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1) 하천 생태계 내 프로세스와 홍수 교란
2)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정량화
2. 연구 지역 및 방법
1) 연구 지역
2) 연구 방법
3. 연구 결과
1) 하도 형태별 지형, 수리적 속성 및 식생 변수의 통계적 특성과 상관관계 분석
2) 하도 형태에 따른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 비교
3) 하도 형태에 따른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구조 비교
4. 토의
1) 대규모 홍수의 발생과 하도 형태별 하천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
2) 정준상관분석의 가치
5. 결론
1. 서론
1) 하천 생태계 내 프로세스와 홍수 교란
하천 생태계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장이다(Corenblit et al., 2007; Corenblit et al., 2011). 하천 생태계를 구성하는 3가지 주요 요소로는 지형, 수리적 속성, 수변 식생을 들 수 있다(Corenblit et al., 2007; Gurnell et al., 2012; Corenblit et al., 2015). 먼저, 지형은 하도의 기하학적 특징을 비롯하여 수변 공간의 고도나 미지형적 특징 등을 포함한다. 특히, 직류와 곡류의 구분은 하도 형태를 유형화하는 대표적인 체계이다. 직류 구간과 곡류 구간이 반복적으로 분포하는 하천에서는 하도 형태에 따라 작동하는 프로세스가 뚜렷하게 구분된다. 수리적 속성은 물의 흐름으로 인해 나타나는 특징을 의미하며, 다양한 수리 변수를 통해 나타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수변 식생은 수변 공간에 존재하는 식생으로서 얼마나 많은 식생이, 얼마나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지와 관련될 수 있다. 하천 생태계의 지형, 수리적 속성, 수변 식생은 서로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 예를 들어, 하도 형태, 하상물질 등 수변 공간의 지형은 하천의 범람 및 수리적 속성, 그리고 주변 산지에서 기원한 퇴적물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이다. 수변 식생 또한 침식과 퇴적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쳐 하천 지형 형성에 기여한다. 다음으로, 하천수는 하도를 따라 흐르며, 수변 식생의 존재는 유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리적 속성도 지형 및 수변 식생과 별개로 볼 수 없다. 수변 식생 또한 수변 공간의 지형, 하천의 수리적 속성, 경쟁과 천이 등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따른 결과이다(Bendix and Hupp, 2000; Corenblit et al., 2008; Merritt et al., 2010; Gurnell et al., 2012).
지난 2020년 여름에는 한반도 전역에 걸쳐 집중 호우가 발생하였다. 특히, 섬진강 유역에서는 집중 호우가 홍수로 이어져 큰 피해가 나타났다. 유역 내 순창 관측소의 관측에 따르면, 8월 7일에서 8일까지 이틀 동안 연 강수량의 25% 정도인 515mm가 내렸고, 이는 500년 이상 주기의 강수로 기록되었다(이경훈 등, 2020). 홍수는 지형, 수리적 속성과 수변 식생 사이의 복합적인 상호작용 전반에 걸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강수가 증가하면 유량, 유속 등 하천의 수리적 속성이 변하며, 평상시와 다른 강한 유수의 작용을 매개로 하천 생태계에는 큰 변화가 나타난다.
그림 1은 하천의 지형, 수리적 속성과 식생 간의 상호작용을 나타낸 모델(Corenblit et al., 2007)에 홍수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다. 홍수의 발생은 하천 생태계의 다양한 프로세스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 먼저, 강수와 그에 따른 홍수의 발생은 지형・수리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 강수의 증가는 하천의 수리적 속성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때 하도 형태는 유수를 담는 그릇이나 틀로 기능한다. 하천이 범람하면 하천 운반 퇴적 물질의 퇴적, 하상 및 하천 주변 지형의 침식 등의 지형 변화가 나타난다. 수변 식생 또한 홍수로 인한 지형 및 수리적 속성 변화에 따른 영향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Osterkamp and Hupp, 2010). 그림 1의 모델은 생물지형학적 관점을 담고 있으며, 하천 경관에 영향을 미치는 능동적인 주체로 식생의 역할에 집중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하천 생태계에서 식생은 지형과 수리적 속성의 영향을 받아 결정된다. 그러나 수변 식생은 지형과 수리적 속성의 영향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Corenblit et al., 2008). 식생의 존재는 하천의 흐름에 저항으로 작용해 유속 등 수리적 속성에 영향을 미친다(이철호 등, 2021; Makaske et al., 2011). 또한, 부유 물질을 퇴적시키거나, 식생의 뿌리가 토양을 고정하는 등 지형 프로세스에도 영향을 미친다(Gurnell et al., 2001; Gurnell, 2014). 이처럼 홍수 발생 시의 하천의 지형 및 수리적 속성과 수변 식생은 단방향적(one-directional)인 것이 아니라 상호 간에 복합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
2)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정량화
생태계 프로세스를 정량화하는 것은 복잡한 자연 현상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Morisawa, 1988; Legendre and Legendre, 2012). 이를 위해서는 현장 조사, 원격탐사, 수치 모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주요 구성요소의 특징을 수치화해야 한다(Greig-Smith, 1983; Eberhardt and Thomas, 1991; Senf, 2022; Li et al., 2024). 이후 수치화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통계 분석이나 시뮬레이션 모델을 적용하여 그 관계를 도출하고 시각화할 수 있다. 생태계 프로세스의 정량화를 통해 상호작용의 강도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관찰, 비교, 예측이 가능해진다(Wootton and Emmerson, 2005; Kim et al., 2015; Kim and Kupfer, 2016). 나아가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에 따른 변화를 확인하고 평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복잡한 생태계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것은 생태계 관리나 정책 결정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필수이다(Christensen et al., 1996).
