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June 2021. 311-323
https://doi.org/10.22776/kgs.2021.56.3.311

ABSTRACT


MAIN

  • 1. 서론

  • 2. 도시공간구조와 도시 어메니티의 관계

  • 3. 분석방법

  •   1) 도시 중심지(urban centers)의 탐색

  •   2) 도시공간구조의 측정

  •   3) 분석모형

  • 4. 다중심성이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에 미치는 영향

  • 5. 결론

1. 서론

지난 10여년 동안 도시지리 및 도시경제 분야에서는 도시공간구조와 도시의 경제적 특성 간 관계에 관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특히 정책적으로 유럽과 동아시아 도시들에서는 도시 중심지 간 규모 및 중요성의 균형으로 언급되는 다중심적 도시공간구조가 경제적으로 바람직하며 지속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왔다. 규범적인 공간개발 방향으로서 다중심적 도시공간구조의 경제적 성과에 대한 증거는 미국(Meijers and Burger, 2010)과 유럽(Burger et al., 2014)과 최근에는 특히 중국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제시되었다(Li and Liu, 2018; Wang et al., 2019). 이들은 도시 내(intra-urban) 혹은 도시 간(inter-urban) 차원에서 다중심성이 증가할수록 도시의 경제적 성과가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들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의 한계를 갖고 있다. 첫째, 경제적 측면에서 생산에 비해 소비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것이다(Wang, 2021). 기존 연구의 대다수는 다중심성과 도시의 경제적 성과 간의 관계를 분석할 때 노동생산성(Meijers and Burger, 2010; Li and Liu, 2018; Zhang et al., 2017; Wang et al., 2019; Li et al., 2019)이나 고용증가(Lee and Gordon, 2007) 등 생산 측면을 강조하지만, 도시기능이나 소비 어메니티의 양적・질적 측면을 경제적 성과의 척도로 다룬 연구는 소수(Burger et al., 2014; Meijers, 2008; Burger et al., 2015)에 불과하다. 사실 Florida나 Glaeser가 주장한 것처럼 최근의 도시성장은 생산성 뿐만 아니라 소비 어메니티와도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도시공간구조 특성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탐구가 더욱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 둘째, 소비 측면을 강조한 연구들도 대부분 네덜란드나 유럽 도시들을 대상으로만 수행될 뿐(Meijers, 2008; Burger et al., 2014), 동아시아 도시들은 상대적으로 분석대상으로 활발히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와 동아시아 도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다중심성과 소비 어메니티의 수준 간 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결론을 내고 있다(Wang, 2021). 따라서 이 연구는 우리나라를 사례로 분석함으로써 관련 논의에 기여하고자 한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사례를 대상으로 도시 내 다중심성이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다. 다중심성의 측정 방법 차이에 따른 영향력을 강건성 검토(robustness check)를 통해 검증한 결과, 이 연구는 도시 내 다중심성의 증가가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지만 도시 규모에 따른 도시화경제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함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를 통해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도시에서 국가개입을 통해 도시 내 다중심성을 증가시키는 공간개발전략의 효과와 방향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2장에서는 다중심성과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검토하고 둘 사이의 관계에 관한 이론적 토대를 제시한다. 3장에서는 분석을 위해 사용된 자료와 도시공간구조의 측정방법 및 분석모형을 제시한다. 4장에서는 도시공간구조의 특성이 도시 어메니티 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분석결과를 제시한다. 마지막 5장에서는 분석 결과의 함의를 논의하고 연구의 한계와 향후 연구방향을 제시한다.

2. 도시공간구조와 도시 어메니티의 관계

어메니티에 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Partridge et al.(2010)는 단순하게 “가구가 특정한 장소에 입지 하도록 유도하는 어떤 것”으로 정의한다. 이는 대체로 날씨나 공공 인프라, 공공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 Glaeser et al.(2001)은 최근에 강조되는 도시 어메니티로서 도시의 미적 특성과 물리적 세팅, 좋은 공공 서비스, 도시의 인프라 등을 의미하는 모빌리티와 접근성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서비스와 소비재의 존재를 꼽았다. 실제로 소비 및 문화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의 증가는 도시 거주민의 삶의 질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Rappaport, 2008). 이 때문에 도시성장을 이끄는 요소로서 생산성과 어메니티의 중요성에 관한 논의에서, 여러 학자들은 도시 어메니티의 증가가 창의적이고 고급의 인적자본을 유인함으로써 도시성장을 촉진한다는 다수의 증거를 제시하였다(Glaeser et al., 2001; Glaeser and Gottlieb, 2006; Clark et al., 2002; Ferguson, 2007). 최근의 논의에서는 도시 간 혹은 지역수준에서 특정 지역의 성장은 과거부터 강조되어왔던 생산성, 즉 질 좋은 고용기회의 수준에 강하게 의존하지만 적어도 도시 내 혹은 대도시권 내 수준에서 로컬 수준의 인구성장과 인구밀도의 증가는 어메니티의 수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결과, 즉 어메니티가 더 많을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더 밀도 있게 거주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다(Rappaport, 2008; Li et al., 2019).

