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 연구 대상과 방법
1) 연구대상
2) 연구방법
3) 1:50,000 한국 근대지형도 제작과 지명 표기 유형
3.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과 근대지형도의 표기 지명 비교
1)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서 매칭되는 고시지명 분류
2)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의 가타카나 표기 유형과 특징
4. 근대지형도 가타카나 표기의 옛 지명 추적 활용 가능성
5. 결론 및 항후 과제
1. 서론
국토지리정보원은 전국의 고시된 지명 약 1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순우리말로 이루어진 고유어 지명은 11,771개이고, 앞으로 고유어 지명을 지명제정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사라진 고유지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고 보도 자료를 통해 밝혔다(국토지리정보원, 2020a). 이 내용은 순우리말 지명과 한자 지명이 공존하는 우리나라 지명의 특징과 최근 논의를 더해가고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지명’이 갖는 가치(주성재, 2021)를 환기시킨다.
일상생활에서 순우리말로 대상을 지칭하면서 글로 기록할 때는 한자로 표기하는 언어생활의 이중성이 우리 지명 표기에도 반영되어 왔다(김순배, 2011; 전종한, 2019). 일제강점기 지도 제작과정에서 당시 지역에서 불리며 존재했을 한글 지명이 한자로 근대지형도에 표기되었다. 이때 기존 지명의 한자가 바뀌기도 하고, 일본식 지명이 생겨나기도 하였다(김기혁・심보경, 2008; 전종한, 2011). 이는 일제강점기 전후 시기가 우리나라에서 격심한 지명 변천을 경험하는 전환기였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당시의 지명 관련 기록을 조사・확인하고 발굴해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해준다.
일제강점기 전후의 근대 지명 자료 중에서 「조선지지자료(朝鮮地誌資料)」는 지역별, 유형별 기록 체계를 갖추고 있고, 특히 한자 지명과 순우리말[諺文] 지명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먼저 국어학 분야(이건식, 2009; 심보경, 2010; 오창명, 2011; 김정태, 2013; 이근열, 2015, 2020; 박용식, 2018; 황금연, 2021)에서 관심이 모아졌는데, 그들에 의해서는 주로 지명어 연구 차원에서 한자로 표기되기 이전의 순우리말 지명 또는 순우리말과 한자 지명이 공존한 기록을 조사하고, 둘 사이의 대응 관계를 분석한 사례 연구가 꾸준히 다루어졌다. 지리학 분야에서도 「조선지지자료」는 지명 명명의 근거와 지명 변천, 당시 지역의 경제적・사회문화적 요소를 고찰하는 중요한 자료로 다루어졌고(김기혁・윤용출, 2006; 김순배, 2013), 최근에는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하여 수록 지명의 체계적인 분석을 도모하는 연구도 이루어졌다(김광우, 2020).
근대지형도에 대한 선행 연구는 크게 지도학적 연구와 지명에 관한 연구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좀 더 세분해 보자면, 근대지형도의 기초 내용에 관한 연구(오상학, 2015)와 일본에서 제작한 한국을 포함한 외방도 관련 연구(淸水靖夫, 1986; 남영우, 1992, 2007; 이용석, 2002; 외방도연구그룹, 2003-2014; 양윤정, 2010)를 들 수 있다. 외방도 중에는 한국 근대지형도를 활용한 역사지도학적 연구들도 있다(김종혁, 2003, 2009; 배선학, 2007; 정요근, 2013; 김현종, 2017; 홍명진, 2017; 박선영, 2018, 2021). 또한 역사지도제작사업(동북아역사재단,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등)과 역사지리정보서비스(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국사편찬위원회, 국토지리정보원) 등 연구 범위가 심화・확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근대지형도에 표기되어 있는 지명에 관한 연구로는 전국적인 차원에서 지명 분포와 유형 특징을 분석하고, 지명 자료로서의 가치를 도출한 연구(김선희, 2008; 김종혁, 2008)가 있고, 지역적 차원에서는 제주도와 평양을 사례로 한 연구(오창명, 2019; 양윤정・박선영, 2020; 박선영, 2022)가 있다. 근대지형도에 한자와 병기되어 있는 가타카나 주음1)에 관해서는 지명 변천 연구 또는 관련 기관의 지명 조사・연구에서 종종 사례로 언급이 되었으나(이근열, 2020; 국토지리정보원, 2020b; 2021; 2022), 가타카나 주음을 직접 대상으로 삼은 연구는 드물게 국어학 분야에서 이뤄진 정도이다. 미즈노 슌페이(2011; 2012; 2013; 2014)는 근대지형도에 수록된 지명의 자료적 가치를 고찰하면서, 가타카나 주음을 직접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았으며, 분석 대상은 사례 지역의 특정 지도 도엽에 한정하였다. 오창명(2020)은 일제강점기 논문이나 문헌, 지도 등에 쓰인 것을 기준으로 「일제강점기 제주 지명 문화 사전」을 간행하였는데, 근대지형도에 수록된 제주 지명을 다루면서 가타카나 표기를 내용에 포함하였다. 이처럼 근대지형도는 지명의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용한 근대 지명 자료로 국어학과 지리학 분야에서 꾸준히 언급은 되어 왔지만, 한자 지명과 함께 표기된 가타카나 주음은 연구대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 고시지명을 기준으로, 근대지형도에 나타난 가타카나 주음 표기의 실태와 특징을 파악해 봄으로써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의 우리나라 지명의 존재 양상 일면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현시점에서 고시지명의 옛 지명 특히 순우리말 지명을 추적하는데 가타카나 표기가 갖는 활용 가능성을 탐색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 대상과 방법
1) 연구대상
인천광역시는 제물포 일대가 1883년에 개항장으로 지정되면서 한층 발달하기 시작한 도시이고, 우리나라 지명 변천의 계기성을 갖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행정 영역 변화도 경험한 지역이다. 근대지형도상의 지명 표기 변화를 고찰하는 사례 지역 선정에 인천광역시의 역사적 배경이 작용하였다. 고시 지명 중 자연지명을 조사・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은 자연지명이 갖는 명명 유연성, 즉 인공지명 등 다른 지명 종류의 전부요소나 도로명 등 인공시설물 명칭에 활용되는 명명 파급성 및 확장성을 고려한 데 따른 것이다.
