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earch Article

Journal of the Korean Geographical Society. 30 April 2020. 83-95
https://doi.org/10.22776/kgs.2020.55.2.83

ABSTRACT


MAIN

  • 1. 서론

  • 2. 연구자료 및 방법

  •   1) 연구자료

  •   2) 연구방법

  • 3. 극한고온일(EHDs)의 발생특성

  •   1) 발생가능기간과 빈도

  •   2) 강도

  • 4. 극한고온일의 공간범위에 따른 유형분류와 발생 메커니즘

  •   1) 공간범위에 따른 유형분류와 종관적 특성

  •   2) 유형별 극한고온일의 발생시기와 강도

  • 5. 요약 및 결론

1. 서론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IPCC, 2018)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전지구 연평균기온의 상승 폭을 1.5℃로 제한해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극한고온현상의 발생이 빈번해지고, 강도 또한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위치하는 중위도의 경우 일최고기온의 최고값이 약 3℃ 이상 상승하고, 전지구 기온 상승 폭이 커질수록 극한고온현상의 강도는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었다. 동아시아 몬순의 영향으로 여름철 기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극한고온현상의 발생빈도와 강도의 증가는 에너지, 보건, 농업 등 다양한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이므로, 미래 기후변화 대응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극한고온현상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김광용, 2018).

기상청은 여름철 극한고온현상을 폭염으로 정의하고, 일최고기온 33℃와 35℃ 이상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면 각각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를 발령한다.1) 1973년 이래로 우리나라 여름철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해는 2018년으로, 이 때 일최고기온 33℃ 이상으로 정의되는 폭염일수가 31.4일에 달하여 평년(1981~2010년, 9.8일)보다 3배 이상 많았다(기상청, 2019a). 빈도의 증가뿐만 아니라 평년에는 5월 하순에 발생하기 시작하던 폭염일이 2018년에는 울진, 포항, 의성에서 4월 21일부터 발생하여 출현시기 또한 한 달 정도 앞당겨졌다.

우리나라 극한고온현상의 발생빈도, 강도, 지속기간의 특성과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려는 연구들이 다수 수행되었다(김지영 등, 2008; 박창용 등, 2013; 최광용, 2014; 허인혜・이승호, 2016; 김민기・최영은, 2017; 박미나・최영은, 2020; Choi and Lee, 2019; Kim et al., 2019; Choi and Lee, 2020; Min et al., 2020).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극한고온현상의 발생빈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Choi and Lee, 2019), 극한고온의 강도 또한 점차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박미나・최영은, 2020). 여름철 일최고기온 80퍼센타일 기준을 적용했을 때, 우리나라 여름철 극한고온현상의 평균 지속기간은 2.7일이며, 이러한 극한고온현상의 지속기간이 증가(+0.2일/10년)하는 경향을 보였다(김민기・최영은, 2017).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 기후변화 시나리오 자료를 이용한 미래전망 연구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여름철 극한고온현상은 21세기 후반으로 갈수록 발생빈도, 강도, 지속기간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Shin et al., 2018; 기상청, 2018). 다수의 고온현상에 관한 연구는 기상청 종관관측지점 또는 격자별 극한고온의 발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동아시아에서 극한고온현상은 강력하게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보통 지리적으로 넓은 면적에 걸쳐 발생한다(Wang et al., 2016; Wang et al., 2018).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면적에 지형이 복잡한 곳에서는 지리적 공간범위를 고려하여 지역 규모에서 발생하는 극한고온현상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Stefanon et al.(2012)은 유럽 열파 발생의 지리적 공간범위를 러시아형, 서유럽형, 동유럽형, 이베리아형, 북해형, 스칸디나비아형 등 6개의 유형으로 구분하여 그 유형별 발생 매커니즘이 다름을 밝혔다. 중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극한고온현상의 발생범위에 따른 종관적 발생특성 분석을 통해 중국 남부에 발생하는 극한고온현상은 북서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북부에 발생하는 극한고온현상은 중위도 고기압 시스템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Wang et al., 2018).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Yoon et al.(2018)은 2일 이상 지속된 열파를 3개의 유형으로 분류하고, 유형별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와 확장범위를 비교하였다. 이 연구는 군집분석을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열파 발생의 공간범위를 유형화하였지만 각 유형의 발생빈도, 강도, 지속기간 등 발생특성에 대한 분석을 포함하지 않았다. 또한 고온이 2일 이상 지속된 사례를 열파로 정의하여, 1일 단위로 발생하는 현상은 분석에서 제외되었다. 우리나라의 극한고온현상은 주로 7~8월에 집중되어 있지만(Lee and Lee, 2016), 4~6월과 9월에도 극한고온현상이 발생하며 특히 5월과 9월은 최근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Choi and Lee, 2019). 5월과 9월에는 지속기간은 짧지만 강한 강도의 극한고온현상의 발생이 가능하며, 고온에 의한 피해는 극한고온현상의 지속시간뿐만 아니라 발생강도와 출현시기에도 영향을 받는다(Anderson and Bell, 2011). 따라서 극한고온현상의 영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1일 단위의 극한고온현상과 같이 지속기간이 짧더라도 강도가 강하고, 출현시기가 빠른 사례들이 분석에 포함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극한고온현상을 공간범위, 즉 지리적 영역에 따라 유형화하고, 유형별 극한고온현상의 발생범위, 빈도, 강도 등의 발생특성과 종관패턴 분석을 통한 발생 메커니즘을 제시하였다.

