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April 2024. 196-209
https://doi.org/10.22776/kgs.2024.59.2.196

ABSTRACT


MAIN

  • 1. 서론

  • 2. 선행연구 고찰

  • 3. 자료 및 연구 방법

  •   1) 데이터 및 연구의 범위

  •   2) ABM을 활용한 의료 서비스 접근성 모델

  • 4. 분석 결과

  •   1) 소아청소년 환자별 방문 병원 수 및 소요 시간

  •   2) 소아청소년 환자별 방문 병원 수 및 소요 시간 의료 취약성 탐색

  • 5. 결론

1. 서론

저출생으로 인한 소아 의료 수요의 감소는 진료수익의 감소, 소아청소년과 의원의 감소 및 소아청소년과의 전문의 지원율 하락과 더불어 다른 분야로의 이탈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인력, 소아청소년과 병・의원 등 소아 의료자원의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다(질병관리청, 2023). “대학병원이든 동네병원이든 소아과 진료를 보는 곳이 확 줄면서 진료대란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YTN, 2023). 소아청소년과 진료 대란은 진료를 위해 먼 길을 떠나거나, 병원이 문을 열기 전부터 대기를 감행하는 사회적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한국경제(2023)에 따르면 환자들이 최소 30분에서 한 시간 남짓을 대기하거나,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는 '소아청소년과 대란'은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의료계에서는 '소아 의료체계 붕괴'를 우려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시설의 분포에서는 공간적인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김흥순・정다운, 2010; Kang et al., 2023a). 이러한 의료시설의 불균형한 분포는 의료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국민 건강 수준의 보편적 향상이라는 가치에 어긋나며, 결국 의료 취약지 혹은 사각지대의 생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전문의와 병・의원의 도시 집중 현상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 인프라는 서울특별시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방소멸과 함께 지방의 의료부족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시 역시 의료 서비스의 지역적인 불균형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다(Kang et al., 2023b). 서울시는 다양한 진료과목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개원율을 보임에도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와 같은 유소년 대상 진료과목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개원율을 보인다(이금숙・서위연, 2007). 특히 다른 필수 진료과목에 비해 산부인과 서비스의 경우, 도시 중심부의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서비스 취약지역이 넓게 나타나고 있다(김흥순・정다운, 2010).

의료 불평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의료 서비스 취약지역 및 사각지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접근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access)이란 ‘환자와 의료 시스템 간의 적합성’을 설명하는 개념이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은 가용성(availability)과 근접성(accessibility)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가용성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공급량(의사 및 치료 시설 수, 수용인원 등)을 의미하며, 근접성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소요되는 이동 거리 또는 시간 및 비용을 의미한다. 가용성과 근접성 두 가지 차원의 융합이 ‘공간적 접근성’이며 일반적인 도시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때 고려해야 한다(Guagliardo, 2004).

이러한 공간적인 접근성 연구를 위해 일반적으로 Two- Step Floating Catchment Area(이후 2SFCA) 방법이 사용된다. 2SFCA 방법은 중력 모델 기반의 접근성 측정 방식이다(Luo and Wang, 2003). 2SFCA 방법과 2SFCA의 발전된 형태인 Enhanced Two-Step Floating Catchment Area(E2SFCA) 방법(Luo and Qi, 2009), Three-Step Floating Catchment Area(3SFCA) 방법(Wan et al., 2012), Enhanced Variable Two-Step Floating Catchment Area(EV2SFCA) 방법(Ni et al., 2015) 등은 의료접근성 연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박정환 등, 2017; 강전영・박진우, 2021; 안재성 등, 2022). 특히, 강전영・박진우(2021)는 E2SFCA 방법을 활용하여 코로나19 상황에서의 상설선별진료소 및 임시선별검사소의 접근성을 평가하고 효율적인 배치에 대한 정책적 제언을 제시했으며, 안재성 등(2022)은 2SFCA 방법을 활용하여 대구시 고령인구에 대한 119구급 서비스 공간적 접근성의 시간적 변화를 분석하였다.

2SFCA 모델은 정적인 한 시점에서의 조건을 가정하고 분석을 진행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조건을 동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Park et al., 2022). 의료 서비스의 이용 가능 여부는 수요자가 이동하는 과정 중에서도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서비스의 ‘가용성’에 대한 동적인 반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환자가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는 프로세스 속에서는 시간에 따른 대기인원과 시간의 변화가 고려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동적인 조건의 반영이 이루어지면 환자의 진료가 계속되더라도 지속적으로 대기시간이 긴 병원과 그 주변 지역은 의료 취약지역으로 여겨질 수 있다.

