는 변화된 관광행태를 고려하여 관광을 일상의 대척점으로 간주하는 이분법적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논의가 증가하게 된다(Poon, 1993).

신도시관광의 등장은 바로 이와 같은 변화를 방증하는 현상으로 관광을 통한 도시 공간의 이용 방식이 다양해짐을 의미한다(Füller and Michel, 2014; Kim, 2021; Poon, 1993). 신도시관광의 등장은 사회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데, 가장 주요한 원인은 관광을 이전보다 쉽고 잦아질 수 있게 한 이동의 증가와 정보통신기술 발달로부터 찾을 수 있다(Poon, 1993; Larsen, 2008). 세계화 시대에 증가한 국가 간의 이동, 경제력 향상으로 인한 생활 수준 상승과 이에 따라 여가를 중시하는 가치관으로의 변화, 저비용항공사 증가로 인한 여행경비 경감,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플랫폼의 대두,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전세계 관광지에 대한 정보 등은 관광이 지니던 특별한 의미가 축소되게 했다(Poon, 1993; Judd and Fainstein, 1999).

관광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게 되면 누적된 재방문 관광객도 늘어나게 되는데, 이들처럼 경험이 쌓인 관광객은 단순히 익숙한 명소를 둘러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자연스레 현지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나 사회적인 것에 관심을 두게 된다(Maitland, 2010). 즉, 이미 여행한 적이 있고 추가적인 방문이 또 이루어질 지역에서는 인파로 북적이는 명소에 대한 재방문의 필요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기에 이들의 관광패턴은 거주자가 도시 공간을 소비하는 방식과 유사해지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Matoga and Pawłowska, 2018). 이와 같은 거시적인 환경변화로 인해 로컬처럼 관광하기가 도시관광의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 잡으며 신도시관광은 촉진되었다(Füller and Michel, 2014).

모호해진 관광과 일상 간의 경계와 진정한 로컬경험 추구까지 확대된 관광객의 욕구는 도시관광에서 요구되던 경험과는 다른 형태이다(Gilmore and Pine, 2007; Haldrup and Larsen, 2009; Huning and Novy, 2006). 그동안 관광객들이 관광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명소를 방문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doing)을 통해 휴가를 갖는(having a holiday)것으로부터, (해당 지역과) 하나가 되는 것(becoming)”으로 바뀌게 되자 관광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곳들이 관광지로 등장하게 된다(Maitland and Newman, 2004, 339). 도심의 근린이 대표적인 예로, 서민들의 주거지나 도심에 위치한 오래된 동네,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거주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식점과 상점 등이 있는 지역이 진정으로 로컬을 경험하고, 개척자적인 탐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며 주거지의 관광지화 현상이 증가하게 된다(Zukin, 2001; Füller and Michel, 2014).

이처럼 변화된 관광객의 패턴은 서유럽 학자들을 중심으로 신도시관광이라는 용어를 통해 정의되고 연구되었지만, 국내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반영된 연구가 점차 증가한 모습을 보인다. 고동완(2012)은 일상과 탈일상의 구별짓기를 재고해야 함을 주장하며 관광의 일상화와 일상의 관광화가 하나의 중요한 관광 담론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제시한다. 오정준(2021)은 관광공간에서 나타나는 일상성에 대한 분석을 통해 주민의 평범한 일상을 경험하기 위해 도시의 근린에서 비전형적인 관광공간이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주락(2021)의 연구는 신도시관광의 발달로 인해 관광에서 주민의 역할이 변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주민들이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활용하여 일상 공간을 관광장소화하는 점에 초점을 두고 주민이 관광에서 생산자이자 소비자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역시 앞서 살펴본 서구 도시의 사례와 같이 도심 속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동네가 신도시관광지로 등장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오래된 동네는 많은 사람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골목길 풍경을 간직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서민의 일상을 느껴보고 과거를 추억하게 만다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많은 한국인들에게 골목길은 친구들과 더불어 유년을 함께 보낸 공간이라는 각별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보면(김홍중, 2008), 이와 같은 동네는 천편일률적으로 만들어진 도시관광지와는 다르게 도시민의 일상생활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으로 다가오게 된다. 즉, 자연스럽게 신도시관광객이 추구하는 일상성이 스며있는 곳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신도시관광지의 또 하나의 예로 도시빈곤의 상징이자 철거와 재개발의 대상으로 여겨져 온 달동네가 1990년대를 전후하여 보존해야 할 하나의 문화적 자원으로 인식된 후 응시와 심미의 대상으로 접근된 점을 살펴볼 수 있다(김주영, 2015). 일련의 문학작품에서 “과거의 시간을 간직한 따스하고 아름다운 달동네(심승희, 2004, 230),” “우리가 살아온 역사, 문화이자 문화재(임석재, 2006, 10)”와 같은 표현은 골목길과 달동네에 대한 낭만적 환상이 달동네 보존 담론의 토대가 되며 달동네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이는 급격한 도시 발달로 인해 현재는 많이 남아있지 않은 옛 동네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문화 영역에서 하나의 풍경, 기호, 그리고 미학적 표상을 통해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김홍중, 2008). 골목길을 간직하고 있는 동네가 다양한 여행안내 책자에서 방문해야 할 곳으로 소개되고, 영화, 드라마, 그리고 사진 등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현상 역시 이러한 변화된 시각을 잘 보여준다.

신도시관광의 지속적인 확대는 주민들이 관광의 영향에 놓이는 상황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역사 유적, 도시 상징물, 박물관, 쇼핑몰 등에 집중되어 있던 대량관광의 시대에서는 관광이 지역사회와 주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지만(Saarinen, 2017), 신도시관광에서는 주민들의 일상 공간이 주로 그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관광객과 주민들 간의 접촉 기회가 빈번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시관광은 여전히 지역경제의 성장과 도시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관광의 등장과 확장은 도시의 복잡성과 다차원성이 관광이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어우러져 도시관광이 수반하는 결과가 더욱 복잡하게 나타나게 됨을 의미한다. 이 과정속에 나타나는 근린변화는 결국 주민의 웰빙과 장소애착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변화하는 관광 환경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장소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개념인 장소애착과 주민들의 인식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해 짐을 시사한다.

