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June 2020. 329-342
https://doi.org/10.22776/kgs.2020.55.3.329

ABSTRACT


MAIN

  • 1. 서론

  • 2. 일상성 회복이 갖는 치유적 의의

  • 3. 연구대상과 방법

  • 4. 일상성 치유의 공간으로의 자오나 학교

  •   1) 본보기를 통한 재정립

  •   2) 엄격한 통제

  •   3) 문턱 효과

  • 5. 결론

1. 서론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용어가 정의1)되고, 관련 통계 조사가 체계적으로 실시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매해 약 5만여 명에 달하는 청소년들이 정규교육에서 이탈된 채 지내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한효정, 2019). 이들의 삶은 퇴학, 제적, 자퇴 등과 같은 이유로 인한 학업의 중도탈락, 가출, 학교폭력 등의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곤란, 질병, 자살 등의 심각한 사회적 위기로 옮겨지는 것이 특징적이다. 특히,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학교 밖 청소년은 대부분 학업을 중단한 채 실업과 빈곤의 단계에 머물 뿐만 아니라, 당사자는 물론 그 자녀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대물림하면서 소외계층으로 머무는 경우가 많아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하다(정해숙 등, 2014; 여성가족부, http://www.mogef.go.kr). 2016년 기준 24세 이하 저소득 청소년 한부모가정이 2,419가구로 추산되고 있고, 우리나라 십대 출산 건수가 공식적으로 연간 약 3천여 건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십대 혹은 청소년 미혼모에 관한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http://www.ildaro.com/).

물론, 헌법과 교육기본법에서는 청소년 미혼모의 학습권과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 예를 들어, 1) 일반 학생에게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민원으로 인해 청소년 미혼모가 공부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채 사회적 관심의 사각지대에 빈번히 놓이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점, 2) 전국에 학생 미혼모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미혼모 위탁형 대안교육기관이 약 17개가 운영되고 있지만, 실제로 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지 불확실하다는 점(정해숙 등, 2014), 3) 우리나라의 미혼모 시설은 교육프로그램이 빈약하거나, 모자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상당한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어린 나이에 스스로 산적해 있는 문제를 풀어 나아가기에는 상당한 부침이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용기 있게 생명을 선택한 청소년 미혼모에게 양육과 교육의 기회를 함께 부여하고, 온전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대안적 치유의 공간인 자오나 학교의 사례는 우리에게 제3의 관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가톨릭 뉴스, http://www.catholicnews.co.kr), 바로 여기에서 본 연구가 출발한다. 자오나 학교는 가톨릭교회의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선교 수녀회’에서 설립한 청소년 양육미혼모를 위해 2014년 설립된 대안학교2)이다. 기존의 미혼모 위탁형 대안교육기관과 교육프로그램이 미비한 미혼모 시설의 단점을 보완하여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습권을 보장하면서도 양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 공간의 특징은 특별한 프로그램에 의지하기 보다는 편안함, 안락함, 함께 있어줌 등의 ‘일상성 회복’에 초점을 준다는 점인데, 치유의 공간에서 일상성 회복은 신체적 활동을 원활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한편 정신건강적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곳에서 일상성을 회복한다는 사실은 치유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지속적인 안락과 평안의 유지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고, 삶의 수준을 본질적으로 상향시키는데 상당한 공헌을 한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박수경, 2014).

또한, 여기에서 말하는 일상성 회복은 좁게는 자신 스스로서, 어머니로서, 사회인으로서의 다중적인 자아를 온전히 하는 회복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넓게는 차별과 배제 속에 놓인 사회적 약자 혹은 소외계층에 대해 어떻게 접근해야 이들을 한 명의 온전한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적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오나 학교는 궁극적으로 사회적으로 주변인의 위치에 놓인 이들이 매일 상호작용하는 삶의 공간에서 그들을 둘러싼 이들과 어떻게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공공의 공간(public space)에서 원만히 지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연관성을 지닌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Parr, 1999). 이러한 맥락은 미국의 대법원이 사회적 소외대상이라 할 수 있는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관 설립에 있어 ‘환경(milieu)’을 강조하면서 환자의 권리를 치료 혹은 처치(treatment) 그 자체에 한정 짓지 않고, 어떤 여타의 요소보다 치유의 환경(therapeutic environment)―치유에 대해 처음으로 밝힌 미국의 지리학자 Gesler(1992)가 치유의 경관을 치유의 효험이 있다고 알려진 배경, 상황, 현장 등을 지칭한다고 정의한 것과 같은 의미에서(Gesler, 1992; Williams, 1998; Symth, 2005)―에 더 무게를 두어 다루고 있는 것과 연결된다고 할 수 있다(Geores and Gesler, 1999). 결국, 일상성 회복은 자신의 표현 혹은 인식이 허락된 지리적 범주에서 드러나는 요소 또는 지극히 개인적 차원에서 부여된 권한이 제도적이며, 형식적인, 더 나아가서는 폭넓은 형태의 의료적인 행태로 전이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Parr, 1999).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에 착안, 청소년 미혼모 시설 자오나 학교의 사례를 통해 치유의 공간에서의 일상성 회복에 대해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여 이 공간에서 어떻게 일상성 회복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어떠한 요소가 학교 밖 청소년을 치유의 범위로 끌어오는 동력이 되는지 알아보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본 연구를 위해서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4차례에 걸쳐 자오나 학교 관계자 총 8명을 반구조화 및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고, 전형적인 내용 분석을 통해 그 결과를 1) 본보기를 통한 재정립, 2) 엄격한 통제, 3) 문턱 효과의 세 방향으로 정리하였다. 본 연구는 그동안 치유의 경관에 대한 연구가 제한적이었던 우리나라 지리학 혹은 유사 학문 분야에 또 다른 관점―좁게는 학교 밖 청소년, 넓게는 소외계층 혹은 취약집단에 대한 치유의 경관적 특성에 대해 다룬다는 점(박수경, 2019a; 2019b; Love et al., 2012)에서―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2. 일상성 회복이 갖는 치유적 의의