동적인 환경에서 공간적 접근성의 측정과 더불어 공간적 접근성의 불평등을 탐색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써 에이전트 기반 모델링(Agent-Based Modeling; 이하 ABM)이 활용될 수 있다. ABM은 복잡한 시스템을 모델링하고 분석하는 컴퓨터 기반의 시뮬레이션 기법이다. ABM에서 각 에이전트는 개별적인 속성과 행동 규칙을 가지며, 이들의 상호작용은 시간에 따라 시뮬레이션 환경 내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에이전트 기반 접근 방식을 통해, 연구자들은 개별 행위자의 간단한 규칙이 어떻게 전체 시스템의 복잡한 패턴과 결과를 생성하는지 탐색할 수 있다. ABM은 이러한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집단적 행동, 자발적인 질서 형성, 또는 예상치 못한 시스템 동학을 분석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Wilensky and Rand, 2015). Zhang et al. (2018)은 ABM을 사용하여 뉴욕시 북부 맨해튼의 노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 검진 및 치료 시설의 공간적, 비공간적 접근성을 측정하였다. 또한, Saxon and Snow(2020)는 보건 의료의 공간 접근성을 평가하고 개선하기 위한 모델인 Rational Agent Accessibility Model(RAAM)을 제안하였고 이를 통해 개인과 의료 서비스 제공자 간의 상호 작용을 모델링하고 의료 시스템 내에서의 공간적 접근성 문제를 분석하였다. 하지만 이처럼 ABM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측정한 해외 사례들의 경우, 의료 시스템상 차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현 문제점들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한 예시로,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예약제를 기반으로 구축되어 있어, 공간적 위치 차이에 따른 접근성을 주제로 “소아청소년과 대란”과 같은 의료 서비스 수요 몰림 현상에 관한 관심이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ABM을 활용하여 에이전트 기반 모델로 소아청소년 의료 서비스에 대한 취약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세부적인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에이전트 기반 모델을 활용하여 소아청소년 환자가 진료받기까지 여러 병원을 거쳐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소아청소년과 대란’을 재현한다. 두 번째,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집계구별로 소아청소년 환자가 진료받을 때까지 거치는 병원의 수와 소요 시간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확인한 방문 병원 수와 진료대기 시간을 바탕으로 핫스팟(Hot spot), 콜드스팟(Cold spot) 분석을 시행하여 의료 서비스 취약지를 선정하였다.

2. 선행연구 고찰

의료 서비스 연구의 핵심적인 주제 중 하나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과, 취약지를 탐색하는 것이다. ‘환자와 의료 시스템 간의 적합성’을 나타내는 개념인 접근성(Access)은 편의성(Accommodation), 경제성(Affordability), 수용성(Acceptability), 가용성(Availability), 근접성(Accessibility)의 다섯 가지 차원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Penchansky and Thomas, 1981). 편의성은 의료 시스템을 이용하기까지의 용이성과 편리함을 강조하며 예약 시스템, 운영 시간, 전화 서비스 등을 의미한다. 경제성은 환자의 소득, 지불 능력 및 기존 건강 보험이 의료 서비스의 가격을 부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념이다. 수용성은 의료 서비스 제공자의 나이, 성별, 인종, 시설 유형, 시설 위치, 종교적 소속 등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의미한다. 가용성은 제공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전문의 및 치료 시설 개수, 수용인원 등)의 유형과 양을 의미한다. 근접성은 의료 서비스 시설과 환자의 위치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며 환자의 교통수단 및 이동 시간, 거리, 비용을 의미한다. 가용성과 근접성 두 가지 차원이 융합된 개념이 ‘공간적 접근성’이며, 도시 지역 의료 서비스 제공에 있어 중요한 고려 요소이다(Guagliardo, 2004).

하지만 2SFCA 모델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확인하는 데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 2SFCA 모델은 고정된 임계거리를 기준으로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평가한다. 이 방식은 임계거리 내의 모든 지점이 동일한 접근성을 가진 것으로 간주하고, 임계거리를 초과하는 지점은 접근성이 없는 것으로 취급한다. 이러한 이분법적 접근은 각 지점 간의 거리나 위치에 따른 접근성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Luo and Whippo, 2012; McGrail, 2012). 따라서 환자들이 이동할 의향이 있는 실제 거리나,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환자들이 경험하는 접근성의 차이를 모델링하기 어렵다(Luo and Qi, 2009). 또한 2SFCA 모델은 특정 시점에서의 조건을 기준으로 하는 정적인 분석이다. 즉, 시간에 따른 환경이나 조건의 변화 등 동적인 요소의 반영이 제한적이다. 의료 서비스 접근성은 단순히 고정된 시점에서의 위치와 가용성에만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이동 경로, 의료 서비스의 가용성 변화, 교통상황과 같은 다양한 동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Aday and Andersen(1974)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은 단순히 시설의 존재가 아닌 서비스의 가용성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환자가 이동하는 중에도 의료 서비스의 가용성은 변동될 수 있다. 가용성의 변동은 환자의 접근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시뮬레이션 모델 구축 시에 필수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Davahli et al., 2020).

