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 이론적 검토
1) 기술진보에 따라 확대되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
2)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지역적 맥락
3. 연구방법
1) 연구의 범위
2) 변수설정 및 측정
4. 실증분석
1) 기술통계분석 결과
2)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대한 탐색적 공간자료분석 결과
3)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의 관계에 대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5. 논의 및 결론
1. 서론
기술진보(technological progress)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오래전부터 주목받았다. 이는 기술혁신(technological innovation)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기인한 것이었다. 일례로 16세기 말 영국에서 윌리엄 리(William Lee)가 스타킹 편물기(編物機)를 발명하였으나(Earnshaw, 1987), 당시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1세는 가내수공업자의 대량 실직을 우려하여 특허를 거부한 바 있다(Acemoglu and Robinson, 2012). 19세기 산업혁명에는 기술진보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었다. 폭발적인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제조 공정이 등장하였고 수많은 직업이 사라졌다. 하지만 노동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고, 이는 진보한 기술이 대체하는 일자리의 규모를 압도하였다. 따라서 당시에는 기술진보에 따른 일자리 대체(job replacement)가 지금만큼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았다.
최근 주요 경제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줄어들어 노동시장의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기술진보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들 정부 당국은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 상황에서 기술진보로 인한 일자리 대체 폭이 얼마나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다가 컴퓨터 기반의 자동화,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등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첨단기술은 빅데이터(big data)와 접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 기술의 범용적 활용은 과거에는 대체 불가능하였던 직무와 직업마저 대체하고 있다. 요컨대 만성화한 일자리 부족과 파괴적인 기술혁신으로 인하여, 과거와 달리 경제성장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보다 기술진보로 대체되는 일자리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게 된 것이다(Rotman, 2013).
이러한 논의를 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4IR)에 국한하면 전망은 엇갈린다. 비관론자들은 2015년부터 5년간 전 세계 일자리가 약 500만 개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였다(World Economic Forum, 2016). 실제 이러한 일자리 감소는 공장의 자동화에 따른 인력 감축의 형태로 나타난 바 있다. 반면 낙관론자들은 서유럽 내에서만 2035년까지 약 140만 개의 일자리가 순증(純增)할 것으로 예상하였다(Roland Berger, 2016). 이는 기술진보가 단기적으로는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그 규모는 감소분보다 더 클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시점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나라의 지역일자리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연구질문에 대하여 고찰할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나라의 지역일자리는 대체될 것인가 지속할 것인가?
2010년 이후 고용, 노동 및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진보와 일자리 대체의 관계를 다룬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어왔다. 그러나 국내외 선행연구의 공통적인 한계점은 지역적 맥락(regional context)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지역별로 산업구조적 특성,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상이하다는 점을 도외시한 채 기술진보에 따른 지역일자리의 변화를 포괄적으로 분석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 특성에 따라 기술진보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차별적이라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고려한 연구설계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시군구를 공간적 단위로 하여 지역 특성이 기술진보에 따른 일자리 대체 가능성(likelihood of job replacement)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였다. 구체적으로 기술진보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지역적으로 다른지, 차이가 있다면 어떠한 지역 특성 때문에 그러한지 분석하였다. 저자들은 우선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기술진보로 인한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개념을 조작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측정하였다. 실증분석에서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의 산업구조적 특성,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실증분석의 결과를 토대로 증거 기반의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며 마무리하였다.
2. 이론적 검토
1) 기술진보에 따라 확대되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
기술진보에 따라 자동화가 가능하고, 자동화 비용이 노동 비용보다 저렴하면 그 직무는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기술진보는 주로 어떠한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Autor et al.(2003)은 업무 특성에 따라 일자리를 유형화하여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살펴보았다(표 1). 업무 특성은 두 개의 축에 의해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명시적 규칙의 여부로, 정형화된(routine) 업무와 비정형화된(non-routine) 업무로 구분할 수 있다. 다음은 업무의 성격으로, 분석적이고 상호작용적인(analytic and interactive) 업무와 단순(manual) 업무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에 따르면 정형화된 업무는 그 성격과 관계없이 대체 가능성이 높았다. 대표적으로 은행 창구 서비스, 과일 수확 및 분류 등이 이에 해당한다. 비정형화된 업무의 경우, 전반적으로 대체 가능성이 낮았으나 그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단순 업무인 건물 위생 관리, 트럭 운전 등은 제한적인 대체 가능성을 갖거나 다소 상호보완적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의학적 진단, 법문서 작성과 같이 분석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업무는 강력한 상호보완성을 가지기 때문에 대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표 1.