일상성 회복을 논하기 전에 일상성이 무엇인지 그 개념에 대해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저명한 사회학자 Sandywell(2004)은 일상적 삶이라는 것을 강력한 순간적 개념과 시간적 범주로 구성된 세계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일상성을 크게 다섯 가지 요소를 나누었는데,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일상성은 반복되면서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경험, 신념, 관습 혹은 감흥이나 특별함이 없는 생활을 기초로 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일상성은 재생산과 유지의 권역의 것으로 다른 (특별한) 세상을 지원하기 위해 주로 여성(의 가사노동)에 의해 기본활동이 수행되는 것을 말한다. 셋째, 일상성은 지금 일어나는 경험과 행동의 직접적 몰입을 기반으로 현재성에 기초한다. 넷째, 일상성은 공통의 혹은 비개인적인 차원의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일상성은 혼종적 지식, 무질서의 말, 선형적 표현을 뛰어넘은 복잡한 말하기와 같은 가치 같은 것을 포함한다. 이 다섯 요소를 종합하자면, 일상성은 자신에 대한 자각과 인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스스로의 통제와 외부의 힘에 의해 그 모양새를 갖춰나가는 특징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Eyles, 1989; Featherstone, 1992).

언뜻 생각해 보면 일상성이라는 것은 그 가치가 높지 않고, 문제점이 될 여지가 별로 없으며, 더 나아가 중요하지 않은 범주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왜냐하면, 으레 일상성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으로 자기표현의 방식이기 때문이다(Eyles, 1989). 그러나 일상성이라는 것은 보편타당한 사회적 맥락과 그럴듯한 개인적 차원이 합쳐진 결과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상성을 갖춰나가기 위해서는 가족 혹은 가정, (특정한) 장소 등 자신을 둘러싼 다양한 사회문화적인 요소가 집적되어야 하고, 그리고 그것이 상당히 ‘자연스러운(natural)’ 영역으로 이전되어야 한다. 물론, 일상성은 애초에 질문의 범위에 있지 않은 너무나 당연한 현실로 간주하기 일쑤이며, 이는 스스로 ‘구조화(structure)’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정의, 역할, 동기 등은 형성, 유지, 재구조화되며, 이러한 과정은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일상성에 기초한 우리가 하는 행동은 텅 비어버린 것에서 시작되는 것은 아니며, 분명한 이유와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점이 지리학자들에게 매력적인 탐구의 대상으로 비치게 되어 일상성이 일어나는 다양한 지리적 범주 안에서의 활동, 의미, 유형 등의 연구들이 상당히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는 연유라 할 수 있겠다.

일상성에 대한 지리학적인 접근은 주로 시간지리학에서 발견할 수 있으나(Pred, 1981; Eyles, 1989; Hanson and Hanson, 1993), 또 다른 의미에서의 일상성은 1990년대 초반 의료지리학자들 사이에서 대두된 소위 문화적 전환(cultural turn) 이후 문화지리학에 기초한 건강지리학(Gesler and Kearns, 2002)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하는데(박수경, 2014), 우선 특정한 치유의 경관은 치유의 지속성을 갖기가 어려운 데 반해, 일상성을 다루는 지리적 범주는 누적된 치유의 힘을 통해 한층 더 잘 산다는 느낌(well-being)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박수경, 2014; Gesler, 1992; Willis, 2009). 또 다른 이유로 접근성이라는 관점에서 일상성은 여타의 치유적인 요인보다 무게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지칭하는 접근성은 물리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은 심리적,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 측면과 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박수경, 2014).

이러한 특징은 Rowles(1978)의 연구에서 재차 확인할 수 있는데, 그는 특정 장소의 감정적 애착을 즉시적(immediate), 일시적(temporary), 영구적(permanent)인 것으로 나누면서 인위적으로 조성된 치유의 경관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즉시 혹은 일시적인 것에 비해, 일상의 치유의 경관에서 느끼는 감정은 영구적일 수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에 즉시적이거나 혹은 일시적인 곳(예를 들어, 성지순례와 같은 형태의 관광이나 여행(Gesler, 1996))에서 감정적 애착을 느끼더라도 그것이 지속적이거나 혹은 반복된 것이 된다면 일상적 치유의 경관이 더욱 혹은 그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효율적인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박수경, 2014). Rowles의 이러한 주장은 English et al.(2008)의 유방암을 겪은 여성들의 회복 과정에서 일상적 치유의 중요성, 요약하자면 치유의 핵심은 심리적이며,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일상적 공간과 비록 짧은 시간 머물지만, 반복적으로 머무는 병원, 치료센터 등과 같은 특수시설이 함께 하나가 되었을 때 한층 더 의미 있는 치유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통해 재확인 할 수 있다(박수경, 2014).

