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1 December 2022. 531-547
https://doi.org/10.22776/kgs.2022.57.6.531

ABSTRACT


MAIN

  • 1. 서론

  • 2. 이론적 틀: 자유, 성취, 전략으로서 행복과 공간/장소의 역할

  • 3. 연구사례 및 방법

  • 4. 자유, 성취, 전략으로서 행복과 공간의 의미

  •   1) 청년층 및 노년층의 사례를 통해 본 선택의 자유와 행복의 구성

  •   2) 서울이라는 도시적 맥락에서 본 청년층 및 노년층의 행복

  • 5. 결론

1. 서론

본 연구는 서울에 거주하는 한국인 청년층과 노년층의 행복에 대한 개인의 인식과 경험을 연구한 질적 연구이다. 양적 연구 위주로 이루어진 기존 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개인의 차원에서 드러나는 행복에 대한 인식, 요인, 전략에 주목하고, 그 과정에서 공간과 장소가 갖는 역할을 탐구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사회과학 전반에서 행복에 관한 논의는 계량화 및 국가 규모 위주로 단편적인 국가 간 비교에 치우쳐 있어 질적 연구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Smith and Reid, 2018). 특히, 공간적/지리학적 관점에서 행복을 논의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일 수 있는 경험과 감정을 통해 사회경제적 조건 및 구조와 개인의 상호작용을 드러내어 행복에 관한 과정적, 포괄적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이라는 도시가 한국 사회에서 갖는 특수한 맥락과 상징성이 개인의 삶에서 의미화되는 과정은 한국인의 행복을 논하는데 있어 간과될 수 없는 요소이다. 단지 개인이 거주하는 공간, 도시라는 물리적 조건의 차원에서 개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계층, 교육, 사회적 인식 등 다양한 비/물리적 특성들이 결합된 공간으로서 서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심층 면담을 통해 개인의 행복이 구성되는 과정을 조망하고 이를 공간적/지리학적 관점에서 논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는 시론적 연구이다.

본 연구는 아마티아 센(Amartya Sen)의 역량 접근(capability approach)을 이론적 단초로 삼았으며, 이에 더해 심층 면담의 결과를 토대로 기존 행복 관련 논의에서 활용되었던 개념들을 구체화하였다. 개인적 차원에서 행복은 1) 행복의 정의, 2) 행복 요인, 3) 행복 전략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었으며, 다음과 같은 주요 개념을 통해 이를 분석할 수 있었다. 첫째, 센이 주장한 역량은 개인이 정의하는 행복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 중 거주와 이동의 자유에 주목하는 공간적 역량(신혜란, 2021)은 그간 행복 논의에서 간과되었던 부분이다(신혜란・진예린, 2021). 둘째, 행복 요인의 측면에서는 발전주의가 강조되어 온 한국의 역사적, 사회적 조건과 연관되어 개인이 인식하는 행복이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경쟁과 성취는 개인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이며, 공간은 성취의 대상이자 성취를 나타내는 지표로 작용한다. 셋째, 행복 전략에 주목하는 것은 행복을 주어진 상태 또는 결과가 아닌 사회경제적 조건에 대한 개인의 대응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으로 보는 과정적 접근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장소에 대한 애착은 개인의 대응을 매개하는 주요한 부분이다.

본 연구의 사례는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층 및 노년층 각 9명, 총 18명1)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면담의 결과이다. 공간적 맥락에 주목하는 지리학적 접근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서울이라는 도시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특성이 압축적으로 맥락화되어있는 공간으로써 행복에 관한 질적 연구의 사례지역으로 적합하다. 서울에 거주한다는 것은 개인의 사회경제적, 문화적 특성에 더해 상징적 의미를 갖기도 하며, 따라서 행복에 관한 개인의 주관적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삶의 한 측면이다. 연구참여자의 선정 측면에서 청년 세대와 노년 세대는 기존 연구(김여진・최유석, 2021) 및 언론2) 등에서 가장 불행한 세대로 호명된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정해식 등, 2019). 질적 연구를 통해 청년 세대는 사회구성원으로서 독립적인 활동을 모색하고 시작하는 단계에서 나타나는 행복에 관한 특정한 인식을 보여주며, 노년 세대는 특정한 시대적 배경에서 오랜 기간 경험, 형성된 개인의 행복에 대한 인식을 나타낸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심층 면담을 통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행복에 관한 정의 및 척도, 행복 및 불행에 관한 경험과 인식, 행복에서 장소의 의미와 역할 등에 관한 구술자료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각 세대 별로 감각, 인식하는 행복을 자유, 성취, 전략이라는 세 영역에 걸쳐 비교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먼저 문헌 연구에서는 본 연구의 이론적 틀로서 센의 역량 접근을 토대로 자유, 성취, 전략으로서 행복의 각 측면을 설명하는 개념과 그 안에서 공간이 갖는 의미에 대해 논의한다. 이후 연구 범위와 연구방법을 간단히 기술하고, 연구결과는 두 장에 걸쳐서 청년층과 노년층이 느끼는 자유와 행복 간 관계를 비교하여 서술한 이후 서울이라는 공간이 각 연구참여자 집단의 행복감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에서는 본 연구의 학술적, 정책적, 실천적 함의를 제시한다.

2. 이론적 틀: 자유, 성취, 전략으로서 행복과 공간/장소의 역할

2000년대에 들어 행복에 대한 대중적, 학문적, 정책적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론적인 논의와 함께 정량적인 지수들을 통해 행복의 정도를 측정하고 국가 간 행복 수준을 비교하는 방식(Ahmed, 2007; Eckersley, 2008; White, 2010)이 해당 논의에서 주를 이루었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특히 국가 간 행복 수준을 정량적으로 비교하는 관점에서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조건에 비해 한국인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행복의 수준이 낮다는 문제의식이 대두되었고 따라서 그 원인을 밝히려는 논의가 많았다. 이런 양적 연구를 통한 접근은 직관적이며 수치를 제시하여 일반화를 가능케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에 사회적 조건에 대응하는 개인의 구체적인 삶의 경험을 조명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최근 들어 행복에 관한 질적 연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Smith and Reid, 2018). 본 연구 역시 유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으나, 행복이라는 것 자체가 개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경험의 영역에 속한다는 측면에서 계량적인 지수들을 통해서는 드러나지 않는 지점이 많을 것으로 보았다.

공공정책이 행복이라는 특정한 가치를 목적으로 설정하여 구체적으로 이를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우창빈, 2013). 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행복에 대한 논의는 정량화된 행복지수를 근거로 한 국제비교에서 한국의 순위가 낮은 것에 대한 분석과 이를 제고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관련하여 2000년대 들어서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행복에 관한 학문적, 정책적 관심이 크게 증가한 바 있으며, 한국적 행복지수의 의미와 개발(황명진・심수진, 2008), 한국인의 행복결정요인(김승권 등, 2008; 구교준 등, 2015; 최영출, 2014) 등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지리학 및 지리교육학 내에서 행복에 관한 논의로 그 범위를 좁히면 행복 교육(심승희, 2019; 조철기, 2018), 육체적, 정신적 건강 및 치유의 공간(김은정・김태환, 2015; 박수경, 2020) 등에 관한 연구를 찾아볼 수 있다.

