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1 December 2025. 824-839
https://doi.org/10.22776/kgs.2025.60.6.824

ABSTRACT


MAIN

  • 1. 서론

  • 2. 비판지명학의 시각과 동해 표기

  •   1) 비판지명학 연구와 지명 분쟁

  •   2) 동해 표기와의 연결

  • 3. 비판지명학 분석 틀의 도입

  •   1) 장소 인식의 차이와 기억의 형성

  •   2) 담론의 발전

  •   3) 정치와 권력 실행의 경로

  • 4. 기억, 담론, 정치・권력의 실행: 동해/일본해 표기 이슈에의 적용

  •   1) 바다와 명칭에 대한 기억의 형성

  •   2) 명칭 표기에 대한 담론의 발전

  •   3) 표기 관련 정치와 권력 실행의 경로

  • 5. 종합 및 결론

1. 서론

한반도와 일본 열도 사이 바다의 명칭에 대한 논의는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첫 번째 계기는 2020년 11월, 국제수로기구(International Hydrographic Organization, IHO)가 내린 ‘숫자로 된 고유 식별자(numerical identifier)’ 도입 결정이다. 기존에 출판된 바다 명칭 표준 책자를 대체하는 디지털 버전을 만들고 여기서 명칭 대신 코드를 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으리라는 예상이 일반적이다. 해양과 수로 업무의 국제 표준을 위한 그들의 문서와 해도에서 코드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세계 곳곳의 지명 사용자는 여전히 바다 명칭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동해 명칭 확산을 위한 활동과 논의 발전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IHO의 결정은 정부가 당초 교섭의 목표로 세웠던 East Sea의 사용은 아니었지만, Japan Sea가 적어도 IHO 출판물에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키웠다. 정부의 관심과 더불어 언론의 주목도 희미해지고 있다.

셋째, ‘Sea of Japan’이 다수를 차지하던 상황에서 ‘East Sea’ 사용의 정당성과 병기 제안이 제기된 지 30년이 지나간 시점에서, 그동안 이루어진 여러 사례와 이론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단계의 학술적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학술 분야의 발전은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도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 기대된다.

동해 표기에 대한 새로운 학술적 논의는 지난 몇 년간 「바다 이름 국제세미나」에서 “지속가능한 지명 사용(Sustainable Geographical Naming)”이라는 주제로 논의되었다.1) 주성재(2023a)는 이 지향성을 동해 명칭 이슈에 적용하여 펼칠 향후 주제로서 바다에 대한 인식과 정체성을 반영하고 모든 세대가 수용하는 명칭과 표기의 방법, 디지털 기술의 활용, ‘동해’와 ‘日本海(にほんかい)’에 담긴 언어적 정체성과 문화유산의 가치를 들고, 분쟁 해결의 방법을 도출하기 위하여 비판지명학의 시각을 도입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연구는 그 마지막 항목에 주목하여 논의를 진전시키고자 한다.

지명을 둘러싼 권력관계와 정치적 요소에 관심을 갖는 비판지명학은, 바다 이름에 관한 대표적인 분쟁지명이 된 동해 수역의 명칭과 표기에 적용할 충분한 본질을 공유한다. 해당 국가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갖고 전개하는 논리와 주장의 존재, 세계의 지명 사용자가 어떤 형태로든 개입해야 하는 연결성, 모든 행위자가 함께 해결을 모색해야 하는 정당성 등이 그 연결 고리가 된다.

이 연구는 비판지명학의 시각으로 동해 분쟁지명의 구조를 분석하는 틀을 디자인하는 데에 주력한다. 각 명칭에 담긴 기억의 형성, 표기 방법에 대한 담론의 발전, 정치와 권력 실행이 이루어지는 경로가 이를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가 된다. 분석의 틀은 이를 종합하는 다이어그램으로 제시한다.

2. 비판지명학의 시각과 동해 표기

1) 비판지명학 연구와 지명 분쟁

지명의 제정, 사용, 변경에 개입되는 권력관계와 정치적 요소를 밝히는 것은 오랫동안 지명 연구의 중요한 축을 구성해 왔다. 이러한 관심이 비판지명학(critical toponymy)이라는 이름의 연구 분야로 정립된 것은 2000년대 말, 그 등장과 발전의 경로를 정리하고 향후 세부 연구 주제를 제시한 편집서와 일련의 리뷰 연구가 기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Berg and Vuolteenaho (eds.), 2009; Rose-Redwood et al., 2010; Rose-Redwood and Alderman, 2011). 어원과 의미의 탐색, 그리고 분류와 유형화 중심의 지명 연구에서 “공간을 지배하는 권력이 명확하게 나타나는 정치적 실행(political practice par excellence of power over space)(Pinchevski and Torgovnik, 2002)”으로서 지명 연구라는 전환에 주목한 것이다.

비판지명학 관점의 연구는 지명의 정치적 속성과 권력관계에서 지명의 경제적 가치와 자본의 역할, 지명에 녹아 있는 문화유산과 언어의 요소 등으로 확대되었다. 주성재(2019)는 그 연구의 계보를 ① 이데올로기의 재현과 기념 지명 제정(Azaryahu, 1996; Rose-Redwood et al., 2010; Azaryahu, 2012; Karimi, 2016), ② 지명의 경제적 가치와 자본의 흐름(Medway and Warnaby, 2014; Light and Young, 2015; Karimi, 2016; Medway et al., 2018; Rose-Redwood et al., 2018; 주성재・김희수, 2015), ③ 언어 사용과 문화유산으로서 지명(Herman, 2009; Kearns and Berg, 2009; Choo, 2015)의 세 가지 흐름으로 정리하였다.

지명을 둘러싼 분쟁은 지명이 가진 정치적 속성이 표출되는 좋은 사례가 된다. 그 시작은 정치, 경제, 문화의 주체들이 특정한 지명 부여의 행위를 통해 그들의 장소 정체성을 부여하려는 동기에서 비롯된다. 그 정체성은 때로는 권력과 정치적 힘의 형상으로 재구성되고 장소를 전유하는 형태로 발전하기도 한다(Rose-Redwood et al., 2018, 3). 도로나 지하철역에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인물 또는 사건의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자연 지형물도 예외가 아니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맞춰 진행된 ‘디날리산(Mount Denali)’의 ‘맥킨리산(Mount McKinley)’으로의 재개명,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의 개명이 여기에 해당한다.2)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다른 집단, 지역 또는 국가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고 강도 높은 반대의 목소리로 이어질 수 있다. 명명의 대상이 갖는 위치적 맥락의 적절성 이슈가 지적되기도 하지만(Azaryahu, 2012), 본질적으로는 장소에 대한 차별화된 인식에서 비롯된, 지명 제안자의 의도된 장소 정체성에 대한 부동의 또는 거부가 작용한다. 이것은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을 이용한 경우 분명하게 나타난다. 2021년 위례신도시에 건설된 역의 이름에 가칭으로 사용되었던 ‘우남역’이 채택되지 못하고 ‘남위례역’으로 결정된 것, 2019년 서울 성북구의 ‘인촌로23길’이 이전 이름이었던 ‘개운사길’로 복원되고 ‘인촌로’도 ‘고려대로’로 대체된 것 등이 그 사례이다.3)

이미 사용되는 이름에 대한 반대와 개명 요구는 미국과 캐나다의 노예제도 또는 인종 차별과 관련된 이름의 경우에 극명하게 나타난다. 노예제도를 주장했던 미국 남부의 지도자 리 장군(Robert E. Lee)의 이름을 딴 학교명(Tucker, 2019), 흑인 차별 폭동에 관여했던 맥레이(Hugh MacRae)의 이름을 이용한 공원 이름(Thornton, 2019), 노예제도를 옹호했던 미국 7대 부통령 칼훈(John C. Calhoun)의 이름을 딴 호수의 이름(Hood, 2021) 등 그 사례는 많다.4)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Sq’로 시작하는 지명 650개를 다른 이름으로 바꾼 2022년 미국지명위원회(United States Board on Geographic Names)의 프로젝트는 원주민 문화의 존중과 혐오지명 제거라는 사회적 분위기의 결과라고 해석된다.5)

복수의 지명이 존재하거나 제안되어 서로의 지명을 채택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있는 경우, 분쟁의 양상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된다. 우리나라에서 새로 건설되는 인공구조물은 흔히 이러한 분쟁에 노출된다. 지역을 연결하는 교량 또는 터널의 경우 두 개의 지방자치단체를 지나게 되고, 각 지역의 장소 인식을 대변하는 이름이 제안되기 때문이다. 2016년 전라남도 고흥과 여수를 잇는 다리에 팔영대교(고흥의 팔영산에서 유래)와 적금대교(여수의 적금도에서 유래)가 제안되어 표결에 의해 팔영대교로 결정된 경우, 2024년 경기도 구리시와 서울 강동구를 잇는 다리에 구리대교와 고덕대교(강동구 고덕동에서 유래)가 제안되어 고덕토평대교(구리시 토평동에서 유래)로 합의한 경우 등 그 사례는 많다.