도시 어메니티, 즉 소비 어메니티와 문화 어메니티를 포함한 어메니티 수준이 도시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최근의 증거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어메니티의 수준은 도시 성장의 수준에 의존한다(Burger et al., 2014; Rosenthal and Strange, 2004). 도시 규모 증가는 수요 측면에서 시장규모의 확대를 의미한다. 이는 곧 더 많고, 더 고차의, 더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늘려 동일한 재화와 서비스의 양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수요를 필요로 하는 고차의 재화와 서비스(예. 야구팀, 오페라 공연 등)를 공급할 수 있게 한다(Glaeser et al., 2001). 특히 도시 규모 증가는 다양한 소비 성향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제품 차별화를 촉진하여 어메니티의 다양성을 확대한다.

하지만 도시 규모와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과 다양성 간의 관계는 반드시 선형의 관계는 아니다. 과도한 도시 규모의 증가는 집적 불경제 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에, 도시 규모가 증가할수록 발생하는 교통체증, 대기오염, 범죄 등은 새로운 도시 어메니티의 출현과 성장을 방해한다. 결국 적정한 도시 규모를 찾는 것이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과 다양성을 최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하지만 적정도시규모(optimal city size) 논의는 첫째, 적정도시규모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어떤 기능을 지니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는 점에서(Burger et al., 2014; Camagni et al., 2013), 둘째, 적정도시규모를 찾더라도 사회적 최적수준을 달성하거나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Kim et al., 2014)에서 정책적으로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 인구 규모가 증가하지 않는 한 특정한 도시의 규모 증가를 위한 정책은 제로섬 게임과 같다(Meijers and Burger, 2010). 따라서 도시계획가들은 도시 규모 증가에 따른 집적 불경제 효과를 상쇄하기 위하여 도시 혹은 지역 자체의 적정규모가 아니라, 도시 혹은 지역 내부의 적절한 공간구조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즉 동일한 수준의 도시 규모를 지니고 있더라도 도시 내부에서 인구와 고용의 분포를 의미하는 공간구조에 따라 어떻게 도시의 성과가 달라질 수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Anas et al., 1998; Lee and Gordon, 2007; Meijers and Burger, 2010). 이는 집적경제와 불경제의 공간적 범위, 즉 집적경제와 불경제효과가 얼마나 국지적(local)인지에 대한 논의와 맞닿아있다.

집적경제와 불경제의 공간적 범위는 도시의 인프라 수준과 사회경제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집적경제의 공간범위는 불경제의 공간범위에 비해 넓다(Meijers and Burger, 2010).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 내 중심지 간 중요성의 균형을 의미하는 다중심적 공간구조(Meijers, 2008; Meijers and Burger, 2010)는 새로운 대안적 개념으로 등장했다. 왜냐하면 집적 불경제보다 집적경제 효과의 범위가 넓으면 새로운 집적지를 하나 더 형성하여 국지적인 수준의 집중도를 줄임으로써 집적 불경제 효과를 감소함과 동시에 집적지의 집적경제 수준의 감소는 주변 지역 간 집적경제의 공유를 통해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론적으로 다중심적 공간구조는 집적불경제 효과는 줄이고 단일한 도시 중심지 내에서 창출되던 집적경제효과의 감소는 중심지들 간 공유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공간구조라고 인식되었다(Fujita and Ogawa, 1982). 이는 여러 국가의 정책가나 도시계획가들이 다중심적 도시공간구조를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 규범적인 도시개발 방향으로 인식하는 근거가 되었다(Meijers, 2008; Li and Liu, 2018).

경제적 측면에서 다중심적 공간구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최근까지도 도시 어메니티와 도시공간구조와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지 않았다. 도시공간구조와 도시 어메니티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어메니티의 공급자와 소비자 관점에서 공간분포가 갖는 효과에 대한 이론적 논의를 필요로 한다. 특정한 장소로의 집중이 유리한 것은 각각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Wang, 2021). 소비재와 각종 서비스를 포함한 어메니티 공급자의 경우 집적은 외부효과를 창출한다. 특정한 장소에 집적한 공급자들은 노동력의 풀, 소비자와의 매칭, 관련된 정보와 지식의 전파 등에 대한 이점을 얻는다. 또한 서로 다른 부문의 소비재와 서비스 공급자의 집적은 서로 다른 아이디어의 전파와 고객의 집객 확대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 기업의 입장, 특히 소비 어메니티의 공급자 입장에서 이런 집중의 이점은 CBD에서 가장 크고 멀어질수록 점차 감소한다(Helsley and Strange, 1990).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공간패턴이 소비에 유리할 것인지는 토지이용과 통행과의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도시의 토지이용(혼합이용, 서비스공급의 다양성, 근린 디자인 등)과 쇼핑통행 간 관계를 분석한 기존 연구들은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가 특정 지역에 집중될수록, 서비스 공급이 다양할수록 쇼핑 통행이 증가한다는 증거를 제시한다(Li et al., 2020). 실제로 특정 지역에서 공급자의 집중은 크게 소비자에게 세 가지 측면에서 유리하다(Burger et al., 2014; Wang, 2021). 첫째, 동일 유형의 상품에 대한 비교구매(comparison shopping)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차별화된 제품들 간 질과 가격 차이가 클수록 소비자는 제품들을 비교하고 구매하길 원한다(Parr and Denike, 1970). 둘째, 서로 다른 상품에 대한 다목적 쇼핑(multipurpose shopping)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가능한 다목적 쇼핑을 통해 시간과 이동비용을 줄이고자 한다. 셋째, 집적을 통해 공급자 간 경쟁이 증가함으로써 상품과 서비스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소비자의 이점을 가장 잘 충족시켜주는 곳 역시 공급자와 마찬가지로 CBD이다.