본 연구는 기존 논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행복의 정의, 행복의 결정요인,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의 측면에 주목한다. 다만 선행 연구들은 행복에 관한 정량적인 접근에만 치중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의 행복에 있어서 좁게는 특정한 공간과 장소 넓게는 그것들에 함축되어 있는 상징적 의미와 사회적 맥락이 갖는 역할에 충분히 주목하지 않는 한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행복의 정의, 행복 요인, 행복 전략이라는 세 영역에 집중하면서 공간과 장소의 역할에 주목한다.

센의 역량 접근(Sen, 1985, 1999, 2013)은 행복의 정의와 관련해 유용한 통찰을 제시한다. 여기서 역량(capability)은 가용한 기회, 선택할 수 있는 처지를 뜻하는 것으로 흔히 교육역량 등을 뜻하는 역량(competence, capacity)과 구별된다. 센(Sen, 1999, p.3)은 사회의 발전에 있어서 그 목적인 역량(선택의 자유)과 그것을 위한 수단(예를 들어 소득)을 구분하며 개인의 자유가 확대되는 것이 사회의 궁극적인 발전이라고 주장한다. 즉, 경제적 부와 같은 수단을 확보하는 것은 그 목적인 역량이 확대되었을 때 그 의미가 있으며, 따라서 선택의 자유, 가용한 기회가 충분히 확대된 상태를 개인의 행복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센은 가구를 단위로 빈곤과 행복을 논하는 것에 비판적인데, 그 이유는 가정의 자원이 개인의 자유에 적용되는 정도에도 불평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Nussbaum, 2000; Pettit, 2001; Sen, 1992). 역량 접근을 활용한 연구들에서 방법론적 개인주의를 택하고 있다는 점 역시 행복과 관련한 질적 연구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위와 같은 역량의 주요한 부분으로서 공간적 역량(spatial capability)(Shin, 2011; Kim and Shin, 2018)에 주목한다. 일상의 장소와 공간을 선택할 수 있고,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하는 공간적 역량은 비/자발적 이동이 일상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을 정의하고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신혜란, 2021). 특히, 투기적 도시화가 만연한 한국의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징하는 물리적 장소의 특성은 특정한 공간이 갖는 사회적, 정치적 위상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이는 해당 도시 공간을 활용하는 개인의 삶의 질에 대한 인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일상적 이동 및 국제적 이주가 증가한 현대사회에서 과연 개인의 이동이 자유롭게 이루어진 결정인가는 항상 논쟁의 대상이 된다(Nordbakke and Schwanen, 2014; Shareck, 2014; Shin, 2011). 강압적인 이동이 없더라도 사회적, 경제적 조건에 의해 사실상 이주 및 이동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경우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측면 역시 개인의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즉, 공간적 역량은 개인의 행복을 설명하는데 있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개인의 역량, 행복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 중 특정한 측면을 구체화한 공간적 역량에 주목하는 것은 행복에 관한 학제적 접근을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경제학에서 출발한 역량 접근은 복지경제학, 사회복지학, 여성학 등에서 빈곤 및 불평등을 논하는 주된 접근법으로 자리잡았으며, 해당 분야의 학문들이 개인의 삶의 질을 다룬다는 점을 고려하면 행복 연구에서도 역량 접근은 큰 함의를 갖는다. 하지만 지리학 분야에서 역량 접근을 활용한 연구는 드물었는데, 이는 공간과 장소가 개인의 삶에서 갖는 의미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조건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할만하다. 특히, 타 분과학문의 접근법이나 이론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인색한 모습을 보여왔던 국내 지리학계에서 역량 접근을 활용한 연구는 극히 드물다.3) 이러한 점에서 공간적 역량 개념은 일견 사회(학)적 주제이자 현상으로 보이는 행복을 지리학적 접근과 연계하여 논의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역량 접근이 갖는 사회학적 방향성(정)에 공간적/지리학적 관점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반)함으로써 행복에 대한 통합(합)적 접근을 꾀하기 때문이다. 즉, 행복과 공간, 이동의 관계를 탐색하는 것은 행복에 관한 학제적 접근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임과 동시에 2010년대 이후 사회과학 전반에서 이루어졌던 ‘공간적 전환(spatial turn)’의 흐름에서도 중요하게 읽힐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역량 접근을 활용한 논의는 향후 더욱 중요해질 감정과 삶의 질, 웰빙 등의 주제를 위한 지리학적 논의가 발전하는 데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또한, 한국인의 행복에 관한 선행 연구들에서도 일부 드러나는 것처럼 행복의 요인에 관해 한국적 맥락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회적 공정성(유두호 등, 2021), 직업 만족감(박송이・김계하, 2021), 복지(김다은・김서용, 2020) 등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논의된 바 있는데, 대중적 담론에서는 지나친 경쟁이 한국인들을 불행하게 하는 요소로 단순화되어 논의되고 있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김명소・한영석(2006)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감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에서 생존요인과 관계요인보다는 성장요인의 영향이 더 크다. 성장과 성취에 대한 욕망이 개인이 느끼는 행복에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성취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이를 통해 계속해서 생존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행복은 생존의 도구라고 주장한 서은국(2014)의 논의가 이를 뒷받침하기도 한다. 반면에 개인은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지 않고, 스트레스와 고통스러운 정서를 많이 경험한다는 사실을 밝힌 연구도 존재한다(김성아, 2022). 따라서 본 연구는 심층면담을 통해 경쟁과 성취, 행복이 상호 배제적이거나 대립적인 요소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으로써 개인의 행복감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한국인의 행복감에서 성장요인이 유독 큰 것은 역사적 맥락에서 발전주의가 개인의 삶으로 투영된 현상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Song, 2019; Shin, 2020). 특히 국가적 과제였던 발전주의가 압축적으로 특정 도시 공간을 통해 투영된 한국에서 공간과 장소는 성취와 성장의 대상이며 그 결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능한다. 특히 삶의 질의 측면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이병민, 2021)가 점점 커지는 조건에서 서울, 강남, 좋은 학군 등과 같은 특정 공간과 장소는 성장 욕망의 대상이며 높은 지가는 그 욕망이 집중된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개발, 장소 만들기(이영빈・정창무, 2013; 신정엽, 2018; 한재원・이수기, 2019), 경제자본(문유정・이명신, 2021), 부모의 학력 수준(장유진 등, 2020), 여가 스포츠(부검봉 등, 2020), 도시 내 녹색공간(Kwon et al., 2021)등이 특히 공간과 관련하여 개인의 행복, 삶의 질 향상 등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 온 바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행복을 추구하는 전략의 측면에서 사회경제적, 구조적 조건에 대한 개인의 인식과 대응이 갖는 역할에 주목한다. 객관적인 사회경제적인 조건만으로 개인의 행복 수준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대응책, 전략, 타협에 따라 그들이 느끼는 행복감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화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국가의 경제적 수준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타나거나 혹은 한국의 경우처럼 그 반대의 사례들에서 생각해볼 만한 지점일 것이다. 기대를 낮추어 마음의 행복을 찾거나(Elster, 1983; Harvey and Reed, 1996; Nussbaum, 2000, 2003) 경제적, 사회정치적 권력이 없어도 계속 불행하지 않게 생존할 수 있는 기제(Folbre, 1986; Fortuijn and Ostendorf, 2004; Kabeer, 1999; Robeyns, 2003)를 개인들이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에 있어서 적응과 타협은 갈등적 상황으로부터 개인이 지나친 좌절을 하지 않도록 방어해주는 역할을 하는 한편 약자가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공고화하고 사회 구조적 불평등이 재생산되는 것을 합리화하는 기제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논쟁적이라는 점 역시 지적되어야 한다.