특히, 서식처 환경과 생물 사이의 단방향적 관계를 넘어, 생물과 경관 사이의 양방향(bidirectional) 프로세스를 강조하는 생물지형학적 측면에서 그 상호작용을 수치화하는 것은 더욱 의미가 있다. 생물지형학적 관점에서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것은 환경이 생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관점에 더하여, 생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려는 시도로부터 시작한다(김대현, 2021; Viles, 1988; Wright and Jones, 2006). 다음으로는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공간적 맥락의 차이를 고려하여, 시스템의 주요 구성요소가 생물지형학적 지형 경관을 형성하는 프로세스를 구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Phillips, 2009; 2016). 마지막으로는 생물지형학적 지형 경관이 다시 생태계에 존재하는 프로세스와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여, 생물과 비생물적 환경 사이의 되먹임(feedback)을 살피는 것으로 완성된다(Kim and Lee, 2022).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형학, 생태학, 진화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포함하여 상호작용을 정량적으로 표현하려는 노력은 실세계의 양방향 프로세스를 더욱 현실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시도로서, 많은 연구에서 향후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김대현 등, 2020; 2025; 김대현, 2021; Viles, 1988; Wright and Jones, 2006; Corenblit et al., 2019).
다양한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주요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은 하천생물지형학적 천이(fluvial biogeomorphic succession) 개념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Corenblit et al., 2007). 이 개념은 하천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대상으로 개발되었으며, 지형적(geomorphic)-선구적(pioneer)-생물지형적(biogeomorphic)-생태적(ecological) 단계로 구분하여 염습지, 범람원, 산림, 후빙기 빙하 프로세스(paraglacial adjustment) 등 다양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Eichel et al., 2016; Kim and Kupfer, 2016; Phillips and Šamonil, 2021). 교란 직후 지형적 프로세스가 우세한 지형적 단계, 선구종이 정착하고 성장하며 식생의 영향이 커지기 시작하는 선구적 단계, 식생이 충분히 성장하여 식생의 영향이 가장 큰 생물지형적 단계, 마지막으로 천이와 경쟁과 같은 생태적 프로세스가 가장 우세한 생태적 단계로 구분하여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현장 답사 결과를 기반으로 정성적인 방법을 통해 하천생물지형학적 천이 단계를 구분하거나(Corenblit et al., 2007), 원격탐사를 기반으로 식생 및 수분 지수 혹은 식생 종 구성 및 지형 분류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 지역을 지형적-선구적-생물지형적-생태적 단계로 구분하는 시도가 그 예이다(Han et al., 2022; Betz et al., 2023).
Kim et al.(2015)과 Kim and Kupfer(2016)는 드물지만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직접적인 정량화를 시도한 연구이다. 두 연구 모두 부분 최소 제곱법을 3개의 변수군을 대상으로 확장한 3-변수군 부분 최소 제곱법(3-block partial least square)을 활용하였는데, 변수군별로 다른 변수군을 설명하는 분산을 최대화하는 주성분을 추출하여 각 변수군을 표현하고, 각 변수군 사이에 공유하는 분산을 계산하여 식생-토양-지형 간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정량화했다. Kim et al.(2015)은 염습지, 해안사구, 범람원 등 서로 다른 시스템에서 교란의 빈도와 범위에 따른 상호작용의 정도를 살폈다. 다음으로, Kim and Kupfer(2016)는 범람원과 염습지의 다양한 지점을 하천생물지형학적 천이 단계를 통해 표현하고, 각 단계의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 강도를 직접적으로 계산해 비교하였다. 그 결과, 천이 단계가 심화할수록 상호작용의 강도가 뚜렷하게 증가함을 밝혀내었다.
생물지형학적 관점에서 생태계 상호작용을 다루는 연구의 핵심은 생물적 요소를 비생물적 환경 요소에 대한 반응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로 해석하는 것이다(Viles, 1988; Phillips, 2009; 2016; Kim and Lee, 2022). 다양한 구성요소 간 복합적 상호작용을 담아, 현상과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나아가 되먹임 관계까지 확인하여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정량화하기에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이 모든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생물 요소와 비생물적 환경 요소 간 상호작용을 이해해야 한다. 단일 변수 사이의 관계는 상관분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생물과 비생물적 환경 사이의 양방향 관계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수들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을 정량화하고자 하는 시도는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변수의 집합, 즉, 변수군의 차원에서 상호 관계를 수치화하고 관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하천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 그 대표 구성요소인 지형, 수리적 속성, 수변 식생 모두를 반영하는 시도는 최근에서야 증가하는 추세이다(Corenblit et al., 2007; Gurnell et al., 2012). 예를 들어, 교차지연패널모형(cross-lagged panel model)을 통해 두 부문 사이 변화를 양방향 인과성 차원에서 추적하여 상호작용을 정량화하려는 연구가 존재한다(Corenblit et al., 2019). 그러나 해당 생태계를 대표하는 다양한 부문의 변수들을 동등한 위계에 두고 상호작용을 직접적으로 정량화하여 강도나 구조를 비교하는 연구는 발견하기 어렵다.