국가공간정보포털(http://data.nsdi.go.kr/dataset/12946)을통해 확인한 인천광역시의 전체 고시지명(2021년 5월 기준)은 1,362개로, 자연지명은 326개, 인공지명은 857개, 해양지명은 179개이다. 본 연구에서는 인천광역시의 고시지명 중 자연지명 326개를 대상으로 하여, 현대 고시지명과 근대지형도에 표기된 지명을 비교하였다. 근대지형도는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를 대상으로 하였다. 현재 인천광역시 영역에 해당하는 「구한말지형도」는 22도엽, 「조선기본도」는 24도엽이며, 도엽 중에 동일한 지역은 20개 도엽이다. 「구한말지형도」에만 해당하는 2개 도엽은 「モルラン島」와 「パンガルシヨム」이며, 「조선기본도」에만 해당하는 4개 도엽은 「마합도(麻哈島)」, 「소청도(小靑島)」, 「백령도(白翎島)」, 「대청도(大靑島)」이다.
2) 연구방법
이 연구는 크게 두 단계에 걸쳐,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1단계에서는 인천광역시에 해당하는 「구한말지형도」 22도엽과 「조선기본도」 24도엽 원본을 대상으로, 현재 고시지명과 연결되는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 표기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목록으로 작성하였다. 2단계에서는 ArcMap을 활용하여 고시지명과 「구한말지형도」, 「조선기본도」에 표기된 지명의 위치 비교 확인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 작업에서는 우선, 현재 고시지명 DB에 명시되어 있는 위도(도・분・초)와 경도(도・분・초)를 활용하여 ArcMap에 위치값을 넣고, 현재 인천광역시 행정구역에 해당하는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 각 도엽에서 현재 고시지명과 일치하는 지명들을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다음,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는 현재 투영법에 맞춰 보정하여 일치시켰다(그림 1). 「구한말지형도」는 보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가 불일치한 경우가 발생하였다. 이런 경우에 위치 정확성 확보를 위해 부가적으로 현재 행정구역과 고시지명, 간척의 영향 등도 고려하면서, 해당 지명을 지도 원본에서 재확인하였다.
그림 1의 왼쪽 그림은 「구한말지형도」를 현재 인천광역시 행정구역과 중첩한 것으로, 두 개의 화살표가 두 지도에서 같은 지역이 어느 정도 차이 나게 그려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오른쪽 그림은 현재 고시지명 중 ‘낙섬’과 ‘문학산’의 지명을 사례로, 지명의 위치와 표기 변화를 비교해 본 것이다. 같은 지명의 위치 차이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구한말지형도」의 ‘납도(納島)’가 한글 지명은 ‘낙섬’으로, 한자 지명은 ‘원도(嫄島)’로 바뀌었고, ‘봉화산(烽火山)’이 ‘문학산(文鶴山)’으로 변경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 1:50,000 한국 근대지형도 제작과 지명 표기 유형
우선,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을 대상으로 한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의 지명표기를 고찰하기에 앞서, 1:50,000 한국 근대지형도의 제작 배경과 전체적인 지명 표기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1:50,000 한국 근대지형도2)는 「구한말지형도」, 「조선지형도」, 「조선기본도」로 세 차례에 걸쳐 제작되었다. 첫째, 「구한말지형도」는 1894년 일본 육군이 ‘임시측도부(臨時測圖部)’를 설치하고 제1차임시측도부 측량 단계로 1895년부터 한반도를 대상으로 비밀리에 측도(測圖, 측량과 제도)하여 제작한 첫 번째 결과물이었다. 도엽은 ‘경도(가로, 동서) 15분, 위도(세로, 남북) 10분 간격으로 제작되었으나, 삼각점망에 근거하여 제작한 측량 지도가 아니기 때문에 도곽선과 내도곽이 정합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고, 지리정보 측면에서도 위치 등 부정확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둘째, 「조선지형도」는 제2차 임시측도부 측량 단계에서 제작된 것으로 제1차임시측도 단계에서 측량하지 못한 지역과 정밀도가 떨어지는 기존 지도를 수정하는 작업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 지형도는 근대적인 삼각쇄 측량 기술인 삼각 측량법에 따라 제작된 것으로 1909년~1911년에 측도 작업이 이루어졌고 1912년~1916년에 인쇄・발행되었다. 「구한말지형도」와 비교하면 지리정보의 정확성과 양적인 측면에서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지형도는 「조선기본도」가 제작되기 전까지 활용되었고, 한반도에 삼각점망이 완료된 후에는 제작이 중단되어 황해도 북부 지역(황해도 일부, 함경북도, 함경남도, 평안북도, 평안남도 등)은 제작되지 않았다. 셋째, 「조선기본도」는 1910년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이 설치된 후3), 토지 조사 사업을 시행하면서 지적도 제작과 함께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일본 육군의 육지측량부에서 제작한 것이다. 이 지형도는 삼각점망이 완료된 이후 1914년~1918년에 측도 작업을 시행하여 제작하였고, 일부는 철도 신설과 도로망의 변화 등을 반영하여 1938년까지 수정 측도를 시행한 도엽도 있다. 「조선기본도」는 두 지형도에 비해 지리정보에 있어서 정보량이 많고 정확도가 높아 지형지물의 위치정보를 확인하는데 유용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淸水靖夫, 1986; 미즈노 슌페이, 2014).