환자의 이동성과 서비스의 가용성을 동적으로 고려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에이전트 기반 모델링(이하 ABM)을 채택할 수 있다. ABM과 같은 동적인 접근성 측정법은 실제 자료를 반영하는 정적인 측정과 달리 모의 실험에 대한 결과를 도출하지만, 복잡한 에이전트 간의 상호작용과 시간에 따른 변화를 효과적으로 반영한다는 장점이 있다. ABM은 미시적 규모의 동적 현상을 설명하고 이러한 개별적인 행동과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거시적 패턴을 도출하는 데에 유용하다(El-Sayed et al., 2012; Kang and Aldstadt, 2019; Kang et al., 2020).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현되는 ABM은 '에이전트'라는 독립적인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며, 이를 통해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조직, 사회 및 문화 시스템의 ‘창발(Emergence)’을 설명하는 데에 유용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Galea et al., 2010; Luke and Stamatakis, 2012). 특히, Bonabeau(2002)에 따르면 ABM은 전염병의 전파, 시장 및 조직적 행위, 확산 등과 같은 복잡한 현상을 모델링 하는 데 효과적이다. 하여 본 연구에서는 '소아청소년과 대란'과 같은 공중 보건 문제를 분석하고,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탐구하는 본 연구의 핵심 도구로 ABM을 채택하였다.

앞선 선행연구를 통해 기존 2SFCA 방법론이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측정하는 데에 있어 몇 가지 한계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2SFCA 방법론은 고정된 임계거리를 사용하여 접근성에 대한 이분법적인 측정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수요자의 증가에 따른 의료 서비스 공급의 유동적인 변화를 동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의료 서비스로의 접근성 측정에는 고정된 시점과 정적인 환경이 아닌, 동적으로 변화하는 서비스의 가용성에 대한 고려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의료 서비스의 조건 변화를 동적을 반영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ABM을 채택하여, 환자의 이동성과 의료 서비스의 가용성에 대한 변화를 반영하였다.

3. 자료 및 연구 방법

1) 데이터 및 연구의 범위

서울시 소아청소년 의료 서비스 취약지를 탐색하기 위해 먼저, 구별 소아청소년 인구 분포를 측정하였다.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하는 2023년 12월 소아청소년(0~19세) 주민등록인구 데이터1)를 활용하여, 구별 소아청소년 인구 수와 인구밀도를 계산하였다. 양천구에 소아청소년이 73,113명으로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양천구를 중심으로 구로구, 동작구, 영등포구 또한 소아청소년 인구 및 인구밀도가 높음을 확인하였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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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서울시 소아청소년과 병원 및 소아청소년 인구밀도

양천구가 포함된 서울 서남권 지역에 대해 소아청소년 대상 의료시설 수와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Health Insurance Review & Assessment service, HIRA)2)에서 제공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원(상급 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위치와 진료를 수행하고 있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정보를 취득하였다. 구별 소아청소년과 병원 개수와 소아청소년과 병원 1개당 소아청소년 인구 수를 측정한 결과, 양천구에 병원이 29개로 가장 많았으나 병원 당 소아청소년 인구 수는 영등포구가 가장 낮았다(표 1).

표 1.

연구지역 내 소아청소년 인구와 소아청소년과 병원 현황

행정구역 소아청소년 (명) 소아청소년 밀도(명/km2) 소아청소년과 병원(개) 소아청소년과 병원 1개당
소아청소년 인구 수(명)
구로구 50,652 2,522.09 20 2,532
동작구 46,065 2,813.92 19 2,424
양천구 73,113 1,762.29 29 2,521
영등포구 45,130 1,841.61 25 1,805

소아청소년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일수록 소아청소년과 병원에 대한 수요가 높고, 그에 대한 적절한 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소아청소년 주민등록인구 수와 그 밀도가 높은 지역인 양천구와 이를 중심으로 그 다음 소아청소년 주민등록인구 수와 그 밀도가 높은 지역인 구로구, 동작구, 영등포구 4개 지역에 대해 소아청소년의 진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거주지에서 출발해 진료가 완료되기까지 방문하게 되는 병원 개수와 소요 시간을 집계구별로 측정하여 취약지를 탐색하고자 한다.

