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1 October 2022. 451-462
https://doi.org/10.22776/kgs.2022.57.5.451

ABSTRACT


MAIN

  • 1. 서론

  • 2. 이동통치로서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

  • 3. 재한 조선족의 장소 만들기(place-making) 전략의 변화

  • 4. 결론

1. 서론

본 연구는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이주민인 재한 조선족이 사회경제적으로 분화・성장하였음을 밝히고, 이와 같은 분화 현상이 한국의 이동통치와 재한 조선족들의 장소 만들기 전략이 서로 대응・공존하면서 나타났음을 밝히고자 한다. 특히 재한 조선족의 장소 만들기는 단순히 국가의 이동통치에 의해 수동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들이 점차 능동적인 장소 만들기의 주체가 됨에 따라 개인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국내 조선족 집중거주지의 공간 또한 확산 및 변동되고 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재한 조선족은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다민족 구성원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최대 외국인 집단으로, 한국에 체류하는 이주민 수 중 약 32%에 해당한다(지방자치단체외국인주민현황, 2020년 기준). 과거 건설 현장 노동자나 간병인, 서비스업 종사자가 주류를 이루던 조선족은 높아진 법적 지위, 축적된 자본, 학력 등으로 사회・경제적 분화 과정을 거쳐 다양한 성격의 재한 조선족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재한 조선족을 단일한 특성을 가진 이주민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어 한국의 다문화사회에 자리 잡고 있음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이들의 한국 정착 의지가 높아짐에 따라 집중거주지의 공간적 범위가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초국적 범위의 분산거주형태로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김진열・조예신, 2017). 초기 가리봉동에 집중되어 있던 조선족 집중거주지가 점차 영등포구 대림동, 광진구 자양동 등으로 확장되었으며, 최근에는 서울의 남서부지역을 벗어나 경기도 부천시, 안산시 등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재한 조선족의 집중거주지를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매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이 그저 거쳐 가는 이주민이 아니라 우리나라 지역 사회에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재한 조선족의 성장과 분화, 집중거주지의 확산 과정을 국가의 이동통치와 이주민의 초국가적 장소 만들기가 상호 영향을 주었음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재한 조선족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존의 연구들은 크게 두 가지 주제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로 이주 정책 및 제도의 변화와 이에 따른 재한 조선족의 정체성, 사회적 지위의 변화를 살펴본 연구가 있다. 여기에 속하는 연구의 대부분은 이들을 주로 외국인 미숙련・저임금 임시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불안계급으로 조명하였다(김판준 2014; 김현선 2010; 이석준・김경민 2014; 이장섭・정소영 2011; Shin and Park, 2017; 신혜란, 2016; 윤황・김해란, 2011; 배규식 등, 2013; 이승은, 2016, Lee, 2012). 하지만 이들의 정착과 성장에 따라 현재 사회경제적 지위가 다양하게 분화되었음에도, 이들의 분화 양상에 대해 조명한 연구는 드물다. 김진열・조예신(2017), 박경화 등(2015), 김원영・김보람(2019), 최운선(2020)는 재한 조선족 중 전문가집단의 출현과 경제력 수준의 제고를 언급하며 조선족 엘리트층의 등장을 언급하였다. 이들은 한중 수교 이후 우리나라로 유학 오는 재한 조선족 유학생이 증가하면서 조선족 1・2세대의 권익 대변 및 재한 조선족 공동체를 구축하였고, 언론사, 법조계, 학계 등에 취업하여 범위와 영역을 넓히고 있음을 밝혔다. 박우(2017), 박우・장경섭(2017)는 집중거주지에서 출현한 재한 조선족 사업가 집단의 출현에 주목하였다. 특히 지역사적 배경, 인구 규모, 시민권적 지위, 거주기간, 조선족 사이의 고용-피고용 관계 등을 통해 집중거주지 노동시장(enclave labor market)의 형성 과정을 밝혔으며, 이를 통해 집중거주지 커뮤니티를 주도하는 계급집단으로서 바라보았다. 김윤태(2021)는 재한 조선족의 사회단체 설립에 주목하여 이들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경제‧언론 및 문화・정치 및 권익옹호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됨을 주목했다.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에 주목한 선행연구는 재한 조선족을 불안계급으로 파악한 선행연구에 비해 적게 진행된 편이며 전문가집단의 출현과 집중거주지 사업가 집단의 등장에 주목하는 경향을 보인다.