업무 특성에 따른 유형화와 일자리 대체 가능성
출처: Autor et al.(2003)을 기반으로 재구성
최근에는 정형화된 업무에 국한하지 않는 전방위적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다(Brynjolfsson and McAfee, 2011). 이에 업무 특성에 따른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판도가 달라지고 있다. Autor et al.(2003)의 예상과 달리 자율주행 기술의 등장은 트럭 운전의 대체 가능성을 높였다.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비정형 정보의 신속한 처리가 가능해지면서 분석적이고 상호작용적인 업무의 대체도 확산하고 있다. 게다가 직관적(intuitive), 공감적(empathetic)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인지적인 영역의 일자리 대체도 이루어지고 있다(Huang and Rust, 2018).
Frey and Osborne(2017)은 미국의 직업정보프로그램 O*NET(Occupational Information Network) 자료를 활용하여 기술진보에 따라 확대되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전문가 인터뷰와 가우스 과정 분류(Gaussian processes classification)를 통하여 700여 개 직업의 대체 가능성을 추정한 결과, 대체 가능성이 70%를 상회하는 대체 고위험군 직종의 비율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김세움(2015)은 Frey and Osborne(2017)의 분석틀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현황을 진단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대체 가능성이 70%를 넘는 대체 고위험군 직종의 비율이 5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접근법에 대한 비판이 없지는 않으나1), 본 연구의 핵심 개념인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자의성을 배제하고자 저자들 역시 Frey and Osborne(2017)의 분석틀을 응용하였다.
2)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지역적 맥락
일자리 대체 관련 연구에서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기 힘든 현실적 이유는 지역 단위의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일 것이다. Frey and Osborne(2017)이 활용한 O*NET 자료는 국가 단위로 구축되어 있으며, 이와 유사한 우리나라의 한국직업정보시스템(Korean Network for Occupations and Workers, KNOW) 재직자조사 자료 역시 국가 수준의 통계이다. 그럼에도 일부 연구자들은 지역적 맥락을 반영한 실증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Autor and Dorn(2013)은 공간균형모형(spatial equilibrium model)을 활용하여 미국의 지역노동시장의 일자리를 분석하였다. 이들은 분석을 통하여 지역적으로 발생하는 고용 양극화(employment polarization)2)와 임금 양극화(wage polarization)를 확인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민영 등(2017)가 지역노동시장권을 공간적 분석 단위로 하여 자동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중간일자리 감소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자동화 기술은 국가 전체의 일자리 구조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지역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Acemoglu and Restrepo(2020)는 미국에서 통근권별로 지역일자리를 분석하여, 산업용 로봇의 활용이 지역노동시장의 고용과 임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들 연구는 전국이 아닌 지역을 분석의 공간적 단위로 삼았다는 성과가 있으나, 지역 특성을 반영하는 변수를 분석에 활용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기존의 연구는 여전히 지역적 맥락에 대한 실체적인 고려가 부족하다.
본 연구는 선행연구가 갖는 간극을 메우고자 지역의 산업구조적 특성과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변수화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산업구조적 특성은 지역의 산업구조와 직종구조 간 긴밀한 연계성을 고려하여 변수로 포함하였다. 산업구조는 고용 측면에서 지역의 경제적 성과, 종사자의 직종 특성 등과 커다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모영민・강명헌, 2015; 문동진 등, 2014; 박승규・김의준, 2009; 최기홍 등, 2014; Glaeser et al., 1992).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미국의 지역별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한 Frank et al.(2018), 유럽의 지역별 일자리 대체 취약성과 산업구조적 특성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Crowley et al.(2021) 등의 논의에 따라 변수로 포함하였다.
3. 연구방법
1) 연구의 범위
본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전국이다. 공간적 분석 단위는 직종 관련 자료의 구득 가능성을 고려하여 시군구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특・광역시 내 시군구, 특・광역시 외 시군구 등을 하위집단으로 각각 구성하여 전체 시군구와 함께 세 개의 모형을 추정하였다. 이는 대도시와 중소도시의 차이를 비교분석하기 위함이다.