한편, 일상성의 회복이라는 것은 신체적인 것을 뛰어넘어 정신건강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Borg and Davidson, 2008). 예를 들어, 단순한 삶을 살아내는 것, 그냥 하는 것, 삶을 쉽게 살아가는 것, 유익한 것을 만들어 내는 것 등과 같은 표현이 정신건강 측면에서 일상성을 회복한 예시라 할 수 있다. 또한, 정신건강적인 면에서 일상성의 회복이라는 것은 정신적 문제를 해결하고, 삶의 통합 단계에 이르는 일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은 ‘정상적인 환경(normal environment)’에서 회복이 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이에 더해, 회복은 정체성의 재구성(Saavedra et al., 2012)을 의미하는 것이며, 비정상적이었던 상태에서 경험한 바를 토대로 다른(다시 말해, 정상적) 차원의 정체성과 연결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상성을 회복한다는 것은 정신의학에서 큰 의미를 지니며, 치유의 대상 스스로가 관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부여되는 일이 되고, 무엇보다 삶의 의미를 찾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Borg and Davidson, 2008; Saavedra et al., 2012). 정신건강에서는 이러한 점에 착안, 일상성의 회복을 일종의 ‘회복을 위한 일상적 의식(daily rituals for recovery)’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며(Boydell et al., 2003; Saavedra et al., 2012), 회복된 일상성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다양하게 나타나는 정신적인 문제들에 대한 통제권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인 일상성 회복은 특별한 경험이라기보다는 인생에 펼쳐진 다양한 관점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이라는 의미로서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Nicolson and Delespaul, 2001).

이와 연관 지어 Milligan et al.(2004)의 일상에서 노인의 정원 돌보기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들은 특별해 보이지 않는 정원 돌보기가 무료한 노년을 보내는 이들에게 성취감, 만족감, 진정한 기쁨 등 심리적 만족감을 주는 활동이 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자칫 사회적 시스템에서 쉽게 소외될 수 있는 이들이 서로 함께할 수 있고, 호혜를 바탕으로 협력적 분위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정원은 매우 의미 있는 치유의 경관으로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정원은 치유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 특히 노년의 삶에 있어 한층 더 필요한 지속성을 지닌 안락과 같은 것을 상향시키는 데 공헌한다고 설명하고 있다(박수경, 2014). 예를 들어, 100% 자연에서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만, 정원 돌보기를 통해서는 어느 정도 보호 속에 있다는 일종의 심리적 방패막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평안의 유지를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어 삶의 수준을 신체적인 것에서부터 정신적인 그것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확보할 수 있다.

한편, 건강지리학 혹은 더 넓은 범위의 의학에서 이미 입증된 일상성 회복은 여기에서 다룰 청소년 혹은 미혼모, 더 나아가서 사회적 배제자를 위한 시설, 특히 오늘날 의료의 방향이 1) 지역의료 간호를 중심으로 하고, 2) 전통적인 의료진이 아닌 봉사자 등 제삼자를 중심으로 하며, 3) 생물학적 접근을 대신에 하는 광범위한 대체의학이 선호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증명된 바가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대표적으로 정신적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Rowe(2015)의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정신문제와 관련된 시설은 치료도 매우 중요하지만 사실상 더 비중 있게 다뤄야 할 부분으로 ‘사회적 회복(social recovery)’을 꼽았으며, 이러한 주장은 소외계층 혹은 취약집단의 일상성 회복의 핵심적 내용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다시 말해, 이러한 점은 정신문제를 가진 이들이 커뮤니티 안에서 개인적 삶을 제대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며, 특별한 돌봄이 한층 더 필요한 이들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잘 조직된 것이 아닌 일상에서 그의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해주는 방식임을 알려준다. 실제로도 가난, 주택의 노후화, 사회적 역할의 저평가 등을 같이 타파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측면으로 채택되는 일은 종종 확인되는 것이기도 하다(Griffith, 2018).

여기에 덧붙이자면, 특히 심리적 차원의 장애가 있는 이들이 잘 산다는 느낌 혹은 지금의 상태가 좋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특정 장소의 애착에 기초한 자기결정권(self-determination) 혹은 현존(presence)을 한층 더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고려한 일상성 자극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방법은 상대적으로 견디기 힘든 신체적 혹은 사회적 환경 속에서 안정감 혹은 회복탄력성에 영향을 주며, 이는 이미 의학적으로도 입증된 것이다(Hall, 2010). 이와 관련해 시선을 완전히 청소년 미혼모로 좁힌 일련의 연구를 살펴보면(Barth and Schinke, 1984; Hanna, 2001; Bunting and McAuley, 2004; Meadows-Oliver et al., 2007), 공통적으로 자기결정권 혹은 현존을 강화시키기 위한 일상성 자극 활동이 ‘교육(education)’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교육이라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쌓는 차원을 뛰어넘어서 현재 혹은 앞으로의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용하며, 네트워크를 유지 및 관리할 수 있는 통합된 능력을 배양하는 일련의 활동을 포함한다(Barth and Schinke, 1984). 이러한 측면에서 자오나 학교에서 청소년 미혼모를 대상으로 무너진 일상성을 회복하기 위해 폭넓은 차원에서의 교육이나 학습이라는 주제어를 왜 핵심적으로 강조하는지 그 이유를 우리는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청소년 미혼모라는 사회적 배제자를 위한 제3의 대안적 공간의 특징 및 치유의 만남 혹은 개입의 과정을 검토하는 본 연구의 의의도 찾을 수 있다.

3. 연구대상과 방법

본 연구의 대상이 되는 자오나 학교는 성북구 정릉에 위치한 2014년 설립된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대안학교이다. 자오나 학교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학교 밖 청소년이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세상에 나아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미혼모를 위한 시설에서는 교육과 양육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과 그 궤를 달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원장수녀와의 인터뷰에 의하면, 초기 자오나 학교의 운영주체인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선교 수녀회는 교육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수녀원이기 때문에 청소년에 대한 학습 및 배움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었으나, 청소년 미혼모를 대상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수녀원에 자문하던 외부인사의 의견이었던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포용과 새로운 대안의 필요’를 수용, 오늘날 자오나 학교의 형태를 설립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인터뷰 내용, 2019).