비판지명학의 관심은 다른 장소 인식에 기반하여 제안되는 복수 명칭에 대한 상반된 논리와 의견의 표출, 그리고 합의된 명칭에 이르기까지 전개되는 조정과 해결의 논의, 그리고 결정의 과정 등에 놓인다. 각 주체의 주장이 사회운동의 흐름과 맞물려 전개되는 양상은 좋은 관찰 포인트이다. 예를 들어 “흑인의 삶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의미의 BLM 운동은 인종차별적 함축을 갖는 지명의 제거에 사용되었지만, 반대편에서는 “모든 삶은 중요하다(All lives matter, ALM)”라는 논리로 대응하였다. 팔영대교와 적금대교와 같이 두 명칭 모두 각각의 장소 인식을 대변하는 문화유산을 가진 지명에서 유래한 경우는 지명 표준화 원칙을 초월하는 결정의 단면이 개입될 수 있는 사례가 된다.6)

2) 동해 표기와의 연결

동해 수역의 표기는 두 개의 명칭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각 명칭 사용의 정당성 논리가 제시되고 해결 방안으로 제안되는 표기 방법에 대한 지지와 반론이 전개된다는 측면에서 비판지명학의 시각으로 관찰할 충분한 타당성을 갖는다.

첫째, 수역에 접하는 국가의 정부가 개입하는 국가 간 분쟁이다. 한국과 일본의 정부는 국민 정서의 지지를 받아 전문가를 동원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한다. 직접, 간접적으로 연계된 국제회의에서 대표성을 가진 활동과 발언을 실행하며, 각국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양자 간 외교 교섭에 나선다. 때로는 북한의 정부가 참여하여 다자간 이슈로 진행되기도 한다.7)

둘째, 각국은 명확한 입장을 갖고 논리를 전개한다. 한국은 ① 한국인이 2천 년 이상 사용해 온 이름 동해(東海)를 존중해야 한다, ② 바다를 접하고 있는 일본과 명칭에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③ 합의를 이루기 전까지는 동해의 각 언어 표기(영어 East Sea, 프랑스어 Mer de l’Est 등)를 함께 쓸 것을 제안한다(Ministry of Foreign Affairs, Republic of Korea, 2025; 주성재, 2021, 17). 일본은 ① Sea of Japan은 일본의 영향력 없이 국제적으로 정착되었다, ② 따라서 그 명칭과 표기 방법에 어떤 변화도 필요 없다, ③ 국제적으로 확립된 명칭에 변화를 주면 혼란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2025). 양국의 각 포인트에 대한 해석과 적용, 수용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진행된다.

셋째, 국제적 이슈로서 세계의 지명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제가 되었다. 한국이 제안하는 해결의 대안에 대하여 당사국인 일본뿐 아니라 각국의 정부, 지도제작사, 교육기관, 언론 매체가 반응을 보여야 하는 문제가 된 것이다. 각 주체로서는 그들의 지명 사용의 관행과 정책에서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그 가운데 국가 간의 관계와 소비자의 요구, 그리고 보편적인 가치를 고려한 정치적 요소가 중요해졌다. 현재의 명칭 사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명칭에 분쟁이 있으므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 사이에서 어떤 대답이라도 해야 할 위치에 놓인 것이다.

동해 표기 이슈의 이러한 속성은 동해 명칭 관련 연구를 고지도에 기반한 역사적 관점의 논의에서 정치지리학과 국제관계의 논의로 전환시켰고, 이에 기반한 담론의 발전을 가져왔다(주성재, 2023a). 비판지명학에서 관심을 갖는 정치적 흐름에 주목할 주제가 된 것이다. 향후 동해 표기 이슈 진전을 위한 연구 주제 중 하나로 분쟁 해결의 방법을 도출하기 위한 비판지명학의 시각을 도입한 연구가 제시된 것이 이러한 맥락에 기반한다.

3. 비판지명학 분석 틀의 도입

1) 장소 인식의 차이와 기억의 형성

지명은 장소와 지형물, 그리고 도시시설에 대하여 인간이 갖는 인식의 산물이다. 어떤 이름도 우연히 부여된 것은 없기 때문에, 이름을 붙이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인간 인식이 중요하게 작용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지명 연구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이다. 비판적 관점은 어떤 지명에 대한 거부감 또는 특정 지명에 대한 지지를 둘러싸고 경합 또는 갈등을 유발하는 인식이 형성되고 표출되는 과정에 대한 상세한 이해의 틀을 제공함으로써 논의를 풍성하게 만들어 가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지명 분쟁의 해결을 위한 과정에 단초를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장소 인식의 차이가 어떤 과정으로 발생하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비판지명학 분석의 시작이 되기에 마땅하다. 차별화된 장소 인식과 이에 따른 지명 갈등이 유발되는 첫 단계는 기억의 형성이다. 지명은 과거로부터 쌓여온 여러 단면의 기억을 포함한다. 다양한 경로로 존재하고 때로는 변형되기도 하는 기억은 지명의 대상물과 연결된 여러 다른 느낌 및 경험과 함께 지명을 통해 표출된다. 상반된 기억이 존재할 때, 각 기억을 반영하여 제안, 사용되는 지명 또는 표기의 방법은 다른 쪽에서는 수용할 수 없고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경합 또는 상충하는 기억이 역사 속에서 각각 어떻게 형성되고 축적되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장소 인식의 차이와 여기서 비롯된 지명 사용 환경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러시아의 도시 볼고그라드를 이전 이름인 스탈린그라드로 환원하자는 제안과 이에 대한 반론의 전개는 지명에 담긴 기억과 기념이 상반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환원을 주장하는 주체가 기념하려는 대상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이곳에서 있었던 독일과의 전투였다. 6개월간(1942. 8∼1943. 2) 진행된 이 전투는 소련 군민8)의 불굴의 투쟁을 기리는 상징이 되었고, 전쟁 중에 붙여진 명칭 ‘스탈린그라드 전투(Battle of Stalingrad)’는 그 역사와 함축을 담는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스탈린그라드는 1925년에 ‘차리친’을 대체하여 채택되었을 때의 의미와 함축을 벗어날 수 없었다. 적백내전의 군사영웅9) 스탈린의 공훈을 기리는 ‘스탈린의 도시’라는 상징성(류한수(역), 2003, 228)은 독재자 스탈린이 행한 억압과 잔혹한 행위의 기억을 증폭시켰고, 그의 결정과 행적에 의해 상처받고 희생된 가족과 집단에게는 고통과 슬픔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켰다. 하나의 지명을 놓고 승리의 영광과 독재의 트라우마라는 상반된 기억의 충돌이 존재했던 것이다(Kangaspuro and Lassila, 2017). 이것은 기억과 기념이 다원성(pluralism)을 가지고 전개되며, 이에 따라 차별화된 장소성을 축적한다는 것으로 정리된다(주성재・진수인, 2020).

기억 형성의 본질을 조사하는 것은 비판지명학 논지를 발전시키는 데에 중요한 출발점이다. 다음 네 가지의 항목이 주목할 만하다(Choo, 2023).

첫째, 동일한 역사적 사건이라 할지라도 여러 차별화된 기억이 형성될 수 있다. 전쟁, 식민 지배, 독재, 시민 운동과 같은 거대한 변화가 있다고 할 때, 각 개인이 어떤 위치에서 이 변화를 맞이하며 각 사건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다른 기억을 만들어 가며, 이에 동반되는 지명의 제정과 변화에 대한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다.

둘째, 문화유산의 본질에 대하여 어떤 입장을 갖는지에 따라 아픈 역사 또는 치명적인 사회 규범의 왜곡에 대한 상반된 관점이 존재할 수 있다. 식민 통치하에서 제정된 지명이 문화유산을 왜곡하였으므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것도 이미 문화유산의 요소를 갖추었으니 그 역사를 기억하면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셋째,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지명의 인식과 기억의 축적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국가 코트디부아르(Côte d'Ivoire)는 프랑스어로 된 이 명칭이 영어로 번역한 아이보리코스트(Ivory Coast)보다 훨씬 의미 있는 기억을 쌓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주성재, 2023b, 128-129).