3. 관광으로 인한 근린변화를 이해하는 렌즈: 장소애착

장소애착(place attachment)이란 “사람들이 장소와 형성하는 깊은 감정적 연결(Smith and Cartlidge, 2011, 540)”로 정의되며 사람들이 다양한 스케일의 장소에서 형성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연결을 포함한다(Low and Altman, 1992). 또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협력적이고 공동체적인 정체성을 가진 주민들의 행동을 해석할 때도 유용한 개념이다(Gu and Ryan, 2008; Low and Altman, 1992; Manzo and Devine-Wright, 2013b). 그러나 인간과 장소 간의 연결을 나타내는 용어가 혼재된 점을 통해서도 확인될 수 있듯이8), 학자들이 갖고 있는 학문적・이론적 배경과 장소와 유대감(bond)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등에 따라 장소애착에 대해 다양한 정의가 내려진다(Scannell and Gifford, 2010). 이처럼 장소애착은 복잡하고 다면적인 개념이지만(Kim, 2021; Manzo and Devine-Wright, 2013b), 장소애착은 “장소성으로 라벨링 된 상위 개념이자 종합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는 시각이 우세하다(Von Wirth et al., 2016, 68).

일반적으로 장소애착은 장소와 관련된 개인적 또는 사회적 정체성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으로 인식되고(Manzo, 2005), 주로 거주와 관련된 다양한 요인인 출생지, 거주 기간, 인지, 행동 등이 장소애착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제시된다(Lewicka, 2011; Scannell and Gifford, 2010; Smith, 2018; Song and Soopramanien, 2019). 높은 장소애착을 가진 개인일수록 높은 삶의 만족도, 강한 이웃과의 유대감, 증가한 타인에 대한 신뢰감, 소속감과 자존감 등과 같은 긍정적인 요소를 보인다는 것이 이러한 논의를 잘 보여준다(Edensor et al., 2020; Lewicka, 2011; Scannell and Gifford, 2010). 따라서 주변의 환경변화로 인해 초래된 영향은 장소애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방해하는 요인으로(Brown and Perkins, 1992), 나아가 장소정체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논의된다(Devine-Wright and Howes, 2010). 이와 같은 관점은 장소애착이 정주주의적 관점(sedentarist approach)을 기반으로 접근됨을 보여주며(Di Masso et al., 2019), 장소애착이 “경계가 있고(bounded), 분류가능하고(classifiable), 고정된(static)” 정적인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Edensor et al., 2020, 2).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사회과학에서 중요한 담론으로 등장한 모빌리티 전환으로 인해 정주주의적 시각으로 장소애착을 이해하는 것은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대신 이전과는 달라진 이동 행태가 장소 네트워크를 재구성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관계적이고 유동적인 관점에서 장소애착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관련 담론을 이끌게 된다(Di Masso et al., 2019). 세컨드 홈을 포함한 여러 장소에 형성하는 애착, 사람들이 특정한 형태의 정착지(도시, 근교, 농촌)에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이런 점이 장소를 이동할 때 영향을 끼친다는 정착지 정체성(settlement identity), 인생의 전환기(대학 진학, 결혼, 퇴직 등)를 거치며 애착이 변화, 조정, 재창조 과정을 거친다는 평생 관점에서의 애착(attachments across the life- course)과 같은 주제로 수행된 다양한 연구는 장소애착을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짐을 보여준다(Di Masso et al., 2019; Gustafson, 2014; Manzo, 2003). 이와 같은 연구는 다양한 형태의 이동 및 비이동성(immobility)으로 인해 더 큰 복잡성을 갖게 된 장소애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개념을 각기 다른 종류(types), 결합(valences), 강도(intensities)를 통해 다양한 표현(plural expressions)을 가진 역동적인 개념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끊임없이 전개되고 조정되는 동적인(fluid)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해졌음을 보여준다(Boccagni, 2016; Devine-Wright, 2014).

장소애착의 역동성을 포착하기 위해 “고정-흐름(fixity- flow)”프레임워크가 제시된 것은 장소애착의 유동성을 강조하는 최근 방향을 잘 보여준다(Di Masso et al., 2019). 고정-흐름 프레임워크는 장소애착의 고정성과 유동성을 폭넓은 스펙트럼을 통해 이해하기 위해 제안된 개념으로, 도린매시의 글로벌 장소감 개념을 참고하여 장소애착을 유동적이고 관계적으로 이해해야 함을 제시한다(Di Masso et al., 2019; Massey, 1994). 여기서 핵심은 장소애착의 역동성에 대한 재해석으로, 장소애착의 고정성(fixities)과 유동성(fludities) 간 관계의 반영을 강조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장소애착을 이해하는 데 있어 유연한 장소애착, 급격한 변화와 방해에 대해 조정・적응하는 장소애착이 포착되어야 함을 제시한다. 다만 이와 같은 논의가 이론적으로 더 성숙하고, 정책 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맥락 속에 프레임워크가 적용되고, 이 과정을 통해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도 논의되었다(Di Masso et al., 2019).

국내에서 장소애착과 관련된 연구는 장소와 관련된 개념과 정의를 통해 그 형성 과정이 다루어지면서 시작된다(오후 등, 2016). 그 후 지역 특성을 고려한 도시계획과 장소마케팅의 중요성이 꾸준히 증가하며 도시브랜딩과 장소애착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다양한 연구가 관광학과 지리학을 중심으로 한 사회과학 분야를 필두로 이루어진 경향을 보인다. 관광학 분야에서의 장소애착 연구는 장소 및 관광 마케팅 관점에서 장소만족도 증가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장소애착이 도시브랜드 형성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검증함으로써 정책 마련의 판단 근거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이세규, 2016), 장소에 대한 노스탤지어와 장소애착을 중심으로 레트로 마케팅과 소비자 반응을 살펴본 연구(라선아, 2018), 관광지의 진정성이 장소애착, 장소만족도, 장소충성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송승헌・임금옥, 2021)가 바로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준다.