2. 연구자료 및 방법

1) 연구자료

본 연구에서는 극한고온현상을 추출하기 위해 기상청 종관기상관측망(Automated synoptic observing system, ASOS)의 일최고기온 자료를 사용하였다. 극한고온현상의 상세한 공간분포를 파악하기 위해서 관측망을 전국적으로 확충한 이후 자료가 안정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 1973년부터 최근인 2018년까지 46년을 연구기간으로 설정하였으며(기상청, 2019b), 해당기간에 관측자료가 존재하는 60개 지점을 연구지점으로 선정하였다(그림 1). 또한 종관기후특성 분석에는 1973~2018년의 NCEP/NCAR(National Centers for Environment Prediction/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 재분석자료(Reanalysis Ⅱ)의 지위고도, 동서(U)・남북(V) 바람, 연직기압속도(Omeaga) 등의 자료를 이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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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연구에 사용된 60개 관측지점 위치

2) 연구방법

(1) 극한고온일의 정의

극한고온일을 정의할 때 사용되는 기준은 다양하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기상청의 폭염일 정의에 사용되는 일최고기온 33℃를 극한고온의 기준온도로 사용하였다. 지점별로 일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을 지점별 극한고온일(Extreme high temperature day at each station, EHDs)로 정의하였으며, 지점별 극한고온일의 강도(Intensity of EHDs, IEHDs)는 식(1)과 같이 극한고온일의 일최고기온(Ti)과 기준온도인 33℃(Tb)의 차이로 산출하였다. 예를 들어 특정 지점의 강도 값이 1.5℃이면, 이는 그 지점에 33℃ 보다 1.5℃ 높은 34.5℃의 극한고온일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극한고온일의 발생가능기간은 각 지점별로 극한고온일이 처음 시작한 날로부터 종료한 날까지로 정의하였다.

$$\mathrm{강도}(I)=(T_i-T_b)^+$$ (식 1)

(2) 극한고온일의 공간범위에 따른 유형분류

극한고온일의 지리적인 공간범위 기준은 연구지역의 면적과 자료형식(지점 또는 격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Peng and Bueh(2011)은 중국 면적의 10% 이상에서 극한저온이 발생한 경우를 극한저온현상의 사례로 선정하였다. 기상청의 종관관측지점 자료를 사용한 본 연구에서 10%(6개 이상의 지점)을 적용하면 동해안에 발생하는 고온현상과 같이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제외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관측지점의 분포 특성과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60개 관측지점 중 3개(5%) 이상의 지점에서 극한고온이 발생한 경우를 우리나라의 극한고온일(Extreme high temperature day of Korea, EHDk)로 정의하였다. 이 기준을 적용하여 지난 46년(1973~2018년) 동안 3개 이상의 지점에서 33℃ 이상의 극한고온이 발생한 우리나라 극한고온일(이후 EHDk)의 사례가 1,488개 추출되었다.