일단 이곳에 입소를 스스로 결정한 학생들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친 후, 교육과 양육을 동시에 하게 된다. 또한, 아이를 반드시 양육해야 하는 점, 교육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는 점, 수녀원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 등의 조건을 충족한 학생만이 자오나 학교에서 소정의 교육을 약 2년간 수녀원 안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인터뷰 내용, 2019). 자오나 학교는 교육의 장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정규 교육과정과는 사실 거리가 있다. 치유프로그램, 직업교육, 육아법, 생활교육(예를 들어, 아이들 어린이집 등원연습, 정부보조금 관리) 등이 중심을 이루며, 고등교육으로 진학하고자 할 때는 검정고시를 위한 준비를 별도로 진행한다. 그리고 학생들의 관심과 지적 수준을 고려해 개인별로 맞춤 교육을 마련하기도 한다. 아이의 양육과 학업을 유연하게 병행할 수 있도록 1년은 4학기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졸업 후 자리를 잡을 때까지 아이와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주택을 무상으로 임대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본 연구를 위한 데이터는 2019년 9월부터 12월까지 자오나 학교를 총 4번 방문하여 실시한 반구조화 및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얻은 결과이다. 2019년 12월 현재 자오나 학교는 수녀원 소속의 수도자 그룹 3명(원장수녀, 생활지도담당 등), 교사 그룹 5명(진로지도담당, 학습지도담당, 생활지도담당, 아이돌봄담당 등), 봉사자 그룹(아이돌봄담당), 재학생 4명, 주방 그룹 1명 등 약 15명―봉사자 그룹의 유동성에 의해―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자오나 학교의 현재의 상황과 치유의 효과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8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심층 인터뷰 대상자의 특징은 표 1과 같이 성별은 모두 여성―이전에는 남성 교사가 있기도 했었지만, 현재는 모두 여성을 구성된―이며, 연령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아우르고 있다. 최초 인터뷰 대상자는 자오나 학교의 대표자라 할 수 있는 원장수녀였으며, 원장수녀와의 협의를 통한 눈덩이표집(snowball sampling)을 통해 나머지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표 1.

심층 인터뷰 대상자 특징

순서 성별 연령대 담당업무 특징
1 50대 원장수녀 동거
2 40대 진로지도교사 출퇴근
3 40대 학습지도교사 출퇴근
4 50대 생활지도수녀 동거
5 50대 생활지도교사 출퇴근
6 50대 아이돌봄교사 동거(야간퇴근)
7 40대 아이돌봄봉사자 정기(주2-3회)
8 10대 학생 주체
출처: 연구자 작성(2020).

가능한 다양한 관점에서 치유의 공간적 특징과 의미를 설명할 수 있도록 진로, 학습, 생활, 아이돌봄, 재학생 등 담당업무를 폭넓게 고려해 조사를 시행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재학생 인터뷰가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1) 재학생 수가 4명인 점, 2) 아직 가정, 학교 등 사회에서 경험한 트라우마로 인해 외부인에 대한 접촉을 꺼리는 점―실제로 정신과 혹은 상담 치료를 받는 점―, 3) 무엇보다 제대로 된 성장 과정을 거치지 못한 이유로 인해 일반적인 또래보다 의사소통능력이 떨어지는 점 등에 의해 기인해 사실상 재학생 면대면 인터뷰가 어려웠던 부분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다.

인터뷰를 실시하기 전, 각 연구대상자에게 본 연구의 효율적 분석을 위한 녹취에 대해 설명하였고, 이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 또한, 이들의 정보는 철저히 비밀에 부침과 보안 사항은 녹취록에서 제외한다는 사실에 대해 전달했다. 개별 심층 인터뷰는 약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었으며, 면대면 접촉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반구조화 및 심층 인터뷰의 내용은 각 그룹의 성격에 따라 구분하여 준비하였고, 수도자 그룹과 교사 그룹에게는 자오나 학교의 운영 및 학생들의 일상생활에 대해, (아이돌봄) 교사 그룹, 봉사자 그룹, 재학생에게는 현재 자오나 학교에 소속되고 있는 학생들의 어머니 혹은 양육자로서의 태도에 대해 질의했다.

반구조화 및 심층 인터뷰의 내용은 자오나 학교의 현재 상황과 대안적 치유의 공간 및 학교 밖 청소년 시설―특히, 청소년 미혼모 시설―이 나아갈 현실적 방향과 통찰력을 제시하는데 유용할 수 있도록 치유에 관한 지리학적 접근의 결과(박수경, 2019b; 2020; Bell et al., 2018; Gesler, 1996; Love et al., 2012)와 충분히 좋은 어머니, 촉진적 환경 등의 개념을 통해 바람직한 모자 관계에 대한 설명을 시도한 정신분석학자인 Winnicott의 이론(Jacobs, 1992; Lefèvre, 2011)을 바탕으로 하였다. 또한, 조사 내용은 자오나 학교와 같은 대안적 치유의 공간이 등장하게 된 원인인 신자유주의로 인해 오늘날 의료기관이 놓인 건강지리학적인 주요한 변화와 현실, 다시 말해, 탈기관화 혹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돌봄으로의 이전, 봉사자 영역 혹은 비공식의료의 부각, 보완적 혹은 대안적 의료에 대한 강조 등과 연결된 것이기도 하다(박수경, 2019b; 2020).