하천은 특정 프로세스가 지배적인 하도 구간 단위의 집합으로 구성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Montgomery, 1999). 특히, 하도 형태에 기반한 차이는 전통적인 지형학의 관심사이다. 직류-곡류에 대한 하천 분류 체계를 바탕으로 수리적 속성, 퇴적 패턴 및 프로세스 차이, 곡류 하도로의 형태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메커니즘 등을 확인하는 연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Leopold and Wolman, 1960; Güneralp et al., 2012). 또한, 하천 생태계에서 식생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많은 기존 연구에서는 식생의 존재 여부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는 데 초점을 둔다. 가령, 식생의 존재에 따라 지형 프로세스가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Hupp and Osterkamp, 1996), 수리적 속성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이 그 예이다(이철호 등, 2021; Tabacchi et al., 2000). 생물지형학은 생물의 능동적 역할을 강조하는 학문으로, 식생 유무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는 연구도 중요하다. 그러나 대규모 홍수와 같은 특수 상황에서는 생태계 구성요소 간 상호작용 자체에 초점을 맞춰, 하도 형태 등 비생물적 요인이 상호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물의 흐름을 통제하는 물리적 구조인 하도 형태는 홍수로 인한 수리적 속성 변화와 결합하여 상호작용의 차이를 유발하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2가지 가설을 세워 연구를 진행하였다.
Ha: 홍수 발생 당시 하천 생태계의 지형・수리적 속성 및 수변 식생 변수의 통계적 특성과 상관관계는 하도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Hb: 하도 형태에 따라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와 구조는 차이를 보인다.
궁극적으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가설을 검증함으로써, 대홍수 상황에서 하천 생태계의 3가지 주요 요소인 지형, 수리적 속성, 수변 식생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하여 확인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지형과 수리적 속성 요소를 포함한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과 홍수에 대한 수변 식생의 반응을 나타내는 생물 변수군을 선정하여, 이들 사이의 상관성을 포착하고, 하도 형태(직류-곡류)에 따른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 강도 및 구조의 차이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2. 연구 지역 및 방법
1) 연구 지역
연구 지역은 섬진강의 본류 135km 구간이다. 발원지를 기준으로 섬진강의 유로 연장은 223.9km이지만, 섬진강 댐의 위치를 기준으로 광양만까지 흐르는 하천의 유로 연장인 135km로 연구 지역을 한정하였다(그림 2). 섬진강 댐은 하천의 수위 조절, 식수, 관개 농업 및 각종 산업용수 공급, 전력 생산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댐은 유로를 물리적으로 단절하며, 유량 조절 등의 기능을 통해 상・하류 간 뚜렷한 환경적 차이를 유발하므로, 본 연구에서는 댐의 하류로 범위를 한정하였다. 또한, 하천 전역의 대규모 공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본 연구의 특성상 본류로 연구 지역을 한정했다. 지류는 지류가 포함된 유역을 기준으로 하는 다른 공간적 맥락이 존재하기 때문에 제외하였다. 하도와 수변 공간 대부분은 인공제방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하도 및 양측 인공제방을 경계로 한 면적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2) 연구 방법
(1) 자료 구성
본 연구에서는 하도 형태에 따른 하천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 강도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하도 형태, 지형, 수리적 속성, 식생 변수를 활용하였다. 자료 구성에 활용된 변수는 총 8개로, 곡률도에 따른 하도 형태(직류 하도와 곡류 하도), 하상경사, 하폭, 하폭 대 수심의 비, 전단응력, 비에너지, 초본 및 목본 파괴율이 이에 해당한다(표 1). 다양한 변수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분석 단위 확보를 위해 전체 하도를 1km 구간으로 나누었다. 즉, 섬진강 댐으로부터 광양만까지의 하천 종단면을 따라 1km 단위의 135개 구간으로 나누어 자료를 구성하였다.
표 1.