둘째로 재한 조선족의 집중거주지에 대한 연구이다. 대표적 밀집지역인 가리봉동, 대림동에 대한 각 지역별 특성 및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가 다수 진행 되었다(강진구(2016), 정수열・이정현(2014), 이정현・정수열(2015, 2022), 박우(2017) 외 다수). 각 지역별 연구뿐만 아니라 현재 서울시 내 조선족 밀집 지역에 대한 형성 및 성장 과정을 비교 분석하기도 하였다. 이석준・김경민(2014)은 서울시 조선족 밀집지인 가리봉동, 대림2동, 자양4동을 대상으로 조선족 밀집 지역의 형성 및 성장 과정을 분석하였으며, 입지 결정부터 상업시설의 등장까지 세 지역 모두 동일한 양상으로 전개되었음을 밝혔다. 고민경(2019), 이화용・이영민(2018)은 최근 대림동의 인구구성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대림동 장소성에 대해 다층적으로 분석하였다. 고민경(2019)은 대림동을 조선족의 유입과 정착을 통해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장소로 재해석하였다. 대림동은 갓 이주해 온 사람들의 모빌리티를 생산해냄과 동시에, 한국사회에 적응한 이주자 및 젊은 세대의 유출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장소로 분석하여는 장소로 분석하여, 대림동의 변화하는 장소성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발전시켰다. 특히 최근에는 공간적 분포의 확산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정선주(2021)는 최근 경기도권으로 확장된 조선족 밀집 지역인 경기도 부천시를 주목했으며, 부천시 조선족 밀집 지역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30~60대 조선족 6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정착과 창업 과정에 대한 현상학적 질적 연구를 수행했다.

이에 본 연구는 그동안 재한 조선족을 이주노동자의 성격으로 간주하여 동일한 특성의 집단으로 파악한 선행연구와 달리 이들의 사회경제적 분화와 성장을 반영하여 재한 조선족 정착의 역사를 살펴보며, 이들이 이동통치에 대응・저항・적응하면서 점차 능동적 장소 만들기의 주체가 됨을 확인한다. 또한, 능동적 장소 만들기의 전략으로 수도권 내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매함에 따라 재한 조선족의 공간적 확장이 기존 서울시 가리봉동, 대림동에서 경기도, 인천시까지 확장되었음을 확인하고, 새로운 집중거주지를 형성하며 공간이 재편되는 과정임을 밝힌다.

본 연구는 관련된 문헌 및 통계자료를 활용하여 이동통치의 변화와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 및 집중거주지 확장을 살펴본다. 먼저 이동통치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재한 조선족의 이주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당시 한국의 사회적 맥락과 이주 정책에 대해 살펴본다. 또한, 재한 조선족의 현황 및 시계열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1) 「출입국자및체류외국인통계」(2016~2020), 서울시 등록외국인 현황(국적별/구별) 통계자료를 사용하며, 2)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변화 양상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서울시에서 수행하는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 외국인조사’를 활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 등을 살펴보고자 대표적 지자체인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수행한 도시정책지표를 조사하였으며, 그 결과 서울시에서 매년 수행하는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 외국인조사’가 유일하게 시계열 모니터링이 가능한 데이터임을 확인하였다. 이에 서울서베이 외국인 응답 중 한국계 중국인 응답만 추출하여 시계열로 분석하였다. 다만 2017년부터 응답자 국적을 중국인과 한국계 중국인을 분류하여 조사하였으므로, 각 문항이 신설된 해의 중국인 조사 결과와 2017년 한국계 중국인, 2021년 한국계 중국인의 조사 결과를 비교하였다. 3) 또한, 이 외 중국인이 국내 어느 지역의 부동산을 많이 거래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대법원 등기자료 중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외국인 국적별) 자료를 분석한다. 본 자료는 새롭게 조명하고자 하는 이주자의 능동적 장소 만들기 행위를 살펴보기 위해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외국인 수를 국적, 부동산구분(건물, 토지, 집합건물)에 따라 분석한다. 현 데이터는 한국계 중국인을 따로 집계하지 않고 중국인으로 집계하고 있어 조선족만의 능동적 장소 만들기 행위로 규정하기 어려우나, 수도권 내 재한 조선족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인의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또한, 장소 만들기 전략에 있어 ‘공간의 점유’에 초점을 맞추어 투기 목적의 부동산 매매를 제외하기 위해 소유권 이전 등기 중 매매, 상속, 증여, 분할, 매각, 신탁에서 ‘매매를 통한 소유권 이전’으로 한정하여 분석하며, 부동산은 이와 같은 목적으로 토지를 제외한 집합건물, 건물을 중심으로 확인한다.1)

이를 위해 본 논문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2절에는 배런홀트(Baerenholdt, 2013)의 이동통치 개념을 통해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의 배경을 살펴보고, 각종 통계자료를 통해 이와 같은 분화가 실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본다. 3절에서는 이동통치를 기반으로 이주, 정착하게 된 재한 조선족의 장소 만들기 전략이 기존의 불안계급 생존전략에서 최근의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는 능동적 주체로 변화함을 확인하며, 국내 조선족 집중거주지 공간 위상의 변화를 탐색한다. 결론으로는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에는 이동통치와 개인의 장소 만들기 전략이 대응・공존하는 것으로써 규명하여, 재한 조선족에 대한 심층적 논의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2. 이동통치로서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

이동통치(governmobility)는 배런홀트(Baerenholdt, 2013)가 주장한 개념으로 푸코의 통치성(governmentality) 개념을 발전시킨 개념이다. 이는 ‘국가가 어떻게 이동을 통하여 통치하는가’의 개념으로서, 이동이 발생하는 원인을 사회적 맥락이 반영된 권력으로 본다(신혜란, 2017). 이동에 내재되어있는 권력을 작동하게 하는 것이며 이동이 통치 자체의 일부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Baerenholdt, 2013). 이동을 통한 통치는 사회적 수요, 공급의 적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이동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내국인 노동력이 충분하지 않을 때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거나, 결혼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여성의 결혼 이주를 장려하는 것, 대학 및 지역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외국인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등 사회적 지향점에 따라 정책을 통해 이동을 장려하거나 규제하는 것 또한 국가의 이동통치에 해당된다.

