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1 December 2023. 689-690
https://doi.org/10.22776/kgs.2023.58.6.689


MAIN

지역주의는 일정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의 풍토적 특성을 배경으로, 그 지역공동체에 특정한 귀속의식을 가지며 스스로 정치적인 자율성과 문화적 독자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주의는 여러 가지 지표로 파악할 수 있지만, 이 책은 농산물 직판(직접 판매)의 유통경로를 사례로 내생적 발전론의 지역 만들기를 주창하는 내용이며 9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제1장(지역주의와 내생적 발전론의 이론구성)에서는 다마노이(玉野井芳郞)의 지역주의와 관련된 공동체의 구상과 자원의 소모나 환경파괴 등과 같은 경제활동의 부작용에서 오는 무질서함을 나타내는 엔트로피 경제학의 創成, 일본의 내생적 발전론과 국가론 및 그들의 발전에 대한 논의를 비교‧검토하고, 지역산업이나 지역사회의 발전방향을 분석할 視座를 밝혔다. 제2‧3장(농산물 유통의 구조재편과 지산지소의 활동전개 I, II)에서는 1970년대 이후 산지와 생산자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변용을 추정하고, 일본의 도매시장 제도와 집‧출하조직을 둘러싼 구조재편과정을 살펴보았다. 또 근년 농산물 직매소나 도로휴게소(道の驛) 등에서 직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농산물 유통론의 視點에서 검토했다. 그리고 일본의 도매시장 이외의 유통기관과 지산지소활동의 전개과정을 파악하고 이를 생산자가 획득한 경제‧사회적 지위의 여러 모습과 관련지어 종합적으로 논했다.

제4장(농산물의 유통구조 변용 하에서 직판의 신장요인)에서는 와카야마(和歌山)시 중앙도매시장과 기노가와(紀の川)시 및 이와데(岩出)시의 농협조합원 마을(里)1)의 새로운 전개에서 직매장(farmers market) 멧케몬(めっけもん) 광장을 사례로 지역을 둘러싼 직판의 신장요인을, 또 도매시장 유통에 관해서는 도도부현(都道府縣) 수준 공간스케일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지역적 특징과 POS에 의한 판매관리와 실적 및 소비자의 거주지와 선호평가를 밝혔다. 제5장(직판에서 경영행동의 여러 모습과 주체형성)에서는 농협, 제3섹터, 생산자 단체의 각 조직이 운영하는 직매소를 사례로 야마구치(山口)현 시다마츠(下松)시 시다마츠점, 에히메(愛媛)현 우치고(內子)읍 도로휴게소인 우치고 프레시 파크(Fresh Park) 가라리(からり), 사가(佐賀)현 오기(小城)시 오기시 농산물 직매소인 ‘반디불 고향’을 대상으로 전반적인 사업내용과 운영자의 경영행동, 출하회원의 농업경영과 출하계획 등 직판과 관련된 영농활동이나 지역 만들기의 여러 모습을 비교‧검토했다.