본 연구의 시간적 범위는 2005년, 2015년 두 시점이다. 2005년은 21세기에 접어들며 Autor et al.(2003) 등 정보화 혁명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논의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시점이고, 2015년은 이러한 흐름에 따른 변화를 살펴볼 수 있을 만큼의 시간이 지난 이후의 시점이다. 한편 두 시점 간 시군구 일치성을 고려하여 특・광역시 내 구(區)는 별도로 포함하되 광역도의 시 내 구는 시 단위로 묶어서 측정하였다.
2) 변수설정 및 측정
(1) 종속변수: 일자리 대체 가능성
본 연구에서는 핵심 개념인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직접적, 간접적 두 방식으로 정의하고 측정함으로써, 분석결과의 강건성(robustness)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①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
Frey and Osborne(2017)이 제시한 700여 개의 일자리별 대체 확률을 한국표준직업분류(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Occupations, KSCO)와 매칭하여 직종별 대체 확률을 구하고3) 이를 각 지역의 직종별 종사자 수 비율과 곱하는 가중평균의 형태로 계산하였다(식 1).
여기서 는 지역 의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 은 직종 의 개별적인 대체 확률, 은 지역 내 직종 의 종사자 수 비율을 의미한다.
②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
Crowley et al.(2021)에서와 같이 전체 종사자 수 대비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종 종사자 수 비율로 계산하였다(식 2, 식 3). 대체 고위험군 직종은 Frey and Osborne(2017)의 분류에 따랐다.
여기서 는 지역 내 대체 고위험군 직종 전체 종사자 수, 는 지역 내 대체 고위험군 직종 의 종사자 수, 는 지역 의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 는 지역 내 전체 종사자 수를 의미한다.
(2) 독립변수: 지역 특성
① 산업구조적 특성
제조업 비율은 전국사업체조사를 활용하여 지역별 총종사자 수 중 산업대분류상 제조업 종사자 수의 비율로 측정하였다. 세부 분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장석인 등, 2017), 제조업은 대체로 신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크다(Novakova, 2020). Ronald Berger(2016)는 인더스트리 4.0(Industrie 4.0)4)의 추진에 따라 2035년까지 서유럽에서만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가 500만 개 가까이 순감(純減)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따라서 저자들은 제조업 비율이 지역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정(+)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 다양성은 산업 부문의 종사자 수 비율을 활용한 엔트로피(entropy) 지수로 계산한다(식 4). 따라서 지역 내 각 산업 부문의 종사자 수가 비슷할수록 큰 값이 산출된다. 산업 다양성이 지역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서는 상반된 가정을 할 수 있다. 만약 대체 가능한 직종으로 구성된 특정 산업 부문에 과도한 집중이 이루어져 있는 경우, 높은 산업 다양성은 지역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줄일 것이다. 실제 류수열 등(2014)이 허핀달-허쉬만지수(Herfindahl–Hirschman index, HHI)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산업 다양성이 지역의 실업률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기술진보로 인한 일자리 대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현상을 고려할 때, 산업 다양성이 높으면 지역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이 경우 대체 가능성이 높은 산업 부문을 포함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산업구조가 단순한 농촌보다 오히려 다양한 산업이 분포하는 대도시에서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높다는 데 따른 가정이다. 물론 이러한 가정이 병존하는 것은 기술혁신에 의한 일자리 변화가 지역별 직종 분포 구조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나기(임보영・마강래, 2020) 때문일 수 있다.
여기서 는 산업 부문 의 종사자 수 비율을 의미한다.
② 인구통계학적 특성
고령화 수준은 6세 이상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로 측정하였다. 고령화 수준은 지역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부(-)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의 경우 대체 가능한 인력 자체가 과소(寡少)하며, 고령 인구가 여전히 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경우 이들은 진보한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종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가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 수준은 6세 이상 전체 인구 대비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수의 비율로 계산하였다. 성재민(2014)에 따르면 성별 차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추상적인 업무가 많을수록 고학력자의 비율이 높고, 반복적인 업무가 많을수록 저학력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cemoglu and Autor(2011)는 자동화의 진전으로 정형화된 노동의 수요가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고학력자는 기술진보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종에 종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교육 수준 역시 지역의 전반적인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부(-)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류수열 등(2013), 문동진(2018), 문동진・홍준현(2015) 등에 따르면 인구 규모는 산업 다양성과 연계하여 지역의 경제 성장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따라서 여타 지역 특성의 영향을 엄밀하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구 규모가 갖는 고유의 효과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인구 규모가 갖는 비정규성(non-normality)을 고려하여 자연상수 e를 밑으로 하는 로그변환을 하고 이를 변수로 포함하였다.