행복 전략의 측면에서 공간과 장소는 정서적 안정, 관계, 치유의 역할을 하는 중요한 매개체이자 행복의 조건이다. 황규덕(2018)이 논의한 것처럼 공간은 물리적 환경 이상으로 인간의 행복에 깊이 개입되어 있으며, 치유의 공간을 찾고 공간을 마련하는 실천들에서 드러나듯이 공간과 장소는 행복을 추구하는 개인의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리교육 분야에서 행복 개념에 무관심했다는 반성과 함께 장소론적 접근이 제시되기도 하였으며(조철기, 2018), 한희경(2013)은 장소를 촉매로 하는 치유의 글쓰기에서 기억과 장소의 관계에 주목하였고, 박향기(2016), Park(2022)은 모빌리티와 치유의 관계를 논의하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박수경(2017)은 세월호 참사 이후 만들어진 치유의 공간이 개인의 일상에서 갖는 의미에 주목하였다. 이처럼 장소는 개인의 육체적, 정신적 웰빙과 건강의 촉매가 되기도 하며(Smith and Reid, 2018), 개인이 처한 사회경제적, 구조적 조건을 통칭하는 의미에서 위치, 공간, 장소는 개인의 행복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룬다(Conradson, 2003; Haybron, 2011; Panelli and Tipa, 2007; Tucker, 2010). 즉, 개인의 행복에 있어서 공간은 행복의 구조적 조건과 맥락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적극적인 의미에서 개인이 치유와 안정을 주는 장소를 찾는 것, 그리고 나아가 커뮤니티 공간 등과 같은 장소 만들기 실천에 참여하는 것은 행복을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3. 연구사례 및 방법

본 연구의 사례는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층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실시한 개인의 행복에 관한 심층 면담의 결과이다. 한국은 국가 규모의 경제적 성장이 곧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의 수준과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종종 거론되었다. 실제로 한국의 국내총생산은 세계 10위4)에 달하고 공식적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지만5) 2017-2019년 행복을 평균한 한국의 행복은 10점만점에 5.87로 전 세계 153개국 중 61위, OECD가입국 38개국 중 35위이다(김성아, 2022).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 포르투갈,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사례는 경제적 발전이 사회구성원들의 행복을 반드시 증진시키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선택의 자유 측면에서 볼 때, 월드 갤럽 조사에 따르면, 2017-2019년간 한국 성인의 61%만이 자신의 삶에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에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같은 노르딕 국가들과 아이슬란드의 경우는 95% 이상의 수준을 보였으며 OECD 국가들 중 그리스(54%)와 터키(60.9%)를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한국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김성아, 2022).

위와 같은 괴리는 행복과 관련한 질적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통계학적 대표성에 기반한 일반화를 목적으로 하는 양적 연구와 달리, 질적 연구는 특정 대상, 사례에 천착해 깊이 있는 맥락적 이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행복과 같은 개인의 인식, 감정, 경험 등을 연구할 때 질적 연구가 갖는 강점을 찾을 수 있다. 즉, 양적 연구는 구체적인 수치를 통해 특정한 집단(예컨대 국민)이 느끼는 행복의 수준을 일반화하여 제시하는 반면에 본 연구는 특정한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구조가 상호작용하는 메커니즘을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그것이 갖는 함의점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심층 면담이라는 질적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진행되었으며, 면담은 2021년 5월-7월에 이루어졌다. 연령 집단 별로는 행복과 관련한 담론, 정책 등의 차원에서 자주 언급되는 2-30대 청년층 및 6-70대 노년층을 각각 9명씩 모집해 심층 면담을 실시하였다. 기본적으로는 눈덩이 표집 방법(snowball sampling)을 사용했지만 성별, 소득(자산 포함), 가족 구성, 직업 유무, 직업 안정성 등에서 다양성을 고려하여 면담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연구윤리 규범에 따라 자발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연구참여자만 모집하였고 개인의 구체적인 사회경제적 지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없었으므로 평범하다는 자기인식에 의존했다. 그렇게 모집된 연구참여자의 특성은 표 1과 같다.

표 1.

연구참여자 특성 요약

순번 가명 성별 연령대 교육수준 거주지
1 최일수 20대 대졸 서울
2 김효주 30대 박사졸 서울
3 이성규 30대 대졸 서울
4 박유진 20대 대졸 서울
5 양도문 20대 대졸 서울
6 박수영 30대 대졸 서울
7 문도환 20대 대졸 서울
8 손경환 20대 대졸 서울
9 심은혜 30대 석사졸 서울
10 이순영 70대 고졸 서울
11 김만석 60대 고졸 서울
12 오미정 60대 대졸 서울
13 우영희 60대 대졸 서울
14 이서진 60대 대졸 서울
15 신연수 60대 석사 중퇴 서울
16 박진환 70대 고졸 서울
17 최유민 60대 대졸 서울
18 송민식 60대 대졸 서울

심층 면담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연구참여자의 선호에 따라 대면 면담 및 온라인 화상 면담(ZOOM)을 병행해서 실시하였다. 온라인 환경에 대한 접근성 차이로 인해 청년층은 대체로 화상 면담을, 노년층은 대면 면담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면담은 연구참여자 1인당 1회 평균 2시간이 소요되었다. 심층면담에서 주로 행복의 정의, 행복했던 기억과 불행했던 기억, 서울 거주에 대한 인식, 행복을 위한 실천을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하되 연구참여자가 비교적 제약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반구조적(semi-structured) 면담을 실시하였다. 특히 특성이 크게 다른 두 세대가 느끼는 자유, 성취, 전략으로서의 행복과 표현방식 역시 다를 것으로 보고 큰 틀에서의 질문은 동일하게 하되 세대별, 개인별로 심층 면담의 흐름에 맞게 연구자가 호응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면담 내용은 참여자의 동의를 받아 녹음하였고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음성녹음을 전사하였다. 면담 자료 분석은 공통성과 다양성, 사건들 간의 연관관계를 볼 수 있도록 해석학적 분석방법을 이용하였다.

주지하듯이 18명 연구참여자들의 심층 면담 결과를 근거로 서울시민들 또는 한국인들이 느끼는 행복을 일반화된 진술로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본 연구의 목적도 아니다. 오히려 행복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동시에 매우 개인적인 감정에 관한 개별의 특수성에 천착하여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와 내용을 드러내는 것이 본 연구의 목표이다. 이를 통해 행복이 감정의 영역일 뿐만 아니라 구조와 개인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성되는 사회과학적 현상이며 동시에 공간적 현상임이 명확해지는 것이다. 이어지는 본론에서는 자유, 성취, 과정으로서 행복에 관해 각각 청년층과 노년층 사례의 분석결과를 제시하고 서울이라는 도시의 맥락에서 공간/장소와 행복의 관계를 논의한다.