연구에 사용된 변수
먼저, 홍수 발생 전 조사가 진행되었던 하천기본계획 보고서를 통해 하도 형태 분류 및 지형 변수 자료를 수집하였다(익산군, 2021). 해당 보고서에서는 사행파장 대비 사행폭의 비율인 사행경사를 기준으로 직류와 곡류 구간을 구분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는 이 기준을 바탕으로 한 하도 형태 분류를 채택하였다. 이에 따라 전체 연구 구간을 1km 단위로 나누어, 총 56개의 직류 구간과 79개의 곡류 구간으로 세분화하였다. 추가적인 지형 변수인 하상경사와 하폭 자료도 동일한 보고서를 통해 획득하였다. 하상 구성 물질(자갈, 모래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되었지만, 대규모 홍수 당시에 발생하는 하천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본 연구의 목적에는 하도의 기하학적 특성을 반영하는 3가지 지형 변수가 더욱 유효할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최종 분석에 활용하였다. 다음으로, 하폭 대 수심의 비, 전단응력, 비에너지의 수리적 속성은 HEC-RAS 모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HEC-RAS는 미공병단에서 수리 모의를 위해 개발한 소프트웨어로 홍수 최고위를 기준으로 각 수리적 속성을 모의할 수 있다. 모의는 유량, 수면 표고, 매닝(Manning) 조도계수, 하도 횡단면 형태 등의 주요 매개변수를 투입하여 진행하였으며, 2020년 홍수 당시 실제 수리적 조건과 비교하여 검정을 진행하였다. 모의 결과는 지형 변수와 마찬가지로 1km 공간 단위에 대한 평균값을 계산하여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식생 변수로 사용된 수변 식생 파괴율은 홍수 직전(5월)과 직후(10월)의 Sentinel-2 위성영상 분석을 통해 파악된 식생지를 비교하여 계산하였다. 홍수 발생 시점(8월)과 영상 촬영 시점 간에 시간적 간격이 존재하나, 이는 여름철 구름양 증가에 따른 광학 영상의 한계와 홍수 직후 수위 상승이 식생지 추출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었다. 촬영 시점과 당시 수위, 연구 지역 범위, 구름 존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분석 영상을 최종 선정하였다. 식생 파괴가 발생한 지역은 홍수 이전 영상에서 식생지로 파악되었던 면적이 홍수 이후 나지로 변한 경우로 정의하였다. 10m × 10m 공간해상도를 가진 4개의 밴드 속성값과, 20m × 20m 공간해상도를 가진 9개의 밴드 속성값, 6개의 식생 지수, 3개의 수분 지수를 활용하여 홍수 발생 전 수변 식생을 초본과 목본으로 분류하여 각 파괴율을 계산할 수 있었다. 먼저,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 모델을 통해 연구 지역을 수체(water body)와 수변 공간으로 분류하고, 다시 수변 공간 내에서 식생지와 나지를 분류하였다. 마지막으로 식생지를 대상으로 스태킹(stacking) 기법을 사용하여 초본 식생과 목본 식생을 분류하는 모델을 만들었다. 스태킹은 서로 다른 기본 모델(base model)의 예측 결과를 새로운 자료로 사용하여 최종 모델(meta model)을 만드는 앙상블 기법이다. 서로 다른 3가지 자료에서 기원한 초목 분류 결과를 통해 기본 모델의 학습을 진행하였다. 구체적인 학습 데이터는 (1) 초본 발아 전인 2월 위성영상에서 높은 식생 지수를 바탕으로 추출한 목본 식생지, (2) 고해상도 드론 영상 판독을 통해 구분한 초본과 목본 영역, (3) 현장 조사를 통한 초목 분류 결과를 통합하여 구성하였다. 전체 자료는 학습자료(training data)와 평가자료(test data)의 8:2 비율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그래디언트 부스팅(gradient boosting), 랜덤 포레스트, 익스트림 그래디언트 부스팅(extreme gradient boosting)을 사용한 기본 모델의 예측 결과로 최종 모델인 서포트 벡터 머신(support vector machine)을 학습시켜 초목을 분류할 수 있었다. 완성된 모델을 이용해 식생 분류를 수행한 후, 평가자료를 통해 모델에 대한 평가를 진행한 결과 약 85%의 정확도를 얻었다. 그 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항공사진, 구글 어스를 통해 확인한 고해상도 위성영상 등을 통해 독립적인 검정을 수행하였다. 홍수 전 식생에 대한 분류 결과를 기준으로 홍수 이후 나지로 변한 면적을 계산하여 초본과 목본의 파괴율을 각각 계산하였다.
(2) 통계 분석
① 상자그림(box plot)과 윌콕슨 검정(Wilcoxon rank-sum test)
본 연구에 사용된 변수에 대해 하도 형태에 따른 속성값의 차이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상자그림과 윌콕슨 검정을 사용하였다. 먼저, 상자그림은 자료의 분포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래프 중 하나로, 상자와 상자에서 뻗어있는 직선 형태 때문에 상자-수염 그림(box-whisker plot)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상자를 통해 자료의 중앙값, 사분위수를 파악할 수 있고, 수염을 통해 이상치를 제외한 최댓값, 최솟값을 파악할 수 있다. 다음으로, 윌콕슨 검정은 맨-휘트니 U 검정(Mann-Whitney U test)이라고도 불리며, 서로 다른 두 집단 차이를 분석하는 비모수 기법이다. 순위 척도로 나타나거나, 표본의 개수가 적은 경우, 그리고 정규성을 만족하지 못하는 표본에 대해 사용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7개의 변수에 대한 정규성 검정 결과, ‘자료가 정규분포를 따른다.’라는 귀무가설을 기각함에 따라 비모수 검정 방법인 윌콕슨 검정을 사용하였다. 양측 검정을 통해 하도 형태에 따른 속성값의 차이를 확인하였다. 이상치를 보이는 1개의 곡류 구간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② 상관관계 분석(correlation analysis)
개별 변수와 변수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하기 위해 직류와 곡류 하도 형태별로 상관관계 분석을 진행하였다. 상관관계 분석에 투입된 변수는 총 7개로, 앞서 정리하였던 지형 변수 3개(하상경사, 하폭, 하폭 대 수심의 비), 수리적 속성 변수 2개(전단응력, 비에너지), 식생 변수 2개(초본 및 목본 파괴율) 등이었다. 투입한 변수 중 일부는 분석을 위해 정규분포에 가깝도록 수학적 변환 과정을 거쳤다.
