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1) 연구 배경과 연구 목적
2) 연구지역과 연구방법
2. 모빌리티 특성과 유산보존 관계의 개념적 구조
1) 연구모형
2) 연구가설
3. 자료구성과 경로모형 설계
1) 관측변수와 설문 문항 구성
2) 변수와 데이터 검증
3) 최종 경로모형 채택
4. 연구 결과와 시사점
1) 직접효과, 간접효과, 매개효과
2) 가설검정
3) 결론과 시사점
1. 서론
1) 연구 배경과 연구 목적
산업혁명 이후의 기술 혁신과 세계화는 다양한 형태의 이동을 촉진하며 도시 간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강화하였다. 특히 미시적 차원에서 기술의 혁신과 교통 인프라의 확충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서, 사람들은 출퇴근부터 정보 전달과 금융 거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이동 속에서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현대 사회의 모빌리티(mobility)는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맥락과 긴밀히 연계된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이때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은 이동을 의미화된 실천으로 보면서, 모빌리티는 물리적 변위나 이동 편의성에 제한되지 않고 이동에 내재한 관계의 의미와 실천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한다(강현수・이희상 역, 2014; 최일만 역, 2019).
거시적 차원에서 모빌리티의 확장은 도시 간 연결성을 강화하여, 시공간 압축을 가속하였다(구동회・박영민 역, 1994). 교통망의 확충과 세계경제 체제의 변화 속에서 도시는 인력・자본・정보의 흐름을 유입하기 위한 경쟁을 심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유산(Heritage)은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다른 도시와의 차별화를 가능케 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하였다(최재헌, 2005). 특히 수많은 유산 가운데 국제적으로 가치를 공인받은 세계유산(World Heritage)은 도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며, 지역경제와 도시 브랜드 형성에 기여하였다(UNESCO, 2025).
그러나 세계유산을 매개로 한 모빌리티의 확장은 지역사회에 이중적 결과를 낳는다. 일부 사례에서는 관광산업 성장과 고용 증대, 보행환경 개선 등 긍정적 효과가 확인되는 반면(Rastegar et al., 2021), 다른 사례에서는 오버투어리즘에 따른 생활비 상승, 사생활 침해, 교통 혼잡, 주민 이주 등 부정적 영향이 보고된다(Rasoolimanesh et al., 2017; López- Gay et al., 2020; Mazlan et al., 2023). 이는 오늘날 모빌리티가 경제‧사회‧정치 등 다양한 맥락과 얽혀 있으며, 특정 계층의 이동 증대가 다른 계층의 부동(immobility) 또는 이동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복잡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이용균, 2015; Cresswell, 2001; Berger et al., 2014; Kaufmann, 2014). 그럼에도 다수의 유산관리 및 도시계획은 장소 중심 접근에 머물러 개인의 모빌리티 수요와 특성을 동질적으로 가정한 인프라 공급에 집중함으로써, 노인・장애인・여성 등 모빌리티 취약계층의 이질적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낸다(Beyazit, 2011; Martens, 2020; Hidayati et al., 2021). 유산보존 측면에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문제점들이 세계유산에 대한 불균등한 접근성을 초래하고, 유산보존 및 활용 과정에서 공동체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1)
이와 관련하여 선행연구는 유산과 모빌리티의 관계를 세 축으로 제시한다. 첫째, 유산은 방문 동기와 지역 마케팅의 핵심 요소로서 사람과 자본의 지역 유입을 촉진한다(최재헌, 2005; Jojic, 2018; Ramires et al., 2018). 둘째, 세계유산 등재 이후 나타나는 지역의 모빌리티 변화는 공동체의 생활양식 변화와 이주 등 부정적 결과(Su and Wall, 2016)와 더불어, 경제 회복 및 농촌 역이주 촉진 등 긍정적 효과(Buckley et al., 2020)를 함께 보여준다. 셋째, 이러한 모빌리티 변화는 유산의 진정성, 무형가치, 경관의 변화와 결부되어 유산보존에 영향을 미친다(Caust and Vecco, 2017; Scarbrough, 2021). 나아가 실무적으로는 모빌리티 계획과 유산보존의 유기적 연계가 요구된다(Liang et al., 2023a; 2023b). 다만 기존 연구는 지역 단위 분석에 치우쳐 개인・집단의 이질적 특성과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빌리티의 복잡성과 불균등을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개인 수준의 모빌리티 역량2)이 유산가치 인식과 보존 참여로 이어지는 경로를 검증한 연구는 제한적이다. 인문지리학의 행태주의 접근은 신고전주의적・기능주의적 이론이 전제한 규범적 추론을 비판하며, 인간이 인지한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에 주목해 왔다. 또한 환경과 행태의 관계를 일방적 영향으로 간주하지 않고, 환경이 행위를 변화시키는 동시에 행위가 공간의 성격을 형성한다는 상호 구성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박경환 등 역, 2012). 