EHDk의 공간범위에 따른 유형을 분류하기 위해 Stefanon et al.(2012)에서 사용한 코사인 유사도에 기반한 계층적 군집분석 절차를 본 연구에 적용하였다. 우선, 1,488개의 EHDk을 대상으로 극한고온이 발생한 지점에는 해당 지점의 극한고온 강도(IEHDs) 값을, 발생하지 않은 지점에는 ‘0’을 부여하여 발생 EHDk 사례 간 코사인 유사도(r, cosine similarity)를 산출하였다.2) EHDk 사례 p와 q 사이의 코사인 유사도(r) 산출 방법은 식 2와 같다. 여기서 N은 전체 지점 수(N=60)를, pi는 사례 p의 i번째 지점 강도 값(IEHDs, 극한고온이 발생하지 않은 지점일 경우는 ‘0’)을 의미한다. 군집분석을 수행하기 위해 코사인 유사도를 사례 간 거리(d, distance)값으로 환산하여 ward법을 적용한 군집분석을 수행하였다(식 3).

$$r(p,q)=\frac{\displaystyle\sum_{i=1}^Np_iq_i}{{({\displaystyle\sum_{i=1}^N}p_i^2)}^{\displaystyle\frac12}{({\displaystyle\sum_{i=1}^N}q_i^2)}^{\displaystyle\frac12}}$$ (식 2)

$$d(p,q)=1-r(p,q)$$ (식 3)

계층적 군집방법인 ward법은 사례 각각이 군집을 구성하여 단계적으로 가까운 거리의 군집들이 합쳐지면서 최종적으로 하나의 군집을 구성하게 된다(Wilks, 2011). 본 연구에서 군집의 수는 군집 간 거리가 가장 크고, 군집 내에서 거리가 가장 짧은 군집을 선정하기 위해 “군집 간 최소거리/ 군집 내의 최대거리” 값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4개를 최종 군집 수로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3. 극한고온일(EHDs)의 발생특성

1) 발생가능기간과 빈도

여름철 극한고온의 발생은 에너지, 보건, 농업 등 다양한 부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에너지 부문을 예로 들면, 여름철 극한고온의 발생시기가 빨라지면 기존에 수행하던 발전설비의 점검이나 정비 기간이 짧아져서 전체적인 에너지 수급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류성호, 2012). 따라서 다양한 부문에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을 위해선 극한고온일 발생가능기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EHDs의 평균 발생 시작일(1973~2018년)의 지리적 분포를 보면, 경상도 내륙과 동해안 지역에서 6월 하순부터 시작해서 점차 서쪽으로 확장되어, 서해안에서는 7월 하순경에 극한고온일이 발생한다(그림 2). 또한 남해안, 제주도, 울릉도 등의 해안지역은 7월 하순~8월 상순에 발생하기 시작하여 내륙(평균 7월 상순)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HDs의 발생 시작이 가장 빠른 곳은 대구로 6월 12일이며, 가장 늦은 곳은 해양성 기후의 특징이 강한 울릉도로 8월 5일에 시작한다. 두 지점의 시작일 차이가 54일로 지역적 편차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EHDs의 발생 종료일은 고도가 높은 지역과 해안지역(8월 상순)에서 빨리 종료되며, 남부 내륙(8월 하순)에서 가장 늦게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평균 발생 종료일은 8월 27일로 전국에서 가장 늦고, 울진은 8월 6일로 가장 빨리 종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와 울진의 종료일 차이는 21일로 EHDs의 발생 시작일에 비해 지역적 편차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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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극한고온일(EHDs)의 평균 발생시작일과(a) 종료일(b) (율리우스 적일) 분포(1973~2018년)

연구기간 중 EHDs가 가장 빨리 출현한 연도(1998년 4월 20일)와 가장 늦게 출현한 연도(2007년, 2010년 9월 21일)를 포함하면 전체 발생기간은 매우 길지만, 평균적인 발생기간을 파악하기 위해 EHDs의 평균 발생 시작일로부터 종료일까지의 기간을 발생가능기간으로 제시하였다(그림 3). 울릉도, 제주도와 같은 도서지역과 여수, 부산, 통영, 보령, 인천 등 해안 지역에서 20일 미만으로 짧게 나타났으며, 대구, 합천, 밀양, 의성 등에서 50일 이상으로 길었다. 가장 긴 지점은 대구로 76일(6월 12일~8월 27일)이고, 가장 짧은 지점은 울릉도(3일, 8월 5일~8월 8일)로 극한고온일의 평균 발생가능기간의 지역적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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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지점별 극한고온일(EHDs)의 평균 발생가능기간(●: 시작일, ○: 종료일)(1973~2018년)