「구한말지형도」, 「조선지형도」, 「조선기본도」의 지명 표기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이 지형도의 지명 수록 과정은 「육지측량부연혁사(초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육지측량부연혁사(초안)에는 지명 수록 과정에서 ‘통역(通譯)’ 혹은 ‘통변(通辯)’ 이라는 용어가 쓰인 것으로 보아 측도 과정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현지에서 채용한 일본인 혹은 한국인으로 정식 직원으로 고용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육지측량부연혁사(초안)」을 보면 측도반은 통역을 대동하면서 측도 작업을 시행하고 현지 주민들에게 인터뷰 형식으로 지명을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 「구한말지형도」의 지명은 측도반과 통역, 현지 주민에 의해 수집된 지명이 반영된 것으로 현지 주민의 부정확한 정보나 일본인 통역의 한국어 문제 등으로 고려해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미즈노 슌페이, 2011). 한일병합 이후 제작된 「조선지형도」와 「조선기본도」는 조선총독부 육지측량부를 통해 지명 수집이 이루어졌고, 「조선기본도」는 토지조사 사업과 행정구역 대개편에 따른 대대적인 지명 정리 작업이 이루어졌다.
「구한말지형도」, 「조선지형도」, 「조선기본도」의 지명 표기 유형을 살펴본 결과 모두 여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이 되었다(표 1). 세 시기의 지형도 모두 ①한자와 가타카나를 병기한 지명, ②한자로만 표기한 지명, ③가타카나로만 표기한 지명, ④가타카나와 한자를 혼합 표기한 지명이 확인되었다. 「조선지형도」에는 ⑤히라가나로만 표기한 지명, 「조선기본도」에는 ⑥괄호 안에 표기한 지명이 추가된 것을 볼 수 있다.
표 1.
「구한말지형도」, 「조선지형도」, 「조선기본도」의 지명 표기 유형
| 구분 | 내용 | 해당 근대지형도 | ||
| ①유형 | 한자와 가타카나를 병기한 지명 | 구한말지형도 | 조선지형도 | 조선기본도 |
| ②유형 | 한자로만 표기한 지명 | |||
| ③유형 | 가타카나로만 표기한 지명 | |||
| ④유형 | 가타카나와 한자를 혼합 표기한 지명 | |||
| ⑤유형 | 히라가나로만 표기한 지명 | - | ||
| ⑥유형 | 괄호 안에 표기한 지명 | - | - | |
이어서 세 시기의 근대지형도 지명 표기 유형이 갖는 특징을 각 지도 원본상의 표기 사례와 함께 살펴보았다(표 2). 먼저 「구한말지형도」의 지명은 대부분이 한자와 가타카나로 된 주음을 달아 표기하는 방법을 택하였다. 지명 표기의 방법만으로 보면 크게 네 가지로 ①한자와 가타카나를 병기한 지명, ②한자로만 표기한 지명, ③가타카나로만 표기한 지명, ④가타카나와 한자를 혼합 표기한 지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조선지형도」의 지명도 「구한말지형도」와 같이 대부분이 한자와 가타카나로 된 주음을 병기하여 표기하는 방법을 택하였다(표 3). 「구한말지형도」와 같은 ①한자와 가타카나를 병기한 지명, ②한자로만 표기한 지명, ③가타카나로만 표기한 지명, ④가타카나와 한자를 혼합 표기한 지명과 다른 유형으로는 철도명을 중심으로 ⑤히라가나로만 지명이 표기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조선기본도」의 지명 또한 「구한말지형도」와 「조선지형도」와 같이 대부분이 한자와 가타카나로 된 주음을 병기하여 표기하는 방법을 택하였다(표 4). 「조선지형도」와 같은 ①한자와 가타카나를 병기한 지명, ②한자로만 표기한 지명, ③가타카나로만 표기한 지명, ④가타카나와 한자를 혼합 표기한 지명, ⑤히라가나로만 표기한 지명이다. 그리고 「조선기본도」의 지명 표기에서 특징적인 것은 괄호 안에 지명을 표기한 것이다. ⑥괄호 안에 표기한 지명은 1914년 행정구역 대개편을 단행하면서 지명의 통폐합 과정에서 행정지명으로 채택되지 못한 옛 지명들이 수록되었다. 이 지명들은 행정구역 통폐합 과정에서 지명이 규격화되는데, 통폐합 이후에도 전통적인 지명의 표기를 고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괄호 안에 기입된 지명중에는 이후에 ‘법정리’ 지명으로 유지되어 온 사례들도 있다(미즈노 슌페이, 2014).