이러한 시각은 동일한 세계유산 지역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모빌리티 특성에 따라 경험의 질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며, 그 차이가 유산가치 인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설명한다. 따라서 개인의 특성과 유산보존 인식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분석은 유산관리와 지역계획에 적용 가능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개인의 모빌리티 특성이 유산보존(참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함의를 유산관리 및 지역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정책・실무적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구체적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인 및 집단의 모빌리티 특성과 유산보존은 어떠한 구조적 관계를 맺는가? 둘째, 이러한 관계를 유산 관리 및 지역계획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 이를 통해 본 연구는 장소 중심 접근의 한계를 보완하고, 유산보존과 모빌리티의 관계를 분석함으로써, 유산학과 보존 실무에서 모빌리티 관점 도입을 위한 기초 근거를 제공한다.
2) 연구지역과 연구방법
연구지역은 1997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이다. 수원화성은 18세기 후반 정조대에 동서양의 과학기술과 전통 축성기법을 결합해 축성한 성곽유산이다. 현재까지 성벽과 도로망, 행궁, 방어시설 등을 포함한 옛 도시구조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며, 약 130ha 규모의 성안마을인 행궁동을 둘러싸고 있다(최재헌, 2022; World Heritage Committee, 1997). 경제적 측면에서 수원화성은 세계유산 등재 이후 연평균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해 온 수원의 주요 관광지로서, 지역경제에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문화재청, 2022). 그러나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관광활동의 확대는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와 더불어 부정적 변화를 초래하였다. 방문객 증가로 관광시설 이용과 차량 통행이 과도해지면서, 성안 행궁동 주민의 일상 이동과 주거환경이 악화되었다(김남조・안지현, 2018). 특히 상업화로 인한 지대 상승은 젠트리피케이션과 일부 주민의 이주를 초래하였고, 방문객의 과도한 승용차 이용은 교통체증과 주차공간 부족을 심화시켰다(최지연, 2019). 그러나 성내 지역은 지가가 높아 주차공간 확충이 어렵고, 그 결과 불법 주차로 인한 보행환경 악화와 방문객-주민 간 갈등이 가중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수원화성은 방문객의 증가가 주민의 이동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로서, 모빌리티와 유산보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교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맥락은 개인 수준의 모빌리티 역량과 공동체 보존 참여 간 관계를 검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방법론적으로 본 연구는 개인의 모빌리티와 유산보존 간 관계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개념모형과 변수를 구성하고, 설문조사 자료에 경로분석을 적용하여 변수 간 관계를 검증하였다. 세부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문헌연구를 통해 모빌리티가 거주적합성(livability), 방문만족, 유산보존과 관련되는 논의를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총 18개의 연구가설을 설정하였다. 둘째, 연구가설에 기반하여 모빌리티, 거주적합성, 방문만족, 유산보존을 잠재변수로 설정하였다. 각 잠재변수의 관측변수는 모빌리티의 경우 카우푸만(Kaufmann)의 모빌리티 자본 개념에 기반한 역량지표를 사용하였고, 거주적합성은 관련 측정지표 메타분석을 참고하여 도시 인프라, 사회, 환경, 안전 영역의 지표를 활용하였다. 방문만족은 기대-불일치 이론(expectation- disconfirmation theory)에 따른 인지적・감성적 만족도를, 유산보존은 UNESCO의 보존・관리 지침과 이론서에 기반해 공동체의 유산가치 인식을 측정하는 지표를 구성하였다. 셋째, 자료수집은 각 변수에 관한 개인의 인식과 평가를 측정하기 위해 설문지 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편의표집 방식으로 응답을 수집하였다. 그 결과 본조사에서 행궁동 주민과 방문객을 대상으로 총 662부(주민 305부, 방문객 357부)의 응답을 확보하였다. 설문지는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특정 범주에 편중되지 않도록 고려하여 배포하였고, 수집된 자료는 분포와 응답 신뢰도 평가를 거쳐 분석에 활용하였다. 넷째, AMOS와 SPSS를 활용하여 가설에 근거한 변수 간 관계 모형을 구축하고, 경로분석을 통해 변수 간 직접효과와 간접효과, 그리고 매개효과를 단계적으로 검토하였다. 분석은 먼저 각 잠재변수를 구성하는 관측변수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측정모형의 적합성을 점검하는 절차로 시작하였다. 이후 경로모형을 설정하여 모빌리티 역량, 매개요인, 유산가치 인식 간의 관계를 분석하였으며, 경로계수의 통계적 유의성과 매개효과의 존재 여부를 기준으로 가설의 지지 여부를 판단하였다.