EHDs의 발생빈도는 발생가능기간이 가장 길었던 대구에서 연평균 24.9일(1973~2018년 평균)로 가장 많았고, 의성과 합천(19.9일), 밀양(19.8일) 등 여름철 최고기온이 높은 경상도 내륙에서 발생빈도가 높았다. 대관령의 경우 분석기간에 단 한 번도 EHDs가 발생하지 않았다. 해안지역에서는 동해안의 발생빈도가 서해나 남해보다 상대적으로 높고, 내륙에서 해안보다는 발생빈도가 높게 나타났다(그림 4a). 극한고온일은 대부분 7~8월에 집중해서 발생한다. 지역별로 발생 집중 시기를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지점에서 8월에 극한고온 발생빈도가 높게 나타나지만, 속초, 울진, 영덕, 포항, 울산 등 동해안을 따라서는 7월에 극한고온일의 발생이 가장 빈번한 특성을 보였다. 동해에서 서쪽 내륙으로 갈수록 8월의 발생비율이 높아진다.

2) 강도

고온의 정도를 나타내는 강도 값은 극한고온현상이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는데 유용하다. 따라서 최근 극한고온현상 특성을 파악하는데 발생빈도 뿐만 아니라 강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Nairn and Fawcett, 2015). 본 연구에서는 극한고온일의 기준온도인 일최고기온 33℃를 초과한 값을 강도(IEHDs)로 제시하였다(그림 4b). 46년의 지점별 평균 IEHDs를 보면, 발생빈도가 가장 많았던 대구에서 IEHDs가 1.6℃로 가장 강해서 극한고온일이 발생했을 때 평균적으로 34.6℃ 이상의 고온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이외에도 합천, 영천 등 경상도 내륙과 강릉, 울진, 영덕, 포항 등의 동해안 지역에서 1.0℃를 넘는 강한 강도를 보였다. 동해안은 다른 지역에 비해 극한고온일의 발생빈도는 많지 않지만, 발생 시 강도가 강하게 나타났다. 여름철 평균 최고기온은 낮지만, 극한고온 발생 시에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평균 상태일 때와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 서해안, 남해안과 도서지역은 1.0℃ 이하로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약한 강도를 가진다. 하지만 해안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33~34℃의 고온이 발생하여 대관령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에서 극한고온이 발생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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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지점별 극한고온일(EHDs)의 평균 발생빈도(a)와 강도(b)(1973~2018년)

4. 극한고온일의 공간범위에 따른 유형분류와 발생 메커니즘

1) 공간범위에 따른 유형분류와 종관적 특성

우리나라에서 극한고온일(EHDk)이 발생할 때의 지리적 공간범위를 유형화하기 위해, 1,488개의 EHDk 사례를 대상으로 군집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총 4개, 즉 유형 I(내륙형), 유형 II(중서부형), 유형III(경상・동해형), 유형IV(남부형)으로 분류하고, 유형별 발생특성을 제시하였다.

유형Ⅰ인 ‘내륙형’은 발생면적(가장 많은 지점)이 가장 넓은 형으로 제주도와 일부 해안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 극한고온이 발생하는 패턴이며 전체 사례의 약 34%를 차지하였다(그림 5).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유형으로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평년보다 강한 고기압 편차가 존재하고, 이러한 고기압성 순환으로 하강기류가 발달하여 일부 해안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에서 극한고온이 나타난다(그림 6, 7a). 유형Ⅱ는 ‘중서부형’으로 수도권과 영서지역, 충청남・북도, 전라북도에 걸쳐 극한고온이 발생하여 두 번째로 넓은 발생면적을 보인다. 전체 사례의 약 16%를 차지하여 상대적으로 발생빈도가 작다. 이 유형에서는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북쪽에는 평년보다 높은 고기압편차가 존재하여 하강기류가, 남쪽으로는 상승기류가 발달한다(그림 6, 7b). 이로 인해 대기 하층에서 발달한 동풍과 지형적 효과로 인해 태백산맥의 풍하측인 중서부 지역에서 극한고온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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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유형별 극한고온일(EHDk)의 대표 사례별 발생 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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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유형별 극한고온일(EHDk)의 500hPa 지위고도 합성장 (a) 내륙형, (b) 중서부형, (c) 경상·동해형, (d) 남부형
(실선 등치선: 평균 지위고도, 점선 등치선: 1981~2010년 평균 지위고도, 음영: 1981~2010년 대비 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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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유형별 극한고온일(EHDk)의 500hPa 연직기압속도(shading, +: 하강, -: 상승) 및 850hPa 바람(vector) 편차(1981~2010년 대비)