반면 지리학 및 주거학 분야에서의 장소애착 연구는 개발사업이나 주거 형태에 따라 장소애착이 공동체 의식이나 주거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경향이 나타난다. 물리적 환경과 활동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를 통해 이러한 요인이 장소애착 형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분석한 연구(오후 등, 2016), 주거 형태별(아파트, 단기 거주 등)로 거주자의 장소애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하여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는 이런 경향을 잘 보여준다(김동근, 2011; 박수연・김영주, 2016). 그러나 이와 같은 연구들의 이론적 토대가 정주주의적 관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관계적이고 유동적인 관점의 장소애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최근 트렌드가 반영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연구방법을 살펴보면 양적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 비록 외국인 밀집지 내 이주자의 행동과 장소애착을 고찰한 신지연・박인권(2021)의 연구는 질적연구방법을 통해 이주자들이 시민으로 행동하는데 영향을 주는 요인과 장소애착과의 관계를 규명했으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구는 분야를 막론하고 장소애착, 공동체 의식, 주거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 간의 영향 관계 분석에 초점을 둔 양적연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김동근, 2011; 박새롬 등, 2016; 박수연・김영주, 2016). 양적연구를 통해 장소애착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측정하는 연구가 갖는 중요성은 크다. 그러나 장소애착에 대한 이해는 인식, 감정, 경험 등이 바탕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해 개인의 삶과 장소가 어떻게 상호작용되는지와 같은 메커니즘을 살펴보는 데 유용한 질적연구도 더 많이 수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4. 주거지의 관광지화와 역동적인 장소애착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장소애착과 관련된 일련의 최근 연구는 해당 개념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장소애착이 고정성과 유동성을 폭넓게 아우르는 개념으로 변화, 조정, 재창조 과정을 거치는 유동적인 개념으로 접근되는 것이다. 본 연구의 사례지역인 이화벽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의 주민, 신주민, 상인, 예술가 등 다양한 행위자가 서술한 주거지의 관광지화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분석한 결과, 다양한 행위자들의 장소애착은 주거지의 관광지화로 인해 초래된 복잡한 결과로 인해 변화하고 조정되는 장소애착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획득한 질적데이터에 대한 주제 분석(content analysis)을 통해 여러 행위자들의 장소애착과 관련된 여러 핵심 테마를 도출하고, 이를 해석하기 위해 다양한 2차 자료(정책 보고서, 신문기사, 통계자료, 현장에서 수집한 비공식 문서 등)를 활용하여 종합적인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도출된 테마는, 첫 번째는 착근성에 기반한 장소애착, 두 번째는 문화적・미학적 감상에 기반한 장소애착이다. 세 번째는 조정되는 장소애착으로, 해당 테마는 ‘동네의 실제와는 다르게 재현된 현재: 소외감과 무력감’ 및 ‘관광지화에 따른 복잡한 이해관계’로 나누어 장소애착이 어떻게 조정과정을 거치는지를 제시하고자 했다.

1) 착근성에 기반한 장소애착

서울의 이화벽화마을과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은 두 도시의 도심에 위치한 낙후된 동네 중 하나이다. 두 동네의 공통점은 시멘트, 벽돌, 흙벽돌 등과 같은 자재로 지어진 협소하고 오래된 주택이 밀집되어 있고, 기반시설이 열악하여 주거 환경 질이 높지 않고, 저소득층 거주지라는 경제・사회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65세 이상의 주민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주민들의 생활에 대한 어려움은 실제로 현장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되었는데, 현재 거주하고 있는 협소한 주택이 유일한 자산이거나, 일용직에 종사하여 직업의 안정성이 높지 않거나, 정부가 제공하는 기초노령연금이나 자녀에게 받는 용돈으로 근근이 생활을 유지하는 노인 등이 동네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바로 이러한 상황을 잘 반영한다. 우리 사회에서 소위 달동네로 지칭되는 곳에서 삶을 영위한다는 것은 낙후된 물리적 생활환경으로부터 오는 생활의 고단함과 사회적 편견을 견뎌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두 동네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인터뷰 중 처음 이사 왔을 때의 인상과 그동안의 거주 경험을 물었던 질문에 공통적으로 “말도 못하게 힘들었지...”와 비슷한 표현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이러한 인식은 주민들이 그동안 보내온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동네의 주민들은 비교적 견고한 마을공동체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 이유는 두 동네가 가진 공간적 특성으로부터 기인한다. 주민들 간의 교류는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문만 열면 서로 쉽게 마주칠 수 있다는 점에 의해 자연스럽게 빈번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에 주민들은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Rapp(1978)이 말한 유사친족(fictive kindship)과 같은 정서적 공동체를 구축하여 일상적인 어려움에 서로 협력하고 감정적으로 지지하는 상부상조하는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파트나 이런데 사는 사람들이나 요즘 사람들은 절대 모르겠지만 우리는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지(연구참여자A, 이화벽화마을 주민), ” “우리 여기 다 어려운 사람들끼리 사는건데...일손이 부족하면 서로 도와주기도 하고, 애도 봐주고, 음식도 나눠먹고...뭐 이러면서 가족처럼 가깝게 지내온거지. 저기 마을 초입에 있는 세탁소 한번 가봐요. 거기 사장이 감천에서 30년도 넘게 산 양반인데, 거기 가면 마을 택배니 뭐니 쌓여있고, 마을 사람들이 집 열쇠도 맡겨 놓은게 있고 그래(연구참여자B, 감천문화마을 주민).”와 같은 인식들은 두 동네에 견고한 공동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두 동네에 유사친족과 같은 정서적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는 점은 주민들이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이 거주 중인 지역에 대해 장소애착을 갖게하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동네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물어본 질문에 대해 두 동네의 주민들은 공통적으로 삶의 환경 자체는 열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늑하고,” “관대하며,” “친절하고 가족 같은,” “우리 동네”와 같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점이 확인되었다(연구참여자A, 이화벽화마을 주민; 연구참여자B, 감천문화마을 주민). 특히 이러한 긍정적인 인식은 두 동네에서 더 오랫동안 거주해 온 주민일수록 더욱 확연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는데(연구참여자A, B, G, H, I), 이러한 인터뷰들은 거주 기간, 소속감, 그리고 정서적 연대감이 장소애착의 유지・강화에 기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전통적으로 여러 공간적 스케일에서 거주 기간에 따른 개인 혹은 그룹과의 정서적 유대감 강조해 온 장소애착 문헌과도 그 궤를 같이한다(Dwyer et al., 2019; Low and Altman, 1992; Pinkster, 2016; Strzelecka et al., 2017).