반구조화 및 심층 인터뷰는 전형적인 내용 분석에 기초하고 있으며, 전형적인 내용 분석은 관련 구절, 개념, 아이디어 등의 단위화 및 빈도를 확인하는 작업을 토대로 했다(박수경, 2020). 그리고 이를 위해 심층 인터뷰 명제를 기초로 각 주요세부 질문 아래에 관련된 내용을 재조직해 분류하는 기법도 적용했다. 참고로 심층 인터뷰 내용의 데이터 관리, 코딩, 분석 등에는 연구자 본인이 직접 관여되어 있음과 심층 인터뷰 내용 중 비문, 구어적 표현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자연스러운 부분은 연구자의 판단하에 새로 작성했음을 밝힌다. 이외에 본 연구를 보완하기 위해 청소년 미혼모 인식개선을 위해 자오나 학교와 서울시가 함께 개최하는 토크콘서트와 원장수녀의 특별강연에 참여, 자오나 학교 졸업생의 생활상, 청소년 미혼모의 현실적 어려움 등에 대한 이해를 폭넓게 했다.

4. 일상성 치유의 공간으로의 자오나 학교

1) 본보기를 통한 재정립

제일 먼저 들 수 있는 자오나 학교의 일상성 회복은 새로운 본보기를 통한 재정립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보통 인생의 롤모델이 부모가 되는 것을 대신해 교사가 그것을 대신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모자 관계를 중점적으로 연구한 정신분석학자 Winnicott(1986)은 부모의 자녀 양육에 있어 (상대적인) 실패로 인해 불완전하게 마무리된 작업을 때때로 교사가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리인으로서의 교사의 역할은 필요한 곳에 본인의 자아를 제공해 아이(혹은 학생)의 자아를 지지하는 것이며, 특히 아이가 쉽게 불안해하고, 예민한 성격인 경우에는 조롱, 비난 등의 태도를 지양하는 자세를 통해 이를 한층 더 실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Winnicott, 1986). 자오나 학교에서 폭넓은 의미의 가르치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은 새로운 본보기로서 Winnicott 이론의 실질적 실현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그들(자오나 학교의 수도자 및 교사 그룹)의 치유적 개입은 가능한 학생들의 처지를 편견 없이 이해하고, 받아주며, 지지하는 역할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더구나 자오나 학교에서 머물 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오나 학교 졸업 이후에도 이어진다. 졸업생들이 이곳 혹은 교사들을 ‘친정’ 혹은 ‘어머니’로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아이는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제대로 된 어른들의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어떤 아이들은 부모를 (경제적으로) 대신하는 예도 있었고요…(6번, 아이돌봄 교사, 50대)”

“엄마가 불쌍했어요. 아빠랑 사이가 안 좋고, 아빠가 돈을 잘 벌어다 주지를 않았어요. 오빠들도 아르바이트 안 해요. 그래서 내가 아르바이트를 해서 엄마에게 줬어요. 아이 아빠는 아르바이트하다가 만났어요…(8번, 학생, 10대)”

소위 돌본다는 것은 상당히 폭넓은 범위를 포함하는 것인데, 씻기거나, 먹이거나, 재우는 등의 물리적 움직임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의 것이기도 하지만, 실질적인 의의는 지지 혹은 도움을 기반으로 하는 특정 개인과 공여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일렁임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관계를 통해 잘 산다는 느낌(well-being)은 한층 더 확장된 수준으로 거듭나게 된다(박수경, 2019b). 바로 이 부분으로 인해 자오나 학교의 본보기를 통한 재정립은 이중적 움직임(double manoeuver)으로써의 성격을 지니게 된다(Gleeson and Kearns, 2001). 다시 말해, 아직 성장해야 하는 청소년 혹은 십대로서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정해줌과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대해 방향 설정을 동시에 해주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행하는 본보기로서의 역할 재정립은 인권에 기초한 형태이며, 고립된 형태가 아닌 한 사회와의 연결고리라는 특징을 지닌다. 무엇보다 윤리적 측면에서 억압적인 사회적 관계에서부터 벗어나 개인을 자유롭게 한다는 사실과 함께 이용자들(재학생들)의 사회적 참여 및 회귀를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이러한 방향성은 일방적 접근이 아닌 쌍방향에 기초한 일종의 언어적 처방이나 처치(talking treatment), 예를 들어 학생들과 깊은 대화나 협의를 통한 그것으로 구체화된다(박수경, 2019b).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보기를 통한 심리적 울타리 형성은 부모의 돌봄 환경에서부터 형성된다. 그러나 적절한 돌봄의 실패로 인한 울타리의 약화는 내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자유 공간을 축소시키고, 성숙 과정의 왜곡을 초래하며, 결국 어떤 형태로든지 자신을 담아둘 수 있는 다른 형태의 울타리를 찾게 만든다. 만약에 생태학적 체계가 부정적이거나 왜곡되어 있다면, 결국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한 이들의 자존감, 자기주도성, 원만한 대인관계, 자아효능감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유아뿐만 아니라 청소년에게도 적절한 돌봄은 제공되어야만 하며, 그다음 발달을 정상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억압 또는 파편화되거나 왜곡 없는 상태의 건강한 심리적 울타리를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한부모가족지원팀, 2016). 이러한 의미에서 자오나 학교는 심리적 울타리를 형성하게 해주는 대안적 공간이라 할 수 있으며, 현존하는 물리적 차원의 안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심리적 차원의 그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아이들이 처음에 와서는 낯설어해요.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본래의 모습이 나오죠. 어떤 아이들은 창밖에 붙어서 회의 끝나는 걸 기다리기도 하고 그래요…(중략)…때로는 갈등이 있기도 해요. 워낙 통제 없이 살던 아이들이라. 하지만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본보기를 보여줘서 자연스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편입니다. 아이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많이 하기도 하고요…(2번, 진로지도 교사, 40대).”