하지만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도시에서 CBD만이 단일한 중심지로 기능하는 것은 반드시 이로운 것은 아니다. 공급자의 경우 CBD만이 유일한 중심지일 경우 신규 진입으로 인해 극심한 경쟁에 직면하며 지대를 감당하지 못하는 소규모 가게의 입지를 불가능하게 하고 과도한 집적에 따른 집적불경제(예. 교통체증, 지대상승)에 직면한다. 이는 소비자에게도 이롭지 않다. 소비자 또한 과도한 집중으로 인해 공급자와 동일하게 교통체증으로 인한 비용을 지불해야하며 경쟁 속에서 서비스의 질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다중심적 공간구조에서 공급자들은 도심의 과도한 경쟁에 따른 높은 최소요구치(demand threshold)에 비해 더 낮은 수준의 최소요구치를 가지기 때문에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Wensley and Stabler, 1998). 특히 일부 연구들은 서비스 공급자의 집적지가 주거지에 가까울수록 쇼핑통행이 증가한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국지적인 토지이용이 아닌 전체 도시공간구조 측면에서 이를 해석하면 다중심적 공간구조는 CBD와 떨어져 있지만, 그에 대응할만한 또 다른 중심지의 존재를 의미하기 때문에 기존에 CBD와 떨어져 있던 주거지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자급적이면서 독립된 중심지이므로 충분한 수준의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의 통행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다중심적 도시공간구조와 도시 어메니티 수준 간 관계에 관해 분석한 실증 연구들은 다중심적 공간구조가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 확대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다중심적 공간구조에서 발생하는 개별 중심지들 단위의 집적경제효과의 합은 단일중심지를 지닌 공간구조에서 발생하는 집적경제효과에 비해 평균비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더 작을 수 있다(Meijers, 2008; Burger et al., 2014). 뿐만 아니라 다중심적 공간구조에서는 고차의 소비재와 서비스의 최소요구치가 충족되기 어렵다. 소비는 매우 국지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가까이에 유사한 규모의 다른 중심지가 있을 경우 중심지별 집객효과가 감소하고 이는 중심지별 임계 규모의 부족으로 이어진다(Burger et al., 2015). 즉 도시 중심지에서의 집적경제효과의 감소가 중심지의 불경제에 지불하는 비용에 비해 더 클 수 있다(Henderson et al., 2000). 따라서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과 도시공간구조 간의 관계는 집적경제와 집적 불경제 간의 상충관계 속에서 어느 쪽이 우세한지에 따라 결정된다.

결국 이러한 상충관계의 방향은 각 도시 혹은 국가의 맥락(교통인프라의 특성, 소비자의 구매력, 선호 등)에 따라 다양하다. 대체로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연구된 기존 연구들은 같은 규모일 때 다중심적인 공간구조에서 문화 어메니티의 수준이 감소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는 다중심성이 도시화경제 효과를 감소시킨다는 함의를 드러내었다. 이는 미국 대도시권의 노동생산성과 다중심성 간의 관계에 관한 Meijers and Burger(2010)와 유사한 결론이다. 소비 어메니티에 대한 Burger et al.(2014)의 연구 또한 마찬가지의 결론을 얻었다. 반면에 최근 중국을 대상으로 한 Wang(2021)은 중국 지급시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다중심성의 증가가 도시 어메니티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는 증거를 제시하면서, 도시 중심지가 구매자와 더 가까이 있는 다중심적 구조에서 사람들의 구매력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해석하였다(Wang, 2021). 다중심적 공간구조와 도시의 경제적 성과 간 관계에 관한 여러 실증적 연구들 또한 같은 지역을 분석대상으로 하더라도 서로 다른 결론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Meijers and Burger, 2010; Lee and Gordon, 2007; Zhang et al., 2017; Li and Liu, 2018; Li et al., 2019). 도시 규모가 집적경제효과와 불경제효과를 동시에 증가시키고, 다중심적 공간구조가 집적불경제 효과와 함께 집적경제 효과를 동시에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은 이론적으로 타당하다. 다만 경험적 연구 결과에서 서로 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특정 시점, 특정 국가의 도시들이 집적경제와 불경제의 상충관계 속에서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른 차이 때문이다. 따라서 다중심성과 도시 어메니티 수준 간의 관계에 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스케일과 측정 방법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한 경험적 증거가 더욱 축적될 필요가 있다.