2) 문화적・미학적 감상에 기반한 장소애착

인터뷰 분석 결과 위와 같은 전통적인 고정성에 기반한 장소애착과는 구분되는 형태의 장소애착도 포착되었다. 이는 앞서 언급된 거주 기간과 공동체와의 연대감과 같은 전형적인 요인들과는 다른 것으로, 문화, 건축, 역사적 환경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같은 미학적 감상 요소를 기반으로 한 장소애착으로, 원주민보다는 상인이나 신주민, 예술가 등의 인터뷰를 통해 드러난 요소들이다. 두 동네의 경우 도시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양의 집과 그 사이를 이어주는 골목길, 가파른 계단, 이제는 거의 남아있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운 국민주택단지(이화벽화마을)와 같은 독특한 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고유한 지역적 특성으로부터 비롯된 문화・역사적 환경과 건축물 등이 외부인의 시선에는 일종의 문화자원이자 노스탤지어를 자아내는 요소로 인식 된다. 이를 통해 갖게 되는 미학적 감상과 만족감은 새로운 곳에 장소애착을 형성하는데 일정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저는 이 동네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매력에 매료되어서 이 동네에 카페를 차리게 되었어요. 이화벽화마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겨운 풍경이란 것이 있거든요. 오래된 주택이라든지 국민주택단지라든지, 골목길이라든지...주민들이 거기서 고추 같은 것을 말릴 때도 있고...딱 옛날에 우리 어릴적 동네 모습인데 서울 도심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니, 마치 진흙 속의 진주를 발견한 느낌이었고,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다 너무 매력적이었죠. (…)게다가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서울의 전경은 정말 일품이에요. 이런 풍경을 매일매일 볼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나한테도 (이화벽화마을의 경관)이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었고. 이런 곳에선 뭘 해도 되겠다 싶어서 마을에 들어오게 된 거죠.”

-연구참여자C, 이화벽화마을 상인-

연구참여자C처럼 이화벽화마을에 깃들어 있는 독특한 환경을 하나의 문화・역사적 가치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의미화를 통해 장소애착을 형성하게 된 점은 동네에서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는 은퇴한 미대교수인 연구참여자D를 통해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나는 아트인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이 동네에 푹 빠지게 되어서 여기다 작업실을 만든 케이스예요. 그때 이화벽화마을이란 존재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던 건데, 골목길 하나하나, 오래된 집들 하나하나에서 뭔가 문화가 느껴지고 역사가 느껴졌어요. 옛 시절 생각도 많이 났고요. 이런 부분을 다른 사람들도 많이 찾아와서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런 인연으로 이화마을에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됐었고, 마침 제가 은퇴 후에 사용할 작업실도 찾던 중이라 고민 없이 이곳을 선택하게 된 거죠. (…)사실 처음에 여기에 작업실 차렸을 때 저는 주민들이랑 가깝게 지내고 싶었는데, 처음엔 좀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저랑 주민들 간에 벽 같은 게 있는 느낌이었죠. (…)그렇지만 동네 사람들이랑 친해지기 위해 작업실을 개방해서 초대하기도 하고, 작업하다 쉴 때 동네 분들과 담배도 태우고 커피도 한잔하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더니 시간이 지나니 뭔가 저도 이 동네의 일원으로 받아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런 걸 느끼고 역시 (이화벽화마을에 대한) 내 감이 맞았구나 싶었죠.”

-연구참여자D, 이화벽화마을 예술가(입주작가)-

엄밀히 말하면 연구참여자C와 D는 마을로 주거지를 이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생활인구이며, 연구참여자D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듯이, 동네 주민들이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공동체 범주에 속해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들은 궁극적으로 이화벽화마을에 장소애착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는 앞서 살펴본 착근성이 토대가 된 연구참여자A, B, G, H, I와 같이 마을에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들의 장소애착과는 구분되는 형태이자 표현이다. 연구참여자C와 D는 이화벽화마을에 형성한 장소애착을 바탕으로 동네와 관계를 맺고, 이에 만족하지 않고 일련의 지역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주민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진정한 동네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한 모습을 보인다. 연구참여자D의 경우 자신이 갖고 있는 예술적 재능을 이용하여 무료 전시회를 기획하여 방문객과 주민 모두가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여 자신이 애착을 갖고 있는 이화벽화마을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장소애착은 앞서 Di Masso et al.(2019)이 언급한 장소애착의 복수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개인과 커뮤니티가 이동성과 비이동성 사이에서 각기 다른 종류와 결합, 그리고 강도를 갖고 있는 장소애착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들이 장소애착을 형성하는 과정은 Gustafson(2001, 2014)의 연구에서 발견한 결과와 일치되는 부분이 있는데, 증가한 이동 경험으로 인해 사람들이 여러 장소에 동시에 애착을 가질 수 있으며, 애착을 형성하는 요소가 반드시 착근성에 기반한 요인은 아니며, 신주민의 장소애착이 기존 주민과 같은 비이동자(non-travelers)보다 현저히 낮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3) 조정되는 장소애착

(1) 동네의 실제와는 다르게 재현된 현재: 소외감과 무력감

두 동네는 신도시관광객의 로컬경험과 일상성 추구라는 큰 조류와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시행되며 벽화 및 조형물이 설치되어 볼거리가 풍부해진 점이 합해져 ‘주거지’와 ‘관광지’라는 이질적인 속성이 공존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이와 같은 상반되는 속성이 보여주듯이, 두 동네를 독특한 매력을 가진 ‘관광지’로 여기는 관광객(외부인)과 ‘삶의 터전이자 집’으로 인식하는 주민들의 시선에는 괴리가 존재하게 된다. 개발로 인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과거의 흔적들이 이 두 동네에는 의도치 않게 남아있는 점은 외부인의 향수를 자극하고, 전통적인 관광지와는 다른 매력을 제공하는 점으로 인식되며 동네를 방문해야 할 동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마을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설치된 벽화와 조형물은 또 다른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하게 하는 요소로 작동한다. 관광객의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살펴본 세계 최대 관광리뷰 포털사이트인 Tripadvisor에서 이화벽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에 대한 관광객의 리뷰에는9) “70,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자주 본 것 같은 동네,” “향수를 자극하는 곳,” “아기자기한 테마파크,” “서민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곳” 등과 같은 서사가 주를 이루고 있는 점이 확인되는데, 이는 두 마을을 바라보는 관광객의 인식을 잘 보여준다.10)