넷째, 장소나 시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개명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의도적으로 기억을 만들어 가는 시도가 발견된다. 우리나라 각 지역의 행정구역 명칭을 인물이나 지형물의 랜드마크를 이용하여 개명하는 시도가 이에 해당한다. 강원도 영월군의 한반도면(2009년 서면에서 변경)과 김삿갓면(2009년 하동면에서 변경), 양구군의 국토정중앙면(2021년 남면에서 변경)이 사례가 된다. 이러한 개명을 통해 어떤 기억이 만들어졌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2) 담론의 발전

지명은 강력한 기호학적 텍스트(semiotic text)로서 이를 포괄하는 더 큰 의미와 담론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Rose-Redwood et al., 2010, 458). 사상, 이념, 정체성의 함축과 재현의 과정에서 서로 다른 요소가 드러날 때 지명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하며, 각각의 요구를 표출하는 담론의 발전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보다 강력해진 기호학적 텍스트가 만들어지는 경로가 관찰되는 것이다.

통치 체제 세우기 또는 변화는 담론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된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는 지명, 예를 들어 평양의 중심을 잇는 개선거리-승리거리-영광거리는 공동체와 국가에 대한 충성과 결속력을 강화하는 담론을 동반하여 그들의 사회체제를 지탱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김기혁, 2014). 베트남의 ‘호찌민시’와 같이 상징적 인물을 기념하는 지명을 채택함으로써 일상생활의 경험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탈공산주의를 경험한 헝가리가 국가, 대도시권, 하위 지방정부가 각각 선택한 이념에 따라 다양한 담론을 제시하는 지명으로 변화했다는 사례는(Palonen, 2008)10) 체제의 힘이 갖는 영향력을 반증한다.

지명 사용의 중요한 가치로 작용하는 인류 보편가치의 실현은 담론 발전의 중요한 요소이다. 평화, 사회정의, 화해, 인권, 포용, 인간 억압에 대한 저항 등을 지향하는 담론이 이에 포함된다. 여기서 사용자의 정체성이 포함된 독특한 지명을 보장하는 것이 인권을 수호하는 중요한 수단이며 따라서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도출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원주민과 소수 민족, 그리고 소수 언어집단이 사용하는 지명의 가치를 인정하고 보전할 것, 반면에 사회적 약자를 폄하하는 지명, 또는 비인간적 사건을 회상시키는 지명의 사용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는 담론이 형성된다. 지역 간, 국가 간 분쟁지명의 경우, 모든 지명 사용자의 인식과 정체성을 수용하는 표기의 관행을 도입하는 것이 평화와 화해를 가져오는 실질적인 방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주성재, 2023b, 173).

사회정의의 실현은 지명 사용의 지향점으로서 중요한 담론 발전의 주제가 된다. 이 이슈는 절차적 정의(procedural justice)와 배분적 정의(distributive justice)의 측면으로 구체화된다(Rose-Redwood et al., 2010, 465). 각 이름에 포함된 정체성을 존중하는 것, 예를 들어 소수 민족이나 언어집단의 지명을 존중하는 것이 절차적 정의를 달성하는 것이라 한다면, 이 지명을 적절한 인간 거주지 또는 맥락에 맞는 도시시설에 적용하는 것은 배분적 정의의 영역에 속한다고 본다. 여성을 기념하는 지명이 부족함을 인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해당 장소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전개했던 여성의 이름을 도로명에 적용하는 것이 배분적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된다.

지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담론도 존재한다. 세계화의 흐름에 동참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국제적 위상을 확보하는 것은 유효한 동기가 된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도로명을 재편할 때 민주주의, 인권, 표현의 자유 등의 가치를 표현하는 문구를 도입했던 것은 외부의 투자자나 후원자들에게 그 사회가 민주적, 진보적, 범세계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석된다(Karimi, 2016).

마지막으로 지명 존중의 방법론에 대한 담론도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지형물 또는 장소에 복수의 명칭을 사용하자는 제안을 지지하는 논의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East Sea를 Sea of Japan과 함께 표기하는 것이 가져오는 혜택, 규범, 사례, 실행의 방법을 포함하는 중층의 담론을 전개하는 것이다(Stoltman, 2017; Choo, 2018).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상세하게 다룬다. 매우 예외적으로 명칭 사용의 기간을 지정하는 해결 방안이 제안, 수용되기도 한다. 러시아 볼고그라드 명칭을 스탈린그라드로 환원하자는 제안에 대하여, 일 년 중 9일을 지정하여 이날에는 스탈린그라드를 공식 사용하도록 한 해법이 사례가 된다(주성재・진수인, 2020, 415).

3) 정치와 권력 실행의 경로

지명의 제안과 사용, 그리고 변경의 제안과 이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의 의견은 기본적으로 장소나 지역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지배와 권력의 실행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비판지명학의 시각이다(Rose-Redwood, 2008a; 2008b; Berg and Vuolteenaho (eds.), 2009; Azaryahu, 2012). 식민 지배를 공고히 하기 위한 지명 변경, 탈식민 이후의 지명 회복, 체제 변화 이후 새로운 국가 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채택되는 지명(Karimi, 2016, 740), 냉전시대 공산화 이후 경험했던 ‘지명 청소(toponymic cleansing)’ (Rose-Redwood et al., 2010, 460) 등이 그 실행의 단면이다.

지명을 통한 정치와 권력의 실행은 현실적 측면에서 개별 지명 사용자의 선택과 이 선택에 영향을 미치려는 힘의 작동에 의하여 구체화된다. 지명 채택과 사용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들은 특정 지명에 대한 강력한 주장의 옹호자가 됨으로써 그 힘의 주체가 된다. 스탈린그라드 명칭의 복원 운동이 러시아 공산당에 의해 시작된 것은 러시아 정계에서 별다른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던 그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면서 소련 시절의 영광을 대중에게 끊임없이 재인식시키기 원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주성재・진수인, 2020, 417). 신념과 이해에 근거한 명칭 수호의 집단적 움직임이 이루어지며, 물리적 시위나 사회관계망을 통한 활동 등이 동원된다.

정치, 종교 집단, 시민단체 등에 의해 주도되는 특정 지명에 대한 거부와 다시 이에 대한 반론은 지명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가시적인 정치적 실행으로 볼 수 있다. 2013년 볼고그라드 시의회가 전쟁・군사 기념일에 스탈린그라드의 이름을 공식 사용하기로 의결한 후, 한쪽에서는 볼고그라드가 폭군과 연관되는 옛 이름으로 개칭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반면, 다른 쪽에서는 스탈린그라드를 스탈린과는 별개로 보아야 한다는 반론을 제기함으로써 대조를 이루었다. 전자의 주장은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정의러시아당, 시장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야블로코당, 인권단체 등이, 후자는 러시아정교회, 참전용사, 전쟁세대 시민단체 등이 주도한 것이 관찰된다(주성재・진수인, 2020). 특정 지명에 대한 거부는 인종차별주의자나 독재자의 인명을 딴 지명의 경우, ‘소백산면’과 같이 공동의 지형물을 독점하는 지명의 경우에 나타나기도 한다.11)

하나의 국가 내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추세는 보수 성향의 집단이 국가 발전을 대변하는 인물, 사건, 이데올로기의 지명을 지지하는 반면, 진보 쪽에서는 인권 침해를 연상시키는 이름을 배제하려고 하는 강력한 희망을 표출한다. 지명의 경제적 가치가 강조되면서 이해 집단이 중요한 행위자로 등장하여 경제 부문,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또는 종교단체나 종친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한다.12)

국가 간 지명 분쟁의 경우는 각 정부가 외교적 채널을 통해 국가의 입장과 이익을 대변하는 미션을 수행한다. 정부는 전문가그룹의 자문을 받고 시민단체 또는 일반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활동한다. 이들은 정부와 같은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 실행의 방법과 강도에 있어서 차별화된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언론 역시 정치와 권력을 실행하는 중요한 실행자이다. 독자나 청취자, 광고주, 정부 등 이해당사자의 강력한 영향을 받지만, 때로는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영향력 있는 행위자가 될 수도 있다.

실질적인 중요한 지명 사용자로서 지도 제작자는 때로는 ‘지도학적 거래(cartographic deal)’의 중심에 놓여지기도 한다. 지도 디자인과 지명 채택은 그들이 정해놓은 정책에 따르지만, 그 적용에는 상당한 유연성의 여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복수의 지명을 표기한다고 할 때, 어떤 것을 먼저, 다른 것을 어떤 형태로(괄호, 줄바꿈, 슬래시 등) 쓸 것인지는 또 다른 결정에 놓인다. 온라인 지도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확대하여 두 번째 이름을 보여줄지가 중요한 결정 사항이다. 두 나라 간 두 세트의 분쟁이 있는 경우에는 하나씩 우선권을 주어 표기하는 ‘지명의 물물교환(toponymic barter)’이 나타날 수도 있다. 지명을 표기하지 않는 지도의 침묵(cartographic silencing)(Smith, 2018, 113)도 가능하다.