2. 모빌리티 특성과 유산보존 관계의 개념적 구조
1) 연구모형
연구의 개념모형은 문헌연구를 바탕으로 모빌리티 특성을 독립변수로, 유산보존을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거주적합성과 방문만족을 매개변수로 포함하였다. 모형은 모빌리티가 유산보존에 미치는 세 가지 경로(직접경로 1개, 간접경로 2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첫째는 모빌리티가 유산보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로이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통행량의 증가는 유산의 물리적 보존 상태, 주변 환경, 진정성에 변화를 초래할 수 있으며(Martin et al., 2021), 세계유산위원회 또한 교통 인프라의 확장이 유산보존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명시한 바 있다(세계유산센터 웹사이트, http://whc.unesco.org). 이를 종합하면 이동의 압력(통행량 증가 및 교통 인프라 확장)은 유산의 물리적 보존 상태와 가치 요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의 실증분석에서 ‘모빌리티 특성’은 이동총량 자체가 아니라 개인 수준의 이동역량에 근거한 개념이며, 유산보존과의 관계를 직접경로로 검증한다.
둘째는 거주적합성을 매개로 한 간접경로이다. 모빌리티는 차량정체, 인프라 접근성, 안전성, 고용 기회 등 다양한 요인을 통해 거주적합성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주민의 삶의 질과 유산가치 인식에 연계될 수 있다(박미선, 2021; 전선미 등, 2021; Cervero, 2009; Chow et al., 2012; Mousavi, 2013; Foltýnová et al., 2020; Jang and Mennis, 2021; Louro, 2021; Zhang, 2022; AbouBakr and ElSerafi, 2023; Mazlan et al., 2023; Seth and Dutta, 2023). 따라서 거주적합성은 모빌리티와 유산보존 간 관계를 매개하는 변수로 설정하였다.
셋째는 방문만족을 매개로 한 간접경로이다. 관광지의 접근성, 혼잡도, 이동 편의성은 방문만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며, 방문만족은 보존 행동과 유산가치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Dong et al., 2011; Parahoo et al., 2014; Sanz-Blas et al., 2019; Martin et al., 2021; Yang et al., 2023). 이에 따라 방문만족 역시 모빌리티와 유산보존 간 관계를 매개하는 변수로 설정하였다. 종합하면 연구의 개념모형은 모빌리티가 유산보존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경로와 거주적합성, 방문만족을 매개로 한 간접경로로 설명하는 구조로 정리된다(그림 1).
2) 연구가설
세계유산을 둘러싼 주민과 방문객의 일상과 유산 경험 과정은 신체적 이동과 부동이 교차하는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모빌리티 실천에는 개인의 역량과 사회적 제도, 기술과 인프라 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강현수・이희상 역, 2014; 최일만 역, 2019; Adey, 2006; Kaufmann, 2014). 특히 Kaufmann et al.(2004)은 개인 차원의 이동 역량을 사회적 자본의 일환인 ‘모빌리티 자본(Mobility Capital)’ 개념으로 제시하였으며, 이에 따라 개인 간 모빌리티 특성, 사회적 참여, 자원 및 유산 접근성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모빌리티 자본은 신체건강, 이동사유, 시간주권 능력과 정보‧교통시스템 접근성 등 역량 및 접근성 지표로 조작화하였다(윤신희・노시학, 2016; 윤신희, 2018). 이러한 역량과 접근성은 연구모형의 경로를 고려할 때, 공동체의 일상과 유산 경험에 관여하여 거주적합성 평가와 방문만족, 나아가 유산보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모빌리티 자본에 따른 모빌리티 특성 차이가 유산보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총 18개의 가설을 설정하였다(표 1). 이 가설 설정은 행태주의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유산보존을 위해 모빌리티를 고려해야 한다는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표 1.