“사실 감천의 진정한 매력은 문화마을이 되면서 알록달록한 색깔로 칠해놓은 집이나 담장에 그려놓은 벽화나 동네 여기저기 설치해 놓은 사진 찍기 좋은 조형물 같은 것이 아닙니다. (감천의) 진정한 매력 포인트는 바로 골목 골목을 통해 지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옛 모습을 너무 많이 잃어버리고 있는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마을이 유지되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 일입니까. 저는 앞으로도 감천의 이런 모습이 꼭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잘 보존해 나가면 좋겠어요.”

-연구참여자L, 감천문화마을 예술가(입주작가)-

Tripadvisor의 관광객 리뷰를 분석한 결과와 연구참여자L의 인터뷰 내용은 외부인들이 주민들의 삶이 스며들어 있는 동네를 하나의 문화이자 자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시각을 드러낸다. 그러나 이에 반해 두 동네의 주민들은 관광객이 도대체 무엇을 보고 느끼기 위해 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의견을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남루하고 누추한 동네에 뭐 볼 것이 있다고 오는 것인지(연구참여자A),” “못사는 동네에 와서 얼마나 못사는지 구경 좀 하자는 것 인지 뭔지...관광객들 맨날 와서 시끄럽게 떠들고 사진이나 찍어대고 말이야(연구참여자F),” “마을에 벽화 그리고 예술작품이랍시고 여기저기다가 뭐 쓸데도 없는 것 설치해 놓을 돈 있으면 차라리 주민들한테 라면 한박스라도 나눠주든가. 아니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화조나 이런 것 좀 설치나 더 해주든가(연구참여자G, 이화벽화마을 주민).”와 같은 의견들은 두 동네의 주민들이 자신들의 녹록지 못한 삶이 관광객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노출되고, 마을의 변화가 주민들의 니즈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마을에 그려진 저 귀여운 벽화들이 우리 주민들의 삶이랑 얼마나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진심으로 어린 왕자 조형물이 왜 우리 감천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된 건지 이해할 수가 없네요. 어렵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 마을 사람들이랑 어린 왕자랑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그래도 이러면서(관광지화가 되면서) 우리 마을이 유명해지고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활력도 많이 생기게 된 것은 맞긴 하거든요. 그리고 이러면서 이곳저곳 정비가 되면서 마을도 깔끔해졌고. 근데 사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어쩔지. (…)저는 감천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살고 있는데 우리 마을에 살면서 요즘처럼 마음이 복잡하고 또 공허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이런 적이 없었거든요.

-연구참여자E, 감천문화마을 주민&상인-

“문화마을 되면서 이것저것 참 많이 생겼지예. 근데 사실 우리 주민들을 위한 것은 거의 없어. 다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제. 우린 카페나 기념품 파는 곳보단 차라리 야채가게나 세탁소 같은 것이 있었으면 하지. 여기가 교통이 불편해서 장보고 이러는것이 쉽지 않아서. (…)문화마을 되기 전에는 주민들끼리 참 많이 동네 여기저기서 모여서 수다 떨고 밥 나눠 먹고 그랬는데, 이제 뭐 그런 곳들은 다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으니 우린 갈 곳이 없지. 사람들 많이 오면서 교통도 더 불편해졌지. 우리끼리는 차라리 예전이 더 그립다고 많이 얘기해요.”

-연구참여자K, 감천문화마을 주민-

연구참여자E와 K의 인터뷰가 보여주듯이 다수의 주민들은 주거지의 관광지화 과정에서 수반된 일련의 근린변화가 동네의 실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주민들은 근린변화의 방향성이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보다 관광객을 더 유인하기 위한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작 중심이 되어야 할 주민들은 소외당하고 있다고 느끼며 상실감을 표출했다. 이와 더불어 주민들에게는 고난한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상인 좁은 골목길, 가파른 계단, 협소하고 낙후된 집 등이 관광객에게는 달동네를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동네의 장소성과 무관해 보이는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조형물과 벽화가 설치되고 이를 감상하러 오는 관광객들이 마을에 붐비는 점은 주민들의 무력감과 상실감을 배가시키는 장치로 작동하게 된 것이다.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무력감은 슬럼이나 파벨라11)와 같은 지역을 관광하는 빈곤 관광을 둘러싼 “빈곤의 상품화(Frenzel, 2013, 124)”를 통해 해석할 수 있다. 빈곤의 상품화에 대한 핵심적인 비판은 열악한 삶의 환경을 지닌 공간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재현의 구성에서 특정 내러티브와 이미지가 생산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산된 내러티브와 이미지는 관광객이 이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현실과는 달리 긍정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는 형태로 재생산되는데, 이와 같은 점들이 주민들에게 상실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Frenzel, 2013). 비록 이화벽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에서 추진되는 관광의 목적이 빈곤에 있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무력감의 기저에는 관광객이 동네를 바라보고 소비하는 방식과 동네의 실제 간에 존재하는 괴리로부터 야기되는 상실감이 중요하게 작용했다는 점이 발견된다.