2) ABM을 활용한 의료 서비스 접근성 모델

(1) 모델 개관

본 연구에서는 ‘소아청소년과 대란’을 재현하기 위한 ABM을 구축하였다. 모델은 다수의 환자와 병원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환자의 발병, 이동, 대기, 진료 등 일련의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 구축한 모델을 활용하여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위해 이동하는 패턴, 병원의 수용 능력, 그리고 지역별 소아청소년 수를 반영하여 시뮬레이션을 시행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로 환자들의 공간적 분포에 따른 방문 병원 수와 소요 시간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고 추후 통계분석과 취약지를 탐색하기 위해 활용되었다. 모델은 서울특별시 4개의 자치구인 양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동작구를 대상으로 하며 모델 구축 및 구동은 Anylogic 프로그램(https://www.anylogic.kr/)을 활용하였다.

(2) 에이전트 소개

ABM에서의 에이전트는 자율적으로 행동하며, 환경과는 달리 에이전트와 상호작용하는 개별적인 객체를 의미한다. 에이전트는 시뮬레이션 내에서 의사 결정 규칙에 따라 독립적으로 행동하며, 전체 시스템의 복잡한 행동과 패턴을 생성한다. 본 모델의 에이전트로는 환자 에이전트, 병원 에이전트, 집 에이전트가 있다. 각 환자 에이전트는 집, 도착 병원, 완치 시간, 상태, 방문 병원 수, 나이, 발병 시간에 대한 변수를 가진다(표 2). 환자는 발병 시간에 따라 집에서 도착 병원까지 이동한 후, 도착한 병원에서 기다리거나 다른 병원을 찾는다는 2가지 선택지를 갖는다. 환자 에이전트가 이동한 첫 번째 병원에서 진료받지 못하면, 진료받기까지 거친 총 병원 개수가 방문 병원 수에 저장된다. 진료받은 후에는 걸리는 시간에 상관없이 치료된다는 것을 가정한다. 완치시간은 발병한 환자가 집에서 병원으로 이동하고, 병원에서 진료 대기와 진료를 받은 뒤 완치된 상태의 시점을 의미한다. 즉, 발병 시간부터 환자가 병원을 찾아 이동하여 진료를 기다리고 받는 과정을 거쳐 완치되기까지의 전체 시간이다.

표 2.

환자 에이전트의 변수 소개 및 설명

변수 설명 예시
환자의 거주지 집 에이전트
도착 병원 환자의 목적지가 되는 병원 병원 에이전트
완치 시간 환자가 완치될 때까지의 시간 Mon Dec 04 06:34:11 KST 2023
상태 환자 현재 상태 환자 발병
방문 병원 수 방문한 병원의 수 3
나이 환자의 나이 12
발병 시간 발병된 시간 Mon Dec 04 06:23:22 KST 2023
표 3.

병원 에이전트의 변수 소개 및 설명

변수 설명 예시
ID 병원 ID 15
병원명 병원 이름 밝은봄소아청소년과의원
경도 병원 위치 126.9663
위도 37.5041
의사 수 병원 별 의사 수 2
표 4.

집 에이전트의 변수 소개 및 설명

변수 설명 예시
ID 아파트 ID 510
아파트명 아파트 이름 신도림현대
동 수 아파트별 동 수 5
세대 수 아파트별 세대 수 260
경도 아파트 위치 126.884309
위도 37.511992
아파트가 속한 구 구로구

각 병원 에이전트는 ID, 병원명, 경・위도, 의사 수에 대한 변수를 가진다(표 3). 병원의 의사 수를 기준으로 환자가 바로 진료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유무가 결정된다.

시뮬레이션 시에 환자들은 할당된 집에서부터 병원을 찾아가도록 설정하였다(표 4). 집 에이전트는 4개 구의 아파트 단지를 기준으로 설정하였다. 각 집 에이전트는 ID, 아파트명, 동 수, 세대 수, 경・위도, 구에 대한 변수를 가진다.