4. 자유, 성취, 전략으로서 행복과 공간의 의미

1) 청년층 및 노년층의 사례를 통해 본 선택의 자유와 행복의 구성

대다수 연구참여자들은 역량 접근의 핵심인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행복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언급했다. 이러한 언급은 청년층과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났지만 그것이 표현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생애주기적 측면에서 매우 다른 지점에 위치해 있는 두 집단의 특성 상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은 현재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삶의 궤적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에서 선택의 자유를 보다 직접적으로 행복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에 노년층의 사례에서는 건강, 가족 등 현재 그들에게 직접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부담으로 다가오는 지점들을 통해 선택의 자유와 행복의 관계를 다소 간접적인 방식으로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룬 다양한 성취는 두 집단 모두에서 행복의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으며, 행복의 전략 측면에서는 두 집단 모두 비록 다른 나라 사례에 비해6)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청년층에 비해 노년층 참여자들 사례에서 삶의 과정을 통해 축적한 행복 전략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향을 보였다.

청년층 연구참여자 사례에서 행복은 강제가 없는 상태, 즉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상태와 같은 뜻이었다. 그들이 정의한 행복은 다음 세 가지 상황과 사건에 기반해 있었다.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상황(역량), 자신이 학업, 직업, 가족생활 등에서 성취한 것, 일상에서 가족, 지인들과 가지는 편안하고 유쾌한 상황이다. 불행했던 경험으로는 위의 첫번째 상황의 반대, 즉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제도나 타인의 강요에 의해서 어떠한 일을 수행해야 했을 때였다.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으면 경쟁이나 적은 수입 등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행복했던 경험에 관한 질문에 자신을 괴롭게 했던 강제가 끝난 직후를 주로 언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대학입시의 압박으로부터 해방된 순간, 군대에서 전역한 순간, 지방에서 서울로 이사오면서 부모님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난 순간 등이 공통적으로 언급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자유가 억압된 상황이라고 해도 선택할 역량에 대한 개인의 인식에 따라 행복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예를 들어 양도문(20대 남)은 군대에 간 것 자체도 강제였고 일상 이동이 제한되는 등 모든 자유가 억압되었다는 점에서 군대를 자신이 불행했던 대표적인 경험으로 이야기했는데, 고시원과 학원을 오가며 군대에서만큼이나 억압된 생활이었다고 기억하는 재수를 했던 경험에 대해서는 행복하고 보람있었다고 말했다. 그 차이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군대는 국가란 조직에 의해서 속박당한 건데, 근데 재수는 제가 선택한 거거든요. 그거에서 온 차이가 큰 거 같아요. 내가 내 스스로 선택해서 이 생활을 하느냐, 그리고 내가 어쩔 수 없이 이 생활을 하느냐 이 차이가 좀 큰 거 같은데요. (양도문, 20대 남)

이러한 언급은 역량 접근에서 대표적인 사례로 드는 기아와 신앙적 단식의 차이와 유사하다. 기아와 군대는 가난과 법적 의무로 인해 역량이 제한된 경우인 반면에, 신앙적 단식과 재수 생활은 자신의 선택의 결과라는 점에서 개인의 행복에 있어 정반대의 경험으로 의미화되는 것이다.

사회와 제도에 의한 강요라는 점에서 2-30대 연구참여자들에게 대학입시 또한 대표적인 불행한 경험이었다. 가장 행복했던 시기에 대한 질문에 공통적으로 대학입시에서 벗어나 중압감에서 해방되었던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시기 또는 대학에 들어가 다양한 활동을 하던 시절에 대한 답변이 자주 등장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한 연구참여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마 대한민국 사회에서 유치원에 들어간 이후로 [수능 끝낸] 고등학교 3학년이 아마 제일 자유로울 거예요. (최일수, 20대 남)

이는 대학입시 제도로 인해 억압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 불행의 원인이었음을 보여주는데, 나아가 심층면담에서 연구참여자들은 부모님의 압박을 보다 직접적인 불행의 요소로 언급했다. 성인이 되기 전 사회와 제도의 압력은 주로 부모님을 통해 전달되고, 따라서 심리적으로 부모님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연구참여자에게 중요한 답답함은 사회적으로 주어진 의무 중에서 젠더 역할, 집안 내 위치, 출신 지역처럼 자신이 바꿀 수 없는 특성으로 인해 특정한 행동을 강요받는 데에서 왔다. 이는 선택할 자유로서 행복에는 명확히 억압적인 사회적 구조, 제도 등의 영향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제도와 구조가 매개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리적인 측면 등의 다층성이 고려되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즉, 센이 역량 접근을 통해 주장한 것처럼 개인들에게 무엇이 주어졌는가 또는 주어지지 않았는가의 문제만큼이나 주어진 자원과 조건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는가 또는 그렇지 않은가의 측면에서 행복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행복을 정의하는데 적극적이었던 청년층에 비하면 많은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의 대답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대다수 노년층 참여자들에게 행복은 별로 생각해 보지 않은 주제였고 큰 근심이 없는 것과 동의어였다. 면담 결과를 보면 그들의 생애 대부분이 가족에 대한 책임에 관한 이야기였고, 행복과 불행 모두 책임과 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노년층 연구참여자는 가족 관계에서 자신이 갖는 의무감을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러한 의무감 또는 부담감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 및 그에 대한 자신의 대처 등을 행복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즉, 이들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행복으로 바로 연결되어 생각되지는 않았지만 책임, 의무로 인한 압박은 불행으로 여겨졌다. 유사한 맥락에서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은 가족을 꾸리고 자녀가 출산,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인생의 큰 성취이자 행복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관련하여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의 사례에서는 가정 내 젠더 관계로 인해 자유가 억압되는 경우가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자신의 의지 여하, 즉 역량에 대한 자기 인식에 따라 행복에 관한 해석이 달라졌다. 예컨대 60대 여성 신연수는 가계 경제를 등한시하는 남편을 대신해 시부모님을 경제적으로 돌보고 현재 병상 중인 친정어머니를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데 책임감과 압박이 크다고 했다. 반면에 손자들을 돌보는 일에 대해서는 큰 기쁨을 표현했는데, 그 이유는 자신이 선택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한편,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이 살아온 시대적 특성상 정치적인 선택의 자유가 제한된 사례도 있었다. 오미정(60대 여)은 과거 전교조가 창립되던 시절에 가입했다가 해직을 당해 4년 반 가까이 학교 밖에 있었던 경험이 계속해서 지금까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교사들의 정치참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 등 관련 이슈가 현재에도 여전히 자신이 해직을 당하던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며 거듭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들의 사례에서 두드러지는 특성은 결혼을 할지 여부, 어떤 직업을 가질지, 전업주부가 될지 등 개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순간들에서의 선택이 중요하게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연구참여자들이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하던 당시의 시대적 배경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즉, 이들이 2-30대였을 때에는 한국이 권위주의적 국가 체제 하에서 급속한 속도로 산업화 및 도시화되는 시기였고, 이러한 조건에서 그들에게 결혼 및 취직 등은 적극적인 탐색의 시기를 거쳐 개인이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예컨대 결혼은 (그조차도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겠지만) 누구와 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대다수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은 “그 때는 그랬다”는 식으로 대수롭지 않게 답했지만, 면담 과정에서 요즘 세대는 그렇지 않다는 식의 비교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이들이 그 차이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측면에서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의 면담 내용 중 주목할만한 특징은 개인적 성취, 성장에 관한 서술이었다. 한국 사회 내 경쟁이 심해 개인의 행복도가 낮다고 하는 흔한 사회적, 대중적 담론을 고려하면,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이 성취를 이루어내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중요한 행복의 조건으로 언급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 이유는 주로 강제적이라고 하더라도 경쟁 속에서 압박을 받으며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의 보람,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효주(30대 여)는 자신이 행복을 느끼기 위한 조건으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단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야 하고, 그리고 그 일에서 퍼포먼스가 확실하게 나왔을 때가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중략)… 둘 중에 하나라도 결여가 되면 저는 그렇게 행복한 상태라고 생각이 되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김효주, 30대 여)