4. 기억, 담론, 정치・권력의 실행: 동해/일본해 표기 이슈에의 적용

기억의 형성, 담론의 발전, 정치・권력 실행의 경로라는 세 가지 이해의 틀을 동해/일본해 표기 이슈에 적용해 보기로 한다. 동해 수역은 한국과 일본이 접하고 있는 바다이므로 각 지역에서 쌓아온 기억, 각 명칭에 대한 주장의 담론, 그리고 지명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수행되는 각 진영의 정치와 권력의 실행을 살펴본다.

이 시각은 명칭에 담겨있는 인식과 주장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하게 함으로써 분쟁 해결의 길로 나아가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타위 마을(Betawi Village)의 도로명 변경을 둘러싼 갈등을 분석한 Erikha and Lauder(2024)의 연구가 이 관점을 적용하여 세 가지 갈등의 요소를 드러낸 것도 결국 해결을 지향하는 논의로 연결되는 의미를 갖는다.13)

1) 바다와 명칭에 대한 기억의 형성

역사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들에게 이 바다는 ‘동해(東海)’라 불리면서 거주지와 생활의 공간, 호국의 장소, 제사의 장소, 자연 이상 현상이 나타난 장소로 기억되기 시작하였다. 즉, 명칭에 대한 기억은 자연스럽게 바다라는 지형물의 실체와 동일시되며 형성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 내용은 바다 가까이 있던 땅이나 거주 인물, 장례 의식과 무덤, 제단을 쌓은 장소, 기이한 물고기의 출현, 이상 수온 변화 등에 대한 기록이다(표 1). 서술 대상의 시점은 기원전 59년부터였고, 기록의 시점은 1145년 (삼국사기 기준)이었다. 이후 근대를 거치면서, 신비한 자연과 해산물을 제공하는 보고, 관광과 여가의 공간, 세계와 연결하는 생산지이자 수출의 중심, 해상 항로의 정체성을 쌓아갔다(주성재, 2021, 150-152).

표 1.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기록에 나타난 동해 관련 주요 기사

내용 시기 표현
고구려의 건국과 북부여의 이전 기원전 59년 동해가에 가섭원이라는 땅이 있다.
연오랑 세오녀의 도일 서기 157년 동해가에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살고 있었다.
문무왕의 유언과 대왕암 서기 681년 유언에 따라 동해 입구 큰 바위에 묻었다.
만파식적의 호국정신 서기 683년 문무대왕을 추모하여 동해변에 감은사를 지었다.
효성왕의 유언 서기 742년 유언대로 화장하여 유골을 동해에 뿌렸다.
선덕왕의 유언 서기 785년 사후 불교의 규례에 따라 화장하고 유골을 동해에 뿌리도록 명했다.
큰 고기 세 마리의 출현 서기 256년 동해에 큰 고기 세 마리가 나타났다.
큰 고기를 잡음 서기 416년 동해변에서 큰 고기를 잡았는데 뿔이 나 있었고 크기는 수레에 가득찰 정도였다.
동해의 변고 서기 639년 동해의 물이 붉어지고 수온이 올라갔으며 고기들이 죽어 물에 떠올랐다.
동해의 변고 서기 915년 동해 파도의 높이가 2백 자가 넘었으며 3일만에 그쳤다.

자료: 이상태(1995)의 내용을 기초로 정리함.

동해 명칭이 갖는 문화유산과 기억의 요소에 대하여 주성재(2012)는 기존 연구(Watt, 2009)에서 제시된 틀을 따라 다음 네 가지를 제시하였다. 이들은 문헌과 현장 조사를 통하여 각각 검증되어야 할 내용이다.

∙ 고향 의식: 동해 이름 부여 행위를 통해 형성된 공동체와 동해 경관 사이의 공간적 관계

∙ 기억과 기념: 동해 명칭이 보유하고 있는 이야기, 이미지, 기억, 기념

∙ 이동과 사회적 상호작용의 모습: 동해 명칭의 확산을 통한 인간과 문화의 이동 경로, 그리고 상호작용의 방향과 정도의 추적

∙ 사회적 태도에 대한 창: 특정 시점에서 동해 명칭에 반영된 사회적 태도의 공유

동해 바다와 강한 인연으로 맺어진 한국인의 삶에서 그 바다와 이름에 대한 다양한 역사와 흔적이 발굴된 바 있다. 역사와 문학작품에 나타난 한국인들의 동해 생활, 동해 명칭과 관련된 신화와 전설, 동해 조석(潮汐)에 대한 과학적 논의, 동해에 대한 국가, 지역 공동체, 민중 각각의 제사 전통 등이다(Lee, 2011; 2013; 2014; 2015; 2017). 이들은 한국인이 갖는 동해 바다와 명칭에 대한 정서적 밀착의 증거가 된다. 동해 바다에 대한 한국인의 경험은 동해를 접해온 사람들의 기억과 유산이 동해 명칭에 쌓여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14)

이에 반해서, 일본의 역사와 일본인의 삶에서 이 바다의 존재와 명칭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일본사 연구에 의하면, 바다를 무대로 하는 일본의 국토 창생 신화에 언급된 섬의 내역과 신사나 신궁의 위치를 감안할 때 그 바다가 동해 수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이창수, 2011), 그 위치와 이름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동해 수역에 대한 인식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바다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은 733년, 1485년, 1667년의 사료에 나타나는 그들의 이름 ‘北海(ほっかい, 호카이)’에 나타난 ‘북쪽에 있는 바다’(Yaji, 2011)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열도가 둥근 모양의 누워진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한 인식이었다고 평가한다.

일본인의 인식은 바다보다는 그 명칭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일본 정부가 일관되게 말하는 것은 “18세기까지 서양 고지도에서 다양한 이름이 사용되었지만 19세기 초부터 일본해 사용이 선호되었고(preferred), 따라서 이 시기에 일본해 명칭이 확립되었다(established)”는 것이다.15) 이 주장을 사실로 인정한다면, 이 바다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은 뚜렷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또는 발굴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인이 부르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정착되었고, 이 이름이 비로소 기억 축적의 대상이 되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일본이 발굴한 최초의 ‘일본해’ 흔적은 디오고 오멩(Diogo Homem)이 1568년 제작한 동아시아 지도에 표기된 포르투갈어 ‘Mare de Japã’이다 (田邊裕 등, 2010).16)

한편, 한국 정부와 전문가가 제안하는 병기된 두 이름, 즉 East Sea와 Sea of Japan을 함께 썼을 때 어떤 특별한 기억이 쌓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이들은 각 토착지명의 번역인 데다가 두 이름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발생가능한 기억 또는 정서적 밀착은 알려진 바 없기 때문에 이를 추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상당히 오랜 기간 외국어로 된 두 이름이 함께 사용된다면, 독특한 기억이 쌓이는 것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2) 명칭 표기에 대한 담론의 발전

한국과 일본 사이 바다 명칭에 대한 한국의 제안은 일본과 명칭에 합의하자는 것,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동해의 각 언어 표기(영어 East Sea, 프랑스어 Mer de l’Est 등)를 함께 쓰자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제안을 뒷받침하는 한국의 담론은 두 이름을 함께 써야 하는 논거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공동의 명칭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복수 명칭 사용을 권고한 유엔지명전문가그룹(United Nations Group of Experts on Geographical Names, UNGEGN)과 국제수로기구의 결의가 뒷받침되었다.17)

지명에 담긴 정체성의 존중은 그 담론의 핵심이 된다. 오랜 역사 가운데 사용된 지명은 정체성을 가진 존재로서 그 자체로 보전해야 할 하나의 문화유산이므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지명이 복수로 존재할 때 각 이름을 존중하고 사용하는 것이 지명 사용의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길이라는 논리였다(Choo, 2014; Stoltman, 2016; Stoltman, 2017; 주성재, 2021).

이것은 앞서 제기한 기억의 요소와도 연결된다. 바다를 접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 친근한 대상에 대한 감정과 기억이 담겨있는 명칭을 존중받는 것은 사회정의가 지향하는 정당한 몫을 배분하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각각의 독특한 정체성이 쌓여있는 이름, ‘동해’와 ‘일본해,’ 그리고 그 의미를 담고 있는 다른 언어의 이름을 인정하고 사용하는 것이 공정한 이익을 실행하는 길이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두 이름을 함께 쓰는 것이 어떤 지명을 폐기하고 다른 지명을 쓰자고 주장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서 지명에 담긴 여러 다른 정체성을 존중하고, 따라서 두 이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면서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라는 것이었다.