배런홀트는 사회, 국가, 도시, 지역을 함께 만들고 결합하는 데에 근본적인 모빌리티는 언제나 통치되지만, 이는 무엇보다 정치적 기술인 통치방식이라 말한다(Baerenholdt, 2013). 이동을 ‘통한’ 통치로 권력 체계를 형성하는 데 이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다. 특히 국가의 이주 정책은 이동을 동원하거나 통제하는 역할을 하며, 개인이 국가의 이동통치 논리를 내면화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신혜란, 2017). 이러한 이동통치는 이중노동시장론 및 제도 이론에서 강조하는, 개인 이주에 대한 국가 및 제도의 통제와도 맥락이 통한다.

한국의 이동을 통한 통치를 살펴보면 재한 조선족 이주의 사회적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 한국은 생산직 노동력 부족 현상이 드러났는데, 이는 노동력의 고학력화 현상이 가시화되고 2차 노동시장 부문에 대한 취업 기피 현상이 확산함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노동시장 분절이 심화되었기 때문이다(박우, 2015). 부족한 노동력 확보를 위해 개혁개방정책으로 이주법이 제정되면서 1980년대 말부터 한국에는 미등록 조선족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1992년 공식적으로 한중국교가 수립되었다(임계순, 2003). 이후 한국이 IMF 경제위기를 겪으며 실업률이 급증하였으나, 여전히 외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는 존속되었고 신규 유입도 계속되었다(설동훈, 1999). ‘조선족 2세대2)’로 대표되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인 불안계급의 이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 시기에는 한국에 일하러 들어온 조선족 여성들과 90년대 한국 ‘농촌 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으로 조선족 결혼이주여성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정선주, 2019).

이들의 사회경제적 분화가 시작된 것은 재외동포법이 개정된 이후이다. 1999년 8월 재외동포법이 처음으로 제정되었으나,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을 기준으로 재외동포의 범위를 제한하였기에 한국 정부 수립 이전에 이주한 조선족은 동포의 지위를 누릴 수 없었다(정선주, 2019). 이에 조선족들은 끊임없는 투쟁으로 2004년 재외동포법 개정을 통해 국민에 준하는 동포의 지위를 획득하게 되었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재한 조선족에게 ‘민족적 지위’를 부여하게 된 것은 2004년부터이다. 이때부터 재한 조선족의 활동 분야와 영역들이 점차 확장되었다. 2005년과 2006년 불법체류 신분의 재한 조선족일지라도 자진 신고하고 중국으로 귀국한다면 합법적인 신분으로 한국에 재입국이 가능하도록 동포귀국 프로그램이 실시되면서 이들의 지위는 더욱 안정화 되었다(김진열, 2020).

2007년 고용허가제와 2010년 무연고 동포방문취업제로 인해 쉬운 한국행이 가능해졌고, 대다수의 재한 조선족이 합법적 체류 신분이 되면서 한국 사회 내에서 법적 지위도 높아졌다(박우, 2011; 김진열・조예신, 2017; 이진영, 2010; 이정은, 2012). 이때부터 재한 조선족은 사회경제적으로 분화되기 시작하였는데 종사하는 산업의 분야 또한 다양하게 변화되었다. 기존 특정 산업에 종사하던 경향이 건설업, 제조업, 식당, 서비스업, 여행업, 언론사, 유학생 출신의 전문직, 대학 교수 등에 이르기까지 재한 조선족 3세대3)로 일컬어지며 매우 다양해졌다.

이동을 통한 통치 중 포용과 배제의 대상은 시기별로 어떤 조선족 이주민이 얼마나 유입되고, 어디에 정착하는지 등에 영향을 끼쳤다. 이동을 통한 통치의 변화를 요약하면 초기 노동력 확보를 위해 불안계급의 이주를 촉진했고, 이후 현재의 ‘조선족 4세대4)’에 이르기까지 한국어가 서툰 자녀나, 무연고 젊은 세대의 유학생 유입이 가능해졌다.