연구가설
3. 자료구성과 경로모형 설계
1) 관측변수와 설문 문항 구성
연구가설에 따라 경로모형의 잠재변수는 모빌리티, 거주적합성, 방문만족, 유산보존으로 구성된다. 잠재변수를 측정하는 하위 잠재변수・관측변수 및 설문 문항은 국내외 문헌과 이론적 논의를 바탕으로 구성하였으며, 예비조사 자료에 대한 신뢰도・타당도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하였다.
먼저 모빌리티의 하위 변수는 카우푸만(Kaufmann)의 모빌리티 자본 개념과 선행 측정지표를 바탕으로 구성하였다. 모빌리티 자본 개념은 해외 연구에서도 대체로 Kaufmann이 제시한 정의와 구성 논리를 기준으로 확장・적용되어 왔으며, 개인이 이동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과 자원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잠재적 모빌리티 역량을 설명한다(Kaufmann et al., 2004). 문헌 검토 결과, 국내외(영문・국문) 연구 가운데 모빌리티 자본과 네트워크 자본의 측정도구를 개발한 사례는 윤신희・노시학(2016), 윤신희(2018)가 유일하였다(최서희 등, 2023). 이에 따라 본 연구의 하위 요인 구성과 설문 문항은 해당 측정틀에 근거하여 설정하였다. 구체적 하위요인은 신체건강 능력, 이동사유 능력, 시간주권 능력, 정보시스템 접근성, 교통시스템 접근성으로 구성하였다. 능력 영역에서 신체건강은 물리적 이동에 필요한 신체능력 수준을 의미한다. 이동사유는 경제적 자본과 관련된 이동 및 통신수단 확보 가능성을, 시간주권은 이동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을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정보시스템 접근성과 교통시스템 접근성은 각각 정보와 교통 인프라에 대한 접근 용이성을 측정함으로써 개인의 역량을 설명한다(윤신희・노시학, 2016; 윤신희, 2018). 이러한 하위요인들은 모빌리티 실천에서 나타나는 개인 간 차이를 반영하며, 개인의 모빌리티 특성을 간접적으로 설명한다.
둘째, 거주적합성의 하위 잠재변수・관측변수는 주민이 인식하는 생활환경의 질과 만족을 다차원적으로 반영한다. 하위요인은 거주적합성 측정지표에 관한 메타분석 결과를 토대로, 도시 인프라, 안전, 사회, 환경의 네 영역으로 구성하였다. 구체적으로 도시 인프라는 의료・교육・여가시설 및 공공서비스 접근성과 편의를, 안전은 물리적・심리적 안전을, 사회는 주민 간의 상호작용과 공동체 참여 정도를, 환경은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쾌적성을 의미한다(전선민 등, 2021; Zhang et al., 2018; Tennakoon and Kulatunga, 2019; Elmahdy et al., 2021). 이들 하위요인은 주민이 인식하는 삶의 질과 주거환경 만족을 반영함으로써 거주적합성을 설명한다.
셋째, 방문만족의 관측변수는 인지적 만족과 감성적 만족으로 구분하였다. 인지적 만족은 방문 전 기대와 실제 경험 간 간극을 통해 만족을 설명하는 Oliver의 기대-불일치 이론(expectation-disconfirmation theory)에 기반한다. 감성적 만족도는 방문 경험에 관한 전반적 평가와 더불어, 방문지의 모빌리티 환경, 혼잡도, 보행 편의성, 정보 접근성 등 세부 요소에 관한 정서적 만족감을 반영한다(박지원, 2022; Jang and Feng, 2007; Wang et al., 2009).