3. 분석방법

1) 도시 중심지(urban centers)의 탐색

도시공간구조로서 다중심성의 측정을 위해서는 우선 도시 내 중심지의 탐색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도시 중심지 탐색은 밀도 기준의 컷오프(cut-off) 방법과 비모수적 추정방법의 2가지 접근법이 널리 사용되어 왔다(Hajrasouliha and Hamidi, 2017). 이 연구에서는 비모수적 방법 중 하나인 탐색적 공간자료 분석 방법을 통해 도시 중심지를 도출하였다(Li and Liu, 2018; Hajrasouliha and Hamidi, 2017). 탐색적 공간자료 분석방법의 경우 밀도 기준의 컷오프(cut-off) 방식의 한계인 밀도 기준 설정의 임의성(arbitrariness)을 줄이면서도, 지리가중회귀분석을 사용하는 다른 비모수적 추정방법에 비해 지역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계산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Li and Liu, 2018, 55). 도시 중심지 도출을 위한 공간단위는 집계구를 사용하였으며, 집계구별 고용 규모는 통계지리정보서비스(SGIS)에서 제공하는 2016년 집계구별 전국사업체조사 자료를 사용하였다. 구체적인 분석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집계구별 고용밀도를 계산한 후 국지모란지수(Local Moran’s I index)를 사용하여 주변지역과 비교했을 때 고용밀도가 높은 집계구들(HH)을 탐색하였다. 둘째, 앞선 단계에서 탐색된 집계구들을 Queen 방식의 공간인접성기준에 따라 통합하여 잠재적 중심지를 도출하였다. 셋째, 고용규모가 큰 단일 기업이 입지한 지역이 중심지로 도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독립적인 중심지를 도출하기 위해 잠재적 중심지의 고용규모가 전체 고용규모의 1% 이상이면서 한국표준산업분류 대분류 기준으로 특정 산업의 비중이 75% 이하이고 적어도 3개의 집계구를 포함한 중심지만을 실제 중심지로 도출하였다(Lee, 2007; Hamidi and Ewing, 2014; Kwon, 2021). 마지막으로 모든 도시에 대해서 중심지를 지도화하여 육안으로 중심지 구분이 적절한지 확인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시・군의 기초자치단체 수준을 기본적인 분석단위로 하되 광역시에 속한 자치구와 군은 광역시 단위로 통합하였다. 광역시를 시 혹은 군과 동일한 수준으로 간주한 것은 광역시 내의 자치구를 시・군과 동일하게 간주할경우 분석면적이 과도하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총 162개의 지역을 대상으로 도시 중심지를 도출하였으며, 이 중 중심지가 도출되지 않은 울릉군과 신안군은 이후 분석에서 제외하여 총 160개의 지역들이 분석에 투입되었다.

2) 도시공간구조의 측정

도시공간구조는 인구 및 고용의 분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다(그림 1). 첫째, 중심성과 탈중심성으로서 중심성은 인구 및 고용분포가 CBD 가까이에 분포하고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둘째, 집중과 분산으로서 인구 및 고용분포가 국지적으로 집적되어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Anas et al.(1998)의 경우 두 축을 고려해서 탈중심화된 집중(decentralized concentration) 구조를 지닐 때 다중심적인 공간구조를 지닌다고 보았다. 이 경우 다중심성은 중심지의 중요성의 균등한 정도로 특징 지워질 수 있으며 중요성은 중심지의 고용 규모와 공간적 분포에 따라 결정된다(Liu and Wang, 2016). 특히 최근의 경향은 중심성과 탈중심성의 축을 단일중심과 다중심적의 축으로 간주한다(Meijers and Burger, 2010; Li and Liu, 2018). 왜냐하면 인구나 고용분포의 집중도가 감소하더라도 여러 중심지 간 중심지의 중요성의 균등한 정도는 그대로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속성을 고려한 여러 측정법 중에서 이 연구에서는 Li and Liu(2018)가 제안한 Green(2007)의 다중심성 지표의 응용된 버전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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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도시공간구조의 두 가지 차원(출처: Meijers and Burger(2010)Li and Liu(2018)을 참고하여 작성)