재한 조선족의 추이를 보면, 국가의 이동통치가 이들의 이주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9년 재외동포법 제정 이후 서서히 증가하다, 2004년 본격적으로 이들에게 민족적 지위를 부여하게 되면서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재한 조선족의 연령별/성별 인구구성을 보더라도 점차 이주의 연령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1, 통계청 자료). 2009년과 약 10년 뒤인 2020년 재한 조선족의 연령별/성별 인구구성을 비교해보면, 0~4세의 신생아 수가 2009년에 비해 무려 5~6배가량 증가했으며, 5~9세는 0~4세보다 절대적 수는 적으나 무려 12배가량 증가하였다. 10~14세 인구도 10~12배 증가한 것으로 보아 영유아, 청소년기의 인구가 10년 사이 급증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비해 25~29세 인구는 10년 사이 1/3로 크게 감소했으며, 30~34세는 대체로 줄어들었으나 특히 여성이 더 많이 감소한 경향을 보인다. 인구구성의 변화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생산가능인구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인구는 줄어든 반면, 영유아,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인구는 매우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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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재한 조선족 연령별/성별 인구구성(통계청, 2009년, 2014년, 2020년)

또한, 서울서베이 도시정보지표 외국인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이들의 사회경제적 변화 양상을 살펴보아도 이동통치의 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분화를 볼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문항이 신설된 연도, 재한 조선족을 따로 분류하기 시작한 2017년, 가장 최근 데이터인 2021년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하여 재한 조선족의 변화 양상을 살펴보았다.5) 먼저 이들의 교육 수준 변화를 살펴보았다(표 1).6) 초등학교 졸업,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졸업, 전문대 졸업, 대학(4년제 이상) 졸업, 대학원 석사과정, 대학원 박사과정으로 최종 학력을 나누어 설문하였을 때 일반적으로 대학교(4년제 미만, 4년제 이상) 재학에 대한 비율은 오히려 줄어들었으나(2015년 52.3% → 2021년 43.6%) 가장 뚜렷한 차이점은 고학력으로 간주하는 대학원 석사과정과 박사과정의 비율이 늘어났다는 점이다.(2015년 0.3% → 2021년 3.1%) 비율이 아닌 절대적 빈도는 적은 편이나(2015년 3명 → 2021년 16명) 교육 수준이 점차 고학력의 비중이 높아짐을 알 수 있다.7) 소수이지만 새로운 범주의 출현으로 엘리트・지식인층을 형성하고 있는 석・박사 졸업, 박사과정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정은(2012)의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지위분화’의 경향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 설문의 결과도 소수에 해당하지만, 이들의 ‘지위분화’의 결과로 볼 수 있겠다. 이들은 주로 유학을 목적으로 한국으로 입국하여 교육을 통한 지위 상승을 이룬 조선족 3세대의 특징으로 파악할 수 있다.

표 1.

재한 조선족의 학력 형태(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2015년, 2017년, 2021년) (단위:%)

구분 2015년(중국, 지표 신설) 2017년(한국계 중국인) 2021년(한국계 중국인)
초등학교 졸업(무학, 중퇴 포함) 0.4 1.4 1.2
중학교 졸업(중퇴 포함) 11.2 10.9 14.5
고등학교 졸업(중퇴 포함) 35.8 45.3 37.7
전문대 졸업(재학, 중퇴 포함) 18.2 17.4 18.8
대학 졸업(4년제 이상) 34.1 22.1 24.8
대학원
수료/졸업
대학원 석사과정 0.3 2.9 2.9
대학원 박사과정 0.2
전체 100.0 100.0 100.0

고용 형태8)의 변화를 살펴보면 이들의 경제적 사회 지위의 안정화를 볼 수 있다(표 2). 상용직 임금근로자, 임시직 임금근로자, 일용직 임금근로자, 특수고용종사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무급 가족 종사자 등으로 나누어 현재의 고용 형태를 물었을 때 가장 많은 고용 형태는 2015년 임시직 임금근로자(43.2%)에서 2021년 상용직 임금근로자(55.2%)로 변화하였다. 특히 상용직 임금근로자가 2017년 20.7%에서 55.2%로 급증한 것을 보아 이들의 고용 형태가 점차 안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용직 근로자의 경우 주로 고용계약 기간을 1년 이상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고용 형태로 파악하며, 1개월에서 1년 미만의 계약 기간일 경우 임시직 근로자로 파악한다. 상용직은 급등하고 임시직 근로자는 급락하는 경향을 보아 이들의 경제적 사회 지위의 안정화를 파악할 수 있다.

표 2.
구분 2015년(중국, 지표 신설) 2017년(한국계 중국인) 2021년(한국계 중국인)
상용직 임금근로자 34.9 20.7 55.2
임시직 임금근로자 36.9 55.6 27.9
일용직 임금근로자 26.8 15.0 8.8
단독
자영업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0.1 2.9 2.9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1.0 4.8 3.8
특수고용종사자 - - 1.1
무급가족 종사자 - 0.6 0.3
기타 0.2 0.4 -
전체 100.00 100.00 100.00

고용 형태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2015년에는 상용근로자, 임시근로자, 일용근로자가 거의 같은 비율로 높게 차지하고 있다면, 2021년에는 상용직 임금근로자(55.2%), 임시직 임금근로자(27.9%). 일용직 임금근로자(8.8%),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3.8%),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2.9%), 특수고용종사자(1.1%), 무급가족 종사자(0.3%)로 다양해졌다.