이 논의는 두 이름을 함께 쓰는 것이 가져올 혜택을 정리하는 것으로 발전하였다(주성재, 2023a). 각 이름의 브랜드를 부각함으로써 평화의 가치를 배가한다는 점(Hausner, 2017), 병기 해법의 진전이 모든 관련 국가에게 에너지와 기회비용을 절약하게 하는 현실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Choo, 2017), 그리고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한국이 강력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열어가고 세계의 눈에 긍정적으로 비칠 것이라는 정치・외교적, 사회적 혜택이 종합적으로 지적되었다(Stoltman, 2018).

일본의 담론은 자국의 영향력 없이 국제적으로 정착된 Sea of Japan 단독 표기에 어떤 변화도 필요 없다는 것을 중심으로 하여 전개되었다. 그 하나는 두 이름을 함께 쓰자는 제안에 대한 반대 논리이다(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2009). 기존 명칭이 확고한 상태에서 다른 이름을 복수로 사용하면 통제할 수 없는 혼란을 발생시킬 것이며 항해 안전을 침해할 것이라고 한다. 합의되지 않은 지형물에 복수의 명칭 사용을 권고하는 결의는 두 개 이상 국가의 주권 하에 있는 지형물에 적용되는 것이지 공해인 동해 수역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친다. 단독 표기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유엔과 미국지명위원회의 Sea of Japan 단독 표기 관행을 함께 인용한다.

또 다른 논리의 축은 명칭 자체에 대한 것이다. 명칭 부여 원칙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바다 이름 제정의 방법은 대양으로부터 바다를 나누는 열도나 반도를 이용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동해 수역은 태평양을 나누는 일본의 이름을 붙이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를 주장한다(川合英夫, 2001). 이 문헌은 일본 외무성이 그대로 인용한다(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2006, 31-32). ‘동해’는 방위를 나타내는 국지적, 상대적인 이름으로서 보편성을 갖는 고유 명칭이 될 수 없다는 점을 함께 지적한다(Tanabe and Watanabe, 2017; 田邊裕, 2020). 이 논리는 자국 중심의 방위 지명인 동해와 반대로 Sea of Japan이 서양 탐험가와 지도제작자에 의해 일본의 영향 없이 정착된 고유 명칭으로서 적절하다는 점을 뒷받침할 때 사용된다(주성재, 2021, 192).

3) 표기 관련 정치와 권력 실행의 경로

동해 수역 표기는 2장에서 정리한 대로 당사국의 입장이 뚜렷하게 달리 나타나는 이슈로서, 일차적으로는 각국 정부가 적극적인 외교 활동을 전개하는 대상이 된다. 그러나 지명 사용자의 영역에 있는 제3자도 입장을 세워야 하는 대상이 되며, 이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다양한 정치와 권력의 실행이 관찰된다.

먼저 한국과 일본 정부는 모두 각각의 표기 방법을 관철시키는 것이 국익을 달성하는 길이라 여기고, 이를 위하여 가능한 모든 외교적 채널을 가동한 교섭을 시행한다. 각국 모두 전문가의 지원을 받으며, 한국의 경우에는 시민단체와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 그룹이 참여한다. 자국 내 집단에서는 그들의 논리에 근거한 차별화된 표기의 방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서양 고지도에 다수 등장하는 Sea of Korea와 이에 해당하는 각 언어 표기를 근거로 East Sea가 아니라 Sea of Korea 또는 East Sea of Korea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국의 시민단체와 한때 존재했던 국회의원의 모임이 그 사례이다(주성재, 2021, 64-65). 일본의 시민단체나 다른 이익집단이 이 수역의 명칭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제시했다는 소식은 알려지지 않는다.

세계의 지명 사용자는 각각의 정책과 원칙에 따라 동해 수역의 표기 방법을 채택함으로써 그들의 입장을 표명한다. 예를 들어 미국 정부는 “하나의 지형물에 하나의 이름을 사용하되(one feature, one name), 그 이름은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을 채택한다”는 원칙에 의하여 Sea of Japan을 단독 표기한다. 영국 정부는 동해를 주권이 미치지 않는 바다로 보고, 이러한 경우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명칭(이를 English conventional name이라 함)을 사용한다는 원칙 하에 Sea of Japan 표기를 권고한다. 독일은 수로국 발간 지도에 Japanisches Meer라 쓰고 “한국이 East Sea를 함께 쓸 것을 제안한다”는 각주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입장을 나타낸다.

한국 정부와 전문가가 확산해 온 ‘동해’의 각 언어 번역 명칭을 함께 쓰자는 제안은 여러 정부, 지도 제작사, 언론의 원칙과 관행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하였다. 국가 수준에서는 2012년 오스트리아 지명위원회(AKO, 2012), 지방자치단체 수준에서는 2014년 미국 버지니아 주의회의 병기 권고 또는 법안 제정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두 개의 정체성을 가진 두 개의 이름이 함께 존재하는 현실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교육적 가치라는 점에 근거하였다. 미국지명위원회가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에 2018년 East Sea와 Donghae를 변이 지명(variant name)으로 포함한 것은 이 명칭 사용의 빈도가 높아진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주성재, 2021, 105).

병기 제안이 유효하게 작동되는 영역은 민간 지도제작사이다. 이들이 기존 관행을 깨고 복수의 명칭을 채택하는 것은 앞서 정리한 담론에 대한 동의가 근거가 되겠지만, 사용자의 영향력을 고려한 정치적, 상업적 동기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중에서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지도집 The Atlas of the World에 2004년 제8판부터 East Sea를 병기함으로써 이후 다른 제작사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주성재, 2021, 125). 그러나 같은 시점부터 독도에 Takeshima를 병기한 것은 주목할 지명의 물물교환으로 보아야 한다.

세계 지도의 동해 병기 비율은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의 관심 대상이었다. 각각의 조사가 있으나, 현 시점에서 그 비율은 40%를 초과했을 것으로 추정한다(주성재, 2021, 123). 물론 Sea of Japan 단독 표기에 변화를 주지 않는 출판사도 존재하는데, 이것이 일본의 주장에 동의한 결과인지는 조사된 바 없다.18)

지도 제작사가 지명 표기 원칙을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는 일반적 상황에서, 구글맵의 최근 입장 표명은 주목할 만하다. 그들은 2023년 개최된 유엔지명전문가그룹 제3차 총회의 “구글의 지명 사용: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일상 업무에 가장 유용한 이름 제공하기”라는 제목의 특별 발표에서 자사의 지도 서비스가 명명 대상이 가진 복수 지명을 지지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음을 공표하고, 동해 수역을 그 사례로 들었다. 그러나 그 복수의 지명은 접속하는 국가와 운영체계에 따라, 그리고 확대의 회수에 따라 달리 보여주는 방법을 채택한다. 즉, 한국에서 접속하면 ‘동해’ 또는 ‘East Sea’, 일본에서 접속하면 ‘日本海’ 또는 ‘Sea of Japan’, 그 외의 국가에서는 초기 화면에 ‘Sea of Japan,’ 수차례 확대하면 ‘East Sea’를 괄호에 넣어 보여준다. 디지털 기술의 특성을 이용하여 차별화된 입장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리와 역사 교과서는 제휴 맺은 지도 제작사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지만, 때로는 교과서 저자의 성향과 확신의 정도에 따라 다른 표기가 사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지리학자 하름 데 블레이(Harm de Blij) 교수는 그의 교과서에 삽입된 지도에 항상 ‘East Sea(Sea of Japan)’라고 표기하였는데, 그는 이에 관한 이기석 교수의 연구 발표를 듣고 이 방법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밝힌다(de Blij, 2012, 38). 개인의 기억과 소신이 지명 사용에 또 다른 요소임을 보여준다.

또 다른 중요한 지명 사용자인 언론 매체에 대해서는 East Sea 명칭에 주목하여 어떤 형태로든 이를 언급하는 추세가 지속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찰이다. Sea of Japan 단독표기를 고수했던 CNN은 2017년 이래 East Sea를 함께 언급하며, 2019년에는 “일본해로도 불리는 동해”라는 언급과 도면에 표기된 동등한 위상의 병기(Sea of Japan/East Sea)를 보여준 것(2019. 7. 27),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2017년 이래 “일본해로도 알려진 동해”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그 사례가 된다.