한편, 자오나 학교의 청소년들은 어머니로서의 본보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의존적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청소년 혹은 십대로서의 나아가야 할 길을 정해주는 일과 같이 자오나 학교의 교사들과 봉사자들은 강압적인 태도보다는 가까이에서 반복된 행동을 보이는 일 혹은 의미 있는 깊은 대화를 통해 청소년 미혼모의 아이돌봄 비결 또는 정보 등을 전달해 주려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직 성숙하지 못하고, 아이를 기르는 것에 있어 (대부분) 첫 경험인 청소년이기는 하지만, 자기 자녀에 대한 애착심이 강해 아이를 잘 키우고자 하는 마음 혹은 모성애가 종종 비의존적인 성향을 자극한다는 점이다. 디지털 세대답게 자신의 자녀들이 아프거나 육아에서 문제가 생길 때 경험이 많은 아이돌봄 교사나 자원봉사자에게 조언을 구하기보다는 인터넷상의 신뢰할 수 있는 맘카페와 같은 일종의 정보의 핵심이 되는 ‘가교공간(bridge space)3)’을 통해 정보를 획득(Adams and Ghose, 2003)하고, 그것을 실제에 적용하는 예가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공적인 정보가 사적인 공간으로 들어와 본보기가 되는 경우가 발생하며, 직접적인 롤모델을 대체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문제는 100%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닐 때도 있어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지만, 이 또한 어머니의 역할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청소년 미혼모의 긍정적 부분이라 해석할 수 있다.

2) 엄격한 통제

다음으로 일상성 회복을 위한 자오나 학교의 치유의 공간으로써의 특징은 엄격한 통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오나 학교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은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일상생활이 정상의 수준을 벗어나 있었고, 이러한 이유로 작은 자극만으로도 다시 원위치(예를 들어, 흡연, 음주 등)에 돌아가기 쉬운 특징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진실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거나 혹은 장소적 애착이 결여된 장소없음의 상태로 돌아감을 의미하는 것이다(Eyles, 1989). 특히, 치유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치유적 만남 혹은 개입은 궁극적으로 심리적인 애착과 그에 따른 연관성과 관련된 것이며, 이러한 애착은 전통, 사회, 심지어 국가 혹은 공동이익에까지 확장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박수경, 2014; English et al., 2008).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여기에서 말하는 엄격한 통제는 단순한 것 이상의 것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엄격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여기 학생들은 어렵다고 느껴요. 아침에 수업시간 10분 전에 일어나서 바로 옆 교실에 가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아이들이에요. 워낙 누가 보살펴 주지 않는 삶을 살았으니까. 그런데 여기를 졸업하면, 결국 사회에 나가서 아이들 키우면서 자기도 돌봐야 하잖아요…(중략)…쉽게 옛날 생활로 돌아갈 수 있어서 생활을 가능한 통제 하고 있고, 수업시간에는 건너편에 있는 자기 아이들 보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금하고 있어요…(1번, 원장수녀, 50대).”

Baumeister and Heatherton(1996)의 연구에 의하면, 자신에 대한 통제권을 놓친다는 것은 다양한 메커니즘과 연결된 것이기는 하지만, 안정되고, 명확하며, 통일된(혹은 일관된) 기준이 모호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렇다고 자기규제를 놓친 이들이 그 자리에 늘 머무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부적절하고, 부족한 기준을 보완해 수 있는 시스템 또는 힘이 존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기규제의 실패를 피해갈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고 피력했으며, 우리는 이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오나 학교의 치유의 공간으로써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Baumeister et al.(2005)은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배제 혹은 거부된 채로 방치된 이들이 어느 정도 자기조절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 차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오나 학교에서 충분히 자리를 잡을 때까지 엄격한 통제를 유지하는 것은 의도되었던, 의도되지 않았던 이미 입증된 사실에 근거한 효율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Dielman et al.(1984)의 연구에서는 스스로의 통제적 권한과 자존감의 문제에 대한 상관관계는 뚜렷한 것으로 밝히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자기 통제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높은 자존감을 형성하는데 상당히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자기 통제의 긍정적 결과로 나타나는 높은 자존감은 Overholser(1996)를 비롯한 다수의 심리학자가 밝힌 것처럼 여러 가지 효용성을 초래한다. 다시 말해, 성공적인 자기 통제로 인한 높은 자존감은 인생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균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며, 인생을 통찰력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이는 자기 강화를 더 견고히 할 수 있도록 해주며, 성공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처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정하거나 혹은 스스로의 평가를 통해 인생의 목표와 기준을 재설정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능력은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등과 같은 다양한 정신장애 증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주며, 특히 과거의 부정적 경험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원장수녀를 비롯한 교사들이 중심이 되는 외부인에 의한 통제는 자오나 학교의 재학생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옮겨지게 되고, 안 좋은 행동은 자연스럽게 줄이는 효과를 내며, 긍정적인 생활로 이어지게 된다. 또한, 자연스럽게 재학생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감정은 한층 더 깊이 누릴 수 있는 차원의 것으로 승화된다.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통제라는 것이 막무가내의 것이거나 혹은 강압적인 차원의 것은 아니며, 조정과 협의의 과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수녀님들이나 선생님들이 엄격하게 대할 때도 있지만, 아이들도 알아요. 그 안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1번, 원장수녀, 50대).”