(3) 모델 프로세스

모델 내 환자 에이전트의 발병률은 지리적 위치, 환자의 특성, 방문 시간대 등을 반영하여 결정된다. 먼저, 소아청소년 환자는 질병관리청 인플루엔자 발병 비율을 참고하여 0세(4.7%), 미취학 아동(1-6세)(14.5%), 초등학생(7-12세)(45.5%), 중・고등학생(13-18세)(35.3%) 4개의 연령대로 구분하여 생성되었다(질병관리청, 2023). 생성된 환자 에이전트는 구로구, 동작구, 양천구, 영등포구의 인구 비율에 따라 4개 구 내에 할당되며 각 구 내의 아파트 단지를 거점으로 랜덤하게 배치된다. 본 시뮬레이션의 시간 범위는 하루, 즉 24시간으로 설정되었는데 모델 내 환자는 카카오맵의 장소 검색 데이터에서 파악된 시간별 인기도3)를 기반으로 설정되어, 하루 동안 각 시간대별로 인기도 비율에 따라 발병하도록 하였다. 첫 번째 환자 에이전트가 발병하면 모델이 시작된다. 발병한 환자는 출발지인 집에서 약 시속 30km의 속도로 모델 내 도로를 따라 가장 가까운 병원을 향해 이동한다. 환자가 도착했을 때 도착한 병원 내 즉시 진료가 가능한 전문의가 남아있다면 환자는 진료받고, 즉시 진료를 받을 수 없다면 다른 환자의 진료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거나 진료가 가능한 다른 병원을 찾아 떠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환자는 진료가 가능한 전문의가 있는 병원 중 가장 가까운 병원을 찾아간다(그림 2). 모델에서는 대기 환자가 매분 43%의 확률로 진료가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하였다. 다음 병원으로 이동할 확률은 ‘분당서울대병원 환자경험조사’의 병원순추천의향지수4)(Net Promoter Score, NPS)를 참고하였다(분당서울대학교 병원, 2023). 환자는 진료받기 전까지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는 과정을 반복한다. 진료에 소요된 시간은 선행연구(이정찬 등, 2022)에 따라 진료 시간 평균 6.05분, 표준편차 9.74분의 분포를 따르도록 확률적으로 할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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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소아청소년 환자 진료 프로세스 모델링 정의 및 기능

(4) 시뮬레이션 환경

시뮬레이션 범위는 서울시 양천구, 구로구, 영등포구, 동작구로 설정하였으며 모델 내는 소아청소년 환자 추정치(약 5,432명)의 약 20%에 해당하는 1,000명의 환자 에이전트를 구성하였다. 소아청소년 환자 추정치는 이정찬 등(2022)의 연구보고서에 따른 의사 당 일일 소아청소년과 외래 환자수(약 35.05명)에 연구지역 내의 소아청소년과 의사 수를 곱한 값이다. 전체 소아청소년 환자에 대해 모델을 구성하지 않고, 그 일부만을 사용하는 것은 계산상 한계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복잡한 지리적인 공간 내에서 다량의 에이전트로 시뮬레이션을 실행할 경우, 계산 과정에서 여러 제약 조건이 발생한다(Kang et al., 2022). 그에 따라 표본 집단으로 모집단을 대표하여 모델을 시행하는 방식이 ABM 모델링 기법에서 흔히 사용되며, 이와 관련된 선행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e.g., Jumadi et al., 2020; Malik et al., 2015). 이후 확률변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자, 총 100번의 반복 시행을 거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였다.

(5) 핫스팟 분석

의료 서비스 취약지를 탐색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핫스팟 분석을 사용하였다. 핫스팟 분석은 공간군집분석(spatial clustering analysis)의 세부 기법 중 하나로, 공간적 사상의 집단화를 분석하는 도구이다(강호제, 2008). 특정 지역과 인접하거나 이웃하는 지역 간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핫스팟과 콜드스팟을 탐지하고자 Getis-Ord Gi* 통계(Getis and Ord, 1992)를 기반으로 공간적 군집의 분포 경향성을 파악해, 군집의 경향성을 분석한다. 해당 분석기법은 결과적으로 특정 지역에 존재하는 핫스팟과 콜드스팟을 산출하는데, 이는 인접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격자만을 고려해 이루어진다(이창규・최진무, 2023). 본 연구에서는 ArcGIS Pro 소프트웨어에서 제공하는 ‘Optimized Hot Spot Analysis’ 도구를 사용하여 ANN(Average Nearest Neightbor) 공간 가중치를 적용한 핫스팟과 콜드스팟을 탐색하였다5). 본 도구는 연구지역에 대해 최적화된 격자를 제작하기 위해, 격자별 가장 가까운 이웃까지의 거리를 전부 합산하여 격자 개수로 나눈 ANN과 가장 가까운 이웃과의 거리부터 가장 먼 이웃과의 거리까지를 오름차순 정렬하여 중앙값에 해당하는 MNN(Median Nearest Neighbor) 중 더 큰 거리에 2를 곱해 격자 크기로 설정한다. 해당 격자 크기를 적용한 그리드를 구성하고 데이터를 중첩하여 격자별 데이터를 구축하고, ANN과 MNN 중 더 작은 값을 초기 공간 임계치로 설정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통해 최적의 임계치를 탐색하여 핫스팟, 콜드스팟을 분석한다. 그리고 유의 확률값을 기준으로 각각 3개(99%, 95%, 90%)의 핫스팟과 콜드스팟,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되지 않는 무작위형 분류 1개를 포함해 총 7개의 범주로 분석 결과를 분류하였고, 이를 지도로 시각화하였다. 본 연구에서 식별된 핫스팟 지역은 방문 병원의 수가 많고, 소요 시간이 긴 지역들이 유의미하게 집중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반대로, 콜드스팟 지역은 병원 방문 수가 적고 소요 시간이 짧은 지역들이 군집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핫스팟 지역이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콜드스팟의 경우 소아청소년 환자의 의료 서비스 접근이 비교적 용이한 지역이다.