이처럼 그녀는 직업적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좋아하는 게임 등 취미생활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잘 해내 인정욕구가 충족되었던 때를 행복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청년층 사례에서는 가족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기르는 것 역시 성취 욕구와 연관된 경험으로 등장했다. 예컨대, 심은혜(30대 여)는 한국 사회에서 행복은 정해진 개인의 삶의 단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인정하고 이를 받아들였다. 그녀는 20대에는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교에 합격하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고, 30대에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승진을 하는 일 등 개인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반영된 일종의 과업 달성 과정을 숙제에 비유했다.

임신 소식을 알았을 때 행복했어요. 결혼을 했으니 이제 아이를 가져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안 생기니까 조바심이 났는데 딱 생기니까 숙제를 해냈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리고는 다음 숙제를 걱정하기도 했어요. 임신을 했을 때도 아들일까? 이런 것들 …(중략)… 결혼하고 남편이 해외 근무를 했던 시절 1, 2년 정도 그 때도 행복했는데, 그때는 내가 아이를 가질 수 없고 모두 이 상황을 알고 있으니까 숙제가 없었던 시절이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심은혜, 30대 여)

이러한 언급은 자유로운 상황이 물론 행복을 주지만 동시에 기왕 과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각 단계를 문제없이 성취해내는 것 역시 행복으로 의미화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일시적으로 과제가 사라져 일종의 해방감, 자유를 느꼈던 순간도 물론 행복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제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모색하기보다는 결국에는 과제를 받아들이고 이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게 되는 것이다.

행복 요인으로서 개인적 성취가 자주 언급된다는 것은 사회구조적, 공간적, 계층적 맥락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 사회의 특성이 응축되어 있는 서울의 특성, 그 공간에서 삶을 살아가는 청년층 연구참여자의 사회적, 계층적 특성이 이들로 하여금 삶의 특정한 순간을 행복으로 인식하게 하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참여자들은 대부분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거나 졸업했고 학술 연구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도 이들이 연구, 학문 등에 관심이 있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 다수가 일반적인 관점에서 경쟁에서 패배하기보다는 무언가를 성취한 집단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했을 때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이 개인적 성취를 행복으로 의미화하는 모습이 보다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행복과 관련한 담론에서 흔히 과도한 경쟁이 한국인들을 불행하게 하는 요소로 자주 언급되는 조건에서 이러한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의 사례는 행복에 관한 단편적, 직선적, 수치적 표현이 드러내지 못하는 면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인의 측면에서 노년층 연구참여자들 역시 성취에 집중하였다. 이들 대부분이 자신의 직업 및 가족의 측면에서 성과를 이룬 것에 큰 의의를 두고 열정적으로 오래 설명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유민(60대 여)은 어려서부터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웠으므로 악착같이 살아왔다고 말했다. 따라서 그녀는 돈을 벌어 집을 마련해 독립했을 때를 매우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무언가를 성취해냈다는 기쁨, 드디어 얹혀살지 않고 자기 집을 갖게 되었다는 기쁨이 컸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순영(70대 여)은 첫아들을 낳았을 때 정말 기뻤다고 했다. 그 이유에는 처음으로 아기가 생긴 기쁨에 더해 그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 부담이 있었던 아들 출산이 주는 성취감도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선상에서 송민식(60대 남)은 자신이 현재 집과 연금을 가지고 안정되게 사는 것이 자신의 성취로 다가오지만, 반면에 아들이 안정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최근에 행복감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노년층 사례에서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은 개인의 선택, 자유의 영역이기보다는 ‘먹고 살기 위해’, ‘모두가 다 그랬던 시절’의 이야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조건 안에서의 성취가 이들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오히려 행복 요인은 선택할 자유가 제한되었던 노년층 사례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대적, 역사적 맥락에서 그들에게 부과된 발전주의적 이데올로기는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 또는 국가적, 집단적 성취를 위해 개인의 자유를 포기하는 것을 미덕으로 규범화했고, 그러한 구조 안에서 행복 요인은 개인들이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심층 면담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돌이켜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노년층 참여자들은 스스로를 사회구조, 억압적이었던 시대의 피해자로 규정하기보다는 그 안에서 자신이 이룬 성취를 행복과 연관지어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청년층 참여자들과 비교하면 노년층 참여자들은 성취에 대해 조금은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는데, 이러한 변화는 생애주기 측면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전략의 측면에서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은 불행한 상황에 대해 순응하기도 저항하기도 했지만 모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불행한 상황에 스스로 대응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보다는 불행한 감정을 인정하고 기대를 낮추어 현실과 함께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은 혼자 혹은 친구와 함께하는 음식, 술, 여행 등으로 버틴다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여행, 스포츠, 레저 활동은 많은 연구참여자가 꼽는 행복 전략이었다. 예를 들어 손경환(20대 남)은 스위스에서 패러글라이딩하며 하늘을 날 때를 행복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그 당시에 그는 군대 가기 직전의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패러글라이딩하며 그러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행을 즐기는 연구참여자들은 여행이 일상으로부터의 스트레스, 책임감, 의무감으로부터 해방되어서 자유를 찾아 떠난다는 점에서 행복함을 준다고 언급했다. 이는 동시대 젊은 층의 특징적인 현상으로 여겨지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과도 맞닿아 있다.

문제의 상황에서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는 해석의 전략을 만드는 연구참여자들도 있었다. 김효주(30대 여)는 모든 삶에는 그 이면이 있다는 걸 생각하며 부당한 상황에서도 순종적인 태도를 보이면 직장생활이 더 편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불행한 상황을 참는다고 응답했다. 자신이 바꿀 수 없는 불행한 상황에 집중하기보다는 스스로 바꿀 수 있는 자신의 생각, 태도에 집중하는 것이 개인의 행복을 위해 더 낫다는 것이다. 손경환(20대 남)은 아버지가 없이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권위적인 아버지를 보면서 자신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이 차이가 이제 서른 살 정도가 나게 되지만 인생에서 보면 100살을 가정했을 때 70년을 같이 사는 어떻게 보면 인생의 선후배이자 동반자라고 생각하기도 하거든요. 그런 소중한 관계인데 그렇게 대화가 안 되는 걸 보니까 저로서는 되게 좀 불쌍하죠. (손경환, 20대 남)

그는 부모님에게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는 권위적인 친구의 가정을 보면서, 비록 아버지가 없다고 하더라도 화목한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사랑받으며 성장한 자신의 삶에 만족하게 된 것이다.