주택 형태9)의 경우 서베이의 조사 항목에 변동이 있어 동일선상의 비교가 불가하나 공통항목인 단독주택(다가구 포함), 아파트, 다세대주택, 연립주택/빌라, 오피스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 일터/고시원/쉼터, 기타(주택 이외 거처 등)의 항목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본 조사 항목이 신설된 2009년, 재한 조선족으로 구분하여 조사한 2017년, 2021년 자료를 비교해보았을 때 2009년에는 연립/다세대주택, 단독주택, 일터/고시원, 아파트, 호텔, 기타 순으로 응답한 반면, 2021년에는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 아파트, 오피스텔, 일터/고시원, 기타 순으로 응답하였다(표 3). 시계열로 살펴보면 단독주택의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서울에서 안정적인 주거를 상징하는 아파트는 비율이 증가하였다. 아파트는 외국인이 소비하기 쉽지 않은 주택 유형으로(백일순, 2018), 신축 아파트 공급으로 인해 임대료가 저렴한 주변 지역으로 이주민들이 이동한다는 기존 선행연구와 달리 아파트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숙사, 고시원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비율은 2009년 약 21%에서 2021년 3%로 줄어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에 따라 주거환경도 점차 ‘주거권’을 보장받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3.
구분 2009년(중국) 2017년(한국계 중국인) 2021년(한국계 중국인)
단독주택(다가구포함) 24.9 19.5 14.1
아파트 7.3 8.7 12.1
다세대주택 37.6 37.5 30.5
연립주택/빌라 20.0 33.6
오피스텔 5.4 6.4 4.7
호텔, 여관 등 숙박업소 3.1 - -
일터, 고시원, 쉼터 20.5 4.4 3.3
기타(주택 이외 거처 등) 0.8 3.4 1.8
없다 0.5 - -
전체 100.0 100 100

다음은 주거 점유 형태10)를 살펴보았다(표 4). 자가, 전세, 보증부 월세, 월세, 무상 및 기타 등의 항목으로 설문한 결과 2015년 보증부 월세 43.3%, 월세 33.3%, 전세 14.7%, 무상 및 기타 6.3%, 자가 2.4%로 응답했다. 2021년 보증부 월세 57.2%, 전세 12.9%, 월세 11.5%, 자가 10.9%, 무상 및 기타 7.4%로 응답했다. 2015년, 2021년 모두 보증부 월세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월세와 전세의 비율은 거의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자가 비율의 증가이다. 이주자에게 주거지 확보는 이주지 적응과 영구적인 정착에 매우 중요한 핵심 요소이다(백일순, 2018: 371). 6년 동안 자가의 비율이 2%에서 11%로 증가하였으며 경제적 성장 및 한국 사회 정착의 추세를 볼 수 있다.

표 4.
구분 2012년(중국/문항 신설) 2017년(한국계 중국인) 2021년(한국계 중국인)
자가 5.2 8.1 10.9
전세 19.4 13.8 12.9
보증부 월세 34.9 67.4 57.2
월세 35.9 7.0 11.5
무상 및 기타 4.6 3.9 7.4
전체 100.0 100.0 100.0

종합해보면 사회적 맥락에 따라 노동력의 유입을 위해 재외동포법 제정 및 방문취업제가 도입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합법적인 자격으로 이주하는 조선족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 및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2010년 이후 한국의 제1차 노동시장의 다양한 분야에 편입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재한 조선족 사회가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3. 재한 조선족의 장소 만들기(place-making) 전략의 변화

이동통치에 적응, 생존 혹은 저항하는 초국적 이주자들의 공간전략은 반복된 이주와 장소 만들기이다(신혜란, 2017). 국가의 이동통치 논리를 개인이 내면화하여 이를 이데올로기나 상식으로 받아들여 통치 의도가 일상을 통한 실천으로 나타날 때 이동통치에 적응 혹은 순응한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국가가 개인의 이동을 통제할 때 개인은 여행, 교류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되며, 거리 두기나 혼밥, 모임 자제 등의 행동을 바람직하게 보는 경우도 이동통치에 순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장소를 생산, 점유, 변형하는 모든 장소 만들기(place-making)는 정치적 행위로 개인・집단의 능동성, 주체성이 더욱 강조된 행위이다. 특히 이주민과 같이 주류 사회에서 배제된 집단인 일명 ‘불안계급(precariat)’의 장소 만들기(place-making)는 심리적 안정감, 자기 정체성을 찾기도 하며 국가의 이동통치에 저항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들의 장소 만들기는 주로 이주자 밀집지역으로 나타난다. 이들은 문화와 정서, 정체성을 유지하며 일상 실천이 가능한 공간의 점유를 통해 계급적 실천을 나타낸다(신혜란, 2017). 박우(2017)는 재한 조선족 사회의 분화 과정에서 ‘집거지 사업가’ 출현에 주목하며 재한 조선족의 정체성이 국가의 규정에 수동적으로만 반응하면서 내면화한다기보다 능동적으로 모순되는 지점과 충돌 및 협상,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본 장에서는 위의 선행연구와 같이 재한 조선족이 한국 사회에 장기간 정착한 것을 토대로 장소 만들기 전략이 불안계급의 저항적 주체에서 점차 장소 만들기의 능동적인 주체이며 권력을 드러내는 주체가 되어가는 현상에 주목함으로써 그들이 이동통치에 대항하는 것에서 적응하는 것으로 전략이 변모함을 말하고자 한다. 특히 이주자들의 능동적 장소 만들기 전략 중 하나로 부동산 ‘매매’가 될 수 있음을 주장하며 대법원 등기자료 중 외국인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 분석을 통해 이들의 능동적 장소 만들기 전략을 파악한다. 백일순(2018)은 외국인 이주민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이주국 주택시장을 구성하는 ‘적극적인 행위자’이자 ‘새로운 소비자’로 접근해야함을 주장하였다. 특히 재한 조선족 집중거주지는 조선족을 대상으로 하는 주택 시장이 형성되어있으며, 주택 구매가 가능한 소비집단인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들의 주거 밀집지가 분산, 확장됨을 밝혔다.