4. 분석 결과

1) 소아청소년 환자별 방문 병원 수 및 소요 시간

소아청소년의 거주지로부터 병원에 도착하여 진료가 완료되기까지 방문하게 되는 병원 개수 및 소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각 소아청소년 에이전트의 거주지를 랜덤하게 하여 모델을 100번 시행하였다. 시행한 결과를 누적하여 재구축한 결과, 가장 많은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7개의 병원을 방문해야 진료받을 수 있었고, 진료 완료되기까지 가장 오래 걸린 환자는 약 76.27분을 소요하였다(그림 3). 그리고 그림 3-(a)의 방문 병원 수별 방문자 수 결과를 참고하면 1곳을 방문한 환자가 가장 많았으며, 그림 3-(b)의 소요 시간별 방문자 수 결과를 참고하면 10분에서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이를 통해, 환자 대부분은 병원을 이동하지 않고, 하나의 병원에 도착해서 진료가 완료되기까지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진료가 완료되기까지 약 20분 정도가 소요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그림 3-(c)를 통해, 방문 병원 수별 소요 시간을 확인한 결과로 방문 병원 수가 증가할수록 소요 시간 또한 함께 증가하는 양(+)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방문 병원이 증가할수록 이동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소요 시간 또한 함께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시뮬레이션 결과, 연구지역 내 소아청소년 환자 발생 시 대부분 병원을 이동하지 않고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약 10분에서 20분 정도가 진료 완료되기까지 소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7개의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으며, 진료 완료까지 1시간 16분이 소요됨을 확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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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모델 반복 시행 결과 - (a) 방문 병원 수별 방문자 수, (b) 진료 소요 시간별 방문자 수, (c) 방문 병원 수별 소요 시간

100회 반복 시행한 모델 결과에 대해 집계구별 방문 병원 개수와 소요 시간 각각의 평균값을 계산하였다(그림 4). 방문 병원 개수와 소요 시간 사이의 양의 관계에 따라, 두 결과 모두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양천구 목1동, 신정2동 그리고 구로구 오류2동에서는 평균 방문 병원 개수가 많고 평균 소요 시간이 긴 집계구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구 목1동과 신정2동은 밀집된 아파트 단지와 동쪽으로 안양천이 흐르고 있으며, 1명의 전문의로 이루어진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총 2개 위치한다. 구로구 오류2동은 천왕산과 개웅산이 동서쪽으로 뻗어있으며, 총 3개의 1명의 전문의로 이루어진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위치한다. 세 지역 모두 전문의가 1명인 소아청소년과 병원만 위치하며, 지형적 요건으로 인해 이동이 어려운 지역들로, 해당 지역 내 소아청소년 환자 발생 시 의료 서비스로의 접근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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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집계구별 모델 반복 시행 결과 - (a) 평균 방문 병원 수, (b) 평균 소요 시간

2) 소아청소년 환자별 방문 병원 수 및 소요 시간 의료 취약성 탐색

지리적 인접성을 기반으로 소아청소년의 의료 서비스 실질적인 취약지를 탐색하기 위해 집계구별 평균 방문 병원 개수 및 소요 시간에 대해 핫스팟, 콜드스팟 분석을 진행하였다(그림 5). 집계구별 평균 방문 병원 개수에 대해 분석을 진행한 결과, 핫스팟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는 환자별로 방문해야 하는 병원 개수가 많은 지역이 밀집해 위치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평균 소요 시간 분석 결과, 핫스팟과 콜드스팟이 모두 나타났으며, 환자별 진료가 완료되기까지의 소요 시간이 긴 지역이 밀집하거나(핫스팟), 짧은 지역이 밀집하고 있음(콜드스팟)을 의미한다. 즉, 본 연구에서 유의한 핫스팟으로 나타날수록 해당 집계구에 거주하는 환자의 의료 취약성이 높음을 의미하며, 반대로 콜드스팟으로 나타날 경우, 환자의 의료 취약성이 낮음을 의미한다. 두 결과에서 나타난 핫스팟은 대체로 병원이 넓게 산재한 양천구와 영등포구 중앙부에서 두드러졌고, 콜드스팟은 반대로 병원이 밀집하게 위치한 지역에서 나타났다.