③ 정준상관분석(canonical correlation analysis)
정준상관분석은 두 개의 변수군으로 구성된 자료 내에서, 변수군 간의 집단적 상관성을 식별하고 해석하는 다변량 분석 기법이다(그림 3). 각 변수군 내 변수들의 선형 조합을 형성하고, 이들 조합 간의 상관성을 극대화하는 쌍을 도출한다. 이때 각 변수군에서 도출되는 선형 조합의 쌍을 정준변량(a pair of canonical variates)이라고 하며, 각 선형 조합을 형성하는 계수를 정준벡터(canonical vector)라고 한다. 정준상관계수(canonical correlation)는 정준변량 간의 상관계수이며, 정준상관계수를 제곱한 정준근(canonical root)을 통해 정준변량 쌍이 공유하는 분산이 얼마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각 정준변량과 해당 변수군 내 개별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는 정준적재값(canonical loading)으로 확인하며, 정준변량과 반대편 변수군 내 개별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는 교차정준적재값(canonical cross loading)을 통해 평가한다. 본 연구에서는 정준상관분석을 통해 비생물적 환경을 대표하는 홍수 당시의 지형 및 수리적 속성 변수군과 생물을 대표하는 식생 변수군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량화하였다.
한편, 정준상관분석은 다변량 정규성을 가정한다. 이를 위해 단변량 정규성을 먼저 충족시켜 주었다. 하상경사 자료 중 일부가 음수 값을 보임에 따라, 박스-콕스 변환(Box-Cox transformation)을 음수 값에도 처리할 수 있도록 확장한 방식인 여-존슨 변환(Yeo-Johnson transformation)을 전체 변수에 적용하였다. 이미 정규성을 보이는 변수는 여-존슨 변환을 적용해도 원 변수가 그대로 유지되며, 각 변수의 측정 단위가 다르기에 모든 변수에 대해 표준화 과정을 거친 다음 분석을 진행하였다. 마르디아 검정(Mardia test)을 통해 다변량 정규성을 확인한 결과, 첨도 측면에서는 다변량 정규성을 충족하였으나, 왜도의 측면에서는 다변량 정규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순열 검정(permutation test)을 통해 정준상관분석 결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유의성이 확인된 상관성의 차원은 강도와 구조의 측면에서 논의할 수 있다(그림 4). 먼저, 두 변수군이 얼마나 강하게 연관되어 있는지는 정준상관계수로 확인할 수 있다. 정준상관계수는 정준변량 쌍이 얼마나 함께 변하는지를 나타내며, 이 값을 제곱한 정준근은 정준변량 쌍이 공유하는 분산의 정도를 직접적으로 가리킨다. 전술하였듯, 정준상관분석은 두 변수군 간 상관관계의 극대화를 만족하는 선형 조합의 쌍을 도출한다는 점에서 정준상관계수와 정준근은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과 생물 변수군 사이 양방향 관계의 잠재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구조의 측면에서 상관성의 차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준적재값을 통해 정준변량 쌍이 구체적으로 어떤 원 변수와 연관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쌍으로 존재하는 정준변량을 각 변수군의 원 변수를 통해 해석하는 것은 비생물적 환경과 생물의 양방향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는 조건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과정이다.
정준상관분석의 목적을 요약하면 변수군 간 다변량 상관 구조를 정량화하는 것이다. 즉, 식생 파괴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여 인과성을 확인하기 위한 회귀분석적 틀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식생 파괴율 변수는 홍수에 대한 수변 식생 부문의 반응으로서, 홍수 상황에서 물리적 조건에 따라 식생 반응이 공간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량화한 것이다. 이것이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준상관분석을 활용하였다.
3. 연구 결과
1) 하도 형태별 지형, 수리적 속성 및 식생 변수의 통계적 특성과 상관관계 분석
그림 5는 직류 하도와 곡류 하도에서의 지형, 수리적 속성, 식생 변수의 분포를 나타낸다. 두 하도 형태 간 각 변수의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 확인하기 위해 윌콕슨 검정을 실시하였다(표 2).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사용된 모든 변수에서 하도 형태에 따른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표 2.
하도 형태에 따른 윌콕슨 검정 결과.
표 3과 4는 지형 및 수리적 속성 변수와 식생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리한 표이다. 직류 하도에서 전단응력은 초본 및 목본 파괴율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유일한 변수였다(각각 r=0.33, r=0.37). 한편, 곡류 하도에서 초본 파괴율은 하폭 대 수심의 비와 전단응력이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각각 r=-0.25, r=0.27). 목본 파괴율의 경우 하폭 대 수심의 비, 전단응력, 비에너지와 유의미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각각 r=-0.31, r=0.38, r=0.35).
표 3.
직류 하도에서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식생 변수 지형・수리적 속성 변수 | 초본 파괴율 | 목본 파괴율 |
| 하상경사 | ns | ns |
| 하폭 | ns | ns |
| 하폭 대 수심의 비 | ns | ns |
| 전단응력 | 0.33* | 0.37** |
| 비에너지 | ns | ns |
표 4.
곡류 하도에서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
식생 변수 지형・수리적 속성 변수 | 초본 파괴율 | 목본 파괴율 |
| 하상경사 | ns | ns |
| 하폭 | ns | ns |
| 하폭 대 수심의 비 | -0.25* | -0.31** |
| 전단응력 | 0.27* | 0.38*** |
| 비에너지 | ns | 0.35** |
2) 하도 형태에 따른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 비교
직류 하도를 대상으로 정준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과 생물 변수군 사이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두 개의 정준축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 구조를 형성하였다(표 5). 순열 검정 결과, 유의수준 0.05에서 정준상관관계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산출된 정준상관계수는 각각 0.473과 0.374로 나타났으며, 두 변수군 사이에는 각각 22.4%와 14%의 분산을 공유하고 있었다.