이 외 국내 조선족 집중거주지의 확산과 분화과정을 규명하는 연구들은 이주 경로를 분석하여 경기도 수원, 안산시, 시흥시까지 확산 되었음을 발혔다. 특히 이정현・정수열(2022)은 국내 조선족 집중거주지의 성격 및 유형을 원형(가리봉동), 확장형(대림동), 재입지형(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및 매산동)으로 분류하여 성장 및 분화과정을 분석하였으며, 각 집중거주지로 직행 이주 경로 발달이 집중거주지 성장의 동인임을 밝혔다. 이자원・김혜진(2017)은 서남권에 거주하는 재한 조선족의 이주 경로를 분석하여 경기도 내 안산시 단원구와 시흥시로 재이주함을 밝혔다. 위 선행연구와 본 연구는 각각 다양한 분석 방법을 통해 재한 조선족 집중거주지의 확산 및 분화과정을 규명함으로써 새로운 조선족 집중거주지역을 분석하는데 상호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표적인 조선족 밀집지역은 서울 가리봉동, 대림2동, 자양4동이며 최근에는 경기도 시흥시, 부천시, 안산시 등 수도권으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들의 집중거주지가 공간적으로 확산되어 가는 것은 재한 조선족이 한국 사회에서의 정착과 함께 지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리 잡음을 뜻한다. 가리봉동은 1990년대 중반에 형성되어 2002년부터 점차 활성화되었다. 이 시기는 앞서 살펴보았듯 ‘조선족 1세대’로 대표되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인 불안계급의 이주시기로 저렴 주택이 위치한 가리봉동이 이들의 정착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과거 구로공단의 노동자들을 위한 쪽방이 밀집해있는 가리봉동이 저렴한 임대료와 더불어 일자리 수요까지 충족할 수 있는 지역으로 가장 먼저 조선족의 집중거주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대림동은 대림2동을 중심으로 2000년 초에 형성되어 2005년 후부터 활성화되었다. 가리봉동의 재개발 이슈와 더불어 본격적으로 재한 조선족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게 된 시기로 조선족의 이주가 급증하던 시기이다. 대림동은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과 대림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교통 접근성을 기반으로 일자리 수요와 저렴한 주거 수요를 충족시켜 국내 조선족 집중거주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대림동은 재한 조선족 사회의 가장 중요한 집중거주지로 이들에게 플랫폼과 같은 곳이다. 대림동에 장기체류하는 조선족이 늘어나면서 주거지와 상권이 발전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집중거주지 사업가 집단이 출현하였다. 또한, 자본을 축적한 조선족이 지속적으로 대림동에 투자하면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이는 불안계급의 장소 만들기에서 시작하여 점차 능동적인 주체로 장소 만들기 전략을 실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인들의 부동산 매매 추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인 중 중국 국적의 외국인이 어느 지역의 부동산을 많이 거래하는지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외국인 국적별) 자료를 통해 분석한 결과, 조선족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매매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반적인 동향 파악을 위해 전국 시도별 2010년~2021년 중국인 소유권 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에는 서울보다 경기도와 인천에서 더 많은 부동산 매매가 일어남을 알 수 있다(그림 2). 경기도, 인천광역시, 서울특별시시, 충청남도, 충청북도 순으로 중국인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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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전국 시도별 중국인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2010-2021) (좌: 시계열, 우: 누적 건수) (출처: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외국인 국적별))

가장 많은 부동산 매매가 이뤄지는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를 중심으로 시・군・구 단위를 살펴보면 재한 조선족의 집중거주지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짐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 중국인 부동산 매매 총 누적 건수(2010년~2021년) 중 상위 20개의 시군구를 살펴보면 기존 가장 대표적인 조선족 집중거주지라 여겨지는 서울시 구로구는 5위, 서울시 금천구는 8위, 서울시 영등포구는 15위에 그친다(표 5). 오히려 뒤늦게 조선족 집중거주지로 주목받는 경기도 부천시가 압도적 1위로 부동산 매매가 집중되어 있으며, 뒤이어 인천광역시 부평구가 2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표 5.