(1)
P=1-σobsσmax=1-i=1n(Ii-I¯)2n(Imax/2)
(2)
Ii=xidi
(3)
Imax=xmaxdmax

식(1)에서 P는 도시의 다중심성, σobs는 도시 중심지들의 중요도의 표준편차, σmax는 최대 중요도를 지닌 도시 중심지와 0의 중요도를 지닌 중심지의 표준편차를 나타낸다. 도시 중심지의 중요도는 식(2)(3)에서 나타나듯 중심지의 규모(xi)와 CBD와의 직선거리(di) 간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Imax는 CBD의 규모(xmax)와 CBD와 가장 먼 중심지와의 거리(dmax)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규모 xi는 해당 중심지의 고용 규모로 측정하였다. 이 지표는 크게 두 가지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첫째, 이 지표를 통해 측정된 다중심성은 도시의 형태적 다중심성(morphological polycentricity)이라는 것이다. 둘째, 다중심성에서는 중심지 간의 규모뿐만 아니라 중심지가 CBD와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지를 함께 고려함으로써 도출된 중심지가 CBD와 명확하게 구분되는 독자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정도에 따라 다중심성의 정도가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 연구에서는 다중심성과 도시 어메니티 간의 관계를 강조하지만 도시공간구조 차원에서 집중과 분산 또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분산수준은 Li and Liu(2018)를 따라 다음과 같이 계산하였다.

(4)
D=1-ecenteretotal

식(4)에서 D는 분산수준을 의미하며, ecenter는 도시 중심지에 속한 고용규모, etotal은 지역 전체 고용규모를 의미한다. 즉 분산도는 도시 중심지에 속하지 않은 지역의 전체 고용규모의 비율로 측정할 수 있다.

3) 분석모형

이 연구에서는 도시 어메니티 수준을 소비, 문화, 복지 어메니티를 포함하는 좁은 개념으로 정의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인프라 수준이나 물리적 접근성, 도시의 미적 특성 등은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는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규모(QUANTITY)를 Wang(2021)을 참고하여 한국표준산업분류 대분류 항목의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의 6개 산업을 도시 어메니티 산업(A)으로 규정하고 해당 산업에 속한 사업체 수의 합으로 측정하였다(식(5)).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 수준(DIVERSITY)은 도시 어메니티 산업의 세세분류 기준별 사업체 비중의 엔트로피 지수로 측정하였다(식(6)). 식(5)(6)에서 i는 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항목을 의미하며, Ei는 세세분류 i산업의 사업체수를 의미한다.

(5)
Quantity=iAnEi
(6)
Diversity=iAnpilog2(1pi)=-iAn(EiiAnEi)log2(EiiAnEi)

이 연구에서는 다중심성과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한 통제변수로서 인구수(POP), 교육수준(EDU), 소득수준(INCOME)을 통제변수로 활용하였다. 따라서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은 식(7), (8)과 같이 다중심성(POLY1, 2)과 분산도(DISP)로 측정된 도시공간구조의 특성과 인구 수, 도시의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의 함수이다. 인구수는 도시의 어메니티에 대한 직접적인 수요이자 집적경제의 수준을 나타내는 변수로 활용하였다. 우선 인구수는 2016년 지역별 주민등록인구 수를 사용하였다. 교육수준은 소득수준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지역의 구매력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어메니티에 대한 차별화된 선호도를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 연구에서 교육수준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대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측정하였다. 소득수준은 교육정도에서 측정할 수 없는 지역의 구매력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로서 활용하였으며 지역총생산량(GRDP)을 인구수로 나눈 값을 사용하였다.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많을수록, 소득수준,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의 수준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모든 자료는 국가통계포털에서 획득하였으며, 분석을 위한 각 변수의 기술통계량은 다음 표 1과 같다.

표 1.

변수의 기술통계량 (N=160)

구분 평균 표준편차 최소값 최대값
어메니티 양 (QUANTITY) 16,625.41 46,075.51 885 511,470
어메니티 다양성 (DIVERSITY1) 6.63 0.288 5.559 7.163
어메니티 다양성 (DIVERSITY2) 0.977 0.008 0.925 0.988
다중심성 (POLY1) 0.128 0.209 0 0.914
다중심성 (POLY2) 0.183 0.295 0 0.978
분산수준 (DISP) 0.751 0.092 0.42 0.953
인구수(10만명) (POP) 3.228 8.994 0.177 99.306
교육수준(%) (EDU) 0.139 0.058 0.068 0.431
소득수준(백만원) (INCOME) 29.554 12.267 12.086 83.5

주: DIVERSITY1은 엔트로피지수, DIVERSITY2는 (1-허핀달허쉬만지수)로 측정, POLY1은 Li and Liu(2018)의 측정법, POLY2는 Lee and Gordon(2007)의 측정법을 적용한 결과임

(7)
Quantity=β0+β1POLY+β2DISP+β3POP+β4EDU+β5INCOME
(8)
Diversity=β0+β1POLY+β2DISP+β3POP+β4EDU+β5INCOME