3) 모형 명세화
본 연구는 실증분석에 다중회귀모형을 활용하였다. 다중회귀분석은 종속변수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명시적으로 통제하므로 사회적 현상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Wooldridge, 2015). 하지만 공간적 분석에서는 지리적 인접성에 따른 상호작용의 가능성이 있으므로(Anselin, 1988; Hong, 2015) 안정적 단위별 처치 값 가정(stable unit treatment value assumption, SUTVA; Rubin, 1974, 1980)이 위반될 수 있다(Kolak and Anselin, 2020). 이 경우 공간계량경제모형을 활용하여야 마땅하나(Anselin, 2003; Anselin and Rey, 2014), 우리나라 시군구 자료의 관측치는 230여 개에 불과하여 이를 실행할 수 없었다. 앞서 설정한 변수에 더하여 공간과 관련한 모수를 추가로 포함하는 공간지연모형(spatial lag model, SLM) 또는 공간오차모형(spatial error model, SEM) 등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추정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본 연구는 <식 5>와 같이 다중회귀모형을 명세화하였다.
여기서 은 종속변수인 직접적,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 는 독립변수인 지역 특성, 는 절편, 는 회귀계수, 는 오차항을 의미한다.
4. 실증분석
1) 기술통계분석 결과
변수의 기술통계량은 표 2와 같다. 2005년의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평균은 58.13%,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45.53%로 나타났으며, 2015년의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평균은 56.10%,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44.94%로 나타났다. 작은 변화가 있었으나 이는 2005년과 2015년 사이에 이루어진 한국표준직업분류의 개정에 따른 것일 수 있으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독립변수에서는 산업구조적 특성 중 제조업 비율이 2005년 19.94%에서 2015년 14.31%로 감소한 것, 인구통계학적 특성 중 고령화 수준이 2005년 14.60%에서 2015년 18.83%로 증가한 것, 교육 수준이 2005년 16.56%에서 2015년 23.43%로 증가한 것이 특기할 만하다.
표 2.
기술통계량
2)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대한 탐색적 공간자료분석 결과
2005년의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수도권 지역과 대전,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 광역시 그리고 충북 지역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북, 경남, 전북 등 내륙에 위치한 인구과소지역에서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관찰되었다(그림 1).
2015년의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전반적으로 2005년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다만 강원에서는 일부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높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수도권 남부 지역과 경부축에 가까이 위치한 충북, 충남 내 일부 지역에서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소폭 증가하였다(그림 2).
2005년의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수도권 및 인접 지역 그리고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 광역시에서 높았다. 반면 경북, 전북 등 내륙의 인구과소지역과 전남 해안지역에서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 흥미로운 점은 같은 남해안에서도 중화학 공업이 발달한 남동임해공업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그 외의 지역에서는 낮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나타났다는 것이다(그림 3).
2015년의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전반적으로 2005년과 유사하게 관찰되었다. 다만 서울과 연접한 수도권 지역에서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소폭 감소하였다(그림 4).
3)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의 관계에 대한 다중회귀분석 결과
(1)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의 관계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 간 관계를 살펴본 결과(표 3), 2005년에는 전체 시군구 모형을 기준으로 유의수준 0.05에서 산업 다양성(-), 고령화 수준(-), 교육 수준(-)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다. 이러한 관계가 특・광역시 외 시군구 모형에서는 유지되었으나, 특・광역시 내 시군구 모형에서는 산업 다양성이 오히려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전체 시군구 모형에서는 유의하지 않았던 제조업 비율이 특・광역시 내 시군구 모형에서는 유의수준 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는 전체 시군구 모형을 기준으로 유의수준 0.01에서 제조업 비율(-), 고령화 수준(-), 교육 수준(-)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다. 2005년과 달리 산업 다양성은 유의미하지 않은 변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지역적 맥락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게 발견되지 않았다.