3.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과 근대지형도의 표기 지명 비교
앞서 살펴본 1:50,000 한국 근대지형도의 지명 표기 특징과 표기 유형을 참고하면서, 현재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과 매칭되는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상의 지명을 비교・고찰하였다. 먼저, 고시지명과 두 지도상의 매칭 지명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매칭된 고시지명의 한글・한자 지명 표기 형식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의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의 가타카나 주음 표기 방식을 유형화하고 표기 특징을 분석하였다. (이하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 은 생략하거나, ‘고시지명’으로 줄임.)
1)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서 매칭되는 고시지명 분류
인천광역시의 고시 자연지명 326개를 대상으로,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상에서 매칭되는 지명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서 총 146개 지명을 확인하였다. 이는 전체 고시 자연지명의 약 44.8%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서 각각 고시지명과 매칭되는 지명은 48개, 142개이고, 두 지형도에서 표기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지명은 44개이다.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서 매칭을 확인한 146개 고시 자연지명을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명 소분류 기준에 따라 다시 구분해 본 결과, 산 31개, 봉 6개, 고개 8개, 섬(해양) 88개, 퇴적지 2개, 곶 4개, 바위(2) 6개를 확인하였다.4) 지명 명명의 유연성(有緣性)을 고려한다면, 근대지형도에서 표기를 확인할 수 있는 지명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본 연구에서는 전부요소와 후부요소가 모두 일치하는 동일대상의 표기 지명과 지명 종류가 일치하는 지명으로 대상을 국한하였다.
고시지명은 대체로 한글 지명과 한자 지명이 한 쌍을 이루고 있다. 비루고개, 소곳, 죽바위, 북장자녀, 상여바위, 솥바위, 갑죽도, 계섬, 관도, 광대도, 구지도, 날가지, 대송도, 대연평도, 도우, 말도, 복숭아섬, 볼음도, 사렴, 사염, 섬업벌, 소초지도, 잠나루, 측도, 해녀 등은 한글 지명만 고시된 경우이다. 한글 지명과 한자 지명이 한 쌍을 이루고 있는 고시지명 가운데, 밤머리산(栗頭山), 새가리고개(島嶺), 가마녀(橋島), 멍에섬(駕島), 범섬(虎島), 소섬(牛島), 토끼섬(兎島) 등은 순한글 지명의 뜻[訓]과 지명 한자가 직접 연결되는 사례이다. 낙섬(嫄島)5)과 같이 한글 지명 여부와 한글 지명과 한자 지명의 관계를 바로 파악하기 어려운 예도 있다. 표 5는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서 모두 표기를 확인할 수 있는 고시 지명을 유형별로 정리한 것이다. 3개 유형, 즉 산과 봉 지명, 섬 지명에서 44개가 확인되었는데, 지명 표기 변화를 고찰할 대상 지명에 해당한다.
표 5.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서 모두 확인되는 고시 자연지명(44개)
| 구분 | 지명수 | 고시지명 |
|
산 B0202 | 12 |
계양산(桂陽山), 고려산(高麗山), 마니산(摩尼山), 문학산(文鶴山), 백운산(白雲山), 별립산(別立山), 봉천산(奉天山), 석화산(石花山), 소래산(蘇萊山), 진강산(鎭江山), 혈구산(穴口山), 화개산(華蓋山) |
|
봉 B0203 | 1 | 국수봉(國壽峰) |
|
섬7) B0603 | 31 |
교동도(喬桐島), 낙섬(嫄島), 난지도(蘭芝島), 대연평도, 대이작도(大伊作島), 대초지도(大草芝島), 동검도(東檢島), 말도, 매염(鷹島), 물치도(勿淄島), 범섬(虎島), 볼음도, 사도(蛇島), 삼목도(三木島), 서검도(西檢島), 석모도(席毛島), 선갑도(仙甲島), 선미도(善尾島), 섬업벌, 세어도(細於島), 소이작도(小伊作島), 신불도(薪佛島), 아차도(阿此島), 육도(陸島), 율도(栗島), 주문도(注文島), 지도(池島), 청라도(菁蘿島), 측도, 팔미도(八尾島), 황산도(黃山島) |
이처럼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과 매칭되는 지명수는 「구한말지형도」에 비해 「조선기본도」에 와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확인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조선기본도」에 표기된 한반도 전체 지명수의 증가와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종혁(2009)과 김선희(2008)의 근대지형도에 수록된 지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구한말지형도」에는 총 4만 3,764개, 「조선기본도」에는 총 12만 3,633개가 표기되어 있다. 「구한말지형도」에 비해 「조선기본도」에 수록된 전체 표기 지명수가 약 2.8배 증가한 셈이다.6) 인천광역시의 고시 자연지명 중 「구한말지형도」에서 표기가 확인되는 지명은 48개이고, 「조선기본도」에서 표기가 확인되는 지명은 142개로, 이는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선행 연구와 유사한 증가폭을 보였다.