유형Ⅲ인 ‘경상・동해형’은 동해안 및 남부지역 내륙에 극한고온이 발생하는 패턴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동해안 지역(강릉, 울진, 영덕, 포항 등)의 극한고온 발생비율이 높았다. 전체 사례의 38%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경상・동해형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북서쪽으로 확장되었을 때 나타난다(그림 6c). 대기 하층의 고온 다습한 남서기류와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지형 효과가 결합되어 경상 내륙과 동해안 지역에 강한 극한고온현상을 유발한다(그림 7c). 마지막으로 유형Ⅳ인 ‘남부형’은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북도 일부 지역에 극한고온이 발생하는 패턴으로 전체 사례에서 가장 좁은 면적에 발생하며 발생빈도 또한 가장 적다. 경상・동해형과 달리 동해안의 발생비율이 매우 낮으며, 소백산맥 남쪽의 경상도 내륙 지역에 극한고온 발생이 집중되는 패턴을 보인다. 남부지역에 하강기류가 위치하며 대기하층의 북풍으로 인해 소백산맥 남쪽에서 극한고온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7d).

모든 유형에서 우리나라 부근에 평년보다 강화된 고기압성 흐름이 존재하며, 유형별로 하층(850hPa) 바람 패턴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하층 바람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과 같은 주요 산맥의 지형 효과와 결합하여 극한고온 발생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Yoon et al.(2018)의 열파 유형분류에서 1군집은 대부분의 지점에서 32℃가 넘고, 남동지역의 기온이 35℃ 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2군집에서는 북서지역이 33℃가 넘는 반면에 남부지역의 기온이 낮았다. 마지막 3군집은 2군집과 유사하지만 동해안 지역이 34℃ 이상인 패턴으로 나타났다. Yoon et al.(2018) 연구의 1, 2, 3군집과 본 연구의 내륙형, 중서부형, 경상・동해형이 각각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1일 발생한 극한고온일의 사례를 추가하여 동해안을 제외한 남부에만 집중되어 발생하는 남부형을 새로운 유형으로 추출하였다. 즉, 지역규모의 공간범위를 가지며 강도가 강한 극한고온일이 모두 포함된 공간패턴 유형을 보다 상세하게 제시하였다.

2) 유형별 극한고온일의 발생시기와 강도

내륙형의 경우 8월 상순(27.5%)의 발생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7월 하순(21.5%), 8월 중순(20.6%) 순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발생 집중도가 높게 나타났다(그림 8). 중서부형은 8월 중순(23.4%)에 발생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경상・동해형의 경우 7월 하순(23.4%)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상・동해형은 7월 발생비율이 47.5%로 높아 다른 유형에 비해 이른 시기에 발생할 확률이 높다. 남부형은 7월 하순(18.9%)에 발생빈도가 가장 높으며, 8월 상순과 중순에 비해 8월 하순의 발생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 각 유형별로 주요 발생 시기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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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우리나라 유형별 극한고온일(EHDk)의 순별 발생빈도(1973~2018년)

유형별 EHDk의 강도를 비교하기 위해, 각 유형의 평균강도를 그림 9에 제시하였다. 고온역의 면적이 넓을수록 극한고온의 강도는 강하게 나타나, 면적이 가장 넓은 내륙형에서 강도도 가장 강했다. 전체 발생지점의 평균강도가 1.5℃로 극한고온이 내륙형의 공간범위를 가질 때 전국적으로 평균 34.5℃의 강한 고온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별로는 대구를 중심으로 밀양, 합천, 의성, 영천 등의 경상도 내륙에서 2.0℃ 이상의 강한 강도를 보였다. 중서부형의 전 지점 평균강도는 1.1℃이며, 홍천(2.0℃)에서 가장 강한 강도를 보였고, 서울, 양평, 이천, 춘천, 전주, 정읍, 부여 등 중서부 지역에서 비교적 강한 강도를 나타냈다. 경상・동해형과 남부형의 전 지점 평균강도는 1.0℃로 같았으며, 경상・동해형은 대구(1.9℃)에서 남부형은 밀양(1.8℃)에서 각각 강도가 강했다. 두 유형은 경남 내륙과 동해안에서 다른지역에 비해 강도가 높아 유사한 분포패턴을 보였다. 각 유형에서 지점별로 가장 강한 극한고온이 발생했을 때의 강도를 추출하여 그림 10에 제시하였다. 이는 각 유형에서 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고온의 강도를 보여준다. 최대강도의 경우 평균강도와 다른 특성을 보였다. 내륙형은 평균강도가 높았던 경상도 내륙보다 서울, 양평, 홍천 등 중부지역의 강도가 강하게 나타나, 평균적으로는 경상도 내륙의 강도가 높지만 가장 강력한 극한고온일은 중부지역에서 발생했음을 보여준다. 경상・동해형은 강릉(6.3℃), 울산(5.8℃), 포항(5.6℃), 영덕(5.2℃) 등 동해안 지역의 최대강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남부형에서는 동해안 지역의 강도가 두드러지지 않아 평균강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두 유형의 차이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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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유형별 극한고온일(EHDk)의 평균강도(℃) (1973~2018년), (a)내륙형, (b)중서부형, (c)경상·동해형, (d)남부형