마지막으로 유산보존 관측변수는 이해관계자 이론(stakeholder theory)에 근거하여 개인별로 상이한 유산가치 인식을 전제로 한다. 유산보존은 유한한 인적・물적 자원의 투입을 전제로 보존대상과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가치 인식은 유산계획의 초기 단계부터 보존 참여를 유도하는 핵심 요인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유산가치는 유산 고유의 내재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적・정서적 가치 등 외재적 가치도 포괄한다(Leask and Fyall, 2006; Alam, 2013; Kalman, 2014; Ji et al., 2018; Jang and Mennis, 2021). 이에 본 연구에서는 유산보존을 행위 차원이 아닌 인식 차원에서 접근하여, 수원화성의 가치와 보존 필요성에 관한 인식 수준을 중심으로 이를 측정하고, 보존 관련 태도 형성과 참여 의지의 토대가 되는 가치 인식을 유산보존의 인지적 차원으로 설정하였다.
모든 변수의 설문 문항은 5점 리커트 척도로 구성하였다. 각 문항은 응답자의 역량과 인식을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진술문 형식으로 작성하였다. 모빌리티 역량은 신체적 조건, 이동에 필요한 경제적 조건, 시간적 여유, 교통 접근성 및 정보 접근성과 관련된 항목으로 구성하였다. 유산보존은 수원화성의 가치와 보존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설계하였다. 각 잠재변수는 복수의 문항을 통해 측정하였으며, 응답값은 연속형 자료로 간주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2) 변수와 데이터 검증
잠재변수와 측정문항의 적절성은 신뢰도와 타당도 검증을 병행하여 평가하였다. 먼저 신뢰도 평가는 내적 일관성을 기준으로 Cronbach's α(크론바흐 알파) 계수를 산출하여 수행하였다. 내적 일관성의 평가에서 일반적으로 α 값이 0.6 이상이면 최소 수준의 신뢰도가 확보된 것으로 간주한다(우종필, 2014; 조철호, 2014). 분석 결과 모든 변수의 α 계수는 0.64-0.95 범위로 나타났으며, 전반적으로 내적 일관성이 양호한 수준임을 시사하였다.
타당도 검증은 AMOS를 활용하여 확인적 요인분석(CFA)으로 수행하였다. 분석은 관측변수가 잠재변수를 적절히 설명하는지 평가하는 집중타당성(convergent validity)과 잠재변수 간의 차별성을 검증하는 판별타당성(discriminant validity)을 중심으로 수행하였다.
먼저 집중타당성 검증을 위해 표준화 요인부하량(≥ 0.5, critical ratio ≥ 1.965), 평균분산 추출(≥ 0.5), 개념 신뢰도(≥ 0.6)의 기준을 적용하였다(배병렬, 2021; 우종필, 2022). 검증 절차는 1차 CFA 결과를 토대로 기준 미달 항목을 제거 또는 수정한 뒤, 수정모형에 대해 2차 CFA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1차 CFA 결과, 모빌리티의 교통시스템 접근성과 시간주권 능력, 방문만족의 감성적 만족 하위항목, 유산보존의 일부 문항, 그리고 거주적합성의 도시 인프라・환경 영역에서 기준 미달 항목이 확인되어 수정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따라 기준 미달 문항을 제거하거나, 필요 시 하위구조를 통합하는 방식으로 모형을 수정한 뒤 2차 CFA를 시행하였다. 2차 CFA 결과, 모빌리티 하위요인들은 개별 요인 수준에서는 집중타당성 기준을 충족하였다. 다만 모빌리티를 2차 요인구조로 설정할 경우, 신체건강 능력・이동사유 능력・정보시스템 접근성 요인에서 기준 충족이 확인되었다. 또한 방문만족은 인지적 만족과 감성적 만족을 단일 구조로 통합하였을 때, 거주적합성은 도시 인프라를 제외하고 안전・사회・환경 요인으로 구성하였을 때 집중타당성 기준을 충족하였다(표 2).
표 2.
2차 집중타당성 검증 결과
둘째, 판별타당성은 변수 간 상관계수의 신뢰구간이 1을 포함하지 않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검증하였다(심준섭, 2013; 배병렬, 2021; 우종필, 2022). 분석 대상은 가설검정에 필요한 모든 변수 쌍을 포괄하도록 설정하였다. 구체적으로는 18개 가설모형에서 요구되는 변수 관계를 포괄하기 위해, 모빌리티(하위요인 포함)-거주적합성 또는 방문만족-유산보존 조합에서 나타나는 모든 변수 쌍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총 48개 변수 쌍에서 상관계수의 신뢰구간이 모두 1을 포함하지 않아 판별타당성 기준을 충족하였다. 이는 잠재변수 간 구별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확인되었음을 의미한다. 신뢰도・타당도 검증 결과를 종합할 때, 각 변수는 항목을 합산하여 경로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통계적 기준을 충족하였다(표 3).