그림 2는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 모두에서 주음 표기가 확인되는 지명의 분포를 나타낸 것이다. 「구한말지형도」와 비교해 「조선기본도」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지명 분포 변화는 옹진군 표기 지명의 등장과 섬 서쪽 해안가 지명 표기의 증가이다.
2)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의 가타카나 표기 유형과 특징
가타카나는 본래 한자의 뜻을 읽기[훈독(訓讀)] 위하여 찍은 부호[훈점(訓点)]로 성립되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학문 세계 등에서 특수한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대에 따라 가타카나의 용도와 기능은 조금씩 변화하면서 다양화되었지만, 일반적으로 가타카나로 표기하는 것은 외래어, 외국 지명, 외국 인명, 의성어, 의태어, 동식물명 등이다(徐潤純, 2006). 따라서 1:50,000 근대지형도의 한자 지명에 표기된 가타카나 주음도 기본적으로는 이처럼 외국 지명을 표기할 때 사용하는 가타카나 문자의 표기 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의 가타카나 표기 유형과 특징을 인천광역시의 고시 자연지명을 사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구한말지형도」상의 48개 지명을 대상으로,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 표기 방식을 살펴보았다.8) 그 결과, 표기 방식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었는데, ①한자로만 표기한 지명, ②한자와 가타카나를 병기한 지명, ③가타카나로만 표기한 지명이다. 표 6은 「구한말지형도」 상의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 표기 유형을 기준으로,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을 분류해 정리한 것이다. 표 7은 가타카나 주음 표기 유형별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표 6.
「구한말지형도」 상의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표기 유형에 따른 고시 자연지명 분류
표 7에서 ①유형에 속하는 예로 제시한 오봉산(五峰山)은 현재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산 지명이다. 「구한말지형도」에는 가타카나 주음의 병기는 없고 한자 지명만 ‘五峯山’으로 표기되었다. 오봉산의 북쪽에 위치한 오봉곡은 한자 지명(五峯谷)과 함께 가타카나 주음 ‘オブグコル[오봉골]’이 병기되어 있어, 유연성을 갖는 전부요소가 확인되기도 한다. ②유형에 속하는 예로는 고시지명 ‘비루고개’를 들 수 있다. 현재 인천광역시 남동구 장수동에 위치한 고개 지명으로, 한글 지명만 고시되어 있다. 「구한말지형도」에서 한자 지명 ‘星峴’과 가타카나 주음 ‘ピルコケイ[비루고개]’가 확인된다. 현재 고시지명과 가타카나 주음이 동일하다. ③유형의 예는 신불도(薪佛島)에 해당하는데, 현재 인천광역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한 섬(해양) 지명이다. 「구한말지형도」에 한자 지명 표기 없이, 가타카나로만 ‘ソップル[섭풀]’로 표기되어 있다. 「한국지명 총람(경기편 하, 인천 편)」에서 신불도의 참조사항에 ‘서풀’ 이 확인된다(한글학회, 1986).
한편,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과 매칭되는 「조선기본도」 상의 지명 142개를 대상으로,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 표기 방식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모든 지명에서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이 병기되는 특징이 확인되었다. 이에 「조선기본도」의 표기 유형은 「구한말지형도」와 표기 비교를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 중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 모두에서 확인되는 지명은 44개이다. 두 지도에서 모두 가타카나 주음이 확인되는 지명은 42개 지명이었다. 이를 토대로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 표기 변화를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표기 특징을 파악하였다.
첫째, 「구한말지형도」에서는 지명의 전부요소만 표기되고 대체로 생략되었던 후부요소의 가타카나 표기가 「조선기본도」에서 등장하고, 일정한 방식으로 통일되는 경향을 보인다. 표 8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산 지명과 섬(해양) 지명에서 이러한 후부요소의 표준화 경향을 읽을 수 있다. 표 9는 지도 원본에서 발췌한 지명 표기의 사례이다. 백운산(バィウン[백운] 표기가 백운산(ベクウンサン[백운산])으로 삼목도(サンプク[삼목])가 삼목도(サムモクト-[삼목도])로, 전부요소+후부요소 형식을 갖추는 변화를 보인다. 참고로, 서술 내용 및 표・그림에 언급되는 지명은 ‘고시지명(가타카나[가타카나 문자가 표시하는 추정 한국어음])’의 형식9)으로 작성한 것이다.