“엄하게 하실 때도 있지만, 그건 겉으로만 그래요…(중략)…여기 아이들 아무거나 먹이지 않으세요. 다 유기농에, 좋은 것만 먹이거든요…(중략)…아이들도 아는 거죠…(6번, 아이돌봄 교사, 50대)”

실제로 연구자가 방문했을 때,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수녀가 재학생이 수면 시 입는 옷을 그대로 착용한 것을 끝까지 지적하면서 평상복으로 갈아입도록 유도하는 모습을 확인한 바 있다. (관점에 따라) 상당히 엄격해 보이기도 했지만, 이러한 엄격한 통제가 누가를 위한 일인지, 그리고 한번 흐트러진 일상과 관계를 다시 세우기란 쉽지 않음을 학생들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이 공간 안에서의 규칙을 잘 따르고 있다고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엄격한 통제 안에는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돌봄(보살핌)과 애정이 있음을 서로 긴 시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알고 있고, 이미 그 정도의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인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그렇다고 청소년 미혼모들이 24시간 자오나 학교에서만 엄격한 생활 안에 놓여있지만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수요일 오후는 각자 자유 시간을 누릴 수 있으며, 4학기 사이에 있는 짧은 방학 기간도 자신만의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배려를 받고 있다. 그리고 자오나 학교에서는 제주도 여행, 남대문 방문 등과 같은 장단기 외부활동을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학생들의 생활이 경직되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앞으로의 개선사항에 대해 질문했을 때, 일부 교사들이 외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저녁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희망도 제안한 바 있어 조정의 과정을 거치면 앞으로 이 부분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사료된다.

3) 문턱 효과

마지막으로 자오나 학교의 일상성 회복은 문턱 효과로 말할 수 있다. 이는 자오나 학교가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적어도 약 2주간의 적응 과정을 거치고 제대로 자오나 학교의 일원으로 안착한 이후에야 일정한 치유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적응 과정 이후에 수학하는 것을 포기하는 예도 있고, 설령 졸업을 한다고 하더라도 자오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마치 없었던 일처럼 지내는 아이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일정한 문턱을 넘은 청소년 미혼모 아이들은 자오나 학교에서 이전에 느껴보지 못했었던 애정과 보살핌을 통해 가족과 같은 진한 소속감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해석은 Gesler(1992)가 치유의 경관에서 느끼는 강한 장소감내지 애착은 특정 장소를 구성하는 이들의 관심의 네트워크에서 출발하며, 이렇게 형성된 강한 유대감은 치유를 효과를 향상시키는 원천이 된다는 주장과 통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는 실질적인 의학적 증거이며, 대체의학에서도 언급된 사실과 깊은 연관성을 갖는다(박수경, 2016; Williams, 1998). 자오나 학교에서의 문턱 효과를 통한 일상성 회복은 제대로 된 한 명의 사회인을 세상에 내보낸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궁극적으로 이는 자오나 학교에 목표인 자존감을 회복한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정립과 연관될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 혹은 타인과 타협 및 융합을 할 수 있는 독립된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튼튼하게 다지는 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들끼리 갈등이 많기도 해요. 싸우기도 하고, 의견이 안 맞아서 갈등도 있고. 그렇지만 자기들끼리 조정하려고 노력도 해요…(중략)…공동육아도 하고…(중략)…어떨 때는 아이들 아빠 욕도 같이 하고, 집 이야기도 하고, 친구 흉도 봤다가…(중략)…가족 같아요. 시간이 지날수록…(5번, 생활지도 교사, 50대)”

Geschwind et al.(2010)는 일상생활에서 느껴지는 다양한 보상, 예를 들어, 자오나 학교에 느낄 수 있는 소속감과 애착심과 같은 것을 역경 후에 회복력을 증가시켜주는 요소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보상의 경험은 치유적 개입의 새로운 영역을 구성하는 것으로, 특히 정신건강적 차원―아주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혹은 최근의 스트레스의 경우에만 해당하는―에서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접근은 일상성에 있어 적절한 보상체계를 형성하는 것이 우울증 및 관련 장애의 위험에 노출된 이들에게 어떠한 형태의 회복 메커니즘을 제공하면 좋은가? 하는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명백히 알려준다(Rutten et al., 2013).

궁극적으로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치유의 경관을 연구한 Gesler(1992)가 언급한 것과 같이 인간관계 회복을 통한 장소감(혹은 어떤 특정한 장소의 가치에 대한 느낌, 정체성, 안정감 등으로 대체되어 표현될 수 있는)의 복원과 관련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박수경, 2020). 그리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물리적 현존(physical presence)’만이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세계와 다양한 이해를 촉진해줄 수 있는 환경―Conradson(2003)이 언급한 관계적 환경(relational environment)4)이라는 차원에서―이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마음의 공간은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자아 혹은 정체성과 우연히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촉매제가 됨으로 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Parr and Butler, 1999).

“현실이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저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자오나 학교가 있어서 힘을 낼 수 있어요. 학교에 다닐 때는 잘 몰랐지만, 사회에 나오니 (자오나 학교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제야 알 것 같아요…(중략)…자오나 학교는 또 다른 친정 같고, 저를 늘 지지해 주는 곳인 걸 잘 알고 있어요…(토크콘서트 중, 자오나 학교 졸업생, 20대)”

한편, 이들이 가지고 있는 소속감은 일종의 안전한 영토, 다시 말해 지극히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마치 집과 같은 안전한 환경을 얼마나 생성할 수 있는지 혹은 ‘영토화(territoriality)’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계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Tucker, 2010), 이는 강한 정서적 지원과 정체성을 획득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Bess et al., 2002; Brown, 2011). 이 부분에 대해 Parr(2006)의 연구는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예술가 집단에 대한 연구를 통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신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예술가 집단의 소속감은 창의적 회복, 사회적 연결성, 문화적 포용성으로 드러난다. 또한, 소속감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적 문제로 인해 유발되는 부당함, 모호함 등과 같은 사회적 프로세스를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오나 학교에서 Parr의 연구와 근본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같은 점이 발견된다고 할 수 있으며, 타인에 대한 신뢰감 형성, 협력과 배려, 조정과 공감 능력의 배양 등 이전에 자오나 학교의 재학생들이 내재화하지 못했던 점들이 자오나 학교의 문턱 효과를 통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요소는 자오나 학교 학생들의 점차 변화되는 삶의 모습 속에서 투영되어 나타나는데, 다만 소속감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5. 결론