표 3.
판별타당성 검증 결과
3) 최종 경로모형 채택
가설검정을 위한 경로모형은 신뢰도・요인분석을 통해 타당도가 확인된 변수들을 합산하여 초기 제안모형을 설정하였다. 최종 경로모형은 절대적합지수(CMIN/DF ≤ 3, RMR ≤ 0.05, GFI ≥ 0.9, AGFI ≥ 0.9)와 증분적합지수(NFI ≥ 0.9, CFI ≥ 0.9)를 기준으로 제안모형의 적합도를 평가하였고, 적합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경로의 통계적 유의성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론적 타당성을 전제로 경로를 조정하여 최종모형을 확정하였다(배병렬, 2021; 우종필, 2022). 모형 수정은 수정지수(MI), 적합도 지수 및 경로의 이론적 타당성을 종합하여 최소한의 범위에서 수행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4와 같다.
표 4.
최종 경로모형 채택결과
첫째, 모빌리티와 유산보존 간 직접경로 모형이다. 가설 1부터 가설 1-5까지 제안모형을 검토한 결과, 모빌리티 하위요인을 모두 포함한 가설 모형 1-0(하위요인 전체)에서는 정보시스템 접근성 경로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해당 경로를 제외한 대안모형을 최종모형으로 확정하였다. 가설 1(모빌리티), 1-1(신체건강), 1-2(이동사유), 1-4(교통시스템), 1-5(시간주권)의 제안모형은 적합도 기준과 경로 유의성 기준을 충족하여 최종모형으로 확정하였다. 반면 정보시스템 접근성을 독립변수로 설정한 가설 1-3의 모형은 경로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단일 경로모형의 특성상 구조 수정이 불가하여 제안모형을 최종 유지하였다.
둘째, 거주적합성을 매개로 한 간접경로 모형에서는 가설 2-0(모빌리티 하위요인), 가설 2-1(신체건강) 제안모형의 일부 경로가 유의하지 않아 경로를 수정한 대안모형을 구성하였다. 이 외에 가설 2(모빌리티), 2-2(이동사유), 2-3 (정보시스템 접근성), 2-4(교통시스템), 2-5(시간주권) 모형은 적합도 기준을 충족하여 제안모형을 최종모형으로 확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방문만족을 매개로 하는 경로모형에서는 가설 3(모빌리티)과 3-1(신체건강)의 제안모형이 적합도 기준을 충족하여 최종모형으로 확정되었다. 반면 가설 3-0(모빌리티 하위요인), 3-2(이동사유), 3-3(정보시스템), 3-4(교통시스템), 3-5(시간주권)의 제안모형들은 일부 경로의 통계적 유의성이 부족하여, 이를 수정한 대안모형을 최종모형으로 확정하였다(표 4).
4. 연구 결과와 시사점
1) 직접효과, 간접효과, 매개효과
최종모형 분석에서는 모빌리티가 유산보존에 미치는 직접효과・간접효과・매개효과와 각 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추정・검정하였다. 직접・간접효과 분석 결과, 첫째 모빌리티-유산보존 직접경로 모형에서는 독립변수가 정보시스템 접근성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모형의 직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다만 교통시스템 접근성이 독립변수인 경우에는 직접효과가 음(-)의 방향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수원화성이 위치한 행궁동의 지역적 맥락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행궁동은 방문객의 승용차 이용과 보유 비중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높으며, 주말이나 행사 시기에는 혼잡과 주차 불편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왔다(한승우, 2025). 따라서 교통 접근성과 유산보존의 관계에는 출발지에서 화성까지의 이동 편의성뿐 아니라, 행궁동 내에서의 거주 및 체류 과정에서 경험하는 이동상의 불편이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접근성이 높더라도 행궁동에서의 방문 및 거주 경험의 질이 저하되면서 유산가치 인식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음(-)의 효과가 나타난 맥락적 배경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거주적합성을 매개로 한 경로모형에서는 신체건강 능력이 독립변수인 모형을 제외하고 모든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그러나 모빌리티 또는 정보시스템 접근성을 독립변수로 설정한 모형에서는 간접효과가 음(-)의 방향으로 추정되어, 인구학적 맥락을 고려한 해석이 요구된다. 특히 정보시스템 접근성의 경우, 표본 집단 내부에서 연령에 따른 정보 활용 역량의 차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보시스템 접근성이 높은 응답층이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 분포할 개연성이 있다. 선행연구에서도 디지털 기반 이동 서비스의 이용과 선호가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 보고된 바 있다(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3). 따라서 정보 접근성이 높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생활환경 평가로 이어지는 과정은 일률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은 정보시스템 접근성의 효과가 직접경로에서 유의하지 않거나, 간접 경로모형에서의 음(-)과 양(+)의 효과가 혼재하여 나타난 결과의 배경으로 이해될 수 있다. 셋째, 방문만족을 매개로 한 경로모형에서는 독립변수가 정보시스템 접근성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간접효과가 양(+)의 방향으로 유의하게 추정되었다(표 5).