표 8.
후부요소의 가타카나 표기 표준화 경향을 보여주는 지명
표 9.
「조선기본도」의 후부요소 가타카나 표기의 표준화 경향: 백운산과 삼목도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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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白雲山 | 白雲山 | 白雲山 |
| 백운산 | バィウン[백운] | ベクウンサン[백운산] |
| 고시지명(국토정보플랫폼) | 「구한말지형도」 「濟物浦」도엽 | 「조선기본도」 「仁川」도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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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三木島 | 三木島 | 三木島 |
| 삼목도 | サンプク[삼목] | サムモクト-[삼목도] |
| 고시지명(국토정보플랫폼) | 「구한말지형도」 「龍流島」도엽 | 「조선기본도」 「龍流島」도엽 |
둘째, 같은 지명에 대한 가타카나 주음이 「구한말지형도」에서는 순우리말로, 「조선기본도」에서는 한자 지명을 음독해 표기하여, 결과적으로 순우리말 지명의 가타카나 표기가 사라진 경우이다(표 10, 표 11). 국수봉은 「구한말지형도」에서 가타카나 주음으로 순우리말 지명 ‘コウリポウ[고우리봉]’로 표기되었다가, 「조선기본도」에서 한자 지명 국수봉과 같은 ‘ククスボン[국수봉]’으로 변경되었다. 지도의 경우도 ‘モッ[못]’ 표기가 한자 지명을 음독한 ‘チトー[지도]’로 바뀌었다. 순우리말 지명의 가타카나 표기가 사라지고, 한자 지명의 소리를 가타카나 주음으로 표기하고 있다.
표 10.
「조선기본도」에서 가타카나 표기가 한자 지명의 음독 표기로 변화한 지명
| 번호 | 지명ID | 고시 | 구한말지형도 | 조선기본도 | |||
| 한글 지명 | 한자 지명 | 한자 지명 | 가타카나 주음 | 한자 지명 | 가타카나 주음 | ||
| 33 | B0203002007 | 국수봉 | 國壽峰 | 國壽峯 | コウリポウ[고우리봉] | 國壽峰 | ククスボン[국수봉] |
| 134 | B0603000741 | 지도 | 池島 | 池島 | モッ[못] | 池島 | チトー[지도] |
표 11.
「조선기본도」에서 가타카나 표기가 한자 지명의 음독 표기로 변한 사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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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池島 | 池島 | 池島 |
| 지도 | モッ[못] | チト-[지도] |
| 고시지명(국토정보플랫폼) | 「구한말지형도」 「仙甲島」도엽 | 「조선기본도」 「仙甲嶋」도엽 |
셋째,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 모두 현재 고시지명과 다른 가타카나 주음으로 순우리말 지명을 표기한 특징도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고시지명 ‘말도’의 경우, 현재 고시 한자 지명은 없는 상태인데, 구한말 지형도에서 한자 지명은 ‘唜點島’로 표기되었지만 가타카나 주음으로 순우리말 지명 ‘クッチョム(끝점)’이 병기되어 있다. 「조선기본도」에서 한자 지명은 말도(唜島)로 변경되었고, 가타카나 주음은 ‘クットー(끝도)’로 바뀌었다. 생략되었던 후부요소인 섬에 대해 한자 표기로 ‘도(島)’의 음을 읽어 추가 표기하는 변화를 보였지만, 전부요소의 가타카나 주음은 순우리말 소리를 그대로 읽어 표기하였다(표 12).
표 12.
순우리말 지명이 가타카나로 한자 지명에 병기된 사례: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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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唜點島 | 唜島 |
| 말도 | クッチョム[끝점] | クットー[끝도] |
| 고시지명(국토정보플랫폼) | 「구한말지형도」 「濟物浦」도엽 | 「조선기본도」 「舞鶴里」도엽 |
넷째, 「구한말지형도」에는 지명 표기가 확인되지 않고, 「조선기본도」에서 등장하는 지명 가운데, 가타카나 주음이 순우리말로 기재되는 특징도 확인된다(표 13). 전부요소와 후부요소 모두 순우리말 지명을 가타카나 주음으로 표기한 지명도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고시지명 ‘솥바위’는 순우리말 지명으로, 현재 고시 한자 지명은 없는 상태이며, 「구한말지형도」에서 표기가 확인되지 않는 지명이기도 하다. 「조선기본도」에서 지명이 등장하는데, 한자 지명은 ‘솥바위’를 훈독하여 한자를 차자한 ‘鼎岩’으로 표기되었고, 가타카나 주음은 순우리말 지명인 ‘ソッバオ[솥바위]’로 표기하고 있다. 고시지명 탄현(炭峴)과 토도(兎島)의 경우도 「조선기본도」에서 지명 표기가 등장하는 사례인데, 한자 지명은 현재의 고시 한자 지명과 동일하지만, 가타카나 주음은 순우리말 소리 즉, ‘スッコケ[숯고개]’, ‘トッキンム[토끼섬]’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조선기본도」에 표기된 순우리말 소리의 가타카나 주음 표기가 현재 고시 한자 지명만 가진 지명에 있어, 옛 순우리말 지명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표 13, 표 14).