분석모형의 계수 값은 일반적으로 OLS를 통해 추정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크게 두 가지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 첫째, 도시공간구조 변수와 도시의 경제적 특성 간 내생성(endogeneity)이 존재할 수 있다(Meijers and Burger, 2010; Li and Liu, 2018).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2018년의 도시 어메니티 수준을 종속변수로, 독립변수는 학력수준을 제외하고 모두 2016년의 변수를 사용하였다. 이는 현재의 결과가 과거의 수준을 결정하지 않는다는 기존 문헌들에서 제시된 아이디어에 따른 것이다(Wang, 2021; Melo and Graham, 2018). 다만 추가로 발생할 내생성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2000년 다중심성과 분산수준을 도구변수로 한 2단계 최소제곱법(2SLS)을 함께 고려하였다. 만약 내생성이 존재할 경우 OLS 추정치에 비해 2SLS 추정치가 보다 선호된다. 하지만 내생성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OLS 추정치가 더 효율적이다. 둘째, 공간적 의존성의 문제이다. 실제로 도시 어메니티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지역들을 넘어서 소비되고, 인접지역의 규모 등에 따라서 결정되기도 한다. 이는 공간적 자기상관문제를 야기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연구에서는 Fallah et al.(2011)를 참고하여 동일한 통근권역 내에 속한 지역들 간에는 잔차들 간의 상관성이 존재하지만, 서로 다른 통근권역 간에는 상관성이 없다고 가정하는 클러스터 강건 표준오차(cluster robust standard errors)를 사용하였다. 이는 공간적 자기상관을 통제하는 공간계량경제모형에 비해 엄격한 가정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Fallah et al., 2011). 통근권역은 변필성 등(2020)가 2017년 국가교통DB의 지역 간 목적통행을 통해 도출한 22개 권역 중 울릉군을 제외한 21개의 권역을 활용하였다.

4. 다중심성이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에 미치는 영향

각 지역별 도시 내 공간구조 특성은 다음 그림 2와 같다. 다중심성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중심지가 1개인 경우가 많아 단일중심의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수도권 및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일부 지역에서 다중심적인 특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분산정도의 경우 상당수 지역들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의 경우 다중심성과 분산정도가 함께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는 작은 두 개 이상의 중심지가 존재하면서 해당 중심지들 간의 규모는 유사하지만, 상대적으로 지역 전체의 고용은 중심지 밖에 분포하고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https://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1-056-03/N013560305/images/geo_56_03_05_F2.jpg
그림 2

도시공간구조 특성 분포 (2016년 기준)

다중심성이 도시 어메니티 수준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하기에 앞서 내생성의 존재여부를 검토한 결과는 다음 표 2와 같다. 2000년의 도시공간구조 변수의 경우 도시 중심지가 탐색된 지역이 108개에 불과했다.1) 따라서 108개 지역을 대상으로 하여 변수의 내생성을 검증하였다.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에 대한 도구변수를 사용한 2단계 최소제곱법의 1단계 회귀분석 결과 두 모형 모두 약한 도구변수 검정(Weak Instruments Test) 결과는 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나 도구변수가 내생변수를 잘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내생성의 존재여부를 나타나는 Wu-Hausman Test 결과는 모든 모형에서 유의하지 않아 도시공간구조 변수는 외생적인 것으로 간주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후의 분석에서 도시공간구조와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수준에 대한 분석은 포아송 회귀분석(Poisson regression)을,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에 대한 분석은 OLS를 사용하였다.

표 2.

2단계 최소제곱법의 약한 도구변수 및 내생성 검정 결과

구분 양 (QUANTITY) 다양성 (DIVERSITY1)
Weak Instruments Test
다중심성 (POLY1) 26.493***
분산수준 (DISP) 23.642***
Wu-Hausman Test 1.836 0.305
관측치 수 108 108

주: *** p<0.01, ** p<0.05, * p<0.1

다중심성과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수준 및 다양성에 대한 분석결과는 표 3과 같다.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수준에 대한 포아송 회귀분석에서 과대 산포 검정(Over-dispersion Test) 결과 0.001 수준에서 유의하게 나타나 포아송 회귀분석에 비해 과산포된 자료에 더욱 적합한 음이항 회귀분석(negative binomial regression)을 수행하였다. 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 정도를 나타내는 VIF 지수의 경우 모든 변수에서 3이하 인 것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의 우려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음이항 회귀분석을 이용한 모형 (1)~(3)에 따르면 우선 통제변수인 인구수, 교육수준 변수는 0.001 수준에서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수준과 정의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도시 단위의 수요를 의미하는 전체 인구수와 구매력의 다양성을 의미하는 교육수준이 높아질수록 도시 어메니티의 양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동일한 결론이다(Meijers, 2008; Burger et al., 2014; Wang, 2021). 반면 소득수준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교육수준 변수에 의해 구매력의 크기에 미치는 효과가 일부 상쇄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 연구에서 강조하는 도시공간구조 변수의 경우 다중심성 수준은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 증가와 유의한 정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다중심성이 높은 도시의 경우 더 많은 도시 어메니티를 보유한다.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중심지 간 규모가 불균등하게 분포하고 있을 때보다 균등하고 상대적으로 거리가 떨어져 있을수록 더 많은 어메니티가 존재함을 의미한다. 반면에 도시 전체 고용 중에서 중심지 외에 입지한 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분산성은 통계적으로 도시 어메니티 수준에 유의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3.