표 5.
직류 하도에서의 정준상관분석 결과
곡류 하도에 대한 분석에서도 두 개의 정준축이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 구조를 형성하였다(표 6). 곡류 하도의 정준상관계수는 각각 0.619과 0.261로 나타났으며, 공유 분산은 각각 38.3%와 6.8%로 확인되었다.
표 6.
곡류 하도에서의 정준상관분석 결과
3) 하도 형태에 따른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구조 비교
그림 6은 직류 하도와 곡류 하도에서 확인된 각 2개 정준축에 대해 정준적재값과 교차정준적재값을 시각화한 것이다. x축은 해당 변수군에서 도출된 첫 번째 정준변량을, y축은 두 번째 정준변량을 나타낸다. 정준적재값과 교차정준적재값은 각각 실선과 점선으로 표현하였다. 정준적재값은 각 정준변량과 해당 변수군 내 개별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교차정준적재값은 각 정준변량과 반대편 변수군 내 개별 변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정준변량 쌍은 두 변수군 간의 상관성이 극대화되도록 도출되므로, 정준적재값과 교차정준적재값은 각 변수군의 정준축에서 화살표의 방향은 유지하며, 벡터의 길이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먼저, 직류 하도의 환경 변수군에서 첫 번째 정준축은 전단응력과 가장 높은 상관성을 형성하였으며, 하상경사, 하폭, 하폭 대 수심의 비 등 지형 변수와도 유의한 관계를 나타냈다. 비에너지는 두 번째 정준축에 대해 높은 상관성을 보였으며, 하폭 대 수심의 비 역시 첫 번째 정준축과 비교해 두 번째 정준축에서 더 높은 적재값이 확인되었다. 생물 변수군에서는 초본 파괴율과 목본 파괴율 모두 첫 번째 정준축에 대해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한편, 곡류 하도의 환경 변수군에서 첫 번째 정준축은 수리적 속성 변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하폭을 제외한 나머지 지형 변수와는 음의 관계를 보였다. 두 번째 정준축에서는 전단응력을 포함하여 모든 지형 변수가 높은 상관성을 보였다. 생물 변수군의 경우, 목본 파괴율은 첫 번째 정준축과, 초본 파괴율은 두 번째 정준축과 각각 밀접한 상관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 토의
1) 대규모 홍수의 발생과 하도 형태별 하천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
첫 번째 가설은 상자그림과 윌콕슨 검정, 상관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먼저, 상자그림을 통해 하도 형태별 하천 생태계의 반응, 즉, 각 지형, 수리적 속성, 식생 변수 분포를 시각적으로 확인하였다. 윌콕슨 검정을 통해 각 변수의 차이를 통계적으로 확인했을 때도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의수준 0.1에서도 통계적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첫 번째 가설의 일부분, ‘홍수 발생 당시 하천 생태계의 지형・수리적 속성 및 수변 식생 변수의 통계적 특성은 하도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성립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첫 번째 가설의 나머지 부분 ‘홍수 발생 당시 하천 생태계의 지형・수리적 속성 및 수변 식생 변수 사이 상관관계는 하도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를 확인하기 위해, 각 직류 및 곡류 하도에서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 내 변수와 생물 변수군 내 변수 사이의 상관분석 결과를 비교하였다. 대부분의 상관관계는 방향과 크기에서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일부 변수 간의 상관관계에서는 하도 형태에 따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하폭 대 수심의 비와 초본 및 목본 파괴율의 상관관계는 곡류 하도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으며, 비에너지와 목본 파괴율 간 상관관계도 곡류 하도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지형, 수리적 속성, 식생 변수 차이가 유의하지 않게 나타남에 따라, 하도 형태에 따른 하천 생태계의 반응 차이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단일 변수 사이 상관관계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첫 번째 가설이 부분적으로 확인됨에 따라, 하도 형태별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과 생물 변수군 사이 상관성, 즉, 본 연구에서 다루는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가 달라질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 가설, ‘하도 형태에 따라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와 구조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는 직류 하도와 곡류 하도를 대상으로 진행한 정준상관분석 결과를 비교하여 확인하였다. 두 하도 형태에서 유의하게 나타난 정준변량 쌍의 개수는 같았지만(각 2개 차원), 구체적인 양상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이 상관성의 차원을 강도의 측면에서 논의하면, 직류 하도에서의 정준상관계수는 각각 0.473, 0.374로 나타났고, 두 상관성의 차원에서 정준변량 쌍은 각 22.4%와 14%의 분산을 공유하고 있었다. 직류 하도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하도 형태를 보이며, 비교적 안정적이고 균형적인 상호작용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환경 변수군과 식생 변수군 사이 관계는 비슷한 강도를 가진 다차원의 상관을 보일 수 있다. 반면, 곡류 하도의 첫 번째 상관성의 차원에서 정준상관계수는 0.619로 나타났으며, 38.4%의 분산이 공유되었다. 두 번째 상관성의 차원도 통계적으로 유의했으나, 정준 상관계수가 0.261로 낮은 값을 보였으며, 정준근을 확인했을 때도 6.8%의 분산만 공유하고 있었다. 곡류 하도에서는 환경 변수군과 식생 변수군 간 상관성의 차원이 단일 차원으로 더 많이 설명된 것이다. 