(2) 관광지화에 따른 복잡한 이해관계

오버투어리즘이란 “여행지 또는 그 일부에 대한 관광의 영향이 시민들의 삶의 질과 방문객의 경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정의된다(World Tourism Organization, 2018, 4). 일련의 관광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듯이 오버투어리즘은 교통 혼잡, 소음 및 쓰레기 문제, 사생활 침해 등의 불편함을 초래한다(Koens et al., 2018; Nilsson, 2020). 두 동네 역시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발견은 아니다. 그러나 두 동네의 경우 독특한 지형 조건과 열악한 생활환경으로 인해 오버투어리즘의 위협에 특별히 더 취약한 경향을 보이고, 또한 그 결과와 영향이 관광 핫스폿과의 근접성에 따른 복잡한 이해관계에 의해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두 마을은 모두 비좁은 골목길에 방음이 취약한 건축자재로 지어진 집들이 밀집해 있다는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의 주요 통행로가 되는 골목 인근이나 관광 핫스폿에 가까운 곳일수록 오버투어리즘의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난다. 본 글에서는 이화벽화마을의 관광 핫스폿으로 잘 알려진 잉어와 해바라기꽃이 그려져 있는 계단에서 발생한 벽화가 지워진 사건을 중심으로, 관광 핫스폿과의 근접성에 따라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어떻게 복잡하게 나타나고 공동체 갈등을 유발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장소애착의 조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본다.

물론 관광의 부정적인 영향이 주민들의 장소애착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거주지의 위치가 관광에 대한 주민들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관광 핫스폿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관광객에 대한 용인 수준이 낮고 관광이 초래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는 점은 이미 여러 선행연구를 통해 제시된 바 있다(Gursoy et al., 2002; Jurowski and Gursoy, 2004). 관광 핫스폿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실제로는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이 항상 ‘응시의 대상(under the gaze)’에 처해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Urry, 1992, 177-178).

그러나 이화벽화마을의 경우 관광 핫스폿과의 근접성 정도에 따라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나뉘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관광의 부정적인 영향이 장소애착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관광 핫스폿과의 근접성에 따라 주민들의 장소애착이 조정(adapt)되는 복잡한 경향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화벽화마을에서는 관광 핫스폿으로부터 가깝게 살수록 관광의 부정적인 영향도 더 크게 받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근접성 여부가 관광으로부터 (잠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과도 관련된다. 여기서 이익이란 주민들이 관광객을 대상으로 카페나 기념품점 등을 운영하든지 혹은 외부 유입 상인들에 대해 임대를 진행하는 행위 등을 통해 소정의 소득을 창출하는 것을 지칭한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높지 않은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이화벽화마을에서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는 주민들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구도를 형성하고 이로 인해 유발되는 갈등 심화를 의미한다.

이화벽화마을에서는 해바라기와 잉어 벽화가 그려진 두 개의 계단이 가장 인기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및 기타 소셜미디어 도구를 통해 게시된 이화벽화마을과 관련된 다수의 사진들은 모두 이 벽화들 앞에서 찍힌 것이다(Oh, 2020; Park and Kovacs, 2020). 그러나 2016년 4월, 계단에 그려진 이 두 개의 벽화가 몇 명의 주민들에 의해 회색 페인트로 칠해지며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당시 많은 언론매체는 주민들이 관광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함에 대해 불만을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현장 조사를 통해 발견한 사실은 이는 단지 일부분일 뿐이라는 점이다. 본 사건의 촉발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그 당시 이화벽마을에서 나타난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 연구기관에서 제안했던 지구계획 내용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이다. 그 당시 제안된 지구계획 내용의 골자는 이화벽화마을의 관광 핫스폿인 두 개의 계단 근처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관광객의 방문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입고 있으니,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계단 인근 구역을 ‘주거구역’으로 지정하고 그 외의 구역만을 ‘관광존’으로 설정하는 것12)이었다. 이는 관광객의 이동을 제한・분산시켜 오버투어리즘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제안되었다(그림 1). 그러나 이 지구계획이 시행되면 그 결과에 따라 주민들이 주거지의 관광지화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해당 계획이 그대로 추진 된다면 계단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관광객의 방문이 집중되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됨에도 불구하고 ‘주거구역’으로 묶여 관광을 통한 (잠재적) 경제적 이익 취득 기회가 원천봉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인들의 이익에 반한다고 판단한 계단 근처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벽화를 지우게 된 것이다. 벽화를 지운 사건에 참여한 연구참여자I의 인터뷰 일부는 이와 같은 감정을 잘 드러낸다.

“우리가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무슨 개돼지로 여기는 건지. 사람 사는 곳에 이렇게 많이들 와서 시끄럽게 떠들고 사진 찍어대고. (…)우리 마을을 관광지로 만들 것이면 우리에게 관광으로 인한 혜택 같은 걸 좀 더 주고 우리가 그걸 누릴 수 있게 해주든가. 그게 아니라면 이런 벽화 같은 것 좀 싹 다 지워버려서 사람들이 더이상 못 오게 해서 우리가 사람답게 좀 살 수 있게 하든가!!”

-연구참여자I, 이화벽화마을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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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벽화가 지워진 사건 및 지구단위 계획
출처: Kim(2021, 135) 수정 재인용.

연구참여자I 인터뷰의 핵심은 주거지의 관광지화로 인해 초래된 부작용은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지만, 지구단위 계획이 시행된다면 관광으로 인한 (잠재적) 이익은 소수에게만 돌아가게 되는 불공평한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장 조사 중 시위에 참여했던 주민들이 작성했던 호소문을 획득한 바 있는데, 이 문서에는 해당 지구계획이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열되어 있었으며, 관광객과 주민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계획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처럼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민들이 주거지의 관광지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고, 이 과정속에서 발생한 일련의 갈등은 ‘평화롭고 정겨웠던 마을공동체’가 양분되는 결과를 양산하게 된다.

실제로 주민들은 관광지화에 따라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잠재적) 경제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받느냐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었다. 하나는 주로 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이들은 관광으로 인해 불편함이 발생하더라도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작은 매점, 분식점, 기념품 판매점 등을 열어 소정의 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는 태도를 취한다. 다른 하나는 현재 상황에 크게 실망하고 좌절감을 느껴 더 이상 동네의 어떠한 이벤트에도 섞이고 싶지 않은 그룹으로, 이들은 과거에는 주거 환경이 지금보다도 더 낙후되었을지언정 주민들끼리 주거지 다운 환경에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또 다른 하나의 그룹은 현 상황을 일단은 관망 중인 주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과거를 그리워하면서도 경제적 이익 문제가 얽혀있다는 상황으로 인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이처럼 여러 갈래로 나뉘게 된 공동체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으로 인해 연구참여자J와 같은 주민은 안타까움과 분노, 그리고 큰 실망감을 표출하며 더 이상 동네일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본인을 더 이상 이화벽화마을 공동체 일원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냈다.