(2)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의 관계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 간 관계를 살펴본 결과(표 4), 2005년에는 전체 시군구 모형을 기준으로 유의수준 0.01에서 고령화 수준(-), 교육 수준(-)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다. 이러한 관계는 대체로 지역적 맥락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만 특・광역시 내 시군구 모형에서는 제조업 비율이 유의수준 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의 영향을, 특・광역시 외 시군구 모형에서는 인구 규모가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
직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 간 관계 분석 결과
| 변수 | 2005년 | 2015년 | |||||||||||
|
전체 시군구 (N=232) |
특・광역시 내 시군구(N=74) |
특・광역시 외 시군구(N=158) |
전체 시군구 (N=229) |
특・광역시 내 시군구(N=75) |
특・광역시 외 시군구(N=154) | ||||||||
| b | SE | b | SE | b | SE | b | SE | b | SE | b | SE | ||
|
산업 구조적 특성 | 제조업 비율 | -0.016 | 0.021 | -0.087*** | 0.028 | 0.012 | 0.024 | -0.068*** | 0.025 | -0.084** | 0.035 | -0.020 | 0.026 |
| 산업 다양성 | -2.328** | 1.169 | 3.479** | 1.601 | -2.484 | 1.519 | -1.460 | 1.135 | 1.325 | 1.727 | 0.662 | 1.300 | |
|
인구 통계 학적 특성 | 고령화 수준 | -0.884*** | 0.063 | -0.598*** | 0.165 | -0.785*** | 0.075 | -1.088*** | 0.070 | -0.381** | 0.148 | -1.070*** | 0.073 |
| 교육 수준 | -0.328*** | 0.050 | -0.430*** | 0.048 | -0.357*** | 0.078 | -0.285*** | 0.050 | -0.409*** | 0.046 | -0.303*** | 0.070 | |
| 인구 규모 | 1.002* | 0.535 | -0.810 | 0.797 | 1.549** | 0.665 | 0.630 | 0.564 | -0.448 | 0.821 | 0.138 | 0.615 | |
| 절편 | 72.217*** | 5.735 | 79.672*** | 10.288 | 63.735*** | 6.399 | 81.532*** | 6.570 | 82.549*** | 11.792 | 78.580*** | 6.445 | |
| R2 | 0.71 | 0.59 | 0.71 | 0.77 | 0.58 | 0.82 | |||||||
표 4.
간접적 일자리 대체 가능성과 지역 특성 간 관계 분석 결과
| 변수 | 2005년 | 2015년 | |||||||||||
|
전체 시군구 (N=232) |
특・광역시 내 시군구(N=74) |
특・광역시 외 시군구(N=158) |
전체 시군구 (N=229) |
특・광역시 내 시군구(N=75) |
특・광역시 외 시군구(N=154) | ||||||||
| b | SE | b | SE | b | SE | b | SE | b | SE | b | SE | ||
|
산업 구조적 특성 | 제조업 비율 | -0.049 | 0.034 | -0.168*** | 0.055 | 0.004 | 0.034 | -0.034 | 0.035 | -0.095* | 0.055 | 0.036 | 0.035 |
| 산업 다양성 | -3.043 | 1.929 | 5.796* | 3.145 | -3.041 | 2.198 | -3.794** | 1.575 | 1.525 | 2.726 | -0.897 | 1.703 | |
|
인구 통계 학적 특성 | 고령화 수준 | -1.764*** | 0.104 | -1.089*** | 0.325 | -1.555*** | 0.108 | -1.143*** | 0.097 | -0.440* | 0.234 | -1.083*** | 0.096 |
| 교육 수준 | -0.499*** | 0.082 | -0.700*** | 0.095 | -0.524*** | 0.112 | -0.487*** | 0.069 | -0.681*** | 0.072 | -0.515*** | 0.092 | |
| 인구 규모 | 0.993 | 0.883 | -2.188 | 1.566 | 2.075** | 0.962 | 3.329*** | 0.783 | 0.378 | 1.296 | 2.839*** | 0.806 | |
| 절편 | 78.253*** | 9.460 | 94.730*** | 20.208 | 60.016*** | 9.259 | 51.284*** | 9.115 | 71.330*** | 18.618 | 44.257*** | 8.441 | |
| R2 | 0.78 | 0.50 | 0.82 | 0.72 | 0.62 | 0.81 | |||||||
2015년에는 전체 시군구 모형을 기준으로 유의수준 0.05에서 산업 다양성(-)이, 유의수준 0.01에서 고령화 수준(-), 교육 수준(-), 인구 규모(+) 등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관계는 특・광역시 외 시군구 모형에서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특・광역시 내 시군구 모형에서는 교육 수준(-) 변수만이 유의미한 변수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3) 소결
표 5는 앞선 12개 모형의 추정 결과를 요약한 것으로, 유의수준 0.0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난 변수의 계수 부호만을 표현하였다. 이를 살펴보면, 고령화 수준과 교육 수준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의 영향을 일관되게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규모의 경우,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정의한 2015년을 제외하고는 특・광역시 외 시군구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산업 다양성은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제조업 비율은 대체로 특・광역시 내 시군구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자리 대체 가능성의 정의와 시점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5.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여 기술진보가 지역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하였다. 구체적으로 지역적으로 기술진보에 따른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차이가 있는지, 그러하다면 어떠한 요인이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식별하고, 이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였다. 실증분석의 요약과 논의는 다음과 같다.