한편, 대부분의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이 성취를 위해 노력하던 긴 세월 동안 타협하고 마음을 내려놓는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을 풍부하게 설명했다. 예를 들어 70대 남성인 박진환은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직업군인이었던 그에게 경쟁과 진급은 가장 큰 불행의 원인이었다. 진급이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3~40대에는 늘 그 중압감에 시달리며 군대 조직의 피라미드 구조 속에서 매일 늦게까지 일해야 했다. 집에 와서 아이들과 아내를 보면 이 가족을 책임지려면 진급해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고 했다. 결국, 그는 그 압박에서 계속 시달리기보다는 특정 시점에 직업군인을 그만두는 길을 택했다. 그 후 퇴직할 때까지는 진급에 대한 압박이 없었다는 점에서 심리적으로 안정되게 지냈다는 것이다.

또한, 소확행은 젊은 층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오미정(60대 여)은 일상의 소소한 작은 일들에서 최대한 기분 좋은 것을 느끼고 그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녀는 최근에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하고 나서 홀가분한 마음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날들이 많아서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한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즐거운 일상을 보낸다고 말했다.

퇴직하고 나면 물론 시간이 너무 많아서 심심하고 지루할 수도 있지만 소소한 일들을 루틴으로 두세 가지 정도 정해놓고 하고 있어요. 스페인어를 스마트폰 앱으로 배우고 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돈만 내고 쌓이면 버리기 바빴던 시사주간지도 읽고, 최근에는 니체의 책을 읽고 재미를 느껴서 하루에 조금씩 읽고 있어요. (오미정, 60대 여)

이처럼 사회적 책임이나 압박에서 벗어나거나 그것들을 견디게 해주는 동력으로써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청년층과 노년층의 공통된 대응 기제였다. 이는 선택할 자유로의 행복이 제한되거나 원하는 만큼의 성취를 이룰 수 없는 상황에서 그들이 삶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즉, 연구참여자들의 사례에서 스스로 선택할 자유가 행복을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완전한 자유라는 것은 대부분 가능하지 않거나 또는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가치가 더 크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성취 및 소확행을 통해 스스로 행복을 구성해나가는 모습이 특징적이었다.

2) 서울이라는 도시적 맥락에서 본 청년층 및 노년층의 행복

공간과 장소가 행복의 정의, 행복 요소, 행복 전략에서 가지는 역할과 의미는 다양하지만, 개인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간 외에도 그들이 거주하는 도시의 맥락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기본적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층 및 노년층을 사례로 했고, 이는 연구참여자 모두가 직장, 학교, 가족, 집 등 서울에 자기 삶의 기반을 일정 정도 갖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거주, 이동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공간적 역량이 서울이라는 도시적 특성과 만나 연구참여자들의 행복을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하는 양상이 본 연구의 문제의식인 것이다. 서울과 다른 도시의 불균등 발전이 사회적, 국가적 이슈로 이미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조건에서 ‘서울에 거주하는 것’에 대한 물음은 단지 그들이 거주하는 도시의 물리적 환경에 대한 질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먼저, 선택할 자유로서의 행복에서 공간과 장소는 선택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선택을 구조화하는 환경으로서 공간적 역량을 구성하는 요소이다. 대다수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은 편리한 대중교통, 서울에 집중된 문화 시설과 도시의 매력을 높이 사며 서울에 계속해서 거주하고 싶다는 희망을 표현했다. 동시에 이들은 그 희망이 실현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기도 했다. 현재는 여러 조건들이 갖추어져 서울에 거주하고 있지만 이것이 곧 미래에도 자신이 서울에 계속해서 거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장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거주한다는 것은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경제적인 조건을 갖춰야 한다는 의미인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청년층 참여자들의 특성이 이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한국 사회의 모든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자원들이 집중된 서울이라는 공간의 특수성은 개인들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밀어내며, 따라서 행복의 조건이자 불행의 실마리이기도 하다.

반면에 노년층은 청년층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회경제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오랜 시간 서울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 해왔다는 점에서 행복을 위한 수단을 갖추고 있었고 서울에 대한 심리적 집착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으나 완전히 자유로운 모습은 아니었다. 예컨대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에게는 교통시설이 서울이라는 도시가 갖는 큰 이점이었다. 이순영(70대 여)은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저는 운전을 못 하거든요. 서울에는 대중교통이 발달하여 어디든지 갈 수 있잖아요. 제가 매일 어디를 나가고 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어디로 가려고 할 때 갈 수 있도록 대중교통이 발달하여 있는 것이 서울의 큰 장점이에요. (이순영, 70대 여)

즉, 공간적 역량의 측면에서 일상적인 이동을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이동을 하고 싶을 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상황이 중요한데, 서울이라는 도시는 이러한 점에서 특히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이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주고 있었다.

공간적 역량 중 거주 공간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는 측면에서는 서울이라는 도시적 맥락 외에도 가족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노년층 연구참여자들 중에는 서울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러워서가 아니라 가족들이 대부분 서울에 있어서 서울에 살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예컨대 김만석(60대 남)은 혼자 마음껏 선택할 수 있다면 서울이 아니라 공기가 맑은 근교 소도시에 살고 싶지만, 가족들이 다 서울에 있으므로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서울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청년층이 부모님의 거주지를 떠나 서울로 이주하게 되면서 그것을 부모님의 압박에서 벗어나게 되는 자유와 연관지어 설명하는 것과 반대의 모습인데, 청년층 참여자들에게 직장, 학교 등은 거주지를 옮겨야할 만한 뚜렷한 요소가 되지만 노년층 참여자들의 경우에는 가족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다른 요소들에 비해 더욱 강하게 이들의 선택을 제한하는 요소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젠더 역할로 인해 이동, 거주와 관련한 공간적 역량이 제한되는 이동의 젠더화를 노년층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60대 여성 신연수는 공간적 측면에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그다지 많이 가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녀는 독일로 유학 간 남편을 따라서 독일로 이주했고 유학이 끝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으며, 한국에서는 시부모님과 같이 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노년층 여성 참여자들의 경우, 남편의 직업과 가족 내에서의 역할로 인해 공간적 역량이 제한되곤 했다. 우영희(60대 여)는 이제는 남편의 직장만 아니면 수도권 근교로 거주지를 옮기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한다. 현재 서울의 생활 및 주거환경을 유지할 수준의 비용으로 수도권 근교로 나가면 훨씬 더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주로 차량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대중교통의 이점도 특별히 느끼고 있지는 못하며 오히려 교통체증을 서울에 살면서 불편한 점으로 꼽았다.