그림 5-(a)는 집계구별 평균 방문 병원 개수에 대한 결과로, 연구지역 내 일부 행정동에서 핫스팟이 밀집하여 나타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양천구 신정2동과 영등포구 문래동과 인접한 집계구에서 핫스팟이 밀집하여 나타났으나, 이는 신정2동과 문래동 경계에 안양천이 흐름에 따라 병원 입지가 어렵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로 판단된다. 그리고 구로구 고척1동 내에는 남쪽으로 치우친 전문의 1명인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있으며, 인접 지역인 고척2동, 신정 7동과 맞닿은 경계에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존재하지 않아 고척1동 북부에 핫스팟이 밀집하여 나타났다. 영등포구 당산2동과 여의동의 경우, 핫스팟이 밀집한 지역에 전문의 1명인 소아청소년과 병원 3개와 전문의 6명인 여의도성모병원이 있으나, 북쪽으로 한강이 흐르고 있으며 남쪽으론 인접한 병원이 없어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평균 방문 병원 개수를 기준으로 핫스팟 분석을 수행한 결과, 대체로 지형적 요인에 따라 병원이 위치하지 않거나, 인접한 지역에 병원의 입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역일수록 소아청소년 환자들이 병원에서 진료받는 데에 있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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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의료 취약성 탐색 결과 - (a) 평균 방문 병원 수, (b) 평균 소요 시간

다음으로, 그림 5-(b)는 집계구별 평균 소요 시간에 대한 결과이다. 안양천을 따라 서쪽 일대에서 핫스팟이 나타났으며, 양천구 서쪽과 영등포구 남쪽 일대에서 콜드스팟이 나타났다. 또한 양천구 목1동, 신정2동, 신정6동, 신정7동과 구로구 고척1동, 고척2동 내 일부 집계구에서도 핫스팟이 나타났다(그림 6-(b)). 핫스팟은 안양천으로 인한 병원 입지의 어려움, 지역 내 절대적인 병원 수 부족과 더불어 전문의 1명으로 이루어진 병원만이 입지하고 있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양천구 신정3동, 신월2동, 신월6동, 신월7동과 영등포구 신길4동, 신길6동 내에선 콜드스팟이 나타났다(그림 6-(c), 그림 6-(d)). 콜드스팟은 전문의 1~2명으로 이루어진 병원이 밀집하여 입지하고 있으며 영등포구에는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과 같이 전문의 7명으로 이루어진 병원을 중심으로 병원이 밀집된 것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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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집계구별 의료 취약성 탐색 결과 - (a) 평균 방문 병원 수 신정2동과 문래동 일대 핫스팟, (b) 평균 소요 시간 목1동과 신정2동 일대 핫스팟, (c) 평균 소요 시간 신월동 일대 콜드스팟, (d) 평균 소요 시간 신길동 일대 콜드스팟

5. 결론

소아청소년 의료 공백과 의료 서비스의 공간적 불균형은 소아청소년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낮추며, 의료 서비스의 지역적 불평등을 심화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컴퓨터 환경 내 실제 서울 내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아청소년 진료 위기 상황을 재현하고자, 소아청소년 개별 행위자가 독립적인 행동 규칙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ABM을 구축하였다. 본 연구에서 구축한 모델은 연령대별 독감 발병률, 시간대별 병원 방문율과 병원 이동률을 행동 규칙으로 적용하였고, 100번 반복 시행 후 수집된 데이터에 대해 공간적 접근성을 평가하여 구로구, 동작구, 양천구, 영등포구 4개 지역 내 소아청소년의 의료 서비스 취약지를 탐색 및 해석하였다.