세계의 언론 매체가 어떤 원칙에 의해 지명을 사용하는지는 명확히 알려진 바 없다. 한반도 관련 기사에는 동해를, 남북한 이슈가 아닌 것은 일본해를 우선 언급하고, 자국 지명위원회가 채택한 관용 지명을 우선 언급하는(예를 들어 미국지명위원회의 명칭을 따르는 워싱턴 포스트) 원칙 등이 추정될 뿐이다. 그러나 풍성한 정보를 제공하는, 정확하고 균형 있는 보도를 지향하는 언론으로서는 동해 병기가 무시할 수 없는 제안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의 움직임에 일본의 영향력이 작용한다는 사실 역시 주목해야 한다. 국가, 언론, 지도 제작사, 기타 지명 사용자가 동해를 병기하면 일본은 이를 다시 일본해 단독 표기로 되돌려 놓으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실제로 그 영향력에 따라 환원된 사례도 보고된다.19) 그러나 이는 결과만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며, 누구의 활동에 의해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동해도 일본해도 아닌 제3의 명칭 사용에 대한 제안과 논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 제안된 이름은 청해(Blue Sea)20), 녹해(Green Sea)21)와 같이 색을 이용한 것이었다. 이후 의미를 부여한 이름, 즉 Sea of Peace, Sea of Harmony, Sea of Resolution 등이 제안되었다.22) 위치의 특성을 반영한 Orient Sea, NEAR Sea (Northeast Asian Region Sea), Far East Sea도 있다.23) 이들 제3의 명칭 제안은 어떤 형태로든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아보자는 동기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주성재, 2021, 73), 비판지명학 이해의 틀에서는 두 개의 상반된 논지의 축에 걸치는 요소로 위치할 수 있을 것이다.

5. 종합 및 결론

동해 수역의 명칭과 표기의 방법은 바다를 접하는 한국과 일본의 지속적인 관심사였다. 각 명칭에 대한 기억의 형성과 관련된 사실의 발견이 이루어졌고, 두 이름의 병기와 단독 표기에 대한 논지와 주장을 중심으로 한 담론이 발전하였다. 또한 각 표기의 방법에 대하여 정치와 권력이 실행되는 다양한 경로가 만들어지면서 지명 관련 행위자들의 선택이 이루어지는, 매우 복잡하고 복합적인 이슈가 되었다. 이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비판지명학의 시각을 도입하여 정리한 결과는 그림 1로 표현된다.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5-060-06/N013600609/images/geoa_60_06_09_F1.jpg
그림 1.

비판지명학의 시각으로 본 동해/일본해 표기 이슈

분쟁지명, 특히 이 연구의 대상인 동해/일본해 표기 이슈를 비판지명학의 틀로 분석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다음 세 가지 혜택에 주목한다.

첫째, 각 주체가 견지하는 주장의 성격과 근거를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진단하게 한다. 동해 명칭이 생활・문화・경제의 공간으로서의 바다와 유산을 담은 기억과 정체성의 축을 이루고 있다면, 일본해는 국제적 사용과 명명 원칙을 강조하는 관행의 축에 의존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이것은 정체성・기억과 제도・실무 사이의 비대칭적 근거를 나타냄으로써 논쟁이 사실 여부보다는 가치와 표준의 조합에 대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준다.

둘째, 각 주장의 평가 근거로서 다중적인 가치와 기준이 있음을 보여준다. 동해 수역의 병기가 유산과 기억의 포용, 상호존중, 평화, 사회정의의 가치를 추구한다면, 단독 표기는 일관성, 국제 관행, 안전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다. 비판지명학 시각의 분석은 규점적, 기술적으로 병렬화된 상충된 가치를 투명하게 교환할 수 있게 한다.

셋째, 제안과 주장의 주체, 지명 사용자 등 모든 행위자의 위상과 입장을 모두 포함한 매핑을 가능하게 한다. 이들 행위자 간에 이루어지는 정치와 권력의 흐름을 가시화하고 영향력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이를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 이슈의 진전과 해결에 있어 각 행위자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비판지명학의 시각은 동해/일본해 표기 이슈를 “누가, 어떤 가치로, 어떤 절차와 디자인을 통해 명칭과 표기의 방법을 주장하는가”라는 구조로 재배치할 역량을 갖는다. 병기와 단독 표기의 각 트랙에 있는 가치, 논리, 행위자가 상대쪽을 바라보고 절차적 정당성과 상호주의의 실천적 합의를 설계하도록 지원할 역량을 갖는다.

이 연구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정책적, 학술적, 대중적 관심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이는 동해 명칭 이슈를 다시 해결 지향적 논의로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하여 제시되는 비판지명학 시각의 틀은 아직 시론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분석의 대상이 명칭과 표기의 방법으로 혼용된 것은 논리 흐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기존 논의와 차별화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이를 더욱 정교하고 세련되게 발전시키는 후속 연구를 기대한다.

필자는 다음 세 가지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첫째, 한국인이 동해(바다와 명칭)에 대하여 갖는 기억과 일본인이 니혼카이(바다와 명칭)에 대하여 갖는 기억을 더욱 정교하게 발굴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과거의 흔적에 남아있는 기억뿐 아니라 현시대를 살고 있는 각 세대 집단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모두 포함된다. 기억에 대한 추적은 분쟁 해결을 위한 논의에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다. 둘째, 기억의 형성과 각 기억을 가진 집단이 제시하는 담론이 분쟁의 진전에 어떻게 동원되는지 분석한다. 시민과 공동체가 각 명칭에 부여하는 감정과 문화・정치적 의미에 대한 정량・정성 연구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셋째, 각 정부, 언론, 민간 기업에서 정치와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지명 선택의 의사결정 구조를 비교하고, 미디어 담론이 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모두 동해-일본해 명칭 분쟁 해결의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명칭에 담겨있는 인식과 주장, 그리고 정치와 권력의 경로를 보다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은 분쟁 해결의 길에 가까워지도록 만드는 수단이 될 것이다.

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2023년도 경희대학교 연구년 지원에 의한 결과임.

[2] 1) 사단법인 동해연구회가 매년 개최하는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는 2023년 “평화와 포용을 위한 경계지역의 지속가능한 지명 사용(Sustainable Geographical Naming at the Border Region for Peace and Tolerance),” 2024년 “미래를 향한 지속가능한 지명 사용(Sustainable Geographical Naming Toward the Future)”을 주제로 선정하였다.

[3] 2)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미국 남부 5개 주의 대륙붕 경계까지가 Gulf of America의 명명 대상임을 밝힌다. 따라서 멕시코만의 일부라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디날리산은 2015년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맞추어 맥킨리산에서 개명하였던 이름이다. 맥킨리산은 1917년에 미국지명위원회에 의하여 표준화되었던 이름이다. “미국의 위대함을 기리는 명칭의 회복(Restoring names that honor American greatness)”라 이름한 이 행정명령은 미국지명위원회의 원칙을 초월하는 힘이 있다.

[4] 3) 우남은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인촌은 고려대학교 설립자인 김성수의 호이다.

[5] 4) 각각 Pacific View Leadership Elementary, Long Leaf Dog Park, Bde Maka Ska로 변경되었다.

[6] 5) 이 프로젝트의 세부 내용은 미국지명위원회의 다음 웹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https://www.doi.gov/pressreleases/interior-department-completes-removal-sq-federal-use

[7] 6) 당시 명칭 제정은 여수시에 다수의 도서를 연결하는 연도교와 여수와 고흥을 잇는 연륙교 모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지명위원회에서는 동쪽에 있는 여수시 소속 도서에 모두 여수가 희망하는 이름을 붙였으므로, 고흥과 연결하는 서쪽 마지막 다리는 고흥의 희망을 수용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이 결정 이후 여수시는 적금도의 동쪽 다리를 적금대교라 이름하였다.

[8] 7) 북한 대표는 유엔지명회의에는 2012년까지, 국제수로기구에는 2017년 총회까지 참여하였다.

[9] 8) ‘소련 군민’은 소련 공산당이 지배하던 시절의 군인과 민간인을 통칭하는 용어로, 주로 20세기 중반 소련 체제에서 사용되었다. 이 용어는 소련 군대와 국민이 한 사회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체제 유지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설명할 때 쓰인다.

[10] 9) 적백내전은 1917~1922년, 러시아에서 벌어진 내전으로서, 볼셰비키의 적군과 반혁명 세력의 백군이 맞선 전쟁이었다. 스탈린은 적군의 군사 지도자로서 백군의 연결을 막고 적군의 전투력 배양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전략적 요충지로서 이 도시의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된다. 이 전쟁의 승리로 소비에트연방이 성립했고 러시아 혁명이 종료되었다.

[11] 10) 1989년 민주화 이후 헝가리의 지명 경관은 자유(szabadság), 해방(felszabadulás), 독립(függetlenség)이라는 용어, 황금시대라 불리는 이중 제국(Dual Monarchy)의 흔적을 재현하는 용어, 19세기 중반 유럽적 특성(Europeanness)을 상징하는 용어 등을 사용하면서 각각의 담론을 함축하는 것으로 발전해갔다(Palonen, 2008).

[12] 11) 경북 영주시의회는 2012년, 해당 지역의 면을 ‘단산면(丹山面)’을 ‘소백산면(小白山面)’으로 바꾸는 조례안을 통과시키고 개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소백산을 함께 접하고 있는 충북 단양군은 소백산이 특정 지역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강력히 반발했고, 결국 영주시의 시도는 성사되지 못하였다.