산업구조적 특성 중 제조업 비율이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은 지역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특・광역시 내 시군구 모형에서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드러난 데 반하여, 특・광역시 외 시군구 모형에서는 유의미하지 않은 변수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구조가 고도화한 대도시의 제조업이 대체가 어려운 직종 특성을 띠게 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시군구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변수로 나타난 이유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로봇화5)가 이미 상당히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역산업 고도화와 지역일자리 정책은 특・광역시 여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산업 다양성은 대부분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고, 유의한 경우에도 계수의 방향이 일관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고도화된 기술혁신에 의한 일자리 변화는 지역별 직종 분포 구조에 따라 차별적으로 나타난다는 주장(임보영・마강래, 2020)에 근거를 더한다. 따라서 그간 우리나라가 주로 활용한 특화산업 육성 중심의 지역발전전략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지방투자촉진보조금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산업 부문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등의 대안을 통하여 지역산업의 다변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여야 한다.
인구통계학적 특성 중 고령화 수준은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부(-)의 영향을 일관되게 미치는 변수로 나타났다. 이는 저자들의 예상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최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진보는 숙련보완적(skill-complementary)이고 숙련편향적(skill-biased)이다(김시원, 2021). 이러한 신기술의 숙련도는 연공(年功)보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와 더 큰 관련이 있으므로(구한민・김갑성, 2021), 일자리 대체 가능성은 점점 고령화 수준과 정(+)의 관계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지역일자리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교육 수준 역시 일자리 대체 가능성에 부(-)의 영향을 일관적으로 미치는 변수로 드러났다. 이는 성재민(2014), Acemoglu and Autor(2011) 등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교육 수준이 높은 지역일수록 대체하기 어려운 직종, 추상적인 직무로 구성된 일자리가 많기 때문일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그간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던 전문직마저 대체 가능성이 높아진 현시점에서 정규교육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일자리 대체에 대응하기 힘들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과 관련한 지식, 기술의 습득을 돕는 현장 재교육이 필요하다. 정부는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구 규모는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정의한 2015년을 제외하고는 특・광역시 외 시군구 모형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특・광역시 내 시군구 모형에서는 유의미하지 않은 변수로 분석되었다. 산업구조적 특성을 통제하였을 때,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에서 인구 규모가 클수록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정책적 함의가 있다. 이는 지역적 맥락에 따른 인구 규모의 고유 효과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기 때문이다.
본 연구는 지역적 맥락을 고려하여 기술진보에 따른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하지만 지역 단위의 실증분석을 수행하였음에도 관측치가 230여 개의 시군구로 제한된다는 점 때문에, 공간적 효과(spatial effect)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모형을 구축하지 못 하였다. 또한 제조업 관련 변수를 대분류로 활용함으로써 중분류 또는 소분류 내 제조업의 특성 차이를 세부적으로 고려할 수 없었다. 향후 연구자들이 이를 고려한 연구를 수행하면 더욱 풍부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