곡류라는 형태적 특징으로 인해 지형・수리적 프로세스의 공간적 이질성이 상대적으로 커지면, 가장 지배적인 상관성의 차원이 환경-식생 관계의 대부분을 설명하게 되어, 그 관계가 하나의 주된 차원에 더 많이 요약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음으로, 각 상관성 차원을 구조의 측면에서 해석하면, 직류 하도에서 첫 번째 정준변량은 하폭이 좁은 지형에 전단응력이 집중되는 환경과 전반적으로 식생 파괴가 높은 차원 사이의 쌍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정준변량은 하폭이 넓고 수심이 얕아 수리적 강도가 낮은 환경과 목본 파괴는 적으면서 초본 파괴가 집중되는 차원 사이의 관계로 나타났다. 한편, 곡류 하도에서 첫 번째 정준변량 쌍은 하폭이 좁고 수심이 깊은 지형에서 수리적 강도가 높은 환경과 목본 파괴가 지배적인 차원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정준변량은 폭이 넓고 수심이 얕아 수리적 강도가 낮은 환경과 식생 파괴가 적은 차원 사이의 관계를 보였다. 정준상관계수와 정준근을 통해 확인된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가 하도 형태에 따라 상이할 뿐만 아니라, 적재도 분석을 통해 상호작용이 극대화되는 조건도 차이를 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두 번째 가설 ‘하도 형태에 따라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와 구조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이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 정준상관분석의 가치
본 연구에서는 정준상관분석을 통해 홍수 당시 비생물적 환경 부문과 생물 부문의 상호작용 강도와 구조를 정량화하였다. 두 변수군 사이의 집단적 상관성을 분석하여 하도 형태별 상호작용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복잡한 생태계 프로세스를 정량화하여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획득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새로운 프로세스를 발견하거나, 기존에 알려진 프로세스를 보다 상세히 해석할 수 있다(Greig-Smith, 1983; Eberhardt and Thomas, 1991; Senf, 2022; Li et al., 2024). 또한, 다양한 조건별 프로세스 차이를 비교할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Clarke, 1993; Anderson, 2001; Elith and Leathwick, 2009; Urban et al., 2016). 이렇게 확인된 결과는 과학적 근거로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그러나 기존의 생태계 프로세스 정량화는 현상이나 변화 등의 요인을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이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간 비대칭적 인과를 전제로 한다(Grace, 2006; Shipley, 2016). 특정 변수가 관심 현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원인과 결과의 측면에서 프로세스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생태계 프로세스는 다양한 구성요소가 상호작용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따라서 상호작용 관계를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요소 사이 대칭적 관계를 분석해야 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상관분석으로는 단일 변수 사이 관계만 정량화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본 연구의 결과에서 직류 하도에서는 전단응력이 유일하게 각 초본 및 목본 파괴율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표 3). 하지만 이는 전단응력만이 홍수 당시 식생의 반응과 상호작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상관분석으로 밝힐 수 있는 생태계 프로세스가 많지만, 시스템을 구성하는 다양한 부문 간 구체적인 상호작용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하다.
생태계의 각 부문은 다양한 변수의 집합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이들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별 변수가 아니라 변수군의 차원에서 살펴야 한다(Pielou, 1984; James and McCulloch, 1990; Legendre and Legendre, 2012). 본 연구에서는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과 생물 변수군 간 상관성을 극대화하는 선형 조합 쌍을 도출하여 상호작용 강도를 확인하고, 각 선형 조합과 변수군을 구성하는 원변수 사이의 관계를 통해 상호작용의 구조를 밝혔다. 즉, 환경 변수군을 구성하는 5개의 변수와 생물 변수군을 구성하는 2개의 변수를 모두 고려하여 상호작용을 정량화할 수 있었으며, 대부분의 원변수가 도출된 선형조합 쌍과 유의미한 관계를 보여 두 변수군의 상관관계 형성에 기여하고 있었다. 이는 실세계의 상호작용을 더 잘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으며, 나아가 상호작용 구조를 통해 각 변수의 기여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상호작용을 어떻게 정의하는지가 중요하다. 우선 대상에 적합한 자료를 구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변수를 획득할 수 있으며, 이는 학문별 정량적 접근의 역사를 참고할 수 있다. 다음으로, 상호작용을 구성하는 부문의 개수도 중요하다. 두 변수군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본 연구의 관점과 같이 변수군을 대칭적인 관계에 두고 직접적으로 상관관계를 정량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서로 다른 시점의 자료를 구성하여 한 변수군의 변화를 반대쪽 변수군이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확인함으로써 상호작용을 해석할 수 있다(Corenblit et al., 2019). 세 개 이상의 변수군을 다룰 때는, Kim et al.(2015)와 Kim and Kupfer(2016)의 방법과 같이 각 변수군에서 다른 변수군을 설명하는 분산을 최대화하는 주성분을 추출하여, 새로운 차원으로 표현된 변수군 사이의 공유 분산을 계산하여 상호작용을 정량화할 수 있을 것이다.