[13] 12)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명칭에 대한 기독교 단체의 반대가 종교단체의 의견이 대두된 사례로 기록된다. 우리나라 동족촌을 성씨를 이용해 명명하는 사례로는 송촌, 이촌, 민촌 등이 있다. 이중 송촌에 대한 사례연구는 송씨 일가가 정착한 지 이백 년이 지나 ‘송촌’ 명칭이 채택되었음을 밝힌다(권선정, 2004).

[14] 13) 2022년 자카르타 정부는 베타위 마을의 32개 지명을 그 지역에 기여한 인물의 이름으로 바꾸는 사업을 시행하였다. Erikha and Lauder(2024)는 이 개명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을 분석하고 1)선정 인물의 다양성 부족, 2)개명 절차의 졸속 추진, 3)새 이름 실행의 진행 미비의 세 가지 요인을 도출하였다.

[15] 14) 동해 바다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과 명칭 표기에 대한 1,500명의 표본 조사(동해연구회가 2018에 시행)의 결과로 분석된 것이다. 동해 바다에 대한 경험이 여행, 관광, 방송체험, 해돋이 기원, 문학・영화・음악의 대상 등으로 다양하게 쌓여 있는데, 80% 이상의 응답자가 ‘동해’ 이외 다른 형태의 이름이 그 친근감을 침해한다고 대답한 바 있다.

[16] 15) 일본 정부의 홍보자료(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2006; 2009), 국제수로기구와 유엔지명회의에서 일관되게 주장해 온 포인트이다.

[17] 16) 이 문헌이 발견되기 전까지 최초로 여겨졌던 것은 1602년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였던 마테오 리치(Matteo Ricci)가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제작한 세계 지도 「坤輿萬國全圖(곤여만국전도)」에 표기된 ‘日本海’였다.

[18] 17) “공유하는 지형물에 다른 형태의 명칭이 사용되고 있을 때 공동의 명칭에 합의할 것이며, 합의하지 못할 경우 모든 이름을 존중하라는 UNGEGN 결의 III/20과 IHO 결의 A4. 2.6을 말한다.

[19] 18) Reader’s Digest(미국), Penguin Group(영국), Macmillan(영국), CCC Maps(캐나다), ADAC(독일) 등이다. 반면에 ‘East Sea’를 병기하는 출판사에는 Oxford University Press(영국), National Geographic(미국), Phillip’s(영국), Michelin(프랑스), The Times(영국), Westermann Verlag(독일), Larousse(프랑스) 등이 포함된다.

[20] 19) 헝가리 지명위원회는 2012년에 지도집 출판사에게 “Japán (Keleti)-tenger”와 같이 동해 병기를 권고했으나, 헝가리 외교부의 압력으로 철회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을 전해온 바 있다.

[21] 20) 1989년 김영호 경북대 교수는 일본 니가타대학에서 개최된 일본평화학회 국제심포지엄에서 평화와 희망을 상징하는 청색에 연관시켜 ‘청해(靑海, Blue Sea)’를 제안하였다(심정보, 2007). 이후 임덕순(1992)은 양국 모두에게 국가 상징성이나 민족적 감정에 결부되어 있지 않은 파랗고 맑은 푸른 바다 청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 하였다. 한 일본인 교사는 양국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바다에 후손들이 친근감과 애착을 갖고 부를 수 있는 이름, 파랗고 아름다운 바다 ‘청해’를 사용하자고 아사히 신문 기고를 통해 제안했다고 알려졌다(이영태, 2002).

[22] 21) 일본 니가타대학의 후루마야 타다오 교수는 1999년 바다 이름 국제세미나에서 10년 전 김영호 교수의 청해 제안을 상기하면서, 중국의 칭하이성(青海省)이 있으므로 이를 피하되 그 제안의 정신에 입각해 환경을 표시하는 녹색을 이용한 ‘綠海(녹해, Green Sea)’가 더 적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하였다(古厩忠夫, 1999).

[23] 22) Sea of Peace는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일본 아베 총리와의 담화 석상에서, Sea of Harmony와 Sea of Resolution은 각각 2011년 미국의 피터슨(Mark Peterson)교수, 2012년 영국의 우드만(Paul Woodman) 전 지명위원회 사무총장이 바다 이름 국제세미나에서 제안하였다.

[24] 23) Orient Sea는 한상복(1992)이, NEAR Sea (Northeast Asian Region Sea의 약칭)는 櫛谷圭司(1999)이 제안하였다. Far East Sea는 최초 제안자 미상이다.

References

1

권선정, 2004, “지명의 사회적 구성: 과거 회덕현의 ‘송촌’을 사례로,” 지리학연구, 38(2), 167-181.

2

김기혁, 2014, “도로 지명을 통해 본 평양시의 도시 구조 변화 연구,” 문화역사지리, 26(3), 34-55.

3

류한수(역), 2003,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지식의 풍경, 서울(Overy, R., 1997, Russia’s War, TV Books, New York).

4

심정보, 2007, “일본에서 일본해 지명에 관한 연구동향,” 한국지도학회지, 7(2), 15-24.

5

이상태, 1995, “역사 문헌상의 동해 표기에 대하여,” 사학연구, 50, 473-485.

6

이영태, 2002, “동해도 일본해도 아닌 '靑海'라고 부르자,” 프레시안, 8월 22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2/0000001803?sid=104, 2025년 11월 28일 접속.

7

이창수, 2011, “일본의 고전 신화 속에 보이는 동해(東海),” 동해연구회・한국해양연구원 주최 워크숍 󰡔동해와 한국인의 삶󰡕, 울진, 6월 3일, 56-69.

8

임덕순, 1992, “정치지리학적 시각에서 본 동해 지명,” 지리학, 27(3), 268-271.

9

주성재, 2012, “동해 표기의 최근 논의 동향과 지리학적 지명연구의 과제,” 대한지리학회지, 47(6), 870-883.

10.22776/kgs.2012.47.6.870
10

주성재, 2019, “다차원적 비판지명학 연구를 위한 과제,” 대한지리학회지, 54(4), 449-470.

11

주성재, 2021, 분쟁지명 동해: 현실과 기대, 푸른길, 서울.

12

주성재, 2023a, “지속가능한 지명 사용과 동해 표기: 학술 논의의 진전과 향후 주제,” 한국지도학회지, 23(3), 1-13.

10.16879/jkca.2023.23.3.001
13

주성재, 2023b, 인간 장소 지명(개정판), 한울엠플러스, 파주.

14

주성재・김희수, 2015, “지명의 브랜드 가치: 경제지리학적 접근,” 한국경제지리학회지, 18(4), 431-449.

15

주성재・진수인, 2020, “지명에 담긴 기억과 기념의 다원성과 장소성의 축적: 볼고그라드-스탈린그라드 명칭 사례,” 대한지리학회지, 55(4), 409-426.

16

한상복, 1992, “해양학적 측면에서 본 동해의 고유명칭,” 지리학, 27(3), 272-277.

17

川合英夫, 2001, “日本海という名の妥当性と地図における慣用・定着の時期,” 海の硏究, 日本海洋學會, 10(4), 341- 349.

10.5928/kaiyou.10.341
18

櫛谷圭司, 1999, “地図にみる 「日本海」の歷史と神たな呼稱の可能性,” 제5회 바다 이름에 관한 국제세미나, 서울, 10월 27일, 120-122.

19

田邊裕, 2020, 地名の政治地理学: 地名は誰のものか, 古今書院, 東京.

20

田邊裕, 谷治正孝, 滝沢由美子, 渡辺浩平, 2010, 地名の発生と機能: 日本海地名の研究, 帝京大学地名研究会, 東京.

21

古厩忠夫, 1999, “日本海, 三つの過去と呼稱問題,” 제5회 바다 이름에 관한 국제세미나, 서울, 10월 26일, 35-38.

22

AKO(Arbeitsgemeinschaft für Kartographische Ortsnamenkunde), 2012, Empfehlungen zur Schreibung Geographischer Namen in Österreichischen Bildungsmedien, Verlag der Österreichischen Akademie der Wissenschaften.

10.1553/0x002a70d9
23

Azaryahu, M., 1996, The power of commemorative street names, Environment and Planning D: Society and Space, 14, 311-330.

10.1068/d140311
24

Azaryahu, M., 2012, Rabin’s road: The politics of toponymic commemoration of Yitzhak Rabin in Israel, Political Geography, 31, 73-82.

10.1016/j.polgeo.2011.10.006
25

Berg, L. D. and Vuolteenaho, J. (eds.), 2009, Critical Toponymies: The Contested Politics of Place Naming, Ashgate, Surrey.

26

Choo, S., 2014, Bringing human into the game: A way forward for the East Sea/Sea of Japan naming issue, Journal of the Korean Cartographic Association, 14(3), 1-13.