수도권 시군구별 중국인 부동산 매매 총 누적 건수 상위 20개 지역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외국인 국적별) 2010년~2021년)

순위 지역명 중국인 부동산
매수인(누적, 명)
순위 지역명 중국인 부동산
매수인(누적, 명)
1 경기도 부천시 6,764 11 경기도 평택시 1,336
2 인천광역시 부평구 5,593 12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1,184
3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3,458 13 경기도 김포시 1,104
4 경기도 시흥시 2,911 14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1,031
5 서울특별시 구로구 2,260 15 경기도 오산시 1,017
6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1,602 16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999
7 경기도 화성시 1,539 17 인천광역시 서구 984
8 인천광역시 남동구 1,508 18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707
9 서울특별시 금천구 1,479 19 서울특별시 강서구 701
10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1,477 20 경기도 광주시/
인천광역시 중구
587

기존의 재한 조선족 집중거주지로 알려진 서울시 구로구 가리봉동, 영등포구 대림동, 광진구 자양동보다 경기도 부천시, 인천광역시 부평구, 경기도 시흥시,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등이 재한 조선족의 새로운 집중거주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에서 각각 중국인이 부동산을 많이 매매한 상위 3개 지역을 대상으로 2010년과 2021년 집합건물 중국인 매수인 수를 비교하였다(그림 3). 추세선을 기준으로 1) 추세선 상에 인접한 지역은 평균치에 근접하여 성장하는 지역, 2) 추세선 아래 위치한 지역은 하락하는 지역, 3) 추세선 위에 위치한 지역은 성장 중인 지역으로 분류하여 지역의 성장세를 살펴보았다.

https://cdn.apub.kr/journalsite/sites/geo/2022-057-05/N013570503/images/geo_57_05_03_F3.jpg
그림 3.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중국인 부동산 매매 상위 3개 지역 변화(2010년, 2021년) (출처: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외국인 국적별) 2010년, 2021년)

추세선 상에 인접한 경기도 시흥시, 인천시 남동구는 중국인의 부동산 매매 증가가 평균치에 근접하여 성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추세선보다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시 구로구, 서울시 영등포구, 인천시 미추홀구,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는 평균치 미만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서울시 구로구와 영등포구는 가장 대표적인 핵심 집적지임에도 불구하고 하락세에 들어서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경기도 부천시의 성장세는 매우 두드러지게 보인다. 추세선 위의 경기도 부천시, 인천시 부평구는 다른 지역과 상이한 분포를 보이며 새로운 집중거주지로 성장하고 있다. 서울시 금천구도 평균치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위의 두 지역에 비해서 규모와 성장세가 저조한 편이다.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각 상위 3개 지역을 시계열로 살펴보면, 경기도 부천시는 2015년부터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하여 2018년까지 매매가 지속적으로 전년 대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표 6). 경기도 부천시는 2018년부터 매년 1,000여 건 이상의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며 활발한 장소 만들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도 2015년 크게 성장하여 2017년까지 전년 대비 증가 추세를 보이며, 인천시 미추홀구도 2015년부터 부동산 매매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 수도권의 재한 조선족 집중거주지는 주로 2015년을 기점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재한 조선족의 장소 만들기 전략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면서 집중거주지 공간의 위상 변화가 약 2015년부터 점차 시작된 것으로 해석하고자 한다.

표 6.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상위 3개 지역 중국인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2010년~2021년)

연도
지역명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경기도 부천시 11 24 42 56 75 236 533 902 1,327 1,109 1,313 1,136
인천시 부평구 6 20 24 57 108 232 593 1,025 904 1,006 781 837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10 21 43 94 194 237 312 457 521 536 672 361
경기도 시흥시 6 17 21 34 50 131 189 301 553 544 642 423
서울시 구로구 5 23 16 51 94 201 388 395 366 282 251 188
인천시 미추홀구 7 13 20 16 23 68 159 187 279 181 315 334
인천시 남동구 5 13 13 20 38 72 96 176 322 196 223 334
서울시 금천구 1 5 17 19 65 174 250 242 172 181 170 183
서울시 영등포구 6 11 11 26 53 109 175 119 164 110 117 130