표 5.
효과 분석과 가설검정 결과
매개효과 분석에서는 종속변수에 대한 간접효과가 매개변수를 통해 발생하는지를 검정하였다. 매개효과의 판단은 다음 두 기준을 적용하였다. 첫째, 독립변수, 매개변수, 종속변수 간 상관계수가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해야 한다. 둘째, 매개변수 포함 여부에 따른 독립변수의 직접효과 변화를 확인하였다. 매개변수를 포함한 모형에서 직접효과의 크기가 감소하되 유의성이 유지되면 부분매개, 직접효과가 유의하지 않게 되면 완전매개로 판단하였다(조철호, 2014; 우종필, 2022).
분석 결과 거주적합성이 매개하는 경로모형에서는 독립변수가 모빌리티, 이동사유 능력, 시간주권 능력인 경우 부분매개효과가 유의하게 나타났다. 반면, 신체건강 능력, 정보시스템 접근성, 교통시스템 접근성이 독립변수인 모형에서는 상관계수의 통계적 유의성이 충분하지 않아 매개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방문만족이 매개하는 경로모형에서는 모빌리티와 신체건강 능력이 각각 독립변수인 경우 부분매개효과가, 이동사유와 시간주권 능력이 독립변수인 경우 완전매개효과가 나타났다(표 5). 이는 매개효과가 유의한 경로에서 매개변수가 독립변수-종속변수 간 관계를 부분적으로 강화하거나, 경우에 따라 직접효과를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가설검정
가설검정은 직접경로와 간접경로에 따라 다음 기준으로 수행하였다. 직접경로 가설은 직접효과의 유의수준이 양측검정 기준 5% 미만인 경우 지지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간접경로 가설은 간접효과가 유의수준 5% 미만을 충족하고, 매개효과 판단 기준을 함께 만족하는 경우 지지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검정 결과 직접경로 가설(1 및 1-1~1-5) 가운데, 독립변수가 정보시스템 접근성인 가설 1-3을 제외한 나머지 모형에서 직접효과가 p<0.05로 유의하였다. 이에 따라 가설 1-3을 제외한 직접경로 가설은 지지되었다. 거주적합성을 매개로 한 경로모형에서는 독립변수가 모빌리티(가설 2), 이동사유 능력(가설 2-2), 시간주권 능력(가설 2-5)인 경우 간접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 매개효과 기준도 충족하여 해당 가설이 지지되었다. 방문만족이 매개변수인 경로모형에서는 독립변수가 모빌리티(가설 3), 신체건강 능력(가설 3-1), 이동사유 능력(가설 3-2), 시간주권 능력(가설 3-5)인 경우 간접효과가 p<0.05로 유의하였고, 매개효과 기준도 충족하여 해당 가설이 지지되었다(표 5). 종합하면 개인의 모빌리티 특성은 가치 인식 측면에서 유산보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그 영향은 주민의 거주적합성과 방문객의 방문만족을 매개로 간접적으로도 나타난다. 특히 수원화성 사례에서는 주민과 방문객 집단에 따라 모빌리티 역량 지표의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났으며, 이는 동일 지역 내에서도 유산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모빌리티 특성이 집단별로 이질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유산관리와 지역계획 수립 시 행태주의적 관점을 반영한 포용적 정책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3) 결론과 시사점
1980년대의 공간적 전환(spatial turn) 담론은 모빌리티를 단순한 물리적 이동을 넘어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맥락에서 해석하도록 하는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모빌리티 연구의 확산을 촉진하였고, 유산학에서도 모빌리티가 유산보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려는 시도가 축적되었다. 그러나 기존 연구와 실무계획은 장소 중심적 접근에 치우쳐 왔고, 그 결과 지역계획에서 주민과 방문객의 이질적 특성과 수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로 인해 모빌리티 관련 사업은 지역공동체의 삶의 질과 방문만족을 오히려 저해할 위험을 내포하게 되었다. 따라서 공동체 참여가 핵심인 지속가능한 유산보존을 위해서는 지역을 실제로 오가는 사람들의 모빌리티 특성과 수요를 반영하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행태주의적 관점에서 개인의 모빌리티 역량이 유산보존과 그 매개요인에 미치는 영향을 문헌검토와 설문 기반의 자료분석을 통해 검토하였다. 