표 13.
전부・후부요소 모두 순우리말 지명을 가타카나로 표기한 「조선기본도」 수록 지명
표 14.
전부・후부요소 모두 순우리말 지명을 가타카나로 표기한 「조선기본도」 수록 지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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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鼎岩 | 炭峴 | 兎島 |
| ソッバオ[솥바위] | スッコケ[숯고개] | トッキンム[토끼섬] |
| 「조선기본도」 「白翎島」도엽 | 「조선기본도」 「溫水里」도엽 | 「조선기본도」 「仙甲嶋」도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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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炭峴 | 兎島 |
| 솥바위10) | 탄현 | 토도 |
| 고시지명(국토정보플랫폼) | 고시지명(국토정보플랫폼) | 고시지명(국토정보플랫폼) |
4. 근대지형도 가타카나 표기의 옛 지명 추적 활용 가능성
우리나라 지명이 갖는 특성상 순한글 고유 지명과 한자 지명의 대응 표기는 지리학적 명명 유연성(命名有緣性)을 추론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고(김순배, 2013), 이 대응 표기 관계를 고찰하는데 「조선지지자료」는 주요 텍스트로 활용되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고지도에 표기된 지명과 「조선지지자료」에 수록된 순한글 지명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한국지명총람」에 수록된 지명까지 연결해 정리함으로써 시기별 문헌들을 통해 지명을 시계열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는 성과도 확인된다.11)
근대지형도에 한자 지명과 함께 가타카나로 주음 표기된 순우리말 지명에 대한 가치 인식은 2000년대 초반 연구에서 확인을 시작할 수 있었다. 국어학 분야의 근대 지명의 훈독 표기에 대한 연구에서 근대지형도에 한자로 표기된 지명에 가타카나로 국어한자음이 주음되어 있고 훈독음을 간간이 볼 수 있다고 소개하였다(송기중, 2001). 이 연구에서는 1914년 발행한 청안 도엽(충청북도 중부지방)에 수록된 지명을 사례로 들었는데, 長浦 ギンゲ-[긴개], 瀋灘 バニヨウル[바녀울<반여울], 塔洞 タブコル[탑골], 針谷 バノツル[바느실<바늘실], 栗峙 ハ-ムチ-[밤치, 밤티], 浮石 ブツトル[붓돌], 月峴 ヲルコケ[월고개, 달고개] 등이다.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 수록된 지명의 자료적 가치를 고찰한 미즈노 슌페이의 연구(2011, 2014)에서도 가타카나 주음의 순한글 지명 표기가 지닌 가치가 도출되었다.
한편, 지리학 분야에서 김종혁(2009)은 「구한말지형도」12)에 수록된 지명의 유형 분포 연구를 통해 이 지도에 행정지명과 자연지명, 인문지명의 고유한 한글 이름을 가타카나로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였다. ‘栗島-バ-ムソム[밤섬]’, ‘前坪-アプトル[앞들]’이나 ‘後坪-デ-トル[뒷들]’의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이와 같은 표기가 전국적으로 나타난다고 서술하였고, 「구한말지형도」의 이러한 표기 방식을 통해 당시 주민들은 ‘율도, 전평, 후평’의 한자 지명보다는 순우리말 ‘밤섬, 앞들, 뒷들’로 불렀을 것을 추정해 볼 수 있으므로, 「구한말지형도」의 가타카나 표기가 19세기뿐 아니라 그 이전 시기의 지명 상황에 접근할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더하였다.
선행 연구에서 언급된 이상의 가타카나 주음 표기의 가치와 이 연구의 3장에서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을 사례로 살펴본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 수록된 가타카나 주음 표기 특성의 고찰한 결과는 옛 지명에 대한 추적 및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근대지형도에 표기된 가타카나 주음 역시 위치값을 보유한 지리 정보이다. 따라서 지지류 또는 지명 사전에 수록된 지명과 비교해, 현재 고시지명과 연결이 상대적으로 쉬운 측면을 확인하였다.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의 관계 파악을 통해, 현재 고시 한글 지명과 한글 지명의 관계 및 순한글 지명의 한자화 등 우리나라 지명 변천의 계기성을 가진 일제강점기 전후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도록 한다.
근대지형도에 수록된 순우리말 지명의 가타카나 주음 표기도 순한글 고유 지명과 한자 지명의 대응 표기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시기를 달리하는 「조선지지자료」와 「한국지명총람」에 수록된 지명과 연계한다면 시계열적 지명 변천을 포함해 옛 고유지명 추적 활용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한국지명총람」의 ‘일러두기’에서도 순우리말 지명에 대한 관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표준 지명을 작성하는 방법은, 현재 많이 쓰이는 것으로 하거나 그 쓰이는 잦기가 비슷할 때에는 순수한 우리말로 된 것을 표준으로 삼았다’는 내용이 그것이다.