본 연구는 치유의 공간에서의 일상성 회복의 특징과 요소에 대해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청소년 미혼모 시설 자오나 학교를 사례로 한 결과이다. 본 연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오나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은 이전에 가정 및 학교, 더 나아가서는 사회적으로 긴 시간 동안 차별과 배제를 받으며 제대로 된 성숙의 과정을 거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러나 자오나 학교에서는 긍정적인 롤모델에 둘러싸여 자기발전 및 양육에 있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음으로써 일상성을 다시 회복하게 된다. 둘째, 자오나 학교는 엄격한 통제를 통해 일상성 회복을 돕는다. 사실, 일상성이라는 것은 누구나 수행하는 반복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번 무너지면 세우기 어려운 특징을 지니고 있다. 오랜 시간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엄격한 통제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지만, 이러한 엄격한 통제의 과정은 스스로 만족스러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셋째, 자오나 학교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턱 효과는 제대로 된 한 명의 사회인을 세상에 내보낸다는 의미를 가지며, 자오나 학교의 목표인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정립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어머니로서의 역할을 튼튼히 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오나 학교의 일상성 회복이 긍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며,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앞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첫째, 2년여의 세월을 통해 청소년 미혼모들이 삶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원래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확률이 낮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후의 삶을 책임질 수 있는 장기적인 단계가 마련되거나, 또 다른 사회적 장치 혹은 다른 형태의 롤모델(예를 들어, 워킹맘의 본보기)이 절실히 필요하다. 사실 치유에 있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쉽게 변하지 않는 환경적 요인을 꼽을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은 특히 정신적 치유에 있어 오래 전부터 지적된 사항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말하는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은 비단 물리적 차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관심이 부족한 가족, 친구 등 풍요로운 정서적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하는 심리적 혹은 정신적 그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 미혼모의 사회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재발방지 프로그램으로의 자연스러운 이전, 안전한 사회적 정착을 위한 장기적인 시스템 등의 마련이 절실하다.

또 다른 측면에서의 문제는 이러한 시설에 있었다는 점이 소위 낙인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Arai, 2007). 청소년 미혼모를 위한 대안적 공간은 본질적인 목표인 치유적 개입 혹은 만남에 조금 더 관련성을 둘 수 있도록 조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곳에 있었다는 점이 평생 꼬리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청소년 미혼모들이 겪어야 하는 실제적이며, 현실적인 문제이다. De Jong(2001)의 네덜란드 사례―상대적으로 성의식이 개방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에서 십대 미혼모들이 자각하는 미혼모를 위한 수용시설에 대한 인상으로 평생 족쇄가 될 수 있다는 부담을 우선적으로 꼽은 연구의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설을 얼마나 치유의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인가? 혹은 미혼모를 위한 올바른 처우는 무엇인가? 등의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가 세심한 접근방식에 대해 재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금 더 지리적인 문제로 결국 청소년 미혼모도 도시의 한 명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이들이며, 이러한 시설도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커뮤니티 안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들과 얼마나 통합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자오나 학교의 경우에는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수녀원에서의 운영’이라는 건전한 이미지라는 일종의 보호막 속에 있어 다소 이러한 문제가 중화된 느낌이 있지만, 대다수의 시설이 오히려 Dear and Wolch(1987)이 주장한 절망의 경관(Landscapes of Despairs)5)으로 전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안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무엇보다 오늘날 의료의 시설이 커뮤니티 안에서의 돌봄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경향성을 생각할 때, 이는 더욱 필요한 사회적 요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지리학적 담론을 견고히 쌓아갈 때, 차별과 배제로 점철된 도시의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자오나 학교와 같은 대안적 치유의 공간은 본래의 순기능을 한층 더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1)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이란 9세 이상 24세 이하인 사람 중 ① 초등학교・중학교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의무를 유예한 경우, ② 고등학교에서 제적·퇴학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경우, ③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2) 원죄 없으신 마리아 교육선교 수녀회는 교육을 통한 교화를 목적으로 한다. 또한, 자오나는 성서의 인물 중 로마의 앞잡이인 세관장인 자캐오가 예수를 만나러 올랐던 나무를 뜻하는 것으로 자오나 학교에 온 학생들이 나무에서 자캐오가 세상을 새롭게 발견했던 것처럼 자신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고, 세상에 나갈 수 있길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3) 가교공간은 물리적으로 거리가 있는 지점을 가상공간 안에서 연결하고, 인적, 물적, 자본적, 아이디어적인 흐름을 지원하는 곳을 뜻한다.

4) Conradoson(2003)에 의하면, 관계적 환경은 일종의 장소를 기반으로 형성된 사회연결망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관계적 환경은 개인에게는 일관성을 부여해줄 뿐만 아니라, 더 넓게는 사회적인 친근감을 보장해 주고, 궁극적으로 치유의 경험이 발현되는 원천으로 작용한다.

5) 이는 원래 시설에 있어야 하는 이들이 공식의료의 탈기관화(deinstitutionalization)로 인해 지역사회에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경관의 부정적 변화를 의미한다(박수경, 2020; Dear and Wolch, 1987).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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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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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수경, 2019a, "정신건강증진 측면에서 바라 본 고령자재일한국인을 위한 도라지회의 지리학적 의의: R. D. Laing의 난리법석공간 개념을 중심으로," 대한지리학회지, 54(3), 343-36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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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863/JKARG.2019.8.25.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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