“저는 앞으로 절대 마을 일에 안 끼려고요. 내 딴에는 정말 우리 마을에 애정을 갖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이런저런 노력을 정말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정이 좀 떨어진 것 같아요. (…)이런 마음을 먹기까지 고민도 많이 했지만, 저는 앞으로는 더 이상 아무 일에도 관여하지 않을 겁니다. 아주 조용히~없는 사람처럼 살 예정입니다.”

-연구참여자J, 이화벽화마을 주민-

그러나 연구참여자J와는 달리, 연구참여자M은 이러한 갈등을 오히려 궁극적으로는 공동체가 그동안 쌓아온 유대감을 바탕으로 현재 겪고 있는 위기가 오히려 그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주민들 간의 연대심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될 것으로 보는 상반된 시각을 드러낸다.

“우리 마을(공동체)이 예전 같지 않은 것은 아마 주민들 모두가 다 느끼고 있겠죠. 그렇지만 이런 갈등을 이겨내기 위해 뜻이 맞는 주민들끼리 시위도 조직해서 한 달에 한 번씩, 매주 토요일에 우리가 마을의 변화를 위해 바라는 바를 표출하기로 했고, 생각보다 많은 주민이 동참해 줬어요. 이런 것이 바로 우리 마을 사람들이 갖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이화벽화마을) 상황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러면서 우리 주민들끼리 유대감도 더 깊어지고, 왠지 이런 진통을 한번 겪고 나면 더 끈끈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다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참여자M, 이화벽화마을 주민-

정리해보자면 이화벽화마을에서 관광 핫스폿과의 근접성 이슈는 관광을 통한 이익 창출 혹은 그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복잡한 이해관계를 양산해내고 주민들이 각기 다른 시각으로 주거지의 관광지화를 바라보게만들었다. 이는 견고했던 공동체의 붕괴를 초래하고 공동체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하였다. 이는 주거지의 관광지화 속에 발생하는 일련의 이벤트가 초래하는 근린변화와 관광 핫스폿과의 근접성에 따른 복잡한 이해관계는 주민들의 삶의 질과 이익 등에 영향을 주며 장소애착이 조정과정을 거치게 됨을 보여준다. 이는 장소애착을 유연하고 유동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최근 논의와 그 맥락을 함께한다(Di Masso et al., 2019).

5. 요약 및 결론

신도시관광의 등장은 도시관광이 초래한 도시공간의 재구조화가 근린이라는 단위로까지 확대되어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보여준다. 과학기술의 발달, 사회변화 속도,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신도시관광의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향후 주민이 외부인과 더 많이 상호작용할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이에 본 연구는 신도시관광의 확대가 초래한 일상공간의 관광지화를 주민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고 있으며, 이 결과가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지리학에서 다루는 중요한 장소 관련 개념인 장소애착을 관광 연구와 결합하여 인간-장소 간의 관계를 탐색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갖는다. 세계화가 초래한 전지구적 공간적 동질성으로 인해 일부 학자들은 장소라는 개념이 개인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음을 주장하였지만(Beatley, 2005; Sebastien, 2020), 본 연구 결과가 보여주었듯이 장소는 여전히 중요하며 특히 경험과 기억의 축적 대상인 근린과 같은 공간 단위에서 그 가치는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Manzo and Devine-Wright, 2013a, 2013b; Sebastien, 2020).

본 연구는 주거지의 관광지화 현상이 야기한 일상공간의 근린변화 속에 인간-장소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장소애착이 유용한 렌즈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를 지닌다. 또한 국내의 장소애착 연구는 그동안 관광학을 중심으로 관광 목적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관광 관리・마케팅 관점에서 다루어진 경향을 보이지만, 이 연구는 장소애착을 장소연구 관점에서 일상공간의 관광지화로 인해 촉발된 근린변화와 인간-장소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렌즈로서 접근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를 가진다. 본 연구가 선행연구와 갖는 차별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그동안 주로 정주주의적 관점에서 논의되던 장소애착을 관계적・유동적 시각을 통해 분석한 것이다. 본 연구는 장소애착이 착근성과 같은 고정적인 요인부터 문화적・미학적 감상과 같은 복수적 표현에 기반할 수 있으며, 주거지의 관광지화으로 인해 나타나는 근린변화 과정에 나타나는 소외감・무력감, 그리고 복잡하고 경제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장소애착이 조정되는 유동성도 보인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장소애착이 고정성과 유동성을 폭넓게 아우르는 개념이라는 장소애착 최근 논의의 이론적 성숙화에 기여하였다. 둘째는 질적연구방법의 사용이다. 국내 장소애착 관련 연구가 해당 개념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검증하고 측정하는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현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장소애착이라는 다소 추상적이며 동시에 개별적 특수성을 갖고 있는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인간의 경험과 감정을 관통하는 키워드와 내용을 포착하는데 효과적인 연구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최근 들어 경제・사회・문화 전반에서 로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달살기나 워케이션 등을 통해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체류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인구집중 등 현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여건이 열악한 비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소멸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체류인구는 이러한 지역에 대안적 인적자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에 대한 학술적・정책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주거지의 관광지화 현상이 앞으로도 각기 다른 형태 및 스케일로 다양한 지역에서 나타날 것임을 의미하며 이에 따른 주민과 외부인의 상호작용이 증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보았을 때,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 번째는 관광화된 동네에서 인간-장소 간의 메커니즘을 파악하기 위한 렌즈로서 역동적인 장소애착의 중요성을 보여준 것이다. 그동안 도시 및 관광 연구에서 인간-장소 간 관계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장소애착의 중요성이 간과된 경향이 짙다. 또한 장소애착을 고려한다 해도 이를 일부 오래된 거주민 그룹만이 소유하고 있는 고정적이고 긍정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환상’이 존재했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 확인했듯이 장소애착은 고정성과 유동성을 넘나드는 역동적인 개념으로 주거지의 관광지화로 인해 수반되는 근린변화 과정에 동반되는 일련의 이벤트에 의해 조정되는 복잡한 개념이다. 따라서 근린변화 과정에 나타나는 장소애착의 복잡성을 인식하고 이러한 시각을 통해 주거지의 관광지화를 바라보아야 함을 제시한다.