제6장(도농교류시설에 의한 지역사회의 기업 간 네트워크 구조)에서는 나가노(長野)현 이나(伊那)시에 입지한 산지직매시장인 그린 팜(Green Farm, 규격 외 농산물을 상품으로 판매하는 시장)과 그 조직이 입지하는 커뮤니티에 착안해 지역기업간의 네트워크 구조와 그 잠재구조를 사회네트워크 분석방법으로 밝혀 직판을 둘러싼 사회자본의 특징을 한 예로서 설명해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내생적 지역주의의 실천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장에서 도농교류시설의 사회네트워크 구조분석에서 그 분석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보다는 도농교류시설의 특성과 더불어 사회네트워크으로 분석해야 하는 필연성을 기술했으면 더 좋았으리라 생각한다. 제7장(직판에 의한 내생적 발전의 지역 만들기)에서는 교토(京都)시 사쿄(左京)구 오하라(大原)지역의 ‘지역 특산품 판매 등을 행하는 시설(里の驛)인 오하라’를 사례로 직판에 의한 지역 내 선순환의 창출을 생산, 소비, 고용의 시점에서 고찰해 구매의 편리성, 금전수입의 확보, 휴게장소의 형성이라는 점에서 주민생활의 질적 향상을 경제적, 사회적 효과로 지역 만들기의 내생적 발전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장에서는 농‧특산물 직매소에서 종업원‧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대화의 매력’을 느끼며, 직매소에서 이루어지는 양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내용2)을 파악하고, 그밖에 농가와 소비자 간에 人情的인 결속으로 개인적 신뢰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全志英, 2015, 252)는 점도 분석했으면 한다. 또 소비자는 농산물 직매소에서 취급하는 지역 농‧특산물을 브랜드로 인식해(Sims, 2009) 구매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8장[농산물 직매장에서 내생적 발전과 창의력(creativity)]에서 아이치(愛知)현 오오부(大府)시의 ‘농협이 관리하는 농축산물과 음식, 건강을 주제로 준비된 복합교류시설{JAあぐりタウン(JA agri-town) 건강의 고장(げんきの鄕)}’을 사례로 중핵적인 사업인 농산물 직매장인 하나마루(はなまる)시장에 출하하는 회원을 도매시장이나 농협공판장에 주로 출하하는 종래의 유통경로형과 다양한 유통경로로 출하하는 회원의 특성을 파악했다. 또 이들 출하회원들의 기량이나 의욕의 변화, 상품가치 향상의 과정을 직판 현상에서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9장(직판에 있어서 취로의욕의 현상과 공공정책의 과제)에서는 나가노현 이나시의 ‘산지직판시장 그린 팜’을 사례로 출하회원의 판로개척, 규격 외 상품, 신규농업인, 취미 및 시장접근이라는 진입요인과 생산출하활동, 생산의욕의 현상을 밝혔다. 또 생산자의 선택지와 이익의 증대와 일하는 보람의 추구 및 생활의 풍요함의 실현 등에서 직판의 의의와 역할을 사례로 생산자에 의한 주체적인 판로개척과 경영노력이 그린 팜의 융흥에 기여한다고 했다.

대량생산체제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시작된 지역주의의 조류는 이제 환경이나 문화영역과 나란히 자본주의 경제의 프런티어의 하나로 지향해 가고 있다. 이러한 지역주의에서 농업비즈니스의 새로운 조류로서 소규모 생산자나 고령농업인, 그리고 신규농업인 등이 다양하고 신기로운 운영을 허용하고 유연하게 받아들여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직판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열의를 가진 모든 농업인에게는 이롭다는 점을 밝혔다. 직매장, 직매소, 도로휴게소에서의 직판은 전통이나 문화, 풍토적 특성, 기상조건 등의 다양한 요소에 바탕을 두고 지역적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층 다양한 시점에서 그 의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향후 직판에 대한 관심을 더 많이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위의 각 장 내용들을 매듭짓는 장의 설정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거시적인 농산물 유통구조의 재편과정에 유의해 새로운 농산물 유통론, 주민의 내생적 활동에 관점을 두고 지역주의의 실천을 적용해 직판의 실태를 밝혔다. 그렇지만 종래 基幹的인 유통경로의 과제를 보완하는 수단으로서 직판을 언급한 것이 아니고 장래 주민생활의 질적 향상과 인간발달, 생산자 이익과 사업의 확대, 나아가 농업생산력과 생산성의 향상과 연결될 가능성을 나타낸 것이다.

[1] 1) JA紀の里는 기노가와시 및 이와데시의 조합원 1만 9,761명으로 구성되어 와카야마현 내에서 농산물취급액이 3위의 규모인 농협을 말한다.

[2] 2) 커뮤니케이션으로 첫째, 농업이나 생산자에 대한 깊은 이해의 효과, 둘째 직매소의 이용 촉진효과, 셋째 입소문을 통한 직매소의 선전활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한다.

References

1
全志英, 2015, "韓國密陽市山內面におけるりんゴ直賣所の形成,"地理学評論, 88, 251-268.
2
Sims, R., 2009, Food, place and authenticity: local food and the sustainable tourism experience, Journal of Sustainable Tourism, 17, 321-336. 10.1080/09669580802359293
페이지 상단으로 이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