도시 어메니티 수준에 대한 모형 추정결과

변수 양 (QUANTITY) (음이항) 다양성 (DIVERSITY) (OLS)
(1) 사업체수 (2) 사업체수 (3) 사업체수 (4) 엔트로피 (5) 엔트로피 (6) 엔트로피 (7) 1-HHI
다중심성
(POLY1)
1.0***
(0.282)
1.51***
(0.291)
- 0.321***
(0.084)
0.446***
(0.106)
- 0.009***
(0.002)
다중심성
(POLY2)
- - 0.718***
(0.223)
- - 0.262***
(0.064)
-
분산수준
(DISP)
0.44
(0.716)
0.541
(0.7)
0.663
(0.819)
-0.087
(0.327)
-0.04
(0.376)
-0.039
(0.389)
-0.011
(0.011)
인구수
(POP)
0.078***
(0.02)
0.134***
(0.029)
0.084***
(0.019)
0.004***
(0.001)
0.019***
(0.006)
0.004***
(0.001)
0.000***
(0.000)
교육수준
(EDU)
11.111***
(2.17)
9.08***
(2.35)
9.862***
(2.449)
2.05***
(0.412)
1.796***
(0.348)
1.776***
(0.399)
0.036***
(0.01)
소득수준
(INCOME)
0.004
(0.005)
0.003
(0.005)
0.004
(0.005)
-0.001
(0.002)
-0.001
(0.002)
-0.001
(0.002)
-0.000
(0.000)
다중심성*
인구수
(POLY1*POP)
- -0.138***
(0.044)
- - -0.044***
(0.014)
- -
상수 6.604***
(0.399)
6.714***
(0.384)
6.59***
(0.397)
6.38***
(0.193)
6.325***
(0.254)
6.373***
(0.2)
0.979***
(0.006)
로그우도 -1557.055 -1551.403 -1558.011 - - - -
R2 - - - 0.368 0.39 0.374 0.247
과대산포 4.099*** 4.389*** 3,914*** - - - -
관측 수 160 160 160 160 160 160 160

주: 괄호 안은 클러스터 강건 표준오차(21개 권역으로 클러스터링됨). 과대산포는 포아송 모형을 통해 계산된 결과임, *** p<0.01, ** p<0.05, * p<0.1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 수준에 대한 OLS 결과는 모형 (4)~(6)과 같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수준과 동일하게 다중심성 수준, 인구수, 교육수준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구체적으로 다중심성, 인구수, 교육수준이 증가할수록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은 증가한다. 교육수준과 도시 어메니티 간의 관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높은 교육수준은 일반적으로 높은 구매력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상품에 대한 차별화된 선호를 의미하기 때문에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더 다양한 어메니티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수준과 긴밀한 관계가 있었던 인구수의 경우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 수준에도 동일하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과 다중심성 간의 정의 관계는 이론적 논의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 도시에서는 중심지의 상대적 분산이 중심지 내에서의 경쟁 및 집적불경제의 완화로 인해 다양한 어메니티가 존재하기 위한 조건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다중심성과 도시화경제 간의 관계를 검토하기 위해 다중심성과 도시 규모 간 상호작용 변수를 모형에 투입한 모형 (2)와 모형 (5)의 결과는 상호작용 변수와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에 음의 관계가 존재함을 보여주며, 곧 다중심성이 도시화경제 효과를 감소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른 의미로는 다중심성의 효과가 도시 규모에 따라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효과는 종합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에서 다중심성의 추정된 계수 값이 0이 되는, 즉 0.446-0.044*POP=0인 경우 도시규모는 대략 인구 100만명 수준이다. 즉 다중심성 수준이 도시 인구 규모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때, 도시 인구규모가 100만명이 될 때까지는 도시 어메니티의 다양성 증가에 기여하지만 규모가 그 이상일 경우 다중심성의 증가는 오히려 도시화경제를 감소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적어도 우리나라 도시 맥락에서는 도시 규모가 충분한 수준에 이르러 새로운 고차기능을 유입하기 이전에는 경쟁을 감소시켜 여러 기능들이 구매자와 가까이 분포하는 것이 유리한 반면, 도시가 일정수준 이상의 고차기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소수의 중심지로 중심기능을 집약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분석 결과의 강건성을 검토하기 위해서 종속변수와 설명변수의 측정방법을 달리하여 분석하였다(표 3의 모형 (3), (5), (6), (7)). 종속변수 중 도시 어메니티의 양은 직관적이지만 다양성은 측정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다(Wang, 2021). 다양성은 엔트로피 지수 이외에 Wang(2021)과 같이 시장집중도를 나타내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irschman-Herfildahl index, HHI)를 통해서도 측정하였다.2) 다만 엔트로피 지수의 증가는 다양성의 증가를 의미하고, 허핀달 지수의 증가는 다양성의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으로 해석하기 위해서 1에서 허핀달 지수를 뺀 값을 종속변수로 사용하였다. 다중심성은 다양한 측정법이 제안되었지만 여기서는 Lee and Gordon(2007)이 초기에 제시한 다중심성 측도로서 전체 중심지의 규모에서 CBD를 제외한 중심지들이 차지하는 규모의 비중으로 측정하였다.3) 분석결과는 표 3의 모형(3), (6), (7)과 같으며 앞선 분석결과와 마찬가지로 다중심성 변수는 도시 어메니티의 양적 수준과 다양성에 정의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본 연구의 분석이 측정방법의 차이와 상관없이 일정한 결론을 내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5. 결론