의료 서비스로의 공간적 접근성을 평가하기 위해 소아청소년 발병 시 방문하게 되는 병원 수와 진료 완료까지의 소요 시간을 측정하여 4개 지역 집계구별 의료 취약성을 탐색한 결과, 지형적 요건과 병원의 입지 분포 패턴이 지역별 소아청소년 의료 취약성을 상이하게 만드는 요소로 나타났다. 두 가지 측정 변수에 대해 높은 의료 취약성을 보인 지역은 양천구 신정2동과 구로구 고척1동이었다. 신정2동과 고척1동 모두 동쪽에 안양천이 흐름에 따라 개원 병원 부족과 더불어 이동의 어려움이 존재하므로, 방문 병원 개수가 많고 소요 시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의료 취약성이 낮았던 지역은 소요 시간을 기준으로 측정한 결과에서만 나타났으며, 양천구 서쪽 지역과 영등포구 남쪽 일대에서 나타났다. 양천구 서쪽과 영등포구 남쪽 일대 집계구는 전문의가 1명으로 구성된 병원이 다수 밀집한 지역으로, 병원으로의 접근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실제 서울 내 소아청소년 의료 대란 문제가 존재함을 확인하였고, 소아청소년 의료 취약성은 지역별 상이하지만, 소아청소년 인구밀도가 높을수록 의료 서비스로의 취약성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료 접근성에 지형적 요인과 병원의 입지 패턴이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을 확인함으로써, 의료 대란 등의 의료 서비스 취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함을 제안하고자 한다. 소아청소년의 의료 서비스 취약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도출한 취약지를 중심으로 의료시설 재배치나 취약지에 대한 이동 클리닉, 원격 의료서비스 확대 등의 추가적인 대책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형적 요인의 영향이 큰 곳일수록 병원 입지의 유도 등 지역적 의료 서비스 특성에 따른 정책적 지원을 통해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본 연구는 의료 서비스 접근성 측정에 있어, ABM의 한국적 적용을 통해 현재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료 대란 현상을 구현하였다. ABM은 개별 객체의 다양한 특성을 동적으로 구현하여 미시적, 거시적 수준의 행동 패턴을 도출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공간적 단위에서의 정책적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의 급감과 더불어 아이들의 진료를 받기 위해 선호하는 소아과 병원 앞에 새벽부터 줄을 서는 현상인 ‘소아과 오픈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우봉식, 2023). 그리고 유료 줄서기 어플리케이션(똑딱6))의 등장으로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겐 소아청소년 의료 접근성을 더욱 불균형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 자원의 제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제작한 시뮬레이션 모델에 똑딱 어플리케이션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대기자 수 정보를 적용함으로써 정부의 소아청소년 의료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의사 결정을 위한 분석 방법으로써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를 통해, 한국의 의료 체계 시스템에 의료 서비스 측정 방법론을 적용하고, 다양한 하위 모델 적용을 통해 현재 한국 의료 서비스 특성에 적합한 모델로 고도화할 수 있었다. 소아청소년 의료 대란 심화에 따라 소아청소년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 양천구를 중심으로 인접한 구로구, 동작구, 영등포구를 포함한 4개 지역을 연구지역으로 하여 의료 취약성을 탐색하였다. 그러나, 서울시 내 구별 소아청소년 밀도 및 병원 입지가 상이하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차후 연구로써, 소아청소년 인구밀도와 병원의 밀집도가 상이한 지역 간 의료 취약성 비교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더 나아가, 의료 서비스의 수요가 높은 연령층은 소아청소년과 더불어 노년층 또한 높은 의료 수요를 가지고 있으며,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의 증가에 따라 이들의 의료 취약성 또한 중요한 화두이다(이유진・김의준, 2015; Kang et al., 2023b). 따라서, 본 연구에서 구축한 모델을 확장하여 노년층의 의료 접근성 측정 및 지역별 의료 취약지를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구축된 모델은 의료 체계에 따라 분류되는 의원, 병원, 종합병원, 상급 종합병원 간 관계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행동 규칙으로 적용했던 병원 방문율과 이동률 등의 특성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또한 공간적인 접근성 측정에 대한 연구의 경우, 연구지역의 경계를 따라 경계효과(boundary effect)가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 추후 연구지역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해당 모델을 기반으로 서울시 전체를 포괄하는 확장된 연구 지역에서의 분석을 진행하면 유의미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따라서, 추가적인 데이터 수집, 의료 체계 반영 및 연구지역 확장을 통해 현 모델을 개선한다면 현실적인 행동 패턴 및 상호작용을 재현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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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건강보험심사평가원, HIRA 건강지도, https://www.hira.or.kr/ra/hosp/getHealthMap.do

[3] 3) 카카오맵, 성애병원, https://place.map.kakao.com/7943622(2023.12.13.접속)

[4] 4) 진료가 필요한 가족이나 지인에게 해당 병원을 추천할 의향을 나타내는 지수

[5] 5) ArcGIS Pro, How Optimized Hot Spot Analysis works, https://pro.arcgis.com/en/pro-app/3.1/tool-reference/spatial-statistics/how-optimized-hot-spot-analysis-works.htm, 2024년 03월 18일 접속.

[6] 6) 똑딱, https://ddocdo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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