출처: 대법원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외국인 국적별) 2010년~2021년

4. 결론

본 연구는 한국에서 20년 이상 거주 및 유입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분화를 지속한 조선족의 실정을 반영하여, 이들을 더는 ‘불안계급’의 단일한 특성을 가진 이주민이 아니라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어 한국의 다문화사회에 자리 잡고 있는 주체로서 살펴보았다. 특히 재한 조선족 집중거주지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주택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짐을 주목하여 이들의 장소 만들기가 불안계급의 저항적 의미에서 점차 능동성과 이들의 권력을 드러내는 행위로 해석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세 가지 함의를 가진다. 첫째, 국가의 이동통치에 적응, 대응함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 분화된 지위를 가진 재한 조선족이 출현하였고, 재한 조선족의 사회는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함에 따라 이들은 잠시 거쳐가는 이주민이 아닌 한국 다문화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음을 밝힌다. 둘째, 이들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다각화됨에 따라 장소 만들기 전략 또한 능동적 소비자의 형태로 변화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재한 조선족 집중거주지 중심으로 중국인들의 주택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짐을 주목하여 이들의 장소 만들기가 불안계급의 저항적 의미에서 점차 능동성과 이들의 권력을 드러내는 행위로 해석하였다. 셋째, 대법원 등기자료를 활용해 이들의 부동산 매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국내 대표적 조선족 집중거주지인 가리봉동과 대림동을 대체하여 경기도 시흥시, 경기도 부천시, 인천시 부평구 등의 새로운 조선족 중심지를 탐색한 점이 본 연구의 새로운 의의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재한 조선족의 집중거주지로 주목받았던 서울 남서부지역에서 벗어나 경기도 부천시, 인천시 지역에서 훨씬 압도적으로 높은 중국인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의 조선족 집중거주지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중심지로 주목해야 함을 의미한다. 다만, 재한 조선족의 사회경제적 분화와 이들의 집중거주지 분화를 체계적으로 매칭하지 못한 한계가 있으므로, 다음 후속연구에서 이를 보완하여 재한 조선족의 공간 전략을 더 입체적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또한, 사회경제적 엘리트 재한 조선족 중 오히려 심리적으로 집중거주지를 피하며 한국 사회에 동화되기를 바라는 개인도 존재함에 대한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 사회에는 중국동포 엘리트들도 많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기업인들도 많다. 이들이 바라보는 대림동은 어떨까? 이 점에 대해서 어느 한중단체 수석부회장은 여러 사람을 만나 대림동에서 모임을 갖자고 제의해 보았지만 슬슬 피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림동에서 모임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11)

이는 이영아(2021)의 연구결과처럼 재한 조선족의 체류는 안정적으로 변화했으나, 조선족 밀집지역에 대한 사회적 갈등과 혐오가 증가하여 부정적 인식이 크게 표출됨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유추할 수 있다. 김원영・김보람(2019)의 연구에서도 재한 고학력 조선족의 정체성에 대해 중간적인 입장으로 불안정한 정체성이 있음을 언급하였다. 양국에 모두 속해 있으면서도 속해 있지 않은 듯한 애매한 정체성으로 제3의 정체성 선호로 귀결됨을 밝혔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 사회경제적으로 성공한 조선족 엘리트의 경우 집단적 장소 만들기에 동참하기보다 개인이 선택하는 소극적 이주를 실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추후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공간전략을 분석하는 것으로 과제를 남긴다.

본 연구는 재한 조선족의 ‘국내 이주의 역사’가 이동통치의 변화와 이들의 장소 만들기 전략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분화되는 현상을 규명함으로써 재한 조선족에 대한 심층적 논의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추후 미비점을 보완하여 재한 조선족의 공간전략을 보다 더 입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 1) 집합건물: 구분소유가 가능한 건물로 아파트, 다세대, 연립주택, 상업용건물 포함, 건물: 집합건물과 달리 건물 전체의 소유자가 변동되는 경우로 단독주택, 소형 빌딩 포함, 토지: 부속건축물이 없는 토지

[3] 2) 재한 조선족의 이주를 세대별로 구분하기도 한다. 구한말, 일제강점기 때 한반도에서 만주로 넘어간 동포가 조선족 1세대라면, 해방 직후 국경이 닫히면서 1세대가 머물며 살다가 조선족 2세대로 일컫어지는 세대가 태어났다. 조선족 2세대는 1992년 한중수교 전후로 일자리를 찾아 입국한 세대다. 문화대혁명 영향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남성은 주로 제조업, 건설업, 음식점에 취업했으며 여성은 음식점, 제조업, 간병인 등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특징을 보인다.

[4] 3) 조선족 3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부유한 성장기를 보내며 한국어, 중국어 모두 교육을 받아 이중언어라는 자원을 갖고 있으며, 부모의 초청이나 유학, 취직으로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초기에는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자영업, 무역업으로 성공하면서 중산층으로 분화된 경향을 보인다.

[5] 4) 이들의 조선족 3세대의 자녀들로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혹은 ‘중도 입국 자녀’로 중국에서 뒤늦게 들어온 자녀들로 ‘조선족 4세대’로 일컬어진다.

[6] 5) 외국인 대상 도시정책지표 조사는 2009년부터 시행되었다.

[7] 6) 본 문항은 2015년부터 문항이 신설되어 6년 사이의 변화를 비교하였다.

[8] 7) 출처: 서울특별시,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정보」(2015년, 2021년) 외국인조사 중 한국계 중국인 데이터 가공

[9] 8) 출처: 상동

[10] 9) 출처: 서울특별시,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정보」(2009년, 2015년, 2021년) 외국인조사 중 한국계 중국인 데이터 가공

[11] 10) 출처: 서울특별시, 「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정보」(2015년, 2021년) 외국인조사 중 한국계 중국인 데이터 가공

[12] 11) 출처: 한중미래재단 좌담회, 제2부 대림동은 중국동포들에게 어떤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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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 정보, https://data.seoul.go.kr › dat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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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https://kosi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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