이 연구는 도시 내 다중심성이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나라 도시들을 사례로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다. 탐색적 공간데이터 분석방법을 통해 도시 내 중심지들을 도출하고 측정된 다중심성을 바탕으로 변수 간 내생성을 고려하여 분석한 결과, 다중심성은 도시 어메니티의 양과 다양성에 정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측정방법에 따른 결과 차이를 검토하기 위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 측정방법을 달리하더라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남을 보였다.

도시공간구조 특성과 어메니티 수준에 대한 관계에 대한 이 연구의 분석결과는 네덜란드를 대상으로 한 Burger et al.(2014), Burger et al.(2015)Meijers(2008)의 결과와는 상이하지만, Wang(2021)의 분석결과와는 유사한 결론을 얻었다. 즉 우리나라의 도시맥락에서 도시공간구조가 다중심적일수록, 즉 CBD와 비교할만한 또 다른 중심지가 존재할수록 도시 어메니티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다중심성의 증가가 도시 어메니티 수준의 증가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적어도 공급자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도시 내에서 중심지 내부의 경쟁완화와 불경제 효과의 감소가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자를 증가시키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소비자 측면에서 CBD와 비교할만한 또 다른 중심지의 존재는 소비자들이 더 가까운 곳에서 더 쉽게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하고 어메니티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다중심성과 도시 규모 간의 상호작용 변수가 도시 어메니티 수준과 음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다중심성의 효과가 도시 규모가 갖는 도시화경제 효과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도시정책 차원에서 이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어메니티의 소비자 차원에서 어메니티에 대한 서비스 전달체계를 효율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둘째,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새로운 중심지의 존재는 도시 어메니티를 증가시키지만 이는 도시화경제를 반감시키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도시 규모에 따라 기능들을 적절히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 연구는 몇 가지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우선 도시 어메니티를 구성하는 기능 간의 위계와 차이를 명확하게 고려하지 못했다. 중심지 이론에서 보듯 도시 기능들은 필요로 하는 최소요구치의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재화나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집적이 더욱 효과적인 재화나 서비스가 있는가하면, 분산에 따른 경쟁완화가 생존에 더욱 효과적인 재화나 서비스도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이러한 도시 어메니티의 기능 간 차이를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이 연구는 한 시점의 횡단면 분석에 기초하기 때문에 다중심성의 변화가 실제 어메니티 수준의 증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다. 향후 패널데이터 형태의 분석을 통해 그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이 연구에서는 도시 내 고용분포를 기반으로 공간구조를 측정하였기 때문에 인구분포에 기반한 도시공간구조 분포와는 차이가 있을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인구분포에 기반한 도시공간구조와의 비교연구를 통해서 도시공간구조와 어메니티 간의 관계에 대한 심층적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1) 3장 1절과 같은 절차대로 분석했을 때 2000년 도시 중심지가 탐색된 지역이 줄어든 이유는 도출된 잠재적 중심지 중 지역 전체 고용 규모의 1% 수준 이상이 밀집해야 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지역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2016년에 대부분 지역에서 중심지가 도출되었음을 상기해본다면 그 기간 동안 1) 중심지 이외 지역의 고용이 더 빠르게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중심지의 고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였거나 2) 중심지로 고용이 절대적으로 집중되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2) 허핀달-허쉬만 지수는 다음과 같이 측정하였다.

HHI=iAn(EiiAnEi)2

(i는 도시 어메니티 산업(A)에 속한 세세분류 항목별 사업체 수)

3) 구체적으로 Lee and Gordon(2007)이 사용한 다중심성 측도의 계산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 esubcenter는 CBD 이외 도시 중심지의 고용규모, ecenter는 전체 도시 중심지의 고용규모와 같다.

POLY2=esubcentere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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