10.16879/jkca.2014.14.3.001
27

Choo, S., 2015, Elements of cultural heritage in Korean geographical names, in Choo, S. (ed.), Geographical Names as Cultural Heritage, Kyung Hee University Press, Seoul.

28

Choo, S., 2017, Sea naming issues: What have we discussed and achieved so far, and what shall we do further?,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Achieving Peace and Justice Through Geographical Naming, Proceedings of the 23rd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Berlin, 22-25 October, 251-253.

29

Choo, S., 2018, The essence and practicality of dual naming: Considerations toward the East Sea/Sea of Japan dual naming, Journal of the Korean Cartographic Association, 18(3), 33-43.

10.16879/jkca.2018.18.3.033
30

Choo, S., 2023, “Assessing the validity of critical toponymy perspectives for understanding human perception of places: An analytical framework,” in Gerry O’Reilly (ed.), Place Naming, Identities and Geography: Critical Perspectives in a Globalizing and Standardizing World, Springer, Cham.

10.1007/978-3-031-21510-0_2
31

de Blij, H., 2012, Why Geography Matters: More Than Ever, Oxford University Press, New York.

32

Erikha, F. and Lauder, M., 2024. Street renaming and its controversies in Jakarta: An overview through the lens of critical toponymy,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Sustainable Geographical Naming Toward the Future: Achievements and Challenges During 30 Years of the Seminar: Proceedings of the 30th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Busan, September 25-28, 231-250.

33

Hausner, I., 2017, Toponyms and cultural heritage: A peaceful partnership of forced alliance?,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Achieving Peace and Justice Through Geographical Naming, Proceedings of the 23rd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Berlin, 22-25 October 2017, 53-59.

34

Herman, D., 2009, The Aloha State: Place names and the anti-conquest of Hawai‘i, in Berg, L. D. and Vuolteenaho, J. (eds.), Critical Toponymies: The Contested Politics of Place Naming, Ashgate, Surrey.

35

Hood, L. M., 2021, BdeMakaSka: The lake formerly known as Calhoun,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Geographical Naming in the Digital Era II, Proceedings of the 26th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Gangneung, 14-16 October, 91-105.

36

Kangaspuro, M. and Lassila, J., 2017, From the trauma of stalinism to the triumph of stalingrad over volgograd: The toponymic dispute, in Fedor, J., Kangaspuro, M., Lassila, J. and Zhurzhenko, T. (eds.), War and Memory in Russia, Ukraine and Belarus, Palgrave Macmillan, Cham.

10.1007/978-3-319-66523-8_5
37

Karimi, A., 2016, Street fights: The commodification of place names in post-Taliban Kabul City, Annals of the American Association of Geographers, 106(3), 738-753.

10.1080/00045608.2015.1115334
38

Kearns, R. and Berg, L., 2009, Proclaiming place: Towards a geography of place name pronunciation, in Berg, L. D. and Vuolteenaho, J. (eds.), Critical Toponymies: The Contested Politics of Place Naming, Ashgate, Surrey.

39

Lee, Y. C., 2011, East Sea in Korean lives through the ages, Paper presented at the 17th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Brussels, 17-20 August, 135-149.

40

Lee, Y. C., 2013, Korean myths and legends related with the name of the East Sea,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Sea, Sea Names and Mediterranean Peace, Proceedings of the 19th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Istanbul, 22-24 August, 119-136.

41

Lee, Y. C., 2014, The theories of no tide in the East Sea in premodern Korea: From metaphysics to science,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See, Sea Names and Peace in East Asia, Proceedings of the 22nd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Gyeongju, 26-29 October, 93-110.

42

Lee, Y. C., 2015, The tradition of sacrificial rituals for the East Sea in Korea,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Sea Names: Heritage, Perception and International Relations, Proceedings of the 21st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Helsinki, 23-26 August, 23-30.

43

Lee, Y. C., 2017, Some perspectives on the history of the East Sea,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Achieving Peace and Justice Through Geographical Naming, Proceedings of the 23rd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Berlin, 22-25 October, 61-73.

44

Light, D. and Young, C., 2015, Toponymy as commodity: Exploring the economic dimensions of urban place names, International Journal of Urban and Regional Research, 39(3), 435-450.

10.1111/1468-2427.12153
45

Medway, D. and Warnaby, G., 2014, What’s in a name? place branding and toponymic commodification, Environment and Planning A, 46, 153-167.

10.1068/a45571
46

Medway, D., Warnaby, G., Gillooly, L. and Millington, S., 2018, Scalar tensions in urban toponymic inscription: The corporate (re)naming of football stadia, Urban Geography, 1-21.

10.1080/02723638.2018.1446585
47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2006, A Historical Overview of the Name “Sea of Japan”.

48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2009, The One and Only Name Familiar to the International Community, Sea of Japan.

49

Ministry of Foreign Affairs of Japan, 2025, Statement of Japan, Submitted to the 2025 Session of the United Nations Group of Experts on Geographical Names.

50

Ministry of Foreign Affairs, Republic of Korea, 2025, Statement provided by the Republic of Korea, Submitted to the 2025 Session of the United Nations Group of Experts on Geographical Names.

51

Palonen, E., 2008, The city-text in post-communist Budapest: Street names, memorials, and the politics of commemoration, GeoJournal, 73(3), 219-230.

10.1007/s10708-008-9204-2
52

Pinchevski, A. and Torgovnik, E., 2002, Signifying passages: The signs of change in Israeli street names, Media, Culture and Society, 24(3), 365-388.

10.1177/016344370202400305
53

Rose-Redwood, R., 2008a, Indexing the great ledger of the community: Urban house numbering, city directories, and the production of spatial legibility, Journal of Historical Geography, 34, 286-310.

10.1016/j.jhg.2007.06.003
54

Rose-Redwood, R., 2008b, From number to name: Symbolic capital, places of memory, and the politics of street renaming in New York City, Social and Cultural Geography, 9, 431-52.

10.1080/14649360802032702
55

Rose-Redwood, R., Alderman, D. and Azaryahu, M., 2010, Geographies of toponymic inscription: New directions in critical place-name studies, Progress in Human Geography, 34(4), 453-470.

10.1177/0309132509351042
56

Rose-Redwood, R. and Alderman, D., 2011, Critical interventions in political toponymy, ACME: An International EJournal for Critical Geographies, 10(1), 1-6.

57

Rose-Redwood, R., Sotoudehnia, M. and Tretter, E., 2018, Turn your brand into a destination: Toponymic commodification and the branding of place in Dubai and Winnipeg, Urban Geography, 1-24.

10.1080/02723638.2018.1511191
58

Smith, B., 2018, Engaging geography at every street corner: Using place-names as critical heuristic in social studies, The Social Studies, 109(2), 112-124.

10.1080/00377996.2018.1460569
59

Stoltman, J. P., 2016, The East Sea: Peace, education and geographical naming,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Sees and Islands: Connecting People, Culture, History and Future, Proceedings of the 22nd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Jeju, 23-26 October, 5-16.

60

Stoltman, J. P., 2017, Geographical naming: Reflections on peace, cooperation and social justice,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Achieving Peace and Justice Through Geographical Naming, Proceedings of the 23rd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Berlin, 22-25 October, 25-34.

61

Stoltman, J. P., 2018, Dual naming of geographic features: The search for mutual benefits,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Dual Naming: Feasibility and Benefits, Proceedings of the 24th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Gangneung, 26-29 August, 17-27.

62

Tanabe, H. and Watanabe, K., 2017, Discussion on place names based on compass directions, in The Society for East Sea (ed.), Achieving Peace and Justice Through Geographical Naming, Proceedings of the 23rd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Berlin, 22-25 October, 229-234.

63

Thornton, M. P., 2019, Geographical naming: The case of Hugh MacRae Park, Paper Presented at the 10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Geographic Naming and Geographical Education, Seoul, 28 June, 161-167.

64

Tucker, R., 2019, Civil war: Community reactions to the renaming of Robert E. Lee Elementary School in San Diego, California, Paper presented at the 10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Geographic Naming and Geographical Education, Seoul, 28 June, 176-183.

65

Watt, B., 2009, Cultural aspects of place names with special regard to names in indigenous, minority and regional languages, in Jordan, P., Bergmann, H., Cheetham, C. and Hausner, I. (eds.), Geographical Names as a Part of Cultural Heritage, Institute für Geographie und Regionalforschung der Universität Wien, Kartographie und Geoinformation, Wien.

66

Yaji, M., 2011. Naming of the Japan Sea until the end of 19th Century, Paper presented at the 17th International Seminar on Sea Names, Vancouver, 17-20 August, 333-340.

페이지 상단으로 이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