세 개 이상의 변수군을 다루기 위한 분석법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들 간 상호작용을 해석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는 것 역시 필수적이다. 상호작용의 강도는 비교적 쉽게 수치화하고 해석할 수 있지만, 상호작용의 구조는 그렇지 않다. 변수군 개수가 늘어날수록 변수의 개수도 많아지고, 이에 따라 상호작용 구조도 더욱 복잡한 차원으로 표현될 것이다. 본 연구의 경우 두 변수군 사이 상관관계가 선형 조합의 쌍으로 표현되었고, 그 구조는 정준적재값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변수군 사이의 상호작용은 그 사이를 잇는 단일한 관계로 표현할 수 있지만, 세 변수군 사이의 상호작용은 각 변수군끼리 연결하는 경우만 고려하더라도 최소 세 개 이상 관계로 표현해야 한다. 더 많은 관계로 표현된 상호작용의 구조를 해석하는 것 역시 더욱 복잡해진다. 실세계의 상호작용을 더 잘 해석하기 위해서 다부문 상호작용의 구조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의 정준상관분석은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정량적으로 확인하는 시작으로서 의미가 있다.
5. 결론
본 연구에서는 홍수 당시 하천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와 구조를 정량화하고, 하도 형태에 따라 그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하였다. 2020년 섬진강 대홍수가 유역 전역에 영향을 미친 대규모 홍수임에 따라 하천 전역을 범위로 하여 상호작용을 확인하였다. 이를 위해 복잡한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지형과 수리적 속성으로 구성된 비생물적 환경 변수군과 홍수에 대한 수변 식생의 반응으로 정의된 생물 변수군 사이의 관계로 단순화하였다. 이후 두 변수군 간의 집단적 상관성을 검토하는 정준상관분석을 통해 이 관계를 정량화하였다. 정준상관분석은 상관관계를 극대화하는 성분을 도출하여 변수군 간의 잠재적 상관성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연구 목적에 적합한 통계 방법론이다. 두 가지 가설을 통해 (1) 하도 형태에 따른 지형・수리적 속성 및 수변 식생의 반응과 그 관계의 차이를 확인하였으며, (2) 하도 형태에 따른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의 강도 및 구조를 비교하였다.
생물지형학적 관점에서 생태계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확인하고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생태계에는 다양한 구성요소가 존재하며, 그 사이의 모든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이건학 등, 2024; Levin, 1992). 대상이 되는 시스템에 따라 주요 구성요소와 핵심이 되는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개념적 모델이 필요하다(이건학 등, 2024; Jorgensen and Bendoricchio, 2001; Corenblit et al., 2007). 개념적 모델이 만들어졌다면 주요 구성요소를 대표할 수 있는 변수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구성요소를 다룰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며, 바로 이 지점이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에 대한 정량화를 어렵게 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다. 생물지형학은 그 핵심인 지형학, 생태학, 진화생물학을 포함하여, 생물학, 동식물학, 수리학, 토양학, 지질학 등 다양한 학문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이들 학문은 각각의 학문사적 발달 과정을 거치면서 정량적 접근을 발전시켜 왔다(김대현 등, 2025). 해석하려는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에 맞추어 다양한 학문에서 사용 중인 변수를 획득하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필요에 따라 각 학문의 지식을 선택적으로 습득한다면 변수 구축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생물지형학적 관점에서 생태계 상호작용을 해석하는 것의 핵심은 생물적 요소와 비생물적 환경 요소가 상호 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로 해석하는 것이다(Viles, 1988). 생물지형학의 배경이 된다고 볼 수 있는 다양한 학문에서는 단방향의 관계를 바탕으로 환경과 생물의 관계에 대한 학문적 논의를 진행하거나, 생물의 영향을 거의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김대현, 2021; Corenblit et al., 2008; Kim and Lee, 2022). 이러한 맥락 때문에 각 학문의 정량적인 접근이 발전했다고 해도,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양방향 상호작용을 정량화하는 시도는 부족하다. 상호작용을 정량화하기 위해서는 독립변수와 종속변수 같은 비대칭적 인과 관계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두 개 이상의 변수 집단을 동등한 수준에서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정준상관분석은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다변량 분석 기법으로, 변수 집단 간 상호 관계의 강도와 구조를 수치화하여 파악할 수 있다(Thompson, 1984).
다만, 본 연구에는 몇 가지 한계가 존재한다. 먼저, 하천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이 지형, 수리적 속성, 식생 등의 세 가지 구성요소로 설명됨에도, 본 연구에서는 비생물적 환경-생물의 차원에서 분석을 진행하였다. 국가 차원에서 제작된 보고서, 수리 모의, 기계 학습을 통한 식생 분류 결과 등 각 구성요소의 변수를 모두 투입하였지만, 세 가지 주요 구성요소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단순화했다는 한계는 존재한다. 다음으로, 정준 상관의 최대 개수는 더 적은 변수를 가진 변수군의 개수로 제한된다. 본 연구에서는 식생 변수군을 초본 및 목본 파괴율로 구성함에 따라 최대 2개의 상관성의 차원을 통해서만 환경과 생물 사이의 상관관계를 논의할 수 있었다. 실세계의 다양한 변수를 확보할 수 있다면 더욱 다양한 차원의 상호작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매우 복잡한 생물지형학적 상호작용을 정량화하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정준상관분석을 제시하고, 실증 분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초기 연구로서 의미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