두 번째는 이화벽화마을의 사례를 통해 주거지의 관광지화는 관광으로 인한 이익 창출 및 분배 이슈가 공동체 갈등을 심화시키고 나아가 공동체를 파괴하는 요소로 작동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듯이 ‘주거지’와 ‘관광지’라는 이질적 속성이 공존한다는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도시관광지를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에 본 연구는 향후 신도시관광지가 어떤 지역에 어떤 형태로 증가할 것인가를 예측하여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주민들의 일상생활 공간이 주로 그 대상이 되는 신도시관광지는 전통적인 관광지와는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기에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것과 같은 경쟁력 강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대신 주거지라 특수성을 고려하여 신도시관광지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신도시관광지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이해관계와 오버투어리즘의 부작용에 대응할 수 있는 지침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첫째, 본 연구는 특정 기간 내에 추진되었기 때문에 현시점을 반영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관광으로 인한 근린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역동적인 인식 변화 과정을 밝히기 위해 통시적 접근(diachronic approach)이 적용된 향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향후 연구에서 환경심리학자 등 타 분야의 학자들과 장소애착에 대한 다학제 간의 연구를 진행한다면 장소애착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보다 폭넓은 관점으로 이해함으로써 장소애착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더욱 확장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관광으로 인해 근린변화가 초래된 다양한 동네에 대해 주민들의 다양한 인식을 살펴보는 질적연구가 지속적 되어야 함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신도시관광이 촉발한 근린변화가 초래하는 다층위적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에 대한 세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 문제를 진단하고 이해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3] 1) 본 원고는 연구자의 박사학위 논문 일부를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현장답사 기간이 현시점을 반영하기는 어려움. 그러나 해당 시기는 두 동네가 관광지화되며 역동적인 변화를 거쳤던 시기였음으로 주거지의 관광지화에 대한 주민 인식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는 의의를 지니고 있음.

[4] 2) 본 글에서는 이 중 총 13명의 인터뷰 내용만을 활용하였으며, 이들에 대한 정보는 표 1을 통해 제시함.

[5] 3) 이화벽화마을 주민들이 김장 기념으로 경로당에서 수육을 곁들인 점심 식사를 마련한 자리에 초대되어 참가함. 약 10여 명의 주민들이 있었으며 편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마을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들어볼 수 있었음. 감천문화마을에서는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세탁소에 인사차 들렸다가 그 자리에 있던 6명의 주민들이 점심식사에 초대를 해주어 양푼이에 함께 밥을 비벼 먹으며 자연스럽게 마을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음.

[6] 4) 감천문화마을에서 현장조사 당시 공동체 구성원 간 친밀감 형성 및 공동체 역량 강화를 위해 “함께 만들어 가는 마을공동체”를 주제로 타운홀 미팅이 개최된 적이 있음. 해당 활동에 강사로 초대되어 참석했던 40명 내외의 주민들을 5개 조로 나누어 지역 주민이 겪는 어려움과 그들이 바라는 마을의 모습에 대한 주제로 토론 활동을 진행함.

[7] 5) 이화벽화마을 주민들이 작성한 주민호소문 및 연구기관이 진행 중이던 지구단위 계획 내용, 감천문화마을 월세 정보 등이 있음.

[8] 6) 두 동네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시행된 바 있음. 이화벽화마을의 경우 2006년 ‘Art in City’라는 타이틀 하에 소외된 지역의 시각적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낙산프로젝트’가 시행된 것을 필두로 동네 곳곳에 벽화와 조형물이 설치됨. 감천문화마을은 두 번의 마을미술프로젝트가 시행된 곳으로 2009년에는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란 이름으로, 2012년에는 ‘마추픽추 골목길 프로젝트’라는 타이틀로 추진되며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되고, 빈집을 사들여 공방과 예술가들의 작업실 등이 만들어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게 됨.

[9] 7) ‘주민&상인’이란, 동네가 관광지화되면서 주민이 마을 내에서 카페, 음식점, 기념품 상점 등을 운영하는 연구참여자를 지칭함. 이는 본문에서 관광지화 이후 외부로부터 유입된 상인을 지칭하는 ‘상인’과 구분하기 위한 의도로 사용됨.

[10] 8) 장소 관련 문헌에서 장소정체성(place identity), 장소감(sense of place), 장소애(topophilia), 장소착근성(rootedness)등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는 점은 장소애착이 복잡한 개념임을 보여줌.

[11] 9) 본 연구는 관광객이 두 동네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세계 최대 관광 리뷰 포털 중의 하나인 Tripadvisor에 관광객이 이화벽화마을과 감천문화마을에 대해 남긴 코멘트를 분석함. 이화벽화마을에 대한 216개 리뷰(2018년 3월 4일까지 수집된 데이터) 및 감천문화마을에 대한 1,914개 리뷰(2018년 3월 15일까지 수집된 데이터)를 대상으로 질적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인 NVIVO를 활용하여 주제분석을 진행함.

[12] 10) 그러나 이 외에도 “주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에티켓을 지켜야 함,” “주거지역이기 때문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 것” 등과 같이 본인들이 방문한 동네가 주거지임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관광객으로서의 책임과 윤리를 인식하는 리뷰도 존재함. 이는 두 동네를 일종의 ‘테마파크’로 바라보는 시각과는 다른 것으로, 관광객들이 두 동네가 ‘거주지’와 ‘관광지’라는 두 이질적인 특성이 공존해 있는 곳임을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줌.

[13] 11) 파벨라란 브라질 빈민가를 지칭함. 대도시인 상파울루나 리우데자네이루에도 있을 정도로 많이 분포되어 있으며, 보통 경사진 구릉지에 위치한 특성을 보임. 90년대 이후 경제난과 마약을 유통하는 범죄조직인 마약 카르텔의 확산까지 겹치며 파벨라는 정부의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치안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음.

[14] 12) ‘주거구역’이란 방문객의 방문이 쏠리지 않도록 방문객을 대상으로 상(商)행위를 금하는 구역이며, ‘관광존1’ 및 ‘관광존2’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상행위를 할 수 있게 설정하는 것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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