공간적 역량 및 서울에 거주하는 것과 관련한 면담 내용에서 연구참여자들은 거주 공간, 이동의 자유를 행복과 바로 연결짓지는 않았다. 이들은 행복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언급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측면들 중 거주 공간, 이동은 그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이는 연구참여자들에게 공간적 역량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거주, 이동 등은 매우 일상적인 차원의 일들이라는 점에서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거나 또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 차원의 일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관련한 질문을 통해 대다수 참여자들에게 서울에 거주하는 것이라는 의미에서 공간적 역량은 삶의 질과 행복감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다음에서 논할 개인적 성취로서의 서울 거주에 관한 면담 내용에서 이러한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다.

행복의 요소 측면에서 보면 공간과 장소는 성취의 대상이자 지표이며 따라서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였다.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것은 뚜렷한 성취 지표로서 의미가 있었다. 이는 서울이 가진 보다 나은 물리적 조건들에 관한 것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역사적 맥락에서 형성된 서울이 가지는 상징성과 관련된 것이었다. 예컨대 문도환(20대 남)에게 서울은 대한민국에서 좀 더 나은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버텨내야 하는 공간이다. 한국의 사회구조적인 특성상 문화, 경제, 사회, 교육, 교통 등 모든 인프라와 편의시설이 서울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고 서울에 있어야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동네 코인노래방 가는 것도 지방에 가면 차를 타고 나가야 하지만 서울에서는 집 앞에 있어요. 여러 나라들을 다녀봐도 서울이 제일 깨끗하고 안전하고 모든 게 빠르고 모든 게 24시간 운영하고 이런 삶에 익숙하다 보니 다른 곳은 불편하죠. (문도환, 20대 남)

이 연구참여자는 이상적으로는 서울 아닌 어느 도시에 살아도 많은 것을 동등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에서 서울에서 버텨내는 것이 자신이 해야 하는, 성취해야 할 과제라고 여기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서울이라는 도시 공간이 국가 전체적 맥락에서 갖는 불평등한 특권에 대한 인식 속에서 그 공간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불안감이 청년층 연구참여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이들에게 거주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성취의 대상으로 개인의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 것이다.

서울이 자신이 이룬 성과를 상징하는 지표이며 행복과 연결되는 것은 김효주(30대 여)의 사례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녀에게는 “촌놈이 올라가서 똑똑한 애들만 모여 있는 서울에서 성공했구나”라는 아버지의 칭찬이 아직도 기뻤던 순간으로 기억된다.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이 갖는 특별함인 거 같아요. 서울을 나가기 싫은 거죠. (김효주, 30대 여)

이와 같은 위계적인 비교는 때로 자신에게 불리하게 적용되기도 하고, 또한 그녀에게 서울의 물리적 환경은 답답하고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이라는 공간이 자신이 이루어온 성취와 깊게 연관되어 있어서 서울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에서 서울이라는 도시는 그 자체로 성취의 대상인 동시에 개인의 여러 성취를 가능하게 하는 사회적, 물리적,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노년층은 서울에 거주하는 것이 행복, 성취의 지표로서 여겨진다는 점에서 청년층 연구참여자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70대 남성 박진환은 탈북민이 나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종종 시청하는데, 이는 탈북민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탈북민 보면서 나는 탈시골민이다 그러죠. 이렇게 서울에 와서 가정을 꾸렸으니까요. (박진환, 70대 남)

즉, 그에게 서울은 탈북민들이 자신의 고향을 탈출해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향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의미가 있는 일종의 이상화된 공간, 목적지였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미국에 파견되어 수년간 지낼 수 있었던 기회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으며, 나아가 친구들의 삶을 자신의 삶과 비교하며 시골로 갔다, 지방 소도시에 산다는 등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이는 서울, 미국 등 이른바 선진적이라고 여겨지는 도시 및 국가가 갖는 상징성이 개인에게는 성취의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은 공통적으로 미래의 성취로써 서울에는 무관심했다. 생애주기적 특성상 이들 대부분이 이미 안정적인 거주 공간을 확보하고 있으며 부동산으로 재산을 축적하려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노년층 참여자 대다수는 굳이 더 좋은 지역이나 집으로 이사하려고 노력할 마음이 없으므로 지가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오히려 이들이 돈과 시간,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는 점에서 공간적 역량 중 이동의 자유가 그들이 느끼는 행복에서 더 중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연구참여자들의 행복 전략의 측면에서 공간과 장소는 행복의 매개이자 도구로 기능하고 있었다. 대다수 연구참여자는 일상의 행복을 언급했는데, 예컨대 이들은 고3 마지막에 날씨가 좋은 겨울날 부모님이 싸준 도시락을 친구들과 모여서 나누어 먹고 농구 경기를 하던 때(최일수), 강아지랑 날씨 좋은 날 산책할 때, 가족들이랑 즐겁게 밥 먹고 이야기를 나눌 때,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남자친구와 앉아서 이야기할 때(박유진), 아장아장 걷는 아기와 손잡고 걸을 때(김만석)와 같은 아주 구체적인 일상의 경험을 행복과 연관지어 구술했다. 그 과정에서 친한 친구, 가족 등과 함께 자신이 애착을 갖는 장소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공통적인 요소로 등장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청년층이 추구한다고 여겨지는 소확행과 맞닿아 있다. 이에 대해 박유진(20대 여)은 복잡한 생각이 든다면서도 자신의 세대가 많이 느끼는 감정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대학에 합격하고 이런 성취보다는 일상적이고 작은 것들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아요. 취업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작은 행복을 내 앞의 문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삼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중략)… 제가 성취, 성공, 경력 이런 걸 통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박유진, 20대 여)

다만 그녀는 자신이 성취에 집착하지 않게 된 것이 자신이 원래 가진 특성 때문인지 아니면 무언가를 성취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에 적응하게 된 것인지 확실치 않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는 대중적 담론에서는 단지 좋고 나쁨의 문제로 논쟁이 되는 소확행이 실제로는 사회구조와 개인의 대응 사이에서 등장하는 사회경제적, 감정적 동학이자 과정의 일환임을 보여준다.

관련하여 두 연구참여자 집단 모두에서 서울은 소확행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분위기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의미화되었다. 다만 서울은 소확행을 넘어선 애착과 치유의 공간이 되지는 못했고, 따라서 노년층 연구참여자 다수는 대안적 거주 공간 마련에 관심을 표했다. 이들은 서울에서 자신의 삶 대부분을 보냈으며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면서도 어릴 적 시골살이에 대한 향수,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각박한 분위기 및 환경 등으로 인해 서울을 벗어나고자 하는 희망을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노년층 사례에서 서울은 가족들로 인한 부담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행복하지 않은 공간이기도 했다. 예컨대, 60대 남성 송민식은 40년 동안 서울에 살면서 동대표와 통장을 역임하는 등 지역사회 일에 적극적이었는데, 취직하지 못한 아들과 서울에 모두 거주하고 있는 형제와 친척들이 부담스러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친척분이 [서울에] 많이 계시는 데다 어떻게 사는지 보잖아요. 궁금하니까 제가 맏이니까 자꾸 연락을 드리고 그러니까 그런 게 좀 걸리죠. 그러니까 그런 걸 털고 내려가면 시골 갔다 그러면 다 없어지잖아요. 덜 묻고 덜 찾지. (송민식, 60대 남)