http://static.apub.kr/journalsite/sites/geo/2020-055-02/N013550202/images/geo_55_02_02_F10.jpg
그림 10.

유형별 극한고온일(EHDk)의 최대강도(℃) (1973~2018년), (a)내륙형, (b)중서부형, (c)경상·동해형, (d)남부형

5. 요약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지점별 33℃ 이상 극한고온일의 발생가능기간, 빈도, 강도를 분석하여 우리나라 극한고온의 지리적 분포를 확인하고, 지역별로 그 특성이 다름을 파악하였다. 우리나라에서 극한고온일은 경상도 내륙과 동해안 지역에서 6월 하순부터 발생하기 시작하며, 점차 서쪽으로 확장되는 패턴을 보인다. 고도가 높은 지역과 해안지역에서 극한고온일의 평균 발생 종료일이 빠르고(8월 상순), 남부 내륙에서 가장 늦게까지 극한고온일이 발생한다(8월 하순). 발생가능기간이 가장 긴 대구에서 극한고온일의 발생빈도가 24.9일로 가장 많고, 강도도 가장 강하다. 강릉, 울진, 영덕 등 동해안 지역은 발생빈도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강도가 강한 지역적 특성을 보였다.

극한고온일의 지리적 공간범위에 따른 특성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나라 극한고온일의 공간적 범위를 4개의 유형으로 분류하고, 각 유형의 특성과 메커니즘을 파악하였다. ‘내륙형’(34%)은 가장 넓은 공간범위를 나타내는 유형으로 제주도와 일부 해안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에서 극한고온이 발생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발달한 고기압성 순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8월 상순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강도 또한 가장 강하다. ‘중서부형’(16%)은 수도권과 영서지역, 충청남・북도, 전라북도에 해당하는 공간범위를 가진다. 대기 하층에서 발달한 동풍과 태백산맥의 지형적 효과로 인해 태백산맥의 풍하측인 중서부 지역에서 극한고온현상이 발생하며, 이는 8월 중순에 빈번하게 나타난다. ‘경상・동해형’(38%)은 동해안 및 남부지역 내륙에 극한고온일이 발생하는 공간범위를 보인다. 이 유형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에 비해 북서쪽으로 확장되면서 우리나라에 고온다습한 남서기류가 유입되고, 이러한 남서기류와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의 지형 효과가 결합되어 발생한다. 다른 유형에 비해 7월에 발생이 집중되어 있다. ‘남부형’은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북도 일부 지역에 발생하는 극한고온으로 ‘경상・동해형’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지만 동해안 지역에서 강도가 약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가지며, 우리나라 서쪽에 위치하는 고기압성 순환에 의해 소백산맥 남쪽 지역에서 발생한다. 극한고온현상의 유형에 따라 대기하층바람 패턴의 차이가 뚜렷하며, 이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과 같은 지형효과와 결합하여 극한고온현상의 공간범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지역규모에서 발생하는 33℃ 이상의 극한고온일의 공간범위를 유형화하여 그 특성을 파악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향후 지리적 공간범위를 고려한 지역규모 극한고온현상의 지속기간, 발생면적, 강도를 동시에 반영하는 극한고온통합지수를 산출하여 극한고온현상의 극한성을 정량화하고, 이를 이용해 극한고온현상이 에너지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

1) 2020년 6월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동시에 고려한 열지수를 활용하여 폭염 특보 기준을 새롭게 마련할 계획임.

2) 본 연구는 단순 기온의 분포패턴이 아닌 일최고기온 33℃ 이상의 극한고온의 공간적 발생범위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극한고온이 발생하지 않은 지점에는 “0”값을 부여하여 유사도를 산출함.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2019년도 건국대학교 우수연구인력 양성사업과 기상청 <「기상지진See-At기술개발연구사업」 >(KMI2018-03311)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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