수원화성 주민과 방문객 자료에 경로분석을 적용한 결과, 신체건강‧이동사유‧시간주권 능력 등 개인적 역량은 유산가치 인식에 직접적으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거주적합성과 방문만족은 모빌리티 역량이 유산가치 인식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유의한 매개역할을 하였다. 무엇보다 주민과 방문객 집단에 따라 유산가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모빌리티 역량의 효과가 상이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러한 집단 간 차이는 주민과 방문객이 유산에 접촉하고 경험하는 맥락, 이동목적과 시간 제약, 교통 및 정보 접근성의 조건이 서로 다른 점에서 비롯될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모빌리티 역량이라 하더라도 유산가치 인식으로 이어지는 경로와 그 영향의 강도는 집단별로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유산보존 관련 정책・계획 수립 시 모빌리티 역량을 고려하되, 공동체를 획일적으로 가정하는 접근은 지양해야 함을 시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모빌리티 역량이 낮은 개인의 유산 접근성을 보완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연구 결과는 이동에 유리한 조건이 유산가치 인식과 보존 관련 태도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책은 특정 인구집단을 전제하기보다, 신체적 이동 제약을 완화하는 보행・휴식・동선 환경 개선,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접근성 강화, 정보 접근의 불균등을 완화하기 위한 온라인・오프라인 병행 예약 시스템 구축 등 모빌리티 역량의 구성 요인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지원은 유산 경험의 격차를 완화하고, 보존 관련 인식과 참여 기반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지속가능한 유산보존을 위해 주거환경 개선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거주적합성은 주민의 모빌리티 역량 효과가 유산가치 인식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매개역할을 한다. 따라서 주거환경 개선을 통한 주민 삶의 질 제고는 유산가치 인식의 향상과 보존 관련 태도 형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 셋째, 방문객 접근성과 이동경험을 고려한 모빌리티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수원화성의 경우 방문객의 승용차 이용 비중이 높고, 차량정체와 주차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었다. 이러한 지역적 맥락을 고려할 때, 교통시스템 접근성의 효과가 유산가치 인식에 음(-)의 방향으로 나타났다는 점은 현행 교통 환경이 방문경험을 충분히 개선하지 못했거나, 혼잡・불편 등 다른 요인과 결합되어 부정적으로 인식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따라서 승용차 이용을 완화하고 대중교통・자전거 등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유산에 쉽게 접근하고,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유산보존 정책에서 단순한 인프라 확충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의 이질적 특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로 확장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장소 중심적 접근과 행태주의적 접근을 병행하여 공동체의 참여 기반을 강화하는 포용적 유산보존 정책 수립을 제안한다. 다만 본 연구는 수원화성 단일 사례에 한정되어 있어 결과의 일반화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유산보존을 유산가치 인식으로 측정하였으므로, 통계적 결과가 보존행위 자체를 직접 설명하기보다 보존 관련 태도 형성의 인지적 기반을 통해 간접적으로 추정한 제약을 가진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과 유산으로 사례를 확장하고, 특히 모빌리티 역량이 낮은 집단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세분화한 연계분석과 직접적인 보존 지표를 적용함으로써 보존에 관한 인식과 참여의 제약 요인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