‘문화유산으로서의 지명’,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지명’에 대한 논의는 지명 연구에서 주요한 이슈이다(주성재, 2021). 순우리말 지명 발굴과 보존, 활용과 근대지형도에 수록된 순우리말 지명의 가타카나 주음 표기가 지닌 활용 가치를 주목할 필요성도 같은 맥락에서 찾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조선지형도」(제2차지형도)의 지명 DB 구축을 포함해 근대지형도에 수록된 가타카나 주음 표기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함으로써13), 옛 지명 의 추적 활용 가능성을 지명 제정 등 실천적 차원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5. 결론 및 항후 과제
본 연구는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을 대상으로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 수록된 가타카나 표기 실태와 특징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해 인천광역시의 전체 고시 자연지명 326개 중에서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에 수록된 지명과 일치하는 146개 자연지명을 대상으로 가타카나 표기 여부 및 특징을 조사・분석하였다. 현재 인천광역시에 해당하는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 도엽 원본에서 지명을 직접 확인하였고, 지명 매칭 여부는 ArcMap을 활용하여 위치 비교 작업을 실시하였다.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 모두에서 확인되는 지명은 44개였고, 두 지도에서 모두 가타카나 주음이 확인되는 지명은 42개였다. 이를 대상으로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 표기 실태를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은 표기 특징을 파악하였다.
첫째, 「구한말지형도」에서는 지명의 전부요소만 표기되고 대체로 생략되었던 후부요소의 가타카나 표기가 「조선기본도」에서 등장하고 일정한 방식으로 통일되는 경향을 보였다. 예를 들면, 백운산(バィウン[백운] 표기가 백운산(ベクウンサン[백운산])으로, 삼목도(サンプク[삼목])가 삼목도(サムモクト-[삼목도])로 바뀐 경우로, 전부요소+후부요소 형식을 갖추는 변화가 나타났다. 둘째, 같은 지명에 대한 가타카나 표기가 「구한말지형도」에서는 순우리말로, 「조선기본도」에서는 한자 지명을 음독해 표기하여, 결과적으로 순우리말 지명의 가타카나 표기가 사라진 경우가 확인되었다. 예를 들면, 국수봉과 같이 「구한말지형도」에서는 가타카나 주음으로 순우리말 지명 ‘コウリポウ[고우리봉]’로 표기되었다가, 「조선기본도」에서는 한자 지명 국수봉과 같은 ‘ククスボン[국수봉]’으로 변화된 경우이다. 셋째,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 각각에서 현재 고시지명과 다른 가타카나로 순우리말 지명을 표기한 특징도 확인되었다. 예를 들면, 고시지명 ‘말도’의 경우, 현재 고시 한자 지명은 없는 상태인데, 「구한말지형도」에서는 한자 지명으로 ‘唜點島’가 표기되고, 가타카나 주음으로는 순우리말 지명 ‘クッチヨム(끝점)’이 병기된 경우이다. 넷째, 「구한말지형도」에서는 지명 표기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조선기본도」에 등장하는 지명에서는 순우리말이 가타카나 주음으로 표기되는 특징도 확인되었다. 전부요소와 후부요소 모두 순우리말 지명을 가타카나 주음으로 표기한 지명도 발견되었다. 예를 들어, ‘솥바위’ 지명은 한자를 훈차하여 ‘鼎岩’으로 표기되었고, 가타카나 주음은 순우리말 지명 그대로 ‘ソッバオ[솥바위]’로 나타내고 있는 경우이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통해, 「구한말지형도」와 「조선기본도」의 가타카나 표기에서 순우리말 지명을 상당수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지명이 갖는 특성상 순한글 고유 지명과 한자 지명의 대응 표기는 지리학적 명명 유연성(命名有緣性)을 추론하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주는 것으로, 지명 연구에서 주요 연구 대상으로 다뤄지고 있다. 본 연구는 근대지형도 수록 지명의 가타카나 표기가 순한글 지명과 한자 지명의 표기 대응 관계를 살필 수 있는 자료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근대지형도가 보유한 위치값을 통해 현재 고시지명의 옛 지명을 추적하는데 활용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에 의의를 둔다.
근대지형도에 나타난 가타카나 주음 표기의 유형과 특징을 인천광역시 고시 자연지명만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는 점은 본 연구가 지닌 한계이다. 이는 다른 한편으로 근대지형도의 한자 지명과 가타카나 주음 표기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와 면밀한 연구의 필요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고시지명의 이력에 가까운 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면서 추적하는 방식과 지리지, 고지도, 근대 지명 자료에 수록된 역사지명, 「한국지명총람」에 수록된 이명 등을 포함한 현대 지명을 고찰하는 방식이 만나는 접점에서 우리 지명의 표기 이력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근대지형도의 전체적인 특징을 파악할 수 있고, 문화유산으로서 지명을 보존・활용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의 역사 문화적 맥락 해석을 동반한 지명 연구, 근대지형도 가타카나 주음 표기에서 확인되는 순우리말 지명이 있는데도 한자지명이 고시지명으로 선택되는 역학, 고시 한글・한자 지명의 이명 관계와 근대지형도 지명 표기 관계, 도로명 등 인공시설물에 부여되는 순우리말 지명 연구 등을 향후 과제로 삼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