그는 자식들과도 물리적으로 거리가 떨어지면 아버지이자 장남인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덜 의존하고 자립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년층에게 서울이 부모님과 떨어져 자유를 찾는 공간으로서 의미가 있었다면 송민식에게 서울은 자신에게 아직도 의존하는 자녀, 친척들이 있는 곳으로서 억압적인 공간이었던 것이다. 즉, 생애주기적 특성, 가족 구성원들의 사회경제적 지위, 그들 간의 관계 등으로 인해 노년층 연구참여자들에게 서울이라는 도시는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기도 했다. 이는 물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서울이라는 공간에 소속되어 있다는 정체성이 가져다주는 책임을 보여준다. 나아가 위와 같은 사례들을 지리학적 행복 연구의 측면에서 보면 공간이란 개인들 간의 관계, 역사, 기억, 정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관계로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공간은 물리적 환경이자 동시에 상징적, 정서적 차원의 것이기도 하며, 따라서 행복은 공간을 통해 매개되고, 표현되며, 의미화된다.

5. 결론

본 연구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 연구참여자들과의 심층 면담을 통해 행복의 정의,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인, 행복의 전략을 살펴보고 각 측면에서 공간과 장소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에 주목했다. 행복의 정의 측면에서는 청년층, 노년층 공통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언급했다. 행복에 영향을 주는 요인 측면에서는 다수의 연구참여자가 성취와 성과를 주요하게 거론했다. 자신이 노력하여 성취하고 인정받은 경험 또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스스로 성취로 인식하는 것이 행복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행복을 위한 전략 측면에서는 다수의 연구참여자들이 개인의 기대치를 낮추고 현실에 적응해나가는 모습이 특징적이었으며, 관련하여 과도한 경쟁, 소확행 등 한국사회의 행복에 관한 대중적 (그리고 단순화된) 담론이 개개인의 구체적인 삶에서는 복합적으로 드러남을 알 수 있었다. 공간적 측면에서 거주 공간, 이동의 자유 등 공간적 역량은 개인의 자유, 행복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였다.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가 갖는 특수한 맥락, 상징성이 연구참여자들이 행복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졌고, 관련하여 서울에 거주하는 것은 그 자체로 성취의 대상이자 불안, 불행의 원인이기도 했다. 이외에도 일상적인 공간과 장소 또는 여행을 통해 만나게 되는 해방적 공간 등이 개인들의 행복 추구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드러났다.

본 연구는 질적 연구 방법을 활용해 개인의 감정 및 경험이자 사회과학적 현상으로서 행복에 주목하고 나아가 그 과정에서 공간과 장소가 의미화되는 방식을 드러내고자 했다. 공간과 장소는 위에서 언급한 행복의 세가지 측면에서 각각 차별화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과 장소는 거주 및 이동할 자유의 차원에서 개인의 역량의 주요한 부분이었으며, 성취의 대상이자 지표로서 행복의 요인이기도 했고, 행복의 전략 차원에서는 애착 및 치유의 공간이거나 또는 떠나고 싶지만 쉽게 떠날 수는 없는 공간 등으로 의미화되었다. 특히 서울이라는 도시가 한국 사회에서 갖는 상징성, 특수한 지위는 역사적, 사회경제적 맥락이 개인의 행복과 맺는 다층적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이러한 측면은 행복지수 등 정량화된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질적 연구 방법 및 국가 이하 규모에서의 공간적 관점을 통해 행복이라는 주제에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방증한다.

본 연구의 정책적, 실천적 함의는 개인의 행복이라는 차원에서 역량의 강화와 장소만들기의 중요성을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공간적 역량을 포함한 개인의 역량 강화에 공공정책과 시민사회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개인의 차원에서는 애착과 기억을 가진 장소를 통해 치유 공간을 만들어내는 활동처럼 장소만들기에 참여하는 것이 적극적인 행복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국의 맥락에서 특수한 지점은 성취와 행복의 연관성이다. 경쟁 풍토를 위시한 한국의 발전주의적 환경과 태도는 개인의 행복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주로 일컬어지고 실제로 그러한 측면이 있지만, 동시에 그 과정에서 개인이 이룬 성취와 성과는 행복감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특히, 경쟁 및 성취 그 자체가 아니라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개인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본 연구의 결과는 다시금 객관적 현실에 대한 개인 및 주변의 해석, 적응, 대응이 행복 전략의 측면에서 중요함을 보여준다.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지리학에서 행복은 그간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지지 않았지만, 본 연구에서 시도한 것처럼 행복은 개인적 경험 및 정서인 동시에 공간적/지리학적 관점을 통해 조명되어야 할 사회적, 공간적 현상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학제 간 연구, 통섭이 중요시되는 조건에서 행복, 웰빙 등의 주제는 지리학의 경험적, 이론적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사회경제적, 물질적 조건 측면에서의 발전과 개인의 삶의 질 및 주관적인 만족감 상승 간의 관련성은 향후 더욱 많은 후속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주제이다. 따라서 양적 연구뿐만 아니라 공간적 관점을 통해 개인의 행복을 구성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볼 수 있는 질적 연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공간과 장소가 사람들의 삶의 질, 정서와 다양한 연관을 가지는 지점들을 밝혀내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향후 지리학 분야에서 행복 지리학, 치유 지리학, 외로움 지리학과 같은 세부적 연구 흐름들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1] 1) 본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북유럽, 중남미, 아시아 비교연구의 일부이다. 다른 국가들에서도 수도를 사례지역으로 삼았고 마찬가지로 18명 가량의 연구참여자들에 대한 면담을 실시하였다.

[2] 2) 연합뉴스 “삶의 행복지수, 20-30대가 최저...불안감은 최고” 2018. 2. 4 https://www.yna.co.kr/view/AKR20180202095300033 ; 연합뉴스 “고독한 70대・우울한 20대…세대 중 행복지수 가장 낮아” 2017. 12. 19 https://www.yna.co.kr/view/AKR20171219153100064 2022년 11월 9일 확인

[3] 3) 드물지만 역량 접근을 활용한 지리학 연구는 비판지리학(Olson and Sayer, 2009), 교통지리학(Ryan et al., 2015), 지리교육(Lambert et al., 2015), 국제 개발(Deneulin, 2013), 웰빙(Fleuret and Atkinson, 2007) 등의 주제에서 시도된 바 있으며, 국내에서는 공간정치적 관점에서 역량 접근을 활용한 연구(채상원, 2016)가 존재한다.

[4] 4)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9),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 https://www.imf.org/external/pubs/ft/weo/2019/01/weodata/index.aspx

[5] 5) 외교부, 2021. 7. 4, 대한민국,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선진국 그룹 진출. 보도참고자료.

[6] 6) 본 연구는 3년 간 진행된 행복연구 프로젝트의 일부로 다른 사례는 북유럽(노르웨이, 덴마크)과 중남미(멕시코, 코스타리카), 베트남을 포함하였다. 이들의 사례는 본 연구의 범위에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국가들에서 진행한 연구를 통해 상대적으로 행복 전략에서 한국인 연구참여자들이 소극적인 답변을 내놓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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